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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세계의 벽에 부딪쳐 보고 싶다" 김도영, 프리미어12 홈런·타점 2위 눈도장 쾅

한국 야구대표팀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홈런과 타점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김도영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최종전 호주와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김도영은 0-0으로 맞선 3회 말 1사 2루에서 선제 적시타(결승타)를 날렸다. 이어 3-2로 쫓긴 6회 말에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번 대회 3호 홈런이다.2015년 초대 대회 우승, 2019년 준우승에 오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김도영의 등장은 큰 수확이다. 대표팀 차세대 중심 타자로 전혀 손색 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김도영은 5경기에서 타율 0.412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대회 홈런 2위, 타점 2위다. B조에선 홈런과 타점 모두 단독 1위다. OPS(츨루율+장타율)는 1.503으로 높다. 이번 대회 A, B조 예선 전체 홈런 1위는 미국의 라이언 워드(4개)다. 올해 LA 다저스 트리플A 소속으로 뛰며 120경기에서 타율 0.258 33홈런 101타점을 기록한 워드는 이번 대회 타율 0.333(15타수 5안타) 4홈런 10타점의 성적으로 예선을 마쳤다. 미국의 맷 쇼가 12타점(5경기 타율 0.579 2홈런)으로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현재 시카고 컵스 산하 소속으로 올 시즌 트리플A와 더블A를 통틀어 121경기에서 타율 0.284 21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김도영은 이런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현장에 있던 해외 스카우트와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 잡는 활약이다.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김도영이 오늘 밤 글로벌 야구 스타로 등장했다"라며 "그랜드슬램, 2루타"라고 적었다. 이어 "3루에서 놀라운 두 번의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라고 평가했다.입단 3년 차인 김도영은 올 시즌 141경기에 출장해 타율 3위(0.347) 홈런 2위(38개) 타점 공동 7위(109개) 득점 1위(143개) 도루 6위(40개) 출루율 3위(0.420) 장타율 1위(0.647)를 기록,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수상이 유력하다. 김도영은 14일 쿠바전 승리 후 "내일 일본 선발 투수(다카하시 히로토, 2024 NPB 평균자책점 1.38 1위)가 무척 좋다고 들었다. KBO리그 톱 클래스 선수와 비슷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일단은 부딪쳐 보고 싶습니다. 세계의 벽에"라고 말했다. 김도영은 MLB 출신을 제외한 야구 스타가 총출동한 프리미어12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형석 기자 2024.11.18 18:03
프로야구

"복귀는 경과 지켜봐야" 타구에 맞은 KIA 네일, 결국 25일 수술…턱관절 골절

KIA 타이거즈에 초비상이 걸렸다.KIA 구단은 '삼성창원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한 결과 제임스 네일이 턱관절 골절 소견을 받았다. 오늘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턱관절 고정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네일은 전날 열린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 6회 말 선두타자 맷 데이비슨의 투구 강습 타구에 턱부위를 맞았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네일은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가 상태에 관심이 쏠렸다.네일은 올 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카일 하트(NC·2.32)에 이은 리그 평균자책점 2위로 KIA 선발진을 이끄는 에이스였다. 복귀 시점은 미정. KIA는 24일 기준으로 120경기를 소화해 잔여 경기가 24경기 남았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면 어느 정도 휴식 기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모든 가정에 물음표가 찍혔다. KIA는 '정확한 재활 치료 기간은 수술 후 경과를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25 10:26
프로야구

[IS 인터뷰] LG 보며 독기 품은 '주장' 나성범 "2024년, KIA팬에 우승 선사할 것"

