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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후불제 상조’로 합리적 장례문화 선도

공동체 중심으로 치러지던 장례가 지나치게 허례허식화, 상업화되면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비담(悲譚)(대표 이수환)이 ‘후불제 상조 서비스’를 통해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장례문화를 선도하며 주목받고 있다.2025 하반기 일간스포츠 선정 혁신한국인 파워코리아 대상을 수상한 비담상조는 2021년 경기도 하남시에 설립된 상조 전문기업으로, 선불금 부담 없이 장례 후 실제 사용한 항목에 대해서만 비용을 정산하는 신개념 후불제 시스템을 도입해 상조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이수환 대표는 30여 년간 전통 및 기업 장례 분야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다. 이 대표는 “기존 선불제 중심 상조업의 불투명성과 높은 비용 부담을 개선하고자 후불제를 도입했다”며 “고객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이용할 수 있는 정직한 상조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비담상조는 장례지도사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의전부터 유족 케어까지 책임지는 장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장례를 단순한 의식이 아닌 ‘의미 있는 작별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꽃이불·꽃관·메시지 추모등 등 12가지 추모케어 상품을 마련, 유가족의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특히 메시지 추모등은 고인에게 남기는 글을 불빛으로 비추는 장치로 감성적이고 품격 있는 작별을 가능하게 한다.최근 가족 중심의 간소한 장례문화 확산에 맞춰 비담은 일반장, 고급장 외에 가족장과 무빈소 장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가족장 서비스는 외부 조문객 없이 가족만의 내밀한 시간을 가지는 장례 형태다. 무빈소 장례는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입관 및 화장 절차로 간소화하여 유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다.이수환 대표는 “후불제 상조는 선불제의 불안 요소를 해소해 필요한 서비스만 선택할 수 있어 특히 젊은 세대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앞으로 수목장·자연장 등 대안적 장지와 디지털 추모 서비스, 상속·법률 등 사후 절차까지 연계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비담은 기업 맞춤형 장례 서비스(B2B) 제도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대기업을 대상으로 VIP 장례 행사를 전담하고 있다. ‘슬픈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장례’를 기업 철학으로 삼아 정직과 신뢰, 그리고 존엄을 바탕으로 유족이 진정한 추모에 집중할 수 있는 장례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2025.11.06 08:20
산업

"화장품 업계 아카데미 작품상과 마찬가지" 성공한 '코덕' 경서연 코스맥스 연구원 스토리

“상장은 가보로 남겨야죠. 저는 정말 성공한 ‘코덕’이에요.”경서연 코스맥스 책임연구원이 상장을 품에 안고 환하게 웃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과 꿈’을 향해 걸어 나가는 젊은 과학자와 그 뒤를 지키는 기업의 묵묵한 지원을 품은 나라. 아시아 변방을 넘어 세계의 주류가 된 ‘K뷰티’ 신화가 난데없이 탄생한 것은 아닌 듯했다.올해 대한민국 K뷰티 업계에 경사가 났다. 지난달 18일 프랑스 칸에서 막 내린 세계화장품학회(IFSCC) 학술대회에서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의 경서연 R&I 센터 책임연구원이 본상을 받았다. ‘화장품 올림픽’으로 불리는 IFSCC 학술대회에서 한국이 본상을 받기는 이번이 최초다.코스맥스의 R&I센터를 이끄는 강승현 부원장은 “영화로 따지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자축했다. 강 원장에 따르면 수십 년의 전통을 가진 학술대회에서 기초 연구로 본상을 받는 것은 연간 1건 뿐이다. 세계 유수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모인 곳에서 철저하게 블라인드 테스트로 선정된 결과라 더 의미가 깊다.경 연구원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모낭 오가노이드(인체 모사체)를 활용해 스트레스에 의한 백발 형성 메커니즘을 구현한 연구로 주목받았다. 동물에 적용됐던 스트레스 유도 새치 현상을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메커니즘과 동일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모발 발생 과정을 인체 유래 줄기세포로 재현하면서 맞춤형 항노화 제품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쥐에게 스트레스 호르몬을 주면 털은 하얗게 변하고 피부는 까매지는 현상을 연구한 논문이 네이처를 통해 발표됐어요. ‘만약 인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새치를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가노이드 플랫폼과 접목했습니다.”경 연구원은 학창 시절부터 화장품을 유독 좋아한 ‘코덕’(코스메틱 덕후)이었다. 얼굴에 바르지 않더라도 ‘화장품 그 자체가 너무 예뻐서’ 부지런히 수집했다. 