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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넷플릭스 아픈 손가락?…‘흑백요리사’→‘오징어 게임2’ 기세 잇는다 [IS포커스]

넷플릭스 K콘텐츠가 다시 선전하고 있다. 최근 주춤했던 흐름을 영화 ‘무도실무관’과 ‘흑백요리사’로 반전시키며 넷플릭스 3분기 가입자수 상승에 기여했다. 12월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둔 가운데 또 한번 시장 내 K콘텐츠 붐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21일 넷플릭스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3분기 가입자수는 2억 8272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분기 대비 507만명 늘어난 수치로, 시장 평균 예상치 2억 8215만명을 소폭 넘어섰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5% 증가한 98억 2500만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5.40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무도실무관’ ‘흑백요리사’ 재미 ‘쏠쏠’…3Q 대표 콘텐츠 언급저가 광고요금제(6.99달러) 도입이 3분기 전체 가입자 및 매출 증대를 이끈 가운데, 아시아 콘텐츠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실제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9% 증가했다. 미국 및 캐나다, 유럽·중동·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 모든 지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K시리즈물 중에서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가 효자 콘텐츠로 언급됐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조회수는 1100만회로, 3분기 핵심 콘텐츠로 주목받은 일본 ‘도쿄 사기꾼들’(조회수 1050만회)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무도실무관’(조회수 3280만회)을 3분기 많은 관객을 확보한 영화 중 하나로 꼽았다. 넷플릭스는 “APAC 지역에서 콘텐츠와 시장의 적합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3분기 일본, 한국, 태국, 인도에서 강력한 현지 콘텐츠가 제공됐고, 그 결과 APAC 지역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아울러 올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4.7% 증가한 101억 3000만달러, EPS가 4.23달러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주요 콘텐츠로 12월 26일 공개될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소개했다. 지난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공개 약 석 달 만에 시청수 2억 6520만회를 돌파하며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오징어 게임’ 시즌2에 앞서 오는 25일에는 또 다른 인기 K시리즈물 ‘지옥’ 시즌2도 내놓는다. ‘지옥’ 시즌1 역시 2021년 공개, 열흘 만에 시청수 1억회, 90개 이상 지역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폭발적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韓 떠나 日로 간다?…공개 예정 오리지널 수두룩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K콘텐츠 주목도가 현저히 낮아졌다며 넷플릭스 내 K콘텐츠 위기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근거로 내세운 건 1~3분기 공개된 콘텐츠 ‘더 에이트 쇼’, ‘스위트 홈’ 시즌3, ‘경성크리처’ 시즌2 등이다. 이들 작품은 수백억원을 투자했지만, 화제성 몰이에 실패하며 아시아 콘텐츠 구심점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바뀔 거란 설에 힘을 보탰다.하지만 여전히 비영어권 콘텐츠 중 K콘텐츠 비중이 높고, 공개 예정인 작품도 다수 있는 만큼 K콘텐츠의 불씨가 살아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 공개를 앞둔 작품도 다수다. 넷플릭스가 공식화한 2025년 공개 영화만 총 7편. 연상호 감독 연출, 류준열 주연의 ‘계시록’,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의 네 번째 작품 ‘굿뉴스’, ‘길복순’ 스핀오프 ‘사마귀’를 비롯해 ‘대홍수’, ‘84제곱미터’, ‘고백의 역사’, ‘이 별에 필요한’ 등으로, 지난 2019년 처음 영화를 선보인 이래 가장 많다. 시리즈 라인업도 탄탄하다. 넷플릭스는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소지섭 주연의 ‘광장’, 박보검, 아이유를 전면에 내세운 로맨스 ‘폭싹 속았수다’, 소설을 기반으로 한 이재욱, 조보아 주연의 역사극 ‘탄금’,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자 김우빈, 수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다 이루어질지니’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 확대에 따른 K콘텐츠 위기에 대해서도 걱정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는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파급 효과 이전에 (넷플릭스는) APAC 시장을 공략했고 K콘텐츠도 그렇게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일본 등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있지만, 대응할 문제는 아니다. 채찍질로 생각하고 더 좋은 K콘텐츠를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ㅅ 2024.10.2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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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용인] ‘마일랏·김지호 골’ 수원, 전남마저 격파하며 2연승·11경기 무패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이 승격 경쟁 팀인 전남 드래곤즈마저 격파했다. 새 외국인 선수 마일랏의 선제골, ‘용인의 아들’ 김지호가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수원은 1위 FC안양, 2위 전남을 연이어 격파하며 상승세를 탔다.수원은 18일 오후 7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남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27라운드에서 2-1로 이겼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변성환 감독 부임 뒤 무패 기록을 11경기(5승 6무)로 늘렸다. 변 감독 체제 첫 연승 기록이기도 하다.수원은 이번 여름 팀에 합류한 외국인 선수 마일랏, 김지호의 연속 득점으로 웃음꽃을 피웠다. 마일랏은 K리그 입성 두 번째 경기에서 골 맛을 봤다. 김지호는 2경기 연속 골이자, 어느덧 시즌 4호 골 고지를 밟았다. 후반전 투입돼 화려한 드리블을 뽐낸 배서준의 활약도 돋보였다.수원은 이날 승리로 승점 40에 도달했다. 지난 5월 18일 이후 3달 만의 3위 입성을 눈앞에 뒀다.반면 전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상대를 압박하며 동점을 이루긴 했으나, 직후 불운이 겹치며 승기를 내줬다. 2연패에 빠진 전남은 여전히 2위(승점 42)를 지켰으나, 수원의 추격 가시권에 들어왔다. 수원은 4-3-3 전형을 내세웠다. 마일랏·뮬리치·김지호가 전방에, 김보경·이재욱·홍원진이 중원을 책임졌다. 수비진은 이기제·장석환·한호강·이시영, 골키퍼 장갑은 박지민이 꼈다.전남은 4-1-4-1 전형으로 맞섰다. 