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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회 아카데미] 입담꾼 윤여정, 브래드 피트도 웃긴 '말말말'

윤여정은 타고난 재치로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특히 직접 영어로 이야기하면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소문난 입담꾼, 윤여정의 어록을 모아봤다. "브래드 피트! 우리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시상자인 배우 브래드 피트와 만난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 '미나리'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브래드 피트에게 그는 "나이스 투 미츄!"라는 인사를 건넸다. 이어 "브래드 피트! 나이스 투 미츄! 우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 만나게 돼 영광이다"라는 농담을 던져 좌중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이어 짧지 않은 수상 소감 속에서 여러 가지 재치 넘치는 어록을 남겼다. 그는 "나는 한국에서 왔다.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 분들은 내 이름을 '여여'라고 부르거나 '정'이라고 부르는데, 모두 용서해 드리겠다"며 "나는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는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나. 다섯 후보 모두 다 다른 역할을 영화에서 해냈다. 우리 사회에서 경쟁이란 없다. 나는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어쨌거나 정말 감사드린다. 두 아들에게도 감사하다. 두 아들이 저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는다. 김기영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 나의 첫 감독이었다. 나의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나의 수상을 기뻐하셨을 거다. 정말 감사드린다"는 웃음과 감동을 넘나드는 소감을 밝혔다. "고상한 척 하는 영국분들" 윤여정은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Film Awards)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직설적이면서도 예의를 갖춘 입담으로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상을 줘 감사하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 상은 특히나 '고상한 척하는(snobbish)' 영국분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수상 직후 윤여정의 특별한 수상 소감은 트위터 등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여정이 이 수상 소감으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대사를 외울 수 있는 한 영화 안에서 살고 싶어요" 연기를 향한 진심을 담은 인터뷰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50년이 넘는 경력을 가졌지만, 여전히 밤잠을 설치게 하는 질문이 있다며 "어떻게 촬영장에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나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불러도 될까.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내가 대사를 외울 수 있는 한 계속해서 영화 안에서 살고 싶다"고 밝혔다. "아시안 증오 범죄는 끔찍한 일"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미국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 증오 범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민감하고 어려운 이야기임에도 윤여정답게 자연스러운 화법으로 무거운 사회적 문제를 꼬집었다. "두 아들이 한국계 미국인이다. LA에 살고 있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 아들은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노인이라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증오 범죄 가해자들)은 노인을 노린다'고 염려한다. 아들은 내가 (증오 범죄) 공격을 받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자신의 사적인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이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나라가 넓으니까 상도 많구나" 이토록 '쿨'한 배우가 또 있을까. '미나리'로 연기상을 셀 수 없이 많이 받아도 언제나 '무심한 듯 시크'하다. 국내 매체와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연기상을 휩쓴 소감을 묻자 "사실 지금 상패는 하나 받은 상황"이라며 "그다지 실감은 못 하고 있다. 말로만 전해주니 실감을 못 하고 있다. 내가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도 없기 때문에 '나라가 넓으니까 상이 많구나' 하는 정도"라고 이야기해 웃음을 선사했다. "나는 늙은 여배우니까 이제 힘든 건 하기 싫어요" 뾰족하게 허를 찌르면서도 둥글게 웃음으로 모두를 감싸 안는다. 윤여정의 입담 비결이다. 지난해 초 '미나리'가 최초 공개된 제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는 이런 입담이 뜨겁게 빛났다. 윤여정은 진지하게 소감을 밝힌 스티븐 연 등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다들 진지하다. 그런데 난 저렇게 진지한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난 한국에서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지만 이 영화는 사실 하기 싫었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인데다 독립영화였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고생을 하게 된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영화가 잘나왔다. 나는 늙은 여배우니까 이제 힘든 건 하기 싫다. 그런데 정이삭 감독이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을 '들었다 놨다'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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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프로 아직 하고 있어?’ 공중파 유령 프로그램의 현재

