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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라볼피아나·라인브레이킹…” 무색해진 이임생 극찬, 무기력하게 진 '홍명보 축구'

“라볼피아나 형태와 비대칭 스리백을 쓴다. 선수 장점들을 잘 살려 어태킹 서드에서의 라인 브레이킹, 카운터와 크로스, 측면 콤비네이션 등에서 다양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 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이 선보이는 축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8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자리에서다. 굳이 대중성이 떨어지는 영어와 전술 용어들을 활용해 구구절절한 설명한 핵심은, 결국 홍명보 감독이 구사하는 축구 스타일이 한국 대표팀에 잘 맞는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외국인 감독 후보들의 스타일에 대해 ‘롱볼 후 빠른 서포트’, ‘하이 프레싱과 인텐서티 프레싱’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상대적으로 깎아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지난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광주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홍명보 감독의 울산이 보여주는 축구에는 그래서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평소 울산 경기를 잘 보지 않는 팬들에게는 이임생 이사가 극찬했던 '홍명보 축구'에 대한 궁금증이 컸을 경기이기도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라인까지 내려오고, 풀백이 공격적으로 활용되는 라볼피아나 전술을 홍 감독이 어떻게 쓰는지, 공격 지역에서의 뒷공간 침투나 측면에서 어떻게 유기적으로 공격을 풀어가는지 등에 대한 증명이 필요했다.결과는 무기력한 0-1 패배였다. 이날 울산은 볼 점유율에서 55.6%-44.4%로 앞섰지만, 오히려 슈팅 수에서는 12-17로 더 적었다. 유효 슈팅 수 역시 3-4로 열세였다. 패스 횟수는 상대보다 200여개 더 많은 625개(성공률 89.9%)였으나, 결과적으로 무득점에 그친 데다 내려선 광주의 전술적인 움직임과 맞물리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웠다. 선제 실점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크로스 빈도만 높아졌다. 김경민 골키퍼의 세 차례 결정적인 선방들을 감안하더라도, 전술적인 움직임이나 상대 수비를 깨트리기 위한 세부 전략 등은 뚜렷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한 전력 차를 고려하면, 이날 홍명보 감독의 울산은 결코 광주를 압도하지 못했다. 물론 단 한 경기일뿐이고, 모든 경기를 다 잘할 수는 없다. 다만 그렇다고 이임생 이사가 극찬했던 홍 감독만의 전술적인 색깔이라도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보기에도 어려운 경기였다. 이날 보여준 홍 감독의 전술적이 역량이 고스란히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팬들이 갖는 실망감의 크기만 더 커지게 됐다. 각종 전술 용어를 써가며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 명분을 채우려던 이임생 기술이사의 설명 역시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 이날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이사를 만나고 밤새도록 고민하고 고뇌하는 그 시간이 너무 길었다. 10년 만에 간신히 재밌는 축구도 하고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 봤는데, 결과적으로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정말 긴 잠을 못 자면서 생각했는데, 난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그게 내가 우리 팬들에게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던 마음을 바꾼 상황”이라고 대표팀 감독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게 제일 중요하냐고 한다면, 재능을 가진 걸 어디에 올려놓냐에 따라 많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에 재능을 헌신 위에 올려놓으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재능을 이기주의 위에 놓는다면, 그렇게 발휘되지 못할 것이다. 팀 스포츠를 해오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이다. 좋은 선수들도 많지만, 얼마나 신뢰 관계를 쌓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날 울산 서포터스는 홍명보 감독을 시즌 도중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대한축구협회뿐만 아니라, 그동안 대표팀 감독 부임설에 선을 긋다가 돌연 축구협회 제안을 수락하고 구단과 팬을 등진 홍 감독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선수단이 서포터스에게 인사하는 과정에서 선수들 뒤에만 머물렀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서야 “너무 죄송했다. 그동안 너무 좋았었는데,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내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정말 우리 울산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내가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과했다. 김명석 기자 2024.07.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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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가고 싶지 않았던 홍명보 결의, “나를 버렸다…韓축구밖에 없다” [IS 울산]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논란이 커질 것을 알고도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홍명보 감독은 당연히 보통의 각오로 결정을 내린 게 아니었다.