해외 직구가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는 배대지(배송 대행지)까지 이용해 소장했다. “대학 시절 SK2라는 스킨케어 브랜드가 인기였어요. ‘피테라’라는 성분을 장인이 우연히 발견하고, 그걸 화장품으로 발전시켰다는 브랜드 스토리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화장품마다 담겨 있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는 진성 코덕이었죠.”급기야 진로도 화장품 연구원으로 선택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으나 ‘화장품 기업에 들어가려면 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에서 생화학, 생물 메커니즘을 연구했어요. 어떻게든 화장품 연구 쪽으로 기회를 열고 만들었습니다. 코스맥스에서 원하던 화장품을 연구하고 IFSCC 학술대회에서 본상도 받았으니 저는 ‘성덕’일지도 모르겠어요.”경 연구원은 K뷰티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던 2017년 코스맥스에 입사했다. 그사이 코스맥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화장품 ODM으로 올라섰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글로벌 뷰티 대기업의 브랜드가 코스맥스와 협업하기 위해 줄을 선다. 저절로 얻은 성과가 아니다. 지난해 첫 연매출 2조 원 시대를 연 코스맥스는 기초 연구 투자에 연매출 5%를 투입하며 젊은 과학자들의 뒤를 받치고 있다. 글로벌 톱클래스 기업으로 뷰티 업계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R&D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의 뜻이기도 하다.경 연구원에게 코스맥스의 화장품 연구원을 꿈꾸는 ‘코덕’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부탁했다. “어떤 연구든 화장품과 연결 지으면 다채롭게 빛을 낼 수 있습니다. 생화학이든 당뇨든 무엇이라도 심도 있게 연구하던 분들도 코스맥스에서는 새로운 화장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어요. 화장품을 사랑한다면 언제든 두드리세요.”서지영 기자 2025.10.17 06:00
산업

지역 식품 중소기업들, 쿠팡 통해 " 산지직송으로 매출 38배 뛰어"

대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치열한 식품시장에서 쿠팡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갖춰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의 중소 식품 제조사들이 늘고 있다.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 속에서도 각종 유통비용을 낮춘 빠른 산지직송과 새벽배송 시스템, 지역 쿠세권을 발판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는 ‘히든 챔피언’들이 성장하면서 지역 경제를 대표하는 중소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갓 담근 김치’ 산지직송으로 5년만에 매출 38배↑…”치열한 시장경쟁서 고속성장”9일 쿠팡에 따르면, 김치·된장찌개·냉장햄 분야의 지역 우수 식품 중소제조사들이 치열한 경쟁상황에서도 최근 수년째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식품 카테고리는 일부 대기업들이 오랜 기간 시장점유율의 70% 이상을 선점하고 있다. 또 국내 음식료품 소매판매액의 지난해 성장률(전년 대비)은 2.2%, 올 2분기(전년 동기 대비)는 2.3% 그치는 등 지난 수년간 성장률이 저조했다. 하지만 쿠팡과 손을 잡은 이들 중소 식품업체들은 단기간에 몇 배 이상의 성장을 거두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경상남도 김해의 김치 제조사 ‘모산에프에스’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전체 매출 115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60억원을 쿠팡에서 냈다고 밝혔다. 2019년 최초 입점 첫해 매출(1억6000만원) 대비 5년만에 38배 성장한 결과다. 올해는 전체 150억 매출을 예상한다. 모산에프에스는 쿠팡 입점 전 약 10년간 소상공인 기준인 연 매출 30억원 내외에 머물렀다. 2010년 초 밑반찬 가게에서 출발, 지역 초중고교 등에 납품을 해오다 쿠팡 입점 후 ‘소비자간 거래’(B2C) 업체로 전환, 중소기업으로 발을 내딛으며 연매출 100억을 첫 돌파했다.모산에프에스 성장 비결은 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십분 활용한 ‘갓 담근 김치 산지직송’이었다. 대기업을 비롯한 경쟁업체들이 냉장 숙성김치에 주력할 때, 모산에프에스는 쿠팡과 손을 잡고 2022년부터 갓 담근 김치를 산지직송하는 ‘역발상’을 택했다. 업체는 배추절임·고춧가루·양념 등을 준비한 다음 당일 새벽과 오전에 거쳐 김치를 담근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지역 특산물인 장군차를 쓴다. 고객 주문에 맞춰 냉매제 포장·검수 절차를 거쳐 당일 오후 1~2시에 상품을 발송, 익일 새벽 7시까지 고객에 도착한다. 김진경 대표는 “겉절이·얼갈이 등 신선한 김치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난데다 익힘 정도를 시간에 따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며 “쿠팡이 산지직송이라는 큰 물길을 중소기업들에게 열었고, 대기업 비중이 높은 김치시장에서 중견기업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했다.된장 카테고리에선 지리산 해발 600m에서 생산되는 전통 된장 상품이 인기다. ‘지리산 피아골’ 된장은 지리산 특산물인 ‘고로쇠 수액’을 물 대신 사용하고, 소금도 3년 이상 간수를 뺀 신안 천일염만 고집한다. 