중계 화면을 통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가을 축제와 LG 트윈스의 우승. KBO리그 대표 외야수 나성범(34·KIA 타이거즈) 자책했다. 그는 그 어느 해보다 독한 마음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나성범에게 2023년은 악몽이었다. 정규시즌 개막 전 출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왼쪽 종아리 근막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6월 23일 KT 위즈전에서야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렀지만, 소속팀 KIA가 한창 5강 진입 경쟁을 하고 있었던 9월 19일 LG 트윈스전에서 주루 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남은 일정을 치르지 못했다. 나성범은 두 번째 부상을 당한 순간을 돌아보며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열심히 경기 하다가 생각하지도 못한 부상을 당해 너무 당황스러웠다"라고 했다. 당시 KIA는 120경기에서 60승 2무 58패를 기록, 5위였던 SSG 랜더스와의 1경기 밀린 6위였다. 하지만 나성범이 이탈한 뒤 공격력이 약화했고, 최형우·박찬호 등 다른 주축 타자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며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 순위는 6위(73승 2무 69패)였다. 나성범은 "정규시즌 초반에도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다시 부상을 당해서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당시 팀 기세가 좋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나 그 위에 무대에서 PS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라고 자책했다. 건강한 나성범은 무서운 타자였다. 그는 출전한 58경기에서 타율 0.365(222타수 81안타) 18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규정타석(446)에는 한참 모자랐지만, 홈런 부문 공동 10위에 올랐다. 타석당 홈런은 0.08개. 2013년 데뷔 뒤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나성범은 "지난겨울 2023시즌 준비를 정말 잘했다고 자부한다. 느낌도 좋았다.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부상도 내 탓"이라고 했다.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기로 했다. 2023년 PS는 나성범에게 큰 자극을 줬다. 그는 "우리 팀이 경기하는 것도 아닌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빠지지 않고 PS를 시청했다. 2년 전, KIA가 우승을 하기 위해 자유계약선수(FA)였던 나와 계약(6년 총액 150억원)했다. 가을 무대에 나가지 못해 KIA팬에게 너무 죄송했다. 내년에는 꼭 오래 야구를 하면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이를 악물었다.2024년 우승 도전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LG가 29년 만에 정상에 오른 모습을 보며 느낀 게 많았다. 나성범은 "나조차도 LG 우승 순간을 보면서 여러 감정이 생기더라. 소름이 끼쳤다. 29년 만이다. 정말 의미가 큰 성과였다"라고 했다. 나성범은 이어 "그래서 더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우승이었다. 부러웠고, 나도 KIA팬에게 우승을 선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독기가 생기더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KIA는 지난 10월 28일 홈구장(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팬 페스트 '호랑이 가족 한마당'에서 나성범이 2024시즌 새 주장으로 선임된 사실을 알렸다. 나성범은 이적생이지만, 현재 KIA를 대표하는 타자이자 리더십을 인정받은 선수다. 나성범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 김종국 감독님께서 직접 요청하셨다. KIA 같은 좋은 팀에서 주장을 맡는다는 건 정말 의미가 크다. (주전 내야수) 김도영이 부상을 당했지만, 마무리 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이 정말 잘 준비했다고 들었다. '내가 끌고 가야 한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두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 안팎에서 도움이 되는 주장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성범은 NC 다이노스 소속이었던 2019년에도 주장을 맡았지만, 정규시즌 초반 당한 오른쪽 무릎 부상 탓에 이탈하며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NC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0년에는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가 주장이었다. 나성범은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주장으로 우승까지 하면 더 큰 의미가 될 것 같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절대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이다. 2024년엔 KIA팬 성원에 꼭 보답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22 17:30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2년 전 블게주가 안긴 실패...오타니, 이번엔 웃을까

