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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지지 감사"…'오스카 후보' 팀 '미나리' 뭉클한 소감[전문]

팀 '미나리'가 아카데미시상식 후보 지명 소감을 전했다.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6개부문 후보 노미네이트에 성공한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의 정이삭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은 한국에 진심어린 소감을 보내 눈길을 끈다. 이안, 봉준호 감독에 이어 아시아계로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에 도전하는 정이삭 감독은 "집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셨던 저의 어머니, 아버지, 누나에게 특별히 감사드리며 저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내와 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우리 영화를 응원해주고, 세계 무대에서 윤여정 선생님의 작품이 영예를 누리는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지해준 한국의 관객 여러분, 언론, 판씨네마에게 감사드린다"며 "저의 할머니께서 물가에 심었던 미나리가 잘 자라 제게 축복이 된 것 같다"고 밝혀 뭉클함을 더했다. 오스카 역사상 최초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선정된 스티븐 연은 "이렇게 멋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영광을 준 아카데미에게 감사드린다. 정이삭 감독님, 윤여정 선생님, 에밀 모세리 음악 감독님, 크리스티나 오 제작자님과 함께 오를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지난 몇 년과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배우 및 제작진과 함께 인생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행복했고 저는 그저 그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나리'의 성공 열쇠", "올해의 위대한 연기" 등 세계 유수 매체의 호평과 함께 '미나리'의 한국어 OST로 크게 사랑받은 ‘Rain Song(비의 노래)’으로 아카데미 주제가상 1차 후보에 선정됐던 한예리는 "'미나리'가 많은 분께 사랑 받았다는 증거인 것 같아 감사하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모두가 이루어낸 성과에 제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너무 기쁘다"며 "매일 촬영이 끝나면 함께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였던 식사 시간이 제일 그립다. 꼭 다시 만나 축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진심 가득한 애정을 표했다. 이와 함께 한국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의 연기상 후보에 선정된 배우 윤여정은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상상도 못한 일이다. 제가 이런 영광과 기쁨을 누리기까지 저를 돕고 응원하고 같이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지나온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영국 아카데미의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한 앨런 김은 "엄마 아빠가 미나리 노미네잇 되었다고 해서 많이 기뻤는데 6개나 되었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아까 미나리 패밀리 전부 다 만나서 줌미팅 했는데 너무 보고 싶고 좋았어요. 정말 신나요!"라며 '미나리'가 오스카 후보에 올라 기쁘고 설레는 감정을 순수하게 전해 또 한번 전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미나리'는 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총 6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이는 오스카 역사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3개 부문에 동시에 후보에 오른 3편의 영화 중 하나로 기록됐으며, 작품상 후보에 선정된 최초의 아시안 아메리칸 필름으로 등극했다. 다음은 정이삭 감독 소감 전문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힘겹게 지나오는 동안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제 오스카의 순간들이 왜 끝없는 감사인사로 가득차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나리〉를 위해 뒤에서 힘써준 출연진과 제작진, 그리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끈기있게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아칸소 농장 집을 사랑으로 가득채워 주셨던 저의 어머니, 아버지, 누나에게 특별히 감사드리며 저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내와 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 영화를 응원해주고, 세계 무대에서 윤여정 선생님의 작품이 영예를 누리는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지해준 한국의 관객 여러분, 언론, 판씨네마에게 감사드립니다. 저의 할머니께서 물가에 심었던 '미나리'가 잘 자라 제게 축복이 된 것 같습니다. I couldn’t imagine this happening as we struggled on the journey to make this film, and now I understand why Oscar moments are filled with endless thank you’s. I feel incredibly grateful to the entire family of cast and crew behind Minari who persevered to make this film. I am especially thankful to my mom, dad, and sister, who filled our Arkansas farm house with love, and my wife and daughter who mean more to me than anything. I want to thank all of the Korean audiences, press, and Pan Cinema for their support of our film, especially for the history we have made in honoring Youn Yuh Jung’s work on an international stage. I’m blessed that the minari my grandmother planted by the water continues to grow. 다음은 스티븐 연 소감 전문 이렇게 멋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영광을 준 아카데미에게 감사드립니다. 