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215건
프로야구

"거침없이 달릴 가능성 높다" KS 엔트리 2000년대생 9명, KIA '왕조의 길' 연다 [IS 포커스]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KIA 타이거즈는 3회 초까지 1-5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탓에 이 경기 승리 확률이 18.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발 투수 양현종은 3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하지만 KIA는 7-5로 점수 차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 구단 역대 12번째 KS 우승을 달성했다.승리의 숨은 주역은 불펜이었다. 6명의 투수가 아웃카운트 19개(6과 3분의 1이닝)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두 번째 투수 김도현(2와 3분의 1이닝 3탈삼진 무실점)과 세 번째 투수 곽도규(1이닝 2탈삼진 무실점)가 깔끔한 투구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6-5로 앞선 8회 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1과 3분의 1이닝 2탈삼진 무실점하며 개인 첫 KS 세이브를 챙겼다. 세 선수의 평균 나이는 22.3세. 한 구단 관계자는 "이번 시리즈에서 KIA의 우승 원동력을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세대교체로 강해진 마운드이범호 KIA 감독은 이번 KS 엔트리 서른 자리 중 아홉 자리를 2000년대생 선수에게 할애했다. 이 중 투수가 7명이었다. 투수 엔트리(14명)의 절반을 20대 중반 이하 선수로 채운 건 파격에 가까웠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과 에릭 라우어(29)를 빼면 30대 투수는 양현종(36)과 이준영(32) 김대유(33) 정도에 불과했다. 김재윤(34) 임창민(39) 송은범(40) 등 상대적으로 베테랑이 많은 삼성 불펜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KIA의 젊은 투수들은 KS에서 잠재력을 폭발했다.공들여 투자한 선수들이 자리 잡았다. KIA는 지난해 12월 투수 5명(정해영·곽도규·이의리·윤영철·황동하)과 코치 2명(정재훈·이동걸)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이하 드라이브라인)에 파견했다. 드라이브라인은 투수 트레이너이자 컨설턴트 카일 바디가 설립한 데이터 기반 야구 육성 아카데미.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으로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KIA의 판단이었다.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가 구속. 부상으로 낙마한 이의리를 제외한 네 선수가 KS 엔트리에 포함돼 적재적소에서 힘을 보탰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20대 초반 선수들이 빠른 공을 앞세우니 단기전에서 강력하더라. 삼성과 비교해 봐도 불펜의 힘 차이가 확연하게 났다"며 "KIA의 젊은 투수들은 (삼성 투수보다) 많게는 10㎞/h 이상 구속 차이가 날 정도로 강한 공을 던졌다"라고 말했다. ◇탄탄한 베테랑의 힘KIA는 젊은 선수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최형우(지명타자) 나성범(외야수) 양현종(투수) 김선빈(내야수) 김태군(포수) 등 이른바 '베테랑 코어 전력'이 각 포지션의 중심을 잡았다. 김선빈은 시리즈 타율 0.588(17타수 10안타)을 기록, KS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김태군은 4차전에서 KS 역대 다섯 번째 만루 홈런으로 삼성 마운드를 무너트렸다. 나성범은 3할대 타율과 탄탄한 수비로 '공수겸장'의 모습을 보여줬다.5차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양현종은 '투수들의 멘토'를 자처했다. 곽도규는 "양현종 형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끝내지 못했을 이닝이 너무 많다. 마운드에 있을 때 양현종이라는 슈퍼스타와 함께하면서 내가 성장한 부분이 너무 많다. 함께한다는 게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태군은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 중 나한테 욕을 먹은 선수가 과반수다. (김)도영이도 마찬가지"라며 "애먼 짓을 하면 모진 말도 많이 했다. 슈퍼스타고 그런 거 없다. 우승한 순간 나한테 욕먹은 어린 선수들이 너무 많이 생각났다"라며 웃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KIA의 베테랑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스타급 플레이어들이다. 큰 경험도 많고, 워낙 기량도 출중해 젊은 선수들의 길잡이가 되기 충분하다. 더욱이 나성범과 양현종은 구단의 연고지 출신이기도 하다. 투·타에서 베테랑이 있으니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선수 스펙트럼이 이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타이거즈 왕조 재탄생하나KIA는 우승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24년 우승에 끝나지 않고 장기집권하는, 이른바 '왕조 구축'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KIA는 투수와 타자를 가리지 않고 젊은 선수들의 좌우 밸런스가 좋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향후 몇 년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거 같다"며 "나이를 먹어가는 일부 베테랑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력이 조금 달라질 순 있어도 하위권에 처질 수준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이 워낙 탄탄하게 해주고 있기 때문에 거침없이 달릴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라고 전망했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왕조가 가능할 거 같다"라며 "젊은 선수들이 주축 멤버로 큰 경기를 치르면 멘털(정신)과 기량이 향상하는 효과가 엄청 크다. 