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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두들 힘이 드신가..한가위 ‘베테랑2’로 마음껏 즐기시기들 바란다 [오동진 영화만사]

이름값을 할 것이다. ‘베테랑2’를 보면서 118분간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베테랑2’는 지난 5월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된 후 국내에서는 9일 첫 공개됐다. 15일까지 이어지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는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으로 상영 중이기도 하다. 국내 개봉일은 13일이다. 반복하지만 이 영화, 이름값은 톡톡히 할 것이다. 재미있다. 이야기의 순환 흐름이 좋고 거칠 것이 없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상업영화 연출의 최고 기량을 보여 준다. 류승완 답다. ‘베테랑2’는 육상효 감독의 영화 지침서 ‘이야기 수업’에서 얘기하듯 ‘한 줄 스토리’로 요약하거나 ‘로그 라인’으로 정리하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육상효에 따르면 모든 영화는 한 줄 스토리로 정리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안될 때는 대체로 요령부득의 작품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베테랑2’ 스토리를 스포일러를 고려해 한 줄로 정리하면 “사춘기 아들로 인해 고민이 많은 중년 형사 서도철이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다가 범인의 정체를 밝혀 내고 그를 체포하는데 성공한다”이다. 로그 라인은 광고성 문구인 만큼 아까의 문장에서 스포일러를 더 걷어 내야 한다. “형사 서도철이 1편에 이어 또 한번 범인 추적과 체포에 대활약을 벌인다” 정도가 될 것이다. 많은 대중이 ‘베테랑2’를 기대하고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 극장가에 ‘즐길 수 있는 상업영화’가 없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터다.다만 ‘베테랑2’는 육상효 시나리오 제2 법칙, 곧 ‘주제 정리하기’ 부문에서 약간 덜컹댄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비교적 뚜렷하다. 아니 너무 뚜렷하다. 그래서 상투적이고 진부하다. 늘 하는 소리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의는 정의여야 하며 살인자는 살인자이고 범죄는 범죄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아니 역설적으로 주제가 애매하다. 류승완이 그간 기본적으로 영화를 통해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 이렇게 단순한 것이었던 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는 그보다 훨씬 더 심오한 얘기를 해왔던, 양립할 수 없는 표현이긴 하지만, 작가적 상업영화 감독이기 때문이다.류승완은 ‘피도 눈물도 없이’(2002) ‘짝패’(2006)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모가디슈’(2021) 등을 통해 안 그런 척, 우리 사회의 비틀린 내면을 그려내는데 주력했다. 할리우드 감독 샘 페킨파가 즐겨 묘사한 ‘총알 발레’식의 폭력 묘사처럼 류승완 역시 폭력 묘사의 수위에 있어 늘 절묘한 경계를 오가며 오히려 사람들이 그것을 유희로서 즐기게 만드는, 재치 있는 연출력을 선보여 왔다. 그는 상업영화를 추구하지만 그 안에 늘 단단한 주제의식을 담아 온 특이한 감독이다. 사회와 정치는 늘 인간성을 비껴가게 마련이며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들은 늘 위악스러우며 항상 배신하기 일쑤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적일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 같은 것, 그 쓸쓸한 회한 같은 것을 영화에 담아 왔다. 이번 ‘베테랑2’는 그런 류승완의 일관된 연출관에서 다소 비껴 서 있는 느낌을 준다. 그게 꼭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바야흐로 류승완도 그럴 때가 됐다. ‘밀수’(2023)부터 그는 영화가 꼭 사회정치성이나 역사성을 지녀야 한다는 어감에 대해 반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대까지도 아니다. 그저 궁시렁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 때도 됐다. 관객만 영화를 오락적으로 즐기라는 법은 없다. 영화감독들도 충분히 즐기면서 만들 권리가 있다. 그래도 류승완의 이번 영화를 보면서 비평적으로 점점 할 말이 없어지는 건 다소 서운하고 슬픈 일인 건 어쩔 수가 없다. 그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이후 25년 가까이, 마치 자신의 만든 많은 영화 속 캐릭터들처럼 치열하게 살아온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가 재미있고 즐기는 영화를 잇따라 찍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아주 약간, 불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얘기를 류승완도 귀담아 들어야 하며,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이번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주인공 서도철(황정민)이 터널 안에서 진짜 범인과 격렬한 싸움을 벌인 뒤 온몸이 피투성이, 멍투성이가 돼 절뚝거리며 걸어가 터널 벽에 기대어 앉는 모습이다. 서도철은 계속 궁시렁댄다. “아우 힘들어 아우 죽겄네.” 그가 앉아 있는 곳으로 팀장(오달수)이 옆으로 슬며시 와서 앉고 후배 형사들(장윤주 오대환) 등이 따라 앉는다. 모두들 지치고 힘든 표정이다. 아 왜 이리 사는 게 힘들어, 하는 표정들이다. 이 한 컷에 ‘베테랑2’의 진심이 다 담겨져 있다. 모두들 힘들게 찍은 영화들이니 만큼 관객들이여 편견없이 즐겨 달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베테랑2’는 우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 모두 전력을 다해 찍은 영화다. 즐거운 세상이 아니다. 류승완은 자신도 그걸 잘 알고 있으니, 어려운 얘기하지 않겠다는 식인 모양이다. 관객들을 2시간 동안 즐겁게 만들겠다고 작정하고 이번 영화를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영화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냥, 그 진심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모두들 힘이 드신가. ‘베테랑2’로 마음껏 즐기시기들 바란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9.12 06:05
스타

김윤석, 살벌한 넷플릭스와 첫 만남 어땠나 [RE스타]

