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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탕웨이·하정우·이성민 전작 재개봉…CGV, ‘출구봉쇄 기획전’ 개최

최애 배우들의 출연작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CGV는 최신 개봉작에서 활약 중인 배우들의 전작을 모아 상영하는 ‘출구봉쇄 기획전’을 19일부터 내달 2일까지 전국 CGV에서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만나는 작품은 ‘건축학개론’, ‘헤어질 결심’, ‘아가씨 확장판’, ‘남산의 부장들’ 등 총 4편이다. 먼저 오는 25일까지는 ‘원더랜드’에 함께 출연한 수지 주연의 ‘건축학개론’, 탕웨이 주연의 ‘헤어질 결심’을 상영한다. ‘건축학개론’은 스무살 승민(이제훈)과 서연(수지)의 첫사랑을 회상하는 영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개봉 당시 헤친자(헤어질 결심에 미친 자) 신드롬을 일으키며 높은 N차 관람 수치를 기록한 작품이다. ‘하이재킹’에서 하정우에게 다시금 매료된 관객들을 위해 ‘아가씨 확장판’도 준비했다. ‘아가씨 확장판’은 ‘아가씨’의 새로운 버전으로, 매혹적인 스토리와 섬세한 미장센을 확인할 수 있다. ‘핸섬가이즈’ 이성민의 출연작 ‘남산의 부장들’도 걸린다. ‘핸섬가이즈’와는 완전히 다른 이성민의 묵직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1979년 대통령 암살사건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가씨 확장판’,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6일부터 내달 2일까지 만날 수 있다. 영화별로 특별조건을 만족하는 관객에게는 2000원 할인쿠폰도 추가로 제공한다.CGV 전정현 콘텐츠편성팀장은 “최신 한국영화에서 다양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배우들의 인상 깊은 전작을 모아 ‘출구봉쇄 기획전’을 진행한다”며 “개봉 당시, 그때는 미처 몰랐던 최애 배우의 명작을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구봉쇄 기획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CGV 모바일 앱 및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6.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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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간 기다렸습니다…” 황정민 울린 ‘서울의 봄’ 무대인사

배우 황정민이 영화 ‘서울의 봄’ 광주 무대인사에서 눈물을 쏟았다. ‘서울의 봄이 광주에 오길 43년 동안 기다렸다’는 한 관객의 팻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황정민은 17일 광주에서 진행된 ‘서울의 봄’ 무대인사에 참석했다. 이날 무대인사에서 황정민은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작품에 임했다”고 말한 뒤 잠시 말을 잇지 못 했다. “감사하다”며 빠르게 소감을 끝낸 황정민은 이후 눈물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때 배우들의 앞에는 ‘서울의 봄이 광주에 오길 43년 동안 기다렸다’는 손팻말을 든 광주 관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 이 영화에서 황정민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을 연기했다.함께 무대인사에 참여한 이성민은 “그 마음이 어떤지 우리는 알 것 같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라면서 “(황)정민 씨가 그러니까(우니까) 나도 이야기하는 내내 소름이 돋는다”고 인사했다.‘서울의 봄’은 누적 관객 수 900만을 목전에 두며 1000만 돌파 청신호를 켰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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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사로잡은 ‘서울의 봄’ 천만 초읽기 [줌인] ①

“우리 오빠 몸에서 나가. 이 사악한 귀신아.” 배우 황정민의 MZ팬이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남긴 후기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은 MZ세대의 ‘서울의 봄’ 관람 후기 중 하나다. 12.12 군사반란을 실제로 겪지 않은 MZ세대가 영화의 인기를 전면에서 견인하고 있다.‘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아수라’ 김성수 감독이 7년만에 황정민, 정우성과 다시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개봉 20일만인 11일 누적관객수 700만명을 넘을 만큼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오는 16일 800만명을 넘어서고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천만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군사반란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전두광 역을 맡은 황정민, 반란군을 진압하려 애썼던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모티브로 한 이태신 역을 맡은 정우성 등 출연배우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이들을 비롯한 ‘서울의 봄’ 측은 영화가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했지만, 12.12 44년을 맞은 올해 12월 12일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그저 여느 때처럼 무대인사를 진행할 뿐이다. 700만명을 넘어선 11일에는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김성수 감독과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정해인, 박훈 등이 무대인사를 진행했고, 12일에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13일에는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서울의 봄’ 측의 이런 영화만을 위한 묵묵한 진심이 당시를 경험하지 못했던 MZ세대들을 사로잡았다. 