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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현빈, ‘얼굴’ 없이도 재발견 [RE스타]

‘얼굴을 갈아 끼우는 배우.’ 신현빈의 대표적인 수식어다. 이야기에 녹아들어 배역마다 자신을 최적화하던 그가 이번엔 얼굴을 단 한 번도 드러내지 않고도 여느 때보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얼굴’을 통해서다.지난 11일 개봉한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권해효)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 첫 주말 누적 31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개봉과 맞물린 제50회 토론토 영화제 프리미어 시사회에선 연상호 감독의 날카로운 주제 의식이 살아있는 신선한 스토리텔링과 그를 생생히 구현한 주연 배우들의 호연에 호평이 쏟아졌다. 이 중에서도 신현빈은 작품의 제목이자, 이 이야기가 찾고자 추적하는 ‘얼굴’ 정영희 역을 소화하며 표현력을 재조명받고 있다.극중 정영희는 임영규의 아내이자 임동환의 어머니다. 임영규가 ‘기적의 사나이’로 칭송받으며 서체 연구소와 사업체를 만드는 40년 세월 동안 잊혀져 임동환에게는 ‘어릴 적 갑자기 집을 나간’ 존재로 어렴풋할 뿐이다. 그런 그는 어느 날 재개발 예정 부지에서 백골 사체로 발견되면서 사망의 진실에 궁금증을 불러온다. 신현빈이 연기하는 건 회상 속 정영희의 젊은 시절 모습이다. 밤낮없이 기계가 돌던 청계천 의류공장에서 재봉사의 ‘시다’로 일하는 그는 직원들에게조차 무시 받기 일쑤다. 이유는 단순하게 “정영희는 못생겼다”라는 증언으로 정리되는데 작품 밖 관객들은 배우 신현빈을 알든 모르든 그 얼굴이 궁금해진다.얼굴이 화면에 비치면 NG였을 정도로 실험적인 촬영이었다. 배우로선 기본적 표현 창구인 표정이 제한됐지만 신현빈은 목소리는 물론, 자세와 움직임까지 미세하게 조절하며 정영희라는 인물상을 조각했다. 신현빈이 빚은 정영희는 사람들의 차별과 무시 속 기가 죽어 겨우 꺼낸 목소리는 언제라도 뒤집힐 것같이 불안하면서도, 자신이 믿는 신념은 힘주어 또박또박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언제나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어 있으면서도 자신보다도 취약한 이에게 손길을 내미는 다정함이 있다. 이는 연상호 감독이 정영희 캐릭터로 의도했던 “성장 중심의 시대를 지나오는 과정에서 결국 지워버린 것”을 직접적인 메시지 없이도 관객들에게 와닿게 만든다. 특히 작품의 또 다른 중심 설정인 임영규 역의 시각장애도 고려했다며 신현빈은 “박정민이 시각보다 청각이 예민한 연기를 하니 이 사람이 들었을 때 어떻게 느껴질까도 고민하며 목소리 톤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신현빈은 연상호 감독과 시리즈 ‘괴이’로 출발해 지난 3월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과 차기작인 ‘군체’까지 총 네 번의 호흡을 맞춰왔다. ‘계시록’ 촬영 중 이번 ‘얼굴’의 도전적인 촬영 방식과 관련해 연 감독의 상담을 빙자한 출연 제안을 받았다고 알려진 그는 명실상부 연상호 감독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했다.신현빈은 앞서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데뷔했고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의 장겨울 역으로 본격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과 ‘새벽 2시의 신데렐라’ 등에서 주조연을 맡으며 캐릭터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배우 신현빈’은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들리기도 했다.그렇기에 이번 ‘얼굴’은 신현빈의 존재감을 증명하며 필모그래피에 방점을 찍었다. 연상호 감독은 “‘정영희’는 누구의 얼굴도 아니면서 누구의 얼굴도 될 수 있는 얼굴이었으면 했다”며 “가장 놀라웠던 건 편집하면서 ‘정영희’가 얼굴이 안 나오는 걸 잊을 정도로 몰입하면서 보게 됐던 거다. 이건 신현빈이 잘 표현해줬기 때문”이라고 만족을 표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9.16 05:45
스타