쿠팡 입점 첫해인 2021년 매출 5000만원에서 지난해 4억원으로 8배 뛰었고 올해엔 5억원을 전망한다. 전북 남원 시내에서도 차로 30분 떨어진 지리산 산기슭에서 제품을 만들지만, 쿠팡 물류센터가 호남권역 곳곳에 위치한만큼 빠른 새벽배송으로 지리산 된장이 전국으로 빠르게 배송된다. 김미선 대표는 “도서산간지역인만큼 과거엔 자사몰의 자체 택배 물류비만 상품 가격의 20%나 차지해 유통비용이 컸다”며 “전통된장은 대기업 인기제품을 따라잡기 어려운데 쿠팡이 배송·CS 등을 맡아주면서 연구개발(R&D) 여력이 높아졌고 최근 주먹밥·볶음밥 등 신제품을 개발중”이라고 했다.◇생산시설 2배 키우고 지역 농산물 대규모 매입..지역경제 이끄는 대표 중기로중소업체들은 쿠팡의 장점으로 “도매·중도매 등의 복잡한 유통구조나 수수료 부담 없는 직거래로 인한 유통비용 절감, 상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빠른 배송, 업체가 제품 개발·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를 손에 꼽는다. 인천의 수제햄 제조업체 ‘소금집’은 지난해 쿠팡에서 13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올해 1~8월 매출만 20억을 넘었다. 전체 회사 매출의 40%가 쿠팡에서 나온다. 전통 유럽 방식의 가공법으로 원육의 특징을 살린 잠봉·파스트라미 등을 제조한다. 소금집 이시형 이사는 “핵심 경쟁력인 쿠팡의 콜드체인 새벽배송 시스템을 통해 대기업 주도의 냉장햄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쿠팡과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중소 업체들의 성장은 고용과 생산시설 증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모산에프에스의 직원 수는 최근 3년간 40여명(전체 100여명) 늘었고, 생산시설은 3000평에서 5000평으로 증축했다. 김해, 해남 등 지역 농가 50곳의 배추·무 등 농산물을 매일 평균 30톤씩, 연간 1만톤 이상 매수하며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다. 지리산 피아골은 쿠팡 판매 증가로 지난해 전체 매출 25억원을 냈고, 조만간 ‘소상공인 졸업’(연매출 30억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쿠팡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미국·유럽·호주 수출길이 열렸고 생산시설을 200평에서 400평으로 키웠다.쿠팡에서 지난 5년간(2020년~2024년) 소상공인을 졸업한 업체가 1만곳을 돌파한 바 있다. 쿠팡 관계자는 “우수한 지역 중소상공인 상품을 적극 발굴해 이들의 판로를 확대하고, 대기업과 경쟁 속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중소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서지영 기자 2025.10.09 09:38
경제일반

[AI 주가 전망대] 에스엠코어, 스마트팩토리 대장주 부상…9월 첫 주 단기 랠리 이어질까

※본 기사는 퍼플렉시티 AI의 자연어 기반 분석 모델이 국내 기업 실적 전망, 일간 뉴스, 기관·외국인 수급 데이터, 기술 흐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 분석해 예측한 자료입니다. 해당 정보는 투자 판단에 참고가 되는 비금융 자문 콘텐츠이며, 수익을 보장하거나 손실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2025년 9월 첫째 주, 변동성이 가장 크게 예상되는 종목은 단연 ‘에스엠코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탄압방지법) 여파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스마트팩토리, 로봇 자동화 시장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로봇·자동화 부문 중소형주들의 수급이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 8월 마지막 주, 에스엠코어는 29.9% 가까이 가격이 급등하며 거래대금 1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제조혁신 정책과 함께 대기업 수주 확대, 스마트물류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음 주 단기 조정 시 단기 급등 피로감이 일부 나타날 수 있으나, 뉴스플로우에 따라 최대 15% 전후의 등락률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 의견은 ‘트레이딩 매수(단기세 강조)’다.다음으로 주목할 종목은 ‘모나미’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문구류가 이슈로 등장하며 전통 소비재주에서 갑작스럽게 주목받았고, 8월 25일 29.9% 상한가를 기록했다. 소규모 테마성 재료이므로 변동성이 극심해질 수 있으며, 추가 정책 언급이 없다면 조정폭도 10%를 넘어설 수 있다. 투자자는 추가 재료의 유무를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 등락 예측폭 10~13%로, 보수적인 접근과 일부 차익 실현 전략을 권한다.세 번째는 ‘에스피시스템즈’다. 이 종목 역시 스마트팩토리, 로봇자동화 테마에 포함되어 강한 흐름을 보인다. 노란봉투법 수혜주로 분류되며, 최근 기계·로봇주로 자금이 확산되는 구간에서 8월 말 기준 29.8%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향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나 정책 변수에 따라 단기 조정과 재급등이 교차할 수 있어, 최대 15~17% 등락이 예상된다. 단, 변동성에 따른 손절 라인 설정 등 위험 관리가 필수다.이처럼 정책·정치 테마 결합에 로봇 스마트팩토리주들이 잇달아 급등대열에 오르면서, 예년과 다른 변동성이 펼쳐지고 있다. 투자자라면 재료 소멸에 따른 급락 구간과 정책 드라이브 연속성 여부를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 요구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8.27 14:50
