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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단독] 키움, 이장석 전 대표 최측근 임상수 변호사 복귀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번 무리수를 뒀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당사자였던 임상수 고문변호사가 팀에 복귀한다. "이장석 전 대표의 대리 운영이 시작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키움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상수 변호사의 비등기이사(법무 담당) 등록을 통보했다. 구단 자문 변호사였던 임상수 변호사는 2019년 10월 법률자문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키움은 임은주 부사장의 의혹 제기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사실 여부를 조사했고 감사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임상수 변호사와 박준상 전 대표이사가 팀을 떠났다. 2020년 3월 키움은 KBO로부터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받았다. 4개월에 걸쳐 옥중경영 의혹을 조사한 KBO는 "이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으나 구단 제출 자료의 임의성 및 당사자(이 전 대표)의 면담 불가 등에 따라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임상수 변호사와 박준상 전 대표는 해당 사안(옥중경영 의혹)을 촉발한 직접적인 관계자로 보이나 현재 KBO리그 소속 관계자가 아니므로 제재의 실효성이 없어 추후 어떠한 형태로든 KBO리그에 복귀하면 이들에 대한 제재를 별도로 심의한다"고 징계를 유보했다. 이장석 전 대표는 2018년 2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KBO는 곧바로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그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 전 대표는 2심에서 형량을 3년 6개월로 줄였지만 같은 해 11월 영구 실격 징계로 '리그 퇴출'이 결정됐다. KBO는 "현시점부터 어떤 형태로든 KBO리그에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고 더는 복권이 불가능하다. 향후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물론이고 임직원까지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구단 안팎에선 "이장석 대표의 영향력 아래 구단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가 꽤 많았다. 이장석 전 대표는 구단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지만 구단 지분을 60% 이상 보유한 압도적인 최대 주주다. 여전히 구단의 운영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다. 대표이사 시절 그를 보좌했던 직원들도 아직 구단에 남아 있다. 임상수 변호사마저 팀에 돌아오면서 "리그에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다"는 KBO 징계가 무색하게 됐다. 키움 관계자는 "(위재민) 대표이사가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안다. 구단에 여러 문제가 있는데 업무를 처음 하는 변호사가 왔을 때 어려움이 따라서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상수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옥중경영 의혹 당사자들이 추후 리그에 복귀하면 제재를 심의한다'고 밝혔던 KBO는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다. (상벌위원회 개최 등을 비롯한 결정에 대해선) 향후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키움은 지난 18일 강정호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음주운전 3회 적발로 리그에서 퇴출당한 그를 영입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개인의 결정"이라고 항변했지만 "단장이 결정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비판 속에 의심의 눈초리가 윗선으로 향했다. 지난해 4월 가석방 출소한 이장석 전 대표의 '그림자 경영'이 끊임없이 의심받았고 강정호 영입 건으로 불이 번졌다. 임상수 변호사의 복귀는 "이장석 대표의 영향력 아래 구단이 움직인다"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충분하다. 배중현 기자 2022.03.22 15:18
야구

키움 히어로즈, 임은주 전 부사장과 행정소송서 승소

임은주(56) 전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의 해고가 부당하지 않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 13부는 키움 구단이 '임은주 전 부사장의 부당해고·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 2건 모두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키움과 임은주 전 부사장은 꽤 긴 시간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임 전 부사장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진 2019년 10월 31일 구단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약 3개월 뒤인 1월 말 계약 만료로 구단을 떠났는데 이 과정이 부당하다며 2020년 1월 2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을 했다. 노동위원회는 노·사·공익 3자로 구성된 준사법적 성격을 지닌 합의체 행정기관으로 노사 간의 이익 및 권리분쟁을 조정·판정한다. 관련 사안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쳤다.2020년 10월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직위해제)와 부당직무정지 모두 임은주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결과에 불복한 키움이 행정소송으로 사안을 끌고 갔고 재판부는 중앙노동위원회 결과를 뒤집었다. 임 전 부사장의 해고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가 판결에 불복, 항소해 다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02 13:08
경제

