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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어게인 트럼프', 셈법 복잡해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3분기 호실적에도 환하게 웃지 못하고 있다. 4년 만에 다시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폐지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겨냥해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현대차그룹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됐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거나 현지 공장을 더 짓는 방식으로 투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트럼프 2기 ‘후폭풍’ 속속 현실화17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한국산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9월 미국 자동차 수출 무역수지 흑자는 248억달러(약 35조원)로 한국의 전체 수출 품목 중 가장 많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현재와 같은 호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당장 2기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집권 시절 내세웠던 무역확장법 232조와 함께 수입차에 10~20%에 달하는 보편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트럼프는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연방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도 부과하려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1962년에 제정된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미국의 통상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량 제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현재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국내 완성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관세 면제 혹은 2.5%의 관세율을 적용 중이다.그러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는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지속해 내세운 만큼 지난 정권 시절과는 달리 관세 변경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IRA 문제도 미국 시장에 친환경차 판매를 촉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의 폐지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IRA는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IRA에 대해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현대차는 7조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 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완공하고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미국 내 친환경차 생산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그러나 IRA가 폐지될 경우 친환경차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미국 내 친환경차의 경쟁력 또한 감소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설상가상 현대차는 수조원을 투자한 HMGMA가 미정부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세액 공제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HMGMA 투자로 기대한 세액공제 규모는 4600억원에 달했다"며 "공장 준공과 가동을 예정보다 앞당기며 악재에 대응을 나섰으나 시작부터 가시밭길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응 전열구축'…현지 생산 강화할 듯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미국통'을 전진배치하는 등의 파격적인 수준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글로벌 최고운영자(CO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내정하며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CEO를 세웠다.또 대외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에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성 김 사장은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관료 출신으로 역대 미국 정부에서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았다.무뇨스 CEO와 성 김 사장은 현대차·기아 총괄 신임 장재훈 부회장과 삼각편대를 구축,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세계 3위 현대차·기아의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를 실시, 서둘러 전열 정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전열을 가다듬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수출 난관을 뚫기 위해 HMGMA 등을 활용,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HMGMA의 연산 규모는 30만대다. 현대차는 물론 기아, 제네시스 등 모든 브랜드 차량을 함께 만들 수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당초 전기차만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하이브리드차 등 다른 차종의 양산 검토에 들어갔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MGMA가 가동되면 현대차의 기존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등과 함께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만 11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다"며 "트럼프 정부가 수입차 관세를 대폭 올려도, 충분히 현지 대응이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현대차그룹은 앞서 미국 지엠(GM)과도 포괄적 협력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양사 협력에는 차량 공동 개발을 통한 생산 비용 절감과 공급망 공동 관리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정부가 자국 자동차 우대 정책을 펴더라도, 현대차그룹도 어느 정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화 전략 외에도 수출 시장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 높은 아시아와 중동 지역이 현대차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인도 점유율 2위, 베트남 점유율 1위에 오를 만큼 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또한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생산물량 증가는 울산, 아산 등 한국 공장들의 물량 축소, 한국의 자동차 수출 전선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산업 보호와 발전이란 차원에서 고민이 아닐 수 없다.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 공장 내 생산차종을 전환하거나 공급망 등을 재편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정책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이익과 부합되도록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18 07:00
금융·보험·재테크

'대출비리 후폭풍',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발목 잡나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후폭풍에 우리금융그룹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당국이 엄정한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 최종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의 변수 우리금융은 28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총 인수 가액은 1조5494억원에 달한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가운데 수입 보험료 기준 6위의 회사다. 지난해 총자산 33조원, 당기순이익 2000억원을 기록했다. ABL생명은 업계 9위로 총자산 17조원, 당기순이익 800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데 증권사 인수에 이어 이번에는 대형 보험사 인수에 나서고 있다. 동양생명·ABL생명의 최대 주주인 다자보험과 지난 6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우리금융은 2개월 동안의 실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이후 다자보험 측과 가격 등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이날 주식매매계약을 했다. 하지만 실사를 진행하던 중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건이 터지면서 인수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주고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부당대출과 관련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지탄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그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있어 경영진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은행은 대규모 부적정 대출 취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우리은행 대출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과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 관련자 주거지 4곳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대출비리 사건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자 우리금융도 인수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라 납작 엎드리는 분위기다. 임종룡 회장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와 관련해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사업계획의 수립,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도 “아직 남아있는 심사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수사기관 압박에 임종룡·조병규 ‘책임론’ 부상 우리금융은 전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던 임종룡 회장이 선임되면서 ‘관치금융’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이 자신들이 사실상 선택한 수장에 대해 ‘철퇴’까지 내릴 수 있을지 관심사다. 특히 이번 우리은행의 대출비리 사건은 금감원이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 과정에서 나온 터라 엄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금감원은 금융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강력하고 추진하고 있는 시점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사건과 관련해 “그간 금감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노력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라며 “이번 대규모 부적정 대출과 관련해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 대응 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이복현 금감원장도 엄정한 조치를 예고해 현 경영진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는 지난 25일 KBS에 출연해 "명확하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도 현 경영진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대출 서류 진위확인을 누락하거나 담보·보증을 적정하게 평가하지 않았고, 대출을 받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등도 용도에 맞지 않게 대출금을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12일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냈던 임종룡 회장은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다시 한번 입장을 냈다. 그는 이날 "어제 우리은행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다.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며 "전적으로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9 07:00
산업

