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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홍경, 얼굴에 청춘 남주 있었네 [RE스타]

말갛지만 단단하고, 철없지만 성숙하다. 배우 홍경이 그린 ‘청설’ 속 용준의 모습이다. 그를 몰랐든 본 적 있든 작품 속 홍경의 얼굴은 어딘가 향수가 느껴지는 청춘 로맨스 남주인공 그 자체다.6일 개봉한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았다. 홍경이 맡은 용준은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스물여섯 취준생 청년이지만, 청각장애인 수영 선수 가을의 꿈을 자신의 목표로 살아가는 여름에게 한눈에 반하면서 점차 변화하게 된다. 극 초반의 용준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오늘날 청년의 모습이다. 대학은 졸업했으나 전공은 살리기 쉽지 않고, 다음 목표는 무엇으로 삼아야 할지 막연하다. 그럴 거면 3개월 만이라도 가게의 배달일을 도우라며 부모님의 잔소리를 부르는 등짝 소유자지만, 시무룩하지 않은 점이 반짝이는 로맨스의 주인공답다.용준이 초여름의 자연광이 비치는 수영장에서 마주한 여름에게 이끌리는 장면은 순정물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운다. 홍경 자신도 “처음 반하는 신의 설렘을 아직도 피부로 느낀다”고 꼽을 정도인 이 신에서 용준의 시선으로 예쁘게 담긴 노윤서의 모습만큼이나, 홍경 또한 청량하게 담긴다. 여주인공과 대비되는 굵직하고 남성적인 선은 아니지만, 홍경 특유의 유려한 그림체와 어우러지며 영화 분위기에 어울리는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선이 깔끔한 무쌍꺼풀은 동명의 대만 영화 원작 속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펑위옌과는 다른 인상이지만 그 속에 담긴 부드러운 눈빛이나 미소를 지을 때 돋보이는 자연스러운 ‘앞니 플러팅’은 홍경이 부여하는 용준만의 매력이다. 건장한 체격은 아니어도 건강한 정신을 갖췄기에 현실에 드문 판타지도 충족한다. 청각 장애가 극의 주요한 소재인 만큼 수어가 영화의 80~90%를 이끄는데 용준은 농인의 세계를 알고 싶어 하는 한편, 편견에도 함께 맞서는 적극적인 인물이다. 홍경은 “수어로 이야기를 나누면 상대방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그 사람의 표정까지 놓치지 않고 상대방에게 온전히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도 더 몰입이 잘 됐다”고 비언어적 표현을 염두한 작업 과정을 돌아봤다. 찰떡같은 캐릭터와 만나 ‘청순 사슴상’이라는 수식어도 달게 된 홍경이지만, 이 청순함을 첫사랑 로맨스로 풀어낸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7년 ‘학교 2017’로 데뷔해 스크린 데뷔작 ‘결백’(2020)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그동안 시리즈 ‘D.P’, ‘약한영웅 Class 1’, 드라마 ‘악귀’ 등 장르색이 짙은 작품에 출연해왔다. 특히 그가 맡은 캐릭터들은 가해자거나, 내재 된 분노를 터뜨리거나, 정의롭더라도 서늘하고 버석한 느낌이 있었다. 특히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댓글부대’에서는 온라인 여론조작에 가볍게 가담하는 ‘키보드워리어’ 팹택을 연기했기에 ‘청설’과의 온도 차가 상당하게 다가온다.그런 홍경이지만 조선호 감독은 “딱 보면 용준이지 않나 싶었다. (홍경에게) 제가 생각한 개성이 있고 20대 초중반의 활기와 눈빛이 깊다. 생각이 무겁고 깊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홍경은 “2000년대 초반의 청춘 로맨스 영화에 선배들이 담아낸 순수함을 나도 이번 작품 안에 녹여 내보고 싶었다”며 “나의 모난 면만 보이기 때문에 걱정이 많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마치 ‘옆집 아이’ 같은 친숙한 모습을 외적으로도 준비했다”고 말했다.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홍경은 아직 젊고 경력이 적은 배우이기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둘 시기다. 강한 캐릭터로 굳어갈 수 있는 타이밍에서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도해 본 것”이라며 “리메이크작이라는 부담도 있었겠으나 캐릭터 방향성을 잘 잡아 소화했다. 연기력이 증명된 채 이번엔 부드러운 이미지도 어필했으니 추후 넓어진 배역 스펙트럼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07 05:29
예능

‘다 컸는데 안 나가요’ 장동우 “엄마와 계속 같이 살고 싶어” 효심 폭발

그룹 인피니트 장동우가 앞으로도 어머니와 같이 살고 싶다며 효심을 드러냈다.1일 오후 MBC에브리원 신규 예능 ‘다 컸는데 안 나가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장동우는 “결혼해도 어머니와 계속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다.이날 첫 방송되는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높은 물가와 집값 상승으로 청년 2명 중 1명이 ‘캥거루족’이라는 요즘,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스타들의 일상을 통해 솔직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는 캥거루족 관찰기다. 이날 장동우는 아이돌로서 사생활 노츨에 대해 불편한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 “사생활이 없다. 팬분들이 지나가다가 사진 촬영해달라고 하면 해줬다. 그것이 싫었다면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팬들에게 제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그러면서 “20살이 넘어가면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뷔하고 나서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같은 집은 아니더라도 옆집이라도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님 생각은 다르다. 며느리가 있으면 불편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다 컸는데 안 나가요’에는 뮤지컬 배우 박해미의 아들이자 어머니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뮤지컬 배우 황성재, ‘쇼미더머니2’ 준우승을 한 래퍼 지조, 본부장 전문 배우 신정윤, 그룹 인피니트 동우가 출연해 지금까지 방송에서 자주 만나지 보지 못했던 이들의 캥거루 생활을 공개한다.한편,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1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0.01 15:12
