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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삼성전자, '초격차' 흔들리는데 '트럼프 리스크'까지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AI(인공지능) 반도체 주도권이 SK하이닉스로 넘어간 것도 모자라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정부가 재집권하면서 대외 리스크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도 이례적으로 직접 투자자들을 달래고 나섰는데, 기업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초격차' 전략이 지금이야말로 절실하다는 분석이다.반도체 보조금 축소될까14일 본지가 챗GPT와 퍼플렉시티 등 생성형 AI에 최근 일주일간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과 이슈를 물어본 결과, 삼성전자가 단연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챗GPT는 지난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급락한 삼성전자의 주가에 주목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퍼플렉시티는 미 반도체법(칩스법) 재검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새로운 제품·서비스 출시 기대감 등 긍정적인 소식에 관심이 쏠려 순위에 오른 현대자동차와 카카오, 네이버와 달리 어두운 미래를 조명한 것이 대비된다. 대외 변수로 인한 삼성전자의 불확실성 확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몸값은 하락하고 있다. 지난 13일 주가가 4년 5개월 만에 최저가인 5만600원까지 떨어졌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관세 정책 확대로 IT 기기 수요 개선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2024년 4분기가 비수기인데 글로벌 IT 기기 신제품 부재, 메모리 수요 부진과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관련 기업 중심으로 실적이 추정한 것보다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과 대만이 선도하는 반도체 시장을 압박할 가능성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중심에는 칩스법이 있다.지난 2022년 제정된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약 55조원)와 연구·개발 지원금 132억 달러(약 19조원)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인데, 트럼프 당선인은 칩스법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지난달 한 팟캐스트에서 "정말 나쁜 거래"라며 관세를 높이면 기업들이 알아서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명박 정부 시절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던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마련한 좌담회에서 "보편 관세가 한국에도 적용된다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상호 관세 철폐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칩스법은 큰 변화는 없겠지만 보조금 지원 축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마찬가지로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했던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양자 관계를 판단하는 척도가 무역 적자"라며 "한국은 무역 적자국 8위라 1순위 고려 대상은 아니겠지만 중국, 멕시코 등에 이어 타깃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유로운 SK, 추격하는 삼성이렇듯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트럼프 리스크가 중장기 과제라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가 당장 넘어야 할 산이다.SK하이닉스는 사실상 AI '큰손' 엔비디아의 독점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주력 AI 메모리인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등을 공급하며 매출 신기록을 쓴 데 이어 다음 세대인 HBM4 협상력도 강화하고 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초 'SK AI 서밋 2024'에서 젠슨 황 CEO가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는 요청을 한 사실을 전하며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보면서 '가능하겠나'라고 물었더니 최대한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최 회장의 여유로운 모습과 달리 삼성전자는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이례적으로 대략적인 생산 일정까지 공유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는 힘을 빼고 HBM에 총력을 기울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시황과 투자 효율을 고려해 라인 전환에 우선순위를 두고 파운드리 CAPEX(시설 투자) 규모는 줄인다는 방침이다.위기론이 주가에 악영향이렇듯 삼성전자가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한 가운데 회사를 향한 우려가 도를 넘은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일 뿐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내는 회사가 쉽게 무너지겠나"라며 "오히려 무분별하게 퍼지는 위기론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증권가는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을 해소할 키는 역시 기술 경쟁력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기 제품인 HBM4와 이에 적용될 1cnm(선단 공정) 개발에 총력을 다해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다행히 1cnm의 문제점들은 하나둘씩 해결되기 시작했고, HBM4를 탑재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은 출시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삼성전자에게는 기술 격차 축소를 위한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15 07:00
금융·보험·재테크

