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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강내규·노도엽 전무 승진…이정애 사장은 유임

LG생활건강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내규 CTO(최고기술책임자)와 노도엽 CHO(최고인사책임자)가 전무로 승진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LG생활건강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전무 승진 2명, 신규임원 선임 3명 등을 포함한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강 신임 전무는 1971년생으로 영국 헐(Hull) 대학 화학 박사를 졸업했다. 2015년 LG생활건강 리서치앤드이노베이션 연구소에 입사해 지난해부터 CTO로 근무하고 있다.노 신임 전무는 1970년생으로 미국 럿거스(Rutgers) 대학 인적자원관리 석사를 졸업했다. 2021년 LG전자 CHO부문 인사담당을 거쳐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LG생활건강 CHO로 근무하고 있다.이번 정기인사는 미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이뤄졌다고 LG생활건강은 설명했다.또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임원에 대한 승진 인사가 실시됐고, 마케팅과 R&D(연구개발) 등에서 글로벌 리더십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신규 선임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1.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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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중국 시장' 발목…아모레는 '북미'로 돌파

K뷰티를 이끄는 두 대표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3분기 실적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와 서경배·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각각 다른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 명암을 갈랐다. '또 중국' 발목 잡은 3분기지난달 31일 아모레퍼시픽은 올 3분기 매출 1조681억원, 영업이익 750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160% 늘었다. 지난 5월부터 실적에 연결 편입된 코스알엑스(COSRX) 효과가 나타났다.하지만 중국 시장은 적자가 확대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커머스 채널 거래 구조 변경 및 오프라인 매장 정예화로 전체 매출이 하락하고, 사업 구조 개선 작업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44% 감소한 바 있다.앞서 지난달 29일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매출 1조7136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17.4% 줄어든 수치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0.7%, 영업이익은 3.8% 감소했다.뷰티 부문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9% 줄어든 6506억원, 영업이익은 42.8% 늘어난 1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2분기(728억원)에 비해 6분의 1 토막이 난 수치다.중국과 면세점 부문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면세점 업황 둔화와 더불어 해외 사업 효율화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이 3분기에도 중국에서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LG생건 '정면돌파', 아모레 '북미'3분기에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발 부진에서 허우적댔다. 그동안 기대온 중국 시장이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K뷰티 투톱인 두 기업은 '중국 의존도'를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정면돌파'다. 중국 시장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자신감이 바닥에 깔려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 중국에서 대표 브랜드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더후)' 리브랜딩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이번 분기에도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브랜드 '더후'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매출 고성장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마케팅 투자를 확대했음에도, 해외 수익성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해외 매출은 4602억원으로 3.5% 증가했다. 중국이 12.1% 상승한 1539억원이었고, 일본은 10.1% 늘어난 961억원을 기록했다.중국 수요가 크게 위축됐음에도 여전히 이 시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의 중국 소비 부진에 ‘더후’의 리브랜딩 효과가 저조하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 수요 회복과 면세 매출이 없으면 개선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전략은 반대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북미와 중동·유럽·아프리카(EMEA) 지역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이라고 부른다.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미주 매출이 108% 증가하고, EMEA에서 매출이 339% 확대됐다. 