실제 CGV에 따르면 ‘서울의 봄’ 관객 중 20대가 25.1%, 30대가 29.8%로 2030세대가 전체 54.9%를 차지할 만큼 많이 관람하고 있다. CGV 관계자는 “‘서울의 봄’은 특이하게 개봉 초반에는 여성 관객들이 전체 관객의 절반이 안될 정도로 남성 관객들이 많이 봤는데 점차 여성 관객이 늘어서 50%가 넘었다”면서 “MZ세대와 여성 관객이 입소문으로 뜨겁게 반응한 게 영화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Z세대가 이처럼 뜨겁게 반응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의 호연이다. 개봉 전 전두광 역을 맡은 황정민의 민머리가 관심을 모았다면 개봉 후에는 “황정민의 호연이 고통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황정민을 좋아하지만, 그가 맡은 역할까지 좋아할 수 없는 팬들의 딜레마가 이어지고 있는 것. 자연스레 “우리 오빠 몸에서 나가. 이 사악한 귀신아” 등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태신 역의 정우성에 대한 반응도 마찬가지. ‘서울의 봄’이 정우성 첫 천만영화가 될 것이라는 데 응원의 목소리가 많다. 이 같은 MZ세대 관객의 반응은 무대인사를 하는 배우들과의 티키타카로 더욱 화제를 사고 있다. 황정민은 무대인사마다 “일단 죄송하다”며 다짜고짜 머리를 숙여 웃음을 자아냈다. 국군보안사령부 수사과장 임학주 역의 이재윤, 국방부 장관 오국상 역의 김의성, 전두광의 비서실장 문일평 역의 박훈 등 영화 속에서 분노를 일으키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들도 “여러모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모습이 각종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MZ세대는 영화를 스크린 밖으로 끌고 왔다. ‘서울의 봄’에 대한 과몰입이 챌린지와 밈으로 이어졌다. 처음은 ‘심박수 챌린지’였다. 한 누리꾼이 ‘서울의 봄’을 보고 높아진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찍어 SNS에 올린 게 화제를 모으며 챌린지가 됐다. 욕을 하면서 영화를 보자는 ‘욕어롱’(욕+싱어롱) 상영회를 열어달라는 요청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극장에 붙어있는 ‘서울의 봄’ 속 전두광 포스터가 관객의 주먹질에 알아볼 수 없는 수준이 된 게 이슈가 되기도 했다.‘서울의 봄’ 인기는 MZ세대들이 잘 몰랐던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도 됐다. ‘서울의 봄’과 같은 시기를 그린 2005년 MBC 드라마 ‘제5공화국’이 회자되고 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인 10.26를 다룬 영화 ‘남산의 부장들’, 광주민주화 운동을 그린 ‘택시운전사’, 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 6월 항쟁을 그린 ‘1987’ 등 근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을 계보로 만들어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영화를 보고 난 뒤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실제 역사와 인물 등을 공부하고 다시 한번 극장을 찾는 관객도 늘어나고 있다. 문화를 즐기면서 역사도 배우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물론 이 같은 ‘서울의 봄’ 인기는 영화 완성도가 빼어난 덕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흥행이 잘되는 이유는 언제나 매우 단순하다”며 “영화가 잘 만들어져야 한다. ‘서울의 봄’은 연출, 연기, 시나리오 등등이 좋고 기획과 소재가 지금 시대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짚었다.‘서울의 봄’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디테일한 자막은 12.12 군사반란을 자세히 모르는 MZ세대가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MZ세대에겐 빠른 전개와 높은 몰입감, 그리고 잘 몰랐던 시대를 알려주는 신선함이 작용했고, 그 시절을 버터낸 기성세대에겐 공감과 분노를 유발한 게 흥행의 요인이 됐다. 황영미 영화평론가는 “12.12 군사반란은 교과서에 두루뭉술하게 서술된 터라 MZ세대가 자세히 모르는 사건이기에 더 흥미를 유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재미있고 긴박감 있게 잘 만들어졌다. 난관과 반전이 계속되는, 뒤의 사건을 예측할 수 없는 ‘서울의 봄’이 빠른 호흡을 즐기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면서 “MZ세대가 ‘서울의 봄’을 통해 나라, 정치 등이 개인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역사 인식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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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실화+연출+연기 삼박자로 극장의 봄 만들다 [줌인]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 얼어붙었던 극장의 봄을 만들 조짐이다. 27일 오후 1시 17분 기준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누적 관객 200만명을 넘었다. 개봉 4일만에 10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6일째 200만명을 넘어선 것. ‘서울의 봄’은 개봉 첫 주말까지 189만 2703명을 동원하며 11월 개봉 영화 각종 기록을 세웠다. 