독주 체제가 굳어졌던 메이저리그(MLB) 홈런왕 경쟁이 이파전 양상으로 달라졌다.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올해는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텍사스 투수 존 그레이의 시속 154㎞/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히는 공이었지만, 오타니는 어퍼컷 스윙으로 응수했다. 이 과정에서 헬멧이 벗겨졌다. 엄청난 비거리와 타구 속도로 매 홈런 놀라움을 안기 오타니가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올 시즌 42호 홈런을 기록했다. ML 양대 리그 홈런 1위 맷 올슨(43개·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을 1개 차로 추격했다. 올슨은 이날 뉴욕 양키스전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오타니가 ‘추격자’ 입장이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전반기만 32홈런을 치며 이 부문 1위를 독주하던 오타니는 8월 첫 11경기에서 1홈런에 그치며 홈런 생산 페이스가 주춤했고, 7월 마지막 3경기에서 4홈런, 8월 첫 11경기에서 6개를 추가한 올슨에게 1위를 내줬다. 8월 주춤했던 오타니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포함 최근 4경기에서 2홈런을 기록, 다시 장타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나란히 120경기를 치른 두 선수는 소속팀의 남은 정규시즌 일정 동안 홈런왕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오타니는 홈런 1위를 지키지 못한 경험이 있다.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2021시즌 얘기다. 8월까지 42홈런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홈런왕 등극을 향해 나아갔지만, 9월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정규시즌 막판 홈런쇼를 보여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로열스) 추격을 허용했다. 9월 13일 게레로 주니어에게 공동 선두(44호)를 내줬고, 사흘 뒤 페레즈에게도 추월을 허용했다. 결국 오타니는 9~10월 4홈런에 그쳤고, 최종 46개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게레로 주니어와 페레즈는 48개로 공동 1위에 올랐다. 2023시즌 AL MVP 레이스는 오타니에게 적수가 없다. 타석에선 3할(0.306) 타율에 홈런왕을 노리고 있고, 마운드에서도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홈런왕은 아직 오타니가 거머쥐지 못한 타이틀이다. 그래서 올슨과의 경쟁에 시선이 모인다. 2021시즌처럼 오타니의 페이스가 정규시즌 막판을 향할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 이번엔 재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7 15:43
프로야구