예능

2명 중 1명인 ‘캥거루족’ 관찰해… ‘나혼산’ 대신 부모님과 함께하는 ‘다 컸는데 안 나가요’ [종합]

“‘캥거루족’ 가족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나 혼자 산다’가 혼자 사는 대표 관찰 예능이었다면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부모랑 같이 사는 관찰 예능입니다”1일 오후 MBC에브리원 신규 예능 ‘다 컸는데 안 나가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전민경 PD가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는 전민경 PD를 비롯해 남창희, 하하, 홍진경, 황성재, 신정윤, 장동우, 지조가 참석했다. 이날 첫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신규 예능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높은 물가와 집값 상승으로 청년 2명 중 1명이 ‘캥거루족’이라는 요즘,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스타들의 일상을 통해 솔직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는 캥거루족 관찰기다. ‘다 컸는데 안 나가요’에는 뮤지컬 배우 박해미의 아들이자 어머니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뮤지컬 배우 황성재, ‘쇼미더머니2’ 준우승을 한 래퍼 지조, 본부장 전문 배우 신정윤, 그룹 인피니트 동우가 출연해 지금까지 방송에서 자주 만나지 보지 못했던 이들의 캥거루 생활을 공개한다.전민경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사회적인 트렌드를 고민해 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캥거루족’이라는 키워드가 트렌드가 되면서 사람들이 ‘캥거루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뉴스에서는 개인의 잘못이라고 탓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하나의 현상이 될 만큼 대다수가 ‘캥거루족’에 속한다면 현상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밝혔다. 하하는 ‘다 컸는데 안 나가요’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캥거루족’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이다. 20살 때부터 나와서 혼자 살았다. 커서 부모가 되면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도 고민하게 됐다. 프로그램 기획이 신선해서 들어오게 됐다”고 밝혔다. 홍진경은 “최근 여러 방송국에서 미혼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접하면서 친근해졌다. ‘캥거루족’이 사회적인 현상이 되면서 궁금하기도 하고 스타들이 부모들과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졌다. 특히 부모들과의 케미스트리도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따뜻하게 보여질 것 같았다. 딸 라희를 키우면서 엄마 입장에서 보기도 하고, 자식 입장에서 보기도 하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룹 인피니트 장동우는 아이돌로서 사생활 노츨에 대해 불편한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 “사생활이 없다. 팬분들이 지나가다가 사진 촬영해달라고 하면 해줬다. 그것이 싫었다면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팬들에게 제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며 “결혼해도 어머니와 살고 싶다. 20살이 넘어가면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뷔하고 나서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같은 집은 아니더라도 옆집이라도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님 생각은 다르다. 며느리가 있으면 불편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한편,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1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0.01 15:06
예능

[정덕현 요즘 뭐 봐?]‘태계일주3’, 연예대상 쐐기 박을 기안84표 생리얼 여행기

같은 것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재미를 주는 경우가 있다. 먹방과 쿡방이 이미 대세일 때 불현듯 나타나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버린 백종원이 대표적이다. 음식에 진심인 데다, 요리실력은 기본이고, 프랜차이즈를 해오며 몸에 밴 사업가 기질과 무엇보다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방송능력까지 더해져 그는 ‘요식업계의 사부님’으로 급부상했다. 이렇게 되면 이제 정반대의 기획들이 나오게 된다. 백종원을 내세워 할 수 있는 방송을 기획하는 식이다. 최근 여행예능에는 기안84가 바로 ‘백종원’ 같은 존재다. MBC ‘나혼자 산다’에서 간간이 기행에 가까운 여행을 선보이며 웃음을 줬던 기안84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통해 제 물을 만났다. 마치 옆집 놀러가듯 대충 가방에 옷가지 몇 개 넣고 여행을 떠나는 기안84는 아마존강이나 갠지스강에도 스스럼없이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현지인들의 삶에 보다 깊숙이 뛰어들어 그들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태어난 김에 세게일주’는 이른바 ‘극사실주의 여행’을 표방하고 있는데, 그 색깔은 당연히 기안84의 이런 ‘현지에 스며드는’ 모습에서 나온다. 