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일 광주FC전(0-1 패)을 마친 뒤 “결과적으로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정말 잠을 못 자면서 생각했는데, 난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여러 이유로 여론은 썩 좋지 않다. 10년 전 홍명보 감독이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패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후 홍 감독이 울산에서 지도자 커리어 반전을 이뤘지만, 팬들의 믿음이 굳건한 분위기는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과 10년 전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경험도 많이 부족했고, 뭔가 축구 지도자로서 시작하는 입장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10년 전보다는 K리그 경험도 아주 많이 하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좋았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홍명보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부탁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님의 원팀, 원스피릿, 원 골이 현재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홍 감독을) 한국 축구가 유지해야 할 정신력, 조화, 원팀 정신을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명의 외국인 감독의 교훈삼아 팀 내 자유로움 속에 기강은 필요하고 대표팀의 창의성 유지 및 원칙 확립을 위한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현재 대표팀 전력을 묻는 말에 홍명보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선수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게 제일 중요하냐고 한다면, 재능을 가진 걸 어디에 올려놓냐에 따라 많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표팀 운영 방향을 밝혔다.이어 “만약에 재능을 헌신 위에 올려놓으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재능을 이기주의 위에 놓는다면, 그렇게 발휘되지 못할 것이다. 팀 스포츠를 해오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이다. 좋은 선수들도 많지만, 얼마나 신뢰 관계를 쌓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홍명보 감독의 데뷔전은 오는 9월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이 될 전망이다. 울산을 언제까지 지휘할지는 미정이다. 울산 관계자들은 11일 오전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울산=김희웅 기자 2024.07.1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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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울산] 홍명보 “韓축구 위해 나를 버렸다, 2014년 홍명보와 아주 다르다” (전문)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을 전했다.울산은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졌다. 울산은 3경기 무승(1무 2패) 늪에 빠졌고, 광주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광주전이 홍명보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는 미지수다. 홍 감독은 오는 13일 열리는 FC서울전까지 지휘할 의사가 있지만, 아직 구단과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광주전을 앞두고 대표팀 이야기는 경기 후에 하겠다고 한 홍명보 감독은 그간 있었던 일을 상세히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어려운 시기가 2014년도 월드컵 끝난 뒤였다. 그때 끝나고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대표팀에) 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서 가고 싶지 않았다”며 “2월부터 내 의도와 상관없이 내 이름이 전강위, 축구협회, 언론에 나와서 정말 괴로웠다. 뭔가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고,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지난 5일 이임생 KFA 기술 총괄이사를 만난 홍명보 감독은 고심 끝에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그는 “나는 밤새도록 고민했다. 솔직히 두려웠다. 불확실성을 가진 것에 도전하는 것이 굉장히 두려웠다. 도저히 그 안에서 어떻게 할지 답을 내리지 못한 날이었다”면서 “결과적으로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 내게 질문했다. 거기에는 내가 말씀드린 두려움이 가장 컸다. 어떻게 보면 이게 내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예전에 실패한 과정과 그 후의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뭔가 팀을 정말 새롭게 만들어서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서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공개적으로 대표팀 감독직 거절 의사를 드러낸 홍명보 감독은 일주일 만에 생각을 바꿨다. 팬들은 2024시즌 중 팀을 떠나는 홍 감독을 향해 ‘배신자’라고 했다. 실제 광주전 서포터석에는 “피노키홍” “런명보” 등 홍 감독을 비판하는 걸개가 걸렸다. 경기가 끝난 뒤 홍 감독이 인사하러 팬 앞에 섰을 때도, 서포터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홍명보 나가!”라는 외침도 이어졌다.홍명보 감독은 “너무 죄송했다. 그동안 너무 좋았었는데,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내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정말 우리 울산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내가 드릴 말씀이 없다. 