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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지만 개성있는 중소 韓영화들, ‘단독 개봉’으로 관객 눈도장

11월 개봉한 중소규모 한국 영화들이 외화 대작과 맞설 틈새 전략으로 눈길을 끈다. 바로 멀티플렉스와 손잡는 ‘단독 개봉’이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일 개봉한 그룹 위키미키 출신 김도연 주연 호러코미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하 ‘아메바 소녀들’)은 개봉 당일 누적 관객 4280명을 기록하며 독립·예술영화 박스 오피스 1위에 등극, 전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안착했다. 이 작품은 CGV 단독 개봉 작품으로 스크린 203개, 상영 횟수 410번으로 얻은 성과다.같은 날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 공승연 주연 제철소 재난영화 ‘데드라인’은 첫날 누적 관객 6765명을 모아 전체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스크린 184개, 상영 횟수 365번인 작품이지만 모든 극장에 와이드 개봉하는 한국 영화 ‘청설’, ‘아마존 활명수’와 외화 ‘베놈: 라스트댄스’, ‘레드 원’을 잇는 순위를 기록했다.멀티플렉스를 비롯한 여러 극장에서 최대한 많은 관을 확보해 상영 횟수를 늘리는 것은 모든 영화의 목표이지만, 지금 극장가 상황처럼 할리우드 대작을 제외하곤 비슷한 규모의 작품이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즉 관객의 눈에 띄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것이다. 최근 중소규모 작품들에서 목격되는 멀티플렉스 한 곳과 계약을 맺는 단독 개봉 방식은 작품에 경쟁력을 부여하는 양상이다. CGV는 ‘아메바 소녀들’에 앞서 지난달 30일 리처드 용재 오닐이 참여한 음악 영화 ‘하와이 연가’를 단독으로 개봉했으며 롯데시네마는 심은경과 감독 4명의 앤솔로지 영화 ‘더 킬러스’를 지난달 23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또 이달 초 개봉한 ‘4분 44초’는 CGV의 ‘밤낚시’를 이어받는 롯데시네마의 첫 스낵 무비로서 홍보 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3만 관객을 돌파했다.이 같은 개봉 방식은 작품 배급사와 멀티플렉스의 양측에 ‘윈윈’으로 작용한다. 한 홍보사 관계자는 “실험적이기에 취향을 타는 독립예술 영화도 멀티플렉스 한 곳에서 단독 계약을 맺으면 오히려 관객 눈에 띄는 효과가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마케팅 비용을 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배급 관계자 또한 “모든 극장에 걸리진 않더라도 확실한 한곳과 계약하는 것이 안정된 상영관을 확보하고 극장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작품을 부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멀티플렉스 입장에서는 개봉작 선정으로 타사와 차별화된 브랜딩 효과를 기대한다. 롯데시네마는 ‘롯시픽’이라는 기획전을 진행하며 국내외 재개봉 명작과 신작을 아우른 단독 개봉 라인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각 극장이 수집한 관객의 선호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크린에 걸 작품을 선정하기에 모두가 선호할 만한 무난히 대중성 높은 작품이 아니더라도, 자사에서 검증된 마니아 관객층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단독으로 계약을 맺는 식이다. 그중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는 작품이 생기면 데이터로 쌓여 다음 작품 선정에 반영되고 그것이 곧 극장의 브랜드 색깔을 만들어 충성 고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이처럼 단독 상영은 작품과 멀티플렉스가 상부상조하는 창구로 기능하지만, 더 많은 상영관을 무조건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규모가 큰 상업영화와 달리 단독 개봉은 중소규모 작품들이 최적의 마케팅 비용으로 선택과 집중해 작품을 잘 알려보고자 할 때 채택되는 방식”이라며 “극장과 GV 이벤트나 기획전 등 홍보를 협력할 수 있어도 결국 관 배정과 흥행은 관객에게 얼마나 선택받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11 05:35
예능

‘이나영♥’ 원빈, 14년 공백 이번엔 진짜 깰까 “차기작 검토중” ing (‘사당귀’)

