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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SK와 최태원 '운명의 날', 대법원 불속행 기각될까

SK그룹과 그 수장인 최태원 회장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대법원의 판결이 곧 나온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관련 재산분할 1조3808억원을 그대로 지급하라고 판단할 것인지 특유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를 이어갈 것인지 대법원의 결정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8일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이혼소송 상고심에 대한 심리불속행 기한이 끝난다. 마감 기한 이전에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이 나오면 2심의 재산분할 선고가 그대로 유지된다. 기각 판결이 나오지 않는다면 대법원은 구체적인 심리를 계속 이어가게 된다. 재계는 ‘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큰 사안’이라며 대법원의 판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이혼소송은 재벌들의 특유재산에 대한 해석 역시 포함될 전망이라 주목받고 있다. 이혼소송 항소심에서는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 회장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흘러 들어가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됐다는 점 등에서 SK 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자신의 명의로 된 SK 주식 등은 특유재산이라며 애초에 노 관장에게 분할해 줄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판결은 SK그룹의 근간마저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1조3808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산분할에 따라 SK 오너가의 주식 지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재계에서는 국민과 기업의 관심이 쏠린 큰 사안이라 불속행 기각으로 심리를 빨리 끝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데다 향후 이혼소송 판례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큰 사건이라 대법원에서 쉽게 기각 결정을 내리진 못할 것”으로 말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기업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소송이 아닐 수 없다. 만약 기각 된다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분위기도 심리 속행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이번 소송을 배당받은 대법원 2부는 지난 10월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 이후 판결문을 경정(수정)한 것과 관련해 불속행 기각하지 않고, 구체적인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5월 30일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지급을 판결했지만 6월 17일 판결문 일부를 수정했다. 이는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 산정을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최 회장 측은 ‘치명적 오류’라며 불복하며 재항고장을 낸 사안이다. 대법원 2부는 경정 건을 포함해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를 병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500쪽에 달하는 상고이유서를 낸 최 회장 측은 ‘부부별산제’를 들어 “혼인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명의자의 특유재산으로 추정되고, 취득에 있어 배우자의 적극적 기여가 아닌 단순한 내조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추정이 번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은 재산분할제도의 취지와 우리 법과 판례의 확립된 태도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은 부부의 공동재산이라는 입장을 펴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07 07:00
사회

[IS시선] 국가채무 심각한데 대대적 '부자감세' 웬 말인가

윤석열 정부가 세 번째 감세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부자 감세’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지난 25일 공개된 세법개정안의 핵심은 상속세에 있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10%나 낮췄다. 현행 상속세 최고 구간인 세율 50%는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대기업 오너나 부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세율이다. 이뿐 아니라 최대주주의 할증과세도 폐지된다. 할증과세는 최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해 주식 평가 금액의 20%를 더 붙이는 것이다. 이 같은 상속세율 적용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상속세율 최대치인 60%를 내고 지분과 유산 등을 물려받았다. 재벌들은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최대 60%에서 20%가 줄어든 40%의 상속세만 내게 됐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0%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속세 개편으로 가장 혜택을 보는 건 대기업 오너가다. 이들이 주도권을 잡고 이끌어가고 있는 경제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단체를 리드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가 세수부족 등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경쟁력 제고와 국민 세부담 적정화를 위해 고심해 마련한 2024년 세법개정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세수부족에 대한 대책 없이 부자들을 위해 무작정 선심성 개편안을 내놓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으로 연간 4조4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는 발표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 법이 시행되면 2023년 결정세액 기준으로 고액자산가 2395명(피상속인 1251명+증여인원 1144명)이 2조1232억원의 감세 혜택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중 과세표준 500억원이 넘는 재벌 29명의 경우 한 명당 445억원의 감세선물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안도걸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로 2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해 국가재정에 비상등이 켜졌는데 수백억 자산가만 혜택을 보는 최고세율 인하는 터무니없고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세법개정안이 발표되자 시민단체도 ‘재벌대기업 감세 정책에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번 개정안으로 2029년까지 세수 감소 규모가 18조4000억원 추가될 것으로 예측했다. 참여연대는 "자산과세를 줄줄이 폐지·유예·완화하고 재벌대기업 공제 연장 상향 등을 골자로 한 기업·대주주·부자 감세 정책"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한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도 확인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2023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전년보다 59조4000억원이 늘어난 112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재정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정부는 세수부족에 대한 대책 마련도 없이 부자들을 위한 선심성 감세 정책을 발표했으니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2024.07.30 07:00
산업

