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아있다'로 돌아온 유아인. 이 영화로 개봉 이틀 만에 3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부활의 선봉에 섰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들인 좀비 장르물에서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을 펼친 보람을 흥행 성적표로 느끼고 있을 터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극중 집 안에 갇힌 청년 준우 역을 맡았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의 박신혜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유아인이 지금 가장 뜨겁게 살아있는 이유는 단순히 흥행뿐만이 아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일상을 공개한 후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떠올랐다. 집을 공개하고 직접 장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날 때부터 스타였을 그는 뒤늦게 도전한 장르물을 선보이면서, 꽁꽁 숨겨운 일상을 공개하면서 "흥미롭게 유아인의 새로운 지점을 인식시킬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론배급시사회 평이 좋았다. "장단점이 있는 영화다. 장점을 더 강하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초반 40분간 원맨쇼를 펼친다. "'#살아있다'는 현장 편집을 가장 많이 봤던 영화다. 매주 주말마다 현장 편집본을 봤다. 호흡을 조절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편집본을 보면서도 불안한 느낌은 있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보니, 루즈해지거나 흥미롭지 않아지거나 할까 봐 우려했다. 한 배우의 얼굴을 그렇게 오랫동안 보는 것이 혼란스러운 일이지 않나. 관객분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게 하도록 흡입력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원맨쇼치고는 집중도가 있었다고 말씀해주셔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헤어스타일 변신이 파격적이다. "처음엔 가발을 시도하려고 했다. '소리도 없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삭발을 했다. 두 영화 사이에 차이가 크지 않아서 긴 가발을 시도하려고 했다. 어차피 가발을 써야 하니 평소 안 하던 탈색을 해볼까 했다. 탈색 머리를 제작사 대표님이 보더니 '괜찮은데 한번 생각해보자'고 하더라. 현장에서 테스트 촬영도 해보고, 투표도 해봤다. 이 머리가 캐릭터를 더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운명처럼 만들어졌다. 한국 남자배우가 보여주지 않았던 파격적 이미지라고 말했었는데, 영화 '사냥의 시간' 속 안재홍씨 같은 모습이 됐다. 공교롭게도 안재홍씨 이미지 같은 것들을 많이 상상했다. 옆집 청년 같은 이미지. 안재홍씨를 보면 편안한 느낌이 있지 않나. 안재홍씨를 진짜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으로 준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살도 찌운 것 같은데. "전보다 비교적 빼기는 했지만, 사실 몸에는 크게 신경 안 썼다. 평범한 청년의 몸이라는 것이, 기준이 딱히 없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러운 느낌이면 좋겠다고 여겼다. 적당히 부어있고, 집에서 짠 것 많이 먹은 청년이었다. 최선을 다해서 망가졌다.(웃음)"
-캐릭터 설정은 어떻게 했나. "공교롭게도 지난해 신인 감독님의 작품을 두 편 찍었다. 그간 단 한 번도신인 감독과 작업한 적이 없었다. 10대 때도 마찬가지고, 내 캐릭터 외에는 전혀 영화에 있어서 의견을 크게 내지 않는 편이다. 내 캐릭터에 한해서는 건방지다는 이야기를 들을지언정 끝까지 의견을 피력한다. 그러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 그런데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현장에서 할 수 있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런 것이 생기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신인 감독님과 작업하게 됐다. '#살아있다'는 시작부터 혼자 많이 나오기도 하고 책임이 크게 느껴진다. 어느 때보다 많이 의견을 내고 심지어 어떤 신은 혼자 리허설을 하는 영상을 찍어 감독님에게 보내드렸다."
-작품 전체를 보는 여유가 생긴 건가. "여유도 생겼을 수 있다. 전에는 봤어도 그냥 이야기하는 걸 꺼렸다. 나중에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것들이 거슬리더라. 유아인이라고 하면 의견을 피력하는 느낌이겠지만, 현장에서는 다 선배고 형이고 어르신이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