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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주간 MVP] SSG 박지환 "신인왕 욕심 없다면 거짓말, 일단 택연이 공 치고 싶어"

프로야구에 모처럼 '대형 신인 타자'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박지환(19·SSG 랜더스)이다.박지환은 지난주 KBO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11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튿날 경기에선 4타수 4안타를 때려내 7연타석 안타로 1999년 이진영(당시 쌍방울 레이더스)이 달성한 고졸 신인 연타석 안타 기록(종전 6연타석)을 25년 만에 갈아치웠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박지환을 6월 첫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박지환은 될성부른 떡잎이다. 세광고를 졸업한 그는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앞서 호명된 9명의 선수가 모두 투수라는 걸 고려하면 사실상 '야수 전체 1순위'였다. SSG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1라운드(과거 1차 지명)에서 야수를 뽑은 건 2005년 최정 이후 처음. 벅지환은 고졸 야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할 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하지만 그는 5월 말 사구에 손등을 맞고 골절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예상보다 빠른 지난 8일, 1군에 복귀한 박지환은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성격이 활기차다. 팬분들에게 많이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 첫 주간 MVP로 선정됐는데."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주간 MVP에 뽑혀 기분 좋다. 일주일 동안 감이 좋았는데 상까지 받게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발 투수들(제임스 네일·문동주 등)을 상대한 주간에 MVP로 뽑혀 더 기쁜 거 같다."-이렇게 타격감이 좋았던 일주일이 있었나."없었다. 일주일 동안 계속 야구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웃음)."-타격 비결이 있다면."이미지 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 다치기 전에는 토탭(toe-tap, 앞발을 지면에 가볍게 튕기면서 하는 스윙) 동작할 때 중심이 뒤로 많이 밀렸다. 이젠 발목을 살짝 돌리면서 밀리지 않고 버틴다. 그렇게 하니 (힘이) 공에 잘 전달되는 거 같다."-부상 공백기 때 변화를 준 건가."혼자서 타격 영상을 많이 돌려봤다. 이 부분만 수정했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어서 바꿨다. 부상에서 회복해 1군에 다시 올라갔을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첫 타석 안타를 치고 긴장이 풀렸다."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나."요즘에는 핸드폰 알림이 안 울릴 때가 없다. 그 정도로 주변에서 많이 축하해주신다. 지인이나 친구는 물론이고 나를 가르쳐주신 감독님이나 코치님들도 연락 많이 주시는 걸로 실감하고 있다."-신인왕 레이스에도 뛰어들었는데."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끝까지 노력해보겠다. 야수 쪽에선 내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나아가고 싶다. 일단은 (두산 신인 투수) 김택연의 공을 치고 싶다. 택연이 걸 쳐야 (신인왕 자격을) 증명하는 거 아닐까."-'최정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은 어떤가."처음엔 살짝 부담됐는데 경기를 뛰다 보니까 이젠 즐기는 거 같다. 주 포지션이 유격수지만 2루수로 확실히 적응했다. 수비 포지션에 대한 부담은 원래 크지 않아서 괜찮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더 높은데."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내가 연결하거나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마음가짐을 다르게 먹고 들어가긴 한다. 그래서 차이가 나는 거 같다."-신인 박지환의 목표는 어떤가."개인적인 목표는 '고졸 신인 100안타'이다. 최대한 이 기록을 노려볼 거다. 그다음은 신인왕이다.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열심히 해서 경쟁할 생각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20 05:30
메이저리그

'김하성 결장' SD, 믿었던 '0점대' 수호신마저 무너졌다...9회 역전 '5연패'