이러한 여행 스타일은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여행 크리에이터의 여행을 닮았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는 대표적인 스타 여행 크리에이터인 빠니보틀이 함께 했고 시즌2에서 덱스가 합류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구도를 만들었다.그리고 돌아온 시즌3, 이번 여행지는 아프리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역시 어디서 봤던 것 같은 그런 아프리카는 결코 아니다. 물론 이들이 가는 마다가스카르는 ‘정글의 법칙’이나 최근 ‘지구마불 세계여행’에서 원지가 고생고생해 찾아갔던 곳이기도 하지만, 기안84가 보여주는 마다가스카르는 시작부터가 다르다. 원시의 바다에서 원주민들과 작살낚시를 하고 싶어하는 기안84의 소망에 걸맞게 제작진은 마다가스카르에서도 비행기와 배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벨로수르메르라는 곳을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에티오피아까지 12시간, 거기서 마다가스카르까지 5시간, 그곳 수도 안타나나리보 공항에서 모론다바로 경비행기를 타고 가서 또 배를 타고 벨로수르메르까지 가는 머나먼 여정이 펼쳐졌다. 그곳까지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기안84 특유의 현지 밀착 여행이 주는 묘미가 도드라졌다.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져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된 기안84가 안타나나리보 공항 근처 도시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됐을 때 길거리로 나와 빗속에서 현지인들이 파는 라면을 먹는 대목부터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차양막도 없는 거리에서 빗물이 들어가도 대충 끓여 내주는 라면을 쪼그리고 앉아 먹는 모습은 기안84표 여행이 시작됐음을 알려줬다. 또 모론다바에서 배를 기다리며 현지인이 바닷가에서 파는 음식들을 먹는 모습 또한 압권이었다. 너무나 맛있게 먹어 현지인들이 신기하게 여기는 광경이 펼쳐졌다.그리고 드디어 배를 타고 찾아간 벨로수르메르에서 기안84는 해변에서 만난 원주민 청년들과 함께 바다로 나가 자신이 그토록 꿈꿔왔던 작살낚시를 시도했다. 물론 상상과 현실은 달라서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지만, 그들이 잡은 물고기를 즉석에서 회를 쳐 공수해온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모습은, 맛있게 먹는 기안84와 질색하는 원주민 청년들의 대비로 웃음을 줬다. 마치 기안84가 더 원주민 같은 모습이 연출된 것이었다. 먼저 기안84 혼자 시작하는 야생 그대로의 여행을 보여준 후, 빠니보틀과 덱스의 합류를 통해 색다른 케미를 이어가는 구성방식은 시즌2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3는 시즌2의 엔딩에 기안84가 ‘바다로 가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했던 것처럼 원없이 바다를 눈에 담게 해주는 여정이 아닐까 싶다. 프로그램 도입 부분에 프롤로그처럼 들어간 거대한 배를 마을 주민들과 더불어 이들이 함께 끄는 모습은 바다와 현지인이라는 이번 여행의 색깔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벌써부터 연말 연예대상에 기안84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의 대상감이라는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MBC 예능의 올해 성과라고 해도 될 법한 프로그램이면서, 최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이 탄생시킨 예능으로서도 의미와 가치가 있다. 그래서일까. 시즌3가 기안84의 연예대상에 쐐기를 박을지 지켜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3.12.04 05:50
연예

이원근, 연쇄 살인마 변신..OCN '우월한 하루'

배우 이원근이 아름다운 미소 뒤 잔혹함을 감춘 연쇄 살인마로 돌아온다. 오는 3월 13일 첫 방송되는 OCN 새 드라마 ‘우월한 하루’는 보통의 남자가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옆집에 사는 연쇄 살인마를 죽여야 하는, 가장 우월한 자만이 살아남는 24시간 폭주 스릴러를 그린 드라마다. 이원근은 극 중 자신이 세상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예술 살인마 권시우 역으로 분한다. 절로 눈길이 가는 외모와 피지컬, 여기에 친절하고 자상한 성격까지 누가 봐도 완벽한 비주얼과 마인드를 지닌 이원근이지만 내재된 본능은 섬뜩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사이코패스다. 그런 이원근에게는 딱 하나의 목표가 있다. 완벽한 신체들을 모아 그림을 그리는 것. 그림의 완성이 가까워진 순간 새로운 목표물을 찾아낸 그의 앞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이원근은 결국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뒀던 본성을 드러낸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권시우 캐릭터에 제대로 스며든 이원근의 면면들이 눈길을 잡아끈다. 서글서글한 눈매, 부드러운 호선을 그리며 웃음 짓는 그가 벌써 여러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마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이어 그런 생각을 한 방에 날려주려는 듯 피 묻은 칼을 쥐고 조심스럽게 문 너머 상황을 짐작 중인 이원근의 모습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한없이 건실하고 바르게만 보이는 청년의 이면 깊숙이 도사리고 있는 악마를 짐작케 한다. ‘우월한 하루’의 제작진은 “이원근은 부드러운 이미지 속 엄청난 에너지와 폭발력을 가졌다”면서 “이번 작품에선 그의 놀라운 변신을 만나볼 수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2.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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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살아있다' 유아인 "한국영화, 다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배우 유아인(33)은 지금 가장 뜨겁게 살아있다. 