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4건
해외축구

'경기 중 심정지' EPL 루턴 로키어 의식 회복…상대 팀도 "언제나 함께할 것" 응원 메시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던 루턴 타운 수비수 톰 로키어(29·웨일스)가 다행히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루턴 타운 구단은 1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로키어는 병원으로 이송된 뒤 안정된 상태다. 가족들과 함께 병상에 머무르며 추가적인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로키어의 쾌유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앞서 로키어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본머스와의 2023~24 EPL 17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가 홀로 쓰러졌다. 그는 이미 지난 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EPL) 승격 플레이오프에서도 같은 상황을 겪었던 던 바 있다.의식을 잃고 홀로 쓰러져 있는 그의 모습을 본 선수들이 다급하게 의료팀을 불렀다. 상대 팀인 본머스 선수들이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후 그라운드 위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로키어는 산소호흡기를 찬 채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선수들은 우선 라커룸으로 향했고, EPL 사무국은 “로키어와 모든 선수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1-1 상황에서 경기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로키어의 몸 상태에 모두의 걱정이 쏟아진 상황. 다행히 루턴 타운 구단의 공식 발표를 통해 팬들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구단은 “경기장에서 심정지를 일으킨 뒤 들것에 실려 나갈 당시에도 반응이 있었던 걸 확인했다. 경기장 안에서 추가적인 치료를 받았다. 두 구단 의료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전했다.이어 “양 팀 선수들은 사랑하는 팀 동료이자 친구를 그렇게 떠나보낸 뒤 경기를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스태프들이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던 점에 대해 참석한 모든 서포터들에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런데도 로키어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박수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지금은 모두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로키어와 그의 가족들에게 사랑과 응원을 보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이 소식을 접한 본머스 구단도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로키어의 상태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을 듣고 안심이 됐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로키어, 그리고 그의 가족과 함께할 것이다. 빠르게 조치를 취해준 의료진 분들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응원과 화합을 해주신 경기장 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웨일스 국가대표 센터백이자 팀의 주장인 로키어는 지난 2012~13시즌 잉글랜드 4부리그 브리스톨 로버스에서 데뷔한 뒤 팀의 5부리그 강등 이후 3부리그 승격까지 이끌었던 수비수다. 이후 찰턴 애슬레틱(2부)을 거쳐 2020~21시즌부터 루턴 타운에서 뛰고 있다. 지난 시즌엔 2부리그 42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EPL 승격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역시 EPL 15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팀의 수비라인을 지켜왔다.그는 지난 5월 코벤트리 시티와의 2022~23시즌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 당시에도 전반 8분 만에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동료들은 그가 쓰러진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감격의 승격 소식을 병상으로 전했다. 천만다행으로 당시에도 그는 의식을 회복했고 “의료팀 덕분에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했다.당시 회복 후 곧바로 그라운드로 복귀한 그는 7개월 만에 다시 한번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지는 아픔을 겪게 됐다. 이번 시즌 복귀는 물론 앞으로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김명석 기자 2023.12.17 09:53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유벤투스와 5부리그 노츠 카운티의 120년 우정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80㎞ 떨어진 곳에는 전설적인 의적 로빈 후드의 도시 노팅엄이 있다. 노팅엄의 인구는 32만 명에 불과하나, 이 도시에는 유서 깊은 프로축구팀이 2개나 있다. 노츠 카운티(Notts County)와 노팅엄 포레스트가 바로 그들이다. 노츠 카운티의 홈구장인 메도우 레인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시티 그라운드는 트렌트 강을 사이에 두고 겨우 270m 떨어져 있다. 