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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BTS 진도 정신없이 휘둘려”…차태현→오상욱, 이색 케미 자신 ‘핸썸가이즈’ [종합]

배우 차태현부터 펜싱 금메달리스트 오상욱까지. tvN 새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엔 핸썸가이즈’(이하 ‘핸썸가이즈’)가 독특한 조합의 출연진으로 색다른 케미와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28일 ‘핸썸가이즈’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류호진PD, 윤인회 PD, 차태현, 격투기 선수 출신 김동현, 배우 이이경, 배우 신승호, 오상욱이 참여했다. ‘핸썸가이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자연, 장소, 매력적인 인물을 직접 찾아 나서는 버라이어티다. ‘어쩌다 사장’ 시리즈, ‘서울촌놈’, ‘부산촌놈 in 시드니’ 등을 통해 일상의 사소한 감성을 자극해 뜻밖의 웃음과 울림을 선사한 류호진 PD의 신작이다. 류호진 PD는 5명을 한 데 모은 데 대해 “‘핸썸가이즈’라는 제목에 맞춰 외모가 제일 기준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말씀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일요일 버라이어티 예능에 맞는 출연자들을 무척 고심했다. 일요일 가족이 모여 함께 볼 수 있는 예능에 맞는 출연자들을 섭외했다. 편안하면서도 매력적인 5명의 호흡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들이 5명의 아이돌처럼 한데 뭉치거나 유닛으로 활동하듯 활약한다”고 비유했다. 이제는 ‘예능 베테랑’ 차태현 또한 “비슷한 소재이더라도 출연자들에 따 확 다르다. 우리는 그 묘미가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핸썸가이즈’는 맏형인 차태현이 이끌고, 김동현과 이이경이 ‘허리’로 중심을 잡고, 신승호와 오상욱이 ‘막내 라인’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류호진 PD와 여러 예능에서 호흡을 맞춘 차태현은 “우리의 관계는 마치 ‘나영석 PD와 배우 이서진’과 같다. 인기는 그 바로 밑 정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류호진 PD의 전화가 왔고, 받았을 뿐이다. 그랬더니 이 자리에 있게 됐다”면서 “워낙 잘 알고 있는 PD라서 어떤 프로그램인지 물어보지 않았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출연하는 게 좋더라”고 덧붙였다. 이날 출연자들은 차태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 2021년 tvN ‘라켓보이즈’에 이어 두 번째 예능 도전인 오상욱은 “제가 열정은 있는데 예능 경험이 별로 없는 상황이었는데 라인업을 보니까 따라가기만 하면 되겠다 싶더라”며 “출연자들을 듣고 ‘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에 차태현 형이 가장 먼저 보였고, 다음이 신승호였다”고 말했다. 김동현 또한 “차태현 형만 따라갈 생각이었다”고 강한 믿음을 표했다. ‘핸썸가이즈’는 첫 게스트로 BTS(방탄소년단) 진이 출연해 일찍이 화제를 모았는데 유호진 PD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고 싶었는데 여기에 딱 맞는 분이 진이었다”며 “촬영 왔다가 정신 없이 휘둘리고 갔다”고 말했다. 윤인회 PD는 “진이 이이경과 사적으로 친하다 보니까 ‘신박하다’ 등의 얘기를 함께 나누더라”고 전했고, 이이경은 “제 소망은 앞으로 계속 출연해주는 거다. 계속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고 ‘핸썸가이즈’를 위한 인맥 관리로 웃음을 불러모았다. 류호진 PD는 “일요일 늦은 오후에 가족들이 모여 무척 편안한 분위기 속 우리나라의 유산들을 보고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줄 예능”이라고 자신했다. 윤인회 PD는 “매번 다른 주제가 펼쳐진다. 다양한 소재가 나오는 만큼 그 이야깃거리도 풍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핸썸가이즈’는 오는 12월 1일 오후 7시 40분에 첫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28 11:22
스타

한지민, ‘한국인의 밥상’ 스페셜 내레이터…”최불암 선생님 느낌 살리려 고민” [공식]