한국, 세계국채지수 'WGBI' 편입 성공…대통령실 "건전재정 기조 주효"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대통령실은 국채시장을 비롯한 우리 자본시장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채권 국가 분류 반기별 리뷰 결과에서 한국을 2025년 11월부터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FTSE 러셀은 이번 검토 결과 한국의 시장 접근성 수준이 1단계에서 2단계로 재분류됐다고 설명했다.FTSE 러셀은 시장 규모, 국가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수준을 고려해 통상 3월과 9월 WGBI 편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하는데, 그동안 한국은 시장 접근성 수준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앞서 한국은 2022년 9월 관찰대상국 지위에 오른 이후 이를 유지하다가 2년 만에 WGBI에 편입했다.WGBI 편입에 성공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건전 재정 기조를 비롯한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가 이뤄낸 쾌거"라고 평가했다.대통령실은 "WGBI 편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차원에서 이명박 정부가 본격 추진한 바 있고, 지난 정부에서도 시도가 있었으나 성사되지 못하다가 '국채시장 선진화'를 국정과제로 삼은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결국 성공시킨 숙원사업"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를 통해 경제적 국격 제고라는 심리적 효과뿐 아니라 안정적인 글로벌 국채 수요를 확보함으로써 경제 주체들의 자금조달 비용 절감, 외환시장의 유동성 증가 등 막대한 실질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 WGBI 편입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글로벌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관련 제도를 지속해서 점검,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0.09 17:46
스타

[TVis] 故 신해철, 블랙리스트→생계 어려움에도 사회적 목소리 낸 이유(‘우리 형’)

고(故) 신해철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활동에 난항을 겪은 시절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5일 방송된 MBC 특집 다큐멘터리 ‘우리 형, 신해철’ 2편에서는 신해철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과거가 언급됐다.신해철은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뒤 수년간 방송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전 국회의원이자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씨는 “효순이미선이 추모대회 시위 현장이나 그런 데서도 여러 번 만났다. 약자들, 어려움을 겪는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일들. 그런 건 굉장히 그가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면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뒤 실제 방송 활동에 제약이 생겼고 외부 강연 활동 섭외도 끊겼다. SBS 라디오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연출을 맡았던 정찬형 PD는 “라디오 방송 없어진 게 제일 컸다. 매일 방송하던 게 없어진 거니까”라며 “(신해철이) 힘들다고 했다. 진저리를 칠 정도였다”고 힘들어 했던 고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사회적 목소리를 멈추지 않았던 신해철에 대해 가수 김장훈은 “(신)해철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게 막 아무런 생각이 없어서 한 게 아니다. 우리도 겁이 났다. 하지만 인간을 위해 노래가 있고 노래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에게 부당하고 불합리하는 일이 일어나. 그런데 그걸 보고 뒤가 걱정된다고, 나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등을 돌리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가식 같았다”면서 “불의와 싸우고 그 마음 그대로 노래하면 그게 가수가 아닌가. 둘의 생각이 똑같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질적인 어려움이 닥친 모습을 지켜보던 지인들의 마음은 좋지 않았다고. 인터뷰에 나선 배우 신현준은 신해철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당시 신해철이 겪은 어려움에 대해 숙연하게 언급하며 착찹해 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0.06 07:57
산업

조석래 영결식 엄수...조현준 "회사 앞서 나라 생각하신 아버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일 엄수됐다.이날 손주들이 영정과 위패, 고인이 생전 받은 각종 훈장 등을 들고 앞장선 가운데 부인 송광자 여사와 아들 조현준 효성 회장·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뒤를 따라 효성그룹 마포구 본사로 향했다.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한 운구차는 오전 7시 45분께 효성 본사에 도착했고, 일부 임원들이 그룹을 세계적 섬유·화학기업으로 이끈 고인의 마지막을 맞이했다.오전 8시부터 지하 강당에서 영결식이 개최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명예장례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 장례위원장인 이상운 효성 부회장을 비롯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서석승 한일경제협회 상근부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과 효성 임직원 등 300명이 참석했다.상주인 조현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께서는 평생 효성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분이었다. 자신보다는 회사를 우선하고, 회사에 앞서 나라를 생각하셨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오늘의 효성은 아버지의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철 같은 의지력, 그리고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세계 1등에 대한 무서울 만큼 강한 집념의 결정체"라며 "아버지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재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상운 부회장은 "사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로 세밀한 부분까지 예리하게 살피시던 모습, 회사를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킨 리더십, 위기를 헤쳐 나가시던 과감함까지 여러 면에서 존경스러운 분이었다"며 "욕을 먹더라도 우리 기업, 국가 경제를 위해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던 강직한 모습이 그립다"고 했다.영결식 후 운구차는 임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본사를 떠났다.조 명예회장이 생전 회장과 부회장 등을 맡으며 오랜 기간 몸담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의 여의도 회관과 서초구 효성 반포빌딩을 거친 뒤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한다. 이어 경기도에 위치한 효성가 선영에서 안장식을 끝으로 장례 절차를 마무리한다.5일장으로 치러진 장례 기간 빈소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기업인과 이명박 전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김진표 국회의장 등이 조문을 다녀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2 11:30
산업