영화 '#살아있다'로 돌아온 유아인. 이 영화로 개봉 이틀 만에 3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부활의 선봉에 섰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들인 좀비 장르물에서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을 펼친 보람을 흥행 성적표로 느끼고 있을 터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극중 집 안에 갇힌 청년 준우 역을 맡았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의 박신혜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유아인이 지금 가장 뜨겁게 살아있는 이유는 단순히 흥행뿐만이 아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일상을 공개한 후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떠올랐다. 집을 공개하고 직접 장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날 때부터 스타였을 그는 뒤늦게 도전한 장르물을 선보이면서, 꽁꽁 숨겨운 일상을 공개하면서 "흥미롭게 유아인의 새로운 지점을 인식시킬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준우처럼 집에 대한 애착이 있나."전에는 집에 손님들이 많이 왔다. 이제는 집에 온다는 친구들을 물릴 줄도 알게 됐다. 혼자 있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전보다 훨씬 더 즐긴다. 근 1~2년 사이에 변했다. 고갈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 있는 편안함을 알게 됐다." -연락이 잘 안 되는 스타일이라던데, 이것도 변했나."연락이 안 되는 건 언제나 그렇다. 휴대폰 알림이 여전히 없다. 제가 보고 싶을 때만 본다. 그런 것들이 익숙해지고 소문이 나다 보니 되려 좀 편안한 느낌이 있다. 친구를 만나는 횟수는 정말 많이 없어졌다." -아역배우 출신 박신혜와는 비슷한 경험을 하며 활동을 했다."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공감대보다 박신혜에게서 느껴지는 경험치 같은 것들이 있었다. 촬영 중 가장 놀라웠던 순간이,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힘있게 주장을 펼치며 자신의 인물을 만들어가더라. 함께 하는 장면이지만 끌려가지 않는다. 누가 이기고 지고의 문제는 아니다. 그 모습이 정말 반가웠다. 창작의 현장에서는 져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토론할 사람이 훨씬 반갑다. 박신혜에게는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틀림없이 내공이 필요한 일이다. 10대에 데뷔해 오래 일하면서 자기 자신으로서 현장에서 존재하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았다. '저런 배우가 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그런 시간을 버텨왔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장점과 단점이 별반 다르지 않다. 단점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웃음)돈으로 바르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출연료는 많이 받았지만. 하하하." -강동원 좀비 영화와 동시기에 개봉한다. "향후 한 달 정도는 '#살아있다'의 독과점이 예상된다. 말이 독과점이지 한국영화가 개봉 시기를 잡는 것도 힘든 때다. 어려운 시도를 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장르적 특성에서 비슷하긴 하지만 전혀 다른 결로 다루는 것 같다. 그런 차이점이 있어서 색다른 방식으로 관객 분들이 즐겨주시면 좋겠다. 다양하게 즐시기면 좋지 않나." -유아인에게 살아있다는 것은."살아있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살아있었는데, 내가 좀비 같이 살아있었던 건 아닐까. 영화에서도 '좀비 같은 사람들' 같은 메타포가 활용되지 않나.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감사하다는 걸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살아있지만 죽어있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 좀비처럼 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인터뷰①] '#살아있다' 유아인 "옆집 청년 비주얼, 최선 다해 망가졌죠" [인터뷰②] 대구 촌놈 유아인, 모든 걸 다 이룬 후의 고민들 [인터뷰③] '#살아있다' 유아인 "한국영화, 다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2020.06.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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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대구 촌놈 유아인, 모든 걸 다 이룬 후의 고민들

배우 유아인(33)은 지금 가장 뜨겁게 살아있다. 영화 '#살아있다'로 돌아온 유아인. 이 영화로 개봉 이틀 만에 3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부활의 선봉에 섰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들인 좀비 장르물에서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을 펼친 보람을 흥행 성적표로 느끼고 있을 터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극중 집 안에 갇힌 청년 준우 역을 맡았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의 박신혜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유아인이 지금 가장 뜨겁게 살아있는 이유는 단순히 흥행뿐만이 아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일상을 공개한 후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떠올랐다. 집을 공개하고 직접 장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날 때부터 스타였을 그는 뒤늦게 도전한 장르물을 선보이면서, 꽁꽁 숨겨운 일상을 공개하면서 "흥미롭게 유아인의 새로운 지점을 인식시킬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좀비와의 호흡은 어땠나."