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로 쌓여가는 악성재고, ‘재고쇼핑몰’이 해결사
기업의 재고 제품을 높은 할인율로 판매하는 ‘재고 쇼핑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9년 코스피 상장사 685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상장 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약 99.9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재고가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17년 25.5일에서 19년 31.7일로 증가했다. 또한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동기간 14.3%에서 11.5%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상태는 더욱 안 좋다. 해외여행을 자제하자 면세점 재고 증가폭도 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 4월 기준 6개월 이상 지난 장기 재고 면세품 규모만으로 총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관세청은 장기재고품을 소진시키고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지난 3일 신세계면세점의 재고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해, 전체 품목의 93%가 품절되고 홈페이지 접속이 1시간 넘게 마비되기도 했다. 기업의 재고상품, 리퍼브 제품, 유통기한 임박상품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리씽크몰 역시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매출과 거래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년 11월부터 20년 1월과 20년 2월부터 4월까지의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매출과 거래건수가 각각 약 20% 증가했다. 기업은 악성재고에 대한 부담을 떨칠 수 있어 물건 공급이 많아졌고, 소비자는 파격적인 가격에 다양한 좋은 제품을 얻을 수 있어 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리씽크몰 온라인에서는 200만원 상당의 스마트 TV가 약 80% 할인된 가격인 약 43만원에, 약 120만원의 노트북은 60% 할인된 가격인 50만원에 판매되는 등 많게는 90%대로 할인하는 제품도 있다. 리씽크몰은 가전제품, 식품, 화장품, 의류, 신발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리씽크 김중우 대표는 “재고를 장기보관, 소각·폐기하면 비용 발생뿐 아니라 환경에도 좋지 않다”며 “가치를 깨우는 재고 쇼핑의 활성화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이라고 전했다.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15 0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