산업

쿠팡 알럭스 직접 써보니 '파격' 메종키츠네 셔츠가 국내 최저가?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연동된 쿠팡의 럭셔리 버티컬 앱 ‘알럭스(R.LUX)’의 위력이 커지고 있다.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을 무료 배송·반품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점뿐만이 아니다. 메종키츠네, 자크뮈스, 르메르 등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 제품도 국내 최저가 수준인 경우가 적지 않을뿐더러, 빠르면 이틀 안에 로켓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생활용품과 식자재군으로 이미지가 고착됐던 쿠팡이 파페치를 끌어안은 알럭스를 통해 패션·뷰티 업계에서도 영역을 장악해 나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저가·정품 인증까지 ‘파격’지난 9일 오후 스마트폰에 ‘배송 완료’ 알림이 떴다. 이틀 전 알럭스에서 구매한 메종키츠네 셔츠가 집 앞에 도착했다는 문구였다. 알럭스는 파페치를 통한 패션 제품 구매 시 최대 5~6일 이내 배송을 약속한다. 만 이틀여 만에 명품 해외 직구가 배송 완료되자 ‘국내 보관 배송을 직구라고 하나’, ‘정품이라던데 사실 가까운 중국에서 복제품이 온 건 아닐까’ 등의 의심부터 들었다.기우였다. 택배 상자를 열어 제품을 확인하자마자 탄성이 나왔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배송된 것은 물론, 물건 품질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메종키츠네의 공식 제품이었다.곧바로 포털사이트에서 운영하는 명품 한정판 거래 플랫폼 앱을 켰다. 이 앱은 수입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통한다. 알럭스에서 구매한 제품명과 사이즈를 검색하자 같은 물건이 떠올랐다. 즉시 구매가는 20만5000원. 알럭스보다 6만5000원 정도 더 비쌌다. 수수료까지 합치면 최소 7만 원 이상 저렴하게 산 셈이었다. 정품을 약속하는 공신력 있는 국내 플랫폼 중에서는 국내 최저가에 해당한다.함께 동봉된 파페치의 인보이스(거래 명세서)와 서비스 품질 총괄 부사장의 사인도 인상적이었다. 인보이스 송장 정보란에는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기록된 배송 출발지와 함께 정품 사실을 인증하는 파페치 서비스 품질 총괄 부사장의 자필 사인 인쇄본이 첨부돼 있었다. 내용을 찬찬히 확인하자 놀랄 만한 부분이 더 있었다. 면 100%인 이 셔츠의 운송료는 원래 4만4000원으로, 이를 포함한 제품의 총 가격은 18만4000원이었다. 그러나 알럭스는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4만4000원에 달하는 국제 배송료를 받지 않았다. 이밖에 별도의 세금이나 수수료도 없었다. 명품 패션·뷰티 장악하는 쿠팡유통업계 일부에서는 이미 파페치를 연동한 쿠팡을 보며 위기 의식을 느끼는 분위기다. 쿠팡은 백화점이나 면세점 채널이 없기 때문에 럭셔리 패션·뷰티 분야로 확장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평가됐다. 샤넬, 크리스찬 디올 등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는 파격적인 직매안을 제시하는 쿠팡의 손을 잡지 않았다. 대중적 이미지의 쿠팡에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면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쿠팡 모기업 쿠팡Inc는 이런 벽을 뛰어넘기 위해 2023년 말 5억 달러(6500억원)를 들여 세계 50여 개국의 브랜드와 부티크를 연결하는 글로벌 명품 마켓플레이스 파페치를 인수했다. 지난달 9일에는 쿠팡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알럭스 앱을 통해 파페치 상품 쇼핑이 가능하도록 했다. 와우 회원은 누구나 전 세계에서 공수한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을 로켓 직구 형태로 무료 배송 및 환불까지 해주겠다고 선언하면서 레거시 기업들을 놀라게 했다.현재 알럭스는 패션·뷰티 위주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추후 럭셔리 주얼리 부문까지 보폭이 확장되면 외형 성장 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2022년 2조4425억원에서 지난해 2조6405억원(추정)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명품 시장은 발란·트렌비 등 명품 전문 플랫폼들이 고정비 부담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사업 철수나 구조조정에 나서며 또 다른 틈새가 생긴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쿠팡이 ‘의도적 적자’를 이야기할 때 모두가 비웃었다”며 “전통적인 강호였던 유통 대기업들이 쿠팡 알럭스의 파격적인 서비스 행보를 보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쿠팡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알럭스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은 파페치가 인증하는 완벽한 정품으로 가품은 없다”며 “당일 재고 물량이나 인기도, 제품의 색과 사이즈 등에 따라 가격이 소폭 변동될 수 있으나,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는 무료 반품과 환불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서지영 기자 2025.07.17 07:00
산업

2025 글로벌 시장 접수중인 K뷰티 브랜드 어디?