드디어 풀려난 삼성 이재용…경영 족쇄는 못 풀어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7일 만에 출소한다. 사면이 아닌 '가석방'이라 당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는 9일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확정했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은 약 1년의 징역을 남겨두고 오는 13일 오전 10시에 서울구치소를 나온다. 그동안 법무부는 실무상으로 형기의 80%를 채워야 가석방 대상에 포함했다. 하지만 올해 이 기준을 60%로 대폭 완화했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과밀수용 해소를 위한 것이지 이 부회장의 상황을 고려한 결정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28일 복역률 60%를 넘겼다. 수용 생활 중 큰 문제 없이 지내 모범수로 분류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의 감정, 수용 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소식에도 삼성전자는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면과 달리 가석방은 형 집행을 유지한다. 잔여 형기가 남아있어 1년여간 법무부의 보호관찰을 받아야 한다. 해외로 출장을 나갈 때마다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이다.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재계는 정부를 상대로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계속 요청해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5단체가 올해 4월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데 이어 경총 회장을 맡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부겸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들에게 사면을 촉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도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 점심식사에 참석해 사면 건의서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핵심인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약속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하루빨리 이행해야 한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TSMC의 점유율이 55%로 2위 삼성전자(17%)를 크게 따돌렸다. 여기에 PC CPU(중앙처리장치)를 주로 생산하던 인텔까지 모바일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가속한다고 발표해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올해 5월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약속한 170억 달러(약 19조원) 현지 신규 공장 구축 계획도 아직 구체화하지 못했다. 뉴욕, 텍사스, 애리조나 등 5곳을 후보지에 올려놨지만 막대한 비용이 드는 투자라 결정이 쉽지 않다. 그나마 가석방으로 비교적 자유로워진 이 부회장이 간접적으로나마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수감생활 중 변호사 접견을 두고 이미 '옥중경영'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통제 상황 속에 변호사의 입을 빌려 경영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일이 법무부 승인을 받으면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직접 해외로 건너가 인공지능(AI) 석학을 영입하거나 다른 기업들이 뭘 하는지 봐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가석방과 별개로 이재용 부회장과 연계한 다른 재판들은 계속 진행된다. 2015년 이 부회장이 지분 약 23%를 보유한 제일모직에 유리한 쪽으로 지주사 성격의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해 금전적 손실을 초래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한 혐의의 경영권 부정 승계가 대표적이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관련 정식 재판도 이달 19일부터 열린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8.09 19:01
야구