KBS1 ‘한국인의 밥상’에 배우 한지민이 스페셜 내레이터로 참여한다고 20일 제작진이 밝혔다. 한지민은 제작진을 통해 “한국인은 역시 밥이죠”라며 “‘한국인의 밥상’은 이미 충분히 한국적인 걸 보여주고 있지만, 장수프로그램이다 보니 또 보여줄 게 있을까 했는데 늘 화수분처럼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있어서 놀랐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최불암 선생님처럼 정감 가는 느낌을 어떻게 살려야 할까 고민했다”라는 걱정이 무색하게끔 막상 녹음에 들어간 한지민은 평생 목화를 따고 베를 짜온 산청의 촌로에게, 배를 타고 시집온 대부도 아낙네에게, 논에서 월척을 잡은 강진의 농부에게 감정을 이입하며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을 살린 팔색조 내레이션으로 영상에 감칠맛을 더해주었다는 전언이다. 한지민이 스페셜 내레이터로 참여하는 ‘한국인의 밥상’은 오는 21일 오후 7시 40분 방송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를 시작으로 경남 산청과 전남 강진, 경북 울진까지 전국 방방곡곡에 숨겨진 ‘맛의 유산’을 찾아 미식 여행을 떠난다고 해 100년 넘게 대를 이어 지켜온 맛있는 고집이 담긴 우리의 음식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20 13:15
영화

강동원 ‘전,란’, GV 성료…박찬욱 감독 “보편적 호소력 있을 것”

‘전,란’의 주역들이 시청자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전,란’ 스페셜 GV(관객과의 대화)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강동원, 차승원, 정성일과 각본 겸 제작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참석했으며 온라인으로 동시 중계됐다.이날 박찬욱 감독은 ‘전,란’의 출발점에 대해 “2013년에 신철 작가가 투순군이란 소재를 가지고 왔다. 투항한 일본군들을 데리고 군대를 만들어서 민란을 진압하는데 기용했다는 기록에서 찾아낸 기가 막힌 이야깃거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신분 계급의 문제는 사실 어느 나라 역사에나 있었고 지금도 존재하는 큰 갈등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호소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배우들은 작품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천영 역의 강동원은 “액션 장면에서 대역을 최소한으로 하려고 했다. 얼굴이 잘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도 몸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몸 전체에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선조를 연기한 차승원은 “자기는 베풀고 품어줬는데 백성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을 때 배신감이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갈등과 분노를 유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의 선조를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겐신으로 분한 정성일은 “겐신은 유일하게 천영을 만났을 때 웃는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맞상대인 천영을 만났을 때 호기심이 들고 반갑고 기대되는 마음에 웃음이 절로 났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전,란’의 명장면인 천영, 종려(박정민), 겐신의 해무 액션신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그 시퀀스는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세 사람의 대결이란 게 새롭기도 하고, 그 안에서 많은 감정과 갈등이 폭발하고 해소되는 대단한 장면”이라고 극찬했다. 아울러 “영화를 보면서 선조의 천진한 연기에 감탄했고, 간단한 대사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함축적인 뉘앙스를 잘 살려줘서 작가로서 고마웠다”며 배우들의 열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Q&A 코너에서는 캐릭터들의 개성이 묻어나는 검술 액션, 입체적인 캐릭터 설정과 강렬한 비주얼 구현의 비하인드 등 팬들의 심도 깊은 질문이 이어지며 ‘전,란’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끝으로 차승원은 “돌이켜보면 참 행복한 영화를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저만의 사진첩 같은 영화”라고 애정을 표하며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 강동원 역시 “열심히 만든 영화를 보여드리게 돼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응원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한편 ‘전,란’은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25 15:00
영화