배우 김윤석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로 17년 만 드라마 복귀이자 첫 넷플릭스 신고식을 화려하게 마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타를 맞은 여름 극장서 ‘모가디슈’(2021)로 361만명을 모으고 지난해 12월 ‘노량: 죽음의 바다’로 457만 관객을 만난 그가 글로벌 OTT까지 무대를 넓혔다.지난달 23일 공개돼 2주 연속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1위를 수성 중인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을 맞이하며 평화롭던 일상의 파국을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국내 1위 뿐아니라,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4위(8월 26일~9월 1일 집계)에 등극하는 등 전세계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김윤석은 극의 주인공 펜션주인 전영하 역을 맡아 불청객 성아 역 고민시와 처절히 대립했다. 김윤석이 긴 호흡의 시리즈 연기를 선보인 것은 지난 2007년 MBC ‘있을 때 잘해’ 이후 처음이다. 아침드라마 최초 시청률 20%를 넘길 만큼 큰 인기를 얻었으며, 김윤석에게 MBC 연기대상 남자 우수상을 안긴 작품이다.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김윤석은 여러 영화에 출연하기 전 ‘있을 때 잘해’에서 불륜 남편 역을 열연해 눈도장을 찍었다”며 ”이후 영화계에서 잇따라 히트작을 내면서 믿고 보는 배우가 되었는데, 시나리오를 보는 선구안이 뛰어난데다 매번 극에서 탄탄히 중심을 잡아왔다”고 평가했다.그런 김윤석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로 드라마에 돌아오게 된 계기에 관심이 쏠린 바, 김윤석은 연출을 맡은 모완일 감독과의 인연을 꼽았다. KBS 드라마 ‘부활’(2005)에서 조감독으로 만났던 모 감독에게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단지 의리 때문은 아니다. 송강호와 설경구 등 최근 충무로의 굵직한 배우들이 OTT 시리즈에 출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는 대열에 김윤석도 합류한 것. 스크린에서의 박력을 긴 시리즈에서도 집중력 있게 표현한 점은 마찬가지지만, 그의 전작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꾀한 점이 더 눈길을 끌었다. ‘추격자’, ‘암수살인’ 또는 ‘타짜’ 시리즈처럼 범죄를 다룬 영화들에서 김윤석은 주로 강렬한 역할로 인상을 남겼으나 이번 배역은 피해자의 입장이다. 극 중 전영하는 전형적인 화이트칼라의 삶을 살다가 은퇴 후 펜션을 차려 조용히 운영하던 중, 범죄를 저지른 손님으로부터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전영하는 작품의 영어 제목처럼 무심코 누군가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윤석은 “돌을 던진 사람과, 그 돌에 맞은 개구리의 이야기를 굉장히 균형 있게 그려낸다. 바로 이 부분이 작품에 끌어당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짚었다.그 피해자가 자책하고 고뇌하며 마침내 결단하게 되는 얼굴을 김윤석은 촘촘하게 그려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전영하뿐 아니라 그와 비슷한 일을 겪은 20년 전 사례인 모텔주인 구상준(윤계상)의 이야기도 교차로 보여주기에 다소 감정선을 따라가기에 불친절한 구조지만, 그 속에서 김윤석의 연기는 올곧다. 그와 대립하는 고민시가 비상식의 결정체인 성아를 아슬아슬하고 강렬하게 분출했다면 김윤석은 그를 어떻게 조용히 돌려보낼지 궁리하며 애써 차분하려는 상식인의 선에 충실했다. 그간 하정우, 강동원, 주지훈 등과 동성케미를 보여왔던 김윤석이 오랜만에 보여주는 남녀케미로 신선함도 전했다. 덩치가 큰 중년남성이 가녀린 체구의 여성에게 쩔쩔매는 모습은 답답함을 자아내면서도 김윤석의 배역 해석 안에선 설득력을 지닌다. 하 평론가는 “김윤석은 그간 거친 폭력배를 비롯해 강렬한 역할을 해왔고, 지난해에는 영웅 이순신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과거 ‘완득이’ 등에선 공감할 수 있는 소시민도 표현한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다. 수년간 극장 관객의 검증을 거쳤기에 이번 시리즈 복귀의 주목도가 높았다”고 짚었다.“시리즈물은 시대의 흐름”이라며 또 하나 선택지를 연 김윤석인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9.05 06:05
영화