HD현대, AI 엔진 달고 미래 시장 선점 나선다

HD현대가 인공지능(AI) 기술로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AI 기술을 토대로 구축하는 바다 대전환과 육상 혁신을 통해 근본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올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기조 연설자로 나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인프라 건설의 종합적인 혁신 전략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는 HD현대가 지난해 CES 2023에서 제시한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이뤄내기 위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과 함께 그룹의 새로운 미래 비전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친환경·디지털·사이버 보안 등 미래 기술로 새로운 50년을 위한 신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의 중심에는 HD현대의 AI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먼저 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OS)를 구축할 계획이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다. 지난해 12월,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한 바 있다. 또 HD현대는 더욱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선박을 건조·관리하기 위해 선급, 해운사 등과 협력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6월,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4’에서 미국선급협회(ABS), 라이베리아기국(LISCR)과 AI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기술을 활용, 선박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팬오션, 포스에스엠, ABS와 ‘선내 안전관리 및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AI 솔루션 적용’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선내 안전관리에는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AI 선내 안전관리 패키지 솔루션’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 AI 솔루션은 선박 내 주요 장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탄소배출 저감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오션와이즈’가 활용된다. 오션와이즈는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통해 선박의 위치정보만으로도 탄소 배출량을 측정 및 예측,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등 최적의 운항 경로를 제공한다. 외국인·내국인 근로자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선주·해운사에도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AI 서비스도 출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초에 그룹 내 흩어져 있던 AI 조직을 한데 모아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AI센터’로 통합했다. AI센터는 올해 상반기,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번역 서비스 ‘AI Agent(에이전트)’를 출시했다. 전남 영암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선박 건조 현장에 이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다. 상선 분야를 넘어 방산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해 최신예 원해경비함·무인수상정 등을 건조하고 있다. 이 분야는 첨단 기술이 좌우하는 블루오션인만큼 AI 기술력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미국 최고 방산 AI 기업인 팔란티어의 기술을 접목해 무인수상정(테네브리스)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의 원해경비함은 AI 기술이 적용돼 영해 감시, 수색 및 구조, 재난 구호 등 추가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항해 거리와 내구성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2 06:58
금융·보험·재테크

우리은행·우리자산운용, 미 최대 연기금 TIAA 자회사와 IB·펀드 사업 협력

우리은행과 우리자산운용은 글로벌 자산 운용사 누빈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누빈은 미국 최대 연기금인 미국교직원퇴직연기금(TIAA)의 글로벌 자산 운용 자회사로, 12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전 세계 32개국 1300개의 기관과 세계 주요 연기금 등 고객사에 다양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약 1조2000만 달러(약 1389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이번 협약으로 우리은행은 글로벌 우량 인수금융·인프라·부동산 대출 투자 기회를 공동 발굴해 글로벌 IB(투자은행) 경쟁력을 키운다.우리자산운용은 퇴직연금 관련 상품, 글로벌 기업 및 부동산 투자 등 리테일 펀드 출시, 국내 기관 전용 해외 투자 재간접 펀드 출시 등 신규 사업 추진과 상품 라인업 강화에 협력하기로 했다.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대형 운용사인 누빈과의 전략적 제휴로 우리은행과 우리자산운용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IB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며 "이번 협약으로 그룹 내 자회사 간 시너지를 확대해 고객에게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글로벌 펀드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16 16:40
산업