'셀프 취임' 구미현 회장, 정작 '경영'은 뒷전...아워홈 불안한 미래

국내 2위 식자재 유통기업 아워홈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오너가 '남매 갈등' 이후 '셀프 고속 승진'한 구미현 신임 대표이사 회장이 회사 경영은 뒷전인 채 자신의 지분을 팔아 현금화할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구미현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회사 매각 계획을 알리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스스로 대표이사가 된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셀프로 회장직 오른 '재벌집 큰언니'24일 재계에 따르면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던 아워홈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고 구자학 아워홈 선대 회장의 둘째이자 장녀인 구미현 이사를 새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눈길을 끄는 점은 구미현 회장이 이사회 합류 3개월 만에 아워홈을 흑자 회사로 만든 막냇동생 구지은 전 부회장을 내쫓고 스스로 회장직에 올랐다는 점이다.구자학 선대 회장이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 식품서비스 부문을 들고 독립한 이후 아워홈에서 회장 직함을 단 건 구자학 선대회장 뿐이다. 아워홈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구지은 전 부회장도 회장까지 오르지 못했다.구자학 선대 회장이 2022년 5월 작고한 후에도 2년여 간 아워홈 회장은 공석이었다. 그 공석을 채운 게 구미현 회장이다. 구자학 회장의 뒤를 이은 2대 회장이 됐다. 여기에 구미현 회장의 남편인 이영열 씨도 부회장을 달았다.아워홈의 지분은 구자학 회장의 자녀들인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장녀 구미현 회장, 차녀 구명진,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이 98% 이상 갖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미현 회장이 19.28%, 구명진 씨가 19.6%,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지분이 가장 낮아 그동안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하던 구미현 회장이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고 옥새를 거머쥔 셈이다. 경영 능력은 '물음표'문제는 구미현 회장 부부가 '준비된 경영진'이 아니라는 점이다. 구미현 회장은 아워홈 이사에 선임되기 전까지 가정주부로 지냈다. 남편 이영열 부회장은 전 한양대 의대 교수였다. 즉, 의사였다는 얘기다. 둘 다 회사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재계 관계자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우 아워홈 대표이사 재직 시절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직접 사내이사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그의 우군인 구미현 회장과 남편 이영열 부회장이 대신 사내이사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통상 기업이 신임 회장을 선임하면 회장의 프로필을 공개하는데, 구미현 회장은 아직 어떠한 사진조차도 확인할 수 없다"며 "이는 회사 업무 집행에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이에 아워홈 내부에서도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아워홈 노조는 "회사 성장에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이영열 부부는 사내 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배임·횡령으로 재판 중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주주에서 물러나라"고 항의하는 시위를 열기도 했다.아워홈 미래는 어디로아워홈 직원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구미현 회장의 첫 메시지는 '매각'이었다. 취임 이틀 만인 지난 19일 사내 게시판에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을 전문 기업에 이양하겠다"며 회사 매각을 공식화했다. 취임 일성으로 회사 경영을 살피기보단 경영권을 파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그러나 구미현 회장은 불과 사흘 만인 지난 21일에는 돌연 "오는 2026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바꿔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업계에서는 매각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워홈은 IPO 배경에 대해 "자금을 조달해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포부"라고만 설명했다.구미현 회장의 시선이 회사 매각에 쏠리면서 아워홈의 미래가 안개 속에 빠지고 있다.실제 아워홈은 주요 사업을 추진하던 구지은 전 부회장의 공백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진출 사업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요 사업도 올스톱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최근까지 본인 직속 조직 ‘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을 만들어 푸드테크 등 신사업 발굴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구지은 전 부회장은 2021년 아워홈 대표이사에 올라 흑자 기조를 이끌었다. 지난해 아워홈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인 매출 1조9835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을 거뒀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끌던 당시와 비견되는 실적이다. 아워홈 직원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이끌던 사업이 동력을 잃고 경영권 매각 얘기가 나오며 임직원들이 사기를 잃고 있다"며 "정말 회사를 위한 결정이라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6.25 07:00
산업