상반기 LG생활건강의 미국 매출 비중이 9.08%에서 7.89%로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미주에서는 주요 브랜드의 선전 및 코스알엑스 인수로 매출 2배 상승 효과를 거뒀다. 라네즈는 ‘바운시 앤 펌 아이 슬리핑 마스크’ 등 신제품 출시와 대표 제품 라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플루언서 협업 마케팅을 전개한 이니스프리와 고객 소통을 강화한 설화수도 매출이 증가했다. 코스알엑스 역시 ‘스네일 뮤신 에센스’ 등 핵심 제품이 실적을 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스알엑스의 실적 편입 효과와 함께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다양한 지역에서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권지예 기자 2024.11.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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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성 임원 최고령과 최연소는 오너가

국내 30대 그룹 임원의 여성 비율이 처음으로 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내 295개 기업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사내외 이사 및 미등기 임원 수는 총 1만1321명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 여성 임원 수는 전체 임원의 7.5%인 847명으로, 작년 1분기의 778명(6.9%)보다 69명(8.9%) 늘었다. 여성 임원 비중이 7%를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분석은 작년 기준 자산 상위 30대 그룹 내에서 올해 인사가 반영된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95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분석 대상 기업의 전체 임원 수는 작년 1분기의 1만1250명보다 71명(0.6%) 늘었는데, 이들 중 69명이 여성이었다. 또 작년에는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그룹이 1곳 있었는데, 올해 1분기 기준 30대 그룹 중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그룹은 없었다.개별 계열사별로 보면 295개사 가운데 여성 임원이 없는 곳은 87곳(29.5%)으로, 작년의 98곳(33.2%)보다 11곳 줄었다.30대 그룹 여성 상근 임원 중 최고령과 최연소는 오너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령은 81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이다. 최연소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인 35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다. 30대 그룹에서 여성 대표이사는 모두 8명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를 비롯해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박애리 HSAD 대표, 이선주 KTis 대표, 한수미 나래에너지서비스 대표, 김제현 스튜디오드래곤 등이다.30대 그룹 중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그룹이다. 전체 임원 155명 중 여성 임원이 21.3%인 33명이나 됐다. 이어 네이버 18.7%(25명), 신세계 17.8%(31명), 셀트리온 16.8%(18명), CJ 15.1%(44명), KT 10.8%(29명) 순이었다.여성 임원 수로 보면 삼성그룹이 169명(7.9%)으로 가장 많았다. SK 108명(8.3%), LG 77명(7.6%), 현대차 69명(4.7%), 롯데 58명(8.9%) 등이 그 뒤를 이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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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으로 주주가치 제고 절박한데…지분 매각하는 삼성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실적과 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경우 상속세 납부로 인해 지분을 내다 파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오너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약 2조6000억원어치를 처분한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유가증권 처분 신탁계약을 하나은행과 체결하며 각 삼성전자 지분 0.32%, 0.04%, 0.14%를 매각하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은 악재로 작용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첫 주식 거래일에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이날 공매도 전면 금지로 인한 호재로 코스닥 시장은 3년 5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코스피가 5.66%나 폭등했지만 시총 1위 삼성전자는 1.87% 상승에 그쳤다. 삼성 일가의 2조원대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개인투자자의 한숨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최근 거래일 종가(6만9600원)의 기준으로 홍 전 관장 1조3450억원, 이부진 사장 1671억원, 이서현 사장 5640억원에 달하는 규모를 매각하겠다는 선포였다. 또 이부진 사장은 같은 날 삼성물산 0.65%, 삼성SDS 1.95%, 삼성생명 1.16% 지분 매각을 위한 신탁계약도 체결했다. 이 역시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매각 금액이 5000억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별세 이후 삼성 일가가 내야할 상속세는 12조원에 달한다. 보통 11월 말까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앞두고 지분 매각이 이뤄진 셈이다. SK와 LG그룹 등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는 지난 달 31일 이사회에서 시가총액 1%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을 위한 신탁 계약을 결의했다. 