잉글랜드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두 클럽의 경기를 '노팅엄 더비'라고 부른다. 하지만 두 클럽이 같은 리그에서 더비 경기를 가진 것은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노팅엄은 노츠보다 최소한 한 단계 높은 리그에 속했기 때문이다. 노팅엄은 리버풀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2연패한 잉글랜드 클럽이다. 그에 반해 노츠 카운티는 1부리그에서 1992년 강등당한 이후 계속 추락해 현재는 5부리그에 속해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성적으로 인해 노츠 카운티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클럽은 세계축구사에 2개의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노츠 카운티 로고: 클럽의 상징과도 같은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셔츠로 인해, 노츠 카운티는 ‘The Magpies(까치들)’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필자가 많이 받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클럽은 어느 팀인가?”이다.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이 질문의 정확한 답을 알아보자. 사우스요크셔 주에 위치한 셰필드는 잉글랜드의 ‘스포츠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스포츠와 연관이 많은 도시다. 이곳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 셰필드 FC가 1857년 창단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885년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을 축구에 도입 하나, 셰필드 FC는 그들의 아마추어 원칙과 뿌리를 고수하며 프로 전환을 강하게 거부했다. 따라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클럽인 셰필드 FC는 아마추어 팀이고 현재 8부리그에 속해 있다. 그렇다면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팀은 누구일까? 1862년 창단된 노츠 카운티다. FA보다도 1년 먼저 설립된 노츠 카운티는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리그인 ‘풋볼 리그’가 1888년 출범할 때, 이에 참여한 12개 팀 중 하나였다. 노츠 카운티가 남긴 또 하나의 위대한 유산은 그들의 셔츠와 관계 있다. 이들은 1890년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셔츠를 도입한 이후, 구단 역사의 대부분을 이 색상과 함께했다.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셔츠를 입은 클럽은 여럿 있으나, 이 중 대표주자는 이탈리아의 최고 명문 클럽 유벤투스이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흑백 줄무늬 셔츠를 입은 것은 아니었다. 1897년 토리노에서 창단한 유벤투스는 원래 핑크색 셔츠를 입었다. 그러나 계속된 세탁으로 인해 셔츠의 색이 퇴색되자, 1903년 클럽은 새로운 색상의 셔츠를 도입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유벤투스 선수단에는 잉글랜드 출신의 존 새비지가 있었다. 클럽은 새비지에게 세탁을 해도 색이 변형되지 않는 셔츠를 잉글랜드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능한지 물어본다. 이에 새비지는 자신의 고향 팀 노츠 카운티에 도움을 청했고, 이를 흔쾌히 허락한 클럽은 자신들의 셔츠를 토리노에 보냈다. 유벤투스는 흑백 줄무늬의 뚜렷한 대조와 강력한 느낌의 디자인을 가진 노츠의 셔츠에 한 눈에 반했다고 한다. 유벤투스의 상징이 된 ‘비안코네리(Bianconeri, 흰색과 검은색을 의미)’는 이렇게 탄생했다. 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셔츠를 입었지만 두 클럽의 성적은 극명하게 갈린다. 유벤투스는 흑백 줄무늬 셔츠를 입은 지 2년만인 1905년 이탈리아 챔피언에 처음으로 등극한다. 또한 유벤투스는 미셸 플라티니, 지네딘 지단, 잔루이지 부폰 등과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을 이끌고 세리에A의 최다 우승팀(36회)이 된다. 그에 반해 잉글랜드의 작은 클럽 노츠 카운티는 160년의 역사 동안 1부리그에서 보낸 시즌은 30번에 불과하다. 최고 성적도 FA컵 우승(1894년) 한번이 전부다. 2011년 9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끄는 유벤투스가 4만 1000석 규모의 최신식 구장을 오픈할 때, 이들의 개장식 경기 상대는 빅 클럽이 아니었다. 초청 상대는 당시 3부리그에 속해 있던 노츠 카운티였다. 유벤투스는 유럽 축구의 거인으로 성장했지만, 자신들의 정체성인 비안코네리를 전해준 노츠 카운티를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2019년 5부리그로 강등된 노츠 카운티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유벤투스는 116년 전의 빛을 갚기 위해 노츠에 셔츠를 보내주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셔츠 제조사가 아디다스인 관계로, 이미 퓨마와 계약이 되어있던 노츠는 이 제안을 정중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돈이 축구의 모든 분야를 지배하는 시대에 빅 클럽인 유벤투스가 작은 클럽인 노츠 카운티를 상대로 보여준 끈끈한 우정은 동화 같은 스토리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3.22 08:01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세계에서 가장 미움을 받는 축구팀

