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하루 짜리 낭만이라니' 440SV 레전드, 친정팀서 1경기 만에 퇴출...커리어 지속 가능할까
감동적인 동행은 없었다. 그건 크레이그 킴브럴(37)에게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도 '사치'였다.애틀랜타는 8일(한국시간) 킴브럴을 양도 지명(DFA)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양도 지명은 일종의 방출 절차다.구위만 놓고 보면 납득이 어려운 결정은 아니다. 킴브럴은 지난 7일 메이저리그(MLB)로 승격됐다. 지난 3월 애틀랜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그의 올해 첫 콜업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출전한 킴브럴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하지만 그 1경기가 킴브럴의 전부였다. 이날 킴브럴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7.4㎞/h에 불과했다. 2017년만 해도 평균 158.2㎞/h를 기록했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애틀랜타는 킴브럴을 오래 두고보는 대신 빠른 결별을 선택했다.
킴브럴이라서, 애틀랜타라서 다소 충격적인 이별이다. 킴브럴은 켄리 젠슨, 아롤디스 채프먼과 함께 2010년대 MLB를 대표하던 마무리 투수다. 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이후 2014년까지 4년 연속 세이브 1위를 내달렸다. 40세이브 이상만 5번을 기록하는 등 통산 세이브 개수가 440개에 달한다.신인 때만 해도 애틀랜타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였지만, 이후 킴브럴의 커리어는 다소 곡절이 있었다. 애틀랜타는 고액 연봉자였던 멜빈 업튼 주니어 처분을 위해 킴브럴을 묶어서 샌디에이고로 내보냈다. 킴브럴을 영입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샌디에이고는 다시 킴브럴을 보스턴으로 트레이드했다.
킴브럴은 보스턴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뒀으나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전 구위가 조금씩 떨어졌다. 원하는 계약을 받지 못한 그는 시즌 절반이 지나서야 FA로 시카고 컵스로 갔다. 부진과 활약을 반복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다저스로 트레이드가 반복됐다. 이후 단기 마무리 투수가 필요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거쳤으나 더 이상 전성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볼티모어에서 23세이브를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은 5.33에 달했다.MLB 계약을 받지 못한 킴브럴에게 손을 내밀었던 팀이 친정 애틀랜타였다. 애틀랜타 역시 불펜 보강이 부족했던 상황. 11년 만에 재회였으나 해피엔딩은 없었다.친정팀마저 포기한 킴브럴이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킴브럴의 통산 440세이브는 MLB 역대 5위 기록. 현역 선수 중에선 젠슨의 460개에 이은 2위 기록이다. 하지만 이대로면 그를 찾는 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마무리 투수로 등판은 물론 빅리거로서 출전조차 확신할 수 없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08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