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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쩌다 사장' PD "차태현-조인성, 실제 동업해도 성공각"
tvN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이 안방극장에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전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6일 방송된 최종회에서 6.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배우 차태현-조인성의 시골 슈퍼 운영기가 목요일 저녁 힐링을 선사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조인성의 데뷔 첫 고정 예능으로 주목받았다. 유호진 PD는 "걱정을 많이 했던 기획인데 무사히 잘 끝나 그저 다행이다"라는 종영 소감을 밝혔다. -'어쩌다 사장'에 대해 자평한다면. "기획 의도는 비교적 잘 담겼다고 생각하지만 출연자 두 분의 인지도와 게스트의 화려함을 생각할 때 성적은 조금 아쉬운 것 같다. 좀 더 잘할걸." -화천 원천상회가 방송 덕분에 명소가 됐더라. "하루에 라면을 80그릇씩 판다고 들었다. 사장님께서 직원을 고용했다는데 그런데도 힘들어서 조만간 라면은 그만한다는 얘기도 있더라. 관광객이 몰리고,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마을에 활기가 생겼는데, 여전히 평화롭고 주민들의 일상은 달라진 게 없지만 뭔가 신기한 한철을 경험한 기분들을 품고 생활하는 듯하다." -가장 기분 좋았던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마지막에 원래 사장님이 찾아왔을 때 검둥이가 반기는 걸 보고 사장님인 걸 알아채 준 게 좋았다. 프로그램의 엔딩을 함께 몰입해 주는 기분이 들었다." -차태현·조인성 씨 조합 자체의 보는 재미가 쏠쏠하더라.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서로를 가장 좋은 선후배라고 생각하며 지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철학적인 동생과 현실적인 큰형. 형은 관리와 경영을 좋아하고, 동생은 요리와 기획을 좋아했다. 진짜 시골에 이런 동업자가 있다면 성공하겠네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연로하신 분들을 배려하고, 아이들과 즐겁게 어울려주는 모습이 있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최고의 사장님들이었다." -겨울을 배경으로 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아무래도 경치가 삭막하고 야외 활동이 어려우니까 걱정했는데, 눈이 내린 아름다움과 실내의 아늑함이 살아서 결과적으로는 좋았다." -가게 메뉴 선정은 멤버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인가. "제작진은 전혀 한 게 없다. 조인성 씨의 지인 장일석 어부와 어머님께서 컨설팅을 해줬다. 실력이 없으면 게를 넣으면 된다는 조언이(웃음)." -시즌2로 여름 편은 볼 수 없나. "여름 편은 불가능할 것 같다. 준비가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데 이미 더워지기 시작했다. 시즌2는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모든 게 막연하다. 출연자들은 최근 다른 작품의 스케줄이 바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사장님 롤 힘들어서 다시 하겠냐'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어서 출연자 분들의 뜻이 더 중요할 것 같다." -화천에서 떠날 때 너무 아쉬웠을 것 같다. 최근에 화천에 대해 언급한 건 없나. "조인성 씨는 아름답고 예쁜 이야기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했고, 차태현 씨는 '인생에 기억에 남을 작품 다섯 편 안에는 들어가겠다'라고 했다." -조인성 씨는 앞으로 어떤 점을 예능에서 보여주면 좋을까. "그간 방송에서 예능적인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고, 본인이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는데 실제로는 무척 재미있는 사람이다. 카리스마가 강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를 기꺼이 내려놓는 소탈함이 있다. 그걸 예능 분량을 위해 하지 않을 뿐인 것 같다. 근데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조인성 씨가 분량 때문이 아니라 맞은편에 앉은 친구를 위해서, 가게에서 만난 손님을 위해서 사람 대 사람으로서 즐거움을 주려는 그런 모습이 많이 포착됐다.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인간 대 인간의 상황을 만들면 정말 매력적인 장면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분이다." -연출할 때 '따뜻한 인간미'를 중시 여기는 것 같다. 이번에 가장 중점을 뒀던 건 무엇인가. "어쩌다 사장이 된 두 배우가 방송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네 청년으로 변해가는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게끔 하는 게 가장 신경 쓴 부분이었다. 초반에는 낯설고 당황스러운 순간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고, 중간에는 적응의 과정, 후반에는 뭔가 느끼고 깨닫는 것들, 그리고 마을에 동화되는 과정을 담고자 노력을 했다. 동시에 두 사람의 좋은 인간성과 그들을 둘러싼 지인들과의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담아내는 것도 중요한 목표였다."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애청해준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자칫 지루할 수 있고 기시감이 있는 프로그램에서 우리 프로그램만의 매력을 찾아내 주는 분이 있다는 게 행복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tvN
2021.05.21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