"그 프로그램 아직 하고 있어?"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희미한 프로그램들이 방송사의 속을 썩이고 있다. 화려한 스타나 색다른 포맷 등을 내세워 방송 초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나 회를 더 할수록 존재감을 잃어가는 프로그램이 그 장본인들.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는 일명 '유령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지, 어떤 점들이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지 살펴봤다.▲SBS '고쇼(GO SHOW)'다 갖췄다고 생각됐다.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존재감을 갖춘 톱스타 고현정이 난생 처음 MC를 맡는다니 그 희소성만으로도 금요 예능 왕좌는 따논 당상이라 예상했다. 걸쭉한 입담꾼 윤종신과 정형돈, 김영철 등도 지원사격을 한다니 더할나위 없이 든든해보였다. 첫 게스트도 화려했다. 제대 후 그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본 적이 없는 조인성과 천정명이 함께 출연해 고현정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시청률도 첫회부터 두자릿수(10.5% 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넘기며 잘 풀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바로 한계를 드러냈다. 중심을 잡아야할 고현정은 쿠션에 얼굴만 파묻어 ‘정수리쇼’란 말까지 들어야했다. 윤종신과 정형돈의 진행에 맞장구치는 존재로 전락하더니 급기야 방송 한달만에 PD가 바뀌는 내홍까지 겪었다. 시청률은 날개를 잃은 듯 계속 곤두박질쳤다. 1회 이후 다시 두자릿수 시청률이 나오기까지 14회를 넘겨야했다. 15회 윤여정 최화정 기 센 두 여배우를 게스트로 초대하고 나서야 11.3%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시 한자릿수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지난 5일 25회 방송은 5.6%의 애국가 시청률을 찍기에 이르렀다. 당초 6개월만 진행하기로 했던 '고쇼'는 최근 15회 연장 계약을 확정지었다. 올 연말까지 계속 '고쇼'를 볼 수 있을 전망이지만 어디로 갈지 모르는 프로그램의 갈지자 행보는 보는 시청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당초 고현정의 카리스마에만 너무 기대를 걸었던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개 오디션이라는 포맷도 별다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토크쇼의 재미를 좌우하는 큰 요인중 하나가 게스트 섭외인데 이 역시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앨범 홍보 이상의 인생을 얘기할 수 있는 게스트 섭외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MBC '나는가수다 시즌2'형만한 아우없다는 속담을 여실히 증명한 비운의 프로그램이 됐다. 지난해 3월 출범한 '나는가수다 시즌1'은 전파를 타자마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포맷과 화려한 출연진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프로 가수들을 공개 경쟁시켜 순위를 매긴다는 잔혹하기 짝이없는 방식은 평균 16~17% 시청률을 이끌어내며 환호를 받았다. 심지어 출연 가수들은 등수에 상관없이 모두 온라인 음원차트를 싹쓸이해 가요계의 일대 지각 변동을 가져왔다. 이에 힘입어 시즌 2를 기운차게 출범했으나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신드롬급 인기는 온데간데 없고 시청률 5~6%대에 머물며 전작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 이는 시즌1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운 생방송 경연이라는 무리수에 기인했다는 시각이 높다.가수들의 경연인 만큼 음향이 중요한데 생방송이라 최상의 퀄리티가 보장되지 못한데다 MC들 조차 마음이 앞서 비속어를 남발하고 어설픈 진행으로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렸다는 지적. 결국 방송 4회만에 사전녹화 방식으로 회귀했다. 사운드 한계를 보완하고 완성도 높은 경연을 위해 용단을 내렸다는 것이 제작진의 변이었다. 그러나 갈대처럼 줏대없는 결정은 시청자나 가수 모두에게 혼란을 주었고 이는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즌1,2를 통틀어 50여명의 가수가 거쳐간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더이상 나올 가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가수가 출연했기에 보여줄 것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 궁여지책으로 등장한 새가수 선발전도 이같은 논리를 뒷받침한다. 한 관계자는 "누가 경연중인지, 탈락했는지도 모르는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는 '나가수'가 언제까지 지리한 경연을 계속할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KBS2TV 청춘불패 시즌2착한 농촌 버라이어티라는 신개념을 창조한 청춘불패는 꾸준히 8%대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니아층의 두터운 사랑을 받았던 청춘불패는 지난해 11월 시즌2를 달고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기대와는 달리 지지부진한 성적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첫회 7%는 그나마 가장 나은 성적표였다. 이어 6%대 5%대 4%대로 나락을 모르고 떨어지던 시청률은 16회에 이르러 3.8%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6일 방송에서는 손연재의 리듬 체조 갈라쇼에 밀려 결방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시즌1의 무대였던 농촌에서 어촌으로 배경만 바뀌었을 뿐 프로그램의 진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밥 짓고 게임하는 의미없는 순환의 반복. 그나마 KBS 2TV '1박2일'처럼 재미도 감동도 없다. 미쓰에이 수지, 소녀시대 효연 등 '핫 한' 스타들을 불러놓고 캐릭터를 살리지 못해 '병풍'처럼 세워놓기 일쑤다. 최근에는 올림픽 스타 등 특급 게스트 잡기에 매달렸지만 '반짝 효과'도 보지 못했다. 구원 투수 이영자는 오히려 프로그램에 불을 질렀다. 걸그룹 멤버들의 엄마 캐릭터를 맡았지만 착한 엄마보다는 나쁜 엄마에 가깝다. 멤버들을 윽박지르고 구박하는 모습이 재미보다는 짜증을 부른다. 한 예능 PD는 "바쁜 스케줄에도 시간을 내는 걸그룹 멤버들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아직 어린 친구들이라 스스로 프로그램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다. 전문 MC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이영자 카드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의 재활을 위해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2012.10.0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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