[IS 수원] 감독도 놀랐다, 박병호 4일 라이브배팅…복귀 시동

"나도 놀랐다. 일반인의 회복력이면 쉽지 않은데…." 발목 부상 중인 박병호(36·KT 위즈)가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할 전망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3일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가 우천 순연되기 전 "박병호가 내일 라이브(배팅)를 시작한다"며 놀라워했다. 라이브배팅에선 투수가 실전 경기와 비슷한 공을 던진다. 실전을 뛰기 전 컨디션을 체크하는 마지막 단계. 라이브배팅에서 큰 문제가 없으면 2군 경기를 소화하거나 곧바로 1군에 등록된다. 박병호는 지난달 11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루타를 때려낸 뒤 태그를 피해 2루를 밟다가 발목을 접질렸다. 구급차에 실려 야구장을 빠져나갈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병원 세 곳에서 교차 검진한 결과, 결국 오른발목 앞뒤 인대 손상(파열)이 발견됐다. 빠른 복귀를 위해 박병호는 수술이 아닌 재활 치료를 선택했는데 최소 4주 공백이 불가피했다. 오는 8일 마무리되는 정규시즌 일정 내 복귀할지 불투명했다. 부상 직후 "빨라야 포스트시즌에나 복귀할 수 있다.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박병호는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슬렀다. 지난달 20일 인천 SSG 랜더스 원정 때 1군 선수단에 합류, 원정 일정까지 동행 중이다. 그러면서 훈련량도 조금씩 늘렸다. 이강철 감독은 "걷는 건 평소처럼 걷는다. 이제 슬슬 조깅도 한다"며 "(예상보다 빠른 복귀에) 나도 놀랐다. 일반인의 회복력으로는 쉽지 않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고생 많이 했다. 여러 가지 좋은 치료 방법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오른발목을 다쳤다. 타격 시 체중을 지탱하는 왼발목과 달리 오른발목은 순간적으로 꼬임 동작이 발생한다.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는 체중(몸무게 107㎏)이 실린 상태로 심하게 삐었다고 보면 된다"며 "오른발목을 다쳐서 (타격할 때) 못 돌릴 줄 알았는데 (현재 진행 중인 타격 훈련에선) 체중을 싣는 것까지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병호의 복귀는 천군만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20경기에 출전, 타율 0.273(425타수 116안타) 33홈런 93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3주가량 이탈했지만, 팀 내 홈런과 타점, 득점 1위. 특히 홈런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28개)에 5개 앞선 리그 1위다. 박병호는 지난겨울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KT로 이적, 절치부심했고 과거의 명성을 조금씩 찾아갔다. 공교롭게도 KT는 박병호의 부상과 강백호의 타격 슬럼프(타율 0.252)가 겹쳐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박병호가 돌아오면 타선을 재정비할 계기가 될 수 있다. 3일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된 것도 나쁘지 않다. NC전이 8일 이후 편성되면 박병호의 실전 감각 테스트 기회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정규시즌 말미에 복귀해 가을야구까지 뛰는 프로세스가 가능하다. 이강철 감독은 "그렇게 하고 포스트시즌을 할 수 있다면 훨씬 낫다"며 "박병호는 한 방이 있으니까 하나 맞으면 '빅이닝(한 이닝 대량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기대했다. 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03 14:21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어메이징 트윈스, 그라운드 난동까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청룡을 인수한 트윈스 1990년 1월 LG와 MBC의 구단 영업권 양수 조인식이 열렸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 MBC 청룡은 성적 부진과 모기업(문화방송)의 특수성 때문에 1989년을 끝으로 간판을 내렸다. 야구단 매매계약을 한 럭키금성은 1990년 3월 여의도 럭키금성빌딩에서 창단식을 열었다. 인수 대금은 서울 연고 팀 프리미엄이 붙어 130억원에 이르렀다. LG 트윈스 초대 사령탑은 MBC 청룡 초대 감독이었던 백인천이 맡았다. ②쌍방울의 시작 1990년 3월 전북 전주를 연고로 프로야구 여덟 번째 구단인 쌍방울 레이더스가 창단했다. 당시 쌍방울은 7개 구단으로부터 보호 선수(22명)를 제외한 2명씩 총 14명의 선수를 수급받았다. 쌍방울은 1990시즌 2군에서 경기를 소화한 뒤 이듬해 1군 무대에 진입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경영 위기를 겪게 되면서 쌍방울은 1999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③올스타전 MVP '자갈치' 김민호 '별들의 잔치' 최고의 선수는 롯데 김민호였다. 솔로 홈런 포함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린 김민호는 OB 김상호를 기자단 투표에서 2-8로 따돌렸다. '롯데=올스타전 MVP'라는 공식도 만들어졌다. 롯데는 1982년과 1984년 김용희, 1989년 허규옥이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1991년에는 김응국이 상을 받으면서 롯데 선수가 3년 연속(허규옥→김민호→김응국) 올스타전의 주인공이 됐다. ④격분한 팬들 그라운드 난동 1990년 8월 26일 LG-해태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에서 관중 500여명이 그라운드로 난입했다. 해태가 7회 0-10까지 뒤지자 격분한 해태 팬들이 그라운드로 내려와 LG 팬들과 충돌하면서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야구장 일부 시설이 파손됐고 곳곳에서 방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이 투입돼 1시간여 만에 난동이 진압됐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LG가 13-1로 승리했다. ⑤정규시즌 4위 삼성 가을야구 돌풍 정동진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990년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선두 경쟁에서 밀려 가을 야구 막차를 탔지만, 단기전에서 놀라운 '뒤집기'를 보여줬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빙그레 이글스를 2승 무패, 플레이오프(PO)에선 해태를 3승 무패로 꺾었다. PO 2차전 5-7로 뒤진 9회 2사 후 김용철이 선동열을 상대로 터트린 동점 투런 홈런은 프로야구 명장면 중 하나다. ⑥LG 기적의 KS 우승 삼성의 상승세를 멈춰 세운 건 LG였다. 첫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LG는 한국시리즈(KS)에선 삼성을 4승 무패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LG는 1차전에서 장단 21안타를 몰아쳐 13-0 대승을 거뒀다. 2차전을 연장 11회 접전 끝에 승리한 LG는 기세를 이어가 3, 4차전까지 모두 가져갔다. KS MVP는 1차전과 4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김용수였다. ⑦활짝 문을 연 김동수 전성시대 한양대를 졸업한 김동수는 1990년 1차 지명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첫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 정규시즌 110경기에서 타율 0.290·13홈런·62타점을 기록, 신인왕을 차지했다. 태평양 김경기, 롯데 박동희 등 강력한 경쟁자를 꺾었다. 김동수는 KS 우승에도 힘을 보태며 신인 포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골든글러브까지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⑧타격왕 '1모 전쟁' 1990년 타격왕 경쟁은 '역대급'이었다. 해태 한대화, 빙그레 이강돈, LG 노찬엽의 3파전이 치열했다. 먼저 노찬협이 타율 0.333로 정규시즌을 마쳐 한대화와 이강돈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최종 승자는 '1모' 앞선 한대화였다. 타율 0.3349(418타수 140안타)를 기록한 한대화가 0.3348(436타수 146안타)의 이강돈을 아슬아슬하게 따돌렸다. 해태 선수로는 첫 타격왕이었다. 최다안타 타이틀은 이강돈의 몫이었다. ⑨ 신인 이태일 '깜짝' 노히트 노런 영남대를 졸업한 이태일은 데뷔 첫 시즌인 1990년 13승을 따냈다. 신인 두 자릿수 승리도 대단한데 8월 8일 롯데전에선 KBO리그 역대 여섯 번째 노히트 노런까지 달성했다. 당시 최연소(23세 3개월 30일)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이듬해 김원형(당시 쌍방울·20세 9월 25일)에 의해 깨졌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삼성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투수는 이태일과 2019년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뿐이다. ⑩연습생 신화의 시작, 장종훈 1986년 연습생으로 빙그레 유니폼을 입은 장종훈의 잠재력은 1990년 폭발했다. 120경기에서 28개의 홈런을 때려내 '헐크' 이만수(당시 삼성· 26개)를 따돌리고 빙그레 타자로는 사상 첫 홈런왕에 올랐다. 장종훈은 이듬해 35개, 1992년에는 41개의 홈런으로 3년 연속 홈런왕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배중현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한국프로야구 화보·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 2022.09.12 09:00
프로야구