[IS 이슈] 두 번이나 미룬 상벌위 결과 발표, 진퇴양난에 빠진 KBO

상벌위원회의 결론을 두 번이나 미룬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KBO는 지난 22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팬 사찰' 의혹이 불거진 키움 구단의 징계를 검토했다. 오후 2시 30분 비공개로 시작된 회의는 3시간 넘게 열렸다. 보통 상벌위원회 종료 후 결과 발표가 이뤄진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KBO는 오후 6시 "구단에서 소명할 기회를 요청했다. 내일 (추가 소명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해당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23일 오전 소명서를 받을 것이다. 23일 오후에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23일에도 KBO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오후 5시경 "정운찬 KBO 총재가 구단 소명 및 상벌위원회 결과를 보고받고 검토했다. 더 숙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번이나 상벌위원회 결과 발표가 미뤄진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상벌위원회가 끝나고 결과를 바로 발표하지 않은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이번 상벌위원회의 최대 쟁점은 '팬 사찰'이다. 키움 출신의 베테랑 이택근(40)은 "구단이 팬을 사찰했다"며 KBO에 '키움 구단을 징계해달라'는 품위손상 징계요청서를 제출(본지 12월 10일 단독 보도)한 상태다. 지난해 6월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2군 캐치볼 영상이 방송에 공개돼 파장이 커지자, 키움 구단이 CCTV를 동원해 영상을 촬영한 특정 팬을 사찰했다는 게 이택근의 주장이다. 이에 키움 구단은 "사찰이 아니다"라고 맞서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택근과 키움 구단 관계자는 22일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눈여겨볼 부문은 KBO가 23일 징계 발표가 미뤄지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정운찬 총재의 이름을 거론한 대목이다. 이 또한 이례적이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상벌위원회 결론과 총재의 생각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벌위원회는 '팬 사찰' 의혹과 관련해 '엄중 경고' 결론을 내렸다. 징계의 근거가 되는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는 '마약범죄, 병역 비리, 인종차별, 폭력, 성범죄, 음주운전, 도박, 도핑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라고 적시돼 있다. 이택근의 주장처럼 키움 구단의 행동이 '팬 사찰'이라고 인정하더라도, 어떤 근거로 처벌할지 불명확하다. 자칫 규약을 확대하여 해석해 중징계를 내린다면, KBO와 키움 구단이 법정공방을 벌일 수도 있다. "사찰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키움은 결과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KBO 상벌위원회 위원장은 법무법인 KCL의 최원현 대표 변호사다. '중징계로 가면 소송전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법리적인 해석에 근거해 '팬 사찰' 의혹에 대한 징계 결론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정운찬 총재는 '엄중 경고' 이상의 징계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상벌위원회가 끝난 뒤 결과 발표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파악됐다. 지난 1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14일에는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는 "키움 구단에 강력한 징계를 내려달라"는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게다가 지난 3월 키움은 구속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의혹이 불거졌을 때 '향후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이사회와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지명권 박탈, 제명 등 KBO 규약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는 1차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키움에 대한 징계 수위가 '엄중 경고'에 그칠 경우 불러올 사회적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독립기구인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총재가 뒤엎기는 쉽지 않다. 총재의 의중에 따라 징계 내용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면 상벌위원회 존재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발표가 지연될수록 상벌위원회와 총재의 간극만 확인되고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어떤 결과가 발표 나오더라도 한쪽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칫 KBO를 향해 불똥이 튈 수 있다. 정운찬 총재의 임기는 12월로 끝난다.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사안을 놓고 보면 '옥중경영' 의혹이 지금보다 더 심한 거였다. 지금은 가중 처벌의 의미인데 '팬 사찰'이라는 개념이 모호하다"라며 "내년 1월 초 신임 총재 취임 이후 결론이 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27 13:45
야구

[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키움증권은 ‘노이즈 마케팅’에 200억원 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지난 일주일간 야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팀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간판을 걸고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야구 KBO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구단은 태생부터 닮았다. 증권사는 대개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회사의 계열사로 출발한다. 독립기업인 키움증권은 처음부터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점포 없는 증권사로 시작했고, 20년간 온라인 특화 서비스로 성장했다. KBO 리그 야구단도 대부분 그렇다. 삼성, SK, 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한다.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은 엄두를 내기 힘든 사업이다. 키움증권은 대신 2019시즌을 앞두고 독립 야구기업 히어로즈와 손잡았다. 2023시즌까지 연 100억원씩 5년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야구단 네이밍권을 샀다. 키움증권은 이 계약을 통해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지명도가 높아졌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팀보다 더 좋은 성적도 냈다. 다만 지난 2년간 야구단에 투자한 200억원이 ‘키움’ 브랜드의 신뢰도도 높였는지는 미지수다. 수감 중인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과도한 보수를 받다 물러난 임원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 퇴진한 감독…. 야구단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허민(44)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일었다. 발단은 지난해 6월의 ‘야구놀이’다. 키움 2군 훈련장을 방문한 허민 의장은 훈련시간이 끝난 뒤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워놓고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됐다. 키움 구단은 일단 대외적으로 사과했다. 키움에서 뛰다가 은퇴한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그 영상 촬영자가 내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내게 그 팬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영상 제보 여부를 캐물었다”고 썼다. 키움은 이택근의 주장을 부인했다. 하지만 구단 해명과 상반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구단 임원진이 이 팬의 사진을 공유하고 대응 방법을 논의한 모바일 메신저 채팅 내용도 속속 드러났다. 거짓 해명으로 망신살까지 뻗쳤다. 마침내 현역 및 은퇴 선수들이 한목소리로 야구단 행태를 규탄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는 11, 14일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히어로즈가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키움 구단은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KBO에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은 사과도, 해명도 없이 철저히 침묵한다. 거짓말이 들통나면 대응하지 않는 게 키움 구단의 변함없는 방식이다. 구단이 운영을 잘못해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팀 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야구단에 이름까지 내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쏟아지는 비난을 ‘노이즈 마케팅’이라 생각하고 남은 300억원을 순순히 건네야 할까. 히어로즈 야구단은 키움증권이 회사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투자’하는 ‘주요 종목’이다. 그런 종목 리스크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키움증권이라면 고객은 누굴 믿어야 할까.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6 08:27
야구