전세계적으로 K뷰티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지난해 기준 한국 화장품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차별화된 성분을 앞세우며 디지털 마케팅과 글로벌 유통망 확대에 적극 나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특히 K뷰티의 경우 스킨케어를 위한 기초 제품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 점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이커머스 내 K뷰티 판매액 중 스킨케어 부문 비중은 85%에 달한다. K스킨케어 제품이 혁신적인 기술이나 기능성 성분을 강조하면서도 피부에 큰 자극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K뷰티의 주역들이 일반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 브랜드들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부분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도 뷰티&퍼스널케어 카테고리에서 K뷰티 브랜드 다수가 순위권에 들며 주목받았다. 대표적인 K뷰티 브랜드로는 이퀄베리, 메디큐브, 아누아, 조선미녀, 달바가 있다.■ 부스터스 ‘이퀄베리’, 해외 진출 1년 반 만에 70개국 진출.. 차세대 K뷰티 주자 떠올라‘이퀄베리’는 자연의 에너지를 가득 담은 성분이 주는 힘을 피부에 선사하는 스킨케어 브랜드다. 해외 진출 1년 반 만에 북미∙동남아∙오세아니아 등 세계 70개국으로 빠르게 판로를 확대하며 떠오르는 K뷰티 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요 이커머스와 특히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북미 틱톡샵에 입점하는 등 발빠른 마케팅으로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20배 가까이 성장했다.지난해 아마존 입점 2개월 만에 토너 카테고리 14위에 오르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이퀄베리는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에서는 K뷰티 TOP 20에 드는 것은 물론, 대표 제품인 수영장 토너가 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 토너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퀄베리는 현재 글로벌 뷰티 플랫폼을 통해 진출한 130여 개의 국가 내에 직접적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에이피알 ‘메디큐브’,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 연계한 포트폴리오로 승부수에이피알 ‘메디큐브’는 스킨케어 전문 고효능 브랜드를 표방하며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연계한 포트폴리오가 특징이다. 특히 올해 1분기 화장품 및 뷰티 부문은 K-뷰티의 인기를 타고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6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 부문 역시 매출 9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의 성장률을 보이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메디큐브는 미국 거대 뷰티 편집숍 울타 뷰티에 진출하며 북미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다. 이번 입점 계약은 초도 물량부터 울타 뷰티의 온오프라인 전 지점에 제품이 공급되는 방식으로 체결됐다. 메디큐브 화장품과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뷰티 디바이스 등 총 22종의 제품이 입점 예정이다. 이번 입점을 바탕으로 메디큐브가 글로벌 대표 스킨케어 브랜드로 각인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더파운더즈 ‘아누아’, 해외 판매 채널 확대 박차.. 글로벌 스킨케어 시장 리더십 강화 나서‘아누아’는 2019년 론칭 이후 매년 2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힌 스킨케어 브랜드다. 지난해 11월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에서는 일 판매량이 800%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러한 글로벌 성장세에 힘입어 아누아를 전개하는 더파운더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9% 급증한 4278억원을 기록했다.미국과 일본 아마존에서 높은 판매 성과를 거둔 아누아는 유럽∙중동∙호주 지역 아마존에도 공식 입점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대표 제품인 어성초 클렌징 오일과 토너 등은 입점 직후 각 카테고리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외에도 아누아는 미국과 영국의 대표 오프라인 매장인 울타뷰티와 부츠에 입점했으며 올해 초 영국∙두바이에 이어 독일과 호주까지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현지화 전략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스킨케어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다이글로벌 ‘조선미녀’, 한국적인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해외 소비자 눈도장한방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는 전통 한방 재료인 쌀∙인삼∙동백∙녹두 등 천연물 소재를 활용한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클린뷰티 니즈가 맞물리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이 조선미녀로만 낸 별도 기준 매출은 3000억원에 달한다.대표 제품 '맑은쌀 선크림'의 경우 미국∙유럽∙호주∙인도 등 세계 100여 개국에서 호응을 얻으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러블 없는 선크림으로 입소문을 타며 미국을 포함한 해외 누적 판매량이 800만개에 달한다. 틱톡∙인스타그램 등 SNS 마케팅으로 미국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2022년부터 2년 연속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선크림 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바글로벌 ‘달바’, 글로벌 프리미엄 비건 뷰티 브랜드로 입지 강화스킨케어 브랜드 ‘달바’는 SNS 기반 마케팅과 항공사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제품 홍보 전략을 통해 빠르게 글로벌 진출에 성공했다. 달바글로벌은 2021년 690억 원이던 매출이 2024년 3091억 원으로 약 4.5배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억 원에서 598억 원으로 25배 가까이 증가했다.달바글로벌은 각 지역의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설계와 현지 유통망 확장을 병행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비건 뷰티 브랜드로의 입지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달바는 글로벌 아마존 화장품 카테고리 순위에서 스페인 2위, 독일 9위를 기록하며 강한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고 있다. 현재 일본∙러시아∙북미∙유럽∙아세안∙중화권까지 총 6개 권역에서 수백억원대 매출을 기록 중이며, 내년부터는 인도∙중동∙남미 등 추가 시장도 본격적으로 키울 예정이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7.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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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들 '이전 정부 1000조', 새 정부에선 어떤 분야에 '투자 보따리' 풀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룹들이 서서히 투자 보따리를 풀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특히 급격한 국제 정세 변화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어느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것인지 관심사다. SK, ‘AI 고속도로’ 구축23일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직 이전 정부 때처럼 대대적인 투자 계획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기업들도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발 맞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인공지능(AI) 분야 투자가 가장 두드러진다. SK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AI 고속도로’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SK는 AI 시대의 필수인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지난 20일 SK는 최태원 회장과 이재명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을 가졌다. SK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약 7조원을 투자해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약 6만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달린 103MW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다. 