‘섬유 선구자’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 영면…“대의 앞장선 재계 지도자” 조문 행렬

‘섬유산업의 선구자’로 불렸던 재계의 큰 별이 졌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기술 경영 ’을 중심으로 국내 섬유·화학 산업의 초석을 닦았고, 재계 지도자로서 글로벌 진출에 앞장서며 후배 경영인들을 이끌기도 했다. 이런 조 명예회장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간인 최초 기술연구소 설립, ‘기술 경영’ 선구자 조 명예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난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이다. 1935년생인 그는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일본 와세다대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학구파’로 알려졌다. 대학교수를 꿈꿨지만 부친의 부름으로 1966년 효성물산에 입사한 뒤 반세기 동안 효성그룹을 이끌었다. 학구파답게 ‘기술 경영’의 토대로 효성의 품질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라는 철학은 여전히 효성그룹의 중심이 되고 있다. 기술과 품질을 중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 경영’에 심혈을 기울였다. 더군다나 신혼여행지로 섬유업계 기술자들이 주로 교육 연수를 받았던 이탈리아 포를리를 택한 일화는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하면서 화학섬유 사업의 기반을 다졌고, 1975년 한영공업(현 효성중공업)을 인수해 중화학공업에도 진출하며 보폭을 넓혔다. 조홍제 창업주는 장남에게 효성을 물러줬고,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명예회장과 조욱래 DSDL 회장에게는 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맡겼다. 1982년 효성중공업 회장직을 물려받은 그는 경영 혁신과 세계화를 통해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조 명예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효성은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스판덱스가 탄생했다. 1990년대 초 스판덱스를 독자 개발에 성공했고, 결국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미국 듀폰의 ‘라이크라’를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여기에 효성은 2011년 ‘꿈의 신소재’ 로 불리는 고성능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적용한 타이어코드도 세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효성은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했고, 전 세계 50여개 제조·판매 법인과 30여개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섬유산업의 세계화에 앞장선 업적으로 1987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고, 그 훈장은 고인의 영정 사진 앞에 함께 놓여있다. ‘재계 지도자’ 역할, 정·재계 인사 추모의 발길 조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부터 조문이 시작됐는데 1시간 뒤 이재용 회장은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나타났다. 1968년생인 이 회장이 상주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동갑내기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일본 게이오대 유학 시절 함께 공부를 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부인 정지선 씨와 함께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그는 “좋은 분이셨다. 유족에게 좋은 곳으로 잘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31일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부자가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모임에서 가끔 뵈었고, 항상 긍정적이고 좋으신 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의 대학 후배인 정기선 부회장은 “전부터 재계에서 다들 굉장히 존경했던 분”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도 빈소를 방문해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낼 당시 조 명예회장이 한미재계회의 의장이었다고 회상했다. 고인과 '사돈 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빈소를 찾았다. 전날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빈소를 방문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재계의 지도자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조 명예회장은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2000년부터 10년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역임하며 한미 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하기도 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대의를 위해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할 말은 하는 것이 조 명예회장을 당당한 재계 지도자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장례는 5일간 효성그룹장으로 치러지고, 영결식은 2일 오전 8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1 07:00
연예일반

[TVis] 스윙스 “이명박 전 대통령 닮았다고”…이효리도 인정 (‘레드카펫’)

래퍼 스윙스가 닮은꼴을 언급했다. 스윙스는 지난 8일 방송된 KBS2 ‘더 시즌즈 - 이효리의 레드카펫’(이하 ‘레드카펫’)에 게스트로 출연해 “내가 닮은 사람이 많다. 10명이 넘는다”며 “TV에서 어디까지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편집해달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를 듣던 이효리는 “(얼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있다”고 웃으며 동의했다. 스윙스는 “김조한 형님과 닮았단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스윙스는 교포 같은 말투에 대해서도 “억울할 때도 많다. 실제 외국에서 어릴 때 정말 살다 왔다. 그런데 ‘외국에서 살다온 척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왜 자꾸 내게 연기하냐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서러울 때 많다”고 전했다.‘레드카펫’은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3.09 10:22
IT