지춘희 디자이너가 배우 원빈, 이나영 부부의 근황을 언급해 관심이 쏠린다.10일 오후 방송되는 KBS2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지춘희 디자이너가 여행을 함께 다닐 만큼 절친한 원빈, 이나영 부부의 근황을 전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춘희의 ‘미스지콜렉션 2025 S/S 컬렉션’이 소개되며 연말 시상식을 방불하게 하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 나영희와 최명길은 물론 차예련-주상욱 부부, 오연수-손지창 부부와 함께 권상우, 고경표, 명세빈, 자우림의 김윤아까지 대한민국 문화계를 점령하고 있는 스타가 총출동해 전현무도 “진짜 제작발표회 같다”라며 감탄했다는 후문.이에 박경림이 제작발표회에서 꼭 만나고 싶은 배우로 원빈을 지목하자 지춘희는 “지금도 대본을 보고 있긴 하다”라고 전한다. 여기에 이나영이 지춘희 디자이너를 위해 보낸 “오래오래 옆에서 함께 해달라”라는 깜짝 영상 편지가 이날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원빈은 지난 2010년 영화 ‘아저씨’ 이후로 작품활동을 멈춰 두문불출설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2017년 영화 ‘스틸 라이프’(가제)를 차기작으로 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제작이 잠정 중단되며 복귀가 무산됐다. 그러던 중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올해로 개봉 20주년을 맞았으나 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이 재개봉 행사에 참여한 것과 달리 원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5월 재개봉 기자간담회 당시 강제규 감독은 “원빈에게 4~5년 만에 연락했는데 전화번호가 바뀐 거 같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또 장동건은 최근 ‘보통의 가족’ 인터뷰에서 “저도 (원빈과) 연락한 지는 오래됐다”라며 “(원빈이) 두문불출한다기보다는 주변에 사람들은 만나고 있는 거 같다”며 조심스럽게 밝혔다.한편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40분에 방송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10 14:38
영화

“대만=청춘 사랑” 불패 공식 될까 ‘청설’→‘그 시절' 리메이크 풍년

청춘 로맨스 장르의 신흥 강국이 나타났다. 유명 대만 청춘 영화를 리메이크한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첫 공개를 마친 ‘청설’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그 주인공이다.먼저 오는 11월 6일 개봉을 확정 지은 ‘청설’은 청각 장애 수영선수 동생 가을(김민주)을 둔 여름(노윤서)과 그에게 첫눈에 반한 취준생 청년 용준(홍경)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10년 국내 개봉해 사랑받은 동명의 대만 영화와 달리, 주인공이 언니로 설정됐다. 꿈이 없어 고민인 남자가,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동생의 올림픽 출전을 자신의 꿈이라고 여기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자를 만나 사랑뿐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큰 틀은 공유한다. 리메이크를 맡은 조선호 감독은 “원작이 가진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충분히 선택 받겠다고 생각해 연출했다”면서 “원작의 순수함은 기본적으로 가져가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녹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홍경은 “원작은 맑고 통통 튀는 이야기라면, 이번 ‘청설’은 거기에 개개인 삶의 관계, 누군가를 이해하는 과정과 감정이 더 깊어진 것 같다. 원작의 매력과 더불어 섬세한 감정이 추가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지난 6월 크랭크인 소식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룹 트와이스 멤버 다현의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점도 있지만, 동명의 원작 영화가 아시아 및 중화권에서 최고 흥행 기록을 달성했던 인기작이기 때문이다. 대만 영화 사상 최단 기간 1억 타이완 달러 수익을 올린 데다가 5개월간 장기 상영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2012년 정식 개봉 이후 세 차례 재개봉하며 6만 관객과 만났다. 원작 속 열여덟살 고등학생의 풋풋한 하이틴 로맨스를 리메이크판은 한국의 교실로 무대를 옮긴다. 보는 것만으로도 떠들썩하고 향수를 자극하는 학창 시절 풍경 속에서 장난꾸러기 진우(진영)가 첫사랑인 모범생 선아(다현)에게 고백하기까지의 감정의 변화를 섬세히 담아낸다.앞서 부산국제영화제 토크 행사 ‘아주담담’에 참석한 제작자 송대찬 프로듀서는 “한국적인 요소를 녹여내기 위해 많은 수정 작업을 거쳤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조영명 감독 또한 “원작에서 한국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발견했다. 청춘의 성장과 판타지적인 요소를 결합해,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이야기로 만들었다”라고 리메이크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첫 시사 후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높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오는 2025년 개봉 예정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대만 로맨스 흥행작인 ‘말할 수 없는 비밀’(2008) 리메이크판도 가수 겸 배우 도경수가 주연을 맡아 내년 중 관객과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잇따른 대만 청춘 영화 리메이크의 까닭을 두고 한 제작 관계자는 “최근 MZ관객층이 선호하는 몽글몽글한 설렘을 담은 로맨스 서사가 해당 대만 작품들에 담겨있어 리메이크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짙은 멜로 보단 첫사랑의 설렘과 성장통에 공감할 수 있는 1020세대를 주된 타깃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청설’의 경우, 같은 연령대 독자에게 사랑받는 한국 웹툰과 컬래버레이션한 스페셜 일러스트 포스터도 공개했다. ‘바른연애 길잡이’의 남수 작가, ‘치즈인더트랩’의 순끼 작가, ‘오늘도 사랑스럽개’의 이혜 작가가 참여해 포스터와 영화 속 장면을 재탄생시켜 예비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최근 리메이크작들은 ‘대만’이라는 국적성보다는 소녀 감성 하이틴 영화로서 선택받은 것”이라며 “본래 하이틴물은 일본이 아시아에서 강자지만, 특유의 과장성이 이질감을 주곤 한다. 그에 비해 대만 영화에는 충분히 한국적인 특색을 입힐 지점이 있다”고 분석했다.원작이 가진 인지도와 아이돌 출신 또는 라이징 배우 캐스팅 역시 이점이다. 정 평론가는 “젊은 관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배우들을 소년 소녀 주인공으로 앞세운 마케팅이 가능하며, 이미 알려진 타이틀로 흥행도 보장되는 전략적 접근인 셈”이라고 풀이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25 05:40
영화