다른 팀 선수들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이번 KS를 뛰면서 자신감이 생겼을 텐데 이는 내년 시즌을 치르는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여러 포지션에 베테랑 선수가 빠져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뤘다"라고 평가했다. 최준영 KIA 대표이사는 KS 우승 축승회에서 "대표이사로 부임(2021년 11월)하고 3년 차에 우승하는 걸 목표로 했는데 여러분이 그 목표를 이루어 줘 기쁘다"라며 "(구단 역대) 12번째 우승을 했다. 앞으로 더 잘해서 5연패까지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명실상부한 타이거즈 왕조를 이룩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타이거즈는 1980년대 KS 우승을 다섯 번이나 차지한 리그 대표 왕조 구단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내년에 다시 도전해서 우승하는 팀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왕조는 굉장히 힘든 일이다. 구단 전력은 다 비슷비슷하다. 세밀한 부분을 잘 보완해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팀을 만들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30 05:30
프로야구

"TV에서 보던 KS 마운드에 내가 서다니" 삼성 이철희 통역 "레예스와 6차전 가고 싶어요" [윤승재의 야:후일담]

지난 25일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 도중 포수 강민호가 마운드에 올라가자 더그아웃에서 이철희 매니저가 달려 나왔다. 데니 레예스의 통역을 위해서였다. 강민호, 레예스와 함께 마운드 위에 선 이 매니저는 허리에 손을 대고 고개를 숙인 채 강민호의 말을 듣고 그 자세 그대로 이를 레예스에게 전달했다. 평소보다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철희 매니저는 "TV에서만 보던 KS 무대에 오른 게 꿈만 같았다. 내가 선수는 아니지만 야구팬이었던 내겐 정말 뜻깊은 경험이라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고 돌아봤다. 다만 굳은 자세로 통역을 한 것에 대해선 "긴장도 했지만, (작전을 전달할)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빨리 통역하려고 불필요한 자세를 안 하려고 한 것도 있었다"라며 웃었다. 2022년부터 삼성에서 통역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매니저는 삼성의 레전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에 이어 올해는 코너 시볼드, 레예스의 입과 귀가 되어 한 시즌을 잘 이끌었다. 원래는 코너 전담 통역이었지만, 후반기엔 레예스 통역까지 전담하면서 두 선수의 통역을 모두 맡게 됐다. 10개 구단 통역 매니저들은 자기 시간이 부족한 편이다. 경기장에서는 물론, 선수들이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가장 가까이서 도움을 줘야 하는 직원들이 통역 매니저들이다. 선수들 가족이 오면 라커룸과 관중석을 왔다 갔다 하느라 더 바빠진다. 이철희 매니저도 마찬가지다. 코너에 이어 레예스까지 맡느라 바쁘디 바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이철희 매니저는 올 한 해가 자신에게 정말 특별한 해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처음 왔을 때는 뷰캐넌이 이미 한국 생활에 적응한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코너와 레예스 모두 한국은 물론 아시아 생활이 처음이었다. 나도 아예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을 한 셈인데, 두 선수와 같이 잘 지내면서 KS까지 온 게 정말 뿌듯하다. 나도 많이 배웠던 시즌"이라며 웃었다.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두 선수는 어떤 사람일까. 이철희 매니저는 "레예스가 맏형, 코너는 막내 동생 같다"며 웃었다. 평소 조용하던 코너가 막내라니, 의외의 대답이었다. 이에 이 매니저는 "코너가 처음에 낯을 가리지만, 친해지면 장난을 엄청 친다. (초반 이미지와 달라) 어색하면서도 재밌는 친구랄까. 레예스는 체형처럼 듬직하고 묵묵히 자기 할 일 하는 스타일이다"라고 전했다. 두 선수에게 이철희 매니저도 많이 배웠다. 이 매니저는 두 선수의 '차분함'이 놀라웠다고. 그는 "코너는 야구에 대한 열정이 정말 큰 선수다. 공을 잘 못 던지면 본인에게 실망하면서 겉으로는 격한 행동을 종종 하긴 하는데, 야구 외적으로는 정말 침착하고 성실한 선수다. 레예스도 야구 내외적으로 침착하게 일을 처리하는 걸 보고 많이 배웠다"며 "두 선수 덕분에 나 자신도 한 계단 스텝업이 된 한 해였다"며 활짝 웃었다. 그랬기에 이번 KS 무대는 이 매니저에게 더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철희 매니저는 "야구단 통역 매니저가 10개 구단에 두 명 씩 있다고 치면 20명인데, 대한민국 전체에서 이 20명 안에 든 것만으로 기쁜 일이다. 그런데 한 번 경험할까 말까 하는 KS에 통역으로서 함께 한다는 건 정말 남다르다"며 웃었다. 대구 출신으로 2011년 왕조 시절부터 삼성을 응원했다는 그는 "TV로만 봤던 KS 무대를 직접 밟고, 이 팀의 일원으로 있는 게 정말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철희 매니저는 6차전 마운드에도 오르는 게 목표다. 현재 삼성은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28일 열리는 5차전에서 패하면 6차전은 없이 준우승이다. 팀이 5차전에서 승리해서 6차전 선발 레예스와 함께 마운드에 오르고자 한다. 이 매니저는 문득 레예스와의 '전담' 첫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도 광주였다. 보자마자 서로 배꼽잡고 웃었다는 그들은 서로를 포옹하며 선전을 다짐했다고. 이 매니저는 레예스에게 "네가 건강하게 좋은 결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최선을 다해 쏟아붓겠다"라고 말했다. 레예스도 정말 고맙다며 이 매니저를 껴안았다. 당시를 추억한 이 매니저는 레예스와 약속한 '좋은 결과(우승)'를 꼭 지키고 싶다며 6차전 출격을 간절히 바랐다. 대구·광주=윤승재 기자 2024.10.28 13:04