김하성(29)이 올해 두 번쨰로 결장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믿었던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수아레즈(33)가 무너지면서 5연패 늪에 빠졌다.김하성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벤치에 머물렀다. 김하성이 휴식을 취한 건 지난 5월 2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다.체력 부담을 의식한 걸로 보인다. 샌디에이고는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13연전을 치르고서야 하루를 쉬었다. 그후에도 4연전이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수비수 중 포수와 함께 체력 부담이 가장 큰 유격수라는 점을 고려해 휴식을 부여받은 걸로 보인다.김하성이 빠진 상태에서 샌디에이고는 연패를 끊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샌디에이고는 지난 14일 뉴욕 메츠전부터 이어지던 4연패에 빠져 있었다. 이날도 만만치 않았다. 내셔널리그 전체 1위를 내달리던 필라델피아는 선발 애런 놀라가 5회 1사까지 샌디에이고 타선에게 퍼펙트를 기록하며 압도했다. 그사이 선취점을 내줬다. 샌디에이고는 선발 마이클 킹이 4회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2루타를 맞은 후 브랜든 마쉬에게 중전 적시타로 1점을 허용했다.역전엔 성공했다. 샌디에이고는 6회 초 무사 1루에서 루이스 캄푸사노의 투런 홈런으로 철벽이던 놀라를 무너뜨리고 역전을 이뤘다. 이어 타일러 웨이드의 안타와 진루, 주릭슨 프로파의 적시타로 추가점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불펜진이 두 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8회 왼손 필승조 완디 페랄타가 등판했으나 카일 슈와버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상대적으로 불펜이 불안한 샌디에이고였지만, 믿는 구석도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8경기 평균자책점 0.61을 기록하던 리그 최고 마무리 수아레즈가 있었기 때문이다. 홈런을 맞은 샌디에이고 벤치는 한 점 리드의 8회 2사 때 수아레즈를 올리며 승부수를 던졌고, 수아레즈는 8회를 막으며 믿음에 보답했다.호투는 길게 가지 않았다. 수아레즈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단 한 타자도 막지 못하고 무너졌다. 필라델피아는 선두 타자 브라이스 하퍼를 시작으로 알렉 봄, 브라이슨 스탓까지 3연속 안타로 기어이 동점을 이뤄냈다.기세를 탄 필라델피아는 결국 수아레즈를 무너뜨렸다. 앞서 선취점을 만들고 끝내기 기회까지 얻은 카스테야노스는 타석에서 수아레즈의 초구 160㎞/h 직구가 다소 몰려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밀어서 띄워냈다. 코스가 절묘했다. 타구는 우익선상 코스로 날아가 우익수 바로 앞에서 떨어졌고, 결승 주자를 불러들이는 역전 끝내기 2루타로 경기를 매조지었다.샌디에이고로서는 뼈 아픈 5연패다. 이날 패배로 샌디에이고는 37승 40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까지 떨어졌다. 지구 1위 LA 다저스가 굳건한 가운데 5할 이상 승률로 와일드카드를 노려야 하는 시점에서 연패를 타 타격이 커졌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9 11:26
프로야구

오타니 에이전트와 손 맞잡은 김혜성 주장 내려놓는다···송성문 새 주장 선임 [IS 잠실]

올 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선언을 본격화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주장 완장을 내려놓는다. 키움 구단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금일부터 주장이 김혜성에서 송성문으로 바뀐다"고 밝혔다. 선수단은 이날 잠실구장에 도착하자마자 3루측 더그아웃 앞에 모여 미팅을 갖고, 새 주장 송성문에게 박수를 보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주장을 맡은 김혜성은 올 시즌 키움의 주장으로 선임됐다. 2021년 임시 주장을 맡은 적 있지만 키움에서의 정식 주장 선임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혜성은 지난해 12월 MLB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 3일에는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글로벌 에이전시 CAA 스포츠와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CAA 스포츠는 지난해 12월, MLB 대표 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LA 다저스의 7억 달러(9642억원) 빅딜을 성사시킨 네즈 발레로가 이끄는 에이전시다. 내야수 김혜성은 올 시즌 50경기에서 타율 0.309 8홈런 31타점을 기록, 커리어하이 시즌에 도전하고 있다. 홈런은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돌파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혜성이 올 시즌 종료 후 (미국 진출에 도전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는 만큼 좀 더 경기에 집중하도록 배려 차원에 내려진 결정이다. 감독님께서 송성문에게 주장직을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6.04 17:42