‘우나기’ 1996년의 일본을 통해, 2024년의 한국에게 질문하다 [오동진 영화만사]

야마시타 다쿠로(야쿠쇼 코지)가 아내를 수 차례 칼로 잔인하게 찔러 죽인 건 1988년. 그는 누군가로부터 그의 아내가, 자신이 밤낚시를 간 사이 남자를 끌어 들여 환락을 즐긴다는 제보를 받고 낚시터에서 일찍 집으로 돌아 간다. 그가 기차 안에서 보는 건 한국에서 올림픽을 한다는 잡지 기사 광고다. 그는 집 창문으로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격렬하게 섹스를 하는 장면을 훔쳐본다. 그는 눈이 돌아 간다. 그리고 아내를 죽인다. 아내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온 몸에 피칠갑을 두른 채 야마시타는 경찰서로 가서 자수를 한다. 아마도 아내를 죽인 후 시간을 좀 보낸 듯 그가 자전거를 몰고 경찰서로 가는 시간은 여명이 밝아 오는 신새벽이다. 사람을 죽인 후 자수하러 가는 남자의 새벽 길이 이렇게 평화로울 수 있을까. 그는 심지어 살짝 휘파람까지 분다. 재개봉작 ‘우나기’의 오프닝 시퀀스 내용이다. 이 영화는 국내 공개 당시인 1999년 이 첫 장면으로 충격을 줬다. 25년 만에 다시 보는 ‘우나기’의 이 장면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살인의 잔인함 보다 그 평화로운 자전거 새벽 길 그 느낌 때문이다. 이마무라 쇼헤이가 거장 소리를 듣는 이유는 바로 그같은 간극의 느낌 때문이다. 살인의 격렬함과 속죄의 고요함. ‘우나기’는 오래 전 영화, 곧 클래식 영화이지만 여전히 현재적이며 통시적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작품이다.야마시타가 아내를 죽이고 받은 형량은 10년, 감옥에서 산 건 8년. 그는 2년 가석방으로 나온다. 따라서 시대 배경은 1996년이다. ‘우나기’는 아내를 죽인 전과자 야마시타의 불안을 통해 1990년대 후반의 일본사회가 지닌 정신병적 증후군의 일단을 보여 준다. 야마시타는 감방에서 키운 우나기(장어) 한 마리와 대화를 나누며 살아간다. 장어는 2000Km를 헤엄쳐서 적도에 가서 알을 낳는다. 그곳이 가장 깨끗한 곳이라고 간다고 생각한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 장어는 6개월을 헤엄쳐 원래의 서식지로 돌아 가지만 그 과정에서 거의 죽는다. 야마시타가 키우는 장어는 그렇게 간신히 돌아온 한 마리일 것이다. 야마시타 역시, 그리고 많은 사람들 역시, 이 험난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간신히 살아 남으려고 애쓴다.‘우나기’가 이마무라 쇼헤이의 걸작 반열에 들어 갈 수 있는 작품은 아닐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그의 걸작으로 ‘복수는 나의 것’ ‘나라야마 부시코’등을 꼽는다. ‘우나기’는 ‘간장선생’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과 함께 그의 후기 3부작으로 꼽힌다.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말년으로 가면서 매우 익살스럽고 유머러스하며 따뜻하게 바뀌어 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작품들이다.‘우나기’는 언뜻 한 남자의 인생 갱생기처럼 보이지만 반 군국주의와 세계 동포주의를 실천적으로 살아 온 한 영화 감독이 인생 후반에 이르러 세상에 대한 좌절과 분노보다는 용서와 화해, 성찰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려 한 작품이다. 인간은 누구나 구원을 원하며 악으로부터, 자신이 저지른 죄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한다. 구원을 주제로 하는 영화는, 그것이 문학이 됐든 다른 무엇이 됐든 굉장히 진부한 얘기 같지만 그 현실성 때문에 늘 새롭게 느껴지는 법이다.야마시타가 죽인 아내의 이름은 에미코(시미즈 미사 1인2역)이며 그가 혼외정사의 와중에 살해될 당시 나이는 34살이다. 야마시타는 가석방 후 지바현(도쿄 근교) 어느 동네로 와서 낡은 폐건물을 개조해 이발소를 운영하며 은둔해 살아 가려 한다. 그런데 그곳에 어느 날 자신이 죽인 에미코와 닮은 여인이 찾아온다. 그의 이름은 게이코(시미즈 미사)이며 역시 34살이다. 게이코는 자살을 시도하고 야마시타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게이코는 도쿄에서 사채업 회사(지금의 캐피탈 금융업체)의 부사장이었으며 사장인 유부남과 통정의 갈등 끝에 이곳까지 흘러 들어 오게 된다. 게이코는 이후 자신이 유부남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된다. 야마시타와 감방 생활을 같이 한 재소자 동기 다케시타(에모로 아키라)는 야마시타의 조용한 갱생의 일상을 질투하며 게이코를 겁탈하려고 한다. 야마시타와 게이코를 둘러싼 관계의 갈등은 점차로 파국을 향해 간다. 2000Km 밖에서 부화한 새끼 장어가 돌아 오듯 야마시타와 게이코 커플은 모든 난국을 헤쳐 나가, 생환하고 살아 남을 수 있을까.젊었을 때의 이마무라 쇼헤이가 이런 얼토당토 않은 현실 상황에 대해 가차없고 냉혹한 결론을 내리는 쪽을 선택했다면 늙은 쇼헤이 감독, 말년의 이마무라 쇼헤이는, 그럴 것까진 없다며, 인생은 그래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비관적이기 보다는 희망적이 돼야 하는 것이라며 ‘우나기’의 결말을 따뜻하게 이어 가려 애쓴다. 동네 청년은 매일 UFO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야마시타를 배웅한 후 하늘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 오기는 할 건가?” 희망은 오기는 할 것인가. 온갖 역사의 패륜과 수치를 겪은 일본사회는 과연 회복이 될 것인가, 일본 사람들은 결국 구원받고 행복해질 것인가. 이마무라 쇼헤이가 1990년대 일본사회를 향해 물었던 질문이 묘하게도 지금 우리를 향하고 있다. 클래식 영화가 좋은 이유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10.17 06:05
영화

