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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대작 혐의' 조영남 "조수 이름, 크레딧에 쓸 이유 없다"[종합]
조영남이 '대작 혐의'에 대해 다시 한번 무혐의를 강조했다.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그림 대작 사기혐의를 받고 있는 조영남의 6차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이날 조영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지난 다섯 차례 공판에서 대작 작가는 물론 여러 명의 증인이 나와 진술했다. 이날은 조영남의 신청으로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이자 미술 평론가, 검찰측 증인으로 서양화 작가 최광선이 각각 전문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전문가 증언은 무려 2시간 30분 이상 이어졌다. 각 전문가들의 공방이 이어졌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길었던 공판을 마친 뒤 조영남은 취재진들에게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왜 이런 다툼을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띵 한 채 2시간 30분 동안 있었다. 검찰 측에서 현실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이날 조영남 측 변호인 증인으로 나선 진중권 교수는 조영남에게 힘을 싣는 전문가 증언을 했다. 이에 대해 조영남은 "진중권 교수의 발언은 도움된 정도를 넘어섰다. 독일에서도 미술학 공부를 했다는 사실과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오늘 알았다"며 "그동안 조수쓰는 게 보통인데 어이가 없어서 말을 조리 있게 이어가지 못했다. 그런데 진 교수가 시원하게 말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이어 "진 교수는 조수쓰는 건 세계적인 관행이고, 조수 사용 여부를 구매자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는 걸 소상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진 교수는 공판 때 '조수들의 처우를 좋게 대하지 않았다'며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조수들이 증인석에 나와서 대우가 안 좋았다고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 그리고 송모 씨에게 돈을 얼마 줄 건지 약속한 적도 없다. 그게 불만이었으면 가만히 있었겠나"라며 반박했다.이어 차후 작품 활동 때 크레딧에 조수 이름을 쓸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조수 이름을 왜 써야하나"라고 말했다.최광선 교수는 조영남에게 '미술계 언로들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과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명예훼손을 했는데 검찰에서 각하를 했다. 사과할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또한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미술계이 반응에 "광주 비엔날레는 5대 비엔날레다. 거기에 내가 초대를 받았다. 정말 대단한 것"이라며 당당하게 얘기했다.조영남은 자신의 근황에 대해서는 "안 믿겠지만 내 생애 가장 재밌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어떤 사람과 친해야 되고 어떤 사람을 멀리 해야 하는지 세상살이를 터득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어떤 멍청한 짓을 했는지 완전히 깨닫고 나니까 어떤 난관이 와도 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그는 "딸과의 신뢰도 회복했다"며 "내 딸이 똘똘하다는 걸 처음 알게됐고, 아버지를 믿어준다는 것도 알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조영남은 앞으로도 그림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그는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다. 지금도 작업을 하고 있다. 그때는 건성으로 그렸다. 조수도 둘 썼는데 이 사단이 났다. 지금은 시간이 많으니까 조수를 안 쓰고 있다. 그림이 훨씬 더 농도가 깊어졌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공판에 참석한 최광선 작가는 "물리적 시행은 작가가 직접 한다. 조영남은 가수로 음악가다. 예술인 입장에 미술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대작 화가가 완성한 경우, 콜라주를 회화로 바꾼 경우 등은 미술에서 허용하지 않는다. 나를 비롯해 작가들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직접 작업한다"고 주장했다.이어 "회화에서는 개념 미술이 성립되지 않는다. 소재와 아이디어가 중요하지만 붓질 터치는 중요하다. 누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반면 진중권 교수는 앞선 증언을 '무식한 소리'라며 반박했다. 진 교수는 "현대 미술은 장르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개념과 실행을 분리한다. 회화서 터치를 강조하고 조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다소 무식한 소리"라고 주장했다.이어 "많은 화가가 조수를 사용하고 그림을 판 돈으로 조수를 고용한다. 조수가 없다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조수 사용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또한 현대 미술에서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화투 그림하면 조영남이 떠오른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관철시키고, 완성 전 마지막 작품을 본 것도 최종 터치를 한 것도 모두 조영남이다. 진품이고 오리지널"이라며 "아이디어가 있다면 작가의 물리적 참여도가 0%라도 모두 작가 작품이다. 외국에선 조수 업체도 있다. 조영남의 경우 대작가를 사용한 게 아니라 조수를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공판 후 조영남은 최후 변론에서 "내가 세계적인 미술가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광주 비엔날레에 초청받았다. 이 정도면 작가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11개 미술 단체에서 조수를 쓰는 게 관행이 아니라고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지난해 각하 처분을 받았다. 큰 문제는 해결됐다고 생각한다. 불리한 결과가 나와도 상관없다"고 말했다.앞서 조영남은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무명화가 송모 씨와 오모 씨에게 그림 한 점당 10만원을 주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임의대로 회화 표현해 달라고 지시한 후, 배경에 경미한 덧 칠을 한 뒤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해 1억 6000여 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법원은 10월 18일을 선고 기일로 정했다. 약 2년 여 계속됐던 법적 공방은 10월 18일을 기점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다.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사진=정시종 기자
2017.08.09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