이번에 매입하는 자사주는 계약 종료 후 별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 항목을 최고경영자(CEO)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설정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는 지난해 3월 정기총회에서 2025년까지 기본배당 외 매년 시가총액 1%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성형 ㈜SK 최고재무책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했다”며 “향후에도 주주환원 정책을 꾸준히 이행해 주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자사주 4091주를 매입했다. 장동현 ㈜SK 부회장도 3061주를 사들이며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LG그룹도 CEO들의 자사주 릴레이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 먼저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 3월과 6월에 각 2000주와 1000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를 위한 행보에 앞장섰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올해 각각 1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지난 8월에는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이 2억원 규모의 자사주 500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07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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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직원들, 일방적인 희망퇴직 반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은 LG생활건강의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K뷰티 '간판' 기업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해 온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 직원들은 희망퇴직 내용과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공채 출신이자 첫 여성 수장인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가 강조해 온 소통에 진심이 없다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인력 정체를 해결하고 싶다면 아부만 하는 임원부터 정리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혁신은 임원부터" "옳은 소리를 하지 않는 임원은 그대로 두고 직원들만 자르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LG생건 소속 직원 A 씨의 말에 깊은 분노가 담겨있었다. 수년 이상 헌신하며 일하던 직장에서 실시하는 첫 희망퇴직과 회사 측이 밝힌 변에 적지 않은 배신감을 느낀 듯했다. K뷰티 대표 기업 LG생건은 지난 1일부터 희망퇴직을 받았다. 만 50살 이상 부문장·팀장 또는 만 7년 이상 부문장 직급, 만 10년 이상 팀장 직급 직원이 대상이었다. 14일은 희망퇴직 신청 마지막 날이었다. LG생건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01년 엘지화학에서 분사한 뒤 처음이다. 더군다나 1986년 공채로 입사해 대표 자리까지 오른 이정애 대표가 단행하기에는 상당히 무겁고 어려운 주제라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 시행 배경에 대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력 정체를 개선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LG생건 직원들은 사측의 설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력 정체를 막고 선순환 구조를 열고 싶다면, 높은 연봉을 챙기며 '고여 있는' 임원진부터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생건의 임원은 40명 안팎이다. 직원 B 씨는 "우리 회사는 원래 열악한 인프라를 가지고 직원들이 애정을 갖고 하나씩 만들어 이뤄낸 곳"이라며 "잘 될 때는 임원을 마구잡이로 배출하고, 힘들어지니 직원들을 쥐어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모습은 LG그룹이 추구하는 '정도경영' '인화경영'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C 씨는 "역할과 책임이 있는 분들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희생만을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며 "이번 희망퇴직과 실적 부진은 리더십 부재로 인한 LG생건 초유의 일"라고 했다. 또 다른 직원 D 씨 역시 "전임 부회장 시절부터 LG생건은 바른 소리를 하지 못하는 임원들이 있다"며 "옳은 말을 하면 찍혀서 회사를 나가는 선례가 많은 곳"이라고 꼬집었다.직원들은 배려 없는 퇴직 절차 및 방식도 지적했다. 사측은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5일간 심의를 거쳐 이달 말인 30일에 퇴직하는 것으로 공지했다. 사실상 퇴직까지 걸린 시간이 보름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B 씨는 "퇴직 일자를 개인 사정이나 각팀 실무 일정에 대한 고려 없이 정해놓고 실시한다"며 "직원에 대한 배려나 배경 설명 없이 갑자기 공지를 올려 이달 말에 나가라고 통보한 것"이라고 했다. 진심 없는 소통 직원들은 진심이 빠진 이정애 대표의 소통에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대표가 먼저 “진정성 있는 대화”를 강조하면서 큰 기대를 걸었으나 실상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무늬만 익명인 게시판이 대표적이다. LG생건은 직원들만의 익명 게시판인 '나라면'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게시판 관리자가 누가 글을 쓸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측에 예민한 내용의 글은 내리라고 종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E 씨는 "사측에 불리한 사안들에 대한 답변은 같은 내용의 글이 수차례 올라와도 답이 달리지 않는다"며 "익명 게시판을 만들고 막상 직원들이 회사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올리면 작성자 리스트를 관리하거나 글을 내리라고 압박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애 대표는 취임 이후 구성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소통과 조직의 협력을 강조해 왔다. 