오늘 개봉 ‘보통의 가족’, 예매율 20% 육박…명품 배우·제작진에 기대감↑

‘보통의 가족’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영화 ‘보통의 가족’ 측은 16일 개봉일에 맞춰 웰메이드 요소를 공개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서스펜스물이다.첫 번째 웰메이드 요소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의 메시지다.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누군가의 가족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영화는 가족구성원 내에서 흔히 일어나는 에피소드, 자녀와 부모 사이의 이야기, 사회적 메시지를 탄탄한 서사를 기반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예비 관객들의 마음을 관통할 예정이다.두 번째 요소는 베테랑 배우들의 양보 없는 연기 대격돌이다. 설경구(재완 역), 장동건(재규 역), 김희애(연경 역), 수현(지수 역)은 인간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고난도 연기를 뛰어난 통찰력으로 풀어냈다. 특히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 번의 식사 장면에서 이들의 열연은 빛을 발하며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마지막 요소는 연출, 음악, 제작까지 삼박자가 완벽하게 갖춰진 최강 제작진 조합이다.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등 세대의 변화에도 꾸준히 사랑받아 온 허진호 감독은 이번에도 세심하고 탁월한 연출력을 발휘, 또 한 편의 명작 탄생을 예고했다.여기에 한국 영화음악계의 큰 획을 그은 조성우 음악감독이 허 감독과 깊은 인연으로 힘을 보탰으며, ‘내부자들’, ‘서울의 봄’ 등을 통해 장르물 명가로 거듭난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가세해 기대를 더한다.한편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보통의 가족’은 이날 오전 8시 40분 기준 예매율 18.8%를 기록, 전체 1위를 유지하고 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6 08:46
영화

[IS리뷰] 부국제의 이유 있는 자신감 ‘전,란’, 강동원 대표작 경신한다 [29th BIFF]

부산국제영화제(BIFF) 첫 OTT 개막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전,란’이 베일을 벗었다. 영화제 본질을 퇴색시키지 않은 적합한 개막작인가란 질문에는 여전히 명쾌한 답을 내리기 어렵지만, BIFF도 넷플릭스도 탐낼 만한 작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주인공은 천영(강동원). 어린 시절 아비의 빚으로 노비가 된 그는 무신 출신 양반가로 팔려 가 종려(박정민)의 몸종이 된다. 또래인 두 사람은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내며 부리거나 모시는 관계 이상으로 발전한다. 심성이 선한 종려는 끊임없이 천영을 챙기고, 무예에 능한 천영은 종려의 장원급제를 제 일처럼 돕는다. 이들의 우정에 신분은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하지만 임진왜란과 함께 둘 사이에도 균열이 일어난다. 종려가 왕의 피난길을 함께 하는 사이, 집안 노비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종려는 아비부터 아들까지 모두 잃는다. 종려는 천영이 주동자라고 오해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왕의 호위무사로, 의병으로 왜란을 버텨낸 종려와 천영은 7년 후 다시 마주하고, 켜켜이 쌓인 오해로 서로에게 칼끝을 겨눈다.‘전,란’은 전, 쟁, 반, 란 네 가지 챕터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란’은 두 가지로, 임진왜란과 민란이다. 흥미로운 건 영화의 방점이 이 전쟁 자체에 찍혀 있지 않다는 거다. 오히려 콘텐츠 단골 아이템인 임진왜란을 ‘7년 후’라는 자막 하나로 갈음해 버리고 만다. 주제가 아닌 단순 배경에 그친다는 의미다.영화는 특정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거나 아픔을 되새김질하는 데는 큰 흥미가 없어 보인다. 대신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인물들을 통해 계급 사회의 면면을 보여준다. 신분제가 엄연한 시대에 상위 계급을 향해 칼을 뽑아 든 하위 계급의 설움을 가장 극명한 형태로 보여주며 전 세계, 세대를 관통하는 화두를 던진다. 영화의 재미가 사회적 메시지 찾기에만 머무르는 것도 아니다. ‘전,란’은 관객이 여러 갈래와 층위에서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발견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캐릭터 간 겹겹의 레이어를 쌓아 해석의 가짓수를 늘렸다. 대표적인 게 강동원, 박정민 간의 관계성이다. 서로 어지럽게 엮인 두 인물의 서사는 다양하게 읽히며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전,란’의 백미다.속도감 역시 나쁘지 않다. 판소리 등 장치나 굵직한 갈등의 역할도 있지만, 대결 국면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검술 액션 지분이 크다. 현란한 기술 자체도 좋고, 칼이 맞붙는 장면에서의 카메라 움직임이나 사운드 디자인 등도 인상적이다.배우들의 열연을 보는 맛은 상당하다. 강동원, 박정민을 필두로 차승원(선조 역), 김신록(범동 역), 진선규(김자령 역), 정성일(겐신 역)은 각기 다른 자리에서 영화의 핵심 축으로 기능한다. 이들은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오점 없이 빚어내며 극에 입체감을 더한다.무엇보다 강동원이 놀랍다. 그는 이번에도 자신의 최장기인 출중한 외모와 피지컬을 기막히게 썼다. 다만 앞선 영화들보다 잔상이 강하지는 않은데, 강동원이란 고유명사가 주는 시각적 매력을 연기로 밀어냈기 때문이다. 몇몇 장면에서 아쉬운 지점도 있지만, 그의 필모그래피 최고의 열연임은 확실하다.호불호가 나뉠 만한 건 잔혹함 정도다. 칼끝은 수시로 사람의 목과 심장을 관통하고, 잘려 나간 신체 일부는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반역자(혹은 그렇게 몰린 이)의 얼굴이 시시때때로 걸리고, 까마귀는 죽은 시체의 눈을 파먹는다. 카메라 앵글은 이 모든 것을 피하지 않고 정면에서 담아낸다. 청소년 관람 불가라는 등급이 오롯이 잔인함, 폭력성에 기인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박찬욱 감독이 제작한 작품으로 곳곳에서 그의 체취도 느낄 수 있다. 오는 11일 넷플릭스 공개.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04 05:51
영화