‘보통의 가족’ 장동건 “원빈과 연락한 지 오래…두문불출은 아냐” [인터뷰④]

배우 장동건이 현재 원빈과 연락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보통의 가족’에 출연한 장동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장동건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함께 출연한 원빈과 연락하느냐는 질문에 “저도 (원빈과) 연락한 지는 오래됐다”고 말했다.앞서 ‘태극기 휘날리며’ 재개봉 기자간담회 당시 강제규 감독은 “원빈에게 4~5년 만에 연락했는데 전화번호가 바뀐 거 같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장동건은 “두문불출한다기보다는 주변에 사람들은 만나고 있는 거 같다”며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다. 오는 10월 16일 개봉.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26 12:18
영화

‘보통의 가족’ 장동건 “‘개그캐’ 딸과 죽 잘맞아… 근엄함 없어진지 오래” [인터뷰②]

배우 장동건이 아들 바보, 딸 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보통의 가족’에 출연한 장동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장동건은 “영화를 찍으면서 부모 입장에서 공감된 지점이 많은 거 같다”면서 “제가 중학교 2학년 아들 한 명, 초등학교 4학년 딸 한 명이 있다. 아들은 다행히 아직 사춘기가 안 와서 사이가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자신했다.이어 아들이 최근 재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를 본 것을 언급하며 “좋아했다. 친구들한테도 자랑하더라. 며칠 동안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번 영화도 딸은 어려서 못 보겠지만, 아들은 볼 수 있을 거 같다. 같이 보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장동건은 또 “딸하고는 아들보다 죽이 더 잘 맞아서 잘 논다. 딸아이가 야무지고 ‘개그캐’다. 그래서 대화도 되고 농담도 잘된다. 딸이랑 지내는 시간이 즐겁다”며 “언어로 소통하기 전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빠의 근엄한 모습은 이제 거의 다 없어졌다”며 웃었다.교육관을 묻는 말에는 “아이들에게 이래라 저래라를 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제가 저 나이대 때 어땠는지 기억이 난다. 근데 살면서 제가 깨달은 건 부모의 직접적인 말에 의한 가르침이 아니었던 거 같다”고 떠올렸다.장동건은 “친구의 영향도 많이 받았고 환경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근데 사실 저는 타고난 성향이 크다고 본다. 같은 배에서 태어나도 너무 다르지 않느냐”며 “타고난 성향이 반 이상이라 생각해서 잘못 가고 있는 것들만 직접적인 언어로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다. 오는 10월 16일 개봉.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26 12:15
영화