롯데 멀어지는 재계 5위, 깊어지는 고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정자산 기준으로 6위 롯데그룹과 5위 포스코그룹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화학·유통 등의 주축 사업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지 못해 ‘재계 톱5’ 재진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벌어지는 격차, 이차전지 후발주자 핸디캡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확장성 측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화학과 유통 부문에서 외형 확대가 줄어들면서 주춤한 모양새다. 이달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에서 롯데는 포스코에 이어 6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포스코에 내줬던 5위 탈환을 노렸지만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졌다. 롯데의 공정자산 총액은 129조8290억원으로 2023년 대비 1720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계열사 수는 98개에서 96개로 줄었다. 반면 포스코의 공정자산은 132조660억에서 136조9650억원으로 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계열사가 47개로 5곳 증가하면서 외형도 커졌다. 2023년 롯데와 포스코의 공정자산 격차는 2조4000억원 정도였으나 올해는 7조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재계 톱5 그룹과 비교했을 때 롯데의 성장 정체가 부각되고 있다. 다른 그룹들이 조단위의 외형 성장을 보이는 동안 롯데는 1000억원대 성장에 머물렀다. 되려 재계 7위 한화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인수 등을 마무리하면서 공정자산이 30조원 이상 불어났다. K-방산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한화는 롯데와 격차를 17조원대로 좁히며 ‘톱5 진입’을 겨냥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하며 계열사의 수장 교체를 반복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핵심 사업군인 화학 부문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업황 침체로 여의치 않다. 화학군 주축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1353억원을 기록했다. 2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등 ‘중국발 위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차전지 후발주자인 롯데는 2023년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공정자산이 8조원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눈에 띄는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지 못해 정체기를 걷고 있다. 롯데건설 지원 등으로 그룹의 현금 유동성이 경색된 상황이라 일진머티리얼즈와 같은 빅딜도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자 롯데케미칼은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이달 “기초화학·첨단소재·정밀화학·전지소재·수소에너지 5개 사업으로 재편하고, 포트폴리오 별로 전략방향을 재정립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신사업 담당 신유열 부담감 커져 유통 분야에서도 롯데는 경쟁사 대비 고전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에 매출은 3조5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백화점은 1분기 매출이 8156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903억원으로 31.7%나 감소했다.반면 롯데백화점의 경쟁사들은 호조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매출 신장과 동시에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 3.1%, 8.3% 영업이익 증가로 롯데와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롯데 관계자는 “5월 가정의 달에 황금연휴가 즐비해 기대감이 컸다”며 “하지만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석가탄신일 등 ‘매출데이’에 비가 오는 등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안타까워 했다. 정체기 속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하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신유열 전무는 향후 미래 성장 동력 면에서 성과를 내야 승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미래 먹거리의 큰 축인 바이오 사업 확대 과제를 안은 그는 지난 3월 미국 시라큐스대와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 공동개발 협약 체결식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바이로직스가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간 인천 송도의 바이오 플랜트도 중대한 공사다. 2030년까지 3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상반기에 예정된 1공장 착공식에는 신동빈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톱5는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는 숫자다. 포스코는 미래 소재기업으로 전환하면서 확장성이 주목받고 있다"며 "반면 롯데가 톱5에 재진입하기 위해서 미래 성장 동력을 책임지고 있는 신유열 전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30 07:00
금융·보험·재테크

4대 금융지주 수장들 '해외 진출 총력전'

4대 금융사들이 해외 시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지 기업과 손을 잡는가 하면 동남아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대륙별 전략으로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의 포화와 경쟁 격화로 금융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금융당국이 해외 진출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국내 금융사와 함께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에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면서 활로 개척에 힘이 실리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해외 시장 전략을 ‘투 트랙 전략’에서 ‘3X3 전략’으로 고도화하면서 성장동력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동남아, 선진국, 신대륙 시장으로 지역을 구분하고, 투자방식을 기존 인수합병(M&A) 중심에서 현지 기업과 제휴 및 FI(지분투자)로 확대했다. 양종희 회장은 지난 16일 미국에서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과 포괄적 업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동안 블랙스톤과 대체 자산 펀드, 자금조달 분야 등에서 협력해온 KB금융은 이번 MOU를 계기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양종희 회장은 “한국 금융산업이 해외 자산운용 영역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금융사 중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영업에 강점이 있는 외환은행과 합병했고, 전 세계 26개국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올해 1분기 해외 사업 부문에서 18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사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내기도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금융권 IR에서 “2025년까지 그룹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런던지점 자금센터 개설을 시작으로 외환거래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향후 뉴욕지점에도 자금센터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는 등 24시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외환거래 시스템에 속도를 내고 있다.여기에 헝가리와 폴란드 등 동유럽 공략 속도를 높이며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양성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유럽의 유력 금융사인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그룹과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한금융도 해외 시장 확대의 일환으로 퓨처스랩을 구축하며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강점이 있는 일본 시장에서 ‘퓨처스랩 재팬’을 통해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금융당국과 함께 런던에 이어 뉴욕 IR까지 다녀오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도 최근 인도의 타타그룹과 손을 잡고 인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과 타타모터스의 협력은 양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의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해외 시장의 문을 함께 두드려주는 등 규제 개선 작업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금융사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29 07:00
스포츠일반