[IS리뷰] 허진호 감독이 들춰낸 ‘보통의 가족’의 민낯

곱씹을수록 깊어지는 영화의 탄생이다. 매 작품 인물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포착해 온 허진호 감독이 신작 ‘보통의 가족’을 통해 또 한 번 성찰적 질문을 던진다. 섬세한 연출력이 무기로, 오랜 공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동력으로 작용했다.이야기의 출발점은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다. 정확히는 보복 운전으로 발발된 사건이다. 알만한 재벌 2세가 앞차 운전자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홧김에 사고를 낸다. 상대 운전자는 즉사하고, 그의 어린 딸은 크게 다쳐 병원에 실려 간다. 피해자 딸의 수술실에 들어간 의사는 재규(장동건), 그리고 재벌 2세의 담당 변호를 맡은 이는 재규의 형 재완(설경구)이다.재완과 재규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중산층으로 비슷한 삶을 영위하는 듯 보이지만, 사는 곳도 일상의 패턴도 완전히 다르다. 신념의 차이가 만들어 낸 결과다. 형 재완이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동생 재규는 원리 원칙과 도덕적 신념이 중요한 사람이다.접점이라고는 없을 거 같은 두 세계가 동시에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 온다. 재완의 딸과 재규의 아들이 노숙자 묻지마 폭행 사건 현장 CCTV에서 포착된 것. 그것도 무려 가해자다. 재완과 지수(수현), 재규와 연경(김희애) 부부는 한자리에 모여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그러나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마찰을 빚고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보통의 가족’은 재완, 재규 부부가 정기적으로 갖는 식사 자리를 챕터 삼아 진행된다. 네 사람은 러닝타임 동안 총 세 번의 저녁을 하는데 사건 전개에 따라 각기 다른 공기와 분위기를 띤다. 초반부 식사가 풍자성이 강한 블랙코미디 쪽이라면, 후반부로 갈수록 내재화된 인간 본성을 포착하는 부조리극에 가깝다. 허진호 감독은 네 사람의 관계 균열 정도에 따라 크고 작은 장치를 달리하고, 상이한 앵글을 충돌시키며 극의 리듬과 서스펜스를 만들어 낸다.백미는 형제 부부의 식탁이 위태로워질수록 깊어지는 사색의 순간이다. 허 감독은 자식 문제 앞에서는 원칙도 이성도 잊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개인의 욕구가 사회, 윤리적 선택보다 중요해질 때 인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준다. 그렇게 들춰진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인간의 민낯은 관객에게 ‘타인이 아닌 내게 이런 일이 닥쳤을 때도 과연 윤리가 선행될 수 있는지’ 묻는다. 이는 ‘신념, 양심, 정의 등의 관념이 정말 공상에 불과한가’라는 철학적 명제로도 연결된다. 영화 곳곳에서 마주하는 현대 사회의 부정적 파편들 또한 ‘보통의 가족’의 이야깃거리다. 결국 이 끔찍한 사건은 생명 경시, 학벌 위주의 사회, 무감각해진 죄의식 등 현 사회의 문제들이 혼합된 결과물로 그려진다. 허 감독은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주요 사건과 긴밀히 연결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숙제를 남긴다.식탁에 둘러앉은 네 명의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은 연기는 안정적이다. 서사 구조상 이들의 역할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는데 모두가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해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건 장동건이다. 장동건이 연기한 재규는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변화하는 인물이다.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장동건은 한층 더 안정적이고 밀도 높은 연기를 펼쳐내며 재규의 감정과 극 전반에 부피를 더한다. 작품의 원작은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베스트셀러 소설 ‘더 디너’다. 앞서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동명의 영화로 여러 차례 만들어졌으며, ‘보통의 가족’은 2014년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와 가장 가깝게 재탄생했다.10월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30 06:06
스포츠일반