하남이 최전방에 서고, 플라카·이석현·조지훈·노건우가 뒤를 받쳤다. 최원철이 백4를 보호하고, 수비진은 김예성·김동욱·알리쿨로프·윤재석, 류원우(GK)가 합을 맞췄다.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초반을 분수령으로 꼽았다. 경기 초반에 능한 전남과, 불안한 수원이 만나는 시점이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일격을 날린 건 수원이었다. 전반 4분 수비 성공 뒤 홍원진의 롱패스가 단숨에 마일랏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마일랏은 김동욱 앞에서 멋진 페인팅 뒤 가볍게 찍어 차 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K리그 2번째 경기 만에 터뜨린 그의 데뷔 골이었다.선제골을 허용한 전남은 강한 측면 압박을 통해 수원을 공략하려 했다. 하지만 수원이 세 번의 패스만으로 압박을 정확히 벗어났다. 오히려 역습을 이어간 10분에는 이시영의 전진 패스를 받은 홍원진이 박스 안까지 진입해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은 알리쿨로프의 몸을 내던진 수비에 막혔다. 전남은 이후 롱 패스와 짧은 패스를 섞어 수원을 공략하려 했지만, 번번이 벽을 넘지 못했다. 수비에 성공한 수원은 연이은 역습으로 전남의 수비를 흔들었다. 특히 뮬리치는 전방에서 안정적인 포스트 플레이에 이은 연계 플레이로 마일랏과 김지호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도왔다.전남은 전반 21분 윤재석의 크로스에 이은 하남의 헤더로 맞섰지만, 이번에도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이후로도 롱 패스를 통해 활로를 찾고자 한 전남이다.1골 리드를 잡은 수원은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전반 38분에는 김보경의 센스 있는 롱패스를 받은 마일랏이 왼쪽 측면에서 개인 능력을 활용해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화려한 드리블로 윤재석으로부터 파울을 유도했다. 파울 위치가 관심사였는데, 최종적으로 박스 라인 로 밖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키커로 나선 뮬리치의 직접 프리킥은 수비벽을 맞고 벗어났다.전남의 세트피스 수비가 흔들리는 사이, 수원이 다시 볼 점유 시간을 늘렸다. 하지만 추가 득점이 나오지는 않았다. 전반 종료 시점 전남의 유효 슈팅은 0개였다. 추가시간 이석현의 기습적인 패스 탈취에 이은 공격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수원이 완벽하게 전남을 저지한 전반전이었다. 재정비를 마친 후반전, 두 팀은 시작과 함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전남에선 아껴둔 카드인 발디비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원에선 김보경 대신 이규동이 투입됐다.전남의 첫 유효 슈팅은 3분에 나왔다. 간접 프리킥 이후 후속 상황에서 하남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제대로 맞지 않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기어를 올린 건 전남이었다. 바로 1분 뒤엔 공격 실패 뒤 곧바로 이규동을 압박하며 상대의 진영에서 공을 탈취했다. 박스 바로 앞에서 직접 프리킥 기회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발디비아의 슈팅은 수비벽에 막혔다. 다소 흔들렸던 수원은 이시영의 기습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스루패스가 정확히 마일랏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터치가 크게 튀며 공격을 마무리하진 못했다. 전남은 하남의 뒷공간 침투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응수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전남은 후반 14분 일격을 날리는 듯했다. 김예성이 왼쪽 측면 공략에 성공, 정확한 땅볼 크로스를 노건우에게 전했다. 이때 노건우가 이재욱과의 충돌로 넘어졌는데, 주심은 휘슬을 잡지 않았다. 한편 변성환 감독은 마일랏과 뮬리치를 빼고 배서준과 김상준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직후 김지호가 왼쪽 윙으로 자리를 옮겨 과감한 드리블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렸으나, 배서준의 헤더는 수비에 막혔다.하지만 이때 전남이 일격을 날렸다. 후반 19분 이재욱이 플라카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공을 탈취당했다. 플라나의 패스는 노건우를 거쳐 박스 안 하남에게 향했다. 하남은 박스 안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흔들렸던 수원은 단 한 번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3분 전방에 있던 배서준이 감각적인 터치 뒤 드리블로 단독 속공에 나섰다. 전남의 최종 수비수 알리쿨로프가 넘어지며 저지하려 했으나, 배서준의 발이 더 빨랐다. 배서준은 침착하게 김지호에게 공을 건네줬고, 김지호는 오른발로 가볍게 마무리하며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김지호의 2경기 연속 득점이자, 시즌 4호 득점. 한편 수비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듯한 알리쿨로프는 들 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지호 역시 박승수와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전남은 발디비아의 개인 능력으로 활로를 찾고자 했으나, 마지막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수원에선 박승수가 후반 37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터치가 길어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바로 3분 뒤엔 김용환의 크로스가 정확히 수원 박스 안으로 향했다. 임찬울이 노마크 찬스를 잡았는데,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후반전 추가시간은 8분이었다. 수원은 백5를 가동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배서준의 번뜩이는 역습은 이어졌다. 전남은 롱볼을 이용해 동점을 노렸으나,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용인=김우중 기자 2024.08.1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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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 곧 죽습니다’, 아마존프라임 톱2…글로벌 시청자들 홀린 비결은 [IS포커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이하 ‘이재’)가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글로벌 OTT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글로벌 TV쇼 차트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것. 1위가 아마존 오리지널인 미국 드라마 ‘리처’인 만큼 ‘이재’가 비영어권 1위인 셈이다. ‘이재’가 글로벌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데는 전세계적으로 통하는 장르적 쾌감과 묵직한 서사뿐 아니라, 작품의 구성이 변화된 시청 환경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이재’는 에피소드마다 내용과 장르가 다른데 모든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몰입도를 높인다. 이야기의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은 최근작들 중 독보적”이라며 “지금의 시청환경은 숏폼 위주의 짧은 분량 영상인데 ‘이재’는 각 에피소드마다 높은 수준의 재미뿐 아니라 독자성과 개별성을 지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9일(현지시간) ‘이재’는 플릭스패트롤 기준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는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에서 영미권을 포함한 TV쇼 글로벌 종합 순위 톱2에 랭크됐다. 