모든 축구 팬에게는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클럽이 있다. 더불어 지독히 싫어하는 팀도 꼭 있다. 특정 클럽을 싫어하는 이유는 보통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라이벌 관계라서. 둘째, 좋은 성적을 계속 거두는 팀에 대한 거부감과 질투심에 의해. 셋째, 특정 선수나 감독이 맘에 안 들어서. 넷째, 구단주의 클럽 경영 방침에 거부감을 느껴서. 다섯째, 클럽의 과거 행적이 못마땅할 때. 이외에도 클럽이 가지고 있는 종교적 배경이나 팬들로 인해 비호감이 될 때도 있다.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클럽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싫어하고 경멸하는 팀은 있다. “세계에서 미움을 가장 많이 받는 클럽은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진 독자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필자는 4개 언론사 자료를 참고했다. Sports Brief는 우크라이나에 기반을 둔 온라인 스포츠 미디어다. talkSPORT와 sportskeeda는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영국 매체로 각각 스포츠 전문 라디오 방송과 스포츠 전문 매체다. SportMob은 축구 뉴스를 전달하는 앱으로 9개국 언어로 서비스된다. 이들 언론사가 조사한 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표에 속한 대부분의 팀은 규모가 크고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소위 말하는 빅 클럽이다. 그에 반해 다른 클럽들과 체급이 맞지 않는 밀월(Millwall)에 눈길이 간다. 런던 남동부에 위치한 밀월은 137년의 구단 역사 중 1부 리그에서 보낸 시즌이 두 번에 불과하다. 이들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988~89시즌 1부 리그로 승격했고, 그 해 10위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해 20위를 기록한 뒤 2부 리그로 강등됐다. 밀월은 성적으로는 내세울 게 없는 클럽이다. 대신 밀월은 웨스트 햄과의 치열한 라이벌 관계와 가장 위협적인 훌리건을 가진 것으로 악명이 높은 팀이다. 이들의 폭력성을 그린 영화가 10편이 넘는다. 국내에서 엄청난 흥행을 거둔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주인공 에그시(테런 에저튼)도 동네 불량배 시절 밀월 팬이었다. 이들의 공식 구호가 "No one likes us, we don't care(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지만, 우린 신경쓰지 않아)"다. 잉글랜드 팬들이 대표적으로 싫어하는 클럽이 밀월이다. 3개 언론사 순위에 오른 RB 라이프치히도 흥미로운 케이스다. 이들이 왜 미움을 받는지 이해하기 위해 클럽의 역사와 독일 축구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009년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회사 레드불은 당시 5부리그에 있던 SSV 마르크란슈테트를 인수, RB 라이프치히로 이름을 바꾼다. 이후 레드불은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클럽 창단 7년 만에 5부 리그에서 1부 리그인 분데스리가로 승격시킨다. 축구는 독일 사회에서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독일에는 '50-plus-one(50+1)'이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어떤 개인이나 기업도 구단의 지분을 50% 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구단의 소유권은 대중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이프치히가 50+1 규정을 준수한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하위 리그 시절부터 그들이 지출한 자금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기업명이 팀 이름에 들어가면 안 되는 규정 때문에, RB 라이프치히의 RB는 Red Bull이 아닌 Rasen Ball(잔디 공)이라는 클럽 주장에도 여론은 냉소적이다. 누가 봐도 Red Bull의 이니셜인데 규정을 교묘히 피하기 위한 꼼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업화로부터 스포츠의 진실성(integrity)을 지키려는 독일 사회에서 레드불은 클럽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라이프치히는 가짜를 의미하는 플라스틱(plastic) 클럽으로 불릴 때도 있다. 첼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함께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비호감으로 찍힌 팀이다. 영국 신문사 데일리 미러는 매년 팬들이 선정한 EPL 비호감 팀 순위를 발표한다. 불명예 자리 1위는 보통 맨유의 차지였으나, 2016년 조사에서는 첼시가 EPL 최고 비호감 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토트넘 팬들이 첼시에 몰표를 던졌는데, 같은 런던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 의식 외에도 첼시 팬들의 반유대주의(anti-Semitic) 구호에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저 그런 중위권 팀이었던 첼시는 2003년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주가 되면서 탈바꿈한다. 아브라모비치의 전폭적인 투자로 첼시는 EPL을 대표하는 빅 클럽으로 성장했다. 이런 첼시를 복권에 운 좋게 당첨된 품격 없는 졸부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또한 성공을 돈으로 샀다고 첼시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축구 팬들도 있다. 물론 첼시 팬들은 이를 자신들의 성공을 질투하는 라이벌 클럽 팬들의 투정으로 치부한다. 아울러 첼시에서만 19년을 뛴 원클럽맨 존 테리의 인종차별 발언, 불륜 스캔들 등 그와 연관된 사고와 논란 등도 첼시를 비호감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외에도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젊은 재능을 많이 영입하나 1군에서 기회를 거의 주지 않고, 이들을 임대 보냈다 다시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첼시의 유스 정책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7.06 06:06
축구