프로야구

왕조 불펜 포수는 믿는다 역전의 힘을, "우리 투수들 충분히 강합니다" [윤승재의 야:후일담]

"우리 선수들은 할 수 있습니다."하루에 300~400개. 비시즌엔 하루에 1000개 매일 받아봤다. 모를 수 없다. 이 투수의 구위가 어떤지부터, 이 투수의 기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 2011년부터 14년 동안 수 백명의 공을 받았는데 노하우도 상당하다. 삼성의 왕조 시절(2011~2015년)부터 지금까지 삼성 투수의 공을 받고 있는 불펜 투수 전진형(32) 프로의 이야기다. 고교시절(대구고) 포수로 활약했던 전진형 불펜포수는 2011년 졸업 후 삼성에 입단해 쭉 불펜포수로 활약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연고지 팀 삼성이 좋았던 그는 불펜포수의 기회가 찾아오자 주저 없이 도전했다. 그렇게 그는 14년째 삼성 유니폼을 입고 투수들의 공을 받아내고 있다. 팀이 황금기(2011~2015년)와 암흑기(2016~2020년)를 모두 겪는 가운데서도 그는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켰다. 올 시즌 삼성은 다시 부활의 날개를 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면서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하고 2015년 이후 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무대까지 밟았다. 암흑기를 버텨낸 전진형 불펜포수에게도 감회가 새롭다. 그는 "내가 직접 뛰는 것도 아닌데 긴장이 되더라"면서도 "팀이 잘해서 KS까지 올라왔다. 시즌 전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가장 높은 무대까지 올라왔다. 내가 조금이나마 여기에 일조할 수 있어서 기쁘다. 지난 (왕조 시절인) 2015년 때보다 더 기쁜 것 같다"라며 웃었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거라지만, 이들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준비를 돕는 불펜포수들의 공도 크다. 과하지도 조용하지도 않은 미트 소리와 파이팅 넘치는 "굿 볼!" 추임새로 투수들의 기운을 북돋는다. 전진형 불펜포수를 필두로 채상준(30) 홍형민(21) 등 조력자들의 분투 덕분에 삼성 투수진도 지난해 평균자책점(ERA) 최하위(4.60)에서 올해 3위(4.68)로 일취월장했다. 경기 전 훈련보조 역할도 하며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불펜포수들의 노력 덕분이다. 전진형 불펜포수는 "불펜포수를 하면서 가장 뿌듯한 건 역시 투수들이 잘 던지고 돌아올 때다. 선수들이 '덕분에 잘 던졌다'고 고마워 할 때는 정말 이 일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크게 하는 건 없다. 파이팅을 불어넣고 투수들의 긴장감을 낮추는 돕는 역할에만 집중한다. 투수들의 능력이 좋아서 여기까지 온 거다"라며 겸손해 했다. 왕조 시절의 투수진과 암흑기를 이겨낸 투수들을 모두 경험한 그다. 사실 위압감은 당시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진형 불펜포수는 "왕조 때와 비교했을 때 충분히 지금의 투수진도 강하다고 생각한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공을 던져줬으면 한다. 우리가 더 열심히 파이팅을 불어 넣겠다"라며 웃었다. 현재 삼성은 1승 3패로 준우승의 위기에 몰려 있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2013년 KS에서 1승 3패를 뒤집고 우승한 바 있다. 당시에도 1~2차전에서 패하고 3차전 승리 후 4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뒤집었다. 당시 우승멤버 중 하나가 이 전진형 불펜포수다. 그때 전진형 불펜포수는 경기가 있는 오전에 성당에 가고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역전을 간절히 바란 바 있다. 전진형 불펜포수는 "올해는 바빠서 어디를 갈 생각은 하지 못했다"라면서도 "당시 전력과 같지 않고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도 있지만, 정규시즌에 연승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은 할 수 있다"라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27 13:04
프로야구

"피 터지게 해보겠다"던 손아섭과 꿈을 이룬 강민호의 격려 [KS 포커스]

지난해 11월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36·NC 다이노스)은 이를 악물었다. 2012년 이후 11년 만에 플레이오프(PO) 무대에 오른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수원으로 가서 (PO 상대인) KT 위즈랑 피 터지게 한 번 해보겠다”라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손아섭은 PO에서 시리즈 타율 0.429(21타수 9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NC는 2연승 뒤 3연패 하며 역대 세 번째(5전 3승제 기준) PO 리버스 스윕의 제물이 됐다.아쉬움 때문일까. 손아섭은 PO 5차전이 끝난 뒤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2007년 1군 데뷔 후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이름을 떨친 그에게 한국시리즈(KS) 무대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목표 중 하나였다. 좌절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강인권 당시 NC 감독은 "(손아섭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다. 