군인의 아들...만기 전역 약속한 '병장 사수' 조영재, 이게 K-국뽕 [2024 파리]

운동 선수 병역 혜택 향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인기 구기 종목 스타들이 일부로 입대를 늦춰 국제대회 대표팀 승선하는 사례가 논란을 만들었다. 파리 올림픽 남자 25m 속사권총에 출전한 사격 대표팀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는 5일(한국시간) 열린 결선에서 2위에 올라 은메달을 획득, 병역 혜택 대상자가 됐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AG)을 앞두고 병역법이 개정되며, 군 복무 중인 군인도 조기 전역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조영재는 "부대에서 동기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군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며 만기 제대를 예고했다. 그는 올림픽 개막 전 인터뷰에서도 이와 같은 의지를 전한 바 있다. 조영재가 전역하는 날짜는 9월 19일이다. 사실 얼마 남지 않았다. '말년 병장'이라 내부 생활도 힘들 게 없다. 하지만 이 점을 고려해도 조영재의 주저 없는 선택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는 "나는 부대 사람들이 다 좋고,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다"라며 병역 혜택을 거부할 걸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조영재에게 파리의 낭만은 전우들과 나눌 이야깃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자대와 군 생활을 향한 애정이 진심 같다. 군 복무는 한국 남자 통과 의례다. 조영재는 자국 콘텐츠 찬양 경향을 뜻하는 '국뽕'을 자극했다. 비슷한 사례가 없었던 건 아니다. 황저우 AG에서 남자 핸드볼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이창우도 전역까지 3개월을 남겨 두고 있었지만, 남은 기간을 모두 채웠다. 조영재가 주목받은 다른 이유는 그의 아버지 조병기(49)씨가 무려 30년 동안 복무하고 지난해 준위로 제대한 '진짜' 군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영재는 메달 획득 뒤 인터뷰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조영재가 메달을 획득한 뒤 본지와 통화한 조영재씨에게 아들의 만기 제대 의지에 대해 "당연히 군 생활을 더하고 마무리 해야 한다. 내가 군인이었다고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군 생활을 오래 한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본받으려는 아들의 모습에 내심 기뻐하는 기색을 보였다. 군인은 총과 사격이 익숙한 직업. 조영재가 사격 선수 길을 걷고, 올림픽 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것에 타고난 게 있지 않았을까.하지만 조병기씨는 "전혀 아니다. 아들 스스로 사격에 재미를 느끼고 직업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슬럼프도 있었는데, 잘 극복해 올림픽 무대까지 섰다. 나는 한 게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자신을 "그저 엄하게 대하는 게 맞는 줄 알았던 어리석은 아버지"라고 돌아본 조병기씨는 "나는 자식을 키울 줄 몰랐다. (조)영재 스스로 잘 성장해 이렇게 나라를 빛내는 데 기여했다. 너무 자랑스럽다"라고 감격했다. 무뚝뚝한 기운을 주는 '전직 준위' 군인 아버지는 아들이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렇게 부자(父子) 사이 좀처럼 꺼내지 않던 애정을 드러내 교감하는 것도 스포츠 팬 감성을 자극했다. 병역 혜택 관련 에피소드에 모처럼 미담이 더해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07 09:00
연예일반

