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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팀 데뷔골 기쁨, 도쿄올림픽까지

“소집부터 두 번의 경기까지, 눈 깜짝할 새 지나갔어요. 다 마치고 보니 이제야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게 실감 나네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공격수 송민규(포항)를 13일 서울 청담동 한 실내축구장에서 만났다. 올림픽팀은 대표팀(A팀)과 두 차례(9·12일) 평가전을 치렀다. 송민규는 “모든 게 처음이라 많이 배웠다. 자신감도 채웠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송민규는 프로 3년차인 올 시즌 K리그1에서 10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한교원(전북)과 함께 국내선수 득점 선두다.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못한 그는 올 시즌 활약으로 김학범(60) 올림픽팀 감독 눈에 들었다. 올림픽팀에서 경험한 모든 게 신세계였다. 그래도 태극마크 데뷔전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9일 첫 평가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세 명을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거미손’ 조현우(울산)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말 그대로 ‘혜성 같이’ 등장했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와 등번호(7번)와 포지션(왼쪽 측면 공격수)까지 손흥민(토트넘)과 같아 ‘제2의 손흥민’ 소리도 들었다. 송민규는 “경기 중 거의 긴장하지 않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서니 떨렸다. 골은 생각도 못 했다. 감독님 주문대로 열심히만 뛰자는 생각이었다. 골이 터져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게 아쉽다. 감독님이 불러 ‘처음이라 그렇다.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격려해줘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을 닮았다는 평가에는 “영광스럽고 과한 칭찬이다. 부담되지만 그걸 이겨내야 더 좋은 선수가 된다”고 말했다. 송민규는 딱 하루 휴식한 뒤 14일 소속팀에 복귀한다. 포항은 3경기나 남기고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는 영 플레이어상(신인상) 수상 후보 0순위다. 많은 걸 이뤘지만, 아직 한 가지 목표가 더 남았다. 바로 ‘동해안 더비’(포항과 울산 라이벌전)에서 골과 승리를 거머쥐는 거다. 포항은 올 시즌 울산에 세 차례 졌다. 18일이 마지막 맞대결이다. 예감이 좋다. 올림픽팀 데뷔골 때문이다. 그가 골을 가로챘던 대표팀 중앙수비수 원두재도, 그가 제쳤던 대표팀 미드필더 윤빛가람도, 대표팀 골키퍼 조현우도 모두 울산 주축 선수다. 그는 “조현우 선배를 상대로 골을 넣지 못했는데, 이번에 징크스를 깼다. 울산전에서 올림픽팀 득점 장면을 재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목표도 정했다. 도쿄올림픽 출전이다. 송민규는 “대표팀 유니폼을 한 번 입고보니 벗기 싫다. 소속팀에서 잘 해야 태극마크를 달 기회가 다시 온다. K리그든 대표팀이든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10.1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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