[夏극장가 결산] 허리 영화 활약 속 코미디 웃었다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여름 극장도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에도 천만 영화가 탄생하지 못한 가운데 허리 영화의 활약, 코미디 장르의 흥행 등 예년과 다른 새로운 흐름이 포착됐다.올해는 초여름부터 극장가가 들끓었다. 6월 말 하정우 주연의 ‘하이재킹’, 이성민 주연의 ‘핸섬가이즈’가 연이어 관객을 만났고, 7월로 넘어오면서 이제훈, 구교환 주연의 ‘탈출’이 베일을 벗었다. 이어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파일럿’, ‘행복의 나라’, ‘빅토리’ 등이 차례로 걸렸으며, 사이사이 ‘데드풀과 울버린’, ‘에이리언: 로물루스’, ‘트위스터스’ 등 외화도 관객을 찾았다.가장 눈에 띄었던 흐름은 허리 영화의 선전이었다. 통상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에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이 개봉한다. 실제 이런 부류의 영화들이 흥행에도 강했다. 최근 3년 여름 흥행작도 ‘모가디슈’(2021), ‘한산: 용의 출현’(2022), ‘밀수’(2023)로, 약 200억원에 가까운 혹은 이를 웃도는 돈이 투입됐다.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하이재킹’, ‘탈출’을 제외한 대다수 작품이 100억원 안팎의 제작비를 썼다. 흥행에 성공한 작품 또한 중급 영화였다. 한국 영화 기준, 상위 세 작품은 ‘파일럿’, ‘탈주’, ‘핸섬가이즈’로, ‘파일럿’은 총제작비 98억원, 손익분기점 220만명 규모이며, ‘탈주’와 ‘핸섬가이즈’는 각각 순제작비 49억원, 손익분기점 110만명, 순제작비 80억원, 손익분기점 200만명이다.영화진흥위원회는 올여름 극장가 변화를 분석하며 “극장 여름 시즌의 시작인 7월 마지막 주에도 올해는 중급 영화인 ‘파일럿’이 개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가에 나타난 변화의 조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 ‘파일럿’, ‘탈주’, ‘핸섬가이즈’의 흥행으로 읽을 수 있는 흐름은 또 있다. 코미디 장르의 강세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이들 세 작품 중 ‘탈주’를 뺀 두 작품의 메인 장르는 코미디다. ‘파일럿’은 여장 남자의 구직기를, ‘핸섬가이즈’는 험악한 외모로 곤경에 빠지는 두 남자의 소동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긴 러닝타임과 복잡한 서사를 꺼리는 관객의 취향 변화 속 다양한 외부 환경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이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이미 올 초 ‘파묘’, ‘서울의 봄’ 등 진지하고 사회적 의미가 강한 영화들이 흥행하기도 했고, 찜통더위까지 계속되면서 관객들이 편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선호하게 되지 않았나 한다”며 “전반적으로 즐거움을 주고 사회적 긴장감을 조금이라도 떨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외화 강세 역시 올여름 극장가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다. 지난달 가장 많은 관객을 만난 작품이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라는 것이 방증이다. 이 영화는 7월 한 달간 276만 7299명을 동원, 누적관객수는 877만 6625명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 3위에 랭크됐다. 이 외에도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4’ 등도 관객들을 만나며 7월 외화 매출액 및 관객수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8월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광복절 특수를 맞아 국내외 기대작 네 편이 대거 개봉하며 ‘여름 대전 속 대전’을 펼친 결과,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최종 승자가 됐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취향을 많이 타는 SF공포 영화라는 허들에도 불구, 개봉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흥행 질주를 이어갔다.다만 일각에서는 할리우드 영화라서가 아닌, 가볍게 즐길 영화라는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정지욱 평론가는 “외화 강세도 코미디 장르 흥행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제로 올여름 흥행에 성공한 외화를 살펴보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보다는 상업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많다. 결국에는 통쾌하고 즐거운 영화가 선택받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27 06:03
영화

‘핸섬가이즈’ ‘ 파일럿’ 등 韓 중급영화, 여름 극장가 살렸다

허리 영화들의 흥행으로 지난달 한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22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7월 한국 영화 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영화 매출액은 534억원으로 팬데믹 이전(2017~2019년) 7월 한국 영화 매출액 평균(408억원)의 130.7%(1.3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매출액 (316억원) 대비 68.8%(218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 영화 관객수는 562만명으로 팬데믹 이전 7월 한국 영화 관객수 평균(520만명)의 108.2%(1.1 배) 수준이었고, 전년 동월 관객수(332만명) 대비 69.0%(230만명) 늘었다. 지난해 7월의 경우 ‘밀수’ 외에는 이렇다 할 한국 영화 개봉작이 없었고,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이 불과 22.6% 에 그칠 정도로 여름 시장 흥행 성적이 부진했다. 반면 올해 7월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은 46.3%, 한국 영화 관객 수 점유율은 46.7%를 기록했다. 또한 전년 7월 대비 액션, 재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K무비가 선전했다.그 중심에는 ‘탈주’, ‘핸섬가이즈’, ‘ 파일럿’ 등 손익분기점이 관객수 200만명 안팎인 중급 한국 영화들이 있었다. 이는 여름 성수기가 곧 한국 대작 영화의 수확기라는 기존의 흥행 공식과 배급 패턴에 변화가 나타난 풍경이기도 했다. 영진위 측은 “극장 여름 시즌의 시작인 7월 마지막 주에는 ‘모가디슈’(2021) ‘한산: 용의 출현’(2022) ‘밀수’와 같은 텐트폴 영화가 개봉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올해는 중급 영화인 ‘ 파일럿’이 개봉하면서 팬데믹 이후 극장가에 나타난 변화의 조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22 10:46
영화

‘탈주’ 구교환 “정의하고 싶지 않은 현상, 그대로 봐주기를” [IS 인터뷰]