지난 7일 같은 순위에 오른 후 이날까지 3일 연속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재’는 약 71개 국가에서 톱 10에 랭크됐으며 동남아시아 외에도 프랑스,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신규 진입해 흥행세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해외 리뷰 사이트 IMDb 등에서는 10점 중 평균 9점을 매기면서 호평이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입소문이 본격 시작됐다. 티빙에 따르면 ‘이재’는 파트2 공개 3일간 시청 시간이 약 1억 2000만 분을 기록하며, 공개 첫 주 대비 약 134% 급증했다. ‘이재’는 공개 첫 주 만에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술꾼 도시 여자들’에 이어 시청 순 방문자수(UV) 2위에 오른 바 있는데 그 인기가 더 높아진 것. 키노라이츠,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등 다양한 화제성 차트에서 작품과 출연 배우들이 10위권에 안착했다. ‘이재’는 웹툰 원작으로 7년째 취업에 실패한 이재(서인국)가 스스로 목숨을 져버린 후 죽음(박소담)으로부터 12번의 삶을 살아야 하는 형벌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흥미로운 서사뿐 아니라 서인국, 박소담, 김지훈, 최시원, 이재욱, 이도현, 김재욱, 오정세, 김미경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에피소드마다 다른 장르적 쾌감‘이재’는 에피소드마다 각기 다른 장르로 재미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마는 이재가 재벌후계자,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 비밀조직원, 격투기선수 지망생, 모델, 경찰 등으로 환생해 번번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내용이 릴레이 형식으로 펼쳐진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죽음의 심판 속 핵심 인물로 등장해 멜로, 누아르, 액션 등 다양한 장르 속에서 흥미와 재미를 자아낸다. 사실 이러한 판타지적 요소는 그동안 수많은 콘텐츠에서 등장한 회귀물과 가까운 데다, 앞서 흥행한 영화 ‘뷰티 인사이드’처럼 주인공이 다른 인물로 바뀌는 내용이라 기시감으로 떠오르지만 ‘이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재의 삶 전체가 매번 바뀌는 설정으로 차별점을 확보한다. 각 인물들이 환생할 때마다 장르도 휙휙 바뀐다. 이재의 실제 삶을 표현할 때는 드라마와 멜로였다가, 비밀조직원이 될 때는 피가 튀는 누아르가 된다. 에피소드의 장르뿐 아니라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가 될 때는 고공 낙하 장면이 펼쳐지는 등 캐릭터적 특성도 또 다른 쾌감을 자아낸다.장르물의 경우 자칫 선정성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는데 ‘이재’는 이를 영리하게 피해간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는 청소년관람불가로 일찍이 다소 자극적인 장면을 예고했는데, 이 같은 요소들이 전체적 서사와 맞물리면서 선정적으로 여길 수 있는 장면들도 설득력을 높인다는 평가다. 공희정 평론가는 “‘이재’는 장르물적 성격 때문에 캐릭터와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이 때로 잔혹성을 띠고 있다. 수위가 꽤나 높다”며 “그럼에도 이러한 표현 방식이 전체적인 서사를 이루는 주요한부분으로 작용하는 데다가, 캐릭터들의 선악이 혼재되는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심리적 거부감을 낮춘다”고 말했다. ◇ 다양한 사회 문제 짚고 모성애로 연결‘이재’는 에피소드마다 다른 이야기와 장르가 펼쳐지면서, 각각이 전하는 메시지도 다채롭다. ‘죽음과 삶’이라는 전체 서사에서 이재가 다른 삶을 살 때마다 펼쳐지는 이야기는 반전의 재미를 주거나, 더 나아가 우리 사회 문제를 건드린다. 이재가 갓난아이가 됐을 때는 아동학대, 청소년으로 변했을 때는 학교폭력 등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내는 것이다.각각의 에피소드가 지닌 메시지는 다르지만, 드라마 전체 말미에서 이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돼 묵직한 한방으로 폭발한다. ‘이재’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첫번째 에피소드와 맞물리면서 모성애를 이야기하는데, 자칫 진부할 수 있는 해당 주제를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들과 함께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재’의 높은 작품성에는 각 에피소드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내는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의 하병훈 감독은 드라마 ‘고백부부’, ‘18어게인’ 등을 통해 가족애 등 묵직한 메시지를 다양한 장르적 재미로 표현해내며 뛰어난 연출력을 입증해왔다. 여기에 서인국은 청춘의 모습을, 박소담은 서늘한 ‘죽음’을, 김지훈은 잔혹한 악인을 몰입감 높게 그려냈다. 각 에피소드 주인공을 맡은 최시원, 이재욱, 이도현, 김재욱, 오정세, 김미경 등도 드라마의 전체적인 서사와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수준 높은 연기력을 자랑한다. 조성경 드라마평론가는 “이재가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된다는 기본 장치, 설득력 있는 반전들이 모성애라는 큰 틀의 주제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며 “모성애의 표현 방식 또한 억지로 눈물을 자극하는 신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우들의 연기도 능력치와 스타일이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데 드라마의 전체 톤에서 이질감 없이 표현됐다”고 평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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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신작] 서인국·박소담 ‘이재, 곧 죽습니다’ 웹툰 원작 흥행 이을까

죄 지은 자 서인국과 벌 주는 자 박소담의 만남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가 다음 달 15일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최근 디즈니플러스 ‘비질란테’, 티빙 ‘운수 오진 날’ 등 웹툰 원작 드라마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재, 곧 죽습니다’가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가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다.서인국, 박소담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다. 서인국은 사는 내내 좌절과 실패만 경험하다 스스로 생을 포기한 취업 준비생 최이재로 분한다. ‘응답하라 1997’, ‘고교처세왕’, ‘쇼핑왕 루이’, ‘미남당’ 속 유쾌한 얼굴을 지우고 삶의 의지를 잃은 인물로 변신했다. 서인국은 최이재로 분해 변화하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박소담은 초월적 존재인 죽음 역을 맡아 서인국과 특별한 케미를 완성한다. 죽음인 자신이 먼저 찾아가기 전, 죽음을 선택한 최이재의 행동에 모욕감을 넘어 분노까지 느끼게 된다. 