그의 열정을 후배들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손아섭의 힘이 있었다"라며 격려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NC가 정규시즌 9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로써 개인 통산 2058경기(1군 기준)를 소화할 동안 KS 문턱을 밟지 못해 이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강민호(삼성 라이온즈·2369경기)에 이어 2위였지만 삼성이 올해 KS 문턱을 넘으면서 손아섭의 순위가 올랐다. 통산 2000경기 이상 치른 현역 선수(8명) 중 KS 경험이 없는 건 이제 손아섭이 유일하다.손아섭과 강민호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10년 넘게 함께 뛴 '옛 동료'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NC와 삼성으로 각각 행선지가 갈렸지만, 누구보다 서로의 'KS 갈증'을 잘 알고 있다. 강민호는 지난 20일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PO 2차전이 끝나고 (손아섭에게) 연락이 왔다. '형, 드디어 냄새 맡네요'라고 하더라"며 "(KS 진출을 확정한) 4차전이 끝나고 아직 축하 문자가 없다. 배 아파서 안 보냈구나 한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한이(63경기)와 진갑용(59경기)은 역대 KS 출전 1·2위에 이름을 올린다. 두 선수 모두 삼성의 왕조시절을 이끈 핵심 멤버였다. KS는 누구에게나 허락된 무대가 아니다. 손아섭뿐만 아니라 전준우(1725경기) 정훈(1399경기) 등 강민호의 전 롯데 동료 중에서도 KS 경험 없는 선수가 꽤 많다. 강민호는 "KS에 한 번도 못 가본 선수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었는데 이제 뗄 수 있어서 기쁘기도 했다"라며 "아섭이나 전준우나 정훈 같은 (아직 KS를 뛰지 못한) 친구들이 있는데, 너희들도 할 수 있다. 파이팅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1 11:33
프로야구

양현종도 강민호도, '경험'을 경계했다 "민호 형 조심" "형우 형 조심" [KS 미디어데이]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 형이 꼭 긴장했으면 좋겠다.""개인적으로 경계하는 선수는 최형우(41·KIA 타이거즈) 형이다. 경험이 많고, 중요한 찬스 때 강하다."31년 만에 호랑이와 사자가 만난다. 두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강민호와 양현종(36·KIA)은 모두 양 팀의 맏형을 경계했다.KIA와 삼성은 오는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을 통해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이 KS에서 만나는 건 1993년 이후 무려 31년 만이다. 통산 11차례 우승을 이룬 KIA는 창단 이래 KS 패배가 없는 KBO리그 역대 최다 챔피언이고, 삼성은 지난 2011~2014년 역대 유일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뤘던 팀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양대 명문팀인 셈이다. 다만 KIA와 삼성의 사정이 다른 게 하나 있다. 두 팀 모두 신구조화가 충분하지만, KIA는 우승을 경험해본 선수들이 좀 더 많다.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해 맏형 최형우, 주장 나성범 모두 KS 우승 경험이 있다. 특히 과거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최형우는 이적 후에도 2017년 우승을 이끌어 반지만 5개를 보유한 바 있다.반면 삼성은 최근 포스트시즌 진출이 드물었고, 어린 선수들 비중도 컸다. 김재윤, 임창민, 류지혁 등 외부 영입된 일부 베테랑 선수들만 우승 경험이 있다. 특히 팀 주장인 구자욱, 원태인, 강민호 등은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특히 강민호는 프로 21년 차에야 처음으로 KS 무대를 밟게 된 진기록의 보유자다. 구자욱은 신인 시절 나가 패한 게 KS 경험의 전부다. 삼성이 경계하는 건 그 중에서도 가장 경험 많은 최형우다. 강민호는 20일 광주광역시 동구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경계하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 "KIA엔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그들이 다 못했으면 좋겠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우리 투수들의 공을 못 쳤으면 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개인적으로는 형우 형을 경계한다. 형우 형은 경험도 많고, 중요한 찬스 때 강한 타자다. 어떻게든 형우 형은 잡아야 할 것 같다"고 경계했다.20여년간 함께 프로 무대를 누빈 선후배다운 '저격'이기도 했다. 강민호는 "플레이오프 승리 후 형우 형이 'KIA는 KS에 올라가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어'라고 하시더라. 저도 형우 형에게 '그런 기록은 원래 깨지라고 있는 거에요'라고 받아쳤다"고 웃으면서 "어쨌든 지금 우리 팀이 좋은 분위기로 KS에 올라왔고, 지키는 게 아니라 도전자 입장으로서 후회 없이 멋지게 싸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역시 KS 미디어데이에 나온 양현종은 옆에 앉은 강민호를 경계대상으로 지목했다. 양현종은 "어제(19일) 우리 선수단도 다 같이 운동하면서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를 봤다. (승리 후 민호 형이) 너무 행복해 보이셔서 나도 기분 좋았다"며 "경기가 끝난 후 형에게 문자를 보냈다. '축하 드린다. 빨리 광주로 오시라'고 했다"고 떠올렸다.양현종은 "야구장에서도, 밖에서도 민호형은 정말 좋은 형이다. 항상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면서도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민호 형이 가장 인상 깊었다. 민호 형 성격을 내가 안다. KS에 올라와서도 더 텐션을 올려서 좋은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경계되는 선수이기도 하다"고 지목했다.강민호와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양현종이지만, KS에서의 강민호가 어떤 모습인진 알 수 없다. 프로 21년 차인 그가 올해 처음으로 KS에 올라봤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민호 형은 포수이니 투수와 야수 모두 이끌게 된다. 민호 형의 텐션에 KIA의 KS 승패가 달려있지 않을까 한다"며 "민호 형이 KS는 처음이다. 형이 엄청 긴장할지, 혹은 엄청 즐기게 될지 도 아니면 모라고 생각한다. 민호 형이 꼭 긴장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0 15:36