올여름 514만명을 동원한 영화 ‘밀수’ 개봉 주 누적 관객수(172만명)을 넘어선 기록이며, 올해 개봉작 중 ‘범죄도시3’ 이후 개봉 주 최고 스코어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내부자들’의 첫 주 관객수 160만명도 넘어 역대 11월 한국영화 개봉작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완성도+자발적 입소문+바이럴 마케팅 삼박자‘서울의 봄’ 흥행 추이가 놀라운 건 뒷심이 개봉 첫 주말부터 붙었다는 점이다. ‘서울의 봄’은 개봉 첫날인 22일 20만 3813명, 23일 17만 9089명, 24일 27만 4612명, 25일 59만 4448명, 26일 62만 4868명이 찾았다. 통상적으로 일요일보다 토요일 관객이 더 많이 드는 데 비해 ‘서울의 봄’은 일요일 관객이 토요일 관객보다 3만여명 가량 더 많다. 이는 ‘서울의 봄’이 SNS 등을 통해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로 여겨져 일요일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6일 X(구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서울의 봄’이 오를 만큼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상당하다. ‘서울의 봄’은 개봉 첫 주에 SNS와 커뮤니티에 각종 짤(짧은 사진이나 영상 등을 일컫는 말)과 밈이 양산되고 있다. 여기에 실관람평인 CGV에그지수도 99%를 유지 중이다. 최근 영화 흥행 공식으로 떠오른 관객의 자발적 입소문과 바이럴 마케팅이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 이는 영화 완성도와 관객의 자발적인 입소문, 바이럴 마케팅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강력한 실화+김성수 감독 연출+황정민 정우성 등 배우 호연 삼박자‘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군사반란과 이를 맞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더.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그린 ‘남산의 부장들’을 만든 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가 10여년 전부터 기획했던 프로젝트였다. ‘비트’ ‘아수라’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2년 전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아수라’로 김성수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황정민과 정우성이 각각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모티프로 한 전두광 역과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연상시키는 이태신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주요 출연진에 정만식 정해인 이준혁 등 특별출연진까지 거를 타선이 없을 정도로 보는 맛을 더한다. ‘서울의 봄’은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적인 상상력을 가미해 관객에 강력한 서스펜스를 준다. 역사를 알기에, 어떤 결말이 올지 알고 있지만 그 과정을 때로는 탄식하고 때로는 감탄하며 때로는 갈망하며 보게 만든다.특히 12.12 군사반란 당시 실제 있었던 일들, 정승화 계엄사령관이 반란군에 납치된 점, 국방부 장관이 총성이 나자 잠옷 바람으로 택시 타고 도망친 점, 반란군이 최전방에서 부대를 빼 온 점,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체포될 뻔 했다가 무사히 풀려난 점, 계엄사령부가 반란군에게 동시에 철수하자는 신사협정을 제안했지만 반란군이 이를 어기고 탱크를 몰고 들어온 점, 반란군을 막으려다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군인들이 있었다는 점 등등 역사적인 사실을 잘 모르던 관객들이 쉽게 몰입하도록 영화를 촘촘히 구성한 게 주효했다. 이 과정을 김성수 감독이 블랙코미디와 누아르적인 요소로 배치한 게 관객의 큰 공감을 사고 있다.전두광을 중심으로 하나회 반란군 집단과 이태신을 중심으로 한 진짜 군인들의 맞대결 또한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다. 황정민이 하찮은 비범함으로 극을 이끈다면 정우성은 관객의 바람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극을 이끈다. 이 대결이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 ◇‘서울의 봄’ 위기의 한국영화 희망11월은 수능 특수 외에는 특별한 흥행 호기가 없는 비수기로 꼽히는 시즌이다. ‘인터스텔라’와 ‘겨울왕국2’ 등이 11월에 개봉해 천만영화가 되긴 했지만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통상적으로 11월은 12월 성수기를 피해 장르성 짙은 영화, 멜로 영화, 예술 영화 등이 개봉하는 시기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요금이 3년 연속 오르면서 비수기와 성수기 구분이 딱히 없을 만큼 극장 관객이 줄었던 터. ‘서울의 봄’은 MZ관객들에겐 낯설게 보이는 근현대사 영화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의 봄’은 극장가 비수기와 관객의 극장 외면, 상대적으로 낯선 소재 등 어려운 벽을 모두 뚫고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울의 봄’은 27일 중 200만명을 돌파하는데다 29일 극장요금이 할인되는 문화가 있는 날이라 더욱 많은 관객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라면 이번 주말 300만명을 넘어서 4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제작비 233억원이 투입된 ‘서울의 봄’ 손익분기점은 대략 450~460만명 가량이다. 해외판매와 VOD 예상 수입 등을 고려하면 400만명 가량으로 더 낮아진다. ‘서울의 봄’ 흥행 추이는 올 개봉작 중 천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3’보다는 느리지만 711만명을 넘어선 ‘엘리멘탈’보다는 가파르다. 중장년층으로 관객이 더욱 확대될 경우 12월 중순까지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럴 경우 ‘엘리멘탈’ 이상 관객을 모아 천만 영화를 정조준하게 될 듯 하다. ‘서울의 봄’이 천만 영화가 된다면, 정우성의 첫 천만 영화라는 기록도 세운다. ‘서울의 봄’은 위기론에 빠졌던 한국영화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결국은 잘 만든 한국영화에 관객이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점을 다시 입증한 것. ‘서울의 봄’ 흥행은 오는 29일 개봉하는 이동욱 임수정 주연 ‘싱글 인 서울’, 그리고 12월20일 개봉하는 ‘노량:죽음의 바다’, 내년 1월 개봉하는 ‘외계+인’ 2부 등 한국영화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가 다시 오르는 효과를 주기 때문. 과연 ‘서울의 봄’이 정우성의 첫 천만영화가 될지, 위기의 한국영화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초겨울 극장가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1.28 06:00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끝나고 4~5시간 후 ‘서울의 봄’이 시작됐다①