향후 수십만개의 GPU가 달린 1GW급 초대형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출범식에서 “이 자리는 AI 3대 강국 비전을 향한 핵심 인프라이자 미래 주춧돌을 세우는 의미가 있다. 이제 울산은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정부가 구상하는 ‘AI 고속도로’의 강력한 새 엔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데이터를 수집·저장·전송하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데이터센터는 GPU를 활용해 데이터를 AI 모델에 입력하고 정보 학습까지 실행한다. 이에 ‘AI 고속도로’로 불리며 AI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포춘 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50억2000만 달러(약 20조58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177억3000만 달러(약 24조2920억원)에서 오는 2032년 936억 달러(약 128조2400억원)로 연평균 26.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도 AI 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산업현장 방문지로 AI 데이터센터를 낙점했다. 이는 향후 5년의 임기 동안 AI 산업 육성을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고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이 대통령은 ‘5대 과제 공약’으로 100조원 투자를 통한 AI 3대 강국 진입과 미래 전략 산업 육성을 내세운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계획에 따르면 5년간 총 16조76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 선서에서도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 미래 디스플레이 투자 LG그룹의 행보도 주목을 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조 단위의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신기술을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LG는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 미래 디스플레이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다. 투자 기간은 오는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으로 OLED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특히 투자 중 약 7000억원은 경기도 파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은 대형·중형·소형 등 전 사업 분야에서 OLED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대규모 산업단지다. LG디스플레이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번 OLED 신기술 투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 재투자하는 일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인 만큼 국가 경제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OLED는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OLED 시장은 533억1057만 달러(약 76조원) 규모로 연평균 5%씩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686억7500만 달러(약 10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789억4304만 달러(약 112조원)였던 LCD 시장은 같은 기간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LG그룹은 이외에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은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공개한 투자 전략을 보면 2028년까지 5년간 102조원을 국내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을 ABC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LG 관계자는 “ABC 분야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기존 주력 사업들에 대한 투자도 병행될 것”이라며 “국내외 상황들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50조 계획 밝혔던 삼성 행보 관심 윤석열 정부 때는 출범 2~3주 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그룹의 450조원과 SK그룹의 247조원을 비롯해 주요 그룹의 투자 규모 총액만 1000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장관급 라인업’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고, 경제 정책에 관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치는 등 내각 인선 등 장관급 라인업이 빨리 구축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제 정책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진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장관이 아직 교체되지 않았고, 기업들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세부 경제 정책들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와 별개로 올해 국내에서 연구개발(R&D) 부문과 경상 투자, 전략투자 등에 총 2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작년 대비 19%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복합 위기에도 연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만큼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3일 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전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관계자는 ‘그룹들의 투자 보따리’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바이든, 트럼프 행정부에 맞춰 각각의 투자 계획을 공개한 것처럼 때가 되면 구체적인 숫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정부 당시 삼성이 스타트를 끊자 주요 그룹들이 이어서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6.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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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조단위 투자 발표...다른 그룹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조 단위의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을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투자 기간은 오는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으로, OLED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업계에 따르면 투자 중 약 7000억원은 경기도 파주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은 대형·중형·소형 등 전 사업 분야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대규모 산업단지다.