이에 최이재에게 12번의 죽음이라는 끔찍한 형벌을 내린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 온 박소담이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로 분해 신선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서는 절벽 위 위태롭게 매달린 최이재의 모습이 공개됐다. 먼저 죽음을 만나러 온 죄로 잘리고, 찢어지고, 태워지는 등 온갖 잔혹한 방법으로 12번 죽는 벌이 주어진 상황. 스카이다이빙, 오토바이 추격부터 비행기와 교도소, 창고 등 다양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액션이 ‘이재, 곧 죽습니다’ 속 세계관의 규모를 가늠케 한다. 예비 시청자들은 “CG 장난 아니다”, “연출 미쳤다”, “배우들 연기만 봐도 재밌겠다”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서인국, 박소담 외에도 김지훈,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이도현, 고윤정, 김재욱, 오정세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12번의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최이재로 분해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거대한 세계관을 완성할 전망이다.‘이재, 곧 죽습니다’ 제작진은 “배우들의 연기로 작품 속 세계관이 더욱 탄탄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추격전, 폭파 장면 등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액션부터 설레는 로맨스, 섬뜩한 스릴러, 잔인한 누아르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꽉 채워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이재, 곧 죽습니다’는 티빙 오리지널 외에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 240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1.2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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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이 밝힌 ‘길복순’의 길고 긴 A to Z [IS인터뷰]

‘길복순’은 올 해 공개된 한국영화 중 단연 최고 화제작이다. 비록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관객수나 매출액 집계는 없지만, 시청시간 만큼은 전세계적으로 압도적이다. 넷플릭스에서 유일하게 공개하는 매주 콘텐츠 시청시간 집계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길복순’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뒤 2주 연속 비영어권 영화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주차 시청시간은 2571만으로, 영어권 영화들과 비교해도 전세계 2위 기록이다. 변성현 감독과 전화와 만남을 통해 ‘길복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전도연을 놓고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다가 ‘길복순’을 만들었다던데. 왜 전도연, 왜 킬러 이야기였나.설경구가 영화 ‘생일’ 촬영 현장에 놀러오라고 해서 갔던 적이 있다. 워낙 전도연 팬이었던 터라 가긴 했는데 막상 가서는 촬영장 밖에 있었다. 팬이다보니 가까이 가서 인사하고 그런 것보다는, 왜 그 먼 발치에서 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 있잖나. 결국 그날 설경구가 서프라이즈 술자리를 열어서 전도연과 처음 인사했다. 그 뒤로는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다가 ‘생일’ 시사회 때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마침 그날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 ‘악질경찰’ 시사회가 있어서 거기를 가야 했다. 꼭 ‘생일’ 보겠다고 답하고 난 뒤, ‘킹메이커’를 찍고 있을 때 전도연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매우 정중하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해서 당연히 찾아 뵀다. 시나리오를 주면서 읽어보고 연출을 검토해 볼 수 있냐고 하더라. 그건 싫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내가 쓴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니깐. 그랬더니 전도연이 “감독님, 나랑 뭐 해 볼 생각 있냐”고 하더라. 솔직히 부담스러웠던 게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전도연이잖나. 너무 잘해야 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제가 쓰면 아무 것이라도 하실거에요?”라고 했다. 당연히 그건 책을 읽어보고 해야죠,라고 할 줄 알았는데 바로 “그래요”라고 하더라. 그 때부터 전도연을 놓고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전도연과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걸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장르를 액션으로 구상했다. 여러 작품들 속에서 전도연은 항상 희생하거나, 희생 당하거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도연이 나와서 다 죽여버리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전도연을 매우 잘 썼다는 점이었는데. 전도연과 현장에서 매우 치열했다. 전도연이 준비하는 것과 내가 생각한 게 아무래도 다를 수가 있으니깐. 일단 난 첫 테이크는 배우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는다. 배우가 준비해온 걸 본다. 내 생각과 아주 다를 경우 그 때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내가 논리적으로 설명을 잘 못 하니깐, 막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했다. 전도연은 정말 대배우잖나. 내가 막 정신없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는 “알았어요. 해볼게요”라면서 내 의도대로 다 해줬다. 단 한 번도 내 뜻대로 안 해준 적이 없다. 내가 그렇게 어리숙하게 이야기하는 걸 귀엽게 봐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번은 전도연이 CCTV에서 설경구를 보고 뒤도는 장면을 찍는데, 전도연이 어떻게 연기해요,라고 먼저 묻더라. 사실 어떻게 디렉션을 할지 준비를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뒤를 돌 때 얼굴에서 분노와 슬픔과 두려움을 한 번에 표현해달라고 했다. 순서대로가 아니라 한 번에. 그 말을 듣고 전도연이 “그게 뭐야”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하고 모니터에 앉으면서 속으로 “난 최악의 감독이야”라고 외쳤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연기하더라. 그냥 미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배우다. -전도연과 작업이 사실 쉽지는 않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너무 연기를 잘 하다보니 신을 잡아먹는 평을 듣기도 하고, 그렇게 잡아먹힌 신을 배우 연기가 워낙 좋다보니 감독이 그대로 쓰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가 원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점에서 ‘길복순’은 전도연의 장점을 극도로 활용했고 그게 이 영화와 아주 잘 맞았는데.사실 엄청 쫄았다. 워낙 전도연이다. 하려면 진짜 내가 잘해야했다. 진짜로 미친듯이 준비해서 현장에 나왔다. ‘길복순’은 전도연이란 배우에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게 무엇일까로 출발했다. 그래서 직업을 킬러로 정하고, 그 다음에는 인간 전도연에게 가장 가까울 게 무엇일까를 고민해서 엄마를 떠올렸다. 