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김성주 아들' 김민국, "집 나갔던 탕자, 돌아와" 코로나 투병+군입대 앞둔 심경
방송인 김성주의 아들 김민국이 오랜만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그간의 근황을 전했다. 12일 그는 개인 계정을 통해,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김민국이라고 합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셨나요. 집 나갔던 탕자 잠시 돌아왔습니다"면서 코로나19에 걸렸던 소식과 함께, 10대 마지막 생일을 보낸 심경, 내년 군입대에 대한 생각 등을 밝혔다. 김민국은 "10대의 마지막 생일이라는게 아직 실감은 나지 않습니다. 뭐 딱히 요란하게 보내고 싶었던 마음도 없었고 그냥 조용히 파도에 뭍히는 모래그림마냥 그곳에 있었다는것에 만족하며 보내줄 생각입니다. 점점 10대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이 여정이 끝나기 전 한번쯤은 다시 돌아올 생각입니다. 다음 여정에는 전설이 될수 있기를 좀 많이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10대 질풍 노도의 시기를 마쳐가는 김민국의 인생 고민이 엿보이는 글에 네티즌들은 "멋지다", "한창 고민 많은 나이이다", "모처럼 반가웠어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냈다. 한편 김민국은 과거 동생 김민율과 함께 MBC '일밤 - 아빠! 어디가?'에 함께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음은 김민국 글 전문이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김민국이라고 합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셨나요. 집 나갔던 탕자 잠시 돌아왔습니다. 아주 잠시지만 그거라도 어디에요. 또 이러쿵저러쿵 말 보따리를 풀고 싶지만 시간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보따리라는게 한번 풀면 다시 싸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거든요. 그래도 말하는게 좋은걸 어떡해. 사실 언 10개월동안 큰일이 막 있지는 않았습니다. 질병에게서도 멀쩡했었지요. 그쯤되니 오히려 내가 이상한 쪽이 되더라고. 남들 다 걸렸는데 나만 안걸려서. 내가 격리가 되고 내가 오히려 피해를 주고. 이게 니체가 말하던 심연인가 싶더라덥니다. 그렇게 세계가 미쳤고 나만 정상이면 사실 내가 미친놈인건 아닐까라는 자기해탈의 경지까지 다달았을때 그날은 도적같이 오리니 항상 식장하고 깨어있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5년간 행동반경이 뒷집 누렁이보다 적었던 인간이 한번 학교 동창들과 만난날에 걸리고야 말았었습니다. 난 내가 엑스맨인줄 알았다고. 어느 날 정부가 찾아와서 피 뽑고 완벽 백신 만드는 꿈도 꾸고 있었단 말야. 아니면 윌 스미스처럼 결국 고독한 혼자가 되어 세상을 누빌줄 알았는데. 결국 저는 전설이 되지 못했습니다. 뭐 전설이 그렇게 쉽게 나오는것 만은 아니죠. 아프긴 아프더랍니다. 몸에 면역력이 전체적으로 너프를 먹어서 골골골 거리다가 9월 말쯤 되서야 숨통이 트이더랍니다. 사실 생일 날 게시물을 올리고 싶었는데 마땅찮은 사진이 없었어서 이리저리 머리 굴리느라 애좀 썼습니다. 사실 생일 선물은 이미 받았습니다. 마침 그날 모든 게임 신화계에 역사로 남을 한번 말아먹기엔 국이 너무 많았어서 돌아온 오버워치 2가 나왔거든요. 이번 한번만 세계의 가장 각광받는 칼럼니스트 어린이 과학동아가 선정한 인류 가장 축복의 날 10월 5일의 타이틀을 양보하겠습니다. 영광인줄 아십시오 블리자드. 이래서 제가 운명의 존재를 믿습니다. 많고 많은 365의 날들중에 내 생일에 나오는 게임의 후속작이 내가 언 6년간 유일하게 해왔던 게임이다? 이게 운명이 아니면 뭐가 운명인지 모르겠습니다. 1/365라는 숫자는 생각보다 작은 확률입니다 여러분. 당장 내가 내일 길가다 고라니에 치일 확률이 더 높을 거예요. 생각보다 고라니가 사람을 치는 일은 자주 일어난답니다. 니들은 아닐거 같지? 그러나 사람이 고라니를 치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죠. 그놈들은 빠릅니다. 아주요. 고라니가 당신과 숲에 같힌거 같나요? 천만에. 당신이 고라니와 숲에 같힌 겁니다. 그 말뜻이 무엇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그 잔옥한 발굽이 당신 몸에 자국을 남겨 둘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내 실력이 겨우 이고라니 하고 울부짖겠죠. 멀리하십시오 고라니. 그렇게 똑똑한 것들이 왜 자동차만 보면 그렇게 사족인지 이해를 하기 어렵습니다. 도로가 그렇게 넓은데 차만 집요하게 노려서 달리는것을 보면 그들의 조준 실력이 뛰어난 것인지 이정도면 상해보험금을 노리고 다리 하나 부러져보자하고 달려드는 것인지 헷갈리지 시작합니다. 둘다 무섭긴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그들은 옵티머스를 찾는 오토봇들이 아닐까요. 어쩌면 그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오는 스릴을 즐기는 극한의 쾌락주의자들 일수도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안식은 생각보다 편안하단걸 고라니들은 이미 알고 있는걸지도 모르죠. 고라니 얘기는 그만합시다 저번 명절에 등산을 갔는데 한마리 보였어서 주저리 얘기해본겁니다. 하지만 또 다시 생각해보면 죽음이 가끔 삶보다 편안할때도 있는법이죠. 예로 내년 즈음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가야한다는 사실을 슬슬 느끼고 있는 제가 있겠네요. 김광석님의 심정을 저는 몰랐습니다. 이등병의 편지는 애절해보이는 자기 반성이 아니라 절망에 끝에서 오는 극사실주의의 해탈이였던 것을. 이래서 시간과 관점마다 해석이 달라진다는 가 봅니다. 저라도 군대 가기 전날은 풀 한포기도 이뻐보일 거 같긴 합니다. 니들은 안갈 거 같지? 통일은 생각보다 어려운것이라는것을 너희들도 조금은 빨리 알았으면 한다. 희망의 크면 절망도 큰법이란 걸 10대의 마지막 생일이라는게 아직 실감은 나지 않습니다. 뭐 딱히 요란하게 보내고 싶었던 마음도 없었고, 그냥 조용히 파도에 뭍히는 모래그림마냥 그곳에 있었다는것에 만족하며 보내줄 생각입니다. 점점 10대의 막바지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이 여정이 끝나기 전 한번쯤은 다시 돌아올 생각입니다. 다음 여정에는 전설이 될수 있기를 좀 많이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기자 이지수
2022.10.13 0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