대기업 후계자 중 사내이사 최다 겸직 코오롱 이규호, 이유는

코오롱그룹이 새로운 시대를 알리고 있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4세 경영’에 속도를 내면서다. 지난달 지주사 코오롱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그는 그룹의 지휘봉을 본격적으로 잡았다. 특히 지주사를 포함한 핵심 계열사 4곳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그룹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재벌 후계자 중 사내이사 겸직 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의 후계자 중 이규호 부회장이 가장 많은 사내이사 명함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서 이 부회장은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 4곳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외 나머지 3곳은 올해부터 경영 최전선에 합류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며 책임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재벌 후계자 중 최다 사내이사를 겸직하며 새로운 코오롱을 찾기 위한 밑그림 작업에 돌입했다. 지주사뿐 아니라 계열사의 이사회까지 참여하면서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주요 그룹 후계자 중 종전까지 가장 많은 사내이사 명함을 가진 인물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었다. 그는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 3곳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고, 한화오션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2곳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코오롱은 이 부회장의 지주사 사내이사 선임으로 이웅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에 ‘오너 경영’으로 회귀를 알렸다. 오너가 중에는 법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해 미등기임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부회장은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룹의 체질 개선과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이웅열 명예회장의 외아들이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고, 코오롱글로벌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를 거쳤다. 2015년 당시 임원으로 승진하며 100대 기업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 등을 역임하며 그룹 내 주요 사업을 두루 경험했다. 2022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부회장직에 오르며 후계자 입지를 다졌다. 코오롱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위기 속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이규호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고 했다. '뉴코오롱' 미래 먹거리 찾기 주력 코오롱그룹이 ‘오너 4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사다. 코오롱은 한때 재계 10위를 넘봤지만 현재는 30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규호 부회장은 옛 영광을 찾기 위한 탄탄한 기초체력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은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재계 순위에서 42위에서 39위로 3계단 순위가 상승했다. 2000년 재계 20위였던 코오롱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지만 2021년과 2022년 하락 이후 다시 반등의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2023년 처음으로 공정위 집계 공정자산 총액 1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고,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올해 전망도 썩 밝지 않다. 코오롱은 지난해 매출 5조8895억원, 영업이익 10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66.6%나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매출은 5조612억원, 영업이익 1574억원이었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경기 악화로 매출 2조6639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을 기록했다. 그래도 이규호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던 코오롱모빌리티는 출범 첫 해에 매출 2조4030억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코오롱모빌리티는 라인업 확대와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2025년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내걸고 있다. 코오롱글로벌도 2025년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2900억원 목표를 겨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은 계열사에 모두 몸담았고, 직접 부딪히며 현장 경험을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과감한 체질 개선으로 1등 DNA를 심는다”는 의지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재편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제 코오롱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며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수소와 고부가가치 사업 등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규호 부회장이 그룹의 사업 전반을 다양하게 검토하며 미래 전략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탄탄히 토대를 다져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18 07:01
산업