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라고 해야 한다.(웃음) 좀비로 생각되는 그것들과의 연기는 진짜 편했다. 그냥 연기할 필요가 없다. 되려 모니터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저런 소리가 나오는구나, 표정이 나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경험이었다. 귀신의 집에 들어가는 것 같은 체험이다. 오히려 블루스크린을 보고 연기해야 한다거나, 벽을 보고 연기한다거나, 그런 연기의 톤을 잡아가는 것이 힘들었다." -장르물에 늦게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 "진지한 걸 좋아했다. 괜히 '딥'하고 이런 걸 좋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어린 배우였을 때는 그 어린 배우에게 기대하는 것이 아닌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10대와 20대 배우에게 쉽게 볼 수 없는 재미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제서야 조금 편해졌다. 그땐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그림을 제가 그려가는 거니까, 그런 지점이 있는 것이 유아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경쟁력을 가진 배우였으면 했다. 대중이 뻔히 기대하는 것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굉장히 잘생겼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으나 30대로 등이 떠밀리고, '소년에서 어른으로'라는 수식어를 수년간 들어왔다. 그런 시기를 거치면서 과거와 작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 없었던 모습을 힘있게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요즘 가지고 있다." -요즘 그리는 그림은 무엇이기에."'나 혼자 산다'도 나가고, 요즘 그리는 그림이 좀 희한하다. 다 그런 연장선에 있다. 조심스러워하던 것들도 조심스럽지 않게 느껴지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보여드리기 전에 스스로 경험하고 싶다. 너무 진지하게 땅굴만 파는 건 재미없게 느껴진다. 아직 큰 결과는 없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유아인의 새로운 지점을 인식시킬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변하게 된 계기가 있나."대구 촌놈이 서울에 상경해서 가졌던 단순하고 세속적 욕망은 거의 다 이뤘다. 목표하던 많은 바들을 놀랍게도 다 성취했다. 사실 조금 재미가 없어졌달까.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나를 어떻게 써먹으면 좋지, 나의 동력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했다.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일 수 있고, 동경하던 감독과의 작업이 목표일 수 있다. 상당 부분 감사하게도 이미 일어난 일들이 돼버렸다. 30대 내 그림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려보지 않다가, 그런 것들이 숙제처럼 떨어졌다. 그 숙제를 푸는 시간을 보냈다. 그냥 매 순간 그려지는 그림을 수렴하면서 가보자고 생각했다. 이전에도 즉흥적인 성향이었지만, 내 욕망은 상당히 뚜렷한 편이었다. 지금은 그냥 가는 것 같다. 스스로 관찰하고 느끼고 수렴하면서 진행돼 가는 것 같다." -작품을 하지 않는 동안 도올과 교양프로그램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삶의 개인적 과도기가 찾아오면서 '저런 선택을 왜 하는 거지'라고 생각할 만한 선택과 시도,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크게 배운 건 연기나 잘하면서살아야겠다이지만.(웃음) 배우가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현대적으로 끌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냥 이런 거 해도 돼' 이런 편한 기준이 생겼으면 했다. 제 후배들은 더 자유로운 배우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연예계가 더 재밌어지면 좋겠는 마음이 있다. 내가 속한 나라와 동시가 풍요롭고 재미있고 다양한 그림이 펼쳐지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나 혼자 산다'가 엄청난 화제다."먼저 말을 던졌다. '#살아있다' 촬영 중에 '이런 캐릭터라면 출연할 수 있겠다'라고 말한 거다. 꽁꽁 싸매고 숨기고 가야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대중과 소통하면서 함께 만들어갈 만한 배역이다. 영화 성격상 '나 혼자 산다'가 좋은 연결이 될 수 있겠다고 여겼다. 먼저 제안을 주신 것도 아니고, 제가 먼저 제안한 거다." >>[인터뷰③] 에서 계속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인터뷰①] '#살아있다' 유아인 "옆집 청년 비주얼, 최선 다해 망가졌죠" [인터뷰②] 대구 촌놈 유아인, 모든 걸 다 이룬 후의 고민들 [인터뷰③] '#살아있다' 유아인 "한국영화, 다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2020.06.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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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살아있다' 유아인 "옆집 청년 비주얼, 최선 다해 망가졌죠"