프로야구

김광현까지 무너뜨린 구본혁 "올해는 잘 풀리는 해, 자신감 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을 선발 라인업에 올리지 않았다. 염 감독은 "오지환이 SSG 선발 투수 김광현에게 약한 편이다. 이참에 휴식을 줄 것"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오지환 대신 선발 유격수로 나선 선수는 구본혁(25)이었다. 그는 전날까지 출전한 46경기에서 타율 0.324를 기록하며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했다. 구본혁은 통산 161승을 거둔 리그 대표 투수 김광현을 무너뜨렸다. LG가 3-0으로 앞선 3회 초 1사 1·2루에서 3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을 쳤다. 경기 초반 점수 차를 6-0으로 벌린 LG는 7-5로 승리, 리그 단독 2위까지 올라섰다. 구본혁은 5월 LG가 치른 22경기 중 18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염경엽 감독은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일 때 그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줬다. 기존 주전 내야수들과 상대 투수의 전적도 고려했다. 오지환(유격수) 신민재(2루수) 문보경(3루수)이 견고하게 지키고 있던 LG 주전 내야진은 구본혁이 등장하며 다시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2019년 2차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LG 지명을 받은 구본혁은 2021시즌까지 출전한 305경기에서 타율 0.163에 그쳤다. 수비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타격 능력이 부족했다.하지만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며 뛴 퓨처스리그 2시즌(2022~2023) 동안 타격 능력을 키웠고, 소속팀 복귀 첫 시즌부터 잠재력을 터뜨렸다. 특히 클러치 능력이 돋보인다. 구본혁은 4월 4일 출전한 잠실 NC 다이노스전 연장 11회 말 끝내기 안타, 이틀 뒤인 6일 KT 위즈전 9회 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쳤다. 28일 기준으로 결승타만 6개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0.472다. 28일 SSG전이 끝난 뒤 만난 구본혁은 "타석에서 안타를 치면 '내가 해놓은 게 있다'라는 안도감 덕분에 수비도 더 편안한 마음으로 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올 시즌 좋은 타격감에 대해서는 "초반부터 잘 풀리다 보니 선배들도 '올해는 (구)본혁이가 잘 되는 해'라고 힘을 불어넣어 준다. 나도 '못 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보다는 '올해는 다 잘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스윙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교체 출전이 당연했던 시절, 구본혁은 선발 라인업을 의식하지 않았다. 이제는 설렘으로 기다린다. 구본혁은 "솔직히 왼손 선발 투수가 나오는 날엔 보통 오후 2시에 나오는 선발 라인업을 기다리게 된다. 내 이름이 자주 있으니까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수비는 어떤 포지션이든 자신 있다. 야구 전문가들이 리그 정상급이라고 평가할 만큼 구본혁의 기본기는 탄탄하다. 그는 "어떤 포지션을 선호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정말 솔직히 다 좋다"라고 했다. 이어 "2루수는 (1루까지 거리가 짧아) 공을 강하게 던지지 않아도 되고, 유격수는 학창 시절부터 계속 맡았던 자리다. 3루수는 타구를 처리한 뒤 강한 송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멋있어 보여서 좋은 것 같다. 내 어깨가 약한 줄 아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결코 아니다"라며 다시 한번 웃었다. 유쾌한 기운으로 무장한 구본혁이 '디펜딩 챔피언' LG 내야 경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29 11:44
프로야구

[IS 피플] 홈런왕 대체한 '4번 타자'여도...고개 저은 문상철 "난 주전이 아니다"

홈런왕이 떠났지만, KT 위즈는 4번 타자 걱정이 없다. 그런데 정작 문상철(33)은 "난 주전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문상철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4안타 5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팀이 12-3으로 대승을 거두게 하는 일등공신이었다.5타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이기도 했다. 앞서 2021년 5월 9일 수원 NC 다이노스전, 2023년 5월 10일 수원 NC전, 2023년 10월 7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만든 4타점 경기 기록을 경신했다.팀 4연승을 이루는 중요한 승리였다. 