프로야구

10년 전 '왕조 시절' 7회 종료 후 무료입장했던 꼬마, 이제는 삼성 마운드의 한 축으로 [PO2]

경복중-대구 상원고 출신의 왼손 투수 이승현(22·삼성 라이온즈)은 10년 전 대구시민야구장 관중석에서 삼성의 한국시리즈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10년이 흐른 이번 가을, 이승현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서 직접 공을 던졌다. 이승현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앞서 "1차전 등판을 조금 아쉬웠지만 팀에 보탬이 돼서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현은 지난 13일 열린 PO 1차전 7-1로 앞선 7회 초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해 홍창기를 1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1루수 르윈 디아즈의 실책으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고, 이어 신민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디아즈가 평범한 타구를 착실하게 아웃카운트로 처리했다면 이닝을 마감할 수 있었지만, 아쉬운 수비 탓에 이닝을 이닝 도중에 교체됐다. 남도초-경복중-대구 상원고 출신의 이승현은 2021년 삼성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어릴 적부터 라이온즈 팬이었다. 2010년대 '삼성 왕조'시절 막 야구에 입문한 터였다. 이승현은 "2014년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를 현장에서 관전했다. 부모님과 함께 티켓을 구해 입장한 적도 있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했을 때에는 5회 말까지 TV로 지켜보다 집에서 출발해 야구장으로 걸어갔다. 그래서 7회 말 이후 무료 입장이 허용되면 들어가서 경기를 지켜봤다"라고 회상했다. 요즘에는 안전 문제로 허용되진 않지만, 당시에는 7회 종료 후 무료 입장이 가능했다. 이승현은 올 시즌 삼성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총 17경기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8월 초 이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그는 "엔트리에 등록될 줄 전혀 몰랐다"라고 했다. 이번 PO에는 불펜으로 활약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3차전 선발 투수로 좌완 이승현과 황동재를 두고 고민했다. 고민 끝에 황동재로 결정을 내렸다"라며 "이승현은 PO에서는 불펜으로 뛴다. 중간에 나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밝혔다. LG 라인업에 좌타자가 많은 점을 고려한 선택이다. 이승현은 정규시즌 LG를 상대로 2승 1패 평균자책점 3.52로 좋았다. 7월 31일 맞대결에서 4와 3분의 1이닝 7피안타 6실점을 제외한 나머지 두 경기 성적은 아주 좋다. 2022년에는 14홀드를 따낸 경험도 있다. 그는 "어느 보직에서든 내 역할만 잘하면 된다"라며 "1차전에 등판했을 때 조금 긴장했다. 마치 탕에 들어갔을 때 목까지 몸을 담궜을 때 숨을 쉬기 어려운 느낌이기도 했다. 첫 타자 상대 후 긴장감이 풀렸다"라고 했다. '부모님도 현장에서 직접 응원하나'라는 말에 "제가 선발 등판하는 날에 항상 오셨다. 오늘도 아마 오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10.15 16:28
메이저리그

'33이닝 무실점+3연속 팀 완봉승'에 숨겨진 '퍼펙트 9이닝'...다저스 역대 세 번째 'PS 28타자 연속 범타'

LA 다저스가 마운드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깨고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3경기 연속 팀 완봉승, 33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우면서 28타자 연속 범타라는 진기록도 더했다.다저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 4승제) 1차전 뉴욕 메츠와 맞대결을 9-0으로 승리했다. MLB 역사상 7전 4승제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최종 승리를 거둔 건 191차례 중 123회(64%)였다.오타니 쇼헤이(30)를 앞세워 무려 아홉 점을 뽑은 타선의 위력도 대단했지만, 눈에 띄는 게 마운드다. 다저스는 이날 메츠를 상대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로써 다저스는 이틀 전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5차전, 그리고 그보다 하루 전 열린 4차전부터 이어지는 3연승을 모두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승리했다. 3경기를 합쳐 2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다저스는 앞서 열린 3차전에서도 4회 이후 무실점을 거둔 바 있다. 즉 14일 NLCS 1차전까지 총 33이닝 연속 무실점을 거뒀다는 뜻이다. 