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주비 전액 지원이래요" 대우건설, 과천주공5단지 파격안 뭐길래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도권 아파트 단지 조합과 추진위원회 사이에 대우건설이 수주한 과천주공5단지가 화제다. 대우건설은 최근 총사업비 4300억원 규모의 과천주공5단지를 수주하면서 이주비 전액 등이 포함된 파격적인 대출 제안을 내놓았다. 일부 조합에서는 "부럽다. 파격적인 제안"이라며 과천주공5단지를 부러워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대우건설은 지난 6일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GS건설을 큰 표차로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단지는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비교적 큰 규모에 속한다. 과천주공5단지는 총 800세대 규모를 재건축해 지하 3층~지상 35층, 1351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과천에서는 올해 최대 규모로, 총 공사비는 약 4300억원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과천주공5단지 수주로 도시정비사업 부분에서 첫 '3조 클럽'에 입성하게 됐다. 중흥건설에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건설로서는 상징적인 수주액을 넘어서며 어깨를 제대로 펴게 됐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 과천주공5단지는 어느 5성급 호텔을 연상케 하는 투시도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은 과천주공5단지 단지명을 '써밋 마에스트로'로 제안하고,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그룹인 캘리슨RTKL과 조경 예술의 대가 마샤 슈왈츠에게 설계를 맡겼다. 최고급 수준의 복층 수영장과 다목적 체육관, VR 스포츠관, 실내 암벽등반 시설까지 갖춰 인근 단지의 부러움을 샀다. 타 조합 사이에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이주비 지원이다. 과천주공5단지는 전용 103㎡ 기준 시세가 17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최근 15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이 막히면서 조합원 사이에 이주비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대우건설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회사 연대보증을 통해 1조26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전액을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을 추진 중인 수도권 타 단지도 탐을 내는 조건이다. 서울 용산구 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에 거주 중인 A 씨는 "이주비 전액 조달 조건이 정말 엄청난 것"이라며 "한남 3구역 재개발 당시, 현대건설이 이주비 전액을 제시해 화제가 됐다. 과천은 대우건설이 작정하고 수주전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우건설은 과천주공5단지 조합원의 분담금 납부를 입주 뒤 2년 후로 미루고, 조합원이 중대형 평형을 선택하지 않으면 대우건설이 직접 매입한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대우건설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라는 말이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대우건설은 의기양양하다. 최근 중흥건설 매각 등으로 사내 분위기가 어두웠지만, 과천주공5단지를 잡으면서 창사 후 첫 3조 클럽에 입성해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본지에 "우리의 진심이 통했다고 본다. 3조 클럽 입성으로 회사 분위기가 밝다"며 "조합원들이 가장 간지러운 부분이 대출이라고 생각하고, 방점을 찍었다. 사실상 이번 수주 성공의 키라고 본다"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10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