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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 캠프 비상 걸린 KBO리그 구단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해외 스프링캠프를 앞둔 KBO리그 구단에 초비상이 걸렸다.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8원 오른 143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최고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원화 약세, 달러화 강세'가 지속하고 있다. 비상계엄은 곧바로 해제됐으나,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하락하고 원화 가치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될 분위기가 아니어서 금융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다.미국 모넥스 USA 트레이딩 디렉터 후안 페레스는 비상계엄 직후 "비상사태를 파악하는 동안 한국 원화가 급락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일반적으로 국가의 안정성에 대한 공포나 우려가 없는 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일본 최대 증권사 노무라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무산된 뒤 원화 가치 급락을 경고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구단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특히 다음 달 미국으로 1차 캠프를 떠나야 하는 5개 구단(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SSG 랜더스)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캠프 비용은 대부분 달러로 쓰기 때문에 예산을 크게 초과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A 구단 관계자는 "처음 미국 스프링캠프 계획을 세울 때 원·달러 환율이 1350원 안팎이었던 거 같다. (현재 환율과 비교하면) 너무 많이 올랐다"라고 우려했다. B 구단 관계자는 "당연히 부담스럽다, 훈련에 참여하는 인원이나 기간을 조정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고 모든 구단이 (어떻게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골머리를 앓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야구단이 스프링캠프에 사용하는 비용은 10억~15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원·달러 환율이 조금만 오르더라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선수단 몸집을 줄이면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이외 지역(호주·대만·일본)으로 향하는 구단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2차 캠프를 차릴 예정인 일본(오키나와·미야자키)의 엔화도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중순 한때 900원대 이하였던 원·엔 재정환율은 950원을 넘나들고 있다.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계획된 지출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로화, 파운드화, 대만달러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 해외로 훈련을 떠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C 구단 단장은 "스프링캠프 비행기 표를 (비상계엄 이전) 이미 구매했기 때문에 선수단 규모를 줄이는 건 쉽지 않다. 다만 다른 부분에서 줄일 게 있는지 해봐야 할 거 같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한다면 앞으로 캠프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줄 거로 생각한다. 엄청난 부담이다. 많이 고민된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2.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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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식사를 같이 합시다

이곳 주소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천하장사로 73입니다. 택시를 타고 여기를 갈 때면 제 말끝이 내려가고 종결 어미는 지역 친화적으로 바뀝니다. 어릴 때 기억까지 보태 “옛날 태양극장 앞에 내리 주이소”라고 하면 기사님 반응은 두 가지였습니다. “거가 어뎁니꺼” 또는 “참 오랜만에 듣네예”. 기사님 중에는 타지에서 온 분도 있었고, 나이대가 달라 지금은 사라진 그 지명을 모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알아듣는 분 중엔 오히려 저를 보고 “어데 나갔따가 오싯꾸나”라고 씩 웃어주기도 합니다. 싱겁게 장난친 것 같지만 거기에 갈 때면 왜 그렇게 현재의 주소나 지명이 머리 속에서 사라지는 걸까요. ‘태양극장’이나 ‘성옥골’ 같은 옛 지명이 붙어 나옵니다.첫 줄에 쓴 주소는 ‘야구팬 할매’의 음식 솜씨가 일품인 노포입니다. ‘똥집 할매집’. 다진 마늘과 참기름, 매운 고추를 같이 버무린 닭똥집 볶음이 대표 메뉴입니다. 다른 메뉴도 다 좋지만 주문의 시작은 닭똥집입니다. 알싸한 마늘 맛을 기본으로, 약간의 짠맛과 구수한 맛에다 씹는 맛까지 더해서 최고입니다. 그냥 밥을 비벼 먹어도 너무 맛있습니다. 테이블 세 개가 겨우 놓인 작은 홀, 그 옆에 붙은 공간에 좌식 테이블 두 개가 전부인 식당입니다. 안쪽 벽에 붙은 TV에선 자주 야구 관련 프로그램이 나옵니다. 주인 할머니가 채널을 맞춰 놓았기 때문입니다. 자그마한 할머니는 덩치 큰 선수들이나 코치, 야구인 출신이 가면 금방 얼굴을 알아봅니다. 눈썰미도, 기억력도 좋아 누구라고 말씀드리면 예전 어느 팀 소속인지도 맞힐 정도입니다. 젊을 때 야구를 자주 보러 다니셨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 주인 할머니는 상호에 있는 ‘할매’의 며느리입니다.NC 다이노스의 많은 멤버들도, 저도 야구장에서 멀지 않은 이 집을 사랑했습니다. 맛도 뛰어났지만 주인 할머니의 따스함으로 ‘집밥’의 정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그 분은 단골이던 팀의 누군가가 떠날 때 차비를 주시며 눈물까지 흘릴 정도였습니다. 환대와 위로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초대 김경문 감독님을 비롯해 현재 이호준 감독님도 다이노스 선수 시절 때 좋아한 식당입니다. 김 감독님은 어린 시절 타지로 혼자 야구 유학을 떠난 기억이 있어 종종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집밥 같은 식사”라고 말씀하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주인 할머니가 메뉴에 없는 밑반찬을 내어주시면 그렇게 좋아하고 맛있게 드시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이 감독님은 최근 ‘최강볼펜’이란 야구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의 창원 ‘최애 맛집’ 첫 번째로 여길 꼽았습니다. 저도 그 장면을 보고 선수 때 이호준 님을 비롯해 야구 관계자를 모시고 종종 찾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물론 그 식당을 소개하려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할매집의 특별함은 할머니 인심과 독특한 음식 맛을 양념으로 깔고, 동료의 고민과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을 재료로 넣어 팀워크라는 새로운 메뉴로 탄생시킨 데 있었습니다. 식사를 매개로 서로의 기호나 사소한 것까지 알게 되는 것은 ‘심리적 안전감’을 키우는 효과가 컸습니다. 밥 한 끼 편하게 같이 먹을 때 나누는 정서적 공감대와 유대감의 특별함입니다. 어느 회사에서 업무 파트너인 고위직 리더끼리 불협화음이 났습니다. 이들을 만난 어느 상담가가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서로 같이 식사해 본 적은 언제인가요, 상대의 사소한 것까지 얼마나 알고 있나요?” 이해하려고 어떤 시도를 했는지 물었던 겁니다. 편 가르지도 않고, 꼰대가 되지 않으면서 이런 자리와 기회를 잘 활용하는 지도자, 베테랑, 또는 리더들이 있습니다. 큰 경기를 앞두고 있거나 연패에 빠져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 말로 다그치는 팀 미팅보다 편안한 식사 자리를 만드는 방법이 더 효과적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일본 캠프 중에 다른 팀으로 갑자기 옮기게 된 장진혁 선수를 위해 김경문 한화 감독님이 따로 자리를 만들어 그와 아침을 같이 먹었다는 최신 뉴스도 그런 맥락으로 보입니다. 장 선수는 무엇을 느꼈을까요. 감독은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요. 팀에는 무엇이 남을까요.진심으로 따뜻한 밥 한 끼 식사를 나눠 보세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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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기싸움에서 이기는 팀, 구심점과 계기