한가인 “결혼 안 하고 꾸준히 일했으면 어땠을까” 솔직 심경 (‘자유부인’)

배우 한가인이 ‘경력 단절’에 대한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11일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에는 ‘연예인 친구 거의 없는 한가인의 찐친 배우 신현빈을 만나면 생기는 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영상에서 한가인은 신현빈에 대해 “많지 않은 연예인 친구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사회생활에서 친구를 만나면 마음을 터놓고 지내기 쉽지 않다. 특히 우리는 하는 일 때문이라도 벽을 쌓게 되고, 마음을 보여주기 쉽지 않은데 ‘미스트리스’ 찍으면서 여자들끼리 넷이 있으면서 말도 진짜 많이 했다. 고등학교 친구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가인은 신현빈의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응원하면서도 출산, 육아로 연기 활동을 오래 쉬고 있는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내가 (신)현빈이한테 한 번도 이야기해본 적이 없는데, 저는 일찍 결혼해서 애기 낳고, 배우 생활도 약간 못하고 있다. 그런데 현빈이를 보면서 현빈이가 결혼 안하고 일 꾸준히 하는 모습 보면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나도 결혼 안하고 배우 쪽으로 일했으면 꾸준히 할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아쉬움이 있긴 하다”면서도 “(신현빈이) 우리 처음했을 때보다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가인은 2018년 OCN 드라마 ‘미스트리스’ 이후 차기작이 없는 상태다. 그는 2005년 배우 연정훈과 결혼한 지 12년 만인 2017년 첫 딸을 출산했고 2019년에 둘째 아들을 얻었다. 현재 육아와 함께 유튜브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9.12 18:55
영화

‘얼굴’ 박정민·신현빈, 나영석 PD 만난다

배우 박정민, 신현빈이 나영석 PD를 만난다.2일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영화 ‘얼굴’의 박정민, 신현빈은 이날 오후 7시 유튜브 예능 ‘채널 십오야’ 라이브 방송에 출연, 본격적인 홍보 활동을 시작한다.‘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중 박정민은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인 임동환을 연기했고, 신현빈은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미스터리의 주인공 정영희로 분했다. 이들은 ‘채널 십오야’를 통해 ‘얼굴’과 관련된 흥미진진한 비하인드를 전할 예정이다. 특히 두 사람은 영화 ‘변산’(2018) 이후 현재까지 친분을 이어가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로, 나영석 PD와 함께 특별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편 ‘얼굴’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9.02 09:37
드라마

송중기 소년미 폭발…3년만 안방극장 복귀 ‘마이 유스’ [IS신작]