전도연은 딸에게 굉장히 친구 같은 엄마다. 싸우고 삐치고 어려워하고. 스태프, 배우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는 완전히 우두머리인데, 딸에게 전화오면 조용히 받고 “나, 집에 가야해”라고 하고 간다. 그 아이러니가 너무 좋고 멋있었다. 그렇게 가장 안 어울리는 것과 가장 어울리는 것을 뼈대로 정하고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킬러들이 회사에 소속돼 있다는 건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대기업 같은 킬러 회사가 있고, 또 그 회사가 정한 규칙이 있고, 그게 이 영화에 주요한 설정으로 사용되는데. 규칙을 깨부수기 위해 규칙을 만들었나.일단 차민규(설경구)가 대표로 있는 킬러회사 MK. ent는 독과점이란 소리까지 듣는 업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킬러회사다. 사실 MK는 한국 엔터산업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회사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다. 킬러 일도 엔터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이 영화 속 세 가지 규칙은, 규칙을 깨도 아무 일도 벌어지진 않지만 관계 때문에 어그러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서 설정했다. -‘길복순’은 액션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액션이 에스컬레이터처럼 더 강하고 더 화려하게 올라가지 않는다. 예컨대 보통 액션영화는 엔딩에서 액션이 가장 화려한데 비해 ‘길복순’은 그렇지 않은데.내가 ‘길복순’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장면이, 하나는 길복순과 딸 길재영의 대화 장면이고, 하나는 엔딩이다. 딸과 대화 장면은, 난 이 영화가 딸이 엄마한테 문을 열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길복순이 가장 힘든 하루를 겪은 다음에 딸과 나누는 대화. 그리고 엔딩은 설경구와 전도연이 이연결과 견자단이 아니지 않나. 액션영화지만, 결국은 감정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 -대화 장면에서 딸이 길복순에게 “엄마, 미안해”라고 하자 길복순이 “밥 먹었니”라고 답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그 장면으로 길복순이 총리후보자 아들을 죽이라는 의뢰를 실패한 선택이 설명되기도 하고.사실 시나리오에는 길복순이 왜 의뢰를 실패하는지 이유를 구구절절 써놨었다. 그러다가 전도연의 표정이면 다 설명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다 빼 버렸다. 왜 엄마가 아무리 화를 내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 받아들여주지 않나. 그리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고. -‘길복순’도 색 설계가 두드려진다. 빨간색과 녹색, 파란색, 그리고 빨간 사과를 매우 인상적으로 사용했는데.길복순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렸기에 녹색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생각했다. 자기는 빨간 사람이지만. 그래서 딸을 녹색으로 키우고 싶고 녹색의 공간에서 자라게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딸과 밥을 먹을 때 스팸보다는 녹색인 시금치를 딸 앞으로 둔다. 집 안의 중정도 녹색이 가득한 공간이고. 그야말로 딸을 녹색으로 칠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딸이 커밍아웃을 하고, 받아들일 때도 녹색의 공간 속에 있다. 설경구가 연기한 차민규는, 파란 색으로 단순하게 설계했다. 차갑고 냉철한. 사과는 선악과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 사과가 세 번 등장한다. 처음 두 번은 딸이 사과를 먹고, 마지막에는 안 먹는다. 딸은 윤리를 아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사과를 먹으면서 공정과 불공정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딸이 마지막에 엄마를 받아들이면서, 선과 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에, 나는 선악과를 먹지 않는다는 의미를 넣고 싶었다. -동성애 코드와 근친 코드를 넣은 이유는? 세상의 규칙과 금기를 부셔버리고 싶었나.그런 의도는 아니다. 엄마와 딸이 서로에게 비밀이 있길 바랐다. 엄마는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다. 반면 딸의 비밀은 범죄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엄마가 못 받아들일 딸의 비밀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동성애를 생각했다.근친은 처음부터 동생이 오빠를 좋아하는 걸 그런 이유로 생각하지 않았다. 금기를 깨야겠다 그런 건 결코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님이 금기를 깨는 게 예술가의 특권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난 그런 거장이 아니다. 그냥 이솜이 맡은 차민희는 오빠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다. 왜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라는 아이처럼. 민규가 민희를 잘 못 키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로 민희는 어른이 돼 버린 것이다. 근친이라면 서로 좋아해야 하는데, 이 관계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솜에게 최대한 아이처럼 웃고, 최대한 아이처럼 감정을 드러내달라고 부탁했다. 내꺼를 빼앗겨서 질투하는 아이 같은. 바나나우유도 원래 없던 설정이었는데, 촬영장에서 이솜에게 마시도록 부탁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시작”이라고 이솜이 외치는 걸 현장에서 “요이, 땅”으로 바꿨다. 그저 아이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민희가 마지막 길복순에게 죽기 전에 가장 환하게 웃길 바랐다. 영정 사진도 가장 웃는 모습이길 바랐다. 그래서 이솜이 활짝 웃었는데 포토샵으로 더 웃는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솜이 흰 옷을 입는 것도 그렇게 순수한 아이 같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길복순’은 못 가져서 빼앗으려는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걸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금기시 되는 걸 건드리겠다는 것보다는 ‘불한당’ ‘킹메이커’ 등 전작들처럼 무너져 내리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 -이 영화는 전도연과 황정민이 싸우는 장면, 상가식당에서 전도연과 킬러들이 싸우는 장면, 이연과 전도연의 대련 장면, 설경구와 전도연의 엔딩 장면, 설경구의 러시아 바 장면 등 크게 다섯 번의 액션이 있다. 액션 설계는 어떻게 했나. 전도연과 설경구가 이연걸과 견자단이 아닌데 액션을 대부분 직접 소화해야 했다. 액션도 감정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고려했다. 한편으로는 킬러영화들의 법칙을 깨고 싶었다.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무명의 다수와 싸우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길복순은 꼭 이름이 있는 등장인물들과만 싸우게 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한국의 톱 킬러인 길복순과 일본의 톱 야쿠자와 싸우는 것으로 열고자 했다. 사실은 야쿠자 역을 일본 톱배우를 섭외하려 했고, 실제로 진행도 됐다. 그런데 당시 코로나19로 입국하면 2주 격리를 해야 하는데, 며칠 촬영을 위해 일본 톱배우를 그렇게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고민하고 있는데 전도연이 황정민을 직접 섭외했다. 