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아있다'로 돌아온 유아인. 이 영화로 개봉 이틀 만에 3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부활의 선봉에 섰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들인 좀비 장르물에서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을 펼친 보람을 흥행 성적표로 느끼고 있을 터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극중 집 안에 갇힌 청년 준우 역을 맡았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의 박신혜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유아인이 지금 가장 뜨겁게 살아있는 이유는 단순히 흥행뿐만이 아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일상을 공개한 후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떠올랐다. 집을 공개하고 직접 장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날 때부터 스타였을 그는 뒤늦게 도전한 장르물을 선보이면서, 꽁꽁 숨겨운 일상을 공개하면서 "흥미롭게 유아인의 새로운 지점을 인식시킬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준우처럼 집에 대한 애착이 있나. "전에는 집에 손님들이 많이 왔다. 이제는 집에 온다는 친구들을 물릴 줄도 알게 됐다. 혼자 있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전보다 훨씬 더 즐긴다. 근 1~2년 사이에 변했다. 고갈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 있는 편안함을 알게 됐다."
-연락이 잘 안 되는 스타일이라던데, 이것도 변했나. "연락이 안 되는 건 언제나 그렇다. 휴대폰 알림이 여전히 없다. 제가 보고 싶을 때만 본다. 그런 것들이 익숙해지고 소문이 나다 보니 되려 좀 편안한 느낌이 있다. 친구를 만나는 횟수는 정말 많이 없어졌다."
-아역배우 출신 박신혜와는 비슷한 경험을 하며 활동을 했다.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공감대보다 박신혜에게서 느껴지는 경험치 같은 것들이 있었다. 촬영 중 가장 놀라웠던 순간이,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힘있게 주장을 펼치며 자신의 인물을 만들어가더라. 함께 하는 장면이지만 끌려가지 않는다. 누가 이기고 지고의 문제는 아니다. 그 모습이 정말 반가웠다. 창작의 현장에서는 져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토론할 사람이 훨씬 반갑다. 박신혜에게는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틀림없이 내공이 필요한 일이다. 10대에 데뷔해 오래 일하면서 자기 자신으로서 현장에서 존재하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았다. '저런 배우가 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그런 시간을 버텨왔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장점과 단점이 별반 다르지 않다. 단점을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웃음)돈으로 바르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출연료는 많이 받았지만. 하하하."
-강동원 좀비 영화와 동시기에 개봉한다. "향후 한 달 정도는 '#살아있다'의 독과점이 예상된다. 말이 독과점이지 한국영화가 개봉 시기를 잡는 것도 힘든 때다. 어려운 시도를 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장르적 특성에서 비슷하긴 하지만 전혀 다른 결로 다루는 것 같다. 그런 차이점이 있어서 색다른 방식으로 관객 분들이 즐겨주시면 좋겠다. 다양하게 즐시기면 좋지 않나."
-유아인에게 살아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살아있었는데, 내가 좀비 같이 살아있었던 건 아닐까. 영화에서도 '좀비 같은 사람들' 같은 메타포가 활용되지 않나.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감사하다는 걸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살아있지만 죽어있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 좀비처럼 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