사내 팀별로 돌아가면서 식사 자리를 마련해 조명을 받기도 했다. 전임 부회장과는 분명히 다른 행보였다. 그러나 직원들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F 씨는 "우리는 하고 싶은 말만 하다 사라지는 것은 대화가 아니라 통보라고 배웠다"며 "직원들과의 시간을 가진다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LG생건은 중국 사업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해 매출(7조1858억원)이 전년 대비 11.2% 감소하며 18년 만에 역성장했다. 영업이익(7111억원)도 44.9% 급감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1459억원)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9% 줄었다. LG생건은 과도한 중국 매출 비중을 벗어나기 위해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옷이나 피부에 사용하는 미니 타투 기기인 '임프린투'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발을 뻗고 있다.직원들은 중국 분위기가 나아지면 실적도 다시 반등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와 같은 조직 분위기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E 씨는 "젊은 인재를 내세워 가장 열려있고 젊은 조직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는 회사 방침에 잘 맞추는 임원이 많다"며 "사람을 갈아엎지 않는 한 변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1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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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기 여성 임원 늘지만 여성 사내이사 오너가 차지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이 7%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성 사외이사만와 여성 미등기 임원이 늘었을 뿐 여성 사내이사는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30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49개 기업의 여성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들 기업의 여성 임원은 99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원(1만4718명)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였다.여성 임원 비중은 작년 동기(6.3%·912명)보다 0.5% 상승한 것이다. 또 2019년 1분기(3.9%)와 비교하면 1.7배 수준이다. 하지만 여전히 조사 대상 349곳 중 98곳(28.1%)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올해 1분기 여성 사외이사는 212명으로 지난해 1분기(193명)보다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외이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14.8%에서 17.3%로 2.5% 상승했다.반면 여성 사내이사는 지난해 1분기 28명에서 올해 1분기 30명으로 2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내이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2.3%로 제자리걸음 했다. 또 30명의 여성 사내이사 중 오너 일가가 18명이었다. 전문경영인은 12명이었다.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전문 경영인 여성 사내이사로는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CFO), 강귀은 SK지오센트릭 부사장(CFO) 등이다.여성 임원 비중을 업종별로 보면 생활용품 업종이 20.6%로 가장 컸다. 이어 제약(14.8%), 서비스(12.5%), 유통(11.8%), 은행(11.6%) 식음료(10.4%) 순이었다.등기 임원 중 여성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은 크래프톤이었다. 크래프톤은 7명의 등기임원 중 4명(57.1%)이 여성이었다. 이어 카카오(50%·6명 중 3명), 한국가스공사(45.5%·11명 중 5명), SK이노베이션이(42.9%·7명 중 3명), 한국씨티은행, SKC, 한국투자증권(각 5명 중 2명·40%) 등 순이었다.미등기 임원 중 여성의 비중이 큰 기업은 이랜드월드와 한세실업(각 57.1%)이었다. 이어 영원무역(46.7%), 한국씨티은행(46.2%), 한섬(41%), 신세계인터내셔날(30.8%) 등 순이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5.30 12:16
산업