“감독님도, 제훈 씨도 그렇고 영화와 인물을 잘 만났다는 느낌이에요.”배우 구교환이 이제훈의 러브콜에 화답해 연기 호흡을 맞췄다. 3일 개봉하는 ‘탈주’는 지난 2021년 이제훈이 구교환에게 ‘하트’를 날린 청룡영화제 이후 성사된 두 사람의 투톱 주연 영화다.개봉을 앞두고 만난 구교환은 “나도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제훈 씨도 그렇다고 하시니 기분이 좋았다. 저는 상대배역과의 호흡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탈주’ 제안이 들어왔을 때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이라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영화학도로서 이제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선언한 구교환은 이종필 감독 또한 2008년 작품부터 지켜본 팬이었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는 것이 낯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세 사람이 의기투합한 ‘탈주’는 내일을 꿈꾸며 탈북을 감행하는 북한 병사와 그를 추격하는 보위부 장교의 이야기다. 목숨과 신념을 걸고 쫓고 쫓기는 관계 중 구교환은 추격자인 장교 리현상을 연기했다. 극 중 리현상은 북한 금수저 출신으로 러시아 피아노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꿈을 뒤로하고 소좌를 맡아 임무에 충실 하려는 인물이다.앞서 ‘D.P.’, ‘모가디슈’에서 군인을 연기한 구교환이지만 이번 리현상은 또 새로운 얼굴이다. 우아하게 건반을 치던 손가락이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가 하면, 어딘가 처연하기도 해 ‘새로운 추격자’라는 평을 들었다. 구교환은 “추격자의 이미지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톰과 제리’의 톰도 추격자”라며 “저는 제가 어떻게 비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특정 이미지를 갖고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극 중 살짝 다뤄지는 현상의 유학 시절 전사나 결말은 궁금증을 남긴다. 그만큼 인물을 두텁게 표현하는 구교환은 “항상 캐릭터를 연기할 때 ‘이것은 시리즈의 몇 번째의 상황’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그 인물을 가깝게 두게 된다. 특정 에피소드를 만들지는 않고 여러 유니버스를 상상한다”고 비결을 밝혔다.그 속내를 알 듯 말 듯 섬세하게 표현한 덕에 현상은 규남을 비롯해 배우 송강이 카메오 연기한 유학 시절 인연 선우민과 사랑인 듯 우정인 듯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교환은 “넓게 생각했다. 그래야 현상의 캐릭터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번 현상의 경우 ‘현상 그대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작품이 공개되면 감상은 관객의 몫이기 때문에 제 의도는 드러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현상’을 던질 뿐 정의까지 내리는 직업은 아닌 것 같아요. 관객분들에게 재밌는 소스를 제공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역할이죠.”그럼에도 연기 주안점으로 “강력한 추격자이면서 순간순간 18프레임 정도는 현상의 불안을 표현해 보려고 했다”는 구교환은 문득 자신과 현상의 비슷한 심경을 발견했다. “저도 지금 그렇네요. 용기 있고 호탕한 척하지만 말실수하면 어떡하지 싶어요.”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생각이나 취향이 말 한마디로 한가지처럼 ‘박제’ 당하는 것이 두렵다는 그는, 자신이 내놓은 결과물이 받을 평가에 대해서는 당당하다. 구교환은 “평가에 두려움은 없다. 다 만들어서 스크린에 걸리거나 채널에 올라가면 온전히 관객들의 것이다. 그게 두려우면 연기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말보다는 연기와 연출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구교환은 앞으로 독립영화를 꾸준히 작업할 계획이다. 구교환은 “올해 안에 크랭크인 예정이다. 기존에 제가 해온 규모와 정서의 작업이다. 거창한 건 아니지만 잘해보려 한다”고 귀띔했다.“영화는 항상 제 이야기예요. 규모나 관객 수를 떠나 언제나 많이 봤으면 좋겠죠. 언제나 제 마음에서는 천만 영화였고 작업물에 손익분기점은 존재하지 않지만, 제 ‘마음분기점’, ‘만남분기점’은 있었어요. 관객을 많이 만나고 싶다는 태도는 변치 않습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03 06:05
연예일반

조인성, 6년 만에 日 팬미팅…임주환 깜짝 게스트로 등장

배우 조인성이 일본 팬들을 만나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조인성은 지난 10일 일본 시나가와 인터시티홀에서 개최된 ‘2024 Joyful Day with Zo In Sung’을 통해 일본 팬들을 만났다. 이번 팬미팅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굳건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2018년 7월에 열렸던 팬클럽 10주년 기념 디너파티 이후 무려 6 년 만에 열렸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던 자리로, 팬들을 향한 조인성의 진심과 애정이 묻어났다.이번 팬미팅은 조인성의 Joyful Day라는 콘셉트로 채워졌다. 조인성은 통역 없이 직접 준비해온 일본어로 인사를 건네며 등장해 특별하고도 달콤한 데이트의 시작을 알렸다. 첫 번째 코스는 조인성의 일상 사진들로 꾸며진 ‘갤러리 데이트’를 진행, 팬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그동안의 근황들을 이야기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이어 ‘모가디슈’, ‘밀수’, ‘무빙’ 세 작품을 대상으로 팬들에게 사전 조사를 받아 진행된 ‘극장 데이트’에서는 일본 팬들이 뽑은 가장 최애 캐릭터로 무빙의 ‘두식’이 선정되는가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역시 무빙의 “죽을 것 같아서요”가 1위를 차지했다. 조인성은 이 대사를 일본어로 직접 들려줘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또한 각 작품의 촬영 비하인드, 에피소드 등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내 분위기를 한층 유쾌하게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올여름 일본에서 개봉을 앞둔 ‘밀수’를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비하인드까지 공개해 기대감을 증폭시켰다.다음 데이트 코스는 ‘어쩌다 사장’ 을 주제로 한 레스토랑이었다. 조인성은 팬들이 선정한 ‘ 조인성에게 심쿵했던 순간’ 1위로 시즌1의 마지막 회에서 대게 라면을 만들다가 눈물을 참지 못하고 밖에 나가 혼자 우는 장면이 선정되자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어쩌다 사장’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조인성의 다양한 요리들을 본인만의 만드는 비법과 요리 꿀팁들도 대방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팬미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게스트 임주환 배우가 등장하자 팬들은 물론 조인성까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임주환이 오로지 조인성의 팬미팅을 축하하기 위해 비밀로 한 채 일본까지 한달음에 달려와 준 것. 임주환은 “그동안 인성이 형이 저, 그리고 김우빈 씨 같은 동생들의 행사에 갑자기 서프라이즈로 나타나 응원을 해준 적이 있어서 고마웠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형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준비하게 됐습니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두 사람의 깊은 우정에 팬들도 감동받은 모습이었다.이 밖에도 팬들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게임 데이트’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고, 조인성이 직접 무대 아래로 내려가 팬들의 눈을 맞추며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초밀접 소통을 펼쳐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조인성은 팬미팅이 진행되는 내내 팬들을 생각하는 다정한 모습과 시종일관 유쾌한 애티튜드로 감동을 선사, 명실상부 한류스타의 위상을 입증했다.2시간가량의 팬미팅이 종료된 뒤 조인성은 집으로 돌아가는 팬들과 배웅 이벤트를 진행, 마지막까지 꿈같은 하루를 선물하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했다.한편, 조인성이 출연한 영화 ‘밀수’는 오는 7월 12일 일본에서 개봉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5.13 18:54
연예일반

