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V리그 개막, '우승 감독' 이정철 해설위원의 여자부 전망…"흥국 역대 최강이지만 GS칼텍스가 던진 메시지 중요"
'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배구 V리그가 개막한다. 2020-21 V리그는 오는 17일 오후 2시 남자부 우리카드-대한항공(장충) 여자부 현대건설-GS칼텍스(수원)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V리그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어 평균 관중과 시청률이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관중 입장은 10월 31일부터 이뤄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경기장 안전을 위해 방역과 질병 관리에 완벽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즌에는 김연경(32·흥국생명)이 11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하면서 더욱 관심을 끈다. 또한 선수 이적과 사령탑 변화로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일간스포츠는 V리그 개막을 앞두고 김세진(46) KBS N sports, 이정철(60) SBS sports 해설위원을 통해 2020-21시즌 전망을 들어봤다. 두 해설위원은 공통점이 지녔다. 창단 팀을 맡아 팀을 정상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김 해설위원은 OK저축은행의 2014-15, 2015-16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 해설위원은 IBK기업은행 창단 사령탑을 맡아 프로 출범 후 최다인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을 이끌어, 그 가운데 세 번 우승을 차지했다. 2018-19시즌 종료 후 나란히 1년간의 휴식기를 보낸 김세진·이정철 해설위원은 올해부터 마이크를 잡는다. 김세진 해설위원은 "7년 만에 해설위원으로 돌아오는 만큼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다. 해설위원 복귀를 앞두면 긴장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정철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 챙겨봤다. 현장에선 승패에 대한 부담감이 늘 컸지만, 해설은 처음으로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아낌없이 칭찬하고, 어이없는 실수나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라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출사표를 던졌다. 김세진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1~3위를 차지한 우리카드·대한항공·현대캐피탈의 전력이 좀 더 좋아 보인다"라면서 "박철우가 가세했고 KOVO컵에서 우승한 한국전력, 새 외국인 선수 케이타과 기대를 모은다"고 덧붙였다. 선수 이동을 변수로 꼽으며,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세 팀의 지도자 색깔도 분석했다. 이정철 해설위원은 "흥국생명이 전력이 역대 최고로 손꼽히나, 프로 무대에서 전승 우승은 말처럼 쉽지 않다"라고 했다. 역시나 각 사령탑, 현장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의견과 마찬가지로 흥국생명의 우승을 점쳤지만,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꺾으면 다른 팀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 반면 흥국생명에는 큰 보약이 됐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즌 판도를 예상하면. "KOVO컵에서 GS칼텍스가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했지만, 흥국생명이 단연 1강으로 꼽을 전력이다.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의 뒤를 잇고, 나머지 세 팀(KGC인삼공사,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도 앞의 두 팀과 전력 편차는 크게 없을 것 같다." -프로 출범 후 이번 시즌 흥국생명을 역대 가장 전력이 강한 팀으로 볼 수 있을까? "그렇다. 사실 이다영이 현대건설에서 FA 이적해 합류했지만 올 시즌 (우승은) 힘들다고 봤다. 김해란(리베로)이 빠져, 전체적으로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면 감당하기 힘들 수 있어서다. 특히 출산으로 팀을 떠난 김해란은 비득점 요소에서 팀에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코트 안팎에서 선수를 이끄는 리더쉽과 진두지휘하는 능력이 좋은 베테랑이다. 또한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등록명 루시아)가 컵대회에서 공격 성공률이 32.81%에 그쳤다. 그런데 김연경이 합류했다. 공격력은 물론 리시브까지 가장 뛰어난 세계적인 선수다. 팀 결속력도 좋아진다. 김연경의 합류로 (전력과 팀 분위기 등) 모든 게 다 해결됐다. 어떻게든 공만 올리면 김연경과 이재영, 루시아까지 처리할 수 있어 이다영이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다영도 볼 배급뿐만 아니라 블로킹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팀 멤버만 보면 역대 최고인 것 같다." -그래서 흥국생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무실 세트 우승은 말이 안 되고, 전승 우승도 쉽지 않다. 팀 전력을 6:4로 나누어보면, 전력이 낮은 팀(4)이 강한 팀(6)을 이기기 쉽지 않은 게 배구다. 만약에 김해란까지 있었다면 전승 우승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KOVO컵 결승에서 GS칼텍스가 강한 서브와 수비력을 앞세워 흥국생명을 3-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다른 구단에 해법이 됐을까? "GS칼텍스가 정말 큰 일을 했다. 김연경이 11년 만의 V리그에 복귀하면서 새로운 붐이 일어났다. 다만 흥국생명의 전력이 너무 압도적인 전력으로 승승장구하면 순위 싸움 등의 흥미가 떨어져 '배구 열기가 식지 않을까'라고 염려했다. GS칼텍스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우승을 차지했지 않나. 강소휘와 이소영, 메레타 러츠의 삼각 편대가 좋다. 특히 결승에서 GS칼텍스는 흥국생명에 추월을 당해도, 벤치의 수 싸움을 통해 역전을 만들더라. 다른 팀에 '우리도 흥국생명에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 -세터와 리베로의 이동이 많았다. "이재영과 '쌍둥이 동생' 이다영의 호흡이 좋을 것이다. 이재영의 신장이 큰 편이 아닌데, 이다영의 빠른 토스가 도움될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조송화의 합류로 센터 김수지와 좋은 호흡을 보인다면 속공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이고은이 첫 번째, 안혜진이 두 번째 세터였다. 이고은이 한국도로공사로 옮겨 안혜진-이원정으로 새롭게 세터진을 구성했다. 세터가 흔들리면 불안 요소가 커질 수 있다. 컵대회에선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도로공사는 이효희가 은퇴하고, 대신 이고은이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배유나, 정대영 등 센터진과 호흡이 잘 어우러져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다영이 떠난 현대건설은 이나연이 가세했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양효진을 중심으로 하는 배구를 해왔다. 세터진 변화 속에 양효진의 공격 부담을 레프트에서 줄여줘야 한다. 새 외국인 선수 루소는 신장은 작지만 리시브아 기술이 좋다. 김주하가 리베로로 합류하면서 기존의 김연견과 함께 탄탄해졌다. 현대건설은 올해 변화된 플레이를 할 것 같다." -이번 시즌 관전 포인트 한 가지를 꼽는다면. "누가 흥국생명에 먼저 첫 승리를 거둘지 관심을 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세계선수권에서 중국을 꺾었다.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만났을 때 워밍업부터 경기력까지 확 달라져 있더라. 흥국생명 역시 이번에 코보컵 결승에서 GS칼텍스에 일격을 당해, 큰 보약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를 계기로 더 견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반대로 다른 팀은 흥국생명을 꺾으려 준비하지 않겠나." 이형석 기자
2020.10.1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