500만 눈앞 ‘베테랑2’ 빈집털이로 성공?…No, 극장가 붐업 ‘일등공신’ [IS포커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추석 극장가를 점령했다. ‘빈집 털이’라는 일부 지적을 비웃듯 추석 연휴 관객수를 전년 대비 67.5%까지 끌어 올리며 모처럼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19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테랑2’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엿새 동안 443만 504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수는 445만 3536명이다.이로써 ‘베테랑2’는 개봉 6일 만에 손익분기점(400만명)을 넘어서며 단숨에 올해 흥행작 5위에 랭크됐다. 400만 돌파 속도는 올해 천만 영화 전당에 이름을 올린 ‘파묘’는 물론, 1341만명을 동원한 전편 ‘베테랑’(2015)보다 빠르다.물론 대개의 속편들이 그렇듯 ‘베테랑2’ 역시 관객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전편 대비 코미디 등 대중적 재미 요소가 사라졌다는 게 불호 표를 던진 이들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베테랑2’의 성공이 ‘빈집 털이’에 불과하다는 폄하 목소리도 들린다.실제 ‘베테랑2’는 유난히 대진운이 좋았다. 명절 연휴라는 준성수기에 개봉했음에도 불구, 이렇다 할 경쟁작 없이 홀로 극장에 걸렸다. 투자 위축에 따른 신규 영화 제작이 감소하면서 꺼낼 만한 작품도 없었을뿐더러, ‘베테랑2’가 일찌감치 개봉일을 선점하며 타 투자배급사에서 전체적으로 몸을 사린 까닭이다.다만 ‘베테랑2’ 흥행을 단순 경쟁작 부재로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영화 자체의 힘으로 추석 극장가 파이를 훌쩍 키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는 올해와 동일하게 엿새간 이어졌다. 화려한 배우와 감독 등이 포진한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선을 보였다. 연휴 전날에만 ‘1947 보스톤’, ‘거미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이 동시 개봉했다. 그러나 이 기간 극장가를 찾은 총 관객수는 311만 3156명에 불과했다. 반면 올 추석 연휴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수는 521만 326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7.5% 증가한 수치로, 이 중 85.1%가 ‘베테랑2’를 찾았다. 볼 작품이 ‘베테랑2’ 밖에 없어서가 아닌, 발 빠른 입소문 속 영화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그만큼 컸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빈집 털이’가 아니라 오히려 ‘베테랑2’ 덕분에 극장에 모처럼 관객이 몰려왔다는 뜻이다. 영화에 대한 호평도 상당하다. 특히 류승완 표 설계형 액션에 새 빌런으로 합류한 정해인의 활약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정된 길보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류승완 감독은 이번에도 차별화된 액션 설계로 관객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정해인은 액션은 물론, 섬세한 눈빛 연기를 펼치며 ‘안광 열연’ 장인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무엇보다 9년만에 속편을 내놓으면서 영화 속 시간(디제시스)와 영화 밖 시간(논디제시스)을 일치시켜 주인공 서도철(황정민)의 서사를 강화한 지점은 한국 영화 시리즈에선 볼 수 없는 성장서사였다는 점에서 류승완 감독의 고민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계에선 ‘베테랑2’의 향후 흥행 전망 역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10월까지 개봉을 앞둔 상업 영화가 많지 않은 데다 현재 관객을 만나고 있는 영화들 역시 뒷심이 완전히 빠졌거나 특정 팬덤을 타깃으로 한 콘서트 실황 영화, 재개봉 영화뿐이기 때문이다. ‘베테랑2’를 향한 대중의 관심도가 여전히 뜨겁다는 점도 힘을 싣는다. ‘베테랑2’의 개봉 7일 차 예매율은 54%(19일 오전 11시 기준)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 중이다.멀티플렉스 한 관계자는 “당장 개봉 예정인 영화 없는 만큼 ‘베테랑2’가 계속 예매율 1위를 가져갈 것”이라며 “게다가 10월 초에는 임시공휴일, 개천절, 한글날과 연결된 황금연휴가 두 번이나 껴 있어서 꾸준히 관객을 유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19 13:52
영화