배우 유아인(33)은 지금 가장 뜨겁게 살아있다. 영화 '#살아있다'로 돌아온 유아인. 이 영화로 개봉 이틀 만에 3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부활의 선봉에 섰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들인 좀비 장르물에서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을 펼친 보람을 흥행 성적표로 느끼고 있을 터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극중 집 안에 갇힌 청년 준우 역을 맡았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의 박신혜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유아인이 지금 가장 뜨겁게 살아있는 이유는 단순히 흥행뿐만이 아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일상을 공개한 후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떠올랐다. 집을 공개하고 직접 장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날 때부터 스타였을 그는 뒤늦게 도전한 장르물을 선보이면서, 꽁꽁 숨겨운 일상을 공개하면서 "흥미롭게 유아인의 새로운 지점을 인식시킬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론배급시사회 평이 좋았다. "장단점이 있는 영화다. 장점을 더 강하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초반 40분간 원맨쇼를 펼친다."'#살아있다'는 현장 편집을 가장 많이 봤던 영화다. 매주 주말마다 현장 편집본을 봤다. 호흡을 조절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편집본을 보면서도 불안한 느낌은 있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보니, 루즈해지거나 흥미롭지 않아지거나 할까 봐 우려했다. 한 배우의 얼굴을 그렇게 오랫동안 보는 것이 혼란스러운 일이지 않나. 관객분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게 하도록 흡입력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원맨쇼치고는 집중도가 있었다고 말씀해주셔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헤어스타일 변신이 파격적이다."처음엔 가발을 시도하려고 했다. '소리도 없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삭발을 했다. 두 영화 사이에 차이가 크지 않아서 긴 가발을 시도하려고 했다. 어차피 가발을 써야 하니 평소 안 하던 탈색을 해볼까 했다. 탈색 머리를 제작사 대표님이 보더니 '괜찮은데 한번 생각해보자'고 하더라. 현장에서 테스트 촬영도 해보고, 투표도 해봤다. 이 머리가 캐릭터를 더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운명처럼 만들어졌다. 한국 남자배우가 보여주지 않았던 파격적 이미지라고 말했었는데, 영화 '사냥의 시간' 속 안재홍씨 같은 모습이 됐다. 공교롭게도 안재홍씨 이미지 같은 것들을 많이 상상했다. 옆집 청년 같은 이미지. 안재홍씨를 보면 편안한 느낌이 있지 않나. 안재홍씨를 진짜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으로 준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살도 찌운 것 같은데."전보다 비교적 빼기는 했지만, 사실 몸에는 크게 신경 안 썼다. 평범한 청년의 몸이라는 것이, 기준이 딱히 없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러운 느낌이면 좋겠다고 여겼다. 적당히 부어있고, 집에서 짠 것 많이 먹은 청년이었다. 최선을 다해서 망가졌다.(웃음)" -캐릭터 설정은 어떻게 했나. "공교롭게도 지난해 신인 감독님의 작품을 두 편 찍었다. 그간 단 한 번도신인 감독과 작업한 적이 없었다. 10대 때도 마찬가지고, 내 캐릭터 외에는 전혀 영화에 있어서 의견을 크게 내지 않는 편이다. 내 캐릭터에 한해서는 건방지다는 이야기를 들을지언정 끝까지 의견을 피력한다. 그러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 그런데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현장에서 할 수 있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런 것이 생기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신인 감독님과 작업하게 됐다. '#살아있다'는 시작부터 혼자 많이 나오기도 하고 책임이 크게 느껴진다. 어느 때보다 많이 의견을 내고 심지어 어떤 신은 혼자 리허설을 하는 영상을 찍어 감독님에게 보내드렸다." -작품 전체를 보는 여유가 생긴 건가."여유도 생겼을 수 있다. 전에는 봤어도 그냥 이야기하는 걸 꺼렸다. 나중에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것들이 거슬리더라. 유아인이라고 하면 의견을 피력하는 느낌이겠지만, 현장에서는 다 선배고 형이고 어르신이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겠나." >>[인터뷰②] 에서 계속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인터뷰①] '#살아있다' 유아인 "옆집 청년 비주얼, 최선 다해 망가졌죠" [인터뷰②] 대구 촌놈 유아인, 모든 걸 다 이룬 후의 고민들 [인터뷰③] '#살아있다' 유아인 "한국영화, 다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2020.06.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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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한국영화 아직 '#살아있다'

한 편의 좀비물이 좀비처럼 죽지 않는 한국영화를 살려낸다. 유아인·박신혜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다. 코로나19로 최근 몇 달간 찾아볼 수 없었던 한국 상업 영화 개봉이 '침입자'와 '결백'·'사라진 시간'으로 시작으로 재개됐다. 앞선 세 작품이 전초전을 치렀다면, '#살아있다'는 본격적인 코로나19와의 전투에 돌입한다. 극장으로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한 관객의 관심이 사태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가 '#살아있다'의 성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코로나19 이후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내놓은 첫 개봉작인 데다 유아인과 박신혜라는 두 톱스타의 이름값이 얹어졌다. 경쟁자와 동료를 떠나서 영화계의 관심과 응원의 목소리가 '#살아있다'로 쏠렸다. 다행히 만족스러운 사전 홍보를 마쳤다. 신비주의 아티스트 이미지가 강했던 유아인이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일상을 공개하며 새 영화를 홍보했다. 유아인과 박신혜가 펭수와 좀비를 소재로 한 유튜브 콩트 한 편을 찍기도 했다. 덕분에 관객의 호기심은 극에 달했다. 