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OLED 신기술 투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 재투자하는 일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인 만큼 국가 경제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OLED는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내 핵심 기술로, 백라이트가 필수인 LCD와 달리 픽셀 하나하나가 빛을 내며 화질이나 두께, 소비전력 면에서 우수하고, 얇고 유연해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어 다양한 폼팩터 혁신이 가능하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OLED 시장은 533억1057만 달러(약 76조원) 규모로 연평균 5%씩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686억7500만 달러(약 10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789억4304만 달러(약 112조원)였던 LCD 시장은 같은 기간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반전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 기술과 제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국내 투자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 동반 성장을 통해 산업 생태계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제로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차별화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선제적인 OLED 기술 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97인치 OLED TV 패널부터 27인치 게이밍용 모니터용 패널, 태블릿 등 IT용 패널, 스마트폰·워치용 패널 등 OLED 풀 라인업을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최근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중국 티안마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는 등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그간 주요 대기업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점에 비춰보면 LG를 시작으로 조만간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AI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에 100조원을 집중 투자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AI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SK그룹은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100MW 규모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가 수조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민관 프로젝트로, SK그룹은 이달 중 출범식을 열고 오는 8월 기공식을 할 예정이다.SK그룹은 앞서 지난 13∼14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AI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을 모색했다. SK그룹은 AI와 첨단 반도체 등 국가 핵심 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 계획 하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가치사슬(밸류체인),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에너지 설루션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3월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와 별개로 올해 국내에서 연구개발(R&D) 부문과 경상 투자, 전략투자 등에 총 2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작년 대비 19%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삼성전자는 지난해 복합 위기에도 연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만큼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앞서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경제6단체장간 간담회에서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전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김두용 기자 2025.06.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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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 1분기 곤두박질 친 코오롱·삼성물산·F&F의 돌파구는

국내 주요 패션 대기업이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내수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이상 기온이 각 기업이 이끄는 주요 브랜드의 실적을 깎아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모두가 힘들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과 삼성물산 패션부문, F&F,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전개하는 각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이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옷·신발부터 줄였네…우울한 패션가 “예전엔 계절이 바뀌면 백화점이나 아웃렛에 가서 옷이나 신발부터 샀거든요. 요즘은 아예 안 사거나 온라인에서 보세 브랜드를 사 입어요.”4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최근 달라진 소비 패턴을 이렇게 전했다. 패션 쇼핑에 월 60~70만원을 쏟아붓곤 했지만 이젠 씀씀이를 크게 줄였다. 이따금 옷 쇼핑에 나설 땐 이커머스 플랫폼을 주로 방문한다. 비단 A씨만의 일은 아니다. 경기 침체와 불황이 이어지면서 의류 쇼핑을 대폭 줄이는 소비자가 증가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3월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0.7% 역성장했다. 가장 크게 줄어든 항목은 역시 패션이었다. 올해 1분기 의류와 신발 구매액은 1년 전보다 4.7% 쪼그라들었다. 한 달 평균 의류 구매액은 지난해 4분기 12만5000원에서 올해 1분기엔 8만5000원으로, 신발은 2만3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패션 분야 소비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굵직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 기업들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코오롱FnC의 낙폭이 가장 뼈아팠다. 코오롱스포츠, 지포어, 왁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코오롱FnC의 올 1분기 매출은 2629억원으로 4.1% 줄었고,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빈폴, 에잇세컨즈 등을 전개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5044억 원, 342억 원으로 각각 2.5%, 36.8% 떨어졌다.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대표 브랜드인 F&F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F&F는 연결 기준 매출이 0.3% 감소한 5056억원, 영업이익은 5.1% 줄어든 1236억원에 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같은 기간 매출 3042억원, 영업이익 47억원으로 각각 1.7%, 58% 감소했다. 과거에는 브랜드의 가치와 제품력을 우선시 생각했지만, 최근 들어 이런 소비 경향이 바뀌었다. 롯데멤버스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들이 패션·의류 구매 시 고려 사항으로 브랜드와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2%포인트, 0.7%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1%포인트 증가했다. 브랜드보다는 싼 가격부터 찾는 소비 행태가 강화됐다는 뜻이다. 이상기후 대처 위한 방안도 마련 한국은 전통적으로 봄·여름·가을·겨울 시즌별 상품 구분이 명확한 시장이었다. 겨울에는 단가가 높은 패딩이 날개를 달았고, 간절기에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패션 기업을 견인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이 따뜻해지고 봄과 가을은 짧아지면서 간절기 아이템을 찾는 소비자도 줄고 있다.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2월 평균 기온은 –0.5℃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다. 