주보비, 김의성 품으로…안컴퍼니와 전속계약 체결

배우 주보비가 안컴퍼니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안컴퍼니는 주보비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이어 “앞으로도 주보비가 폭넓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관계자에 따르면 오랜 기간 주보비를 눈여겨보고 있던 김의성이 회사 설립 후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 전속계약이 성사됐다.안컴퍼니 대표 김의성은 “주보비를 처음 본 건 영화 ‘자산어보’ 촬영장이었다.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너무나도 인상적인 연기에 깜짝 놀랐다. 그 뒤로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안컴퍼니를 설립하며 주보비를 가장 먼저 소속 배우로 영입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다른 회사에 가면 어떻게 하나 싶어 직접 나서 미팅을 진행하고 계약을 추진했다”며 “주보비 안에 내재돼있는 무궁무진한 연기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동료이자 대표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주보비는 지난 2003년 KBS2 ‘성장드라마 반올림#1’으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짝패’,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나빌레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그린마더스클럽’, ‘악귀’,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살아있다’, ‘엑시트’, ‘자산어보’, ‘모가디슈’, ‘밀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연극 ‘링링링링’, ‘당신의 사랑은 안녕하십니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특히 지난해 500만 관객을 돌파한 ‘밀수’에서는 숨이 간당간당한 순간까지 채취에 집착하는 해녀 억척이 역을 맡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한편 주보비가 전속계약을 체결한 안컴퍼니에는 배우 김의성, 김기천, 김현진, 한이새, 표재겸, 김다혜 등이 소속돼 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3.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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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혜진 출연 ‘크로스’ 9월 개봉… 추석 극장가 찾는다

고(故) 이선균 사태 여파로 개봉이 연기된 영화 ‘크로스’가 추석 시즌 개봉을 확정했다.12일 영화계에 따르면 ‘크로스’는 추석 연휴인 9월 둘째 주에 개봉한다.‘크로스’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다. 지난해 극장가 흥행 쌍끌이의 주역인 ‘서울의 봄’의 황정민과 ‘밀수’ 염정아의 첫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 작품은 당초 설 연휴 시즌에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선균이 세상을 떠나는 비보가 영화계에 닥치며 개봉이 연기됐다. ‘크로스’에는 고인의 아내인 배우 전혜진이 출연한다.이후 ‘크로스’의 개봉 시기를 놓고 여러 의견이 오갔으나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오락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명절 개봉이 적합하다고 보고 추석 연휴로 날짜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영화의 배급사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하반기에 개봉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 개봉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앞서 공개된 ‘크로스’의 론칭 예고편에는 황정민과 염정아의 위풍당당한 분위기와 시원한 총기 액션 등이 담겨 있다. “거기 진짜 위험하니까”라고 만류하는 황정민과 “이제부터 너 혼자선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맞서는 염정아의 자신만만한 면모는 ‘크로스’에서 보여줄 두 사람의 콤비 파워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여기에 ‘남남’, ‘헌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등 여러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해온 전혜진과 ‘서울의 봄’, '모가디슈', '아수라' 등을 통해 충무로 대표 신 스틸러로 활약한 정만식이 합류해 기대를 높인다. 제작은 ‘헌트’, ‘아수라’, ‘검사외전’, ‘신세계’ 등 굵직한 작품들을 잇달아 만들어낸 사나이픽처스가 맡았다.황정민, 염정아를 필두로 전혜진, 정만식 등 충무로 베테랑들이 대거 출연하는 데다 ‘흥행 제조기’로 불리는 제작사가 의기투합한 만큼 ‘크로스’는 개봉 전부터 많은 예비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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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감독이 전하는 ‘비공식작전’ 비공식 뒷이야기 [IS인터뷰]

