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신계' 메날두와 견줄 수 있는 유일한 'GK 신', 그는 부폰이다
'유럽 최고의 선수' 영광을 거머쥘 3명의 후보가 선정됐다.2명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신계'에 포함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다. 최근 10년 동안 세계 축구를 양분한 두 명의 슈퍼스타다. 나머지 한 명은 잔루이지 부폰(39·유벤투스)이다. 골키퍼 '신계'에 포함된 유일한 선수, '살아 있는 전설'이다.부폰이 호날두, 메시와 경쟁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남자 선수상'이 그 무대다.이 상은 한 시즌 유럽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진다. 2010년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이 FIFA 발롱도르로 통합됨에 따라 2011년 유럽에서 활약한 선수만을 위해 이 상을 만들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UEFA 유로파리그 본선 무대에 오른 팀의 감독 80명과 기자단 55명의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된다.초대 수상자는 메시였고, 2012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3·바르셀로나)·2013년 프랑크 리베리(34·바이에른 뮌헨)·2014년 호날두·2015년 메시·2016년 호날두가 차례대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UEFA가 지난 1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의 남자 선수상' 최종 후보 3인을 발표했는데 메시와 호날두 그리고 부폰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두 차례 수상한 바 있지만 부폰은 첫 도전이다. 골키퍼로서도 첫 수상을 노린다. 2014년 마누엘 노이어(31·바이에른 뮌헨)가 골키퍼 최고 순위인 2위에 오른 바 있다. ◇ 메시에 앞서 있는 호날두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지난 10년 동안 그래왔듯이 이번 수상 구도 역시 호날두와 메시의 '양강체제'로 분석하고 있다.호날두 아니면 메시라는 공식 아래 이번에는 호날두가 앞서 있다는 평가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를 UCL 우승으로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UCL 2연패에 성공했다. UCL의 새로운 역사 탄생의 순간이다. UCL 2연패는 1988~1989시즌, 1989~1990시즌 AC 밀란이 이룬 뒤 27년 만이다. 그리고 1992년 지금의 UCL로 재편된 뒤 최초의 기록이다. 또 UCL에서 12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UCL 역사에서 처음으로 득점왕 5연패를 달성했다.수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회 UCL 우승과 함께 호날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도 일궈 냈다.반면 메시는 아쉬움이 큰 시즌이었다. UCL은 8강에서 탈락했다. 골 수도 11골로 호날두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리그는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메시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코파 델 레이(국왕컵) 우승과 리그 득점왕(37골)이다. 이 역시 부진했다고 평가할 수 없는 활약이지만 호날두의 업적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변이 없는 한 호날두의 수상이 유력한 이유다.호날두가 수상하게 된다면 최초로 3회 수상자로 역사에 남게 된다. 단 이 장면은 호날두와 메시의 양강구도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 부폰의 기적호날두와 메시의 양강구도에서 부폰이 포함된 3자 대결로 본다면 결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다. 부폰은 호날두와 메시의 2강 체제를 무너뜨리는 기적을 꿈꾸고 있다.지난 시즌 부폰의 활약상을 면밀히 살펴보면 호날두, 메시와 충분히 견줄 수 있다. 호날두와 메시의 화려한 골에 가려져 있지만 분명 부폰 역시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UCL에서는 8강에서 메시의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렸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무너지기는 했지만 전력이 약화된 유벤투스가 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변에 가까운 행보였다. 그 중심에는 부폰이 있었다. 연이은 선방쇼와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UCL을 지배한 부폰이었다.세리에 A에서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한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최초로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인터 밀란과 토리노가 가지고 있던 5연패였다. 게다가 코파 이탈리아까지 접수하며 '더블 우승'을 만들어 냈다. 더블 우승도 3년 연속으로 일궈 낸 위대한 기록이다. 부폰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유럽 최고의 선수로 선정돼도 모자람이 없는 활약이다.부폰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최종 후보 3인을 가리는 투표에서 부폰이 1위를 차지한 것에서 희망이 보인다. 3명이 맞붙는 결선 투표에서도 흐름이 유지된다면 부폰이 정상에 설 수 있다. 결선 투표도 후보자 3인 투표에 참여했던 이들이 한다.또 40세의 나이를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에 세계 축구팬들은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전성기 나이에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호날두-메시와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폰만의 유일한 강점이다. 이 부분 역시 투표자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요소다.한편 '올해의 남자 선수상' 수상자는 오는 24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2017~2018시즌 UCL 조별리그 조 추첨식에서 발표된다.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08.2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