최근 상승세를 탔던 두산이라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우려를 표시했으나 문상철의 방망이는 그 기세를 꺾을 만큼 강했다. 시즌 초 최하위였던 팀 순위는 현재 7위. 잠시 정체기인 것 같아도 6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단 1경기다. 5연패에 빠진 5위 NC 다이노스도 3경기 차로 충분히 사정권에 있다.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문상철은 "원정 6연전 첫 경기부터 투수진의 큰 출혈 없이 승리할 수 있게 됐다. 그 점이 가장 좋다"며 타점 기록이 아닌 팀에 보탬이 된 데 기뻐했다. 문상철은 이날 6이닝 1실점 7탈삼진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된 윌리엄 쿠에바스에 대해서도 "그동안 너무 잘 던져주고 있었는데도 승운이 잘 안 따랐다. 동료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다. 쿠에바스도 계속 승수를 쌓으면 되지 않을까. 오늘 승리로 미안함을 조금은 덜었다"고 전했다. 문상철은 '스타'와는 거리가 멀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후 KT에 입단해 대형 유망주로 기대 받았으나 꽃피우지 못했다. 2017년 상무 입대 후에는 퓨처스(2군)리그를 평정해 화려한 복귀를 꿈꿨으나 이번에도 1군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그러던 중 지난해 드디어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생애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112경기) 출전한 문상철은 타율 0.260 9홈런으로 KT 타선에 큰 힘을 보탰다. 한국시리즈에서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리는 등 존재감도 확실히 남겼다.그리고 올해 드디어 한 계단을 더 올랐다. 이번에도 백업으로 출발했으나 빼어난 성적을 이어간 끝에 주전 1루수, 그리고 4번 타자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28일 기준 문상철은 타율 0.322 9홈런 26타점 23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출루율이 0.413, 장타율도 0.531에 달한다.문상철은 묵묵히 활약했지만 본의 아니게 주목을 끌었다. 그가 성장하면서 4번 타자 자리와 주전 1루수 자리를 내놓게 된 박병호가 있어서다. 통산 383홈런을 쳤던 박병호는 팀에 방출을 요청했고, 결국 28일 경기 종료 후 삼성 라이온즈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문상철은 "(박)병호 형에겐 따로 연락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초심을 잊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했다. 박병호의 상대 급부로 KT에 오는 이도 문상철과 같은 1루수인 오재일이다. 커리어는 오재일이 문상철에 앞서지만, 올 시즌 성적은 문상철이 우위다.그래도 문상철은 "사실 지금도 내가 주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경기만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한 번도 주전이었던 적이 없다. (오재일 선배가 왔다고) '아 또 경쟁해야 하나'라는 마음은 전혀 없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돌아봤을 때 '그때 내가 주전이었지' 정도로만 떠올릴 것 같다"고 답했다. 문상철은 최근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다. 24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후 방송 인터뷰에서 중계진에게 "늦게 꽃피웠다. (과거 문상철처럼) 퓨처스팀에서 버티며 1군을 꿈꾸는 서른 살의 타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질문을 들었다.문상철은 그에 대해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내가 1군에서 이렇게 야구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선수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어느 날 올지 모르는 그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했으면 한다"고 답했다.문상철에게 이에 대해 다시 묻자 "사실 지금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됐을 때 그런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다. 아직 그런 말을 할 시기는 아닌데 먼저 물어주셨다"고 조금 부끄럽다는 듯 말했다. 그는 "프로 유니폼을 입었으면 다 똑같은 선수다. 그러새 누구나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한 명씩 유니폼을 벗을 때마다 안타까웠다. 나도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다른 팀 선수라도 2군에 오래 머물던 선수가 1군에 올라와 경기하는 걸 보면 뿌듯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고 설명했다.결국 기회는 오고, 기회를 잡으면 더 큰 꽃을 피우는 법이다. 