피, 땀, 눈물이 안 들어간 영화는 없다. 그럼에도 ‘비공식작전’에 들어간 여러 노력들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남겨져야 할 이야기들이 더 많아야 한다고 믿는다. 알려진 이야기보다 안 알려진 이야기가 더 많은 터. ‘비공식작전’ 100만 돌파라는 의미를 담아 이 영화의 비공식 뒷이야기들을 김성훈 감독과 같이 나눴다. 이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약간 포함합니다. -‘비공식작전’은 ‘킹덤’ 막바지 작업을 했을 때 결정했는데.넷플릭스 ‘킹덤’을 한다고 했을 때 다들 말렸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OTT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가 아니었으니깐. 재밌을 것 같았다. OTT란 게 어떤 건 지도 궁금했고. 내 성향상 좀비 이야기는 죽을 때까지 안 쓸 것 같기도 했고. 김은희 작가와 술을 먹다가 즉흥적으로 같이 하기로 했었다. 무엇보다 내가 안 쓰니 너무 좋았다. 막상 들어갔더니 세상에 거져 먹는 건 하나도 없더라. 그때 음악 후반작업을 하려 체코에 갔다. ‘터널’도 음악 작업을 체코에서 했다. ‘비공식작전도’ 마찬가지고. 비행기를 탈 때 쇼박스에서 ‘비공식작전’ 시나리오를 읽어보라고 줬다. 원래는 다음 작품으로 내가 쓴 재난물을 영화로 할 계획이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을 바꾸었다. 엄혹했던 시절에 외교관이 납치가 됐는데, 누군가는 그 사람을 데리고 오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세상이 전혀 관심이 없어도. 아무도 몰라줘도. 시스템이 못 한 걸 개인이 한다는 이야기에 이번에도 매료가 됐다. -당시 ‘모가디슈’ ‘교섭’ 등 비슷한 소재 작품들이 동시에 기획이 됐었는데.그 때는 전혀 몰랐다. 뒤에 들었다. ‘교섭’ 콘티 작가가 나와 ‘터널’부터 같이 일을 한 분이다. 이번에도 같이 일을 했다. 그래서 사전에 알려주면 절대 안되고, 혹여라도 찍다가 비슷한 게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하더라.-영화계에 김성훈 감독이 이 영화를 ‘본’시리즈 같은 분위기를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제작 돌았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 성룡 전성기 영화 ‘쾌찬차’나 ‘폴리스 스토리’ 같은 액션 같은 느낌이 들던데.기획 초반에 중동의 도시들을 배경으로 하는 첩보물 느낌이란 점에서 ‘본’ 시리즈 같은 느낌이란 말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본’ 같은 프로패셔널은 없다. 평범한 사람이 벌이는 어쩔 수 없는 생활액션일 수 밖에 없다. 찍으면서 ‘폴리스 스토리’ 같은 성룡 영화 액션이나 ‘인디아나 존스’ 같은 액션 시퀀스 같다는 말들은 나왔다. 찍기 전에 그런 레퍼런스를 유도하지는 않았다.-‘비공식작전’의 톤앤매너는 무거운 소재에 비해 가벼운데. 이 이야기를 버디물로 구성한 것도 그렇게 톤앤매너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나.무거운 소재를 갖고 왔지만 ‘비공식작전’은 납치된 인질의 이야기가 아니라 구하려는 사람들에 집중하는 영화다. 그것도 어설픈 사람들의 이야기. 전작인 ‘터널’을 준비할 때 깜깜한 곳에서 한 명이 있는 영화를 관객이 어디 답답해서 보겠냐는 지적들이 있었다. 난 인물의 낙천성이 그걸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절망에서 버티는 사람을 통해서 관객이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도 생각했고.‘비공식작전’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을 구하는 영화는 많이 나왔다. 그렇다면 차별점을 두려면 무겁고 진중한 이야기에서 구하려는 사람들의 티키타카를 보여주면 그속에서 드러나는 아이러니가 좋지 않을까 싶었다. -촬영에 돌입할 때까지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다. 원래 2020년 3월 모로코에서 크랭크인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1년 반이 미뤄졌다. 당시 미리 보냈던 식자재는 모두 폐기됐고. 상황이 좀 좋아져서 2021년 겨울에 들어가려 했는데 다시 오미크론이 터지면서 모로코가 셧 다운이 됐다. 다행히 모로코에서 '비공식작전' 촬영팀은 전세기를 타고 들어오면 괜찮다고 해서 들어가긴 했는데.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 직전에 하정우가 코로나19에 걸렸고 회복되서 들어가려 했더니 이번에는 주지훈이 걸렸다. 그래서 못들어가나 싶었더니 모로코가 셧다운을 풀어줘서 일반기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야말로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그쯤대면 포기하고 다른 작품을 고민할 수도 있었을텐데. 촬영팀을 모아놨는데 그대로 해산했다가는 다시 모으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마침 김은희 작가가 ‘아신전’ 제안을 해서 그 스태프들을 해산하지 않고 같이 찍으면서 버틸 수 있었다. 모로코가 다시 셧 다운을 한다고 했을 때는 찍지 말라는 뜻인가 싶기도 했다. 허탈한 마음에 시나리오와 콘티북을 다시 보고 있는데 너무 재밌더라. 그리고 너무 억울하더라. 지금까지 이 작품만큼 많은 시간을 들인 작품이 없었다. 이 만큼 열심히 준비한 작품이 없었다. 아내가 그렇게 공부했으면 서울대 갔겠다고 하더라. 그 노력이 실현되는 걸 보고 싶었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정말 많이 찍었다는 것이었다. 테이크를 정말 많이 갔다고 하던데.모로코에서 70회차를 찍었는데, 이렇게 노력을 하고 준비를 해서 천신만고 끝에 찍기 시작했는데 요 정도 찍고 퇴근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비공식작전’이 나를 좀 더 잘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만 같았다. 스태프들의 근무 시간을 지키는 상황에서 ‘비공식작전’이 원하는 걸 좀 더 완벽하게 하고 싶었다. 더군다나 당시 모로코가 우기였다. 중동의 쨍한 햇빛을 찍으러 갔는데 구름이 끼면 원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날씨가 좋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찍고. 그런 일들이 많았다.-하정우가 광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터덜터덜 걸어오는 장면은 뒷쪽 산맥 배경이 더해져 마치 그림 같던데. 감독으로서 무척 즐거웠을 것 같고.정말 그랬다. 아틀라스 산맥을 헌팅하다가 그 풍경을 보고 무조건 홀로 남은 하정우를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찍기 전날까지 하늘이 흐려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전날 폭우가 와서 하늘이 맑아져서 찍을 수 있었다. 하정우에게 딱히 디렉션을 주진 않았는데, 나중에 들으니 하정우가 그 장면에서 찰리 채플린을 생각하면서 걸어왔다고 하더라. 그 풍광과 그 모습이 정말 영화적이었다.당시 마침 당나귀가 하나 지나가더라. 옆 동네 어르신이 몰고 가셨는데, 빨리 섭외를 했다. 