정이삭(Lee Isaac Chung) 감독님, 윤여정 선생님, 에밀 모세리(Emile Mosseri) 음악 감독님, 크리스티나 오(Christina Oh) 제작자님과 함께 오를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지난 몇 년과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배우 및 제작진과 함께 인생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행복했고 저는 그저 그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Thank you to the Academy for this honor to be nominated alongside such incredible artists. I am also grateful to see the talent of Lee Isaac Chung, Youn Yuh Jung, Emile Mosseri, and Christina Oh be recognized as well. If I’ve learned anything from this past year and from the experience of this film, it is that this life is shared. I am blessed to have shared in this with our brilliant cast and crew and I am only here because of them. 다음은 한예리 소감 전문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 미나리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니까요. 특히 윤여정 선생님의 한국 최초 여우조연상 후보와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 남우주연상 후보는 정말 의미가 깊은 것 같습니다. 다 같이 식사를 하던 집과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매일 촬영이 끝나면 그날 찍은 씬들을 정리하며 내일을 위해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였던 식사 시간이 제일 생각이 많이 나고 그립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애쓴 만큼 보상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무언가에 제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는 것이 너무 기쁩니다. 꼭 다시 만나서 축하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 시간을 잘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앨런 김 소감 전문 엄마아빠가 미나리 노미네잇 되었다고 해서 많이 기뻤는데 6개나 되었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아까 미나리 패밀리 전부 다 만나서 줌미팅 했는데 너무 보고 싶고 좋았어요. 정말 신나요! 다음은 윤여정 소감 전문 죄송합니다. 제가 여러분을 직접 뵙고 감사를 드려야 하는데 캐나다에서 어젯밤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이 시기에 놀러 다녀온 것은 아니고 나름 외화벌이를 하러 촬영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지금 나이 74세인데 이 나이에 이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를 전해야 한다는 건 너무 아는데 이렇게 밖에 인사를 못 드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지인들도 축하를 해주고 싶어 하는데 격리 중이라 만날 수 없어 너무 속상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올림픽 선수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사실 저랑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순위를 가리는 경쟁 프로는 애가 타서 못 보는 사람입니다. 사실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제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됩니다. 응원에 정말 감사드리고 이 나이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저도 상상을 못했습니다.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에 힘들지만 보람 있게 참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이 영화 시나리오를 저에게 전해주고 감독을 소개해 주고 책임감으로 오늘까지도 함께해 주는 제 친구 이인아 피디에게 감사합니다. 같이 자가격리 중이라 어제 소식을 같이 들었는데 제 이름 알파벳이 Y 다보니 끝에 호명되어 이 친구도 많이 떨고 발표 순간엔 저 대신 울더라고요. 어쨌든 제가 이런 영광과 기쁨을 누리기까지 저를 돕고 응원하고 같이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감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유가 없을 땐 원망을 하게 되지요. 제가 많이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지나온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네요. 다시 한번 상황상 직접 인사 못 드려 죄송합니다.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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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전 세계 열광한 '미나리'…윤여정 "헌신했다, 진심 전해지길"[종합]

영화 '미나리'가 국내 관객에게도 큰 감동을 전한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미나리'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라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정이삭 감독의 작품이다. 스티븐 연·한예리·윤여정 등 익숙한 얼굴들이 '팀 미나리'로 활약했다. '문라이트'·'노예 12년' 등 명작을 만든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가 만들고, '문라이트'·'룸'·'레이디 버드'·'더 랍스터'·'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미국의 웰메이드작 전문 배급사로 불리는 A24가 투자 배급한다.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및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제78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를 기록하며 전 세계 영화협회 및 시상식에서 68관왕 153개 후보의 쾌거를 이뤄냈다. 애플TV 드라마 '파친코' 촬영을 위해 캐나다 밴쿠버에 체류 중인 윤여정은 영상을 통해 국내 취재진에게 인사했다. 윤여정은 "현재 밴쿠버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미나리'의 다섯 명과 아이작(정이삭)이라는 훌륭한 감독. 제가 훌륭하다고 하는 건 정말 훌륭하다는 것이다. (정이삭 감독이) 정말 화 한 번 안내고 모든 크루를 이끌어주고 모든 헌신했다. 정말 감동받으면서 이 영화를 찍어내자는 생각밖에 없었다"면서 "겁이 난다. 이렇게 큰 영광을 얻게 됐는데, 한국 관객은 어떻게 봐주실지 겁 난다. 진심이 전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극장을 찾은 한예리는 직접 상영관을 돌며 소감을 전했다. "원래는 플래시가 터지고 웃고 떠들고 해야 하는데, 그런 시간이 없어져서 안타깝다"라는 한예리는 "저도 '미나리'가 개봉되길 오래 기다렸다. 많이들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미나리'는 개인적으로 제게 특별한 영화다. 좋은 기억과 추억이 많다. 그 힘으로 지금도 잘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분들도 우리 영화를 통해 힐링 되고 기운 얻어 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투자하고 미국이 제작한 매우 한국적인 영화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 죽도록 일하며 헌신적으로 자식을 키워낸 그때 그 시절의 한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담긴 감동은 제작비의 수십배다. 