내가 2014년을 끝내고 협회에서 일을 마치고 울산을 선택했을 때는 온전히 개인만을 위해 울산을 택했다. 울산에 있으면서 선수들, 팬들, 그리고 축구만 생각하면서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다. 물론 내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 응원의 구호가 오늘은 야유로 나왔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 있다. 다시 한번 우리 울산 팬들, 처용전사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이제 대표팀 사령탑이 된 홍명보 감독은 “10년 만에 간신히 재밌는 축구도 하고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 봤는데, 결과적으로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정말 긴 잠을 못 자면서 생각했는데, 난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그게 내가 우리 팬들에게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던 마음을 바꾼 상황”이라고 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경기 총평.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 홈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해 죄송하다.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했다.-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은.일단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어려운 시기가 2014년도 월드컵 끝난 뒤였다. 그때 끝나고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대표팀에) 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서 가고 싶지 않았다. 2014년 이후로 10년 며칠 됐다. 그동안 어려운 시점도 있었고, 반대로 이렇게 울산에서 3년 반 동안 좋은 시간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10년 전에 국가대표 또는 축구인 홍명보의 삶의 무게를 그때 내려놓을 수 있어서 홀가분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2월부터 내 의도와 상관없이 내 이름이 전강위, 축구협회, 언론에 나와서 정말 괴로웠다. 뭔가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고,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7월 5일 이임생 위원장이 집 앞에 찾아왔다. 2시간 정도 기다린 위원장을 내가 뿌리치지 못했고, 그때 처음 이임생 위원장을 만났다. 이임생 위원장이 내게 말씀하셨다. MIK란 메이드인 코리아란 기술 철학을 이야기했다. 물론 나도 협회가 MIK를 발표할 때, 충분히 그 내용에 대해 다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예전에 행정 일을 하면서 그 일에 굉장히 관심이 많이 있었는데, 그걸 마무리 짓고 나오지 못했다. 나는 축구대표팀, 특히 연령별 대표팀과 연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도 많이 추진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이임생 위원장께서 그 말씀을 하셨고, 나는 행정이란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건 실행이었다. 하지만 실행하는 데 있어서 현장에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좋다. 그 안에서도 누가 과연 이걸 실행하는 데 좋은 건 A대표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번에 위원장께서 외국에 가서 두 분을 만나시고 분명 거기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을 것이다. 내용은 모르겠지만, 잘되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부분에 있어 내게 부탁하는 상황이었다. 일단 이야기를 그렇게 들었고,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도 동의했다. 하지만 결정 내리지 않고 이임생 위원장은 바로 돌아갔다. 나는 밤새도록 고민했다. 솔직히 두려웠다. 불확실성을 가진 것에 도전하는 것에 굉장히 두려웠다. 도저히 그 안에서 어떻게 할지 답을 내리지 못한 날이었다. 결과적으로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 내게 질문했다. 거기에는 내가 말씀드린 두려움이 가장 컸다. 어떻게 보면 이게 내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다 보니 한편으로는 내가 예전에 실패한 과정과 그 후의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뭔가 팀을 정말 새롭게 만들어서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서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내가 이임생 위원장을 만나고 밤새도록 고민하고 고뇌하는 그 시간이 너무 길었다. 10년 만에 간신히 재밌는 축구도 하고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 봤는데, 결과적으로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정말 긴 잠을 못 자면서 생각했는데, 난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그게 내가 우리 팬들에게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던 마음을 바꾼 상황이다.-규정상 K리그 팀을 맡고 있어도 특별한 사유 없이는 대표팀 제안을 거절 못 한다는 게 있는데, 어떤 생각인지.나는 지금 그 룰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대도 많이 바뀌었고, 그 룰로 각 팀 K리그 감독들을 구속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대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본인이 김판곤 감독(당시 위원장)과 만든 시스템 어긴 꼴이 됐는데.나는 시스템이 어떻게 된 지는 알 수 없는 게, 나는 만나자고 해서 ‘내가 어떤 평가를 받았냐’고 물었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만났다.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는 내가 알 수 없다. 