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가 곧 기회?…'불매운동' 일본 기업들, 코로나19 확산 방지 기부 릴레이
일본과의 무역마찰로 불매운동 대상이 된 토요타와 유니클로 등 일본기업들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기부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며 성금과 마스크를 앞다퉈 전달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감성 마케팅'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롯데마트는 일본산 맥주를 구매하면 마스크를 덤으로 주겠다고 홍보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日 기업도 온정의 손길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최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긴급지원 키트(식품 및 마스크 등 감염예방 용품)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ABC마트도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성금 1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 앞서 유니클로는 지난 26일 대구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과 관련 시설 근무자들에게 1만5000장의 마스크를 기부했다. 이 마스크는 대구아동복지협회를 통해 지역 사회 내 23개 아동 양육과 복지시설에 전달될 예정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마음을 담아 마스크 지원을 결정했다"며 "유니클로 임직원들 역시 안전과 위생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데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일본계 기업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불매운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하반기 불매운동의 여파로 판매량이 49.1% 줄었다. 유니클로 역시 국내 판매량이 많이 감소하며 종로3가점과 월계점이 폐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티즌 반응은 대체로 고맙다는 분위기다. '고맙습니다. 잊지 않을게요' '도움은 이유를 불문하고 감사하다' '우리는 열심히 불매운동을 했는데…그들은 도와주네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는 '고마운 일이지만, 국내 소비심리를 위한 비즈니스로 보인다' '고맙지만, 그래도 우린 친구는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마스크 품절이라더니…일본 맥주에 끼워 판 롯데 반면 롯데마트는 일본산 맥주를 구매하면 마스크를 덤으로 주겠다고 홍보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7일 아사히 수퍼드라이 6캔을 구매하면 'KF94' 마스크를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마트 6개 점포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 행사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본 맥주-코로나 마스크 마케팅 논란'으로 환산됐고, 행사는 당일 종료됐다. 업계에서는 현재 전국적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진 가운데 굳이 국내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일본산 맥주에 이 같은 마케팅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당시 롯데마트에서는 마스크가 동난 상태였다. 27일 서울역점에 풀린 마스크 960개가 매장 오픈 직후 모두 팔려 품절됐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는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할 마스크는 없지만, 일본 맥주에 끼워 팔 마스크 분량은 있던 셈"이라며 "시국이 이런 틈을 타 구하기 어렵다는 마스크를 붙여 일본 맥주 재고떨이에 나선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롯데 관계자는 "연초부터 아사히 영업사원이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이벤트가 길어졌다”며 “마스크 수급에 사회적 관심이 높은데 이런 부분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3.02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