이는 196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당시 다저스를 상대로 거둔 것과 같은 MLB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최장 타이기록이다.단순히 실점만 내준 게 아니다.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14일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숨겨진 퍼펙트 게임을 포함해 뛰어난 투구 기록을 남겼다"고 소개했다.빈말이 아니다.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무려 28타자 연속 범타, 즉 9이닝분 이상에 해당하는 타자들에게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MLB닷컴은 "연속 기록 행진(무실점) 안에도 연속 기록 행진이 있었다. 기록 업체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4회 초 볼넷으로 출루하기 전까지 다저스는 28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 중이었다"고 소개했다.MLB 포스트시즌 역사상 다저스보다 연속 범타 행진을 오래 가져간 건 딱 한 팀뿐이다. 최고의 '왕조'로 꼽히는 뉴욕 양키스가 2004년 포스트시즌에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ALDS) 4차전부터 ALCS 1차전까지 29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한 바 있다. 양키스는 그에 앞서서는 1956년 월드시리즈 4차전부터 6차전까진 31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했는데, 이중 27타자는 5차전 돈 라센의 퍼펙트 게임 때 나왔다.양키스, 다저스에 이은 27타자 연속 범타 기록은 추가로 딱 세 차례 나온 바 있다. 신시내티 레즈가 1939년 월드시리즈 3~4차전 때 기록했고 양키스가 1927년에도 이를 기록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서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1926년 월드시리즈 2~3차전 이 진기록을 경험했다.투수진의 완벽한 활약은 포스트시즌 전 저평가를 이겨낸 것이기에 더 뜻 깊다. 다저스는 올해 정규시즌 98승을 수확하며 승률 전체 1위에 올랐으나 선발진 약점을 이유로 MLB닷컴 등 여러 매체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하지만 마운드의 힘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NLDS를 잡았고, 이어 NLCS 1차전까지 투수력으로 압도해 승률 1위의 저력을 증명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14 15:16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오타니-저지 WS 원하나...MLB닷컴 "최고의 매치업은 다저스-양키스"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에 오를 수 있는 팀들은 이제 4팀 뿐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바라는 스토리도 서서히 쓰여지는 중이다. 바로 오타니 쇼헤이(30)의 LA 다저스, 애런 저지(32)의 뉴욕 양키스가 펼칠 정상 결전이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3일(한국시간) 양대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대진표를 두고 승자끼리 붙을 월드시리즈 예상 매치업 4가지를 둘러싼 이야기에 대해 소개했다. 13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승리하면서 양키스, 뉴욕 메츠, 다저스까지 총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랐다.매체는 "모든 WS 매치업은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WS인 것"이라면서도 "스타 파워, 역사적 인연 등 명확한 서사가 있는 매치업은 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즉 팬들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매치업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MLB닷컴이 꼽은 최고의 흥행 매치업은 단연 다저스와 양키스다. 올 시즌 각각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를 차지한 두 팀은 디비전 시리즈를 통해 각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잡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랐다. MLB닷컴이 두 팀의 만남을 최고로 꼽은 건 무엇보다도 인연이다. 두 팀은 지금까지 무려 11차례나 WS에서 만났다. 과거 브루클린을 연고지로 뒀던 다저스는 뉴욕 연고 라이벌로 매번 양키스에 WS 우승을 헌납한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두 팀의 만남은 지난 1981년이 마지막이다. 다저스는 1988년을 마지막으로 2017년이 될 때까지 WS에 나가지 못했지만, 양키스는 1990년대부터 2009년 마지막 우승까지 WS 단골로 전성기를 누렸다.두 번째 이유는 두 팀이 최고의 스타 군단이라는 점이다. MLB닷컴은 "(메츠와) 서브웨이 시리즈보다 더 흥행할 거라고?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겠다"고 단언했다. 매체는 "야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들을 하나의 시리즈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지, 오타니, 무키 베츠, 후안 소토, 게릿 콜, 프레디 프리먼"이라며 "정반대 해안을 낀 두 보석 같은 구단들은 각자 독특한 개성과 방대하고 깊이 있는 팬층을 보유 중"이라고 소개했다.세 번째 이유는 두 팀이 우승에 갈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체는 "두 팀 다 증명할 게 많다"며 "양키스는 15년이나 우승을 못 하는 충격적인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다저스는 1988년 이후 한 번 우승했는데, 2020년이 단축 시즌이라 진짜가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왕조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풀시즌 우승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주장했다.