실력도 성격도 ‘나이스 가이’ 이청용

“정말 나이스하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선수, 코칭스태프,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이청용(32)을 칭찬한다. 11년간 잉글랜드(볼턴, 크리스털 팰리스)와 독일(보훔)에서 활약한 이청용은 지난달 K리그로 돌아왔다. 최근 자체 연습경기 도중 하프라인에서 장거리슛으로 골을 터트렸다. 훈련 때면 테이핑도, 뒷정리도 스스로 한다. “독일에서는 나이를 떠나 다 그렇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를 향한 칭찬이 자자하다. 지난해 최종전 패배로 준우승했던 울산은 이청용이 15년 만의 우승을 이끌어주길 바란다. K리그는 다음 달 8일 개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축구장 풍경이 달라졌다. 최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청용은 “(고) 명진이 형네 얹혀사는데, 집과 훈련장만 오간다. 물병도 뚜껑에 등 번호가 적혀있어 자기 걸 마신다. 경기 전 악수도 없다. 경기 중 대화와 몸싸움은 종목 특성상 어쩔 수 없다. 무관중 경기로 시작해 아쉽지만,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팬 앞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귀국 때만 해도 독일의 지인들은 “한국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이청용은 “한국 상황이 좋아져 다행이다. 한편으로는 어려움을 겪는 독일의 친구와 한인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K리그는 선수 연봉 삭감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청용은 “많은 유럽 팀들이 관중 수입 감소로 손해를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해도 되고 부정적으로 생각지 않는다. 팀 전체가 힘든 상황이라면 선수들도 동의할 거다. 다만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계속 팀 훈련을 해왔다. 손실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설명하고, 선수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여주기 식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기존에 박주호·이근호 등을 보유한 울산은 윤빛가람·조현우·정승현 등을 새로 영입했다. 선수층이 두터워 베스트11을 두 팀도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이청용은 “신구조화가 잘 돼 있다. 다른 팀의 견제가 심할 것 같다. 잘 준비해야 한다. 나는 측면뿐 아니라 중앙에서도 뛰며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올 시즌 예상 최우수선수(MVP) 1위다. 울산에서 전북으로 떠난 지난 시즌 MVP 김보경과 경쟁 구도다. 이청용은 “내가 볼턴, 보경이가 카디프시티에서 뛸 때 맞붙었다. 그때도 (보경이는) 중요한 선수였고, 막기에 까다로웠다. 보경이가 썼던 클럽하우스 방을 내가 쓴다. MVP의 기운을 이어받겠다”며 웃었다. 친정팀 FC서울과 맞대결에 대해선 “서울은 제 마음속에서 굉장히 특별한 팀이다. 하지만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 그래도 골을 넣더라도 세리머니는 못할 것 같다. 그게 친정팀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이청용은 볼턴에서 뛰던 2011년 오른쪽 정강이뼈 골절상을 당했다. 가해한 상대 선수 톰 밀러는 잉글랜드 5부리그 AFC 필드에서 뛰고 있다. 이청용은 “나도 (밀러 유튜브) 영상을 봤다. 처음엔 원망도 했지만, 그저 사고다. 오히려 내게는 경기장 밖으로 나가 인생을 큰 틀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래전에 용서했다. 밀러가 아직도 선수로 뛰니 보기 좋다. 하지만 시간여행이 가능해도 부상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K리그로 돌아온 지금 행복한 데다, (과거로 돌아가면) 소중한 내 딸이 없을 수도 있지 않나”라며 웃었다. 지난해 보훔 경기를 보러 왔다가 소매치기를 당한 한국 여성 팬이 있었다. 그를 통해 이청용의 미담이 전해졌다. 이청용이 기차역까지 데려다주고, 밥도 사주고, 안부 이메일도 보내줬다는 내용이었다. 이청용은 “보훔까지 멀리 찾아온 팬이라 고마웠다. 유럽 여행이었다는데, 캐리어와 지갑까지 잃어버린 상태였다.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어 사인 유니폼을 드렸다”고 소개했다. 박지성(39)은 국내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은퇴했다. 이청용은 “지성이 형은 K리그에 뛸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워하더라. 내가 (국내 복귀) 용기를 내지 못하자 지성이 형이 ‘못 갈 이유가 뭐 있냐. 어떤 리그인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K리그 복귀에 실패한 기성용(31)은 스페인 마요르카로 떠났다. 이청용은 “스페인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집 앞 마트만 겨우 다닌다고 하더라. 집에서 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 도구를 이용한 훈련으로 컨디션을 유지한다고 하더라. 친구지만 대단하다. 스페인 리그를 잘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 구자철(31·알 가라파)과 달리 이청용은 대표팀에서 은퇴하지 않았다. 이청용은 “사실 2년 전 태극마크 반납을 고민했다.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이청용 89경기) 욕심을 내는 건 아니다. 우선 기회를 준 벤투 감독님에게 배울 부분이 많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어서 (계속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청용은 대표팀과 서울에서 빨간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울산에서 자신의 이름처럼 푸른 유니폼을 입는다. 그는 “파란색을 더 좋아한다. 아직은 푸른 유니폼이 낯설지만, ‘정말 내 팀’이라고 받아들이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4.28 08:41
스포츠일반

이청용, "톰 밀러 오래 전 용서, K리그 돌아와 행복해요"

