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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애플통장' 나왔는데…삼성·네이버 통장 길 열릴까

미국에서 '애플통장'이 나오면서 '네이버통장' '삼성통장' 등도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금융업계는 국내 환경이 미국과는 크게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지난 17일 연 4.15%의 이자를 지급하는 '애플 카드 저축계좌'를 내놨다. 이 계좌는 '월렛' 앱에서 개설할 수 있어 아이폰 이용자라면 어렵지 않게 접근이 가능하다. 애플 계좌는 개설에 따른 수수료나 최저 예금 요건도 없다. 맡길 수 있는 최대 금액은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약 3억3000만원)이며, 애플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3%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업계는 애플이 자체적인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해석한다. 2014년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출시한 이후 송금서비스인 '애플캐시'를, 이어 지난 2019년에는 애플카드를 내놨다.또 지난달 28일에는 후불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레이터’를 출시했다. 애플페이 레이터는 이용자당 최대 1000달러까지, 최장 6주에 걸쳐 구매 대금을 4번에 나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단기 대출과 유사하다.특히 업계는 애플페이 레이터를 위해 서비스 신청과 신용 평가, 대출 등 일련의 절차를 애플이 자체적으로 수행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주목했다. 이로써 애플이 미국에서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는 총 5가지로 확대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IT기업 중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과 제휴해 지난해 11월 출시한 서비스다.일명 '네이버통장'은 결제액의 최대 3%가 포인트로 쌓이고 최대 금리 연 4%로 혜택이 적지 않지만, 제약이 많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 서비스 대상이기 때문이다.이에 현재 최대 50만좌까지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통장 최대 한도는 100만원이며, 금융위 재허가 없이는 사업이 내년 11월 2일 종료되는 시한부 서비스다. 현재까지 네이버통장은 49만2000개 계좌가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 측은 신설할 수 있는 계좌 수를 늘려달라고 당국에 요청한다는 계획이다.애플의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삼성통장'을 자체적으로 내놓기는 더욱 어렵다. 네이버처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돼야 하는데, 이마저도 '은산 분리' 훼손 논란을 넘어야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온 게 출시 후 9년이라는데, IT기업이 직접 금융 사업을 하는 건 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안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특히 은산 분리 문제를 넘어야 한다는 점도 숙제다"고 말했다.그는 '애플통장'의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내 IT기업에도 열어주지 않는 문이어서 진출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기존 은행들의 반발에도 부딪힐 것"이라고 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4.24 07:00
경제

카카오는 '금융' 키워 인정받는데…'꼼수' 지적받는 네이버

네이버의 금융 시장 진출이 순조롭다. 최근 QR코드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 시장까지 나서면서 금융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가 먼저 금융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두 빅테크가 새로운 금융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이 둘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3분기 매출 1조3608억원, 영업이익 29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76% 늘어난 2353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네이버쇼핑 사업의 성장과 더불어 '핀테크(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매출이 크게 기여했다.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통장미래에셋대우CMA’, 일명 '네이버통장'을 출시하며 금융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고, 보험 전문 법인을 설립하며 보험업 진출에 시동을 걸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4분기 오프라인 포인트 QR 결제와 함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출 출시로 SME(중·소 상공인)를 위한 핀테크 서비스 출시를 공식화했다.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1월에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위한 대출을 미래에셋캐피탈과 확대할 예정이다"고 예고했다. 이렇게 네이버가 금융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역할을 키우고 있긴 하지만, 정작 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빅테크는 카카오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앞서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출범해 기존 금융권과 정면 대결을 펼쳐왔다. 증권업에서도 지난 2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사명을 바꿔 직접 진출했다. 즉, 카카오는 4000만명이 넘는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탄탄한 금융사와 정면 대결한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는 카카오가 금융권에서 인정받는 이유기도 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기존 은행권이 디지털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카카오뱅크는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금융당국의 규제 안에 있어 시중은행과 동일 선상의 경쟁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는 당국의 규제를 비껴간다는 게 금융업계의 불만이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은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는 전자금융업자이기 때문에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서 규제가 느슨하게 적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그저 금융 플랫폼의 역할만 내세우며 기존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상품을 출시해 왔다. 대표적으로 '네이버통장'만 봐도 네이버의 자체 금융 상품이 아닌 미래에셋대우의 CMA 상품이었다. 게다가 이 상품은 예금자 보호도 안 되는 금융투자상품인데, 마치 네이버 자체 '은행 통장'인 듯한 광고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은행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세미나에서 김지식 네이버파이낸셜 법무정책실장은 "빅테크의 금융진출은 금융권 경쟁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처럼 책임은 지지 않되 중개만 하겠다는 것인데, 금융투자중개업자로 인가받지 않고 경쟁을 하겠다는 소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세력 확대를 거스를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책임이 동반되는 면허는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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