SK그룹 오너가 3세들, 스타트업 창업하는 이유는

SK그룹의 오너가 3세들이 대기업 재벌 경영인으로는 드물게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길을 택하고 있다. 이번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차녀인 최민정 씨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의료 분야의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 오너가 3세들이 후계자의 ‘정석 코스’가 아닌 다른 길을 밟고 있다. 최민정 씨는 지난달 미국의 스타트업 인테그랄 헬스의 공동 설립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테그랄 헬스는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업체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최 씨의 언니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바이오 업계에 몸담고 있어 관심을 끈다. SK그룹이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의 한 축으로 삼아 성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민정 씨도 의료 스타트업을 창업해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전까지 SK하이닉스에서 일했던 최 씨는 휴직 후 2년 만에 퇴직 처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그랄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행동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 최 씨는 "심리 건강은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에서 대규모로 심리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해결책은 미래 세대에게 꼭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최 씨는 그동안 사회적 문제 해결에 관심을 드러냈다. 휴직 후 미국 원격의료 스타트업의 자문 역할을 했고, 지역 비정부기구(NGO) 스마트(SMART)에서 교육 봉사를 하기도 했다. 최 씨는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이 심리 건강에 문제를 나타내고 있지만 의료비 부담으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베이징대 경영대 출신인 그는 이전부터 남다른 길을 선택해 주목을 모았다. 오너가 여성으로는 최초로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큰 관심을 끌었다. SK 오너가 3세 중에는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재벌 중에는 이례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경험한 바 있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장은 지난 2014년 미국 뉴욕에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 업체를 운영했던 ‘쓰리라인테크놀로지스’를 설립했다. 당시 카카오택시보다 빠르게 모바일 콜택시라는 유망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럼에도 스타트업 창업을 통한 시행착오는 최 사장에게는 경영 자산으로 남게 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최근 ‘후계자 정석 코스’를 밟는 것보다 다양한 경험 등을 쌓는 오너가들이 많아졌고, 창업 등을 통한 실패의 경험들도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이 여러 경험을 쌓은 뒤 SK네트웍스 후계자로 돌아온 것처럼, 민정 씨도 다시 ‘큰 물’인 SK그룹으로 유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오너가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입장과 창업자로 투자를 받는 입장을 모두 경험해보는 것들도 경영인으로서 좋은 경험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3 07:00
산업

총수 부재 시 삼성·SK·현대차·LG, '플랜B' 있을까

올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는 오너가의 승진이 화두였다. 그중 ‘2인자’를 바꾼 SK그룹의 인사가 부각됐다. 한국의 재벌문화는 총수 중심의 오너 경영이 지배적이라 2인자의 존재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총수 부재 시 2인자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 경영 시스템을 의미하는 4대 그룹의 ‘플랜B’ 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 ‘사촌 경영’, LG ‘삼촌 경영’ 플랜B 가능 2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명실공히 ‘2인자’로 올라섰다. 부회장단 4명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일어난 변화라 더욱 주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 ‘사촌 경영’ 본격화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수펙스 의장 선임과 관련해 “최창원 부회장의 나이나 위치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 돼 있다”며 “최창원 의장의 커리어나 이야기를 돌아보면 충분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앞으로는 잘하나 못하나를 보면 될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창원 의장 선임은 최 회장이 앞서 총수 부재와 같은 돌발 상황에서 플랜B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이후 이뤄져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나만의 승계 방향이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SK그룹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선임됐지만 아직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어 ‘플랜B’ 중심에 서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이에 최창원 의장이 총수 부재 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최창원 의장 선임을 두고 “표면적으로는 조직을 흔들림 없이 강화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혹시라도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재 상황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SK는 ‘사촌 경영’으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4대 그룹 중 삼성, LG, 현대차그룹의 총수는 모두 외아들이라 예기치 못한 부재 상황 발생 시 이를 대신할 확실한 2인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삼촌 경영’이 플랜B가 될 수 있다. 구광모 회장과 김영식 여사 등 세모녀 간의 상속 소송으로 장자승계의 전통에 금이 갔지만 여전히 LG가는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동생들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구광모 회장의 부재 시 연대 경영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도 ‘삼촌’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다. 구본능 회장과 구본준 회장, 구본식 회장은 LG 지분을 각각 3.05%, 2.04%, 4.48%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후계자 없는 삼성·현대차 마땅한 대안 없어 삼성그룹의 경우 뚜렷한 2인자가 없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세 승계는 없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에 총수 부재 시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부회장단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플랜B로 유력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등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올해 신설된 미래사업기기획단의 단장을 맡는 등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관계자는 “삼성은 세계적인 글로벌 회사라 오래 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이는 이재용 회장의 부재 시(수감생활)에도 문제없이 시스템적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플랜B에 등판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너가로서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호텔신라를 오랫동안 진두지휘하며 세를 넓혀나가고 있다. 또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0.82%에 실질적인 지주사인 삼성물산 지분도 6.23%로 이재용 회장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 삼성의 오너가들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 대비해 같은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플랜B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회장 부재 시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정 회장의 아들이 아직 대학생이라 경영 참여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경영 승계 시나리오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 총수 부재 시 우려가 예상된다. 여기에 정 회장 체제에서 선대 회장 시절의 부회장단도 모두 떠난 상황이라 믿을만한 전문경영인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지주사가 없는 순환출자 구조라 돌발 상황 시 주요 계열사 CEO들의 연대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천문학적인 상속세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경영 승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플랜B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 투자자들의 경우 총수가 중심이 되는 한국 그룹의 지배구조가 다소 불안정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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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포트] 형제경영 GS·LS의 '승진 잔치', 그리고 30·40대 오너가 전진 배치