[오동진 영화만사] 독파해 내기 최고로 어려운 영화 ‘희생’, 이렇게 보면 된다

소련 시대, 러시아의 거장 감독이었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1986년작 ‘희생’의 4K 리마스터링 복원판 시사회에는 영화계의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에서는 1995년에 개봉됐었으니 29년만의 재개봉이다. 2시간29분의 러닝 타임 후 극장을 나오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영화는 21일 개봉됐다.‘희생’은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일화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감독 육상효도 이 영화를 ‘픽스 롱테이크 쇼트 때문에 영사기가 멈췄다고 관객들이 항의했던 작품’이라고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영화 안에 담겨진 수 많은 상징과 알레고리, 현학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철학적 담론, 부조리극처럼 이어지는 배우들의 수많은 대사와 연기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생’을 현대 영화사에 있어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제7의 봉인’만큼 가장 독파하기 힘든 영화로 생각한다. 깊이 잠들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중반부까지를 잘 참고 넘어 가면 이 영화가 어떤 시대 배경에서 나온 것이고, 또 그래서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인 지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희생’의 시대 배경은 1985년이다. 베를린 장벽은 아직 붕괴되지 않았고(1989년 8월) 소련 연방은 해체되지 않았던 때다.(1992년 공식 해체) 러시아는 여전히 소비에트 연방의 주축국이었고 공산당이 지배하던 체제였다. 고르바초프가 등장하기 직전이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이 시작된 것은 베를린 장벽 붕괴를 전후한 일이다.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터였다.그러니까 이 영화가 나온 1986년과 이 영화의 시대 배경인 1985년은 세계가 극도로 불안한 때였다. 당시 미국의 지도자는 로널드 레이건으로 그의 집권 2기 때였다. 로널드 레이건은 소련이 우주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정치적 선전과 함께 미국 스스로의 우주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인 일명 ’스타워즈’ 계획을 발표하며 전 세계를 미-소간 우주 핵무기 대결로 치닫게 했다. 바야흐로 1985년은 우주 핵 전쟁으로 인한 제 3차 세계대전과 지구와 인류의 종말이라는 세기말적 분위기가 압도했던 시기였다. ‘희생’은 바로 그러한 시대의 아우라를 전폭적으로 극 전체에 깔고 있는 작품이다.‘희생’은 타르코프스키가 1984년 이탈리아 망명 이후 만든 작품이라는 점도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타르코프스키는 스탈린 체제였던 1932년에 태어나 영화 인생 대부분을 소련 공산당과 갈등을 벌이며 살아 간다. 1966년작 ‘안드레이 루블료프’부터 전설의 소련 SF영화 ‘솔라리스’(1972)에 이르기까지 타르코프스키는 인간 본성의 문제와 우주의 근원, 인간 구원의 종교성까지, 유물론을 지배 이데올로기로 내세운 소련 당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관념의 영화들을 만들어 내는데 열중했다. ‘희생’은 타르코프스키의 반(反)유물론, 인간이 궁극의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그의 종교 철학적 담론이 집대성 된 것으로 평가된다. 주인공 알렉산더는 인류 종말의 극단적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비우고(집을 불태우고) 하녀인 마리아와 통정을 한다.(계급을 뛰어 넘으려 한다.) 그는 작은 실천에 애를 쓴다. 죽은 나무를 심고 실어증에 걸린 아들에게, 3년을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하면 나무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한다. 알렉산더는 미친 세상을 향해 스스로 미친 사람이 됨으로써 시대가 자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이념의 광기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증명하려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은 수많은 질문과 의문부호를 이어가게 한다. 영화 오프닝부터 나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방박사들의 경배’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의 출현이 필요하다는 의미일까. 알렉산더가 하녀 마리아와 동침을 하는 장면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피에타’를 연상시키는 것은 왜일까. ‘희생’의 재개봉이 이번엔 관객들에게서 어떤 반응들을 끌어 낼까. 1995년에 비해 관객들은 성숙했을까. 타르코프스키가 다시 한번 국내에 예술영화 붐을 일으킬 것인가. 그건 꼭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영화는 시대를 넘어 당대에까지 이르며 여전한 세상의 수많은 난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희생’은 바로 그러한 영화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8.22 05:55
예능

[TVis] ‘현무카세’ 이경규 잡는 김선영…김지석 “상극이다”

