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인터뷰] 21년 동안 우승 숙원 못 푼 추신수 "KS 우승, 프로야구 선수의 존재 이유"
추신수(40·SSG 랜더스)가 길었던 우승의 한을 드디어 풀 수 있을까. 추신수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01년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2006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이적 후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이후 신시내티 레즈와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16년 동안 빅리그 주전 선수로 활약했다. MLB 통산 1671안타 218홈런 157도루를 쌓았다. 세 번의 20홈런-20도루 달성, 한 번의 300 출루(2013년) 기록, 올스타전 출전(2018년), 1억 3000만 달러의 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까지 얻어냈다. 세계 최고 리그에서 엄청난 기록과 영예를 이뤄낸 추신수지만, 한 가지만큼은 얻지 못했다. 바로 '우승 반지'다. 코리안 빅리거 중 으뜸으로 꼽혔던 그였지만 월드시리즈 무대는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김병현(2001·2004년 우승) 박찬호(2009년 준우승) 류현진(2018년 준우승) 최지만(2020년 준우승) 등과 희비가 엇갈렸다. MLB 구단들은 월드시리즈만 진출해도 반지를 자체 제작한다. 내셔널리그 또는 아메리칸리그 우승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신수의 포스트시즌 출전은 16시즌 중 단 3시즌(2013·2015·2016년)에 불과했고, 모두 첫 시리즈에서 패배했다. SSG 유니폼을 입은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패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6위)했다. 올해는 달랐다. SSG는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최종전까지 1등을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좀처럼 가을 야구와 인연이 없던 추신수도 처음으로 가장 높은 무대에 오르게 됐다. 추신수는 포스트시즌 기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지난 9월 18일 늑간근 부상을 당했지만, 빠르게 회복한 후 팀 훈련에 정상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예상보다 빨리 청백전에 출전한 그에게 "몸 상태가 좋아져 청백전 첫날부터 타석에 들어왔다. 타격감이야 맞춰가면 되는 것이고, 경기에 나오는 것 자체로도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기뻐했다. 추신수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한국시리즈(KS)까지 몸 상태는 걱정 없을 것 같다. 경기 감각이 문제인데 훈련 기간 최대한 타석에 많이 들어서려 한다. 동료 투수들이 불펜 투구할 때에도 지켜봐 공을 보려 한다"며 "음식도 많이 먹어본 사람이 잘 안다고 한다. 많이 아파보니 어느 정도일 때부터 실전에 나설 수 있는지 계산이 섰다. 정말 의미 있고 큰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회복이 조금 더 빨랐던 것 같다. 내 몸에도 고맙다"고 웃었다. 베테랑 빅리거였던 추신수에게도 KS는 특별하다. 추신수는 "MLB와 KBO리그의 포스트시즌은 느낌 자체가 좀 다르다. MLB에서는 내가 1라운드에서 모두 탈락했다. 그래서 설레다가도 금방 가라앉았다. 하지만 한국은 KS에 바로 올라갈 수 있다"며 "사실 아직도 와 닿지는 않는다. 아내도 아직 실감이 안 난다고 하더라. 하루 전날은 되어야 긴장될 것 같다. 모든 선수가 KS 우승만 바라보고 스프링캠프에 가고 정규시즌을 치른다. KS 우승 때문에 프로야구 선수를 한다. 이제 그 결실을 가져와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리그나 마찬가지다. 월드시리즈든 재팬시리즈든 한국시리즈든 우승은 똑같이 가치 있다. 조국에서 우승에 도전하니 더 의미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SSG에는 추신수를 비롯해 김강민, 최정, 김광현 등 베테랑들이 포진해 있다. 그러나 첫 가을야구에 나서는 젊은 선수들도 많다. 추신수가 강조한 건 '진지함'과 '첫 플레이'였다. 이날 수비 훈련 후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그는 "훈련을 훈련으로만 끝내지 않으면 좋겠다. 실전이 더 어려운 만큼 훈련도 집중해서 해야 한다. 훈련에서 100% 성공해도 실전에서는 성공률이 30%가 될 수 있다"며 "그래서 후배들에게 '훈련 때 놓치는 것에 익숙해지지 말자. 실패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 좀 더 집중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하자고 말하지만, 나부터 그렇게 안 된다. 대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나도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때 첫 타석이 정말 긴장됐다. 그런데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니 대회가 끝날 때까지 굉장히 편해지더라"라며 "첫 타석이 될 수도 있고, 첫 투구가 될 수도 있다. 첫 플레이를 잘 마무리하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28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