개봉 전날인 23일 기준 예매율이 60%를 돌파했다. '#살아있다'를 보러 가겠다며 나선 예매 관객이 거의 8만 명이 이른다. 충분히 흥행 청신호가 살아있는 셈이다. 언론배급시사회를 시작으로 개봉보다 앞선 시사회에서 공개된 '#살아있다'는 다행히도 호평을 얻고 있는 상황. 이 영화를 기점으로 한국영화 생존 신호가 극장가에 울려 퍼지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출연: 유아인·박신혜감독: 조일형장르: 스릴러 드라마줄거리: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한줄평: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와이파이·문자·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별점: ●●●○○ 신의 한 수: 좀비가 나온다고 해서 다 같은 좀비물이 아니다. '#살아있다'의 좀비들은 타 작품의 좀비들보다 지능이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좀비가 되기 전에 했던 행동을 기억하고 반복적으로 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설정이 '#살아있다'만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든다. 이처럼 이 영화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뭉친 작품이다. 흔히들 떠올리는 좀비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좀비와 인간의 생존 대결이다. 또한 아파트는 굉장히 일상적인 공간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장 몸과 마음이 편한 곳이다. 그런 아파트, 내 집에 갑자기 좀비떼가 밀려오는 모습은 허무맹랑해 보이는 타 좀비물보다도 훨씬 잘 와 닿는다. 일상적 공간이라는 점 이외에도 감염이라는 소재로 공감대를 얻어내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와 우연히 맞물리는 대목이 많기 때문. 인구가 밀집된 아파트에서 좀비 감염이 더 잘 일어난다거나, 시도 때도 없이 재난 문자가 울린다거나 하는 장면은 허구가 아닌 현실이다. 한정된 장소를 배경으로 하기에 이 영화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 틈을 메우는 것이 바로 배우들의 연기다. 데뷔 후 장르물에 처음으로 도전한 유아인은 초반 40분까지는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을 펼친다. 그간 맡아온 역할과는 달리 옆집 청년 같은 외모로 평범하고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유아인다운 연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사랑스러운 캔디가 아니라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허우적대는 청년을 연기한 박신혜도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분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등장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신의 악수: 정통 좀비물을 선호하는 관객들에겐 실망스러운 점들이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영화다. 순 제작비 74억원을 들여 만든 이 좀비물은 가성비는 좋지만, 완벽하지는 못한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아파트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은 일. 연출과 연기로 이를 극복해 보려 하지만 관객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다 큰 스케일의 좀비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극장으로 향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98분이라는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담아내려다 보니 중간중간 이야기가 끊겨나간 듯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감염 사태가 일어나고, 갑자기 아파트에 좀비가 출몰하는 등 인과 관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기도 한다. 또한,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유아인과 박신혜가 아닌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키는데, 이를 두고 일부 관객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6.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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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지하게 땅굴만 파면 재미없죠" 유아인, 새롭게 '#살아있다'(종합)

새로운 유아인이 '#살아있다'. '#살아있다(조일형 감독)' 개봉을 앞둔 유아인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단점이 있는 영화다. 장점을 더 강하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새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극 중 세상과 단절돼 혼자 남겨진 준우를 연기한다. 부모님이 집을 비운 어느 날, 원인도 정체도 알 수 없는 좀비의 등장으로 인해 패닉에 빠지는 인물이다. 전화와 인터넷이 끊긴 상황에서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며 버텨낸다. 박신혜가 연기하는 유빈과 호흡을 맞췄다. 유아인은 '#살아있다'에 많은 것을 내던졌다. 초반 40분 가량은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고, 특유의 빛나는 소년미 대신 옆집 청년의 모습을 외모에 담았다. "'#살아있다'는 현장 편집을 가장 많이 봤던 영화다. 매주 주말마다 현장 편집본을 봤다"는 그는 "호흡을 조절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편집본을 보면서도 불안한 느낌은 있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보니 루즈해지거나 흥미롭지 않아지거나할까봐 우려했다. 한 배우의 얼굴을 그렇게 오랫동안 보는 것이 혼란스러운 일이지 않나. 