'악바리' 문혜영…LG생건 이정애 사장의 첫 인사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이 선임 뒤 처음 영입한 문혜영 미주사업총괄(부사장)의 드문 이력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주력산업인 뷰티 분야에 대한 경험이 전무할뿐더러, 대기업이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때 '흔히' 갖고 있는 해외 경영대학원 MBA 출신도 아니기 때문이다.그러나 일각에서는 'FM 이력'을 갖고 있지 않은 문혜영 부사장이 LG생건에 필요한 리더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연고 하나 없던 미국 땅에서 리더로 성장한 사람만이 갖고 있는 근성과 목표,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남과 다른 드문 경력LG생건은 지난 5일 미주사업총괄 자리에 문혜영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은 그동안 중국에 기대왔던 LG생건이 반드시 개척해야 할 지역이다. 이 사장은 신년사에서 "해외사업 확대는 지속되고 강화돼야 한다"며 중국 이외 북미 지역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새로운 미주지역총괄의 역량과 성공이 더욱 중요한 배경이다. 이 사장이 심사숙고해 선택한 문혜영 부사장은 상당히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1971년생인 그는 서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국내파다. 학사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원 진학하면서 처음 미국에 발을 들였다. 전공 역시 전문경영인이 흔히 택하는 경영이나 회계학이 아닌 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혜영 부사장의 꿈 역시 경영인이 아닌 교수였다.문혜영 부사장의 이런 이력은 전임이었던 이창엽 LG생건 사업본부장(COO)과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최근 롯데제과 대표로 자리를 옮긴 이 COO는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주요 글로벌 식음료와 소비재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등 LG생건에 최적화한 프로필을 자랑했다. 업계가 문혜영 부사장의 경력의 출발점이 다르다고 보는 이유다. 평사원에서 아마존 리더까지 문혜영 부사장은 약 8년 만에 박사학위를 품에 안고도 안정적인 강단을 내려와 회사 취업을 선택했다. 박진감 있는 사회 활동을 원했기 때문이다. 아마존 비즈니스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던 시절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시 힘든 시절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교수가 되기위해 사회학으로 학위를 받고 강사가 됐지만, 학계가 나에게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학계 내 단일 문제에 평생을 바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를 즐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젊은 시절을 '돈 안되는' 사회학 공부로 보냈고, 연고도 없는 미국 땅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학계 밖에서는 스탠퍼드대학원의 학위가 특별한 경력이 되기 어려웠다. 그는 WSJ에 "미국에서 대학원 시절만 보냈기때문에 학계 밖에서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회사에 취직하기가 쉽지 않았고, 시애틀에 있는 많은 카페 중 한 곳에서 바리스타로 일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털어놨다. 일 잘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빛나는 법이다.통계에 정통했던 그는 스타벅스에서 데이터 분석가 자리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후 14년간 한 회사에서 전략과 마케팅, 제품 관리, 고객경험, 디지털 전환(DX),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 론칭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 관리자의 위치에 오른 그는 2019년 아마존으로 이직하면서 도약했다. 마케팅 본질은 사람자수성가 한 조직의 리더 중에는 '경주마'가 적지 않다. 그러나 문 부사장은 사람을 단순한 도구로만 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마존 비지니스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지휘하면서 개인에 월, 분기, 연 단위 목표와 프로세스를 공유하고, 팀원들이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새로운 방법을 끝없이 찾았다"고 했다. 그중 하나는 팀원들과 '작은 성공 축하' 주간 이메일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목표를 향해 가는 조직원의 마음을 섬세하게 챙겼다는 뜻이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길 줄 안다. 그는 "B2B 마케팅은 '목표'가 아닌 인간과 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마케팅의 모습"이라며 철학을 전하기도 했다. "마케팅 과학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고객 앞에 내놓는 최종 제품은 고객에게 말해야 한다"는 그의 고백은 현장에서 화장품이나 소비재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상쇄할 정도로 통찰이 담겼다는 평가다. LG생건의 지난해 3분기 뷰티 부문 북미 매출은 4081억원이다. 국내 매출이 3조8157억원, 중국이 5879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 앞으로 문 부사장은 이 신임 사장의 직속인 미주사업총괄로 활약한다. 데일리 뷰티 브랜드들과 함께 더 에이본과 보인카 등 현지 자회사까지 미주 전체 사업을 관장한다. '정통 LG우먼' 이자 LG생건 내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깨고 사장이 된 이 신임 사장과의 '케미'에 시선이 모이는 배경이다. LG생건 측은 "문혜영 부사장이 수년간 글로벌 기업 미국 본사에서 수행한 사업의 경험과 역할에 주목했다"며 "차별화된 고객경험과 디지털 접점에서의 대응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13 07:07
산업