“나이스하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 선수와 코치진, 스태프는 이청용(32)을 두고 똑같은 말을 했다. 11년간 잉글랜드(볼턴, 크리스탈 팰리스)와 독일(보훔)에서 활약한 이청용은 지난달 국내 K리그로 돌아왔다. 이청용은 최근 자체 연습경기 중 하프라인 인근에서 장거리슛으로 골을 터트렸다. 훈련 때 스스로 테이핑하고 뒷정리까지 한다. 그런 그를 두고 칭찬이 자자하다. 지난해 최종전 패배로 준우승에 그친 울산은 이청용이 15년 만의 우승을 이끌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이청용을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딛고 K리그가 다음달 8일 개막한다.“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 일정에 맞게 잘 준비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코로나19 여파로 달라진 축구장 풍경은.“물병은 뚜껑에 등번호가 적혀있어, 각자 따로 마신다. 경기 전 악수를 나누지 않는다. 경기 중 대화와 몸싸움은 축구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집과 훈련장만 오가는데, (고)명진이 형 집에 얹혀 살고 있다. 집안 일을 돕고, 쉴 땐 축구게임을 한다. ‘맨체스터 더비’를 많이 하는데, 명진이 형이 맨시티, 내가 맨유를 고른다. 실력은 엇비슷하다.” -무관중 경기로 개막한다.“팬이 없는 축구장을 상상해 본 적도, 뛰어 본 적도 없다. 무관중 경기를 선호하지 않지만, 거기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가 하루 빨리 종식돼 팬들 앞에서 뛰고 싶다.” -지난 3월 보훔을 떠나 한국에 들어올 때만해도, 독일보다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더 안 좋았다.“당시 주변에서 ‘시기가 좋지 않은데 왜 한국에 들어오느냐’고 하셨다.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일사람들, 보훔 동료들, 한인들이 걱정된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사라졌으면 한다.” -팀 훈련 때 의무트레이너 대신 직접 테이핑하고, 뒷정리까지 스스로 하는데.“크게 힘든 일이 아니다. 한국은 나이를 중시하는 문화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나이를 떠나 다 똑같은 선수다. 독일에서도 다들 그렇게 해와서 내겐 특별한 일이 아니다.” -울산은 기존 박주호·이근호 등에 새롭게 윤빛가람·조현우·정승현·고명진 등을 영입했다. 자체 연습경기를 하면 A급 3팀이 구성된다는 말까지 나온다.“팀에 좋은 선수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아서 든든하다. 신구조화가 잘 되어 있다. 리그가 시작해봐야 알겠지만, 굉장히 좋은 분위기 속에서 준비하고 있다. 내가 서울에서 뛸 때도 K리그는 쉽지 않은 리그였다. 상대팀 견제가 많을 것 같아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 포지션의 경우 측면 뿐 아니라 중앙에서도 최근 뛰어왔다.” -훈련 후 코칭스태프가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눈다. 이청용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어 나가려는 느낌이 드는데.“제가 메시나 호날두도 아니고(웃음). 나를 중심으로 꾸려간다기보다는, 주장 (신)진호를 통해 의견을 나눈다. 울산 선수단은 어느 때보다 강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성적이 잘 나올 것 같다.” -올 시즌 예상 최우수선수(MVP) 1위에 올랐다. 지난해 MVP 김보경(전북)과 경쟁구도다. “많이 부담되지만 그만큼 팬들이 기대해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볼턴, 보경이가 카디프시티에서 뛸 때 맞대결했었다. 보경이는 당시에도 카디프에서 중요한 선수였다. 전북에도 큰 도움이 될 선수다. 막기 껄끄러운 선수다. 전북으로 이적한 (김)보경이가 지난해 울산클럽하우스에서 썼던 방을, 지금 내가 쓰고 있다. MVP 기운을 받겠다(웃음).” -2009년 입단했던 친정팀 FC서울을 떠나게 됐다. 앞날을 응원해주는 서울 팬들도 있다.“감사하게 생각한다. (기) 성용이 관련된 일도 있고 해서 어느 정도 아시는 것 같다. 서울은 제 마음 속에 굉장히 특별한 팀 중 하나다. 물론 서울과 경기에 나선다면,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골을 넣는다면 세리머니는 못할 것 같다. 첫번째 프로팀이자 친정팀에 대한 예의이자 기본정신이다.” -K리그에서 ‘선수 연봉 삭감’ 관련해 논의가 진행 중이다.“유럽의 많은 팀들이 관중수입 등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 연봉삭감과 관련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개인적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클럽 전체가 힘든 상황이면 선수들도 동의할거다. 다만 유럽팀과 달리 국내팀은 경기를 못할 뿐이지 훈련은 계속하고 있다. 