문상철은 타격감에 대해서도 결국 기회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게 가장 크다. 10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이 한 번도 없었는데 지난 시즌 경험을 많이 쌓았다"며 "타석 수도 늘었고 여러 상황도 마주하다 보니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경험이 같이 생겼다. 그래서 타석에서 한결 수월해졌다"고 전했다.지난해에도 최하위에서 2위까지 비상한 KT는 올해도 최하위를 넘어 5위 이내가 가시권이다. 당시 백업 1루수였던 문상철이 이제는 팀의 4번 타자로 중심에 섰다. 문상철은 "지금 우리는 완전체가 아니다. 그럼에도 잘 버티고 있다"며 "빠졌던 선발 투수들이 돌아오기 시작하면 더 올라갈 수 있다. 선수들 모두 그걸 알고 있다. 순위가 처져 있을 때도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고 말했다.문상철은 홈런왕, 타점왕 같은 화려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생존을 꿈꾼다. 문상철은 "부상 없이 시즌 끝날 때까지다. 1군에서 계속 팀과 함께 경기하는 게 내 유일한 목표"라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9 11:24
메이저리그

마이너 정복...빅리그 복귀전에선 '결정적 적시타' 배지환, 빠른 발도 여전했다

2년 차 활약을 약속했으나 부상으로 출발과 콜업이 더뎠던 배지환(25·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빅리그로 돌아왔다. 그동안의 갈증을 증명하듯 타격과 수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배지환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1도루로 그라운드를 누볐다.말 그대로 올해 첫 경기였다. 2022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한 배지환은 지난해 처음으로 개막 로스터에 들었으나 시즌 중 부상을 당하며 111경기에 출전하고 첫 풀시즌을 마감했다. 타율 0.231 2홈런 24도루 32타점 54득점으로 빠른 발은 증명했으나 선수 스스로 아쉬움을 남긴 시즌이었다.겨울 동안 재활과 시즌 준비에 전념한 배지환은 남다른 2년 차 시즌을 다짐하며 비행기에 올랐지만, 캠프가 끝나기도 전에 고관절 부상을 입으며 빅리그행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후 회복은 마쳤지만, 이번엔 팀이 그의 콜업을 미뤘다.문제는 마이너리그에서 배지환이 더 연마할 게 없었단 점이다. 트리플A로 출전한 배지환은 타율 0.367 4홈런 7도루 15타점 23득점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030으로 사실상 리그를 '정복'했다. 결국 콜업을 미루던 구단도 그를 빅리그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데릭 셸튼 피츠버그 감독은 그를 콜업한 후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스프링캠프에서 우리가 배지환에게 얘기했던 건 몸을 만들고 힘을 기르면서 기술적으로도 준비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는 시범경기에서 많이 뛰지 못해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트리플A로 내려보낸 것이다. 그는 인터내셔널리그 타격 1위에 올랐다. 그가 빅리그 콜업 기회를 잡을 가치가 있다는 걸 (성적으로) 증명했다"고 설명했다.배지환은 첫 경기부터 자신의 성장을 증명했다. 첫 타석 내야 땅볼로 그친 그는 5회 두 번째 타석 때는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했다. 지난해 1루 도달 시간 4.05초(MLB 전체 1위)를 기록하던 준족은 이날도 빛났다. 출루한 그는 곧바로 2루를 훔치며 시즌 첫 도루에 성공했다. 득점까지 확실했다. 앤드류 맥커친의 안타로 3루를 밟은 그는 브라이언 레이놀즈의 내야 땅볼 때 빠르게 홈으로 쇄도해 2-4로 추격하는 득점을 신고했다.발 다음은 방망이였다. 올해 첫 안타가 좀처럼 나오지 않던 배지환은 7회 삼진 후 9회 마지막 타석에야 안타를 때렸다. 대신 갖아 중요한 때 나온 적시타였다. 2-6까지 끌려가던 피츠버그는 9회 당시 1사 후 잭 스윈스키의 볼넷과 야스마니 그랜달의 2루타, 재러드 트리올로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샌프란시스코가 불을 끄기 위해 '광속구 마무리' 카밀로 도발을 올렸으나 소용 없었다. 배지환은 도발을 상대로 우익수 앞 적시타를 뽑아내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배지환의 타점은 시작일 뿐이었다. 피츠버그는 상대 유격수 실책과 레이놀즈의 내야 땅볼로 5-6 한 점 차까지 추격했고, 배지환의 '절친' 오닐 크루즈의 2루타로 기어이 6-6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까지 이어진 승부에서도 피츠버그는 10회 말 닉 곤잘레스의 끝내기 안타로 7-6 짜릿한 역전승을 수확했다.오랜 기다림 끝에 실력을 보여준 만큼 빅리그에서 순항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셸튼 감독의 말처럼 그가 파워를 기르고 돌아온 거라면 지난해 겪은 체력 문제도 올해는 극복할 거로 기대할 수 있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선수층이 얇은 피츠버그엔 꼭 필요한 재능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2 11:22