김지찬 “기회주신 허 감독님, 감사하고 죄송하다”

허삼영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두 시즌 반 동안 팀을 이끌었다. 창단 첫 13연패와 정규시즌 9위라는 성적표를 남기고 떠났지만, 그의 유산은 1군 선수단에 남아있다. 삼성 주전 내야수로 성장한 김지찬(21)도 그중 한 명이다. 김지찬은 2020년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바로 1군에 데뷔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였다. 삼성은 그를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지명했다. 키(1m63㎝)가 작지만, 재능을 높게 평가해 '얼리 픽'을 망설이지 않았다. 과감한 지명 다음 과감한 기용이 이어졌다. 당시 신임 사령탑이었던 허삼영 전 감독은 그를 '키워야 할 선수'로 판단했다. 첫해에만 무려 135경기에 출전했다. 당시 성적이 타율 0.231 1홈런 13타점 47득점 2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573에 불과했다. 성적이 부진해도 아낌없는 기회를 받았다. 1군 등록일수가 179일에 달한 김지찬은 2루·3루·유격수뿐 아니라 중견수로도 출전했다. 기회는 2년 차에도 이어졌다. 정규시즌 120경기 타율 0.274 1홈런 26타점 50득점 2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35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군 등록일수가 173일에 달했다. 부상이 아니라면 김지찬이 1군을 떠나는 일이 드물었다. 허삼영 전 감독의 믿음과 배려는 김지찬이 성장하는 밑거름이었다. 그는 올 시즌 63경기에서 타율 0.274 17타점 38득점 21도루 OPS 0.692를 기록하고 있다. 첫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0.71(스포츠투아이 기준)로 부진했던 그는 지난해(0.46)에 이어 올 시즌(1.25)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부상으로 누적 기록이 적은 걸 고려하면 다음 시즌에는 WAR 3 이상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페이스다. 그런 김지찬에게 허삼영 감독의 자진 사퇴는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지찬은 “허삼영 감독님은 내가 신인으로 입단했을 때 감독으로 오셨던 분이다. 내게 많은 기회를 주셨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감독님 덕분이다. 항상 감사하다”라며 “어제 사퇴하셨다는 기사를 보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남은 시즌 감독님이 계시지 않더라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회복하고 돌아온 김지찬은 이제 반전을 노린다. 그는 "부상으로 내려가 있는 동안, 매일 야구를 봤다. 야구를 안 하니 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지더라.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부상으로 빠진 탓에) 지켜만 보고 있어야 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빨리 복귀해서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선수들은 계속 뛰어왔지만 나는 한 번 쉬고 왔다.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을 회복하고 왔다. 더 열심히 하고, 더 많이 뛰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03 14:28
야구