‘서울의 봄’이 올 것 같았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김부장(이병헌)이 독재를 이어가겠다는 집착에 사로잡힌 1호(이성민)를 총으로 쐈을 때만 해도.22일 개봉을 앞둔 영화 ‘서울의 봄’은 ‘남산의 부장들’과 이어지는 시간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두 작품이 다루는 사건의 시간상의 공백은 불과 몇 시간이다. 즉 ‘남산의 부장들’의 마지막 장면이 끝난 뒤 약 4~5시간 뒤가 ‘서울의 봄’의 시작점인 것이다.‘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흔히 ‘12.12 사태’, 혹은 ‘12.12 군사반란’이라고 일컬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남산의 부장들’은 이보다 조금 앞이다. 1979년 9월, 미국에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이 나서고 대통령 주변에는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들이 뒤섞인다. 이 혼돈 속에서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암살당한 10.26 사태다. ‘남산의 부장들’도 ‘서울의 봄’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실존인물들의 이름 대신 가명을 사용해 영화적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10.26 사태 이후 전국에는 계엄령이 내려졌고,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다. 군에 사조직 하나회를 만들어 이끌던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이 됐다. 정승화 계엄사령관은 전두환을 견제하기 위해 장태완을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위기감을 느낀 전두환. 그는 하나회 멤버들을 이끌고 군사반란을 도모한다. 민주주의를 꿈꿨던, 참으로 짧았던 ‘서울의 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서울의 봄’은 전두환을 전두광으로, 장태완을 이태신으로 가명을 사용해 역사를 재구성했다. 이런 역사의 연속성을 알고 보면 ‘서울의 봄’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왜 우리의 근현대사에 그토록 처절한 투쟁이 이어져야 했는지, ‘남산의 부장들’을 이미 본 관객이라면 여운이 더 짙을 전망이다. ‘남산의 부장들’과 ‘서울의 봄’은 모두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제작했다. ‘서울의 봄’에는 “남산의 김부장”이라는 대사도 나오는데, 두 작품 사이의 관계성을 은근히 보여주는 듯해 흥미롭다.‘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의도한 대사는 아니었다”면서도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남산의 부장들’을 야심차게 만들었고, 그 후속작으로 ‘서울의 봄’을 기획한 것으로 안다. ‘서울의 봄’을 ‘남산의 부장들’의 후속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 연속선상이 있다는 건 의식했다”고 말했다.또 “의도한 건 아닌데 ‘남산의 부장들’에서 김부장이 육본으로 가자고 한 그 사이에 회의에 참여하다가 잡혀간다. 그 잡혀간 바로 직후가 ‘서울의 봄’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이 두 작품 이전에도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급 밀수업자였던 이두삼(송강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마약왕’을 제작했다. 근현대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는 “원래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다”면서 “근현대사가 오히려 대중에게 잘 안 알려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영화로 만듦으로써 보다 많은 대중에게 그때의 일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근현대사에 관심을 꾸준히 갖고 좋은 소재를 발굴해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며 하이브의 ‘근현대사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하이브미디어코프가 내년 선보일 근현대사 영화는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안중근 의사 이야기 ‘하얼빈’이다. 현빈이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았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21 06:00
연예일반

그날 밤, 그 얼굴들…‘서울의 봄’ 황정민·정우성→안내상, 잊을 수 없는 캐릭터 열전