카카오 김범수 vs 금감원 이복현 싸움에 뛰어든 '하늘 같은 선배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폭격에 맞서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면 쇄신을 위해 출범한 외부 통제 기구의 수장에 잔뼈 굵은 법조계 인물을 앉힌 것이다. 검찰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한 현 정부의 압박에 맞서 '하늘 같은 선배님'이 카카오에 구원의 동아줄을 내려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최근 회사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위촉한 김소영 전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19기로,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32기)보다 한참 선배다. 9수 끝에 합격한 윤석열 대통령과 비교해도 4기수 위다.김 전 대법관이 남긴 족적도 인상적이다. '최초' 수식어가 따라다니며 여성 법관들의 귀감이 됐다는 평가다.이명박 정부 시절 최연소로 역대 4번째 여성 대법관에 임명됐으며, 지난 2017년에는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사법행정사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 자리에 앉았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한 기간만 22년에 달한다.다만 법조계 인맥과 관계없이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전문성에 주목했다는 게 카카오의 입장이다. 김범수 센터장을 비롯해 전사 차원에서 적임자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카카오 관계자는 법조계 인사 발탁 배경과 관련해 "말 그대로 준법 경영을 위한 기구이기 때문에 김 전 대법관을 지목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위원회는 개별 관계사의 준법 감시 및 내부 통제 체계를 일신하는 강력한 집행력을 갖는다. 추가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조직을 갖춰 연내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통상 주식회사가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고 있음에도 별도 기구를 만든 것은 그만큼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카카오의 이번 결정은 내년 4월 총선과 맞물린 이복현 금감원장과의 신경전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취임 초기 금융권 현안을 주로 챙기던 이 원장은 올 초 있었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을 기점으로 카카오에 총구를 겨눴다.지난 2월 하이브의 지분 추가 확보를 방해하기 위해 2400억원을 간접적으로 투입,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3명을 비롯해 법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검찰에 넘겼다.이어 김범수 센터장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검찰에서도 사라진 포토라인을 부활시켰다. 주요 인사는 비공개 소환하던 전례를 깼다. 카카오 초유의 사법리스크는 2019년 출범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의해 빠르게 번졌다. 검찰의 지휘 아래 경찰처럼 수사하지만, 이 원장의 입김이 어쩔 수 없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자본시장 경찰' 특사경은 올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대형 연예기획사 직원들과 부정거래 의혹을 받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검찰에 송치하는 등 활약을 펼쳤지만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카카오와 붙으며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 심사 및 감리를 진행 중이다. 회계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카카오 킬러'로 떠오른 이 원장의 행보는 내년 총선과 직간접적으로 닿아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이 원장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총선 출마 계획을 묻자 "지금 연말까지라든가 내년까지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 부족하지만 (금감원에)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로스쿨 도입으로 다소 희석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법조계에서 사법연수원의 '기수 문화'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김소영 전 대법관과 이복현 원장의 대리전이 화해 무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카카오의 명운이 달린 셈이다. 김 전 대법관은 효성과 삼성화재해상보험 사외이사를 역임해 기업 현안에 능통하고, 공정거래·자본시장·지식재산권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에 업계는 장기간 플랫폼 규제와 불공정거래 이슈로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절하게 맞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어 해마다 정치권의 지적을 받는 포털 다음의 편향성 논란 등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김소영 전 대법관은 "과거 사안에 대한 조사와 검토를 포함해 위원회의 독립적 권한을 인정하고 전사 차원의 지원을 다하겠다는 김범수 센터장의 각오를 들은 후 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07 07:00
연예일반

유인촌 “MB 때 ‘블랙리스트’란 말도 없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이명박(MB)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실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유 후보자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MB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블랙리스트’라는 말도 없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임종성 더불어민주 의원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사건 백서에 유 후보자 이름이 104번 언급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후보자는 “104번 기록됐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백서는 일방적으로 기록된 것”이라고 받아쳤다. 또 박근혜 정부 시절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장관, 청와대 수석과 행정관 등이 구속되고 징계 받았 “104번씩이나 거론됐는데 왜 저를 구속 안 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또 임 의원이 ‘예술계 종북 세력의 반정부 정치활동 무력화’ 문건 등을 거론하며 “당시 (유 후보자가) 이 문건을 직접 보고받은 정황”이라고 따져 묻자 유 후보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0.05 18:57
연예일반