‘현무카세’ 전현무, 김지석이 ‘연예계 대표 센캐’ 이경규, 김선영을 예약 친구로 맞아 진땀을 뺐다. 8일 방송된 ENA 오리지널 예능 ‘현무카세’ 5회에서는 셰프 전현무, 김지석이 ‘예능·요식업계 대부’ 이경규와 ‘배우계 직설가’ 김선영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전현무, 김지석의 격한 환영 속에 모습을 드러낸 이경규는 “저는 입이 백악관이다. 이 나이에 뭘 안 먹어 봤겠냐”고 말했고, 김선영도 “나는 내가 맛있어야 먹는다”며 냉정한 ‘맛 평가’를 기약해 두 셰프를 더욱 긴장하게 했다.잠시 후 두 셰프는 웰컴 드링크로 1000만원을 호가하는 23년 된 보이차(‘내 마음 보이차’)를 대령했다. 하지만 이경규, 김선영은 “보리차 같은데?”, “그냥 녹차 맛”이라며 솔직한 평을 내놨다. 이후 등장한 ‘예약 친구 맞춤’ 애피타이저 ‘흑심 품은 가지’에도 혹평이 쏟아졌다. 이경규, 김선영은 “이거 망한 거 같다. 탔고 짜다”며 ‘현무카세’ 최초로 거부했다.전현무가 ‘흑심 품은 가지’를 새로 만들 동안 이경규는 과거를 회상, “저는 연극영화과 연기 전공이었다. 꿈은 배우였다”며 자신이 연출과 연기를 맡았던 영화 ‘복수혈전’을 소환했다. 이에 김선영은 “저 그 연기 보고 진짜 많이 웃었다. 지금 재개봉하면 대박 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 사이 전현무의 가지 요리가 다시 한번 두 사람 앞에 놓였고, 맛을 본 김선영은 “다른 가지볶음과는 다르다”며 극찬했다. 이어 과거 대히트를 쳤던 일명 ‘이경규 라면’에 각종 해산물, 닭가슴살, 미나리를 넣은 ‘꼬꼬무 짬뽕’이 나왔다. 라면과의 재회에 이경규는 “이 라면을 만들었던 그해, 한국을 움직인 경제인 1위가 스티브 잡스, 2위가 나였다. 처음에 1억 개 팔렸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두 사람이 짬뽕을 먹는 동안 전현무는 이경규와의 과거사를 꺼냈다. 전현무는 “이경규가 나에게 ‘깡통 찰 것’이라고 예언했다”면서도 “(이경규가) 저를 처음으로 인정한 일이 있었다. 평소 연락 없던 분이 갑자기 연락이 와서는 ‘재밌더라. 이제 좀 하네’라고 하셨다. 비호감 악플로 자존감이 떨어져 있을 때라 그날을 잊지 못한다”고 미담을 방출했다. 이에 이경규는 “전현무가 프리 선언하기 전에 한 달간 저랑 상의했다”며 “너는 내가 인정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훈훈함도 잠시, 이경규와 김선영은 고성과 버럭이 오가는 대화로 현장을 초토화시켰다. 김선영의 물음에 이경규가 “뭘 자꾸 물어보냐”고 하자 김선영이 “아니 왜 제가 말만 하면 뭐라고 하느냐”고 받아친 것. 갑작스러운 고성 공격에 이경규는 “내가 잘못도 안 했는데 왜 타박하느냐”고 급 자세를 낮춰 웃음을 안겼다.희대의 ‘버럭 배틀’에 전현무는 “수박이 화를 낮춰준다”며 디저트인 수박 빙수를 대령했다. 시원한 전현무 특제 수박 빙수를 먹으며 김선영은 남편인 이승원 감독을 언급, “전 세계에서 나를 가장 인정해 주는 사람”라고 밝혀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자연스레 영화 이야기가 시작됐고 이경규는 “저는 영화를 일주일에 1편 본다”며 제작자 마인드를 어필했다. 하지만 김선영은 곧바로 “저는 하루에 5편 본다”고 치고 들어오며 이경규의 저지를 받았다. 이에 김선영은 또다시 “왜 나 말 못 하게 하느냐. 선배님은 얘기 많이 했다”고 버럭했다. 억울해진 이경규가 해명을 시작하자 김지석은 “두 분이 상극”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웃음과 고성이 오간 ‘우당탕 토크’가 모두 마무리된 뒤, 전현무는 “무슐랭 점수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다. 김선영은 별 4개를 주며 “꼬꼬무 짬뽕이 너무 맛있었다”고 평했고, 이경규는 3.5점을 주며 “정성이 굿”이라고 칭찬했다. 이후 두 사람은 전현무, 김지석에게 “잘됐으면 좋겠다”며 진심 어린 덕담을 전한 뒤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한편 ‘현무카세’는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09 09:44
연예일반