대기업들의 연말 임원 인사에서 오너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30~40대 오너가 경영인이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침체 장기화와 불확실성 확대 속에 재벌들은 ‘세대교체’의 움직임으로 타개책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형제경영’ 그룹 GS·LS ‘승진 잔치’10일 업계에 따르면 ‘형제경영’을 펼치고 있는 GS와 LS그룹의 오너가 인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GS그룹은 창립 이후 최대 규모였던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오너가 4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4세의 후계자 경쟁구도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GS그룹은 오너가인 ‘허씨 일가’의 대규모 승진 잔치가 벌어졌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조카들이 주요 보직에 오르면서 세대교체를 주도할 전망이다. 우선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시선을 끌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GS건설) 자리에 올랐다. 이른바 철근 누락 사태로 실추된 회사의 위상을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허창수 명예회장은 4.66%의 GS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아들인 허윤홍 사장의 지분은 0.52%에 불과하다. ‘사촌경영’을 하고 있는 GS는 지분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경영 성과에 따라서 4세 후계자 경쟁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라 허윤홍 사장의 리더십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GS 미래사업팀장을 맡아 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을 주도했던 허서홍 부사장은 GS리테일의 경영전략SU(서비스 유닛)장으로 이동해 경영지원본부와 전략, 신사업 부문을 관장한다.GS그룹은 “현재 온·오프라인 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유통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라는 특명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허서홍 부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허태수 현 회장의 5촌 조카이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허태수 회장의 형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 GS엠비즈 대표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의 장남인 허주홍 GS칼텍스 상무도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큰아들인 허치홍 GS리테일 상무도 함께 전무가 됐다. LS그룹에서도 30~40대인 3세 오너가가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후계자 경쟁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부사장)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됐다. LS MnM은 배터리 소재 사업의 핵심을 담당하는 비철금속 소재 계열사로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 2030' 추진의 중요 축을 담당하고 있다. LS그룹은 배터리·전기차·반도체(배·전·반)를 포함한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해 2030년까지 자산 50조원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담아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1982년생인 구동휘 부사장은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 중국 산업자동화 사업부장, ㈜LS 밸류 매니지먼트 부문장, E1 COO 등을 거치며 이력을 쌓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의 차녀인 구소희 실장도 LS일렉트릭 신규 이사(비전경영부문 DX Lab장)로 선임돼 LS일렉트릭의 디지털 분야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30~40대 오너가 전면, ‘세대교체 주도’ 이번 인사에서 오너가 3·4세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부회장 승진으로 오너 경영 체제를 굳히고 있는 그룹들이 여럿 나왔다. 우선 현대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2021년 사장에 오른 지 2년여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의 중심에 섰다.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기선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의 경영을 진두지휘하게 된 셈이다.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삼구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받은 상황이라 박세창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금호그룹이 박세창 부회장을 중심으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기업집단의 부회장 중 가장 젊은 1984년생인 그는 그룹에서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출범시켰던 이규호 부회장은 지주사에서도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아버지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국내 10대 그룹에서는 한화의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임원에 오른 지 2년 만에 부사장 직함을 달았고, 지난해 전무 승진에 이어 올해는 부사장까지 거침없는 승진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영 승계도 본격화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이번에 승진하면서 롯데케미칼에서 그룹의 핵심인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 3세 경영승계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유열 전무는 2020년 일본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했고, 이후 3년 만에 전무까지 고속 승진하면서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신 전무는 앞으로 미래성장실에서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하게 된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함께 맡아 바이오사업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게 됐다. SK그룹에서도 3세 경영이 이제 막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본부장이 직계 남매 중 첫 임원이 되면서다. 최윤정 본부장은 SK사업개발본부장을 맡아 입사 7년 만에 그룹 내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바이오 부문 미래 신사업 개발과 투자를 지휘할 전망이다. 최근 오너가의 고속 승진이 주목을 끌고 있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100대 그룹의 오너가 경영인들은 입사 연령은 28.9세로 조사됐다. 이들의 임원 승진은 5.4년이 걸렸고, 사장 승진까지는 7.8년이 소요되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입사 후 3년 만에 전무까지 내달린 신유열 전무는 승진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헤드헌팅 전문인 유니코써치는 “1970∼1980년대 젊은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인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직을 빠르게 진두지휘하기 위해 승진 속도가 빠르고, 자신의 경영 색깔이 드러날 수 있는 측근 체제를 견고히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11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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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데스' 발언 최태원, '오너경영' 회귀로 위기 타파 나선다

