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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다시 만나는 유아인, 당당한 기세
또 맞불이다. 배우 유아인의 기세가 대단하다. 지난 6월 영화 '#살아있다(조일형 감독)'를 개봉 시키며 코로나19 시국에도 2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던 유아인이 10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를 통해 연타속 홈런을 노린다. 한 해에 두 편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는 배우 유아인의 존재감에 따른 신뢰가 작용한 것이라 더욱 의미있다. 탄탄한 내공에서 비롯된 믿고보는 연기력에 특유의 스타성은 대중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유아인의 매력. 여기에 2020년 유아인은 '영리하고 똑똑한' 행보까지 제대로 각인시키고 있다. 실제 '#살아있다'와 '소리도 없이' 두 작품만 놓고 비교해도 장르와 캐릭터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이어 관객들과 만나도 전혀 무리없는 선택이다. '#살아있다'에서 좀비에 쫓기며 생존 본능을 일깨웠던 준우는 '소리도 없이'에서 범죄 조직의 뒷처리를 담당하며 살지만 최선을 다해 근면 성실한 생활인 태인이 됐다. 어느덧 데뷔 17년 차. 이제는 '유아인이 장르다'는 표현을 적극 활용해도 될 정도로 유아인은 30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됐고, 유아인이 아니면 안되는, 자신만의 세계를 단단하게 구축한 배우로 굳건히 사랑받고 있다. '베테랑' 조태오를 비롯해 그간 유아인이 선보인 수 많은 캐릭터 중에서는 기대보다 우려를 자아냈던 시선도 상당했던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인은 최선을 다한 결과물로 선택의 의미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그리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극장 개봉만으로도 만족할만한 성적을 냈던 '#살아있다'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후 그야말로 빵 터졌다. 공개 이틀만에 미국·프랑스·스페인·스웨덴·러시아 등 유럽 주요국과 호주를 포함한 전세계 35개국 무비차트 1위를 석권하며 글로벌 무비 차트 1위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에서 제작되는 드라마 및 영화 콘텐츠를 통틀어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넷플릭스 1위로 등극된 사례는 '#살아있다'가 이례적. 외신은 ''#살아있다'가 당신의 새로운 넷플릭스 최애 작품이 될 수 있다'(Observer), '코로나 시대에 볼 수 있는 완벽한 영화'(Cinema Escapist)라고 극찬했고, 해외 팬들의 반응도 연일 뜨겁다. 한번 한류는 영원한 한류. 유아인의 기운도 죽지 않았다. 때가 되면 한 번씩 글로벌 시장을 움직인다. 기분좋은 해피엔딩. 코로나19에 한번 승리했던 기세를 몰아 10월에는 '소리도 없이'를 내놓는다. 그야말로 소리도 없이 찾아 온 작품이다. '소리도 없이'는 납치한 아이를 맡기고 죽어버린 의뢰인으로 인해 계획에도 없던 유괴범이 된 두 남자의 위태로운 범죄 생활을 그린 영화다. '#살아있다'로 참신한 생존극을 완성했다면, '소리도 없다'는 새로운 범죄극의 탄생을 알린다. 유아인 이름 앞에 '신선함'이 뒤따르는건 이제 익숙하다. 특히 유아인은 '소리도 없다'에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대사가 없는 연기에 도전했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태인의 감정 변화를 표정과 눈빛, 몸짓만으로 표현해 낸 것으로 알려져 또 하나의 유아인표 인생 캐릭터를 기대케 한다. 유아인은 '#살아있다' 개봉 당시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영화계 예능 홍보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살아있다'가 펜데믹 후 걸리는 사실상 첫 상업영화로 주목 받으면서 유아인은 주연 배우로서 확실한 책임을 보여준 것. 한다면 하는 유아인의 성격이 빛난 케이스다. 이후 개봉작들의 주연 배우들은 이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고, 실제 굵직한 예능 출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유아인이 쏘아 올린 공'이라는 흡족한 반응도 쏟아졌다. 작품으로, 캐릭터로, 혹은 대외 행보로 늘 놀랄만한 성과를 보여주는 유아인이 '소리도 없이' 개봉 시즌에는 어떤 서프라이즈를 보여줄지 컴백만으로도 다시 반가운 유아인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1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