[오동진 영화만사] ‘퍼펙트 데이즈’ 흥행이 주목되는 이유

‘프렌치 수프’가 관객 3만명을 넘겼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16만명을 넘기고 17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만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람을 탔다. 영화인들 중 일부는 ‘어쨌든 아우슈비츠 영화’가 관객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는 표정들이다. 이제 관건은 ‘퍼펙트 데이즈’다. 3일 개봉한 이 영화가 히라야마 상(극중 주인공 이름으로 야쿠쇼 코지가 연기한다) 붐을 일으키며 만약 흥행에 성공한다면 국내 극장가로서는 예상치 못한 예술영화 부흥기를 맞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수십만 관객이 들고 그러는 것까지는 아니다. 작은 영화의 경우 2만명부터 시작해 3~40만명이 최대치다. 예를 들어 메이저 배급사이긴 하지만 롯데엔터테인먼트 수입배급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 날’이 3일 현재 40만명을 모으는 식이다. 상업영화지만 ‘작은’ 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결론은, 개성 있는 영화가 죽어가는 극장가의 생명력을 지탱해 나가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영화 전성기는 각각 1989~2004년과 1997년~2006년까지 운영됐던 서울 종로의 단관 극장 코아아트홀과 그 자매관인 4개관짜리 시네코아에서 펼쳐졌던 적이 있다. 당시 코아아트홀에서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예술영화 ‘희생’같은 작품에 관객들이 몰렸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제7의 봉인’같은 영화에도 관객들은 ‘인내를 해 가며’ 끝까지 영화를 보는 장관을 연출했다. 왕가위의 ‘아비정전’ 재 상영 때도 관객이 넘쳤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 이란 영화, ‘우나기’같은 일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들도 이들 극장이 메인 무대였다. 올들어 비상업, 예술, 해외영화들에 쏠리는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는 과거 35년전의 추억을 소환시킨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래서, 관건은 히라야마 상이다. 히라야마의 인기, ‘퍼펙트 데이즈’에 대한 흥행 여부가 향후 국내외 비상업예술영화들에 대한 관심의 정도, 그 범위와 지속성을 결정지을 것이다.‘퍼펙트 데이즈’의 흥행 요소는 속된 말로 ‘짭짤하다.’ 주인공 히라야마는 매일 아침 도쿄 시내로 출근하면서 (그는 도쿄 거리의 공중화장실 청소부다) 자신의 다 낡은 차 안에서 카세트테이프로 1960,70년대의 팝음악을 주로 듣는다. 출근 아침에 해가 찬란하게 떠오를 때는 그룹 애니멀스의 ‘더 하우스 오브 라이징 선’을 듣고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는 벨벳 언더그라운드 리드 보컬 루 리드의 ‘페일 블루 아이즈’를 듣는다. 영화 제목 ‘퍼펙트 데이즈’도 루 리드의 노래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이 세곡을 포함해 영화 속에 나오는 오티스 레딩의 노래 등등 OST까지 인기를 모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옛날 방식의 음반 판매가 아니라 음원이 확대되는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다.예술영화의 때 아닌 인기는 상업영화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실망감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다. 관객들은 요즘 극장에서 볼 만한 것이 없다는 불만감을 표시하고 있다.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의 흥행 실패 이후 ‘원더랜드’까지 국내외 흥행기대작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어떻게, 어떤 작품으로 이어질지, 일정한 지속성과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지가 주목거리다. ‘가장 따뜻한색 블루’나 ‘그랑 블루’같은 영화가 7월에 재개봉을 하는 것도 이런 흐름에 편승하겠다는 ‘착한’ 속셈으로 읽힌다. ‘무뢰한’을 만든 오승욱 감독의 신작 ‘리볼버’는 작지만 큰 영화다. 제작비 사이즈가 메이저급은 아니지만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 등 캐스팅이 세다. 개성있는 제작사인 사나이픽쳐스의 작품인 만큼 기대가 높다. 이런 류의 영화를 웰메이드 작가주의 영화 혹은 작가주의형 상업영화라고 부른다.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은 다시 한번 강한 느낌의 영화를 선사할 것인가. 옛날 말 그대로 귀추가 주목되는 작품이다.종로 코아아트홀 시대의 영광이 다시 한번 재현될 것인가. 그 시대야 말로 우리 영화계의 벨 에포크 시대(1880~1914년의 유럽 문화의 황금기)였던가. 영화광, 영화 마니아, 시네필들의 문화를 복원시켜야 한다. 국내 영화문화의 부활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될 지도 모를 일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7.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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