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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초유의 신라·신세계 면세점 철수 벌어지나..인천공항 면세점 2차 갈등 조정 불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신세계·신라면세점의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됐다.28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조정기일에 인천공항공사가 불참한 가운데 법원은 양측의 의견 합치를 바탕으로 한 임의조정은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법원은 양측 의견을 심사숙고해 강제조정안을 내겠다고 밝혀 구체적인 조정안 제시까지는 일정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법원이 강제조정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그간 인천공항 측은 “임대료 조정은 불가하다”고 강조해왔다. 국제 입찰을 통해 정해진 임대료를 인하할 경우 배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 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2주간의 이의신청 기간 이후 조정은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의신청 기간은 강제조정안이 나온 뒤부터 계산된다.면세점 측은 강제조정안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공사 측과 최종 협상을 시도하면서 전략을 고민할 예정이다. 면세점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소송을 통해 수수료 인하를 계속 요구하거나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방안 중 하나로 좁혀졌다. 폐점 시 면세점당 1900억원 수준의 위약금이 발생한다. 철수를 결정하더라도 6개월간 의무적으로 영업하며 정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인천공항은 신규 사업자 재입찰에 나선다. 신라와 신세계가 보유한 사업권은 공항 면세점의 주력인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포함하고 있다. 재입찰 시 임대료 인하 가능성도 있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경쟁사인 현대백화점면세점, 롯데면세점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중국면세점 등 외국계사의 입찰 가능성도 있고 신라·신세계가 벌점 5점을 감수하고라도 재입찰에 들어올 수도 있다.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면세 업황이 예상보다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여객 1인당 고정 단가로 산정되는 임대료로 인해 재정 부담이 크다며 40%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 매달 50억~80억원가량 적자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사업자들은 2차 조정 직전에 임대료 인하율을 기존 40%에서 30~35%로 낮춘 의견서를 제출하며 합의점을 찾으려 했으나 공사는 끝내 응하지 않았다.인천공항을 찾는 여객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됐지만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이들 면세점이 고전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외국인 1인당 면세점 구매액은 약 84만8000원으로 지난해 116만4000원보다 27% 이상 감소했다.면세점들은 마지막까지 기다려보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법원의 조정 절차가 아직 끝난 건 아니다”며 “인천공항공사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다려 보겠다”고 했다.서지영 기자 2025.08.28 17:21
산업

현대건설, 벡스코 제3전시장 입찰 포기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수의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지역 여론의 뭇매를 맞은 현대건설이 부산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사업 입찰을 포기했다.20일 부산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부산시에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에 참여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이는 부산시가 지난 3월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현장 설명회에 참여한 16개 건설사에 사업 참여 의향을 묻는 질의서를 보낸 데 대한 답변이었다. 현대건설은 현장 설명회 당시에는 입찰 참여 의지를 보였지만 내부 검토 결과 사업 포기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현대그룹은 부산의 대표적 컨벤션 시설인 벡스코 지분의 30% 이상을 가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1998년 제1전시장, 2009년 제2전시장 공사를 맡았다.제3전시장 공사 역시 수주 의지를 드러냈으나 지역 사회의 비판이 강하게 쏟아지면서 사실상 입찰 의사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현대건설이 국책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수의계약을 일방적으로 포기하자 지역에서는 "현대건설이 국책·관급 공사에 참여하면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이런 상황에서 2900억원 규모의 벡스코 제3전시장 공사 입찰까지 참여하려 하자 여론이 들끓었다.부산시의회 전원석(민주당·사하2) 의원은 지난달 24일 "시민의 신뢰를 저버린 업체에 대해 최소한의 입찰 제한조차 검토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이라고 부산시에 현대건설의 입찰 제한 조치 검토를 주문하기도 했다.부산시의회 서지연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 사회에 파급력이 큰 대규모 공공개발 사업 등을 철수하면 과징금 부과, 재입찰 제한, 지역 피해 보상 의무 등 책임을 묻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부산시는 기술심사과의 마지막 행정 절차를 이행한 뒤 조달청에 벡스코 제2전시장 입찰 발주를 의뢰할 예정이다.서지영 기자 2025.08.20 11:14
산업