키움증권은 '노이즈 마케팅'에 200억원을 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지난 일주일간 야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팀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간판을 걸고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KBO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구단은 태생부터 닮았다. 대부분 증권사가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회사의 계열사로 출발한다. 독립 기업인 키움증권은 처음부터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점포 없는 증권사로 시작했고, 20년간 온라인 특화 서비스를 통해 성장해왔다. KBO리그 야구단도 대부분 그렇다. 삼성, SK, LG, 기아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야구단을 운영한다. 시총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사업이다. 대신 지난해부터 독립 야구 기업 히어로즈와 손을 잡았다. 2023시즌까지 연 100억원을 5년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야구단 네이밍 권리를 샀다. 키움증권은 아마도 이 계약을 통해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의 이름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훨씬 유명해졌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팀보다 더 좋은 성적도 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야구단에 투자한 200억원이 '키움'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였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구속 수감 중인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과도한 보수를 받다 조용히 사라진 임원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 퇴진한 감독…. 구단은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여기에 이젠 허민(44)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불거졌다. 발단은 지난해 6월 벌어진 '야구놀이' 사건이다. 키움 2군 훈련장을 방문한 허 의장은 훈련을 끝낸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우고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되자, 키움 구단은 일단 대외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키움에서 오래 뛰다 은퇴한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 문서를 통해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영상 촬영자가 내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내게 그 팬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영상 제보 여부를 캐물었다"고 고발했다. 키움은 9일 즉각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 이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구단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커졌다. 이튿날에는 구단 임원진이 이 팬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대응 방법을 논의한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 내용도 세간에 알려졌다. 거짓 해명으로 망신까지 산, 최악의 대처였다. 현역 선수들과 은퇴 선수들이 입을 모아 야구단을 규탄하고 나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한은회)는 11일과 14일 각각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키움 구단이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 KBO에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키움 구단은 이 모든 일과 관련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사과도, 해명도 없다. 거짓말을 들키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게 키움 구단의 전통이자 특징이다. 구단이 팀을 잘못 운영해도 철퇴를 내릴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팀 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히어로즈 구단은 키움증권이 거액을 투자하는 '주요 종목'이다. 그런데도 리스크 관리에 매번 실패하고 있다. 유일한 자랑이던 성적조차 점점 하락세다. 야구단의 메인 스폰서인 키움증권은 이제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바닥에 떨어진 야구단의 신용등급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봐야 할까. 앞으로도 계속될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약속된 300억원을 말없이 건네야 할까. 메인 스폰서로서 잃어버린 권리와 책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5 17:36
야구