지난해 유일하게 '완주'한 KBO리그, 올해 유일하게 '중단'

2021 KBO리그가 잠시 멈춘다. KBO는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리그 일정을 순연한다"고 결정해 발표했다. 최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주말 NC 3명, 두산 2명의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은 탓이다. 지난 3월 배포한 KBO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에 따르면 대체 선수를 올려 잔여 일정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한 구단은 선수 수급 등을 내세워 리그 중단을 강력히 요청했다. 반면 일부 구단은 통합 매뉴얼에 따라 리그 일정을 정상적으로 치러야 한다고 맞섰다. 오는 18일 5경기를 끝으로 도쿄올림픽 휴식기를 앞둔 가운데, 팀 별 형평성 문제와 방역 정책 동참을 위해 리그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KBO리그는 지난해 리그 개막 후 차질 없이 144경기 기존 체제를 정상적으로 완주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평소보다 한 달 늦은 5월 초에 개막했지만 쉼 없이 달렸다. 5월 5일 개막해 11월 24일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7개월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KBO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완주'였다. 1군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선수단 내 확진자가 쏟아져 정규시즌 기준 팀당 162경기를 60경기로 줄여 시즌을 소화했다. 이런 영향으로 KBO리그는 미국 내 생중계까지 됐다. 일본프로야구(NPB)는 경기 수를 기존 143경기에서 120경기로 축소했다. KBO리그의 정상 완주는 리그 구성원의 자부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올 시즌은 한미일 가운데 유일하게 KBO리그만 중단을 맞았다. 최근 들어 코치와 구단 관계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데 이어 선수단 감염까지 확인됐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에서 12일 선발 투수 애런 놀라가 확진 판정을 받고, 팀 동료 3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선수단과 구단 내 확진자가 일부 나왔지만, 리그 중단은 없었다. 일본도 지난 5월 말 히로시마 1군 선수단에서 1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후 히로시마의 일부 경기를 취소했다. 더이상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일주일 만에 히로시마의 경기를 재개했다. MLB와 NPB 모두 큰 문제 없이 치러지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만 유일하게 중단을 택하며 다같이 멈춰섰다. 이형석 기자 2021.07.12 19:40
야구

[피플 IS] FA가 타이밍이라면 강민호는 그 타이밍을 스스로 만든다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건 프로선수의 꿈이다. 대형 계약으로 큰돈을 벌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그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KBO리그 선수는 1군에서 8~9년을 뛰어야 FA(재취득은 4년)가 된다. 꾸준하면서도 오래 활약해야 달 수 있는 일종의 '훈장'이다. 선택받은 몇몇 선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삼성 포수 강민호(36)에게 올 시즌은 특별했다. 2017년 11월 사인한 FA 4년 계약(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40억원)의 마지막 해로 시즌 뒤 FA로 풀릴 예정이다. 성적이 곧 돈으로 연결되는 FA 계약의 특성상 2021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개막 전 전망은 밝지 않았다. 삼성에서 뛴 첫 3년(2018~2020) 동안 타율 0.264를 기록했다. 잔부상에 시달려 연평균 120경기(정규시즌 144경기) 출전에 그쳤다. 국가대표 포수 출신으로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활약은 기대를 밑돌았다. 2019년에는 개인 최저 수준인 타율 0.234를 기록하기도 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에이징 커브'가 큰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반등이 쉽지 않을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강민호는 예상을 깼다. 9일까지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1(154타수 54안타)을 기록했다. 독보적인 타격감으로 4할대 타율을 유지 중인 강백호(KT)에 이은 타격 2위. 출루율(0.401)과 장타율(0.519)을 합한 OPS도 0.920로 높다. 그가 5할대 장타율과 4할대 출루율을 넘긴 건 롯데 시절인 2016년이 마지막.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젊은 투수들의 멘토를 자처한다.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지난 6일 시즌 7승을 달성한 뒤 "강민호 선배를 만난 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지난달 27일 창원 NC전에서 부진했던 원태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에 따르면 '연봉에 비하면 넌 엄청난 성적을 내는 거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부담이 있을 텐데 편안하게 던져보자'고 다독였다. 공교롭게도 원태인은 다음 등판에서 승리했다. 지난 4일에는 롯데 후배 박세웅에게 메시지도 받았다. 박세웅은 그날 수원 KT전에서 9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으로 시즌 3승째를 따낸 뒤 강민호에게 '형 덕분에 잘됐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강민호는 "롯데 주전 포수가 됐다고 생각한 2013년과 2014년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 뭔가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고꾸라졌다"며 "어린 나이에 경기 뛸 때는 선배밖에 없었다. 지금은 후배를 데리고 경기해야 하는 입장이다. 야구 인생이 길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 한순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올해 못하더라도 내년, 내후년이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 2월 허삼영 삼성 감독은 “강민호는 몸이 매년 좋아지는 것 같다. 아침 6시 반쯤 출근해 7시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대단하다"며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니까 본인이 더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민호는 '얼리버드'를 자처하며 몸을 만들었고 그 결과 8일 개인 통산 1900번째(역대 21호) 출전 금자탑을 쌓았다.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그는 "몸 관리를 잘해서 박용택(전 LG) 선배의 영광스러운 기록(2236경기 출전)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 시즌을 준비하며 건강하게 3년 정도 더 뛰면 그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흔 살 가까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예비 FA라는 걸 고려하면 뼈있는 말이기도 했다. FA는 흔히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계약 직전 개인 성적과 FA 시장 분위기 등이 고르게 맞물려야 빅딜이 가능하다. 이미 강민호는 2013년 11월 롯데와 4년 총액 75억원, 2017년 겨울 삼성과 계약하며 두 번의 '대박'을 쳤다. 모두가 어렵다던 세 번째 FA 계약을 앞둔 강민호가 스스로 타이밍을 만들고 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10 05:30
야구