그 분이 계속 그 장면 뒤에 서 있다. 갑자기 섭외해서 하루 종일 찍었는데, 평생 처음 영화 찍는다며 정말 잘 해주셨다.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매직아워는 14회차를 찍었다던데.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그걸 꼭 모로코에서 찍어야 하냐, 한국에서 세트로 찍어도 된다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모로코에서 찍으면 훨씬 디테일한 장면이 나올 것 같았다. 표준계약서를 지키면서 매직아워에 맞춰 14회를 나가면서 25분 정도씩 찍었다. 그걸 찍으려 거기까지 갔냐고 물으면, 찍어야 할 게 거기 있으니 가야죠라고 답하고 싶다. 현장에서도 왜 그렇게 작은 것에 집착하냐는 말이 나올 때 이렇게 설득했다. 줄기와 뿌리가 근간인데, 사람들은 그 나무가 벛나무인지 근간을 보지 않고 열흘 정도 피었다 사라지는 벚꽃을 보고 안다. 그 작은 게 전체를 규정하는 법이라고. 그런 디테일한 대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그래서 다른 누군가도 그런 시도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민준(하정우)과 판수(주지훈)의 첫날 밤부터 이어지는 밤 추격신 등은 한 호흡으로 이어지는데.영화의 허리 정도 되는 지점이다. 판수가 내부의 적인 게 드러나는 부분이고. 민준을 끊임없이 고난에 처하게 하고 싶었다. 영화적 재미를 주고 싶어서 코믹 시퀀스에 기반을 두도록 액션을 설계했다. -본격 탈출 장면인 빌라 탈출신은 옆 건물로 사다리를 통해서 이동하고 다시 하강할 때까지 10분 가량에 달하는데. 곳곳에 서스펜스와 코믹을 엮었고.건물에서 탈출할 때까지 8분 30초 정도 된다. 사다리와 닭, 와이어 등등을 통해 단계별로 장애물을 극복하며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고 싶었다.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서스펜스를 살리고 싶었고. 평범한 사람이 그런 위기를 시원하게 극복할 수는 없을테니, 그런 아이디어를 넣자고 생각했다. -카체이스는 할리우드와 달리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들이 쌓이고 쌓여 완성됐는데. 대략 6분 정도 분량을 18회차 정도 찍었는데.모로코에서 18회차, 한국에서 3회차 총 21회차를 찍었다. 5분 40초 가량 영화에 들어갔다. 우리가 할리우드처럼 물량 공세를 할 수는 없고, 또 그런 건 많이 봤으니 ‘비공식작전’만이 특화시킬 수 있을 게 뭔지 고민했다. 속도가 아니라 지형지물을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액션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무조건 아이디어를 넣자고 했고 그림 콘티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걸 CG로 프리 비주얼 콘티를 다시 만들었다. 그걸 또 다시 무술팀이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지 동영상 테스트 콘티를 찍었다. 이렇게 세 가지 콘티를 갖고 찍었다. 액션도 감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이 카체이스는 어떤 감정이 담겨 있어야 관객에게 재미를 줄지 고민이 많았다.-원래 시나리오에선 납치됐던 외교관 오재석이 풀려난 뒤 판수를 보고 한 첫 대사가 “건실한 청년”이 아니었는데. 왜 바꾸었나.임형국이 오재석을 연기했는데, 원래 판수 역의 주지훈이 “저 아시죠”라고 할 때 대사는 “음, 사기꾼”이었다. 유머 코드로 준비한 대사였다. 그런데 첫 리딩 때 임형국 배우가 그 대사를 하는 걸 머뭇거리면서 이 사람은 무슨 감정으로 사기꾼이라고 할까요,라고 조심스레 묻더라. 정말 반성했다. 이 캐릭터는 납치됐다가 1년 반만에 한 첫 한국어일텐데, 자신을 구해준 사람에게 과연 사기꾼이라고 했을까. 관객을 웃기려고 그 캐릭터가 못할 대사를 줬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함께 고민을 했는데, 하정우가 “건실한 청년”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 대사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 대사를 영화 속에서 계속 써먹었다. -카체이싱이 끝나고 엔딩이 더 이어지는데. 그 장면도 그렇고, 외교부 직원들이 3개월치 월급을 모으는 것도 그렇고. 좀 더 감정을 끌어올릴 수도 있었을텐데.내가 할 수 있는 게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난 시나리오를 쓸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까지 고려한다. 사지에 있는 동료를 구하기 위해 나라면 월급을 얼마나 내줄 수 있을까, 3개월 정도였을 것 같다. 민준은 직업으로서 실종된 외교관을 구하려 왔지만, 사람으로선 판수를 구하는 선택을 한다. 왜?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깐. 난 그게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배경이 5공 막바지였던 때라 마지막 민준이 귀국할 때 시기를 6월 항쟁으로 잡을 줄 알았는데.개인의 고통과 시대 상황이 교차되는 걸 반복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원래 시대 상황을 담은 장면들이 몇 있었는데 편집했다. 어찌 귀국시킬까만 고민했다. 내 길은 아니지만 박수를 받는 축하파티 느낌이 있었으면 했다. -이 영화의 소리설계도 남다르던데.헌팅을 다녀오기 전에는 중동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가 있었다. 소리도 별로 없을 것 같고, 가끔 기도 소리만 있을 것 같고. 하지만 현장에 갔더니 다양하고 정말 많은 소리들이 마치 음악처럼 들리더라. 그래서 인물을 가운데 놓고 소리로 둘러싸고 싶었다. 광활한 데 가면 소리가 사라지고. 특히 하루 5번 울리는 기도 소리는 스피커가 위에 있다보니 마치 하늘에서 소리가 내려오는 듯 했다. 영화에 그걸 담기 위해 7.1로 준비를 했고, 그게 잘 담겼다. 그런데 대부분의 극장이 5.1로 돼 있으니 아예 그 기도 소리가 잘 안들리더라. 그래서 언론 시사회 이후 급하게 믹싱실에 부탁을 해서 7.1에서 5.1로 바꾸었다. 세 군데만 고친다고 하고 12군데를 고쳤는데 감사하게도 다 들어주셨다. -원래 IMAX 버전도 고민했는데.민준이 한국에 있다가 모로코에 갈 때 그 비행기가 도착하면서 IMAX로 바뀌는 것을 고려했는데, 현지 사정 상 그 비싼 카메라를 갖고 가서 운영하기가 조심스러워서 포기했다. -영화 흥행이 아쉬운데. 이유를 고민했을텐데.여러 생각이 있지만 지금 그걸 입에 담아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위해 애썼고, 지금도 애쓰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내가 어떤 이유든 입에 담으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데뷔작을 할 때 관객은 몰라, 그러다가 철저히 망했다. 내가 알면 관객도 당연히 안다. 만드는 사람이 아무리 노력했다고 해도 관객은 그 노력을 보려고 극장에 오진 않는다. 재미를 보러 오지. 극장 상영이 다 마무리되면 하나씩 깊이 고민해 볼 생각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8.17 11:21
영화