일본 배우 섭외가 안되면 재일교포로 가려고 시나리오부터 그렇게 써놓기는 했다. 황정민은 원래 관동의 호랑이라는 설정이었는데, 배운 일본어가 관서쪽이라고 해서 관서의 호랑이로 바꿨다. 난 그 장면은 분위기와 무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액션을 화려하게 가는 게 아니라 무드를 화려하게 가자, 그래서 지하철이 지나가는 빛이 마치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거기가 동호대교라는 설정이고. 이 영화는 이렇게 말이 안되는 이야기니, 황당함과 뻔뻔함과 유치함을 시작부터 받아드려 달라는 액션 장면이었다. 전도연과 이연의 액션은 넓게 보여지게 설계했다. 전도연의 의상을 정해놓고 탱고 같은 액션으로 구상했다. 또 둘의 대결이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대전 게임처럼 보이길 바랐다. 둘이 맞붙기 전에 이연이 화장실에서 하는 액션은, 여느 다른 한국영화 액션처럼 보여지길 바랐다. 완전히 다른 액션영화처럼. 그런 액션을 보여주고, 탱고와 대전 게임 같은 액션을 붙여서 이 영화의 액션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상가액션은, 설계부터 미술감독과 촬영감독,무술감독이 많은 회의를 했다. 박스로 일일이 테이블을 만들고 어떻게 동선을 짤지 시뮬레이션을 미리 해봤다. 보통 액션영화에선 직사각형 같은 넓은 공간에서 액션이 펼쳐지는데, ‘길복순’은 한 공간에서 이동하면서 액션이 펼쳐지는 걸 의도했다. 미술감독이 공간을 그런 목적으로 설계했다. 다만 거의 모든 액션을 배우들이 다 소화해야 했고, 내가 컷을 길게 쓰는 편이 아니라 배우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한 달 정도 그 장면을 찍었는데, 괴로운 것을 배우들에게 시키고 나는 너무 편하게 있나 싶은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액션영화는 더 하기 싫어지더라. 전도연은 거의 모든 액션신에서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는 두 장면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본인이 다 했다. 상가액션에서 배우들의 무기도 캐릭터 별로 다 설계했다. 김기천이 쓰는 채찍 같은 경우, 소품팀이 채찍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차라리 올가미를 쓰자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 만화 보면 채찍을 그렇게 쓰지 않냐며, 우리 영화는 만화 같은 거니 그냥 가자고 했다. 회사가방에서 꺼내는 삼단봉도 그렇고. 길복순과 싸우는 킬러들도 그냥 회사원들이고,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인데, 서로 친하다가도 기회를 오면 잡으려 할 것 같았다. 다른 킬러영화들처럼 현상금 때문에 길복순을 죽이려는 게 아니고 승진이나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죽으려 하는 것이라 설정했다. 그걸 길복순도 이해하고. 그게 사회생활이니깐.킬러들이 자기들끼리 A급, B급, C급 이야기를 하고 미션도 그렇게 나누는 건 스태프들과의 술자리에서 착안했다. 내가 배우들보다 스태프들과 술 먹는 걸 더 좋아하는데, 자기들끼리 “이제 B급이 됐네” “A급이야”라고 이야기하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아는 사회생활이 이것 밖에 없기도 했다. -엔딩의 전도연과 설경구 액션에서 눈에 띄는 건 수싸움의 표현인데. 어떻게 찍었나.진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훨씬 화려하게 구상했던 것도 있었는데, 그랬다가는 그 액션신 다음의 감정과 안 닿을 것 같아서 뺐다. 일단 그린 스크린을 세우고 로봇암으로 카메라를 고정한 다음 이쪽저쪽에서 다 찍었다. 굉장히 오래 걸렸다. 탁자에서 칼로 베는 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어렵다. 나도 해봤는데 잘 안된다. 다행인 것은 ‘길복순’은 액션을 순서대로 찍었는데 전도연이 그 때는 액션의 달인이 됐다. 전도연이 지금 황정민과 첫 장면을 찍으면 진짜 잘할텐데라고 하기도 했다. 설경구가 전도연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리는 장면도 둘이 다 실제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액션에 감정이 담기길 바랐다. 또한 이 엔딩 액션을 놓고 사실 제작진끼리 굉장히 의견이 엇갈렸다. 나도 불안했다. 사람들이 액션영화를 볼 때 마지막 액션을 가장 기대하는 법인데 ‘길복순’은 그렇지 않으니깐. 반원창이 배경에 있으니 다른 액션영화라면 그걸 깨고 나가서 난간에서 싸우고 그럴 테니 우리도 그러자는 의견들도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면 다른 액션영화들과 똑같으니깐 오히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수싸움으로 화려한 건 보여주고 실제 액션은 짧게 가는 걸로 정리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차민규가 길복순 딸에게 전화하면 그걸 길복순이 이어 받는 것도 넣었는데 그렇게 찍지 않았다. 그냥 마지막에 둘이 대화를 오래하게 만들고 싶었다. 왜냐면 설경구에게 그 장면은 멜로신이기도 하니깐. 둘이 치열하고 우아하게 싸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설경구의 피도 꽃처럼 피어나길, 미술팀에 부탁했다. -러시아 바 액션 장면은 ‘올드보이’ 오마주 같기도 한데.그렇다기보다는 ‘올드보이’가 워낙 클래식이니 이제 그런 장면의 대명사처럼 된 게 아닌가 싶다. 러시아 액션신은 코로나19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원래는 러시아 액션배우들을 데리고 와서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일반 러시아 사람들을 액션 연습시켜서 찍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며칠 연습하다가 힘들면 도망가기가 일쑤였다. 끝까지 연습해서 찍은 배우들이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문제는 전문 액션배우가 아니니깐 액션을 연기가 아니라 진짜처럼 한다는 점이었다. 원래 액션장면을 찍을 때 배우들이 액션배우의 도움을 받기 마련인데, 그 장면에선 설경구가 제일 액션 전문가였다. 러시아 배우들이 진짜로 힘을 쓰니 설경구가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러시아 바 액션도 로봇암을 이용해서 동선을 짜고 찍은 뒤 한 컷 한 컷 붙였다. 러시아 바 액션신은 민규가 복순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 싸우기에 짐승 같은 거친 것들이 드러나길 바랐다. ‘불한당’에서의 설경구와 ‘길복순’에서의 설경구를 차별화 하기 위해서 준 설정이 안경이다. ‘불한당’에선 평소에는 껄렁 거리다가도 화가 나면 차가워지는데, ‘길복순’에서 설경구는 평소에 안경을 쓰고 있으면 냉정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짐승처럼 분노가 표출되길 바랐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모두 길복순 때문에 안경을 벗는다. 길복순 때문에 야수성이 표출된다. 그래서 그 러시아 바 액션은 설경구의 꼬라지가 야수성으로 발현되는 게 목표였다.그 장면에서 싸우기 전에 안경을 벗는 건, 서부극에서 카우보이들이 바에 앉으면 모자를 벗는 것도 연상되길 바랐다.또 그 장면은 보통 바에서 액션 장면이 벌어질 때 일어나는 것들을 다 피하고 싶었다. 보통 바에서 액션을 하면, 주인공이 바 밑으로 숨는다. 그래서 ‘길복순’에선 바 대신 설경구가 난간에 숨는다. 다른 영화라면 바에서 싸우면 벽에 있는 술병들이 다 깨지고, 샹들리에를 꼭 쏴서 떨어뜨리는 데 그걸 피하고 싶었다. 한아름 미술감독이 기껏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더니 거기서 안싸운다고 하더라. 아무튼 그런 전형적인 걸 피하다보니 난간에서 싸우고, 난간에서 싸우니 눈이 오게 하자고 해서 눈을 넣었다.-극 중 이름을 그냥 주위에서 착안해서 만드는데. 길복순은 전도연 이모 이름이고, 구교환이 맡은 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이기도 한데. 일단 길복순의 성인 ‘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킬 빌’의 킬에서 따왔다. 