‘서울의 봄’이 20인의 인물이 담긴 멀티 캐릭터 포스터와 영상을 공개했다.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공개된 멀티 캐릭터 포스터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부터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참모총장 정상호(이성민), 9사단장 노태건(박해준), 헌병감 김준엽(김성균)을 비롯해 1979년 12월 12일을 함께한 20인의 면면이 담겨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인물들의 표정은 권력에 눈이 먼 반란군과 사명감으로 이들을 막는 진압군이 치열하게 대립한 그날 밤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함께 공개된 캐릭터 영상은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있는 인물들의 향연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뀐 그날 밤의 중심에 있던 보안사령관, 수도경비사령관, 참모총장, 9사단장, 헌병감 5인뿐만 아니라 대통령, 국방장관, 8공수 여단장, 참모차장, 특전사령관 등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인물들은 ‘서울의 봄’이 보여줄 캐릭터 앙상블과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김성수 감독은 “짧은 등장에도 관객이 각각의 인물을 기억할 수 있도록 배우 인지도를 고려한 것은 물론 얼굴에 굴곡과 개성이 있는 배우들을 모아야 했다”며 어떤 영화보다 캐스팅에 공을 들였음을 밝혔다.이에 황정민을 필두로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의 탄탄한 주연진과 김의성, 정동환, 안내상, 박훈, 남윤호, 정만식, 정해인, 이준혁 등의 배우들이 총출동해 그날 밤 숨 가쁜 9시간의 퍼즐을 완성했다.한편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1.20 16:35
영화

[IS리뷰] ‘서울의 봄’ 지금까지 이런 근현대사 영화는 없었다 ①

한국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1979년 12월 12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정치 영화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만 정의하긴 아쉽다.‘서울의 봄’은 국내 최초로 12.12 군사반란을 다룬 대중영화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다. 배우 황정민이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 역을 맡아 진압군의 중심축 이태신을 연기한 정우성과 대립 구도를 만들었다.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야 말할 것도 없지만 무엇보다 눈이 가는 건 김성수 감독의 연출이다. ‘아수라’를 연출했던 김성수 감독은 12.12 군사반란 9시간을 140여분의 러닝타임에 압축하면서도 인물들 간 관계성과 정치적 상황을 놓치지 않은 노련미를 발휘했다.12.12는 서울에서 단 9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이지만, 이후 대한민국 역사의 방향을 크게 바꿨다. 수도인 서울을 누가 먹느냐의 싸움은 흡사 작은 전쟁이었다. ‘서울의 봄’은 바로 이 지점을 제대로 살렸다.‘서울의 봄’은 영화 초반부터 전두광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며 그를 중심으로 한 하나회 멤버들과 당시 정권의 수호자인 진압군의 대립구도를 선명하게 그려냈다. 이렇게 두 파로 등장인물들을 나눈 뒤에는 각각의 인물의 시점을 돌아가며 보여줌으로써 긴박감을 살렸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희망과 절망, 전략 등이 노출되며 마치 한 편의 전쟁영화를 보는 듯한 감상을 안긴다. ‘서울의 봄’은 수많은 병사들과 대규모 전투신이 없더라도 충분히 긴장감 있는 전쟁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다 보면 러닝타임이 다소 길다는 게 잘 체감되지 않을 정도다. 때문에 이 영화는 좋은 사운드를 보유한 상영관에서 보는 것이 좋다. 총성과 탱크 소리, 긴장감 있게 울리는 전화벨 등이 실감나게 구현돼 보다 손에 더 땀을 쥐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국민적 아픔이 큰 사건들이 많았던 한국의 근현대사. 그런 음울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싫어서 관련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서울의 봄’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이토록 근현대사를 스펙터클하고 긴장감 있게 다룬 작품을 대라면 쉽게 입을 떼기 어려울 정도다.공격하는 전두광과 막으려는 이태신. 수도 서울을 먹기 위한 9시간 동안의 전쟁을 다룬 ‘서울의 봄’은 컴팩트한 설계와 스피디한 연출로 이번 겨울 한국영화의 창대한 피날레를 노린다. 12세 관람가. 141분. 오는 22일 개봉.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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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긴장감과 스펙터클… ‘서울의 봄’ 전쟁 영화의 다른 차원[종합]

이것은 정치 영화가 아니다. 근현대사 공부나 하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울의 봄’은 긴박하고 스펙터클했던 1979년 12월 12일 밤에 벌어진 군사 반란을 담은 전쟁 영화다.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서울의 봄’의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1979년 12월 12일.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군사 반란과 이를 막기 위한 이들의 치열했던 9시간을 담은 이 영화에서 연기쇼를 펼치다시피 열연한 배우들과 김성수 감독이 자리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둠 속 어딘가에서 들려오던 총성. 그날을 겪은 사람들이라면 잊지 쉽지 않은 그날이 스크린에서 140여분 동안 펼쳐진다. 김성수 감독 역시 그날의 기억에서 이 작품을 출발했다. 김 감독은 “어둠 속에서 계속 들려오던 총소리는 내 인생의 의혹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관되어서 거대한 욕망의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었나”라며 어렸을 적 가졌던 인생의 의혹이 영화 제작의 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영화의 핵심은 역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 역의 황정민이다. 