전강위나 축구협회에서 했다고 생각한다. -2014년 감독 홍명보와 2024년 감독 홍명보는 어떻게 다른가.지금과 10년 전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경험도 많이 부족했고, 뭔가 축구 지도자로서 시작하는 입장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10년 전보다는 K리그 경험도 아주 많이 하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좋았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대표팀의 전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한국 대표팀이 좋은 선수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게 제일 중요하냐고 한다면, 재능을 가진 걸 어디에 올려놓냐에 따라 많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에 재능을 헌신 위에 올려놓으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재능을 이기주의 위에 놓는다면, 그렇게 발휘되지 못할 것이다. 팀 스포츠를 해오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이다. 좋은 선수들도 많지만, 얼마나 신뢰 관계를 쌓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폭로한 것에 대한 것을 아는가.영상도 봤고, 내용도 확인했다. 개인적인 생각은 박주호 위원이 자기가 가진 커넥션을 통해 굉장히 전강위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 안에서 어려움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도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일들이 축구계에 계속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의견이 존중받으면서 우리가 하나로 돼서 어떤 목표로 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박주호 위원의 말이 불편하게 들릴 사람도 있지만, 그런 것도 이제는 허용해야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리라 생각한다.-경기를 마치고 그라운드를 돌면서 팬들에게 인사했는데, 그때의 생각은.너무 죄송했다. 그동안 너무 좋았었는데,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내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정말 우리 울산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내가 드릴 말씀이 없다. 내가 2014년을 끝내고 협회에서 일을 마치고 울산을 선택했을 때는 온전히 개인만을 위해 울산을 택했다. 울산에 있으면서 선수들, 팬들, 그리고 축구만 생각하면서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다. 물론 내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 응원의 구호가 오늘은 야유로 나왔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 있다. 다시 한번 우리 울산 팬들, 처용전사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울산, 대표팀 일정은.아직 상의는 없었다. 협회와 연락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언제 갈지 결정되지 않았다. 울산=김희웅 기자 2024.07.10 23:28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스포츠 베팅 스캔들

지난 3월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당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스포츠 베팅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사건은 서곡에 불과했다. 이달 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내야수 투쿠피타 마르카노가 자신의 소속팀에 베팅한 사실이 알려져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됐다. 게다가 투수 마이클 켈리(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제이 그룸(샌디에이고) 앤드류 살프랭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내야수 호세 로드리게스(필라델피아 필리스) 등도 관련 문제로 1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사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엔 현역 MLB 심판이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MLB 사무국으로부터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패트 호버그 심판은 2017년부터 MLB 풀타임 심판을 맡고 있는데, 정확한 판정으로 명망이 높았다. 2022년 월드시리즈(WS) 2차전에선 주심으로 나서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MLB에 더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이런 현상은 비단 MLB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 토론토 랩터스 포워드 존테이 포터는 자신이 다쳐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걸 도박사에게 미리 알려주는 등 스포츠 도박 문제로 영구 제명됐다. 미국프로풋볼(NFL)에선 켈빈 라이들리가 도박 연루 혐의를 받았다. 이렇게 종목을 가리지 않고 문제가 터지는 건 스포츠 도박 허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MLB의 경우 과거 '블랙삭스 스캔들' 이후 철저하게 야구가 스포츠 도박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MLB 경기에 대한 베팅 허용 범위가 커지며 선수 및 관계자의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제이슨 게이는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냉정하게 진단한 바 있다. 게이에 따르면, 수많은 스포츠 베팅 앱이 만들어지고 스마트폰을 통해 몇 번의 간단한 터치로 베팅할 수 있는 환경이 최근 스포츠계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쏟아지는 베팅 관련 정보에 기술적인 뒷받침까지 이뤄지니 도박에 빠져드는 사람이 늘 수밖에 없다는 의미. 