프로야구

‘회장님 오신 날’ 두산, 홈런 4방으로 롯데 제압…키움은 홈 13연패(종합)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홈런 4방을 앞세워 박정원 구단주 앞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통산 100승 사령탑이 됐다. 같은 날 키움 히어로즈는 홈 13연패라는 늪에 빠졌다. 이 밖에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가 상대를 제압했다.두산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8-3으로 제압했다. 두산은 ‘홈런’으로 승기를 다잡았다. 5번 타자 양석환이 1회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정수빈(1점 홈런)과 김기연(1점 홈런)이 배턴을 넘겨받았다. 양석환은 5회에도 2점 홈런을 추가해 2홈런 5타점 경기를 완성했다.두산 선발 투수 곽빈은 5.1이닝 7피안타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고, 김택연·최지강·이영하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곽빈은 시즌 4승(4패) 평균자책점(ERA) 3.92.롯데 선발 투수 나균안은 4.1이닝 9피안타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무려 3피홈런을 허용한 것이 치명타였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 승리로 통산 100승째를 올렸다. 지난해 두산의 사령탑이 된 이승엽 감독은 74승을 올렸고, 올해 26승째를 추가했다. 감독 부임 후 192경기 만에 100승 고지를 점령했다. 한편 같은 날 키움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SSG는 3회 고명준의 적시타에 이어, 6회 최정의 1타점 2루타와 한유섬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키움을 제압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워밍업 중 옆구리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으나, 대체 선발 이기순이 3과 3분의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키움은 최근 2연패, 특히 홈에서만 13연패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KBO리그 역대 홈경기 최다 연패는 1987년 청보 핀토스의 14연패다.한편 LG는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를 7-6으로 제압하며 2연승을 질주했다. 타석에선 김범석이 첫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고, 마운드에선 선발 최원태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김진성은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극적인 승리를 지켰다.KIA 역시 창원 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를 7-2로 제압하며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최형우가 2타점 3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4회 박찬호의 2루 방면 타구가 2루심을 맞고 굴절돼 행운의 안타가 됐다. 선발 투수 황동하가 5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승리에 성공했다. NC 선발 이재학은 4이닝 5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가장 마지막으로 삼성은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한화 이글스를 9-8로 제압했다. 삼성은 7회까지 7-5로 앞서다 8회 노시환의 1타점 적시타, 김강민의 2타점 중전 안타로 순식간에 승부가 뒤집혔다. 하지만 8회 오재일의 대타 동점 홈런, 9회 맥키넌의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재역전승에 성공했다.김우중 기자 2024.05.1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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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 타율 0.091 LG 문보경 선발 제외, 구본혁 선발 3루수···박해민 벤치 대기