보안사령관으로 10.26의 수사 책임자인 합동수사본부장을 겸직하게 된 전두광은 모든 정보를 틀어쥔 후 권력 찬탈을 위해 군내 사조직을 동원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다. 황정민은 매일 3~4시간 일찍 현장에 나와 대머리 특수분장을 하는 고된 일정을 소화하며 ‘서울의 봄’에 임했다. 그는 전두광 역에 대해 “시나리오에 답이 다 있었다. 철저하게 시나리오에 입각해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이 실존 인물을 떠올릴 수 있음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정우성은 전두광과 대척점에 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았다. 그는 “‘헌트’가 막 끝나는 타이밍에 제안을 받았다. ‘이 영화가 나오면 '헌트'와 비슷한 일맥으로 볼 수 있는데 부담되지 않으시냐’고 했는데 감독님은 전혀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했다. 그 말에 용기를 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불같은 전두광과 달리 이성을 가지고 이태신 캐릭터를 만들려 했다고 덧붙였다.이성민과 김성균은 각각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 정상호와 헌병감 김준엽 역으로 출연,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정상호는 세를 규합하는 전두광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태신을 수경사령관에 임명하며 견제하려는 인물. 12.12의 도화선이 되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이성민은 “황정민에게 쫄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균은 신군부 세력에 초장부터 강경 대응할 것을 주장하는 인물. 김성균은 초반부터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서울의 봄’을 이끈다.팀 황정민과 팀 정우성으로 갈음할 수 있을 ‘서울의 봄’의 그날. 1979년 12월 서울의 9시간을 긴박하게 담은 ‘서울의 봄’은 흔히 전쟁영화라고 하면 떠올리는 풍경을 완전히 바꾼다. 대규모의 인원과 전투신이 없어도 충분히 스펙터클한 전쟁영화가 완성될 수 있다는 걸 김성수 감독은 노련한 연출력으로 증명했다.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12.12 군사반란을 담은 영화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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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이성민은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하는 배우다

배우 이성민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여러 이미지가 있다. ‘골든타임’에서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한 열혈 외과의사, ‘미생’에서 매일 야근으로 붉게 충혈된 눈을 한 부장, ‘남산의 부장들’에서 권력의 최정점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냉철한 기업인 등. 오랜 무명생활을 딛고 스타로 올라선 이성민은 쉼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배우로 잘 알려져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많은 캐릭터 중 겹치는 모습은 없다.오랜 무명 세월 동안 대학로 연극판에서 다져온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성민은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캐릭터의 모습 자체로 ‘서사’를 부여하는 노련한 배우다. 1일 개봉한 영화 ‘대외비’에서 그가 맡은 부산 권력의 숨은 실세 ‘순태’도 극 중에서 정체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억지스러운 느낌은 없다. “직접적이고 원색적으로 권력을 속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이원태 감독의 말처럼, 이성민이 연기한 순태는 ‘권력’이라는 개념의 의인화다.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민은 ‘순태’라는 인물에 대해 “(시나리오 상) 과거가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세상은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힘’에 의해 움직이고, 그런 권력을 만들어내는 세력들 중 하나가 ‘순태’라는 게 이성민의 해석이다. “다른 인물에 비해 ‘순태’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더라고요. 영화에서 순태가 ‘권력을 잡으려면 영혼을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 저는 다리를 만지는 장면이 있거든요. 감독님이 그 장면에서 순태의 사연을 다리를 통해 보여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순태의 몸짓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어떤 일이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통해 사연을 만들려고 했죠.”이성민은 그런 순태를 “나라 기득권에 기생해 있는 어떤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희끗한 머리에 구부정한 몸짓, 절름발이 캐릭터의 외관도 이성민의 상상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순태에게 나라와 국민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이성민은 “어떤 세력, 그들을 위한 나라와 그들이 생각하는 국민의 의미”라고 답했다.또 이성민은 순태에 도전하는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을 연기한 조진웅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성민의 표현에 따르면 조진웅은 “열 번을 칭찬해도 아깝지 않은 배우”다. 