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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 ‘내딸 서영이’ 상우 “옥탑방 생활부터 이상형까지 닮은 캐릭터”
이들의 안타까운 사랑에 시청자들도 함께 울고 웃었다. 배우 박해진(29)과 박정아(31)가 KBS 2TV 주말극 '내 딸 서영이'에서 각각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아들 이상우와 재벌집 딸 강미경 역을 맡아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그려냈다. 극중 상우는 미경이 자신의 쌍둥이 누나 이서영(이보영)의 시누이라는 사실을 숨긴 것을 알고 배신감에 괴로워하는 상황. 이에 박해진과 박정아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안타까운 심경을 애틋한 눈빛과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내며 안방 극장을 눈물로 적시고 있는 중이다. 각각 3년간의 공백과 걸그룹 출신이라는 한계를 훌륭히 뛰어넘으며 벌써부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주말극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내 딸 서영이'의 명품 조연 박해진·박정아를 만났다.배우 박해진(29)이 한층 더 단단해져서 돌아왔다. 박해진은 2009년 '열혈장사꾼' 이후 3년 만의 복귀작으로 50회에 달하는 KBS 2TV 주말극 '내딸 서영이'를 선택했다. 극중 이보영의 쌍둥이 남동생이자 의대생인 이상우 역을 맡아 차가우면서도 다정다감한 매력을 발산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다. 박해진은 "나와 상우는 자란 환경부터 이상형까지 닮은 부분이 많다"면서 "간만의 컴백이라 만들어낸 캐릭터보다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생각을 전했다. 밤샘 촬영과 쏟아지는 인터뷰·화보 요청을 소화하느라 피곤할 법도 하건만 질문마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지난 2010년 병역비리 논란에 휩싸였지만 지난해 법원의 무혐의 판결로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훌훌 털고 다시 비상 중인 박해진을 만났다.-데뷔작 '소문난 칠공주' 이후 6년 만의 주말극이다."다시 데뷔한 기분이다. 국내 활동을 접은 지난 3년간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연기했다. 국내 복귀에 대한 생각이 간절할 때 나의 마음에 들어온 작품이 '내딸 서영이'였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지닌 상우의 매력에 강하게 끌렸다. KBS 주말극으로 컴백하니 만감이 교차하더라."-상우는 가족을 버리고 부잣집에 시집간 누나 서영이를 너무 냉정하더라."누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니까 그런 것 같다. 시댁에 가족이 없는 고아라고 속였는데 아버지와 동생 곁을 맴돌다가 들키면 어쩌냐. 상우는 서영이가 다시는 찾아오지 못할 정도로 매몰차게 대하는 거다. 누나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갖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상우를 의대에 보냈다. 상우는 그런 누나의 행복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것 아닐까."-무능력한 아버지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하게 대한다."상우도 서영이처럼 아버지에 대한 애증이 있다. 병원비를 내지 못해 아내를 심장병으로 떠나보내고 자식들에게 빚까지 떠안긴 아버지인데 상우라고 안 밉겠는가. 하지만 '나쁜 아버지'가 아니라 '못난 아버지'니까 마냥 미워할 수 없을 거다. 게다가 서영이가 그토록 차갑게 대하는데 상우까지 그러면 아버지는 어디에 기대고 어디에 서겠냐. 사실 나는 서영이처럼 매몰차게 아버지를 대했다. 요즘 상우를 연기하면서 '나는 왜 상우처럼 아버지께 따뜻하게 대해드리지 못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는 그게 최선이었다'고 애써 스스로를 위로한다. 내가 처했던 비슷한 상황을 연기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드라마에 더 깊게 몰입 되는 것 같다." -상우와 본인의 공통점은."옥탑방 생활을 경험한 점이다. 데뷔 직전 고향인 부산을 떠나 2004년부터 2년간 서울에 있는 5층 옥탑방에 살았다. 월세를 몇 달 동안 못 낼 정도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주인이 4층에 살았는데 월세를 독촉할까봐 늘 마음졸이며 생활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까치발로 다니는가 하면 집에 없는 척을 하려고 불을 꺼놓고 생활하기도 했다. 요즘 옥탑방 녹화를 할 때면 당시 생각이 많이 난다." -극중 박정아·최윤영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다. 실제라면 누굴 선택할까."상우처럼 박정아를 선택할 거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애교넘치는 사람보다 시원스러운 성격이 더 끌릴 것 같다.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여자보다 내가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더 좋다."-연애에 대한 생각은 없나."늘 있지만 아직 좋은 사람을 못 만났다. 최근 보영누나에게 '지성 선배와 왜 공개연애 해?'라고 물었더니 '공개 아니야, 들킨거야'하며 웃더라. 생기더라도 들킬 때까지 숨기지 않을까."-2012년도 두 달 남았다."내년 3월까지 '내딸 서영이' 촬영에 매진할 거다. 올해는 3년 만에 복귀했고 서울과 부산에 흩어져 살던 어머니·누나와 17년 만에 한 집에 살게 됐다. 서울 한남동 집에 새 식구인 매형과 조카까지 총 다섯 식구가 모여 산다. 참 행복한 한해다."한제희 기자 jaehee1205@joongang.co.kr
2012.11.25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