지난 3월에는 중순까지 눈이 내리거나,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 현상이 나타났다. 이상 기온이 반복되면서 패션 기업의 재고만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FnC는 지난해 재고자산 비율이 40%로 주요 패션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물산 패션부문 36.1%, 신세계인터내셔날 24.2%, F&F 14.2%였다. 해외 패션 기업은 재고자산 비율을 10% 이내로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회사의 재고자산 비율 수치는 높은 편에 속한다. 재고 보유율이 높을 경우 감가상각비와 관리 비용이 증가한다. 또한 할인 판매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이익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기업들은 날씨에 유연한 운영 체계를 마련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여름 상품 비중을 늘리고 기능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여름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인과 활용도가 높은 상품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고객 반응에 따라 소량씩 물건을 생산하고, 온라인 전용 기획 상품 비중을 늘려 상황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올해도 주요 브랜드의 봄·여름 제품 출시 시점을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겼다.업계 한 관계자는 "이상기후는 패션업계가 가장 타격을 입는 요인인데, 사실 날씨가 우리 탓이 아니지 않은가"고 항변하면서도 "불확실성을 계속 키워나갈 수 없어서 시즌별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돌린 패션 기업들 패션 대기업들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필리핀 출점에 나서면서 10년 만에 해외시장에 재도전한다. 에잇세컨즈는 지난 2016년 중국 상하이에 초대형 매장을 열었다가 2년 만에 철수한 경험이 있다. 에잇세컨즈는 올 하반기 마닐라의 초대형 쇼핑몰인 SM 몰 오브 아시아에 매장 출점을 시작으로 필리핀 요지에 총 3개 매장을 오픈한다. F&F는 올해 MLB의 중국 성장 목표를 7%로 잡는 한편, 인도와 중동 진출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중국 매장 출점을 지속하며 홍콩과 마카오, 대만 등지로 외연을 확장할 방침이다. 코오롱Fnc는 중국에서 꾸준히 성장 중인 코오롱스포츠를 밀고 있다. 2017년 중국 안타그룹과 설립한 합작사 코오롱스포츠차이나를 통해 2024년 7500억원으로 중국 매출을 키웠다. 올해는 일본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는 최근 도쿄 긴자식스에 매장을 연 데 이어 향후 5년간 주요 도시 내 12개 지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포어는 중국에서도 앞으로 30개 매장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코오롱FnC 측은 “지포어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현지에 맞는 상품 기획으로 해외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전사적 체질 개선’으로 삼았다. 선전 중인 코스메틱에 힘을 싣되, 패션 부문은 성장성 높은 신규 수입 브랜드를 연내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ㅈ 2025.06.09 07:30
산업

'실적둔화' LG생건·아모레·애경 대형 뷰티사의 고민 “길게 봐야 하는데”

국내 대형 K뷰티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했다. 지난 28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애경산업과 아모레퍼시픽도 순차적으로 1분기 성과 공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전역에 한국산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달리 대형 3사의 1분기 실적은 사뭇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K뷰티의 미래를 위해서는 기술력이 집약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선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이 1조69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고, 영업이익은 1424억원으로 5.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생활용품 및 데일리뷰티를 포함하는 HDB(Home Care & Daily Beauty) 부문은 선방했지만 뷰티 부문은 아쉬움이 컸다. LG생활건강의 뷰티 부문은 면세점과 방문판매 등 전통 판매 채널의 부진으로 매출이 3.4% 줄어든 708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11.2% 줄어든 589억원에 머물렀다.다른 뷰티 대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애경산업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11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0.7%, 영업이익은 63.3% 감소한 수치다. 특히 화장품 사업의 1분기 매출액은 459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2%, 88.4% 줄었다. 30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아모레퍼시픽은 그나마 낫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사업 호조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조330억원, 영업이익은 36.9% 늘어난 995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이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최근 세계적인 K뷰티 인기와 비교하면 대형 3사가 다소 고전하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3만1524곳으로 4년 전인 2019년(1만5705곳)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코스맥스나 한국콜마 같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을 통한 화장품 생산과 브랜드 론칭이 쉬워진 결과다. 그러나 자체 기술력 없이 아이디어와 콘셉트로 승부를 보는 브랜드는 오래 가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K뷰티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샤·더페이스샵·에뛰드 등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첫 번째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독보적인 기술 투자 없이, 톡톡 튀는 개성과 아이디어로만 승부를 봤던 K뷰티는 곧 중국의 C뷰티에 따라 잡혔다. ODM사를 통해 ‘메이드인 코리아’를 찍어 싼 가격에 내놓는 C뷰티를 이길 재간이 없었다.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한국 뷰티 산업이 길게 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한 독보적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시세이도’ 프랑스 ‘로레알’처럼 뛰어난 기술을 갖춰야 스테디 셀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K뷰티가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중저가 인디브랜드 외에도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과 같은 기술 투자 기업의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가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현재 K뷰티가 일본 등에서 다시 붐을 일으키지만 관건은 기술력”이라면서 “북미와 유럽에서 ‘설화수’나 ‘후’ 등이 지금보다 더 선전해야 시장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시슬리나 로레알은 어느 면세점에 가도 찾는다”고 강조했다. 국내 뷰티 대기업 A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트렌드와 가성비에 맞는 한국 화장품 위주로 글로벌에서 인기”라며 “후나 설화수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를 갖춘 대기업은 기술 보안과 생산 특성상 유행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워 이중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4.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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