정확한 손실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 선수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물타기나 보여주기식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2011년 프리시즌 경기 도중 오른쪽 정강이뼈 이중골절 부상을 당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첼시, 리버풀 이적설이 나오던 시기였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부상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나.“물론 선수로서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생각한다고해서 되돌아갈 수 있는건 아니다. 부상을 통해 경기장 밖에서 많은걸 느꼈고, 인생을 큰 틀에서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안타깝거나 속상하지 않다.” -부상을 입힌 톰 밀러가 최근 잉글랜드 5부리그 AFC 필드에서 뛰고 있는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나도 그 영상을 봤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원망도 했지만, 하나의 사고라고 생각한다. 오래 전에 용서했다. 톰 밀러도 그 사건 이후로 축구에 대해 느낀 부분이 있었을 거다. 아직도 선수생활을 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행운이 있길 바란다. 현재가 중요하고, K리그 돌아온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 만약 시간을 되돌린다면 소중한 내 딸도 지금 없을 수도 있지 않은가(웃음).” -보훔 경기를 보러왔다가 소매치기 당한 한 한국여성팬이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역까지 데려다주고, 밥도 사주고, 안전을 우려해 이메일 주소도 적어줬다던데.“보훔까지 멀리 찾아온 팬분들께 너무 감사했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했다. 첫 유럽여행이었다는 그 분은 캐리어와 지갑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조금이나마 위로를 해드리고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가셨으면해서 사인 유니폼을 드렸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유일하게 자기 집에 재운 후배로 알려져있다.“지성이 형의 집에서 잔 적은 없다(웃음). 좋아하는 형이라서 집에 자주 가긴했다. 형이 맨유에서 뛸 때 볼턴과 차로 30분 거리였다. 영국에서 종종 가족을 초대해줬다. 제 딸이 지성이 형 아이의 장난감을 재미있게 갖고 놀았다(웃음).” -박지성은 박찬호(야구)와 달리 국내무대에서 은퇴하지 못했다. K리그행 두고 조언을 해줬나.“생각이 복잡하고 용기가 안 날 때 굉장히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줬다. 지성이 형은 K리그에 뛸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더라. 지성이 형이 ‘못 갈 이유가 뭐가 있겠어. 어떤 리그인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해줬다.” -요즘 ‘해버지(해외축구 아버지)’ 박지성의 맨유 시절 경기를 다시 보는 게 인기다.“코로나19 여파로 축구경기가 없다보니 축구팬들이 예전 경기를 찾아보는 것 같다. 나도 최근 맨유와 PSV 에인트호번 경기를 봤다. 지금 봐도 지성이형과 (이)영표 형은 대단하다. 아쉽게도 볼턴 경기는 중계를 안 하더라(웃음).” -K리그 복귀를 타진하던 기성용은 마요르카로 떠났다. 스페인은 코로나19 상태가 심각한데.“연락을 자주하는데, 집 밖에 거의 못 나가고 마트만 겨우 갈 정도라고 하더라. 집에서만 훈련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도구를 이용해 컨디션을 유지하더라. 내 친구지만 대단한 것 같다. 건강하게 지내 다행이다. 스페인 리그를 잘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한다.” -친구 기성용과 구자철(알 가라파)은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대표팀 은퇴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사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팀에서 은퇴하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에 못 나가게 됐다. 그 이후 벤투 감독님이 팀을 맡아 기회를 주셨다. 제가 배울만한 부분이 많고, 한국축구에 큰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현재 이청용은 89경기)을 채우려고 무리하게 욕심내는 건 절대 아니다. 벤투 감독과 함께 굉장히 재미있게 했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어느정도 있어서다.” -FC서울에서는 빨간 유니폼을 입었는데, 울산은 파란 유니폼이다. 별명이 ‘푸른용(청용)’인데, 평소 빨간색과 파란색 중 어느색을 더 좋아하나.“원래는 파랑색을 좀 더 좋아하긴 했는데, 대표팀과 서울에서는 빨간 유니폼을 입었다. 울산의 파란 유니폼이 아직 낯설지만, 리그에서 추억을 만들어가다보면 어느 순간 ‘정말 내 팀이다’ 받아들이는 순간이 올거라 생각한다.” 울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4.27 14:27
축구