배우 송중기가 ‘마이 유스’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오랜만에 장르물이 아닌 멜로다. 특장기인 소년미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시청자들에게 풍족함을 선사할지 관심을 모은다.오는 9월 5일 첫 방송하는 JTBC 금요 시리즈 ‘마이 유스’는 남들보다 늦게 평범한 삶을 시작한 선우해(송중기)와 뜻하지 않게 첫사랑의 평온을 깨뜨려야 하는 성제연(천우희)의 감성 로맨스를 그린다.송중기가 연기하는 선우해는 과거 아역 스타로 큰 인기를 누렸으나 현재는 소설가 겸 플로리스트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인생의 전성기 같았던 청춘을 지나 보내고 꽃시장을 누비거나 화분을 손질하는 일상을 살다가 19살 때 좋아했던, 현재는 매니지먼트 팀장이 된 성제연과 재회하며 변화를 맞게 된다. ‘마이 유스’는 송중기가 ‘재벌집 막내아들’ 이후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송중기의 이른바 ‘외모 열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송중기는 영화 ‘화란’, ‘보고타’, ‘로기완’ 등 주로 거친 액션물이나 무거운 주제의 작품을 선택해왔다. 그 작품 속 송중기의 모습도 그늘지고 어두운 느낌이 강했다.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나 ‘빈센조’의 경우도 극중 송중기가 신현빈, 전여빈과 러브라인을 그리기는 했지만 전자는 재벌가 암투를 중심으로 한 회귀물, 후자는 범죄물로 멜로는 양념 같은 소재였다. ‘마이 유스’는 최근 몇 년간의 작품과는 다른 밝고 싱그러운 느낌으로 분위기부터 확연히 다르다.제작사 SLL의 이고운 PD는 “이번 ‘마이 유스’에서 송중기는 잔잔하고 섬세한 장르를 그의 깊이 있는 눈빛과 절제된 연기력으로 아름답게 살려냈다”며 “담백한 매력이 이 작품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특히 송중기가 가진 싱그러운 소년미가 ‘마이 유스’에서 충분히 발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개된 티저에는 선우해가 어른이 되어 성제연과 다시 재회하게 된 장면에서 송중기가 아련한 눈빛으로 천우희를 바라보거나, 두 사람이 함께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비춘 장면으로도 시청자들에게 풋풋한 설렘을 안긴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전에 액션물에 도전했던 송중기는 배우로서 기존의 유약한 이미지를 없애고 싶어 하는 고민이 엿보였다. 다만 다소 어두운 역할을 계속하면서 티켓 파워 부분에선 아쉬웠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 원래 잘했던 것으로 돌아가는 만큼 그간의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고 짚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9.02 05:50
스타

문소리, 유본컴퍼니 전속계약 [공식]

배우 문소리가 유본컴퍼니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16일 유본컴퍼니는 문소리와의 전속계약 소식을 알리며 “대한민국 영화계는 물론 방송계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문소리 배우와 함께하게 돼 영광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 “끊임없이 도전하고 꾸준히 노력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나가는 문소리 배우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문소리는 2000년 개봉한 영화 ‘박하사탕’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이후 영화 ‘오아시스’에서 한공주 역을 맡아 대체 불가한 열연을 펼치며 제23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제5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제39회 백상예술대상, 제1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안주하기보다는 늘 쉽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에 과감하게 도전해 온 문소리는 이후에도 ‘세자매’, ‘리틀 포레스트’, ‘정년이’, ‘지옥 시즌2’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수의 작품에 출연, 힘 있는 캐릭터들을 완벽하게 소화해왔으며 올 상반기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꿈 많은 문학소녀 오애순 역을 열연,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한편 문소리가 이적한 유본컴퍼니에는 조우진, 신현빈, 이원근, 임화영, 이재인 등이 소속됐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7.16 13:09
영화

‘계시록’ 광기의 류준열, 넷플릭스 韓영화 살린 ‘神들린 열연’[줌인]