관객 분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게 하도록 흡입력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원맨쇼 치고는 집중도가 있었다고 말씀해주셔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남자배우가 보여주지 않았던 파격적 이미지라고 했었는데, 안재홍 코스프레가 됐다. 공교롭게도 안재홍 이미지 같은 것들을 많이 상상했다. 옆집 청년 같은 이미지. 안재홍을 보면 편안한 느낌이 있지 않나. 안재홍을 진짜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으로 준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전에 비해서 (몸무게를) 비교적 빼기는 했지만, 사실 몸에는 크게 신경 안 썼다. 평범한 청년의 몸이라는 것이, 기준이 딱히 없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러운 느낌이면 좋겠다고 여겼다. 적당히 부어있고, 집에서 짠 것 많이 먹은 청년이었다. 최선을 다해서 망가졌다"고 했다. '#살아있다'로 만난 유아인은 지난 작품으로 만났던 유아인과는 사뭇 달랐다. 소년 같은 얼굴은 그대로였으나, 내면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듯했다. 그 변화는 유아인의 영화 작업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유아인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신인감독님의 작품을 두 편 찍었다. 그간 단 한번도 신인감독과 작업한 적이 없었다. 10대 때도 마찬가지고, 내 캐릭터 외에는 전혀 영화에 있어서 의견을 크게 내지 않는 편이다. 내 캐릭터에 한해서는 건방지다는 이야기를 들을지언정 끝까지 의견을 피력한다. 그러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 그런데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현장에서 할 수 있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런 것이 생기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신인 감독님과 작업하게 됐다. '#살아있다'는 시작부터 혼자 많이 나오기도 하고 책임이 크게 느껴진다. 어느 때보다 많이 의견을 내고 심이저 어떤 신은 혼자 리허설을 하는 영상을 찍어 감독님에게 보내드렸다"고 전했다. 또한, 그 변화는 '#살아있다' 그리고 영화 속 유아인의 캐릭터에도 잘 담겼다. "진지한 걸 좋아했다. 괜히 딥하고 이런 걸 좋아했다"면서 웃어 보인 그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어린 배우였을 때는 그 어린 배우에게 기대하는 것이 아닌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10대와 20대 배우에게 쉽게 볼 수 없는 재미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제서야 조금 편해졌다. 그땐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그림을 제가 그려가는 거니까, 그런 지점이 있는 것이 유아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경쟁력을 가진 배우였으면 했다. 뻔히 기대하는 것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굉장히 잘생겼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으나 30대로 등이 떠밀리고, '소년에서 어른으로'라는 수식어를 수년간 들어왔다. 그런 시기를 거치면서 과거와 작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 없었던 모습을 힘있게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요즘 가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 혼자 산다'도 나가고, 요즘 그리는 그림이 좀 희한하죠?"라면서 "다 그런 연장선에 있다. 조심스러워하던 것들도 조심스럽지 않게 느껴지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보여드리기 전에 스스로 경험하고 싶다. 너무 진지하게 땅굴만 파는 건 재미없게 느껴진다. 아직 큰 결과는 없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유아인의 새로운 지점을 인식시킬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아인은 최근 과도기를 겪으며 이같은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많은 것을 이룬 후 문득 들었던 생각이 현재의 유아인으로 이어졌다고. 그는 "대구 촌놈이 서울에 상경해서 가졌던 단순하고 세속적 욕망은 거의 다 이뤘다. 목표하던 많은 바들을 놀랍게도 다 성취했다. 사실 조금 재미가 없어졌달까.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나를 어떻게 써먹으면 좋을까, 나의 동력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했다"며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일 수 있고, 동경하던 감독과의 작업이 목표일 수 있다. 상당 부분 감사하게도 이미 일어난 일들이 돼버렸다. 30대 내 그림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려보지 않다가, 그런 것들이 숙제처럼 떨어졌다. 그 숙제를 푸는 시간을 보냈다. 그냥 매순간 그려지는 그림을 수렴하면서 가보자고 생각했다. 이전에도 즉흥적인 성향이었지만, 내 욕망은 상당히 뚜렷한 편이었다. 지금은 그냥 가는 것 같다. 스스로 관찰하고 느끼고 수렴하면서 진행돼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살아있다'는 이처럼 달라진 유아인이 살아있는 영화다. "유아인에게 살아있다는 것은?"이라는 질문에 "살아있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살아있었는데, 내가 좀비 같이 살아있었던 건 아닐까.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감사하다는 걸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살아있지만 죽어있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 좀비처럼 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UAA 2020.06.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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