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모래 폭풍 잠재우러 왔다!’ 홍명보호, 요르단 입성
'기분 좋은 2연승으로 모래 폭풍 잠재운다'홍명보(42)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012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원정경기를 치르기 위해 20일 오후(한국시각) 요르단에 입성했다.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1차전에서 3-1로 승리해 유리한 고지를 밟았지만 마음을 놓긴 이르다. 적지에서 치르는 2차전은 시차, 기온, 날씨, 경기장 분위기, 판정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너무 많다. 홈 경기를 마친 홍명보팀이 지체없이 곧장 요르단으로 향한 이유 또한 '조속한 현지 적응'을 위해서다.◇'특별 원정 프로젝트' 가동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올림픽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암만공항까지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15시간30분. 한국시간으로 19일 오후 11시55분에 이륙해 9시간 반을 비행한 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도착해 3시간 동안 머물렀다. 다시 암만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3시간을 더 날아가서야 비로소 요르단에 내리쬐는 햇살을 경험할 수 있었다. 홈 1차전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은 충분한 휴식 없이 원정길에 올라야 하는 강행군 일정을 고려해 대한축구협회에 선수단의 요르단행 비행기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규정상 올림픽대표팀은 국제대회 출전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해야하지만, 특수 상황임을 감안해 축구협회도 고심 끝에 'OK' 사인을 냈다. 비용을 3배 가까이 더 지불하는 대신 선수들은 넓고 편안한 좌석을 이용하며 장거리 여행의 피로를 다소나마 덜 수 있었다. 홍 감독은 요르단 도착 직후 진행하려던 첫 그라운드 훈련도 숙소 실내 훈련으로 대체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완벽히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반면 상대팀 요르단 선수단은 귀국 비행기편을 일찌감치 마련해두지 않은 까닭에 18시간30분 간의 살인적인 비행 일정을 감내해 대조를 이뤘다. 암만 도착 시점 또한 홍명보팀보다 4시간 가량 늦어졌다. 1차전 완승에 이어 2차전 준비과정에서도 한국이 한 발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각종 변수, 정공법으로 넘는다당초 요르단 원정 2차전을 앞두고 경기 장소인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의 해발고도(920m)가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일부 매체는 '올림픽팀이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당시 A팀이 사용했던 산소마스크를 요르단 현지로 공수해 적응훈련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무근이다. 암만공항 도착 직후 취재진과 만난 홍명보 감독은 "산소마스크를 활용한 고지대 적응 훈련은 해발고도 2000m 이상의 지역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특별한 장비를 활용하기보다는 몸이 스스로 고도에 적응하도록 두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중동 특유의 무더운 날씨에 대해서도 "온도가 높긴 하지만 습도가 낮아 오히려 상쾌하다"며 웃어넘겼다. 낯선 환경에 대해 별도의 대비책을 마련하는 대신 정면돌파를 통해 넘어선다는 각오다. 홍 감독은 2차전 구상을 들려주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앞서 치른 첫 경기와 비교해 선발 라인업에 일부 변화가 있겠지만, 전술적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 언급한 그는 "상대가 신바람을 내지 못하도록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다. 움츠러드는 대신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라 덧붙였다. 암만(요르단) =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사진=연합)
2011.06.20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