특정하진 않았으나 지난 2022년 이후 꾸준히 MLB 전체를 달군 '오타니-저지 대전'의 연장선상인 점도 화제에 불을 피울 거로 보인다. 최근 3년 동안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나눠 가진 둘은 올 시즌도 양대 리그 MVP가 유력하다. 이에 '누가 더 낫나'라는 비교도 1년 내내 그들을 따라 다녔다. 저지는 배리 본즈 이후 최고의 타격 성적을, 오타니는 역대 최초 50홈런 50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리그가 달라 수상을 나눠 가진 두 사람이 WS에서 만난다면 단 한 명의 '최고'를 가릴 수 있게 된다. 한편 매체가 뽑은 최고의 매치업 2위는 역시 뉴욕 팀 맞대결인 서브웨이 시리즈다. 같은 연고지를 사용하는 메츠와 양키스는 지난 2000년 WS에서 맞대결한 바 있다. 당시 양키스는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 등 '코어4'를 중심으로 1996, 1998, 1999년 우승을 이루던 때였다. 당시와 달리 양키스는 지금도 우승에 굶주려 있지만, 마지막 우승이 1986년인 메츠에 비할 바는 아니다.세 번째 매치업부터는 화제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MLB닷컴이 꼽은 건 메츠와 클리블랜드의 대결이다. 이 경우 주목할 건 메츠의 리더 프란시스코 린도어다. 린도어는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클리블랜드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하지만 예산이 작은 클리블랜드가 그를 2021년 유망주와 맞바꿔 메츠로 보냈고, 린도어는 이적 후 메츠와 10년 3억 41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던 메츠는 후반기 린도어의 활약을 앞세워 와일드카드에 올랐고 돌풍을 계속하며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올랐다. 클리블랜드는 챔피언십 시리즈가 8년 만인데, 당시 주축 선수 중 한 명이 린도어다.마지막 매치업 경우의 수는 다저스 대 클리블랜드다. 이뤄질 경우 1920년 이후 104년 만의 맞대결이 성사된다. 당시에는 두 팀 모두 이름이 달랐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WS 우승이 없는 팀인데, 구단 역사상 첫 우승 당시 상대가 바로 104년 전 다저스였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13 18:01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암흑기'를 피하려면 내부 단속이 우선이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포스트시즌(PS) 진출 여부가 1년 농사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10개 팀 중 5개 팀은 성공, 5개 팀은 실패하는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 매년 펼쳐지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KBO리그 역사에는 '왕조(王朝)'로 불린 팀이 있고 '암흑기'로 고생한 팀도 있다. 이 역시 PS 성적표가 중요하다.왕조라는 평가를 들으려면 단기간 리그를 호령해야 한다. 보통 5년 동안 세 번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암흑기에 대한 정의는 불분명하다. 필자의 생각이라면 최소 5년 이상 PS 진출에 실패한 팀이 여기에 포함되는 거 같다. 암흑기의 대표적인 사례는 10년 연속(2003~12) PS 무대를 밟지 못한 LG 트윈스, 2018년을 제외하면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 매년 가을 눈물을 흘린 한화 이글스, 2001년부터 7년 동안, 이후 2018년부터 올 시즌까지 또다시 7년간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이다. 2016년부터 5년 연속 PS 경험이 없었던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이 기간을 암흑기라고 부르기도 한다.'암흑기'를 보낸 팀들의 공통점은 뭘까. 우선 팀을 대표하는 원 클럽 선수들의 이탈과 함께 선수단의 정체성이 흔들렸다. LG는 투수 이상훈의 트레이드와 외야수 김재현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이 있었다. 한화는 인위적인 리빌딩으로 팀 색깔이 다소 모호해졌다. 롯데는 포수 강민호와 투수 장원준, 외야수 손아섭 등이 줄줄이 FA 이적하면서 스텝이 꼬였다. 거액으로 영입한 외부 FA가 기대 성적을 내면 그나마 괜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기존 선수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자칫 커질 수 있다. 그러면 팀의 케미스트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팀의 악순환이 반복되면 결국 성적 반등에 긴 시간이 필요해진다. 이게 바로 '암흑기'다. 왕조를 구축한 팀이 암흑기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삼성이다. 삼성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KS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KS 준우승에 머문 뒤 2016년부터 5년 연속 가을야구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KS 4연패를 해내면서 선수단 연봉 상승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FA 자격을 획득한 권혁·배영수(2015년) 박석민(2016년) 최형우·차우찬(2017년) 등이 차례로 팀을 떠났다. 하나 같이 삼성을 대표하는 원 클럽 선수들이었다. 이렇게 되면 팀에 남은 후배 선수들은 일정 부분 동요할 수 있다.