매 순간 자신을 넘어선다. 배우 류준열이 이번에는 광기 서린 목사로 인생 연기를 갈아치웠다. 류준열의 신작은 지난 2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이다. ‘지옥’ 시리즈를 탄생시킨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모든 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 감독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계시록’은 공개 3일 만에 57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정상을 찍었다. 한국 영화가 글로벌 1위에 오른 건 지난해 봄 공개된 ‘택배기사’ 이후 처음이다.영화의 흥행 이유를 꼽자면 그 중심에는 단연 류준열이 있다. 류준열은 이번 작품에서 개척 사명을 받고 작은 교회를 이끄는 목사 성민찬을 연기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진실이라 믿는 맹목적인 신념의 소유자다. 그는 전과자 권양래(신민재)를 신도 실종 사건의 용의자라고 확신, 신(神)의 계시라 주장하며 직접 단죄하러 나선다. 성민찬은 원작과 갭이 가장 큰 캐릭터이기도 하다. 만화 속 성민찬이 깔끔하게 넘긴 머리와 안경이 트레이드마크인 날카로운 이미지라면, 영화 속 그는 부드럽고 차분한 인상이 강하다. 세속적인 면도 덜어냈다. 본래 성민찬은 탐욕에 눈이 먼 인물로 출발하지만, 영화에서는 신실한 캐릭터로 관객을 맞이한다. 이러한 변주는 극적 반전을 위한 장치로, 모두 류준열의 아이디어였다. 류준열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웹툰에서는 그런 설정이 직관적으로 닿아서 재밌게 느껴졌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캐릭터의 변화 과정이 크게 보여야 관객의 공감도와 몰입도가 높아질 거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류준열 개인의 필모그래피를 나열해 놓고 보면 성민찬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간 프레임 속 류준열은 감정을 응축시켜 폭발하기보다는 내면의 묘사에 조금 더 집중했다. 영화 ‘글로리데이’, ‘리틀 포레스트’, ‘돈’ 등 청춘의 초상을 연기했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비교적 감정의 진폭이 큰 작품에서도 그랬다.예컨대 마약 조직에서 내쳐졌던 비밀 가득했던 ‘독전’의 락이나 세자의 죽음에 휘말렸던 주맹증 침술사 ‘올빼미’의 천경수, 빚 때문에 목숨을 건 게임에 참가했던 ‘더 에이트 쇼’ 배진수 등이 그랬다. 류준열은 복잡다단한 인물들의 감정을 입체적으로 그리되 쏟아내지 않았다. 폭주할지언정 폭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계시록’에서는 다르다. 감정을 삼키지 않고 분출한다. 류준열은 비극적 결과로 향하는 성민찬의 광기와 분노를 시시각각 내뱉고, 또 하나로 응결해 터뜨린다. 이런 지점이 두드러지는 건 중반부 이후다. 설교 장면과 취조실 신, 늦은 밤 폐건물에서 권양래를, 권양래와 이연희(신현빈)를 결박하고 협박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특히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폐건물 신은 상대 배우가 있지만, 사실상 류준열의 독무대에 가깝다. 류준열은 각 1분이 넘는 시간 동안 홀로 믿음을 외치며 극악으로 치달은 성민찬의 모습을 보여준다.하이라이트는 아내 시영(문주연)과의 차량 장면이다. 극중 성민찬은 아내의 간음을 알아채고 고백을 강요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죄를 고하는 시영의 머리에 손을 얹고 “더 크게! 하나님이 너의 죄의 고백을 들을 수 있게 더 크게”라고 소리친다. 이어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어린 양이 이렇게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며 간구를 원합니다. 죄 많은 저희의 회개의 간구를 들어 주옵소서”라며 울부짖는 장면은 단언컨대 류준열의 인생 연기다.류준열은 “안 해본 연기라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 원래 감정 표출 연기를 선호하지 않기도 하고 대중이 좋아해 주는 제 연기는 생활감, 리얼리즘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연상호) 감독님이 직관적 표현을 좋아하셨고 그것이 작품이 추구하는 바와도 맞아떨어졌다. 도전이었지만, 또 다른 연기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돌아봤다.물론 ‘계시록’ 속 류준열이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토해내는 건 아니다. 그는 모든 광기와 분노 끝에 물린 외로움, 혼란스러움 등도 선명하게 그려낸다. 지금까지 류준열의 작품에서 봤던 것들의 확장이다. 류준열은 믿음직한 연기로 성민찬의 세세한 감정까지 살려내며 이야기를 빈틈없이 채운다.메가폰을 잡은 연상호 감독 역시 그의 연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 감독은 “류준열과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연기를 잘하더라. 에너지와 몰입도도 상당했다”며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연출에게 또 스스로 끝없이 질문하고 의심한다. 저 역시 그 과정을 통해 영화의 톤을 찾아나갈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8 05:55
영화

‘계시록’, 연상호가 판 짜고 류준열이 뛰놀고 [IS리뷰]