‘서든데스(sudden death)’ 발언으로 위기를 언급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인자’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을 선택했다. 4인의 부회장단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7년 만에 대변혁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룹 2인자’ 사촌동생 최창원, 맏이 최윤정 최연소 임원 SK그룹은 7일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최창원 SK디스커비리 부회장을 신규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동안 ‘그룹의 2인자’로 롱런했던 조대식 의장에 이어 선임된 최창원 부회장은 임기 2년의 새 의장으로 자리하게 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기도 한 최 부회장은 오너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2007년 SK케미칼 대표이사로 취임한 데 이어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과 바이오 사업 등을 이끌어 왔다.SK그룹은 "최 부회장이 앞으로 각 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2인자를 오너일가에 맡기며 글로벌 침체 장기화에 따른 발 빠른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빠르고 기민한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2016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제기했던 '서든데스' 위험을 재차 언급했다. 2016년 대대적인 쇄신 시점 때 사용했던 ‘서든데스’ 단어를 다시 꺼낸 최 회장은 이번에는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경영의 회귀를 선택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CEO 세미나에서 왜 급변하는 환경에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냐는 최태원 회장의 문책성 발언이 있었다”며 “이번 인사는 빠르게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오너가에 중책을 맡기면서 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변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은 이날 인사에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1989년생인 최윤정 본부장은 SK그룹의 최연소 임원이 됐다. SK그룹의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8.5세지만 최윤정 본부장은 34세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베인앤드컴퍼니 등을 거친 최 본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에 선임 매니저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고 복직해 지난 1월 전략투자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본부장이 됐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재벌 문화가 있는 한국에서는 위기 때면 어김없이 오너가가 전면에 다시 등장하며 상황을 진두지휘 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너가의 경우 전문경영인과 비교해 급변하는 상황에 빠른 결단력과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부회장단 경영 일선 퇴진, 7명 CEO 교체 SK그룹의 부회장단 4명은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 조대식·박정호·장동현·김준 등은 부회장직을 모두 유지했지만 사실상 퇴진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각 관계사 이사회를 거쳐 부회장단이 물러나고 차세대 CEO들이 전진 배치됐다. SK㈜ 사장에는 장동현 부회장 대신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에는 김준 부회장 대신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또 SK실트론 사장에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을,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를, SK온 사장에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모두 7명의 CEO가 교체되는 등 2016년 말 인사에서 주력 사장단을 50대로 전면 교체한 지 7년 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 의장은 SK㈜ 부회장으로서 주요 관계사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제고, 글로벌 투자 전략 등을 자문하며 그룹 성장에 기여할 예정이다.장동현 부회장은 박경일 사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부회장)를 맡아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을 목표로 사업영역 고도화 등에 힘쓸 계획이다.김준 부회장도 대표이사를 내려놓고, SK이노베이션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경륜과 경험을 살려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박정호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인공지능(AI) 얼라이언스를 이끌며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한다.SK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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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김동관, 미묘한 승진 라이벌 형성…누가 먼저 회장될까