'월콧 쐐기골' 아스널, 서튼 꺾고 8강… 링컨시티와 격돌

아스널이 5부리그팀 서튼 유나이티드를 꺾고 영국축구협회(FA)컵 8강에 올랐다.아스널은 21일(한국시간) 영국 서튼 겐더 그린 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FA컵 16강 원정경기에서 서튼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8강 진출에 성공한 아스널은 또다른 돌풍의 팀 링컨시티(5부리그)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결과는 승리였지만 5부리그 팀을 압도하는 공격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전반 27분 그라니트 샤카의 패스를 받은 루카스 페레스가 왼발 슈팅을 때려 선제골을 만든 것이 아스널의 첫 골이었고, 후반 9분에는 테오 월콧이 쐐기골을 뽑으며 자존심을 지켰다.월콧의 골 이후에는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아스널은 여러 번의 돌파에 이은 공격 기회에도 유효슈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2-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7.02.21 08:03
축구

축구종가, '5부리그의 반란'으로 들썩

'축구종가' 영국이 '5부리그의 반란'으로 들썩이고 있다.잉글랜드 내셔널리그(5부리그)의 서튼 유나이티드와 링컨 시티가 주인공이다. 두 팀은 나란히 2016~2017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16강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영국 런던에 인접한 인구 4만 명의 소도시 서튼은 여느 영국 지역처럼 축구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하지만 유럽 축구의 중심인 런던과 맞닿아 있다보니 축구로 주목을 받을 일이 없었다. 런던에는 첼시, 아스널, 토트넘 등 프리미어리그(1부리그) 빅클럽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그런 서튼팬들이 모처럼 어깨에 힘 줄 일이 생겼다. 올 시즌 FA컵에 나선 서튼이 강호들을 차례로 쓰러뜨리고 있다. 지난 12월 4일(한국시간) 대회 2라운드 첼턴햄 타운(4부리그)을 2-1로 잡은 서튼은 지난 달 17일 3라운드 AFC 윔블던(3부리그)을 상대로 재경기 끝에 3-1 승리(8일·1차전 0-0무)를 거뒀다. 서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1월 29일 벌어진 4라운드(32강전)에서 리즈 유나이티드(2부리그)를 1-0으로 잡았다.무서운 기세로 전진하는 서튼은 이번 대회 최대 고비를 맞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지난 달 31일 발표한 FA컵 16강전 대진에 따르면 서튼은 오는 18일 홈 구장인 겐더 그린 레인에서 아스널과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에 올라있는 아스널은 FA컵 최다우승(통산 12회·공동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자랑하는 강호다.영국 현지 언론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집중 조명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5부리그 팀 서튼과 빅클럽 아스널의 대결은 FA컵 16강전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튼 사령탑 폴 도스웰 감독은 아스널과 만나게 된 것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스웰 감독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3라운드 윔블던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결승에 오른 거나 다름없다'고 격려했다"면서 "4라운드 리즈전을 준비하면서 '유럽축구선수권(유로) 결승에 오른 거나 마찬가지'라고 기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랬던 우리가 아스널과 맞붙게 되니 이건 '월드컵 결승전'과 비교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5리그 팀 링컨도 동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12월 6일 올드햄 어슬래틱(3부리그)을 난타전 끝에 3-2로 잡은 링컨은 지난 달 18일 재경기 끝에 입스위치 타운(2부리그)을 1-0(8일·1차전 2-2무)으로 제압했다. 링컨은 지난 달 29일 브라이튼 호브 앨비언(2부리그)마저 3-1로 꺾고 16강을 확정했다. 서튼과 비교하면 링컨의 상황은 조금 낫다. 링컨은 16강전에서 번리(1부리그)를 만난다. 프리미어리그 12위에 그치고 있는 번리는 아스널보다 한 수 아래다.나란히 1부리그 팀을 만난 서튼과 링컨이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FA컵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종종 '마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부 리그 팀은 정예멤버를 꾸리면서 사력을 다하지만 정규리그를 비롯해 각종 대회를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1부리그 팀은 컵대회 등에는 팀의 2진급 선수를 내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달 29일 펼쳐진 토트넘과 위컴 원더러스(4부리그)의 32강전만 해도 그렇다. 1.5군을 내보낸 토트넘은 경기 내내 끌려가다 2골을 쏟아낸 손흥민(25)의 활약에 힘입어 간신히 역전승을 거뒀다.FA컵 16강 대진이 발표되자 영국 축구팬들은 5리그 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한 축구팬은 "아스널이 서튼에 패하는 장면을 꼭 보고 말테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또 다른 팬은 "약팀이라고 우습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주영 기자 2017.02.01 06:00
축구