어차피 여자킬러 이야기면 ‘킬 빌’을 떠올릴 텐데 피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는 길복순 이름은 길재영이었다. 재영은 전도연 딸 이름이다. 그런데 어느날 전도연 휴대전화에 전화가 왔는데 이름이 뜬 걸 보니 복순 이모더라. 굉장히 세련된 사람과 복순이란 이름을 붙이면 아이러니가 느껴질 것 같더라. 그래서 길복순이 완성됐고, 딸 이름이 길재영이 됐다.한희성은 레진코믹스 대표 이름에서 따온 게 맞다. 자기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라. ‘불한당’ 이후에 다시 영화를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글로 먹고 살아야 할 것 같아서 웬툰 스토리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찾아가서 만났다. 그러다가 친해졌다. -딸의 성을 엄마를 따라 길이라고 한 것도 인상 깊은데. 길복순 딸의 아빠가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더라도, 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과거에 어떤 관계였을까를 영화를 본 관객들이 궁금해 할텐데.일단 딸 성은 모계성을 따르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빠가 누구인지는 이 영화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솜 대사에 일부러 “아빠가 누구래?”라는 걸 넣었다.길복순과 차민규가 과연 잠을 잤을까는 내 생각도 있지만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그걸 얼아야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결정할 테니. 일단 난 안 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경구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도연은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했지만 시나리오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둘 사이에 에로스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전도연과 구교환의 베드신은, 여성상위와 함께 전도연 등의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찍었나. 전도연이 끝나고 구교환에게 돈을 준 이유는. 여성상위도 맞지만, 그보다는 전도연 등근육과 등에 있는 칼자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킬러가 모델 같은 사람이 아니라 엄청난 등근육을 갖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전도연에게 등근육 운동을 부탁했더니 3개월 동안 그 한 장면을 위해 식단조절과 운동을 했더라. 현장에서 처음 그 등근육을 봤는데 무척 놀랐다. 사실 베드신은 대충 찍고 딸의 키스신에 더 공을 들이고 싶었다.전도연이 구교환에게 돈을 준 건,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카우보이들이 매춘부에게 무심하게 화대를 던지는 걸 반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김시아가 연기한 길복순의 딸 길재영도 나중에 킬러가 되나.복순은 딸이 자기 피를 많이 물려받아 자신과 비슷한 걸 알지만 애써 모른 척 하고 살았다. 하지만 엄마에게 마음을 연 재영이 마지막에는 엄마처럼 빨간 색 옷을 입고 학교로 간다. 김시아에게 나중에 성인이 되면 ‘길재영’을 한 번 하자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 전도연을 조연으로 하고. -변성현 감독을 비주얼리스트라고 칭하는 건, 비주얼이 좋다는 뜻과 동시에 서사보다는 비주얼에 더 강하다는 뜻이기도 한데.일단 난 비주얼리스트가 절대 아니다. 시나리오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다. ‘길복순’도 서사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서사를 비트는 한편 또 뻔한 걸 즐기게 하고도 싶었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내 영화의 비주얼은 일단 시나리오를 쓰고 난 뒤 그간 계속 작품을 같이 해온 한아름 미술감독에게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럼 한 미감이 미술이 어느 정도 떠 있길 바라느냐, 땅에 붙어있길 바라느냐고 묻는다. 난 이번에는 ‘불한당’보다 더 가보자고 했다. 황당한 것과 현실적인 걸 섞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첫 장면은 동호대교지만, 평행서울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다. 이 영화 속 서울은 서울이되 평행서울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미술감독이 많이 참여해서 크레딧도 그 순서대로 갔다. 보통 크레딧에는 감독, 촬영감독 순으로 들어가는데 ‘길복순’은 감독, 미술감독 순으로 들어갔다. -딸의 키스 장면은 미성년자들의 연기 장면인 만큼, 넷플릭스 담당자와 변호인들과 같이 배우들의 부모님과 상의를 한 뒤 부모님 입회 하에 찍었다고 하던데.그 장면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다. 스케이트 보드 공간이 전국에서 가장 이질적이어서 결정했는데 허가 받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가장 늦게 찍었다. 배우들이 미성년자들이고 내가 성인 남성이다보니 그 장면을 직접 디렉션하기가 버겁더라. 그래서 전도연을 불러서 그에게 디렉션을 설명해주고, 전도연이 다시 김시아 등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전달해줬다. 전도연이 정말 디렉션을 잘 해줬다. -국무총리 후보자 아들이 입시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그 후보자가 아들의 살해를 의뢰한다는 게 영화의 갈등 구조 중 하나인데. 특정 정치인이 연상되기도 하는데.어느 진영이나 어떤 정치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냥 딸을 위해 자기 일을 포기하려는 엄마와 자기 일을 위해 아들을 죽이려는 아빠를 대비시키려고 했을 뿐이다. -설경구와 세 번째 작품을 같이 했는데 다음에도 같이 하나.설경구에게도 진짜로 이번만 같이 하고 한 텀 쉬고 다시 하든 하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둘이 그만 같이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 다만 다음 영화에 설경구와 같이 하게 되면, 이번에는 절대 슈트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꼬깃꼬깃하게 구겨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 마치 ‘오아시스’의 설경구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성오가 연기한 신상사는 너무 아쉽게 퇴장하는데. 신상사 스핀오프가 있으면 재밌겠다 싶기도 하고. 아,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김성오에게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다. 김성오는 내가 가장 친한 배우다. 동네형 같은 사람이다. -길복순의 어린 시절, 얼굴이 마치 아수라 같이 그려지는데. 그 아수라 같은 모습이 전도연의 모습과 겹쳐지는데.킬러일 때 전도연은 왼쪽 얼굴을, 엄마일 때 전도연은 오른쪽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아이 일로 전화받을 때는 카메라가 오른쪽 얼굴을 비춘다. 설경구와 떡볶이를 먹을 때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오른쪽으로 받는다. 국무총리 후보 아들을 죽이려 할 때 딸에게 전화가 와서 받을 때 카메라가 이유 없이 돌아서 전도연의 오른쪽 얼굴을 비추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 떡볶이집이 매우 유명한 맛집인 건 알고 있었나.몰랐다. 나중에 알았다. 먹어보지도 못했다. ‘불한당’때는 떡볶이 장면을 찍으면서 먹었는데, ‘길복순’은 그렇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날이 설경구와 전도연 촬영 첫날이라 너무 긴장해서 못 먹었다. -설경구의 젊은 시절을 이재욱이 연기했는데. 