미국 관객들에게 낯설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다간다면, 한국 관객들에게는 묘한 공감을 느끼게한다. 꿈에서 좌절로, 다시 희망으로 흘러가는 서사는 미국과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을 만하다. 스티븐 연이 희망을 찾아 나선 아빠 제이콥 역을 맡았다. 한국어가 서툰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매우 유창한 한국어 발음을 선보인다. 흰 러닝 셔츠와 사각 팬티를 입고 가부장적 태도를 보이는 제이콥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한예리는 제이콥의 아내이자 희망을 지켜내는 엄마 모니카 역를 연기하며 특히 한국 관객의 공감을 얻는다. 누군가의 딸이자 누군가의 어머니로, 매우 보편적인 모습을 그려내며 공감과 함께 감동을 안긴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앤 역할의 노엘 케이트 조는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맏딸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데이빗 역의 앨런 김은 사실상 '미나리'의 주인공이다. 정이삭 감독이 자신을 투영한 데이빗 캐릭터를 귀엽고 유쾌하고 순수하게 그려낸다. 할머니 순자 역의 윤여정은 분량은 많지 않지만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존재이자 장치다. 웃음도 감동도 모두 그의 몫이다. 개울가에 미나리를 심으며 "미국 애들은 미나리가 좋은 건지 모르지?"라며 웃고, 데이빗을 꼭 안아주며 "원더풀 미나리" 노래를 부르는 순자의 얼굴에서 '우리 할머니'의 얼굴이 떠오른다. 윤여정의 등장 장면 모두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며, 깊은 공감과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미나리'는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영화 부문 앙상블상,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미국 메이저 시상식까지 점령하고 있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도 사실상 확정돼 가는 분위기다. 이런 '미나리'가 국내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올봄 3월 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2.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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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미나리'는 원더풀" 전 세계가 열광한 이유 있다

"미국 애들은 미나리가 좋은 건지 모르지?" 이젠 안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좋은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미나리'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라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정이삭 감독의 작품이다. 스티븐 연·한예리·윤여정 등 익숙한 얼굴들이 '팀 미나리'로 활약했다. '문라이트'·'노예 12년' 등 명작을 만든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가 만들고, '문라이트'·'룸'·'레이디 버드'·'더 랍스터'·'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미국의 웰메이드작 전문 배급사로 불리는 A24가 투자 배급한다.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및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제78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를 기록하며 전 세계 영화협회 및 시상식에서 68관왕 153개 후보의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윤여정이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캔자스시티, 디스커싱필름, 뉴욕 온라인,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까지 연기상 22관왕을 달성하며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미국이 투자하고 미국이 제작한 매우 한국적인 영화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 죽도록 일하며 헌신적으로 자식을 키워낸 그때 그 시절의 한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담긴 감동은 제작비의 수십배다. 미국 관객들에게 낯설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다간다면, 한국 관객들에게는 묘한 공감을 느끼게한다. 꿈에서 좌절로, 다시 희망으로 흘러가는 서사는 미국과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을 만하다. 스티븐 연이 영화에선 연상엽이다. 한국어가 서툰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매우 유창한 한국어 발음을 선보인다. 영어마저도 한국인처럼 할 정도. 흰 런닝 셔츠와 사각 팬티를 입고 가부장적 태도를 보이는 제이콥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제이콥의 아내이자 희망을 지켜내는 엄마 모니카 역의 한예리는 특히 한국 관객의 공감을 얻는다. 여전히 어머니의 품이 그립지만 그 역시 어머니이기도 한 모니카를 매우 보편적인 모습으로 연기하면서 공감과 함께 감동을 안긴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어디서 이런 아이들을 캐스팅했는지 신기할 따름. 앤 역할의 노엘 케이트 조는 나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맏딸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데이빗 역의 앨런 김은 사실상 '미나리'의 주인공이다. 정이삭 감독이 자신을 투영한 데이빗 캐릭터를 귀엽고 유쾌하고 순수하게 그려낸다. 역시 이 영화의 백미는 할머니 순자 역의 윤여정이 맡았다. 웃음도 감동도 모두 그의 몫이다. 개울가에 미나리를 심으며 "미국 애들은 미나리가 좋은 건지 모르지?"라며 웃고, 데이빗을 꼭 안아주며 "원더풀 미나리" 노래를 부르는 순자의 얼굴에서 '우리 할머니'의 얼굴이 떠오른다. 데이빗은 순자를 향해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아요"라고 하지만, 윤여정이 만들어낸 순자는 분명 '우리 모두의 할머니'다. 덕분에 윤여정의 등장 장면 모두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며, 깊은 공감과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미나리'는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영화 부문 앙상블상,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미국 메이저 시상식까지 점령하고 있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도 사실상 확정돼 가는 분위기다. 순자와 대사와는 달리 미국도 '미나리' 좋은지 다 알게 됐다. 이런 '미나리'가 국내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올봄 3월 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2.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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