LG 트윈스 구본혁이 문보경을 대신해 이번 시즌 두 번째 3루수로 선발 출장한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전에 홍창기(중견수)-문성주(우익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지명타자)-김범석(1루수)-구본혁(3루수)-박동원(포수)-오지환(유격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091(33타수 3안타)로 부진한 문보경이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감독은 "(전 경기에 나선) 문보경에게 휴식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은 올해 39경기에서 타율 0.266 4홈런 22타점을 기록 중이나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등 중심 타선에서 부진했다. 문보경을 대신해 구본혁이 3루수로 나선다. 주포지션인 유격수인 구본혁이 올 시즌 3루수로 나서는 건 4월 2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이후 두 번째다. 구본혁은 전날(8일) 경기에는 선발 2루수로 나선 바 있다. 구본혁은 올 시즌 타율 0.316, 결승타 4개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전날 선발 명단에서 빠진 신민재가 2루수로 돌아왔다. 외야수 박해민은 이틀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홍창기가 중견수를 맡고 김현수와 문성주가 좌우 코너를 맡는다. 염경엽 감독은 "박해민이 허벅지에 타이트한 느낌이 있어 휴식한다. 수비는 지장이 없다고 해 교체로 투입 가능하다"고 말했다. LG 선발 투수는 임찬규다. 직전 경기였던 NC 다이노스전에서 불펜의 방화로 승리 요건이 날아갔던 임찬규는 올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8경기에서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하고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5.0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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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홈 송구 안했나...롯데 김민석, 값진 경험 쌓은 17일 LG전 패전

롯데 자이언츠 기대주 김민석(19)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2년 차 징크스 극복이 절실하다. 김민석은 10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복귀,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건재한 기량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출전한 6경기 25타석에서 기록한 안타는 3개뿐이다. 2번과 1번으로 오가다, 9번 타자까지 떨어졌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민석은 고교 동문이자 선배 이정후의 후광을 받으며 그의 후계자로도 꼽혔다. 데뷔 시즌부터 세 자릿수 안타(102개)를 치며 잠재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사직 아이돌'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주춤했다. 재활 치료에 매진하느라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부상 여파일까. 롯데가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큰 기대를 받으며 1군에 복귀했지만, 좀처럼 반등 발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21년 만에 8연패를 당한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김민석에게 쓰라린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주자를 두고 나선 타석에선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고, 끝내기 득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1회 초 첫 타석에서는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초구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지켜보고, 2구 커브는 파울을 쳤지만, 다시 구사한 커브에 배트를 헛돌렸다. 2회는 주자 2명을 두고 나서 희생번트를 성공했다. 하지만 무사 1루에서 나선 4회는 임찬규의 체인지업에 히팅 포인트를 맞추지 못하고 1루 땅볼에 그치며 선행 주자를 2루에 보내지 못했다. 롯데가 3-5, 2점 지고 있던 8회 1사 1·3루에선 막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을 상대로 다시 3구 삼진을 당했다. 초구 포크볼에 헛스윙, 2구 직구는 지켜보고, 3구 포크볼에 다시 헛스윙했다. 롯데는 3-5, 2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맞이한 9회 공격에서 2득점하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9회 말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볼질을 하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김원중은 이 상황에서 대타 안익훈을 상대했고, 내야 가까운 위치로 낙구하는 뜬공을 유도했다. 일단 아웃카운트 1개는 잡을 것올 보였다. 3루 주자가 태그업 뒤 쇄도하기엔 홈과 포구 위치가 가까워 보였다. 중견수로 나서 가운데 외야에서 정상 수비를 하고 있던 김민석은 다소 빗맞은 이 타구를 잡기 위해 쇄도했다. 그리고 내야 흙 부근에서 4~5m 떨어진 위치에서 공을 잡았다. 하지만 그 순간 살짝 균형을 잃었고, LG 3루 주자이자 리그 대표 대도 박해민이 홈을 파고 들어 득점을 해냈다. 김민석은 이 상황에서 커트맨에게 공을 던졌다. 