이정애 LG생건 사장 "해외사업 확대 지속…중국∙북미 공략한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이 2일 신년사에서 “해외사업 확대는 지속되고 강화되어야 한다”며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 도약을 향한 강한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LG그룹 최초의 공채 출신 여성 사장인 그는 “지난해 급격한 시장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어려움을 줬다”며 “CEO의 책임을 맡은 이후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고민하며 회사의 성장을 위한 사업 운영 구상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 사장은 LG생활건강 사업의 본질인 브랜드와 제품에 집중하고 “시장과 고객의 큰 흐름에 부합하는지, 향후 5년이나 10년 후에도 고객들이 계속 찾는 브랜드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의견을 듣고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2023년 중점 추진사항으로 시장과 고객 변화에 발맞춘 신선한 시도, 해외사업 확대의 지속∙강화, 고객 가치 관점에서의 깊은 고민과 소통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이 사장은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발맞춰 새롭고 신선한 시도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그 가치를 높이 사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정말 참신하다’거나 ‘LG생활건강이 이런 특색 있는 시도도 하는 회사야?’하는 이야기가 사내 외에서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롭고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뒷받침하고 사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효능과 가치, 고객의 감성과 편의성을 담아내는 패키징 등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브랜드의 진정성을 갖추는데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는 “어렵지만 타협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해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과 미국, 글로벌 뷰티 양대 시장 공략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선 “시장과 고객 변화 방향에 맞춰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와 현지 유통기반 확대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는데 집중할 생각이다”고 했다. 북미 시장은 “현지 시장과 고객 특성에 맞는 브랜드, 제품 준비와 현지 사업 운영 역량 보강을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말씀드린 일들이 의미 있는 성과와 역량 내재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업부와 해외법인 등 전 부서 우리 모두가 고객 가치 관점의 깊은 고민과 소통, 머리를 맞대는 노력을 훨씬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02 15:07
산업

CEO 교체 줄어 안정 흐름 속 롯데의 변화 두각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산업 대전환의 시기 등을 고려해 내년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인사 폭을 줄이며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7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CEO 현황을 분석한 결과, 686명의 CEO 가운데 올해 10월 이후 지난주까지 신규 임명된 신임 CEO는 47명으로 전체 CEO의 6.9%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명(7.6%)이 신규 선임된 것과 비교하면 인사 폭이 크진 않았다. 업종별로는 은행에서 14명 중 4명의 CEO가 신규 선임되면서 교체 비율이 2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체 비율은 여신금융 25.0%(4명), 공기업 19.0%(4명), 조선·기계 12.0%(4명) 순이었다. 대기업에서는 ‘새로운 롯데’를 지속적으로 표방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변화가 거셌다. 롯데는 터줏대감이었던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가 모두 퇴진하며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다. 쇄신을 택한 롯데는 하석주 사장 대신 박현철 부회장을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미래 경쟁력 창출을 위해 내부 승진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김주남 전무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김재겸 전무가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각각 내부 승진했다. 김재겸 신임 대표이사는 기존 홈쇼핑 영역을 뛰어넘어 미디어커머스 리딩 기업을 향한 혁신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순혈주의’를 버린 롯데는 외부 영입으로 CEO도 데려왔다.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가 각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대기업 신임 CEO의 평균나이는 56.1세로 작년(56.7세)보다 젊어졌다. 또 외부 영입 인사 비중은 줄고 내부 출신 비중이 늘었다. 내부 승진은 35명으로 전체 74.5%를 차지했고, 외부 영입은 11명으로 23.4%에 머물렀다. 2021년의 경우 내부 승진이 64.7%, 외부 영입 31.4%, 오너가 1.9% 비율을 보였다. 47명의 신임 CEO 중 여성 CEO는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과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 2명이었다. 신임 CEO 이력을 보면 경영기획 및 전략 출신이 13명으로 27.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영업마케팅 12명(25.5%), 재무 6명(12.8%), 기술 5명(10.7%), 경영지원 3명(6.4%)이 뒤를 이었다. 신임 CEO의 출신대는 서울대 9명(22.5%), 연세대 8명(20.0%), 고려대 4명(10.0%) 순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28 06:54
산업