연상호 감독이 모처럼 땅에 발을 붙였다.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열연, 장르적 쾌감을 엔진 삼아 현실 세계 안에서 인간 내면의 불안과 불신을 들여다본다. 영화는 성민찬(류준열) 목사가 이끄는 한 개척 교회에서 시작된다. 신도 모집에 열을 올리던 그는 우연히 교회를 찾아온 권양래(신민재)를 전도하던 중 그가 전과자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로부터 며칠 후 교회의 어린 신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단박에 권양래를 떠올린 성민찬은 범인을 단죄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그를 쫓기 시작한다.같은 시각 권양래를 쫓는 이가 또 있다. 동생의 죽음 이후 죄책감에 시달리는 형사 이연희(신현빈)다. 신도 실종 사건과 별개로 권양래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던 그는 자꾸만 자신의 시야에 포착되는 성민찬의 행동에서 수상함을 감지하고, 그의 뒤를 밟기 시작한다.‘계시록’은 넷플릭스 ‘지옥’ 시리즈를 함께한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지난 2022년 직접 출간한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큰 골격은 만화에서 그대로 가져왔다.눈에 띄는 점은 ‘지옥’ 시리즈를 비롯한 연 감독의 최근작들과 달리 현실에 기반한다는 데 있다. 근 10년간 초현실적 세계, 크리처물에 집중해 온 연 감독은 ‘계시록’을 통해 본인의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초기작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가 그랬듯, 판타지적인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현실성이 짙게 밴 이야기로 보편타당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물론 연 감독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냉소적인 세계관이라든가 사회 비평적인 시선 등은 유효하다. 이성과 비이성, 선과 악, 믿음 등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테마도 그렇다. 연 감독은 인간의 맹목적인 믿음이 상대의 그것과 동일 선상에 놓여 충돌할 때 어떤 파국을 낳는지, 개인의 신념과 욕망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인간이 어떤 비합리적인 행위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이를 통해 믿음과 신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끝에 희망을 일부 열어둔다는 점은 초기작보다는 최근작과 닮았다. 전달 방식은 언제나처럼 직언과 확언이다. 연 감독은 이번에도 모호함을 전시하는 대신 선명함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캐릭터, 특히 전문가(‘계시록’에서는 정신과 전문의)의 직접적이고 반복적인 화법을 통해서 정확하게 목표에 도달하고 명확한 주제 의식을 설파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전작의 답습이나 영화의 결격 사유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되레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화법을 만나 묵직한 힘을 얻는다.배우들, 그중에서도 류준열과 신민재의 연기는 무섭다. “귀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연 감독에게 질문을 했다는 류준열은 자신이 얻은 답을 차곡차곡 채워 성민찬이란 결과물을 가져왔다. 감정 고저를 매끄럽게 조절할 줄 아는 류준열의 연기는 언제나 오차가 없고, 역시나 나무랄 데가 없다. 류준열로 하여금 이 영화는 심리 스릴러물로서도 완벽하게 기능한다. 신민재는 ‘계시록’의 발견으로 남을 만하다. ‘정이’,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등 연상호 감독이 쓰고 만든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던 신민재는 계시록을 통해 처음 주연 역할에 도전했다. 그간 코믹한 이미지로 주로 소비되어 왔던 그는 권양래의 표정 변화 하나하나까지 정확하게 짚어내 자신의 얼굴에 조각한다.영화 ‘그래비티’, ‘로마’ 등을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이다. 연 감독은 그의 영향 아래 영화의 하이라이트신을 원테이크로 찍었다. 마지막 세 주인공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으로, ‘계시록’의 백미 중 하나다.오는 21일 넷플릭스 공개. 15세 이상 관람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0 06:05
영화

연상호, ‘계시록’으로 견고한 ‘연니버스’ 증명 [IS포커스]