[IS 포커스] 수비 채우고, 공격 때리고…기대 이상 '이용규 효과'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6)가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있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한화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성적이 크게 악화한 건 아니었다. 120경기 출전해 타율 0.286(419타수 120안타), 1홈런, 32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팀의 주장까지 맡아 선수단을 이끌었지만, 세대교체를 단행한 쇄신 분위기에 칼바람을 맞았다. 자칫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는 벼랑 끝에 몰렸다. 갈 곳 잃은 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키움이었다. 이용규는 한화에서 방출된 지 닷새 만에 키움 구단과 계약했다. 연봉 1억원, 옵션 최대 5000만원 등 최대 1억50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김치현 당시 키움 단장은 "풍부한 경험과 실력, 열정을 가진 선수와 함께해 매우 기쁘다. 연령대가 낮은 선수단에 실력 있는 베테랑의 합류로 뎁스(선수층)와 선수단 분위기가 강화되는 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규 영입 효과'는 생각보다 꽤 크다. 수비에선 입대로 빠진 임병욱의 자리를 채웠다. 좌익수와 중견수가 모두 가능한 만큼 좀 더 탄력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키움은 이용규 영입 후 부동의 좌익수였던 이정후의 포지션을 중견수로 전환,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이용규(좌익수)-이정후(중견수)-박준태(우익수)로 정규시즌 개막전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타석에서의 임팩트도 상당하다. 이용규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583(12타수 7안타)을 기록했다. 김혜성(0.357), 이정후(0.333), 박병호(0.250)를 비롯한 주전급 타자 중에서 타격감이 가장 뜨거웠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낼 정도로 꾸준했다. 시범경기 첫 경기인 21일 사직 롯데전에선 1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2일 대구 삼성전에선 2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0-2로 뒤진 3회 초 2사 1루에서 삼성 선발 벤 라이블리의 2구째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그의 타격 컨디션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용규는 "연습경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타격 타이밍을 좋게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롯해 다양한 상황에 맞춰 타격 타이밍 변화를 가져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타격 밸런스는 연습경기 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 홈런도 타격 밸런스에 타이밍이 잘 맞아서 나온 것 같다. 남은 시범경기에서도 매 타석 집중하면서 시즌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규 활약을 반기는 건 홍원기 키움 감독이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야수고 경험이 굉장히 많은 베테랑이다. 영입했을 때 '그라운드에서 귀감이 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고 선수단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있다'며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실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모두) 리드오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시즌 때까지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돕겠다"고 말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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