'LG 우먼' 이정애 신임 대표는 왜 "눈치 보지 말라"고 했나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대표가 취임 뒤 직원들에게 남긴 메시지가 화제다. 몇 줄 되지 않지만, 일반적인 취임 인사와 달리 현재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문제점과 상황을 온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18년 만에 새롭게 선임된 이 대표가 갈 길을 잃은 방향키를 바로잡아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눈치 보지 말자' 이정애 신임 대표는 지난 7일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첫 취임 인사 영상을 보냈다. 그 내용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통상적으로 취임사는 조직이 달성해야 할 목표부터 맨 앞에 꺼내놓기 마련이다. 그러나 LG생건의 새로운 수장은 조금 달랐다. 이 신임 대표는 영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이라면서 임원과 부문장, 팀장 등 조직 리더들에게 각별한 주문을 남겼다. 그는 "구성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것부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업계가 주목한 부분은 '눈치 보지 말라'였다. '눈치를 보다'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마음이나 생각, 태도 등을 살피다'다. 오랜 시간 경직된 조직이나 특정한 힘이 작용하는 곳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분위기가 윗선의 눈치 보기다. 이 신임 대표는 현재 LG생건 내부에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달라지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신임 대표는 권한에 대한 영역 설정도 분명히 했다. 그는 "상황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설명해 구성원들이 마음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도록 권한을 수행하되 책임에 조금 더 무게 중심을 두고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강조했다. 전임이었던 차석용 부회장은 '차석용 매직' '기업 인수합병의 대가'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수장이었다. 취임 첫해인 2005년 매출 1조원에 그쳤던 LG생건은 지난해 8조원대까지 몸집을 불렸다. 차 부회장의 성과는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결과물은 아니다. 그러나 목표 지향적인 대표가 18년 동안 전력 질주하면서 조직 안팎에서 경보음이 울렸던 것 또한 사실이다. LG생건 내부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부바부(부서 바이 부서라는 뜻으로, 팀마다 다르다는 뜻의 신조어)'이긴 했지만, 힘을 받는(?) 부서는 인력 충원이며 평가에서 잘 나갔다. 반면 그렇지 못한 부서는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며 "일부 부서는 조직 내 허리를 맡은 연차의 직원들이 제대로 충원이 되지 못해 일에 치였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LG생건 직원들 사이에는 "몇몇 팀에는 들어가면 살아나오기 힘들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인력 충원이 안된다" "사람을 안 뽑다보니 (일이 늘어) 퇴사도 늘어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치유 통한 반전 필요한 LG생건 내부 직원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 신임 대표가 다양한 분야를 고루 경험한 점 등을 들면서 지금과는 다른 LG생건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특히 직원들은 공채 출신으로 뼛속부터 'LG우먼'인 이 신임 대표가 직원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살펴 줄 것이라는 바람도 갖고 있다. LG생건에 근무 중인 A 씨는 "신임 대표님은 공채 출신 사장님이어서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만큼 또 사원들의 마음을 잘 아실 분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신임 대표님 선임을 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소 인품이 좋은 분으로 (직원 사이에) 평판이 좋았다"고도 했다. 또 다른 직원 B 씨는 "사실 그동안 내부적으로 좀 지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신임 대표님이 오셨다는 소식에 다들 들뜬 분위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신임 대표님이 선임된 뒤 먼저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영상과 글도 올리셨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회사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하려고 하시는 모습이 눈으로 보이면서 (직원들) 반응이 더 좋지 않은가 싶다"고 했다. 직원 C 씨는 "대표님이 영상에서 '내 뒷배는 1만2000명의 직원'이라고 하셨다. 요즘 인기인 드라마 '슈룹'의 대사가 떠오르더라"며 "'있는 그대로 마음을 열고 회사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경계하고, 나를 위해 일해달라'는 말에 조금 설렜다"고 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서도 비슷한 기조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달 말 이 신임 대표의 인사 사실이 공개되자 "구성원 입장에서는 일하기 즐거워질 것 같다" "실무 이해도가 높고 합리적인 분"이라는 긍정적인 댓글이 다수 달렸다. 이 신임 대표는 부사장 시절인 2016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얼굴을 알린 바 있다. 당시 이 신임 대표는 대중의 이목이 쏠린 청문회장에서 시종 담백하게 회사 입장을 피력해 주목받았다. D 뷰티 업체 관계자는 "현재 K뷰티 업황이 좋지 않다. 이 신임 대표가 와도 당장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크게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만 18년 동안 오직 한 대표 체제로 굳어진 조직 문화를 어떻게 발전적인 힘으로 돌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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