류승완 감독 “수영 못하는 김혜수·염정아 ‘밀수’ 엎어지는 줄” [IS인터뷰]

극장가가 여름 성수기에 들어섰다. 그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불황이 계속 됐던 극장산업에 올 여름은 회복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질지 아니면 부진이 이어질지 분기점이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영화 제작사들은 묵묵히 제작에 매진해 왔다. 어차피 판단은 관객의 몫.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제작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올 여름에도 국내 대표적 투자배급사로 꼽히는 4곳이 신작을 준비했다. 극장산업 회복의 총대가 이들에게 주어졌다. 그 선봉에 선 작품이 류승완 감독의 ‘밀수’다. 지난달 26일 개봉했다. ‘밀수’는 지난 1일까지 개봉 7일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누적 관객수 222만 4321명을 기록하며 극장산업 회복의 선봉에서 청신호를 켰다.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대한민국에서 류승완 감독의 작품을 안 본 사람이 있을까. 믿고 보는 배우가 있다면 믿고 보는 감독도 있다. 영화 ‘부당거래’, ‘베를린, ‘베테랑’, ‘군함도’, ‘모가디슈’ 등의 각본과 연출을 맡아 흥행 신화를 써온 류승완 감독이 신작을 들고 극장을 찾아왔다.류승완 감독의 신작 ‘밀수’는 1970년대 어촌마을 군천에 사는 해녀들이 일생일대 큰 판에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해양 범죄 액션 활극이다.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이 출연한다.류승완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무리 내가 만들었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더라. IMAX 테스트 때랑은 다르게 다른 관객들과 함께 보니 더 긴장됐다”며 “내 취향의 유머들을 큰 화면으로 보니 웃음이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 류승완 감독의 새로운 도전 ‘수중 액션’ ‘밀수’에는 류승완 감독의 특기가 잘 담겨있다. 지상 액션뿐만 아니라 수중 액션으로 시원함을 더했다.“전 액션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만들다 보면 시대나 공간을 바꿔보기도 하고 인물의 직업을 바꿔보기도 하죠. 그런데 물속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새로웠어요. 해녀들이 물속에서 액션을 펼친다면 굉장히 새로운 것들이 펼쳐질 것 같았죠. 액션은 중력의 작용을 받아요. 근데 물속에서는 중력의 제한을 안 받으니까 이전과는 다른 액션을 찍을 수 있었어요.”류승완 감독은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영화들에 대한 선입견 혹은 기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이 부분은 영화감독의 숙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밀수’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스스로 충분히 새로웠기 때문에 익숙함과 새로움의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수중 액션을 할 때 싱크로나이즈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일단 물속에서 가능한 움직임과 시도해 볼 만한 것들을 나눠봤죠. 그리고 싱크로나이즈팀이 무술 감독님과 물속에서 테스트 후 저한테 가능한 것들을 보내줬어요. ‘모가디슈’ 때도 그렇지만 안 해본 걸 할 때는 끊임없는 테스트와 연습이 답이에요.” ◇ 김혜수·염정아 ‘투톱 캐스팅’류승완 감독은 ‘밀수’를 처음 봤을 때부터 김혜수와 염정아를 떠올렸다. 하지만 김혜수는 ‘도둑들’ 촬영으로 물에 대해 공황이 생긴 상태였고, 염정아는 수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두 배우는 주변 동료들 덕분에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고 류 감독 역시 김혜수, 염정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김혜수, 염정아 배우와 미팅할 때 준비한 자료를 보여드린 적 있어요. 그때는 아주 초반이라 출연 결정도 안 한 상태였죠. 저는 그때 ‘이런 걸 보여주면 하고 싶어서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보여줬어요. 두 분 다 멍한 표정을 짓길래 감동한 줄 알았죠. 그런데 알고 보니 염정아 배우는 수영을 못해서 놀란 거고 김혜수 배우는 공황이 온 거더라고요. 경력이 있는 분들이니 무턱대고 한다고 했다가 프로덕션 자체에 피해를 줄까봐 쉽게 선택을 못 하시더라고요. 우리도 그걸 들으니 ‘밀수’가 엎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런 찰나에 해보겠다고 결심을 해주셨어요.”류승완 감독은 김혜수와 염정아를 무조건적으로 믿었다. 그는 배우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마음을 먹으면 해내는 부류의 사람들이라며 수십 년 동안 그것을 증명해 왔다고 했다. 류 감독은 “김혜수 배우는 수중 훈련 때 공황이 왔다. 그런데 해녀들과 함께하면서 서서히 극복했다. 물속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미래소년 코난 같은 표정을 짓고 말도 하더라”라며 웃었다. ◇ ‘밀수’ 여름 영화 빅4 첫 주자‘밀수’는 여름 영화 빅4의 첫 번째 주자다. 코로나19로 긴 침체기에 빠졌던 극장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기에 책임감도 막중할 터. 하지만 류승완 감독은 지난 2021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모가디슈’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해 낸 적 있다. ‘모가디슈’는 361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모가디슈’ 때도 총대 메려고 하진 않았어요.(웃음) 총대를 멘다는 건 저희를 좋게 봐주는 표현 같아요. 2년 전 극장가는 오후 7시 이후에는 티켓 판매가 안 됐어요.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는 상황에서 극장에 영화를 개봉한다는 게 우울했죠. 그때 감사하게도 많은 관객들이 ‘모가디슈’를 보시고 호응해 주셨어요. 그런데 만약 ‘모가디슈’가 유머가 풍부하고 객석의 반응이 중요한 영화였다면 그때 개봉 못 했을 수도 있어요. ‘밀수’도 너무 혹독한 시기에 개봉하고 나니까 ‘이거보다 더 나쁘겠어?’라는 생각으로 개봉을 결정했어요.” 류승완 감독은 1996년 연출을 시작해 영화계에 몸담은 지 27년이 됐다. 박찬욱 감독의 연출부에서 경력을 쌓아왔고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통해 장편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후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아 숱한 명작들을 배출해 냈다.“전 영화계에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있던 사람이에요. 영화라는 건 수많은 전문가가 어울려서 만드는 거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어떤 것을 제안하고 그것에 대해 배우들,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 맞대서 짜다 보면 어느 순간 영화를 만들고 있더라고요. 그게 영화 만드는 것을 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8.03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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