스포츠토토코리아, ‘너도 나도 단도박(博)’ 행사 성황리 마무리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 스포츠토토코리아가 지난 5월 18일에 진행한 제1회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주간 맞이 ‘너도 나도 단도박(博)’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22일 밝혔다.‘너도 나도 단도박(博)’은 제1회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주간을 맞이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하 예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로 지난 5월 1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1일 간)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일대에서 전개됐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과 인식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으며, 슬로건인 “너도 나도 단도박(博)”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모든 이들이 불법 도박을 끊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너도 나도 단도박(博)’ 행사에는 스포츠토토코리아를 비롯해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희망길벗), 한국마사회(유캔센터) 등을 비롯한 사행산업체 5개 기관 및 중독 예방 관련 전문 8개 기관, 청소년 관련 6개 단체 등 총 19개 기관이 힘을 보탰다.이번 행사에 참여한 스포츠토토코리아는 부스를 마련하고, 각종 이벤트와 캠페인을 전개했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축구 골대를 활용한 불법 근절 슈팅 게임인 ‘청소년도박 SOS 축구 골대 슛팅 게임’ 이벤트를 진행하는 한편, 청소년 도박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도박근절 서약과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잡아라’와 같은 캠페인들도 동시에 이뤄졌다. 이외에도 주로 가족단위로 참가한 시민들은 각 단체가 마련한 부스를 방문하는 스탬프 투어를 경험하며, 푸드트럭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고, 버스킹으로 진행된 축하 공연까지 즐기는 등 자유롭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행사에 동참한 위 19개 기관은 이 날,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 예방 주간 MOU를 맺고, 매년 5월 셋째 주 청소년 도박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관심을 모으고, 힘을 합쳐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이어, ‘청소년 도박 문제 예방 홍보 강화를 위한 협력 체계 구축’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1회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주간 간담회’에서는 학교와 지역센터 일선에서 근무하는 관계들의 경험담을 함께 경청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역시, 참석자 전원이 청소년 도박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공감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보이자는 의견들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이날 참석한 오균 사감위 위원장과 신미경 예치원 원장도 입을 모아 “학부모, 학계, 언론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우리 청소년의 밝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 대응해 나가자”고 호소하며, 결의를 다졌다. 스포츠토토코리아 관계자는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뜻깊은 행사에 가족 단위 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스포츠토토코리아도 이번 행사 취지에 맞춰 꾸준히 청소년 도박 문제 예방과 인식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4.05.22 14:43
산업

알리·테무 공세에 K이커머스 생존 몸부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가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가운데, 쿠팡·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온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는 8881만5000건으로 전년(5215만4000건)보다 70.3% 늘었다. 지난해 전체 통관된 전자상거래 물품은 1억3144만3000건으로 36.7% 늘었다. 전체 해외직구가 늘어나는 규모보다 중국발 직구 규모가 더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그 중심에는 알리와 테무가 있다. 2018년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알리는 지난해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10월 한국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베뉴)를 개설해 한국 셀러를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상품 영역도 가공·신선식품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 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 앱 월간 이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작년 2월(355만명)보다 130% 늘었다.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2위까지 치고 올라와 쿠팡(3010만명)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지난해 7월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 중국계 이커머스 테무도 7개월 만에 581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종합몰 이용자 순위 4위에 안착했다. 알리는 최근 초저가 상품을 쏟아내면서 고객 늘리기에 나섰다. 딸기 한 팩에 1000원, 계란 두 판에 1000원 등의 식이다. 또 알리의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은 서울 인근에 대형 물류센터를 건설하는 등 한국에 3년간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다.이에 맞서 쿠팡·G마켓 등 국내 업체들은 직구·역직구 사업 강화 및 재정비에 들어갔다. 해외 경쟁력 역량을 끌어올려 차별화를 꾀하려는 모양새다.쿠팡은 최근 '로켓직구' 대상 지역을 미국·중국·홍콩에 이어 일본으로 확대했다. 로켓직구의 강점은 '무료 배달'로 와우 회원은 1개만 주문해도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일본 직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일본 직구 서비스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G마켓은 이날 중국 선전에서 현지 셀러들을 초대해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직구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작업이다.역직구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한국 상품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이달 30만개의 G마켓 상품을 소개하면서 그 숫자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연합군을 꾸린 큐텐은 유럽과 미국에서 쇼핑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 위시를 인수하며 북미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했다.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된 쇼핑 플랫폼이다. 현재 전세계 200여 개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큐텐은 계열사인 ‘티메파크’와 거래하는 모든 국내 판매자들에게 전 세계 통합 판로를 열어줄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알리·테무의 저가 공습에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역직구 활성화가 하나의 대안으로 꼽히면서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3.21 07:00
IT