연말 인사철을 맞아 재벌들의 고속승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나이가 비슷한 데다 조선업에서 맞붙게 된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간 미묘한 승진 경쟁이 관심을 끈다. 예전과는 달리 외아들 위주의 경영승계가 자리를 잡고 있어 오너가의 '승진 시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직위 두고 라이벌 가문의 미묘한 경쟁 심리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부회장 간 승진 경쟁이 흥미를 더하고 있다. 1982년생인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11월 HD현대그룹의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오너가 경영 체제’에 대한 속도를 높였다. 특히 그동안 정 부회장의 멘토 역할을 했던 가삼현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정기선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사실 정 부회장의 부회장 승진은 자신보다 한 살 어린 김동관 부회장과 비교하면 빠른 편도 아니다. 1983년생인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해 부회장직을 달며 한화그룹의 얼굴이 되고 있다. 유니코써치가 조사한 상장사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 중 CEO(최고경영자)급 사내이사 중에 김 부회장이 최연소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화가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동종업계의 사업을 영위하게 된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모두 아버지 대신 경영 전면에 나서며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떻게든 비교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입사 후 부회장직을 맡기까지 각 12년과 14년의 시간이 걸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라이벌 기업간 승진을 두고 미묘한 경쟁이 있을 수 있다”며 “정 부회장이 올해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도 이런 영향이 없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와 HD현대그룹은 후계구도가 사실상 굳어지면서 이제 회장 승진 시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처럼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HD현대는 오너가 경영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에 정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될 수도 있다. 둘은 아직 경영승계를 위한 지분 문제를 해결하는 입장이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의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오일선 소장은 “한화의 경우에도 현대차가처럼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 회장 승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재용 10년, 신유열 3년 만 임원 승진 앞선 세대와 비교했을 때 3·4세대의 임원 승진은 점차 빨라지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1·2세들의 임원 승진 속도 5.1년이 걸렸다. 하지만 3·4세대 자녀세대는 임원 승진까지 4.5년이 걸리고 있어 주기가 짧아졌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1991년 삼성그룹 입사 이후 임원 승진까지 10년이 걸렸다. 하지만 롯데그룹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경우 2020년 이후 3년 만에 ‘별’을 달았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9년 만에 사장직에 올랐다. 'SK 오너가 3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임원을 단 후 8년 만에 사장을 맡았다. 일단 오너가가 임원을 달고 나면 부사장과 사장, 부회장으로 고속승진하는 추세다.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임원에 오른 지 2년 만에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지난해 전무 승진에 이어 올해는 부사장까지 거침없는 속도다. 총수 입장에서는 아들 세대가 빨리 그룹에서 자리를 잡기를 희망하는 추세고, 나이에 상관없이 경영을 총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직위는 조직을 주무를 수 있는 커다란 무기가 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경우에는 7개 직급을 거치는 등 차분히 경영수업을 받았다”며 “그러나 직급이 줄어드는 추세라 오너가의 부사장직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4 07:00
산업