단순히 경기 승패뿐만 아니라 선수의 개인 성적까지 베팅 대상이 돼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선수나 구단 관계자가 주변에 관련 정보를 넘겨주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심지어 직접 베팅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더 큰 문제는 합법화된 스포츠 베팅을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돈을 갈망하는 개인의 욕망과 수익을 좇는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맞물려 자칫 심각한 상황으로 흐를 수 있다.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안전장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어둠으로 얼룩진 돈까지 벌겠다는 욕심은 자칫 공멸로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6.26 02:35
산업

신세계 정용진 '원 레스 클릭', '원 모어 스텝' 2024년 핵심 화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4년 신년사를 통해 원 레스 클릭(ONE LESS CLICK)과 원 모어 스텝(ONE MORE STEP)을 핵심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28일 신년사에서 비효율을 줄이고 고객 가치 실현에 투자해 그룹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그는 "2024년은 엄혹한 현실 앞에 매우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금 시장과 고객은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느냐고 묻고 있고, 이 물음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쇼핑할 때 생긴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 패턴을 바꿨다"며 "사소해 보이는 이런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SSG닷컴과 지마켓을 예로 들며 "고객이 여기저기서 쿠폰을 찾도록 숨바꼭질시키고, 무료 배송을 위해 조건을 맞추게 해 결제부터 배송까지 고객을 지치게 했다"며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고, 배송받을 때 경쟁사보다 한 클릭 덜하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정 부회장은 또 'ONE LESS CLICK'은 서비스뿐 아니라 업무처리 방식 전반에서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자사 이기주의, 보여주기식 실적 쌓기, 불필요한 업무 중복을 모두 없애고 기존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전부 바꿔야 한다고 했다.그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비효율을 걷어내고 이를 고객 가치 실현에 투자해 그룹 전체의 성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이를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원 모어 스텝(ONE MORE STEP)'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정 부회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고 깊이 들어가 남들이 보지 못한 것, 경쟁사가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따져봐야 한다"며 "그것이 차이를 만든다"고 당부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잠재적 리스크와 구조적인 문제점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치열함을 갖추라고 요구했다.수익성 강화에 대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그는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는 이런 선순환 구조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경영진단을 통해 핵심 사업의 수익 기반이 충분히 견고한지 점검하고 미래 신사업 진출 역시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판단해달라"고 강조했다.이어 "2024년에는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기본 명제를 다시 한번 바로 세워야 한다"고 재차 주문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8 13:43
연예일반

지상 최악의 남편...이이경, ‘내 남편과 결혼해줘’ 악역 변신

이이경이 지상 최악의 남편으로 돌아온다.내년 1월 1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될 tvN 새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본격 운명 개척 드라마.앞서 강지원 역을 맡은 박민영과 유지혁 역을 맡은 나인우의 첫 스틸이 공개된 가운데, 박민환으로 분한 이이경의 첫 스틸이 공개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극 중 박민환은 회귀 전 강지원(박민영 분)의 남편으로 자기중심적인 극강의 이기주의자다. 게다가 아내란 집안일도 회사 일도, 심지어 대리 효도까지 모두 놓치지 않고 도맡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대착오적 사고마저 겸비한 회생 불가 캐릭터.이 모든 것을 너그럽게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던 강지원을 만나 결혼했지만 금방 따분함을 느끼고 그녀의 친구 정수민(송하윤 분)에게로 눈을 돌린다. 파국으로 치닫는 결혼생활에도 아랑곳않고 정수민과 내연 관계를 이어가는 박민환에게서는 배려나 책임감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어 시청자들의 분노를 제대로 유발할 예정이다.더불어 암 투병 중인 강지원에게 불륜 사실을 들키고 살해를 저지르며 씻을 수 없는 악행까지 벌인다. 강지원의 1회차 인생을 끝장낸 장본인인 만큼 2회차 인생에서 어떤 죗값을 치르게 될지 궁금증을 모으는 상황. 공개된 사진에는 이런 박민환 캐릭터의 다채로운 얼굴을 표현하고 있는 이이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웃음기 없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얄미움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은 물론, 한껏 여유로운 모습에서는 뻔뻔하면서도 비열한 박민환의 이중적인 면모까지 엿보여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말 한마디로 보는 이들의 혈압까지 상승시킬 안하무인 마마보이 박민환으로 변신해 문제적 남편 캐릭터의 한 획을 그을 이이경의 활약에 이목이 쏠린다. 한편 이이경은 현재 드라마뿐만 아니라 ‘놀면 뭐하니?’, ‘나는 솔로’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12.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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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구수환 감독, 이태석 교사상 제정