그는 “조진웅은 배우로서 저와 비슷한 궤적을 그려왔다”며 “조진웅은 부산에서, 저는 대구에서 활동했고 비슷한 시기에 방송과 영화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진웅과 함께 가는 건 동행하는 느낌이 들어요. 가장 좋은 점은 그의 연기죠. 저를 설레게 만들어요. 조진웅의 연기가 굵은 동앗줄 같다고 하면, 나는 나이론 줄. 둘 다 튼튼하긴 한데, 동앗줄 멋있지 않나요?”배우이자 모델 배정남과의 각별한 관계도 있다. 배정남은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나이 든 진양철 회장을 연기하는 이성민을 보고 “모시고 살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성민은 멋쩍게 웃으며 “정남이는 매일 그런다. 오히려 내가 80대 되어서도 (배정남을) 챙겨야 할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배정남을 두고는 “식구나 다름 없다”고 덧붙였다.최근 작품에서 노년 연기로 화제를 불러모았지만, 사실 이성민은 50대 중반의 창창한 중년이다. 자꾸 나이보다 10~20세 많은 역할을 맡다 보니 이성민은 “이제는 변신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리멤버’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80대 노인을 연기했고, 드라마‘형사록’과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나이 지긋한 노인으로 분했다. 이번에 개봉한 ‘대외비’도 마찬가지다. “‘재벌집 막내아들’ 끝나고 ‘대외비’를 개봉했는데 사실 두 작품 사이에 텀이 길어요. 자꾸 노인 역할을 맡은 건 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죠. 배우가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만큼 나이에 어울리는 배역을 맡는다는 것인데, 70대, 80대 연기는 그 나이 되어서 해야죠. 그런데 지금 촬영 중인 작품이 20년 전 과거를 찍는데, 젊음을 연기하는 것도 힘들더라고요.”연기가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성민은 수십년간 배우 생활을 이어온 프로다. 오랜 연기 생활에서 이성민이 깨달은 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배우로서 자존감이 생겼다고도 했다. 이성민은 “배우의 숫자만큼 연기 방법이 있고,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기라는 것은 맞고 틀린 게 없는 영역이다. 그만큼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제가 20살에 연극 선생님이 ‘너는 널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 자신의 얼굴을 못 보잖아요. 그만큼 자신을 잘 모른다는 겁니다. 배우는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점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무얼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것 같아요. 내가 누군지 알아갈수록 ‘배역’과 ‘나’를 애써 구분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좀 편해진 것 같아요.”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3.02 06:30
드라마

[인터뷰] ‘재벌집 막내아들’ 24년 차 김도현의 황금기는 지금부터 “무매력이 제 매력이죠”

“제가 라운드 인터뷰는 정말 처음이에요. 지금 촬영 연장돼서 최창제가 국정 조사받는 것 같아요. (웃음)”23년. 배우 김도현이 연극, 뮤지컬,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쌓아 온 시간이다. 그가 ‘재벌집 막내아들’을 만나 대중에 눈도장을 찍으며 배우로서 인생의 첫 황금기와 그 시작을 맞이하기까지 걸린 시간이기도 하다.김도현은 지난해 하반기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마침표를 찍은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열풍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달 25일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최고 시청률 26.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방송 가구)를 기록, 역대 JTBC 드라마 2위에 오른 2022 최고 화제작이다. 김도현은 이 작품에서 내로라하는 베테랑 배우 이성민을 비롯해 송중기, 윤제문, 김정난, 조한철 등 사이에서도 지울 수 없는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순양가에서 유일하게 특유의 오만함이 없는 인물인 최창제를 인내심과 젠틀한 매너를 지닌 호감형 엘리트로 세밀하게 그려냈다. 시청자들 사이 ‘재벌집 고모부’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에게 ‘재벌집 막내아들’은 긴 무명 생활을 견디고 받은 보상이자 뚝심으로 이룬 ‘오늘’이었다. 배우 인생에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적은 처음이라며 그는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첫방송부터 최종회까지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한 달 반이었죠. 촬영하는 일 년 동안 최선을 다해 찍었고 대충 찍은 신이 단 한 장면도 없어요.” 김도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너무나 많은 힘을 받았단다. 다만 연기에 임하는 마음과 태도는 이전과 변함이 없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 특별히 더 열심히 하지 않았다. 항상 모든 작품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처음으로 이런 사랑을 받았다. 눈물 나게 감사하다”고 감격했다.1999년 연극 ‘오셀로’로 데뷔해 올해로 24년 차를 자랑하는 김도현은 연극과 뮤지컬에서 오래 활동했다. 2010년 ‘근초고왕’으로 TV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후 다양한 작품과 역할로 꾸준히 활동했다. 