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임대료 인하조정 수용 불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놓고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과 갈등을 빚어온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업자들의 임대료 조정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2차 임대료 인하 조정에도 불참한다.공사는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제기한 임대료 인하와 관련해 12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앞서 두 면세점은 지난 4∼5월 각각 인천지방법원에 공사를 상대로 1·2 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내용의 조정신청을 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 부진, 개별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 고환율 등으로 인해 면세점 이용자가 급감해 현재의 임대료는 과도하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공사 측은 "신라와 신세계에서 적자의 주된 이유로 조정을 요청한 현 임대료는 공개 경쟁입찰에서 각사가 직접 제시한 금액"이라며 "양 회사는 최저수용금액 대비 투찰률 160%가 넘는 임대료를 제시해 10년간 운영권을 낙찰받았다"고 강조했다.공사에 따르면 당시 공개경쟁 입찰 과정에서 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금액은 사업권 당 DF1 5346원, DF2 5616원으로 신라와 신세계는 각각 80987원(168%), 9020원(161%) 등 비교적 높은 가격을 제시해 낙찰받았다.공사 측은 다른 면세사업자들이 100∼130%로 투찰해 수익을 내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신라와 신세계가 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금액 대비 높은 금액을 제시해 사업권을 확보한 뒤 적자를 보자 경영책임을 공사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공사 측은 "고가 투찰로 사업권을 획득한 후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는 것은 입찰의 취지와 공공성, 기업의 경영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라며 사업자들의 임대료 조정요청 사유인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시장 환경 변화는 사업 특성상 내재한 매출 변화 요인으로 임대료 조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아울러 법률 자문 결과 신라·신세계가 조정 신청 근거로 제시한 민법 628조의 차임 감액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정에 응할 경우, 배임 또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소지와 타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공사 측은 "총 10년의 계약 기간 중 2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를 감액해 달라며 과다 투찰에 대한 경영책임을 회피하고 공사에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본 사안의 본질"이라며 면세사업자들이 제기한 임대료 조정요청에 미수용 입장을 결정하고 오는 28일로 예정된 2차 조정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2차 조정기일은 기존 14일에서 2주 미뤄졌다. 재입찰 시 임대료 수준에 대한 감정 결과가 나오자 면세점 측이 조정 기일 연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법원은 앞서 삼일회계법인에 면세점 사업자 재입찰 시 형성될 임대료 수준을 측정해달라고 감정촉탁을 했으며 삼일회계법인은 현시점에서 재입찰이 진행되면 입찰가는 현재 수준 대비 약 4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내용의 감정서를 최근 제출했다.면세점 측 관계자는 공사 측 브리핑에 대해 "공사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감정 결과를 토대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지만, 조정이 이대로 결렬 시 철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에 변함없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2025.08.12 15:01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행 이정후, 1억 1300만 달러 '잭팟'...요시다 가볍게 넘었다