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교사의 죽음에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심정을 밝혔다.구수환 감독은 최근 교권 회복을 위해 이태석재단 차원에서 두 가지 약속을 했다.첫 번째가 이태석 교사상 제정이다. 매년 1월 14일 이태석 신부의 선종일에 맞춰 사랑과 헌신을 실천한 선생님을 선정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행보는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과 학교도 행복하다는 평소 소신을 구체화 시킨 것으로 교사의 상처 난 마음을 위로하고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이태석 신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마을에서 학교를 설립한 교육자, 수학을 가르친 선생님이다. 그래서 이태석 교사상이 갖는 의미는 더 크다.구 감독은 학부모의 악성민원은 입시교육, 돈과 특권, 편 가리기와 이기주의, 금권만능주의가 만들어낸 암 덩어리라고 지적하고 반드시 도려내 더 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또 하나의 약속은 영화 ‘울지마톤즈’와 후속편 ‘부활’의 주인공인 이태석 신부와 제자들의 감동적인 사례를 교육현장에 열심히 전하겠다는 것이다.구 감독이 이런 결정을 한데는 교사들의 뜨거운 반응 때문이다. 이태석 신부의 감동적인 삶을 만나면 교사가 되고자 했을 때의 초심을 발견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 ‘울지마톤즈’와 ‘부활’은 교육현장에서 인성교육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이 되고 있다.구수환 감독은 “이태석재단은 큰 힘을 가진 단체는 아니지만 이태석 신부가 남긴 사랑의 불씨가 교사들에게 퍼져나가도록 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14 08:25
연예일반

[IS리뷰] ‘그녀의 취미생활’ 좋은 게 좋긴 뭐가 좋아

누군가에겐 황당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취미생활이 누군가에겐 사이다가 될 수도 있겠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로 자행되는 집단적인 이기주의와 사생활 침해가 영화 ‘그녀의 취미생활’에선 철저하게 처단 받는다.‘그녀의 취미생활’의 주인공은 정인(정이서)과 혜정(김혜나)이다. 정인은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여성. 마을 사람들의 무리한 부탁도 거절하지 못 하는 정인은 언뜻 연약해 보인다. 그런 그가 도시에서 이사 온 혜정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여성 투톱, 게다가 스릴러 장르 영화는 국내에서 거의 찾을 수 없기에 ‘그녀의 취미생활’ 탄생은 유독 반갑다. 혜정은 마을에서 억압받고 있는 정인에게 마음을 주고, 그렇게 두 사람이 살벌한(?) 연대를 쌓아가는 과정이 영화에 잘 담겨 있다. 영화는 서미애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다만 캐릭터 설정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원작에서 정인이 유약한 여성으로 그려졌다면 영화에선 외유내강 성격으로 그려진다. 엔딩 역시 열려 있어 후속편을 기대하게도 한다.영화의 골자는 억압받던 정인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상황으로부터 탈출해가는 과정이다. 전 남편이 일상적으로 저질러온 폭력과 유독 정인의 것을 탐할 때만 ‘내거 네거가 없는’ 마을 사람들. 혼자였던 정인은 도망치고 회피하고 모른 척하며 애써 그 상황들을 견딘다. 하지만 물도 차면 넘치게 마련. 어느 날 정인을 도저히 참을 수 없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자신에겐 관대하고 타인은 함부로 대하는 이기심. 집단이 한 개인을 향해 양보, 희생을 자연스럽게 강요하는 폭력이 ‘그녀의 취미생활’에는 잘 담겨 있다. 군데군데 유머스런 장면을 섞어 영화가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것을 방지한 하명미 감독의 연출력도 호평할 만하다.‘헤어질 결심’에서 형사 유미지, ‘기생충’에서 피자집 사장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정이서가 정인을 연기했다. 그간 처연하고 유약한 이미지의 캐릭터가 많았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의 이미지적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 연약해 보이던 그가 가슴 속에 간직했던 예리한 칼날을 꺼내놓을 때의 쾌감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감각을 선사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은 자신이 입을 피해가 전혀 없는 사람들 입에서 나오면 화만 돋울 뿐이다. 남의 집을 자기집처럼 드나드는 무례함, 남이 입는 소소한 피해에 둔감한 사람들. ‘그녀의 취미생활’은 자신이 꼰대는 아닌지 들여다 보게 하는 하나의 교보재 같기도 하다.김혜나는 정이서와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색다른 워맨스 호흡을 만들어낸다. 김혜나가 연기한 혜정은 수입 오픈카를 타고 다닐 정도로 부유하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춘 인물. 전사가 서술되지 않아 더 미스터리하고 매혹적인 혜정을 김혜나는 자신의 색으로 잘 표현해냈다.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 두 여성이 만들어내는 조화이기에 더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31 06:05
IT