모든 작품에 성실히 임했지만 뛰어난 연기력, 뛰어난 외모, 뛰어난 매력을 가진 배우들은 넘쳐났다. 이름 석 자를 대중에 각인하기 여간 쉽지 않았다. 빛을 본 건 2년 전 2021년 ‘검은태양’ 국정원 팀장 하동균 역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호소력 깊은 연기력으로 지난 2021년 ‘MBC 연기대상’ 남자 조연상을 거머쥐는 쾌거까지 달성했다.김도현은 자신의 매력을 “무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눈빛이 딱히 강렬하지도 않고 키가 크지도 않고 캐릭터를 맡기에 외형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배우로서 자기 외모를 돌아봤다. 이어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동안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의 마음을 사지 못했던 것도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고 털어놨다. 점차 높아지는 시청률에 두려움이 앞선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각보다 반응이 좋고 사랑을 많이 받아 나중에는 무서웠다”고 대본의 첫인상을 이야기했다. “대본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좋은 드라마로 평가받겠지’ 정도였다. 특히 우리 같은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며 “극 중 도준(송중기 분)이가 산 시대를 실제 내가 겪었다. 88올림픽, 대통령 선거, IMF, 2002 월드컵 등 적어도 40~50대에게는 재미있는 소재이겠구나 여겼고, 20대의 공감마저 산다면 큰 드라마가 될 것 같았다. 다만 20%를 넘길 거라고는 상상 못 했다”고 설명했다.방송 후 달라진 주변 반응에 관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파트 피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뛰는데 옆에 아주머니가 TV로 ‘재벌집’을 보고 있더라. 옆에서 힐끔 쳐다보며 같이 뛰었다”면서 “동네 치킨집에서도 콜라 하나가 더 나온다. 소소한 반응이 행복하고 따뜻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최창제가 유독 눈에 띄었던 장면에는 진화영(김신록 분)이 동행한다. 진화영(김신록 분)의 남편이자 검사 출신 서울시장으로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 최창제로 열연한 김도현은 김신록의 수많은 애드리브를 유연하게 받아치며 유쾌한 러브라인을 완성했다. “시청자의 숨 쉴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감독의 요청에 따라 김도현은 김신록과 밝은 에너지와 관계를 만들어가고자 했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소상히 짚어나갔다.김도현은 김신록과 함께 등장하는 모든 신에 애드리브가 있었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애드리브를 준비해가지 않았지만 매회 애드리브가 없었던 장면은 없었다. 대본이 안정되어 있으니까 (애드리브를) 넣어도 흔들림 없이 갔다. 대본으로 시작해서 마무리는 애드리브로 했다. ‘얼씨구 절씨구’를 내뱉는 장면도 그렇다”며 비화를 꺼냈다. 작품 속 김신록이 김도현에 업히는 장면, 다리 안마 신 또한 애드리브로 탄생했다고. 그는 “신록이가 현장에 오면 하드웨어를 먼저 던졌다. 한번은 ‘확 그냥 뽀뽀할까, 업힐까’ 물어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다리 안마 신을 언급하며 “촬영 전에 신록이가 ‘오빠 나 오늘 다리 좀 올릴게’라고 예고했다. 액션이 끝났는데 감독이 컷을 안 해서 알고 있는 안마 기술을 다 썼다. 대학교 때 배웠던 물리치료 기법도 떠올렸다”고 덧붙였다. 김도현은 상대 배우와의 앙상블의 힘과 중요성을 알고 연기한다. 개인의 연기보다는 상대 배우와 주고받는 호흡과 반응, 조화를 중요시한다. 그는 “20~30대 초반에는 나만 잘하려고 했는데 상대방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뼈저리게 느낀다”고 강조했다.최창제 또한 상대 배우에 따라 다른 캐릭터로 완성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 작품 출연을 결정했을 때 ‘와이프 역할을 누가 맡냐’는 질문을 했다. 김신록이 와이프 역할을 맡았다는 걸 듣고 사진을 딱 봤는데 너무 멋진 아우라를 가지고 있어서 바로 최창제 모드로 전환됐다. 실제로 신록이는 재치 있고 쾌활하다. 덕분에 좋은 합을 만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총 1년에 걸친 촬영 기간 그에게 현장은 지루할 틈 없는 하나의 “연기 콘서트”였다. 그는 “드라마 속 가족들이 모이는 장면에서 각자 바스트 샷을 찍고 이를 지켜 보는데 정말 연기 콘서트이자 왕중왕전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구경하는 재미로 촬영장에 갔다. 지루했던 적이 없다. 구경하다 보면 내 차례가 왔다.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김도현은 스스로를 배우라 말하지 않는다. 오직 ‘대한 광대’라 칭한다. 그에게 ‘배우’라는 명칭이 주는 무게감은 깊고 크며 그 자리를 향한 존경심이 있다. 그는 “스스로 배우라고 말하는 게 부끄럽다. 가슴 속에 있는 배우의 이미지는 꽤 거창하다. 정감 있는 단어를 찾다가 ‘광대’로 칭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광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미소를 띠었다. 그에게 어떤 경지에 올라야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나 묻자 “작가보다 깊게 들어갈 수 있는, 최초 창작자가 보기에도 저것(내가 표현하는 연기)이 옳다고 느껴지는, 인물로서 깊게 들어가 있는 배우가 된다면 자랑스러울 거예요. 관객들도 온전히 원래 그 배우의 모습이 상상조차 안 될 정도로 그냥 믿음을 당하게 하는 연기 호흡을 표현하는 경지에 오르는 존재가 배우죠. 이성민 선배는 진짜 배우죠. 아직 저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2023.01.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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