[김상열의 BE Story] 슬로베니아에서 만난 두 한국인, 박인혁과 박동현

김상열 통신원은 영국 런던에 거주 중이다. 잉글랜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한국인 축구단 ACTS29 FC대표를 맡고 있고 E&C이사를 겸임 중이다. 자연스럽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을 즐겨 찾는다. 'BE Story'는 'Behind EPL'의 약자로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전해지지 않은 뒷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슬로베니아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나라다. 동쪽으로는 헝가리,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남쪽으로는 크로아티아 그리고 북쪽으로는 오스트리아에 둘러싸여 있다. 물론 축구도 유럽에서는 변방국가로 치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작은 항구도시이자 관광도시인 코페르 지역은 거주하는 한국인이 없다. 하지만 이 곳에서 꿈을 키우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있다. 슬로베니아 1부리그에서 6위인 FC코페르에서 뛰고 있는 박인혁과 2부리그 3위인 NK안카란에서 뛰고 있는 박동현이 그 주인공들이다.두 사람은 이 곳에서 연습경기 도중 우연히 만나 가끔씩 만나서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며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박인혁은 95년생이며 올림픽대표 출신이다. 그는 영등포공고시절부터 연령별대표를 거쳤다. 대학교 1학년때인 2015년 6월 독일분데스리가의 호펜하임과 계약을 할만큼 유망주였다. 입단하자마자 2부리그팀인 FSV프랑크푸르트로 임대되어 한 시즌을 뛰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부터 슬로베니아 FC코페르에서 뛰고 있다.그는 슬로베니아로 온 이유에 대해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시즌동안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래서 임대가 끝난 후에 경기를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슬로베니아리그의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다. 경기장도 작고 팬들도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더 열심히 해서 조금 더 나은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더 생긴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독일에서 뛰어 보고 싶다”고 털어놨다.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은 역시 올림픽과 관련이 있다. “올림픽 최종선발전에 열린 4개국 친선대회 온두라스전에서 동점골을 넣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쉬웠던 순간 역시 올림픽 최종선발에서 탈락했을때다"라고 얘기한 박인혁은 "그래도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던 거다. 바로 인정했고 동료들을 응원했다"고 얘기했다.태극마크를 달아본 기억은 그에게 좋은 자극으로 남았다. 박인혁은 “이곳에 온 이상 꼭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싶다. 그리고 좋은 모습을 보여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옆에서 함께 얘기를 듣던 박동현은 내심 박인혁이 부러운 듯 했다. 96년생으로 박인혁보다 한 살 어린 박동현은 예원예술대를 자퇴하고 부모님을 설득해 무작정 유럽축구에 도전한 패기 넘치는 선수다. 2016년 1월 오스트리아5부리그 팀에 입단해 6개월을 뛰고 이번 시즌부터 NK앙카란에서 뛰고 있다.박동현은 “지금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다만 구단 상황 때문에 임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서 경제적인 부분이 힘들다. 내가 주장해서 이 곳에 왔는데 부모님께 경제적인 도움을 받아야하는 것이 너무 죄송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그런 박동현을 버티게 하는 건 축구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다. 박동현은 “이 곳 2부리그는 용병이 팀당 1명 밖에 뛸 수 없는 만큼 경쟁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올 해 좋은 모습을 보여서 1부리그에서 뛰고 싶다"며 "지금 소망은 같은 지역에 있는 1부리그팀이자 (박)인혁이 형이 있는 FC코페르에서 뛰는 것”이라고 전했다.태극마크까지 달아본 박인혁과 열정뿐인 무명의 선수 박동현은 밟아온 길이 판이하게 다르다. 꾸는 꿈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모습은 비슷하다. 외로운 그 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좋은 모습으로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를 기대한다.코페르(슬로베니아)=김상열 통신원, 정리=김희선 기자 2016.10.17 07:25
축구

노리치 휴튼 감독 경질…英 축구에 흑인 감독 ‘0명’

잉글랜드 프로축구에 흑인 감독이 사라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에 흑인 감독이 사라졌다. AP는 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노리치시티가 크리스 휴튼 감독을 경질하면서 잉글랜드 프로축구에는 5부리그까지 통틀어 흑인 감독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노리치시티는 프리미어리그 17위다. 강등권인 18위 풀럼에 승점 5점 앞서 있지만 성적 부진의 이유로 휴튼 감독을 경질했다. 휴튼 감독이 감독직을 내려놓음으로써 잉글랜드 프로축구에는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은 물론 5부리그까지 통틀어 흑인 감독이 한명도 없게 됐다. AP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인종 차별을 반대하는 리그로 자부심을 내세우지만 흑인 감독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이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비교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1999년부터 감독이나 단장 등 구단 고위직을 선임할 때 흑인이나 소수 민족 출신을 최소 한 명 이상 후보에 넣을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허먼 오슬리 잉글랜드 축구협회 인종차별 반대위원회 의장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예를 잉글랜드에 곧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이현아 기자 hihyuna39@joongang.co.kr 2014.04.08 10:32
축구

과묵한 이청용, 부진한 대표팀에 ‘쓴소리’

'블루 드래곤'이 다시 날기 시작했다. 이청용(25·볼턴)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11년 6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국내팬 앞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이청용은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활력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정확도 높은 패스로 전체적으로 답답했던 한국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 후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청용의 플레이가 워낙 좋았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이청용은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증명해 보였다. 이청용은 2011년 7월 뉴포트카운티(잉글랜드 5부리그)와의 프리시즌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태클에 걸려 오른 정강이뼈 이중골절을 당했다. 10개월 동안 재활을 거쳤고,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때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지만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로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부상 후유증 탓에 과감한 돌파와 패스플레이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청용은 올 시즌 소속팀 주전 미드필더로 꾸준하게 출장해 시즌 5골 4도움(FA컵 포함)을 기록하며 조금씩 일어섰다. 상대 수비가 거칠게 태클해도 피하지 않았다. 이청용은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부상 부위도 완전히 통증이 없다. 전처럼 좋은 모습 보일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고 밝혔다.이청용은 대표팀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26일 카타르전 직후 "이겼지만 보완할 점이 많다. 팀 색깔이 두드러지게 나온 경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1년 6월 이후 부상으로 1년 3개월동안 대표팀과 인연을 접었던 이청용은 달라진 대표팀 분위기에 대한 지적도 한 적이 있다. 지난 20일 훈련 때 그는 "부상 전 대표팀은 활발하고 밝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우즈벡전을 앞두고 합류해 느낀 것은 팀에 대화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부진했던 최강희팀 입장에서는 곱씹어볼 만한 발언이었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3.03.28 08:04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