유인촌, MB정부 이어 두번째 문체부 장관…’언론‧방송 개혁’ 속도낼 듯

유인촌(72)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별보좌관(문체특보)이 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두 번째로 장관직을 맡게 된 것이다. 유 장관 후보자가 정식 임명되면 윤석열 정부의 언론방송 개혁은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오후 국방·문체·여가부 장관을 교체하는 2차 개각을 단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유 문체특보, 국방부 장관에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여가부 장관에는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명됐다. 유 문체특보는 박보균 문체부 장관의 후임 인선으로 발표됐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입장 발표를 갖고 “평생 (문화)현장에 있었다. 그 현장에 잘 맞도록 정책을 꾸리고, 국민의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문화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인촌 문체특보의 장관 지명으로 이명박 정부의 장관 출신 인사가 다시 한번 장관직을 맡는 두 번째 사례가 됐다. 유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바 있다. 2011년 1월까지 약 3년간의 재직 기간을 거쳤으며 퇴임 후인 2011년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 이듬해에는 예술의 전당 이사장을 지냈다.유 장관 후보자는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후 1974년 MBC 공채 탤런트 6기로 뽑혀 배우로서 행보를 본격 시작했다. ‘전원일기’, ‘복녀’, ‘알뜰가족’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1970~80년대 우리나라 대표 배우 반열에 올랐다. 유 장관 후보자는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 후보자는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인수위원회 위원,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에 합류하고 인수위 출범 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표적인 ‘MB 인사’로 꼽히기 시작했다. 유 장관 후보자는 공직을 떠난 뒤에 다시 연극 무대로 돌아가 배우로서 활동을 이어왔다. 배우 데뷔 50주년인 올해 3월부터 한 달간 연극 ‘파우스트’의 타이틀롤인 파우스트 역을 맡아 녹슬지 않은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 복권된 후 두 번째 공개 행보로 ‘파우스트’를 관람하면서 각별한 관계임을 입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명박 정권 인사들을 중용하는 기조를 이어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도 대표적인 ‘MB 인사’다. 유 장관 후보자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신설한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으로 위촉된 후 윤석열 정부에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이번 유 문체특보의 문체부 장관 임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재정비에 나선 언론 방송 분야 개혁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정부가 KBS와 MBC 사장 교체를 추진하고 있고 주요 방송의 민영화도 논의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고 한번 검증된 인물들 중 유 장관 후보자만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장관 후보자 임명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언론방송 개혁 기조는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9.13 16:26
산업

구광모·김동관·구자은 등 89개사 폴란드 경제사절단 동행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LG, 한화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6일 폴란드 경제사절단 참가 기업 89개 기업·기관의 명단을 발표했다. 사절단은 앞서 모집 공고를 통해 전경련에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기대 성과, 대 폴란드 교역 및 투자 실적, 주요 산업 분야 협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15일 4박 6일 일정으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먼저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뒤 12일 저녁 폴란드로 넘어갈 예정이다. 대기업 중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구자은 LS 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 24개사 대표가 사절단에 참여한다.폴란드에 K2 전차를 수출하는 현대로템(이용배 사장),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MLRS) 천무 등을 납품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손재일 대표이사)도 이름을 올렸다.중견기업으로는 풍산(박우동 부회장), 한국항공우주산업(강구영 사장) 등 11개사, 중소기업은 엔켐(이병원 이사), 비츠로이엠(양국보 부사장) 등 30개사가 참여한다. 공기업·기관은 한국수출입은행(윤희성 은행장), 한국무역보험공사(이인호 사장) 등 17곳이 동행한다.이밖에 경제단체로는 사절단을 이끄는 전경련(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이, 업종별 협회·단체로는 수소융합얼라이언스(문재도 회장), 해외건설협회(박선호 회장) 등 6곳이 참여한다. 사절단은 첨단, 에너지, 인프라, 방산 등 폴란드 맞춤형 산업 협력에 초점을 맞춰 구성된다. 실제로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모빌리티, 인프라 등 미래 유망 분야 기업들이 63%에 달한다.사절단은 전경련과 폴란드투자무역공사가 주관하는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및 업무협약(MOU) 체결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주관하는 무역상담회 등 행사에 참석해 양국 경제·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폴란드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다.1989년 한국과 폴란드 수교 이후 폴란드에는 LG를 비롯한 한국 기업 300여개사가 진출해 있다. 한국 대통령의 폴란드 공식 방문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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