“아직 제 작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 ‘계시록’을 꼭 보시면 좋겠습니다.”연상호 감독이 신작 ‘계시록’으로 돌아온다. 오는 21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 성민찬(류준열)과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 이연희(신현빈)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연니버스’의 초심이자 응축형으로, 연 감독만의 세계를 더욱 견고하게 다질 전망이다.◇‘연니버스’의 확장‘연니버스’는 연상호 감독과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연 감독의 작품 중 대한민국에 벌어진 좀비 아포칼립스 사태를 다루는 것들을 일컫는다. ‘서울역’(애니메이션)에서 출발해 ‘부산행’(영화), ‘집으로’(애니매이션), ‘631’(웹툰)을 거쳐 ‘반도’(영화)로 이어지는 구조로, 하나의 연결 선상에서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한다.하지만 이후 연 감독의 작품세계가 광활해지면서 ‘연니버스’(연출·각본작 기준)도 확장했다. 연상호란 이름을 처음 알린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 칸국제영화제 초청작)까지 거슬러 올라가 재정립된 새로운 ‘연니버스’는 애니메이션 ‘사이비’, 영화 ‘반도’, ‘방법: 재차의’, ‘정이’, 드라마(시리즈) ‘방법’, ‘지옥’,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등 연 감독의 대부분 작품을 총칭한다.얼핏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이 작품들은 핵심 코어가 동일하다. 한국 사회 현실을 은유하고 해독하는 방식이다. 연 감독은 매 작품 현 사회의 문제적 상황을 짚어낸다. 일례로 ‘돼지의 왕’과 ‘사이비’에서는 폭력과 종교로 망가진 인간의 쓸쓸함을 그렸고, 천만 영화 ‘부산행’을 통해서는 ‘헬조선’의 단면을 보여줬다. 가장 최근작인 ‘지옥’ 시리즈는 사회가 낳은 집단의 광기를 동력 삼은 작품이다. 연 감독은 혼란한 사회, 이성이 전복된 세상을 염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속에 놓인 인물들의 맹목적 믿음의 이면을 들춰냈다.이번 ‘계시록’ 역시 이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정확히는 ‘연니버스’ 중에서도 초기작 범주에 속한다. 영화는 종교, 사적 제재 등을 통해 신념과 믿음의 문제를 천착한다는 점에서 ‘사이비’를 연상케 한다. 현실에 완전히 발 붙였다는 지점에서는 ‘돼지의 왕’과도 맞닿아 있다. 연 감독 또한 ‘계시록’을 두고 “제가 인디 애니메이션 감독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제 색깔을 정리한, 응축한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연상호 감독 작품은 ‘지옥 같은 한국 사회’를 기본값으로 한다. 연 감독은 이 사회를 아귀다툼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하나의 지옥으로 본다. 세상을 바라보는 이러한 시선과 태도는 연 감독 작품에서 바뀌지 않는 것으로, ‘연니버스’를 관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지옥이란 세계를 다루는 방법론에 변화를 준다. 사이비 종교, 광신도에서 좀비, 괴물 등으로 옮겨가며 변화하고 있다”며 “이것이 연 감독의 작품을 찾는 이유”라고 부연했다.◇플랫폼의 확장연 감독은 쉼 없이 연출과 집필, 제작을 맡아온 ‘다작’ 감독이기도 하다. 신작 ‘계시록’을 비롯해 박정민 주연의 ‘얼굴’, 전지현 주연의 ‘군체’ 등 개봉 예정작까지 더하면 그가 연출, 각본, 제작으로 참여한 작품은 30편을 웃돈다. 여기에 그래픽 노블까지 창작 범위를 넓히면 그 수는 더 많다.눈에 띄는 점은 작품의 수보다 플랫폼에 있다. 1997년 애니메이션 ‘D의 과대망상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막 치료를 끝낸 환자가 보는 창밖풍경’으로 창작 세계에 발을 들인 그는 ‘부산행’으로 첫 실사 영화를 찍은 후 플랫폼을 다방면으로 확대해 가기 시작했다. 기존 애니메이션과 극장용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영화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종횡무진 넘나들었다. 이 모든 장르를 섭렵한 한국 감독은 연상호가 유일하다.더욱이 연 감독은 각 매체의 장점과 기능을 충실히 따르되 매몰되지는 않는다. 물론 영화, 드라마의 경우 대중성이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선행돼야 하다 보니 애니메이션 대비 상업성이 짙지만, ‘연니버스’에서 통용되는 염세적인 시선과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는 언제나 유효하다. 연 감독은 장르는 물론, 플랫폼의 변주 안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색깔을 새겨 넣는다. 허 평론가는 “더이상 연출자에게 플랫폼의 확장은 부정적 요소가 아니다”며 “특히 연상호 감독에게 플랫폼의 확장은 필요한 조건이다. 다양한 플랫폼을 오갈 때 ‘연니버스’의 확장이 용이하다. 실제 연 감독은 내용적인 측면이 아닌 매체 확장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넓혀가고 있고, 이것이 대중의 공감을 얻는 데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0 06:00
영화