카카오, M&A·IPO 때 투자자 보호 방안부터 마련한다

카카오가 외부 감시 기구의 권고안을 받고 본격적인 경영 쇄신 작업에 착수한다. 윤리 경영은 물론 대규모 투자에 앞서 투자자부터 보호하는 방향성을 설정했다.카카오는 준법·윤리 경영을 지원하는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가 카카오를 포함한 6개 협약 계열사에 개선 방안을 수립할 것을 요청하는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20일 밝혔다.준신위는 '책임 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 등 세 가지 의제와 세부 개선 방안을 권고했다. 협약사는 의제 별 이행 계획을 수립해 3개월 내 준신위에 보고해야 한다.준신위는 첫 번째 의제인 책임 경영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컨트롤타워, 준법시스템, 경영진의 책임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김범수 CA협의체 의장에게는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그룹 거버넌스 체계 개선을 위한 책임을 다할 것을 요청했다. 또 윤리적 리더십의 확립을 위해 협약 계열사들은 경영진 행동 준칙을 제정하고 선언해야 한다.행동 준칙은 공동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을 추구하는 '가치', 공정과 윤리에 위배되지 않는 결정을 내리는 '공정', 핵심 가치 기반의 소통과 이에 따른 비전을 실천하는 '소통', 의사결정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 등 4가지 준수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마지막으로 카카오 그룹이 사회적 신뢰 회복이라는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주주와 파트너를 위한 책임과 상생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하다고 판단했다.이에 협약사에게 주주 가치를 보호하고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인수·합병(M&A), 기업 공개(IPO) 등을 추진하는 경우 반드시 주주 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주주 가치 하락 우려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김소영 준신위 위원장은 "권고 사항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점검하며 카카오의 새로운 내일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사회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올바른 항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반영한 이행 계획 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20 17:34
산업

대법원 한앤코 손 들어...남양유업 60년 만에 오너 경영 마감

대법원이 예상대로 국내 사모펀드의 손을 들어주면서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이 6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4일 대법원판결에 따라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은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주게 됐다. 대법원 2부는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이에 따라 한앤코는 곧바로 남양유업 인수 절차를 밟아 훼손된 지배구조와 이미지 개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됐지만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법정 분쟁과 지분 정리 과정이 남아 남양유업의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남양유업은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가 1964년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한 기업으로 우유업계에서 서울우유 다음으로 줄곧 2위를 지켰다. 국내 기술로 만든 남양분유를 선보인 데 이어 맛있는 우유 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을 히트시켰다.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03년 회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2010년 이후 각종 구설에 오르내리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면서 결국 우유업계 2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넘겨줬다. 이후에는 홍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 오너가 리스크가 끊이지 않았다.경영권 매각의 불씨가 된 홍 회장과 한앤코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1년 시작됐다. 남양유업이 2021년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자 보건당국이 즉각 반박하고 나서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문제가 커지자 홍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체결했다가 같은 해 9월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계약 이행을 미룬다며 2021년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고 이날 대법원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한앤코는 “M&A 계약이 변심과 거짓주장들로 휴지처럼 버려지는 행태를 방치할 수 없어 소송에 임해왔는데, 긴 분쟁이 종결되고 이제 홍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만 남았다. 이와 관련하여 홍 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며 “아울러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들을 세워나갈 것이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 주인이 된 한앤코는 주로 기업의 지분 인수 후 성장시켜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되파는 '바이아웃' 형태의 전형적인 사모펀드이다. 앞서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했다가 기업 가치를 높여 5년 만에 인수 가격의 두 배 넘는 가격에 매각했다. 최근에도 SK해운 등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 기업들을 인수해왔다.이날 대법원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소송 등 법적 분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주식양도 소송과 별개로 홍 회장은 한앤코를 상대로 회사 매각 계약이 무산된 책임을 지라며 3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지난 2022년 1심에서 패했다.한앤코도 2022년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500억원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홍 회장은 대유위니아그룹과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홍 회장은 한앤코와 계약을 해지한 뒤 대유위니아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남양유업 인수를 위해 협약을 맺고 계약금으로 320억원을 줬지만,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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