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을 연출한 이민수 PD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극중 인물들을 두고 ‘내가 키운 애들 같다’는 시청자들 반응이 있었다. 캐릭터들을 사랑해주고, 전공의들의 성장을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언슬전’은 진짜 의사를 꿈꾸는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차들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지난 2020년과 2021년 방영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다. 드라마는 지난달 12일 3.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해 8.1%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 화제성 지수에서는 5주 연속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5월 3주차 기준)를 차지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언슬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 등장하는 극중 ‘종로 율제 병원’ 세계관을 확장했다. 오이영(고윤정),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김사비(한예지) 등의 성장기를 그리며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요 인물들이 선보인 남다른 우정을 율제병원 레지던트 1년차 4인방을 통해 새롭게 그려냈다.
이민수 PD는 “제가 시청자로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가장 좋았던 점이 ‘동기들의 우정’이었다”고 말했다.
“‘일하는 회사 안에서 저렇게 마음 통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봤는데 우리 OBGY(산부인과) 친구들에게서도 그런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처음엔 밥도 같이 안 먹고 데면데면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동료가 되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몇 년 후에는 이들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99즈’처럼 지낼 수 있을까?’하면서 나중에는 좀 더 슬기로워진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인물들의 우정 케미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언슬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안치홍(김준한), 익순(곽선영) 등을 연기한 배우들이 특별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많은 분들이 율제병원에 다녀갔어요. 정말 하나같이 대체 불가한 배우들이었습니다. 다들 캐릭터의 매력을 너무 잘 살려줬고, 환자나 보호자를 연기한 배우들의 모습도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특별출연한 배우들은 정말 이 세계관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 보였습니다. ‘당신들이 이 드라마를 함께 완성해줬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슬전’은 극중 오이영과 구도원(정준원)의 로맨스에도 높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민수 PD는 “로맨스의 비중이 작아서 걱정을 조금 하긴 했는데, 예상 외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셔서 놀랐다”며 “로맨스 신이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데, 현장에서 배우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하는 편이었다. 고윤정과 정준원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도 내주고, 서로 연기 합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언슬전’은 의정 갈등으로 인해 제작된 지 1년 만에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에 이민수 PD는 “촬영과 편집을 다 끝내고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길어졌는데, 워낙 좋은 대본으로 즐겁게 촬영한 작품이고 배우들 간 케미도 너무 좋아서 작품에는 자신이 있었다”며 “사전제작을 했다고 여기며 차분히 기다렸다”고 했다.
‘언슬전’의 뜨거운 인기를 모으면서 자연스레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시즌2 계획에 대해 묻자 이민수 PD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오이영이 병원을 그만두지 않았기 때문에 언젠가 어디서든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고 답했다.
KBS 출신인 이민수 PD는 ‘드라마 스페셜 2022’의 ‘얼룩’을 연출했으며 KBS2 ‘가슴이 뛴다’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이후 나영석 PD와 신원호 PD 등이 소속된 에그이즈커밍으로 이적했으며 ‘언슬전’을 통해 장편 드라마 연출로 데뷔했다.
“연출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1년차 전공의들처럼 실수는 많았지만, 율제병원만큼이나 좋은 스태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습니다. 다음엔 조금 더 슬기로워진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