[IS포커스]호불호 극명 ‘삼식이 삼촌’, 그 끝엔 원대한 계획 이룰까 ①

“당신을 위한 원대한 계획이 있어요.”그 계획, 정말 실현할 수 있을까.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이 원대한 꿈의 여정 막바지를 향한 마지막 스퍼트에 나선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60년대 전후를 배경으로 3.15 부정선거, 4.19 혁명 등 역사에 기록된 사건이 발발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소용돌이 중심에 있던 정·재계와 군부 인물들까지 복합적으로 얽히고설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다. 총 16부작으로 제작된 ‘삼식이 삼촌’은 현재 11화까지 공개된 상태로, 향후 전개는 그동안 촘촘하게 쌓아 올린 사건의 실타래가 풀려나가며 주인공들의 ‘원대한 계획’이 성공하거나 혹은 실패하는 여정을 그려갈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회차에선 삼식이 삼촌과 김산, 정한민(서현우) 등이 ‘원대한 계획’과 ‘거사’(쿠데타) 사이에서 서로에게 진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동상이몽’ 동행 중이었다는 사실과, 안기철(오승훈)이 레이첼 정(티파니 영) 등과 손잡고 김산을 이용하려 했던 게 드러나며 드라마의 ‘빌드업’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드라마는 절정으로 향하고 있는데, 드라마 밖 세상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모두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 게 ‘삼식이 삼촌’의 꿈이었건만, 그의 여정을 따르는 사람이 좀처럼 안 보인다. 글로벌 호평에도 불구하고 실제 ‘삼식이 삼촌’이 마주하고 있는 난제는 보는 사람들만 열광한다는 점이다. 물론 대중성을 놓쳤다고 ‘삼식이 삼촌’의 작품성을 폄훼할 순 없다. 일각에선 ‘삼식이 삼촌’이 다수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한 사실 자체로 ‘노잼’, ‘망작’이라는 비평의 수위를 넘어선 비난을 내놓기도 하지만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오히려 좀처럼 다루기 힘든 복잡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밀도 있게 조명하고 그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하고 반복되는 역사에 대한 고찰을 남기는 수작(秀作)이라는 호평도 있다. 그럼에도 ‘삼식이 삼촌’이 송강호의 데뷔 35년 만의 첫 드라마라는 화제성과 변요한, 이규형, 유재명, 진기주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 라인업 등이 갖게 했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여느 인기 드라마와 달리 작품의 흥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깃거리가 거의 생성되지 못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초반에는 몰입감이 있었다. 삼식이삼촌이라는 캐릭터가 재미있게 보였고, 그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배우의 연기 뿐만 아니라 시대적 상징성이 주목되는 면들이 있었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전개가 늘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극 전개가 지하 벙커 취조신을 오가며 이어지다 보니 플래시백 하는 연출이 계속 등장하는데, 이로 인해 속도감이 다소 느려진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간 관계와 스토리가 쌓여가며 초반보다 복잡해지는데, 현대사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적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고 연출적으로도 난해하게 풀어가는 측면이 있다. 정 평론가는 “감독은 전체 그림이 머리 속에 그려진 상황에서 복선으로 깔아둔 것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나중에서야 ‘알고보니 그거였구나’ 싶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데 그걸 쉽게 풀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인물과 이야기를 담으려 하다 보니 중반부 이후 흐름이 흐트러진 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정 평론가는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이걸 이야기로 풀어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시리즈물이 가진 명쾌함이나 연속적 흐름이 다소 부족하고 다음 회를 꼭 보게 하는 후킹하는 지점은 많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식이 삼촌’은 8회 분량으로 기획됐고 10회로 촬영 됐으나 편집 과정을 거쳐 16부작으로 완성됐다. 감독의 의도와는 다른 제작의 아쉬움에 대한 지적이 나올 여지다. 일각에선 다수의 인물이 복잡하게 꼬여 있는 서사인 만큼 몰아서 봐야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데, 디즈니플러스 특성상 주 2화씩 공개돼 그렇게 되지 못한 점도 아쉽다는 지적이다. 정 평론가는 “시대극 하면 보통 영웅서사를 떠올리는데 한국 현대사를 주도한 리더들 중 상당수가 부정적인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 ‘삼식이 삼촌’이 그 시대 격동기를 삼식이라는 캐릭터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였고, 의미적 측면도 충분히 좋았는데 불친절한 연출은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삼식이 삼촌’은 매 주 수요일 2화씩 공개되며 오는 19일 14~16화를 모두 공개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6.12 06:00
연예일반