[IS 포커스] 계속되는 구단의 잡음, 이번에도 '키움'이다

또 키움이다. 키움 구단과 올 시즌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이택근(40)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택근이 KBO에 '키움 구단을 징계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한 게 9일 알려진 것이다. 구단과 선수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자 야구계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장면"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 10월 초 이택근으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았다(본지 10월 13일 단독 보도). 이어 9일에는 이택근이 KBO에 품위손상 징계요청서를 제출했다는 내용까지 전해졌다(본지 12월 10일 단독 보도). 이택근은 지난해 6월 불거진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2군 캐치볼 영상이 외부로 유출되자, 자신을 통해 영상을 촬영한 팬을 구단이 사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허민 의장과 김치현 단장을 비롯한 구단 고위 관계자를 처벌해달라고 KBO에 요청했다. 반면 키움 구단은 "사찰이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두 달 동안 구단과 선수가 내용증명을 주고받고, 선수가 구단을 처벌해달라고 주장하는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양쪽 모두 법적 다툼을 예고한 상황이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올 시즌에도 키움을 둘러싼 사건이 내내 끊이지 않았다. 먼저 지난 10월 7일 손혁 감독이 사퇴했다. 손 감독은 2019년 11월 계약 기간 2년을 보장받고 사령탑에 올랐다. 계약 첫 시즌인 올해 팀을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계약 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구단은 손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그 관계자 대부분이 납득하지 못했다. 당시 키움은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다. 당시 야구 원로 모임인 윤동균 일구회 회장은 "(손 감독이) 잘하고 있던 거 아닌가. 성적을 이유로 물러났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손혁 감독은 KBO리그 역사상 중도 사퇴한 감독 중 세 번째로 높은 승률(73승 1무 58패·승률 0.557)을 기록하고 짐을 쌌다. 후임 인사는 더 파격적이었다. 1985년생 김창현 퀄리티 컨트롤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시즌을 마쳤다. 김창현 코치는 대학교까지 야구 선수로 뛰었지만, 프로 선수 경험이 없다. 파트별 코치 이력도 없는 인물이다. 감독의 자격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키움이니까 가능한 선택"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 "프런트가 전권을 쥐는 야구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키움은 지난달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후 한 달 넘도록 감독 자리가 공석이다. 감독 인선에 들어갔던 SK(김원형)와 LG(류지현)가 빠르게 관련 작업을 마쳤고, 최하위 한화는 창단 첫 외국인(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까지 데려왔다. 모두 내년 시즌 준비에 여념 없는데 키움만 제자리걸음 중이다. 키움은 그나마 지난달 26일 하송 대표이사가 사퇴한 뒤 감독 선임 작업이 올 스톱됐다. 구단은 새 대표이사가 오기 전까지 감독을 선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대표이사 선출 과정을 고려했을 때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꼬박 두 달을 보내게 된다. 시즌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키움을 둘러싼 논란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장정석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에도 관련 내용에 대한 진실게임이 펼쳐졌다. 올 시즌에도 비슷하다. 잡음을 계속 만들어지면서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계속 나오고 있다. KBO는 키움과 이택근을 둘러싼 내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의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11 07:00
야구

[단독] 임은주 전 부사장, 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 승소…구단은 행정소송 고려

임은주 전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졌다. 키움 구단은 상급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임은주 전 부사장과 키움 구단은 부당직무정지 사안을 두고 힘겨루기를 진행 중이다. 임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2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직무정지 구제신청을 했다. 노동위원회는 노·사·공익 3자로 구성된 준사법적 성격을 지닌 합의체 행정기관으로 노동관계에서 발생하는 노사 간의 이익 및 권리분쟁을 조정·판정한다. 임 전 부사장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 31일 구단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옥중경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박준상 전 대표이사가 구단 감사위원회 감사 과정에서 사임했고, 구단 자문변호사 역할을 한 임상수 변호사는 법률자문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구단은 임 전 부사장도 옥중경영에 참여했다는 제보를 받고 곧바로 직무를 정지시켰다. 임 전 부사장은 약 3개월 뒤인 1월 말 계약이 만료돼 팀을 떠났는데 이 과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관련 내용 심사가 진행됐고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임은주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키움 구단은 관련 결과를 서면으로 통보받은 상태다. 이번 부당직무정지 구제 신청은 크게 3가지 부분에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①임 전 부사장을 임원이 아닌 근로자로 볼 수 있느냐 ②직무정지가 합당한 징계인가 ③징계의 정당성 여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직무정지가 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결과라며 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한 관계자는 "구단이 징계위원회를 열어 별도의 소명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 부분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결과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양 측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시도한 조정 및 화해 절차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이 사안은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칠 가능성이 크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결과는 나왔지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사안을 다퉈볼 생각이다. 만약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행정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키움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임 전 부사장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5.06 06:00
야구