이정후(25)가 메이저리그(MLB)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전망 이상의 계약 규모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향한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은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라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6년, 총액은 1억 1300만 달러(1483억 7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4번째 시즌을 뛴 뒤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KBO리그 통산 타율 1위에 빛나는 이정후는 지난 5일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비공개 경재입찰)이 공시됐다. 미국 매체는 20개 구단 이상 이정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알렸다. '거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정후의 MLB 진출을 지원했다. 이번 MLB 스토브리그 최대어였던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0일 LA 다저스와 계약(기간 10년·총액 7억 달러)한 뒤 이정후의 협상에 가속도가 붙었다. 외야진·공격력 강화가 필요한 팀에 이정후는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었다. 특히 최근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 주전 외야수 2명을 뉴욕 양키스에 내주며 외야진 공백이 생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강력한 급부상했다. 김하성이 뛰는 팀이기도 했다. 결국 이정후 영입전 승자는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지난 9월 방한, 왼쪽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정후를 따라다닐 만큼 애정 공세를 펼친 팀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몇 시즌 동안 애런 저지, 카를로스 코레아 등 FA 강타자를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영입전에서 밀렸다. 이정후는 놓치지 않았다. 당초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5000~90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정후는 단번에 '1억 달러 사나익' 됐다. 거듭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지난해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가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하며 기록한 계약(기간 5년·9000만 달러)보다 훨씬 높은 계약을 해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뛴 7시즌(2017~2023) 동안 통산 타율 0.340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타격 5관왕에 오른 2022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이후 MLB 진출을 선언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3 08:41
경제

MOU 체결도 못했는데…중흥건설 "대우건설 파업 가결 안타깝다"

대우건설 노조가 총파업 결의를 하면서 중흥건설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극렬한 저항은 물론 중흥건설이 입찰을 방해했다면서 고발조치도 계획하고 있어서다. 중흥건설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으나 아직 양해각서(MOU)도 체결하지 못했다면서 "진심을 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안타까운 마음뿐이다"고 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2021년 임금협상 쟁취 및 불공정 매각반대'를 위한 쟁의행위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85.3%가 참여해 찬성률 95.9%로 가결됐다고 19일 밝혔다. 노조는 회사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정상적인 절차를 위반하고 재입찰을 진행해 회사에 약 20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한다. 노조 측은 "불법적 행위를 해가며 매각을 강행한 목적 자체가 특정 매각 관계자들의 매각 인센티브에 대한 기대로 인한 것으로 횡령 배임에 해당한다"며 "산업은행과 KDBI 관련 책임자를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중흥건설에 대해서도 입찰방해죄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노조는 "경쟁 입찰 참여자의 책임과 입찰의 원칙을 무시해 입찰절차를 방해했다"며 "중흥그룹에 대해서는 향후 2년간 국가계약법상 규정된 거래의 입찰 참여를 배제하는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압도적인 총파업 지지율을 바탕으로 산업은행과 KDBI 매각 관계자들을 상대로 총력 투쟁한다는 방침이다. 상세한 총파업 방식과 일정은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또 중흥건설에 대한 실사 저지 및 인수반대 투쟁도 병행한다. 대우건설은 직원의 절반 이상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총파업이 실행될 경우 건설 현장 공사 차질이 예상된다. 중흥건설은 답답하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광주상의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우건설은 대우건설대로 중흥건설은 중흥건설대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인수절차가 완료되면 노조 간부와 임원들을 광주로 초청해 진솔한 마음을 전하는 소통의 시간을 갖겠다"며 달래기에 나섰으나 대우건설 노조의 저항은 더욱 거세진 분위기다. 설상가상 지난 5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도 아직 MOU조차 체결하지 못하면서 실사도 연기되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20일 본지에 "아직 대우건설과 MOU 체결도 못 했고, 실사도 들어가지 않았다. 아무것도 진행된 부분이 없는데 대우건설의 파업과 관련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양사가 시너지를 내 '윈윈'하자는 뜻에서 출발한다. 자본도 충분하고 회장님도 대우건설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분명하시다"며 "진심을 전할 기회도 잡지 못했다.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아쉬워했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6위로 시공능력평가액은 8조4132억원이다. 중흥건설(1조2709억원)과 계열사 중흥토건(2조1955억원)의 평가액을 합치면 총 11조8796억원으로, 삼성물산(20조8461억원)과 현대건설(12조3953억원)에 뒤를 이어 업계 3위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21 07:01
경제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 중흥건설…졸속 매각 비난은 계속