도대체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연출부가 이재욱의 클립을 보여줘서 캐스팅할 때는 그가 그렇게 잘 생긴 줄 몰랐다. 그렇게 유명한 배우인지도 몰랐고. 그냥 내가 본 클립에서 제일 연기를 잘했다. 그때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때라 만나서 오디션을 못 했다. 이재욱으로 결정하고 난 뒤 연락처를 받아서 설경구가 이 영화에서 어떻게 연기했는지 영상을 보내줬다. 그랬더니 외모를 흉내낼 수는 없었는지 목소리를 닮도록 준비해 왔더라. -‘길복순’은 음악이 전작들과 달리 혼종 느낌인데.다른 작품들처럼 김홍집 음악감독에게 음악을 부탁드렸는데, 이번에는 짬뽕이었으면 했다. 테크노도 나오고 족보에 없는 듯한 음악. 언제나 그렇듯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주셨다.-왜 ‘길복순’은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었나. 이 내용으로 다른 투자사에서 150억원을 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나.처음에는 반대했는데, 내 기준으로 대한민국 1등 배우들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투자가 안될 것이라고는 생각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차기작은.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써놓은 것도, 준비해놓은 것도 없다. -변성현은 성공한 덕후이자, 빻은 취향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장인이라는 평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래서 마니아팬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한데.빻은 취향이란 게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다. 빻았다는 건 안 좋다는 뜻인가?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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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혼’ 이재욱X정소민, 티격태격 케미 돋보이는 1차 티저 공개

‘환혼’ 정소민이 이재욱의 목숨을 노린다. 다음 달 18일 첫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환혼’이 불량 도련님 장욱(이재욱 분)과 세상 약골 몸종 무덕이(정소민 분)의 불협화음 케미스트리를 담은 1차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환혼’은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다. 이재욱은 대호국 장씨 집안의 고상하지만 불량한 도련님 장욱 역을, 정소민은 천하제일 살수의 혼이 깃든 세상 약골 무덕이 역을 맡는다. 극 중 장욱은 인생의 불만을 골질로 풀다가 얼떨결에 발견한 무덕이의 비밀로 인해 운명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공개된 티저 영상은 천하제일 살수인 낙수(고윤정 분)의 강렬한 포스로 포문을 연다. 지나는 자리마다 목이 떨어져 내린다고 해 낙수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그의 카리스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살수의 혼이 어떤 이유로 세상 약골 몸종 무덕이의 육체에 묶이게 됐는지 호기심이 커진다. 이와 함께 장욱과 무덕이는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장욱은 무덕이가 차린 밥상을 물리고, 목욕물을 재차 준비시키고, 시도 때도 없이 그의 이름을 부르며 골질을 부리는 등 불량한 도련님의 존재감을 발산한다. 그러나 장욱은 짐작도 못 할 무덕이의 살벌한 속마음이 있었으니, “기력을 찾으면 저 놈을 제일 먼저 죽여주겠어”라며 그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것. 하지만 천하제일 살수의 혼과 달리 뜻대로 따라주지 않은 허약한 육체인지라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는 혼과 육체의 불협화음이 웃음을 자아낸다. 과연 불량한 도련님 장욱과 세상 약골 무덕이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무덕이의 육체에 갇힌 낙수는 기력을 되찾고 복수를 할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환혼’은 다음 달 18일 오후 9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이세빈 인턴기자 2022.05.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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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IS] 이재욱 "실패 두렵지만 '성공에 더 가깝다' 자기암시"

이재욱이 분위기 넘치는 모습을 전했다. 이재욱은 아레나 옴므 플러스 3월호 화보 촬영과 인터뷰에서 우아하고 나른한 비주얼을 자랑하는가 하면, 25살 이재욱의 생각을 아낌없이 털어놨다. 이재욱은 "1998년생임에도 30대를 연기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나이가 주는 무게나 말투, 행동, 분위기는 직접 살아보지 않으면 표현하기 어렵잖아요. (중략) 30대를 '사회의 보석'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저는 그 보석이 되어본 적이 없거든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2019년 데뷔한 이재욱은 빠르게 도약한 배우 중 한 명. "'운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 속에 서려 있는 부담감”에 대해 묻자 이재욱은 “항상 확률적으로 맞아떨어지지 않아요. 운이라는 건 말 그대로 운이고. (중략) 이제는 운이라는 단어에 이끌리기 싫더라고요. 그냥 잘하고 싶어요”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욱의 마음을 흔든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 캐릭터는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라고. 이재욱은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를 보고 조커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어요"라며 "광기 뒤에 숨겨진 게 슬픔이었다는 사실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어준 호아킨 피닉스에게 고마울 정도죠"고 말했다. 20대로서,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한 이재욱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그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스물다섯 살이라 민망하긴 하지만요. (중략) 대본을 읽었을 때 첫인상과 신별로 키워드에 맞춰 감정을 표현했어요. 경험이 쌓이면 다른 선배님들이 저마다 노하우가 있듯 저도 그렇게 될 수 있겠죠?”라며 자신만의 방식과 앞으로 쌓아갈 노하우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또 모험을 좋아해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는 걸 즐긴다는 이재욱은 “도전적인 걸 좋아해 활동적인 스포츠도 즐겨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또 매일이 모험의 연속이에요”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실패가 두렵기도 하지만 성공에 더 가까울 거라고 자기암시를 해요”라며 강인한 마음을 드러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2.2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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