키움 구단 옥중경영 경징계, KBO 결론에 집단 반발 예고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을 조사한 KBO에 대한 집단 반발이 예고돼 파문이 일고 있다. 법무법인 한별 측은 18일 오후 '최근에 있었던 히어로즈 구단에 대한 KBO의 옥중경영 등의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한 심각한 문제가 있어 이를 기자회견(19일 오전 10시·서울 프레스센터)을 통해 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미 문화체육관광부에 감사청구를 제출해 징계를 올바르게 했는지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상황이다. KBO는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초 변호사, 회계사, 전직 경찰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경영 비리로 구속 수감된 이 전 대표는 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2018년 11월 16일 이후 꾸준히 옥중경영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조사위원회는 무려 4개월 동안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구단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확인 절차를 밟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사 강제권이 없는 조사위원회의 한계가 명확했다. 지난 5월 KBO 상벌위원회는 '이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으나, 구단 제출 자료의 임의성 및 당사자(이 전 대표)의 면담 불가 등에 따른 한계가 있어 구체적인 위반 사실의 일시, 장소 등을 특정하기 어려웠다'며 구단에 제재금 2000만원, 옥중경영 연루 의혹을 받은 직원들에 대해선 엄중경고했다. '의심은 가지만 혐의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가 그들이 내린 최종 결론이었다. 법무법인 한별의 안병한 변호사는 "기자회견은 KBO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거다. 이장석 씨를 제외한 나머지 히어로즈 주주들이 주체고 임직원도 포함돼 있다"며 "일방적인 비난이 아니라 KBO가 히어로즈 구단에 이미 깊이 관여하고 있고 규약에 따라 엄격할 때는 엄청 엄격하지만 이번에는 사건을 무마하는 방향으로 끝냈는지 문제를 제기할 거다"고 강조했다. 이어 "(옥중경영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나 증언이 충분하다고 확인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고 한계가 있다며 마무리 지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랑 KBO 고위 관계자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행동을 했다는 정황도 확인했다. 근거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3.18 16:55
야구

[키움②] KBO가 내놓은 투명 경영 관리인, 실효성은 의문

투명 경영 관리인 제도가 옥중경영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일까. KBO가 지난 5일 발표한 상벌위원회 결과 중 핵심은 투명 경영 관리인 파견이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을 차단하기 위해 '감시자' 역할을 하는 관리인을 보내 구단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 하겠다는 의미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경영 관리인은 구단에 상주할 거다. 구단이 안정화 됐다고 생각될 때까지 당분간은 그렇게 할 생각이다. 조만간 (누가 그 역할을 하게 될지) 발표하겠다"고 했다. 관건은 실효성이다. A 구단 관계자는 "결재 라인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구단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 제도가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투명 경영 관리인은 결재 라인에 포함될 수 없다. 자칫 경영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3자 입장에서 동향만 체크한다면 그 역할이 갖는 한계는 너무 뚜렷하다. 빈손으로 끝난 특별 조사위원회처럼 강제권이 없어 사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류대환 사무총장은 "아무래도 상주하면 조심하지 않겠나. 그런 효과를 생각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키움은 이미 '감시자'로 허민 이사회의장을 영입했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구단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2018년 12월 허민원더홀딩스 대표이사를 이사회의장으로 데려와 앉혔다. KBO로부터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 제출을 요구 받은 뒤 내놓은 자구책이었다. 그러나 이후 키움은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이 불거지는 등 홍역을 앓았다. 영입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KBO에서 투명 경영 관리인까지 파견할 경우 '감시자'만 또 한명 늘어나는 셈이다. 키움은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 강태화 홍보·마케팅 상무는 "KBO에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구단이 받은 공문 내용은 보도자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투명 경영 관리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단에 오는 건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관련기사 빈손으로 끝난 특별 조사위, 공염불 된 옥중경영 의혹 해소 KBO가 내놓은 투명 경영 관리인, 실효성은 의문 2020.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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