‘계시록’ 연상호 감독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협업, 먼저 연락 와”

연상호 감독이 세계적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의 협업 계기 및 소감을 전했다.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영화 ‘계시록’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가 참석했다.이날 연상호 감독은 영화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 대해 “제 또래 영화감독에게는 작품도 그렇고 영향력이 지대한 감독이다. ‘칠드런 오브 맨’ 등 작품 영향도 컸다”며 “롱 테이크의 대가이자 매 영화에 영화적 발명을 넣는 감독”이라고 말했다.이어 협업 계기에 대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제작사를 통해서 저랑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며 “영어 영화가 아니라 한국어 영화라도 좋다고 했다. 쿠아론 감독이 ‘돼지의 왕’이 칸영화제 초청됐을 때부터 저를 팔로우업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연 감독은 “당시 제가 ‘계시록’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제 전작들이 장르성이 강했다면 ‘계시록’은 한국적 면이 많다. 그래서 ‘이 작품을 어떻게 글로벌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다”고 떠올렸다.연 감독은 “근데 쿠아론 감독이 이 이야기를 되게 좋다고 했다. 한국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되게 보편적일 거 같다고 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며 “이후 편집본 등에서도 여러 버전을 보내며 소통을 나눴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연 감독은 또 “쿠아론 감독은 이 영화로 제가 어떤 비전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 비전을 잘 보여주고 있는지 편집 단계에서부터 마케팅 단계에서까지 계속 이야기했다. 최초 이야기를 이루기 위해서 론칭 순간까지 팔로잉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 감독이 지난 2022년 최규석 작가와 연재한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오는 21일 공개.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18 12:11
영화

전지현, 10년만 스크린 컴백…연상호 감독 ‘군체’ 크랭크인 [공식]

전지현이 ‘연상호 유니버스’에 합류해 10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다.7일 배급사 쇼박스는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군체’의 크랭크인 소식을 알리며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그리고 고수까지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공개했다.영화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건물이 봉쇄되고, 감염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며 생존자들을 위협하는 이야기로, ‘부산행’, ‘반도’,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기생수: 더 그레이’ 등 상상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여온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여기에 전지현과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그리고 특별 출연 고수까지 더해져 올해 한국 영화 최고 화제작 중 하나로 떠올랐다. 특히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에 첫 합류하는 전지현, 지창욱, 고수가 어떤 시너지를 빚어낼지 기대가 모인다. 특히 전지현은 ‘암살’(2015) 이후 약 10년 만의 스크린 컴백이다. 여기에 일찌감치 ‘연상호 사단’으로 활약해 온 구교환, 신현빈, 김신록이 ‘군체’의 빈틈없는 배우 라인업을 완성했다. 구교환은 ‘기생수: 더 그레이’에 이어 ‘군체’로 연상호 감독과 재회했다.연상호 감독은 “너무나도 훌륭한 배우들, 스탭들과 함께 관객이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며 “무척이나 흥분되고 기대감에 부푼 마음으로 그 출발선에 섰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군체’는 3월 크랭크인 후 촬영을 진행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0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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