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노력이 필요하다.2023시즌부터 KBO리그에는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이 시행되고 있다. 지난 7월 시행된 KBO 이사회(사장 회의)에선 2025시즌부터 샐러리캡을 현행 114억2638원에서 20% 증액한 137억1165만원으로 상향한다고 결정했다. 선수단 연봉에 제한이 있으면 왕조 구축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와 맞물려 암흑기를 겪는 팀은 그 기간을 단축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만큼 샐러리캡이 전력평준화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특정팀의 독주와 몰락은 리그 흥행의 걸림돌이다. 특히 암흑기는 구단 입장에서 굉장히 민감한 단어 중 하나다. 암흑기를 피하려면 내부 단속이 우선. 올해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한 팀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10.08 05:30
프로야구

[주간 MVP] '여름 삼성' 마지막 유산, 구자욱 "주장으로 우승이요? 특별할 것 같아요"

구자욱(31·삼성 라이온즈)은 '여름 삼성'이 남긴 유산일까.9월에도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삼성의 주장 구자욱의 뜨거운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른다. 9월 둘째 주 4경기에서 때린 홈런만 4개. 이 기간 타점 14개, 타율 0.600(20타수 12안타)을 기록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주간 타격 1위, 홈런 1위, 타점 1위, 안타 1위, 장타율 1위(1.300), OPS(출루율+장타율) 1위(1.900)에 오른 그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구자욱은 "MVP에 선정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시즌 막바지에 몇 경기 안 남았다고 생각해서 더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무더위 체력 관리에 대해 묻자 그는 "나를 포함한 모든 팀 동료가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끝까지 더 힘을 내서 해야 한다. 모두가 참고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폭염을 뚫고 분전했지만 아쉽게 '역전 우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KIA 타이거즈가 지난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면서다. 구자욱은 "우리가 욕심을 낸다고 해서 1위를 할 수 있던 것도 아니고, KIA가 올해 너무 잘했다"면서도 "우리가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해 KIA와 붙는다면,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KIA의 (정규시즌) 우승은 당연했지만, 우리가 아쉬움에 젖어 있기만 하면 안될 것 같다. 일단 2위를 지켜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18일 기준으로 3위 LG 트윈스와 격차를 6경기로 벌리면서 2위 확정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남은 6경기에서 2승을 하거나 LG가 두 번 패하면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다. 삼성은 3년 전인 2021년에도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PO를 치른 바 있다. KT 위즈와 공동 1위로 정규시즌을 마쳤지만 신설된 타이 브레이크(1위 결정전)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PO에서도 삼성은 두산 베어스에 2패를 당하며 2경기 만에 짐을 쌌다. 구자욱은 당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음에도 웃지 못했다. 구자욱은 "사실 지나간 일이라 이젠 기억도 잘 안 난다. KS에 많이 나갔던 선수들도 막상 KS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나도 마찬가지"라며 "그때의 경험으로 가을 야구를 준비하는 것보다 좋은 컨디션을 만드는 게 우선인 것 같다. 팀 분위기도, 선수들의 능력도 그때보다 더 좋아져서 기대가 많이 된다"라고 전했다. 삼성 왕조(2011~2015년)의 '마지막 유산'으로 꼽히는 구자욱은 이제 팀의 주장으로서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구자욱은 "주장이든 아니든, 우승이라는 걸 경험하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주장으로서 우승한다면 더욱 특별할 것 같다. 정규시즌은 (우승을) 못했지만, (KS 우승으로) 1위로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라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구자욱은 팀의 리더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PS를 앞둔 상황에서도 "팀원들이 지금까지 정말 잘해준 덕분이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개인상을 받고도 팀 얘기만 하는 그에게 '자신에게 쓰는 편지'로 PS 각오를 표현해 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잘하고 있다"라고 한 뒤, "자책하지 말고, 욕심내지 마라. 넌 잘할 수 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구자욱은 이어 "마지막까지 집중력 있게 플레이 해서 꼭 1위로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라고 다짐했다. 구자욱은 본지와 인터뷰한 날 경기(18일 수원 KT전)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자신의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수원=윤승재 기자 2024.09.19 13:04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