재입찰 진통을 겪은 대우건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5일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중흥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KDB인베스트먼트 측은 "2017년 대우건설의 매각 실패와 이후 비공식적으로 인수를 타진했던 많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사례를 고려해 투자자들의 진정성을 최대한 확인하고, 대우건설의 영업과 임직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뒀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어 "세부 매각 절차를 설계함에 있어 매각대금 극대화, 거래종결의 확실성, 신속한 거래 완료, 공정한 절차 진행의 원칙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곡절이 많았다. 당초 대우건설의 본입찰은 지난달 25일이었다. 본입찰에 참여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상황이던 중흥건설이 가격 차가 크다면서 재입찰을 요구했고, 결국 받아들여졌다.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중흥건설이 입찰을 포기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 노조와 업계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진행하는 초유의 재입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 위원장은 "KDB인베스트먼트가 초단기간에 본입찰을 강행하는 비상식적 행보를 자행해 두 개 업체만이 참여하는 졸속매각을 자행했다"며 "최초 입찰 1주일 만에 중흥건설이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한다는 상식 밖의 결정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매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우건설 매각과정 관련 졸속, 특혜매각 의혹을 수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상식과 공정이라는 개념이 아직 살아있다면, 이 참변에 대해 질책하고 책임자를 색출해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이번 매각 사태에 대해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져야 한다"고 했다. KDB인베스트먼트 측은 여론이 악화하자 "대우건설이 지난 20여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지내왔고 '진짜 주인'을 찾아주는 일이야말로 대우건설 관련 모든 이해관계자의 공통되고 시급한 과제임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매각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대우건설이 조속한 경영 안정화는 물론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05 16:18
경제

매각가 더 낮추려고 재입찰…대우건설 노조 반발

대우건설이 비상식적인 매각 방식으로 비판받고 있다. 유력 인수 기업이 "경쟁사보다 너무 비싸게 인수가를 적어냈다"며 재입찰을 요구하자, 이를 수용했다. 사실상 가격을 깎아주려고 재입찰을 진행한 것이다.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의 이상한 매각에 대우건설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일 본입찰에 참여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2개 사를 대상으로 재입찰을 진행했다. 이미 양사는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통해 인수가격을 적어낸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상적인 본입찰이라면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중흥건설은 "우리가 DS네트웍스 컨소시엄보다 5000억원이나 더 적어냈다"면서 재입찰을 요구했다. 중흥건설이든,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든 재입찰을 할 때 2조3000억원 이상을 적어낼 가능성은 극히 적다. 중흥건설만 가격을 낮춘다면 산업은행 측은 더 싸게 팔기 위해 재입찰을 진행한 모양새가 된다. 중흥건설이 "비싸게 샀다"며 인수를 포기할 것을 우려한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깎아주기위한 재입찰'을 진행한 셈이다. 대우건설은 매각 때마다 고난의 길을 걸었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다. 그러나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만나는 새 주인마다 문제가 있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했지만,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대우건설은 결국 2011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산업은행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했으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호반건설 측이 인수를 철회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583억원으로 전년보다 53.3% 늘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29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9.7% 급증했다. 향후 건설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대우건설의 미래 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업계 안팎에서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의 매각 방식에 고개를 젓는 이유다. 노조는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며 비판을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지난 2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주관사 선정 25일 만에 본입찰 강행이라는 비상식적 행보를 자행하고, 본입찰에는 예상대로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흥건설 두 개 업체만 참여해 처음부터 '짜고 치는 판'이었음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재입찰은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에 해당한다"며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국가자산 매각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05 07:00
경제