‘놀아주는 여자’ 첫 방송 D-2…한선화X엄태구, ‘반전 로맨스’ 관전포인트 공개

엄태구, 한선화, 권율이 ‘놀아주는 여자’로 시청자를 찾아온다.JTBC 새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 형님 서지환(엄태구)과 아이들과 놀아주는 미니 언니 고은하(한선화)의 반전 충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첫 방송까지 단 이틀만이 남아 있는 가운데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을 핵심 관전 포인트를 공개한다.Play 1. 엄태구 X 한선화 X 권율, 계속 같이 놀고 싶은 신선한 조합 완성!‘놀아주는 여자’는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배우 엄태구(서지환)의 로맨틱 코미디 차기작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가진 배우 한선화(고은하), 선과 악을 오가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배우 권율(장현우)까지 신선한 조합을 완성해 흥미를 돋운다.뿐만 아니라 김현진(주일영), 문지인(구미호), 문동혁(양홍기), 재찬(이동희) 등 여러 작품에서 두각을 드러내 온 신예 배우들과 양현민(곽재수), 이유준(정만호) 등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베테랑들이 합류해 유쾌한 연기 시너지를 예고한다. 계속 같이 놀고 싶은 배우들의 탄탄한 호흡이 빛을 발할 ‘놀아주는 여자’가 기대되고 있다.Play 2. 좀 놀아본 남자 엄태구, 놀아주는 여자 한선화 만나 백화(白化) 성공?!동심엔 이롭고 심장엔 해로운 반전 충만 로맨스가 온다. 극 중 서지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하며 자신을 가리는 것이 익숙한 인물로 일이 바쁜 탓에 36년 간 여자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모태솔로다. 반면 고은하는 늘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키즈 크리에이터로 서지환과는 정반대의 세상에 살고 있다.이렇게 접점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 서로를 만나 계속해서 얽히는 동안 서지환은 점차 잊었던 순수함을 되찾아가고 고은하는 무서운 줄만 알았던 서지환의 진면모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편견을 지우고 서로에게 스며드는 서지환과 고은하의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속 설렘 세포를 깨워줄 ‘놀아주는 여자’가 기다려진다.Play 3. 고은하의 기억 속 그 남자, 현우 오빠는 대체 누구?! 궁금증 고조!그런가 하면 고은하에게는 어린 시절 자신과 유일하게 놀아줬던 현우 오빠에 대한 기억이 또렷하게 남은 상황. 이름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지만 고은하는 늘 현우 오빠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런 고은하 앞에 다시 만나고 싶었던 현우 오빠와 이름이 똑같은 검사 장현우(권율)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긴장감이 맴돌 예정이다.이에 장현우가 고은하의 기억 속 그 남자가 맞을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장현우는 키즈 크리에이터 고은하의 열혈 팬인 만큼 서지환과도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이에 고은하를 사이에 둔 서지환과 장현우의 핑크빛 전쟁, 그 결말이 궁금해진다.이처럼 배우들의 색다른 변신부터 알콩달콩한 로맨스, 그리고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보는 이들의 행복 지수를 한껏 끌어올릴 JTBC 새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는 오는 12일 오후 8시 50분에 첫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6.10 12:28
예능