LGU+, 황현식 대표 포함 경영진 '사이버 보안' 특강 진행

LG유플러스는 보안체계 강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경영진 대상 특강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전날 서울 용산 본사에서 열린 특강에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최근 선임된 홍관희 CISO(최고정보보호책임자)를 비롯해 20여 명의 경영진이 자리했다.이번 강의에서 이기주 김앤장 고문 겸 정보보호연구소장은 '사이버 시큐리티'를 주제로 개인정보보호와 재난 및 기술 결함에 따른 서비스 장애 대응 방향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최근 주목받는 생성형 AI(인공지능), 챗GPT와 관련한 보안 이슈도 살펴봤다.강의 후반부에는 글로벌 기업과 전문 보안 업체를 아우르는 시장 현황과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안 등에 대한 주요 내용을 들여다봤다.이번 특강은 LG유플러스가 올해 2월 간담회에서 발표한 '보안·품질에 가장 강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일환이다. 최고 경영층부터 사이버 보안에 대한 책임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하기 위해 마련했다.홍관희 LG유플러스 CISO는 "다양한 사례와 일련의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다시 한번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기본을 충실히 한다는 자세로 회사의 보안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27 15:31
영화

[IS리뷰] ‘드림팰리스’ 어쩔 수 없이 흘러가는 인생

아파트 입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와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투쟁은 공통점이 있을까.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두 집단 속 ‘인간’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본 영화가 나왔다. 가성문 감독의 첫 장편영화 ‘드림팰리스’다.전혀 이어질 수 없을 것 같은 두 집단의 이야기는 ‘혜정’이라는 한 인물을 통해 얽히고 설키게 된다. ‘드림팰리스’는 남편의 목숨값으로 간신히 장만한 아파트를 지키기 위한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영화는 혜정(김선영)이 자동차에 붙은 ‘투쟁’ 글씨를 떼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혜정은 공장 화재 참사 피해자의 아내다. 남편이 다니던 회사에서는 사고를 숨기기 급급하고 혜정은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 알기 위해 유가족들과 2년간 시위를 벌여왔다. 유가족들 사이에서도 혜정은 물 안의 기름처럼 둥둥 뜬 존재다. 죽은 혜정의 남편이 공장 책임자 신분이었기에, 유가족들은 내심 혜정의 남편이 저지른 실수로 화재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혜정은 결국 회사의 회유와 압박으로 합의금을 받고 시위를 중단한다. 그리고 남은 아들 동욱(최민영)을 위해 ‘드림팰리스’를 분양받는다. 그런데 동욱은 혜정이 시위를 관둔 것을 부끄러워하며 남은 유가족들과 가깝게 지낸다. 그 중 하나는 같은 책임자 신분의 남편을 둔 수인(이윤지)다.끝까지 투쟁할 것 같았던 수인은 유가족 중 누군가가 회사 화장실에 화염병을 던지는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다. 구속된 수인을 가장 많이 찾아온 사람은 유가족 동지들이 아닌 회사 측 사람들이다. 남겨진 수인의 아이들은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유가족 동지들은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수인의 큰아들에게 식료품 영수증이나 건네는 비정함을 보여준다. 혜정은 그 모습에 충동적으로 수인의 아들과 딸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결국 수인도 고민 끝에 회사와 합의하게 된다. 혜정과 수인의 남편은 희생자 중 유일한 회사 측 직접계약 노동자였다. 유가족들은 수인이 투쟁에서 빠지게 되면 동력을 잃는다며 호소했지만 몸과 마음이 지친 수인은 결국 합의에 이른다. 그리고 혜정의 권유로 ‘드림팰리스’를 할인분양받는다.이 시점에서 영화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져든다. ‘드림팰리스’ 기존 입주자들은 할인분양을 받은 세대가 이사오지 못하게 바리케이트를 치고 막고 갈등은 극으로 치닫는다. 어지러운 인간의 이기심 속에서 혜정은 충동적으로 선행을 베푼다. 이기주의 집단 속에도 온정을 베푼다. 이 ‘어쩔 수 없는’ 인생이 계속해서 흘러간다.가성문 감독의 영화 ‘드림팰리스’에는 빌런이 등장하지 않는다. 아파트 집단 이기주의를 그리면서도 그 사람들을 마냥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산재사고 피해자라고 해서 마냥 선하지고 않고,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 그저 그 자리와 상황에 위치한 사람들이 흘러가듯 자신의 ‘역할’을 다 할 뿐이다. 사람이 죽고, 다치고, 비명을 지르지만 누구도 나쁜 사람이 없어 허무함까지 느껴진다.이런 ‘드림팰리스’ 구도는 일본 영화 ‘라쇼몽’이 떠오르기도 한다. ‘라쇼몽’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 등장인물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말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담은 작품이다. ‘라쇼몽’이 겉으로는 명예롭고 선한 인간이 실상을 파헤치면 터무니없이 한심하다는 것을 그렸다면 ‘드림팰리스’는 겉으로는 이기적인 인간이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적·지위적 ‘어쩔 수 없음’이 있다고 이야기한다.그런 어쩔 수 없음에도 영화는 희미한 희망을 그린다. 혜정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비극은 벌어지고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묘한 상황이 지속되지만, 마지막에 밝혀지는 산재 사고의 ‘진실’에 약간의 위안을 얻는다. 31일 개봉. 12세 이용가. 112분.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5.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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