"너무 비싸게 샀다"며 재입찰…대우건설의 매각 악재를 어쩌나

대우건설의 새 주인을 찾는 길이 험난하다.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컨소시엄이 경쟁 중인 가운데 결국 재입찰까지 가게 됐다. 1일 건설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본입찰에 참여한 중흥건설,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등 2곳을 상대로 2일 재입찰을 결정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열고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컨소시엄으로 부터 인수금액을 제시 받았다. 그 결과 중흥건설이 2조3000억원가량으로 DS네트웍스컨소시엄의 1조8000억원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건설이 사실상 대우건설을 인수했다는 말이 돈 배경이다. 그러나 양측이 제시한 인수 가격이 공개되면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컨소시엄 2곳 모두 재입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건설은 2위와의 응찰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를 들며 재입찰을 원하고 있다. DS네트웍스컨소시엄은 중흥건설에 가격조정의 배타적인 기회를 줄 것이라면 자신들도 매각가를 높이겠다고 주장 중이다.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제시된 인수가격이 낮아 재입찰을 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인수가격이 높거나 차이가 난다면서 재입찰을 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중흥건설은 당초 적어 낸 2조3000억원 보다 낮은 액수를 적어 낼 가능성이 크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흥건설이 인수를 포기할 것을 우려한 KDB인베스트먼트가 재입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 주가는 반복되는 매각 악재 속에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난달 6일 9440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1일 오후 1시 기준 7850원까지 떨어졌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다. 그러나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하지만 늘 가시밭길이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했지만,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대우건설은 결국 2011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산은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협으로 선정했으나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호반 측이 인수를 철회한 바 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 2021.07.01 14:38
경제