[IS리포트] 꼬이거나 포기하거나…만만치 않은 재벌들의 상속 셈법

대기업의 대물림이 ‘필수’가 아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고 있는 만큼 다수의 선택지가 생길 전망이다. 오너가들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일환으로 ‘승계 포기’를 선언하거나 ‘연대 경영’, ‘소유와 경영 분리’ 등의 묘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희박해졌지만 경영 승계 포기29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모두 경영 승계에 대한 이슈로 고민에 휩싸였다. 4대 그룹 총수들 모두 아들 1명만 슬하에 두고 있다. 주로 아들이 경영 지휘봉을 물려받는 국내 기업의 전통을 고려한다면 적자는 어느 정도 정해진 셈이다. 그런데도 경영 승계를 포기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이 대표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0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이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올랐지만 옥고를 치르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고, 지금도 법정에 주기적으로 출두하는 등 ‘사법 리스크’에 신음하고 있다. 4세 경영 포기는 삼성그룹의 준법 경영을 위한 선언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자녀에게 재계 1위 기업의 총수가 감내해야 하는 고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회장의 장남은 아직 병역 문제 해결도 필요한 상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3세 경영에 대한 구상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11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정말 고민 중이고 승계를 준비해야 한다”며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이어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 공개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했다. 최 회장의 세 자녀의 경우 ㈜SK 지분이 전무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3세 승계를 위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 자녀 모두 SK그룹의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등 적을 두고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 장녀 윤정 씨는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차녀 민정 씨는 SK하이닉스에서 일하다 휴직 후 미국의 원격 의료 스타트업 자문역을 맡고 있다. 장남 인근 씨는 SK E&S 북미법인 패스키에서 근무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1남2녀를 두고 있다. 총수로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지분으로 아직 완벽하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지분이 핵심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 지분 5.39%로 2.65%를 보유한 정의선 회장보다 2배 이상 많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현대차의 경우 지분 정리가 이뤄져야 온전한 경영 승계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분 승계는 상속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LG그룹은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 등 세 모녀가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진행하면서 ‘장자 승계’가 꼬였다. 세 모녀는 구 회장을 상대로 이미 오래 전 합의가 끝난 ㈜LG 지분에 대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경영 승계 최대 걸림돌, 천문학적인 상속세 경영 승계의 최대 걸림돌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 등에 대한 상속세만 2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부연납으로 납부하고 있지만 아무리 재계 1위의 재벌이라도 1년 5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는 큰 부담이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의 삼성 일가는 이건희 회장의 유산을 상속하면서 상속세만 12조원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의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등 자금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경우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받은 ㈜LG 지분 8.76% 상속 등을 위해 상속세 7200억원을 내야 했다. 구 회장은 올해까지 상속세를 모두 완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의선 회장도 향후 현대차와 기아 지분 등을 상속받는다면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상속세 마련 등을 고려해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서도 최상위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OECD 38개 회원국 중 상속세를 물리는 국가는 24개국이다. 이중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최대주주가 할증률(상속세율의 20%)을 더하면 총 상속세율은 60%까지 올라간다. OECD의 평균 상속세율이 15%라는 점으로 고려하면 한국의 상속세는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상속세율 60% 적용받는 기업은 사실상 경영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상속세와 관련해 “우리 경제 발전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현재 기업들의 최대 현안인 상속 문제에 대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지 않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9일 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상속세제에 대한 3040 최고경영자(CEO)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85%가 상속세의 폐지 또는 최고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과도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연대 경영’이 떠오르고 있다. GS와 LS 등의 기업들은 사촌들이 지분을 합쳐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집집마다 5% 정도의 지분을 세습하면서 경영을 승계하는 방식이다. 이들의 경우 주기별로 총수를 추대하면서 ‘연대 경영’, ‘사촌 경영’의 모범을 선보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에도 ‘경영 승계 구상’에 연대 경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는 최종건 창립자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전례가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사촌 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 분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대 경영’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럴 경우 최 회장의 ㈜SK 지분 17.73%의 배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미 사촌들에게 SK 지분을 나눠준 적이 있다. 지난 2018년 최 회장은 SK 지분 4.68%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 친족들에게 증여한 바 있다. 당시 증여 금액만 9300억원 규모였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경영 승계 구상을 밝히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연대 경영’뿐 아니라 ‘소유와 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SK의 경우 계열사별 독립적인 이사회를 비롯해 전문경영인 체제가 굳건해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전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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