균형이 잠깐 흔들리긴 했지만, 바로 홈 송구를 하는 게 적합해 보였다. 사실 김민석이 실책이나 실책성 플레이를 한 건 아니다. 하필 박해민이 3루 주자였던 게 롯데의 불운이다. 하지만 김민석도 느끼는 바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 걸음, 한 템포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걸 새삼 깨닫게 될 수 있는 상황에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박해민은 자신도 외야수(중견수)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송구와 포구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홈 쇄도를 선택했다고 한다. 연차에 비해 어깨가 무거워진 예비 스타. 팀이 수렁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실력도 성적도 따라주지 못해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값진 경험이다. 비록 롯데는 여전히 추운 봄을 보내고 있지만, 김민석은 아픔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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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도 놀랐다, '경기당 5.5명' KIA의 화려한 '불펜 스타카토' [IS 포커스]

분업화와 효율적인 관리가 맞물렸다. '호랑이 군단'의 불펜 짜임새가 기대 이상이다.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지난 17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흥미로운 얘길 했다. 이 감독은 "KIA랑 겨뤄보니까 왜 1등을 하는지 알겠더라. 기세가 있더라"며 "나만 느끼는 줄 알았는데 (김)광현이도 그걸 느꼈다고 하더라. 겨뤄서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SSG는 16일 9회 말 한유섬이 끝내기 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17일 2차전은 3-11로 완패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시즌 15승(5패)째를 달성,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이숭용 감독이 꼽은 KIA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 적재적소 터지는 타선과 불펜의 힘이다. 주목할 부분은 후자인데 이 감독은 "불펜으로 넘어가는 로케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촌평했다. KIA의 허릿심은 기록에서 증명된다. 17일 기준 불펜 평균자책점이 3.20으로 리그 1위다. 부문 2위 SSG(4.15)와의 차이가 꽤 벌어져 있다. 홀드 공동 1위 전상현(12경기 6홀드 평균자책점 2.45) 세이브 단독 1위 정해영(8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축으로 톱니바퀴처럼 불펜이 돌아간다. 여기에 왼손 필승조로 거듭난 곽도규(13경기 4홀드 평균자책점 0.93)까지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뎁스(선수층)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KIA는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올해 경기당 투수 사용이 5.50명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결과도 만족스럽다. 팀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 허용률)가 26.8%로 리그 3위. IRS는 불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앞선 투수의 책임 주자를 얼마나 잘 막았는지를 엿볼 수 있는데 지난해 KIA는 부문 7위(36.1%)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는 타자 유형에 따라 스타카토(한 음씩 매우 짧게 끊어 연주하는 일)처럼 이닝과 아웃카운트를 쪼개 변주를 준다.달라진 비결은 뭘까. 이범호 KIA 감독은 "5회는 누구, 6회는 누구처럼 위치를 딱 정해준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내가 몸을 풀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며 (몸을 풀라는) 전화가 오기 전에 준비한다. 웬만하면 (등판 타이밍이 밀려) 두 번씩 몸 풀게 하지 않으려고 투수 코치랑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선수들이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고 하면 그다음 날 연투라고 생각해서 빼줘야 하나 생각도 갖고 있다. 한 번만 (몸을) 풀고 올라가니까 구위나 힘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소한의 몸만 풀고 등판할 수 있게끔 그 준비를 투수 코치랑 하고 있다. (그 덕분에) 불펜에서 힘을 쓰는 게 아니고 경기에서 힘을 쓰는 요인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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