[랜드is] "대치동 유명 학원 유치합니다"…학원에 울고 웃는 아파트들

대한민국 아파트가 학원과 학군에 따라 춤을 추고 있다. '어느 동네 학원가가 좋다' '학군이 좋다' '초등학교를 품고 있다'는 말이 돌면 호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학원가로 유명한 대치와 목동은 아파트 매매와 전세는 물론 오피스텔까지 없어서 거래가 힘들 지경이다. 국내 건설업계는 이런 풍토를 '에듀 마케팅'이라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파트 가치와 가격을 올리는 데 제격이라는 것이다. 대치동급 학원 유치 제안…들뜬 한남3구역 "한남3구역에 대치동급 학원 조성 계획이 있더라. 호재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의 유명 부동산 카페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글쓴이는 "한남3구역에 대치동급 학원가가 조성되면 학원가 차량이 직접 데리러 올 수도 있고, 6호선으로 학원가도 코앞"이라고 썼다. 반응이 좋았다. 한남3구역 조합원으로 보이는 카페 회원들은 "현대건설 가치도 치솟고 시너지 일으키며 학원가 이용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좋겠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서울 한남동 한남 3 재정비촉진구역인 한남3구역은 현대건설이 지난 6월 시공권 수주에 성공했다. 총 사업비가 7조원에 달하는 강북권 최대 규모였다. 현대건설은 한강 변에 약 6000가구 규모의 '디에이치'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지면서 다양한 안을 냈다. 그중 하나는 대규모 학원가 조성이었다. 단지 내 상업시설 7-2구역에 현대백화점을 입점하고, 대치동·목동·중계동 등에서 유명한 학원 프랜차이즈(종로엠스쿨∙메가스터티 등)를 들여 대규모 학원가도 조성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대치동급 학원가 조성은 처음 한남3구역 입찰에 참여했을 당시인 2019년부터 제안했던 것으로 재입찰에서도 그대로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어 "대치동 등 유명 학원은 단지 규모나 주변 환경을 고루 살펴본 뒤 입점을 결정한다. 현재 한남3구역에 입점할 것을 여러 곳에 제안을 하는 상황이며, 학원가 조성 시 조합원들의 반응도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비단 한남3구역만이 아니다. 현대건설은 상가 분양시장에도 학원가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대구 중구 도원동 3-11번지에 공급하는 '힐스에비뉴 도원'에 '종로M스쿨' 직영점 입점을 확정했다며 홍보했다. 수도권 외곽에 신규 아파트를 지은 중견 건설사는 아예 '학원비 반값' 공약까지 내건다. 반도건설은 2018년 입주를 시작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 10차' 입주민에 한해 2년여간 학원 수강료 50% 할인 혜택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유명 학원을 상당수 유치했는데, 주변 '맹모'들에게도 학원 입소문이 번지며 중∙고교반 개강 문의를 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태영건설은 2016년 전북 전주시 송천동2가 '에코시티 데시앙 2차 7블록'을 분양하면서 '데시앙 에듀센터'를 조성했다. 당시 유명 학원 프랜차이즈 업체인 페르마, YBM, ECC 등이 입주했는데 태영건설은 입주민이 학원 등록 시 2년 동안 수강료 절반을 지원했다. 학원∙학군 좋으면 집값도 고공행진 건설사들이 유명 학원 유치에 혈안이 되는 이유는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학원만큼 효과가 있는 요소가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에서 명문 학교와 학원가로 무장한 지역의 아파트는 매달 신고가를 작성 중이다. 현재 서울 내 대표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곳은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이다. 이들 지역의 핵심 아파트 단지는 최근 1년 사이 수억 원 이상 몸값을 끌어 올렸다. 각 지역 중개업소와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8㎡의 지난해 6월 실거래가는 19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6월에는 22억원이 됐다. 래미안 대치팰리스는 대치동 학원가를 낀 데다 단대부고와 숙명여고 등 유명 고등학교가 인근에 있는 덕분에 단지 규모나 연식 영향을 여느 단지에 비해 덜 받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2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74㎡는 2019년 6월 실거래가 9억7000만원을 신고했으나, 1년 뒤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의 대치동'이란 별칭이 붙은 노원구 중계동 청구 3차 전용 104㎡도 1년 전 8억7000만원에 실거래된 후 이듬해 6월 10억1000만원이라는 신고가를 작성했다. 단지 바로 옆에 중계동 학원가가 있고 을지초·중학교, 청암고등학교 등이 포진해 있어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의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중계주공5단지아파트 상가 내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학군을 따라 전세로 움직이는 수요자들이 대치, 목동, 중계 순으로 본다"며 "강남이나 목동을 못 가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곳이라 전세도 나오는 족족 나가는 아파트 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마포·용산구 등도 신흥 명문학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마포구 대흥·염리동을 지나는 백범로 일대는 유명 학원 밀집 지역으로 탈바꿈하면서 주변 아파트 몸값이 함께 뛰어올랐다.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라는 뜻의 '초품아' 단지도 덩달아 뛰어오른다. 용산구의 공인중개사는 "리버힐삼성아파트의 경우 원효초등학교가 걸어서 3분, 성심여중∙여고 등이 5분 이내에 있는 초품아, '학품아(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며 "학부모들이 나이 어린 자녀가 있을수록 걸어서 등∙하교가 가능한 아파트 단지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 단지에 대한 관심과 호가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학원가 유치도 있지만 초품아 등 학교가 단지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등의 여부는 건설사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지점"이라고 했다. 자사고·특목고 폐지가 한몫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자사고와 특목고 등을 폐지하면서 유명 학군과 학원가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분석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자사고와 특목고를 2025년까지 일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명문학군의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달 10일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대원∙영훈국제중의 특성화중학교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했다. 시 교육청은 청문 절차를 걸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만약 재지정에서 탈락이 된다면 내년부터 일반 중으로 신입생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고·특목고 폐지에 이어 중학교도 평준화 바람이 불면서 기존 인기 지역인 강남 8학군과 신흥 명문학군 형성이 기대되는 지역 부동산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교육 프리미엄은 매물 상태와 무관하게 가격을 올릴 만큼 영향력이 크다"며 "정부가 자율형사립고 및 외고를 폐지하고 정시 비중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일반고 중심의 명문학군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8.03 07:00
경제

반포15지구에 반포3주구도…'래미안' 소송 시끄러운 반포만 들어오는 이유는?