[정덕현 요즘 뭐 봐?] 운전부터 촬영까지 직접, 지락이들의 크리에이터 성장기

누구나 첫 경험에는 두려움과 설렘이 함께 하기 마련이다. 특히 운전면허증을 따고 첫 운전을 했을 때의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무사히 마쳤을 때 절로 한숨이 터져 나오는 안도감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경험이 아닐까. tvN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바로 이 지점이 주는 감흥을 프로그램으로 가져왔다.출연자들은 이미 ‘뿅뿅 지구오락실’로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멤버들. 만나기만 하면 한껏 텐션을 끌어올리는 이영지와 그런 분위기를 너무나 즐기지만 금세 바닥나는 체력을 드러내는 맏언니 이은지, 어딘가 엉뚱하면서도 빈 구석을 한껏 드러내는 것으로 웃음을 주는 미미에 뭐든 똑부러지게 잘 하는 ‘맑은 눈의 광인’ 안유진까지, 이제는 모이기만 해도 척척 합이 맞는 네 사람과 크리에이터가 다 된 나영석 PD에 에그 이즈 커밍의 젊은 피로 꼽히는 김혜슬 PD가 뭉쳤다.흥미로운 건 애초 이 프로그램은 ‘뿅뿅 지구오락실’의 스핀오프로 유튜브 버전으로 기획된 거라는 점이다. ‘지락이’ 네 명과 PD, 작가들이 모여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늘 그렇듯 나영석 PD가 운을 띄웠다. 여행을 가는데 네 명이 직접 다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여행 기획부터 촬영까지 모두 다. 그런데 네 사람이 모두 면허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촬영 전까지 면허를 따는 일종의 번외 대결(?)이 펼쳐졌다. 영지와 이은지 그리고 안유진이 대결에 뛰어들었고,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재능(?)도 있어 보이는 안유진이 별 어려움도 없이 면허를 땄고, 어딘가 심드렁해보였던 이은지 역시 면허를 딴 반면, 자신은 1종보통을 따겠다며 한껏 의욕을 보였던 영지는 무려 10수를 했는데도 아직 면허를 못따는 기막힌 리얼 상황들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렇게 딴 운전면허증으로 여행을 갈 가평 숙소까지 사전답사 겸 운전을 하는 의욕을 보인 안유진이 운전대를 잡고 ‘지락이의 뛰뛰빵빵’이 드디어 시작된다. 사실 여행을 소재로 하는 예능에서 운전을 해 목적지까지 가는 게 무슨 이야깃거리가 될까 싶지만, 이들에게는 그것이 첫 번째 하는 도전인지라 의외로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상황들이 연출된다. 나영석 PD는 여기에 ‘드라이브 스루’로 햄버거집을 들르게 하는 미션이나, 산 중턱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오는 미션 같은 것들을 슬쩍슬쩍 끼워넣으며 이 과정들을 쫄깃하게 만든다. 뭐든 똑 부러지게 하는 안유진이 운전을 할 때 언니들이 긴장 안한 척 하며 칭찬 세례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나, 늘 수다가 끊이지 않던 이은지가 운전대를 잡더니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상황은 그래서 그 리얼한 공감으로 웃음이 된다.게다가 이 과정들을 PD들도 옆에서 찍긴 하지만, 출연자 중 한 명이 촬영감독을 맡아 찍는 과정 역시 평이한 소재를 새롭게 만드는 포인트다. 첫 촬영감독을 맡게 된 이은지가 고기를 굽는 장면에 넋을 놓고 있자 나영석 PD가 그 장면을 인서트로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등의 모습은 마치 이들을 크리에이터로 성장시키기 위한 나영석 사단의 큰 그림처럼 읽힌다. 그렇게 크리에이터처럼 스스로 피사체가 되는 자신을 찍는 훈련(?)들이 이어지는데, 이은지는 의외로 이런 말을 한다. “(영상으로 보니) 웃기고 재밌고 귀엽고… 뭐야 약간 뭉클하다? 이렇게 보면?” 일종의 크리에이터로서 자신들이 어떻게 포착되는가를 심지어 감성적으로 알아가고 있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이밖에도 ‘영지 타임’으로 영지가 제안하는 게임을 직접 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나영석 PD가 주로 맡아서 했던 역할 또한 이들 스스로 하게 하는 것.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즉석 댄스배틀을 벌일 정도로 합이 좋은 지락이들은 그래서 이제 운전은 물론이고 촬영, 게임까지 모두 자신들 스스로 해나가는 일종의 크리에이터로서 성장담을 그려간다. 이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판에 들어가는 방식의 프로그램은 더 이상 흥미를 잃게 됐다. 대신 크리에이터들이 하듯이 스스로 판을 만들어 직접 뛰어드는 방식이 더 리얼한 재미를 주는 시대다. 그래서인지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현재의 그림보다 앞으로 그려질 더 큰 그림이 기대되는 예능이다. 모든 걸 스스로 해내는 크리에이터로서 가평이 아니라 유럽 어디를 갔다 놔도 저들끼리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그런 그림을 나영석 사단은 그리고 있지 않을까.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6.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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