5년 만에 주택사업 복귀를 선언한 삼성물산이 유독 소송전으로 시끄러운 강남 아파트 재개발 지역부터 발을 들이고 있다. 강남에서도 '알짜'로 통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다. 이곳들은 수년 전 시공사를 선정했으나, 재건축 조합(이하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 끝에 계약이 해지됐다. 업계가 삼성물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래미안이 과거 반포 지역에서 성장했고, 이 지역 내 호감도가 높은 건 맞지만 타 건설사가 공들여 수주한 곳에 '무혈입성'을 노린다는 것이다. 소송 중인 반포 재개발부터 입찰 들어간 '래미안' 삼성물산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2월에는 반포3주구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참여해 보증금 10억원을 가장 먼저 납부했다. 반포3주구의 입찰 마감일은 다음달 10일이다. 삼성물산 측은 이미 입찰 참여 계획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두 지역은 조합이 다른 시공사와 계약을 맺은 적이 있는 곳이다. 신반포15차는 대우건설, 반포3주구는 HDC현대산업개발(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았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지난해 12월 조합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시공사 지위를 되찾겠다면서 조합을 상대로 복수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소송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 지역의 수주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관계사인 삼성전자의 인프라를 최대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해 삼성전자의 천장형 무풍 에어컨, 비스포크 냉장고, 에어 드레서, 드럼 세탁기 등 최신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대거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 입주민들의 조·중식 서비스를 위한 비스트로 카페를 위해 삼성웰스토리가 참여한다. 단지 내 조경은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조경사업팀이 맡는다. 조합원에게는 매력적인 카드다. 반포3주구는 아직 구체적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반포3주구는 신반포15차와 달리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 등도 굴지 건설사가 모두 관심을 가진 지역이고 수주 홍보도 필요한 지역이다. 삼성물산은 경쟁자가 많은 만큼 신반포15차보다 좋은 카드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포는 래미안의 고향이라서? 삼성물산은 반포 지역에서 '래미안의 고향은 반포'라는 수식어를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유튜브를 통해 "삼성물산에게 반포는 래미안의 자부심을 만들어온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반포에서 래미안은 랜드마크로 통한다. 그 자체만으로 그 지역의 이정표가 된다. 무엇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반포주공 2단지)의 전용 113㎡는 지난해 7월 26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연내 분양을 앞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는 올해 재건축 아파트 물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으로 꼽힌다.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그 중에서도 반포는 아파트를 세워만 놓아도 그 자체로 홍보가 된다. 이미 과거에 이곳에 많은 아파트를 지은 삼성물산도 그랬다"며 "출혈을 감수하고 이 지역에 들어가려는 건설사가 많은 이유"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5년 만에 주택사업에 복귀하면서 환경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과거 시공사들의 과도한 수주전이 이어지면서 삼성물산이 추구하는 '클린수주'를 추구하기에 어려운 여건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 투기와 싸움 중인 현 정권은 클린수주를 중요시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아파트 재개발 구역에서 벌어지는 금품 및 향흥 제공 등 불법 요소를 반드시 잡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는 강남 일대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 '현장 신고센터'까지 설치해 불법 홍보행위를 차단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말대로 클린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맞다. 그러나 일부에서 모든 시공사가 들어가기 위해 노력해 온 서초구 반포, 그것도 시공사와 조합의 소송이 이뤄지는 지역 두 곳을 삼성물산이 복귀 첫 입찰로 선택한 것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클린수주도 좋고 복귀도 다 좋다. 삼성물산은 삼성물산대로 주택사업 계획과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그동안 과거 서울 강남과 반포 일대에 세워둔 아파트들로 지금의 명성을 만들었다. 그런데 삼성물산이 5년 만에 들어오는 반포3주구와 신반포15차는 그 시간 동안 다른 건설사들이 어떻게든 반포에 발을 들이기 위해 피와 땀을 쏟은 곳"이라고 꼬집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3.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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