투수의 공이 등에 꽂히는 느낌이었습니다. 퍽~. 나성범(당시 NC 다이노스) 선수는 그러나 별다른 반응 없이 1루로 뛰어갔습니다. 마운드를 향해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결을 지켜보던 더그아웃의 코치진과 관계자석의 프런트에서 약간의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당한 쪽에선 투수의 고의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앞선 타석에서 선배 투수의 공을 잡아당겨 담장 밖으로 넘긴 뒤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세리머니 탓이었을까요. 일단 벤치에선 그를 빼고 대주자를 넣습니다. 부상 정도를 확인하려고 교체합니다. 긴장감도 잠시, 미묘한 상황은 그렇게 끝났습니다.2012년 창단 첫 해 다이노스가 퓨처스(2군)리그를 뛸 때 이야기입니다. 그해 4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찰청 야구단과의 경기를 7-1로 다이노스가 이깁니다. 그러나 경기 후 다이노스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퓨처스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인 경찰청을 맞아 완승했는데 왜일까요. 상대의 도발을 지켜보기만 한 벤치의 선수들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료를 지키기 위해 보복구를 던져야 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시 다이노스를 이끈 초대 김경문 감독님은 ‘빈볼’에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학생야구 선수 때 큰 부상을 여러 차례 당했던 감독님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 ‘깨끗한 야구’를 강조했습니다. 코칭스태프는 얌전하게 구경꾼처럼 앉아있던 선수단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그라운드에 서있는 우리 팀 선수가 주눅이 들지 않게 벤치의 동료들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시작하는 다이노스의 젊은 피들은 그렇게 야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그아웃은 시끌벅적해졌습니다.그래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상대 팀의 길들이기는 갈수록 매서웠으니까요. 대표적인 예로 신생팀의 간판이 된 나성범 선수 경우 그해 퓨처스 시즌 동안 33번이나 공에 맞습니다. 그가 1군 무대인 KBO리그에서 12시즌(2013~2024) 동안 기록한 몸맞는 공은 124 차례로, 시즌당 10.3회 정도였습니다. 퓨처스 레벨을 감안하더라도 첫해 신고식을 얼마나 세게 치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퓨처스 경기였지만 상대 라인업에는 프로 1군에서 몇 시즌을 뛴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신인급 선수로 구성된 다이노스는 '물정 모르는 막내' 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다이노스의 어느 투수는 낮 경기 출장을 위해 얼굴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를 경기 전에 지우라는 말을 비아냥과 함께 듣기도 했습니다. 젊은 선수들 중심을 잡을 베테랑 선수의 필요성을 현장과 구단 모두 느꼈습니다. 첫 KBO리그 진입을 앞두고 그해 말(2012년 11월) 이호준 선수를 팀의 첫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유에는 이런 맥락도 있습니다. 든든한 형의 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동생들(다이노스 선수들)이 그냥 얻어맞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채널을 통해서라도 돌려줘야 할 메시지는 전달됐습니다. 감독이나 구단이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후 대형 FA 계약으로 들어온 양의지 선수도 비슷했습니다. 어느 주심의 콜과 판정이 오락가락하며 경기가 뒤집히려 할 때 그는 더그아웃에서 “이런 경기 지면 안돼!”라고 고함을 칩니다. 더그아웃 복도 뒤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였습니다. 정신이 번쩍 든 동료 선수들은 경기를 잡아냅니다. ‘좋은 선수’는 몸값을 떠나 책임감을 갖고 동료들이 힘들어 할 때 자신이 구심점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곤 합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도 비슷합니다. 현지 미디어에서는 “마침내 길거리 싸움 (street fight)을 이겼다”는 식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때론 거칠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팀 분위기를 바꾸며 응집력을 발휘하는 다저스가 됐다는 겁니다. 고비에서 얌전하게 물러나는 그런 팀이 더이상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요즘 팀 빌딩에 대해 일반 조직에서 강의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을 소개하곤 합니다.강팀은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으로, 어떤 계기를 맞아 함께 싸워 나가면서 내부의 기운을 쌓아 갑니다. 그런 팀을 지켜보는 건 팬으로서 즐겁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18 07:30
야구일반

"잃을 게 없는 나이" 김택연, 씩씩한 막내의 포부

야구대표팀 씩씩한 막내 김택연 "잃을 거 없는 나이잖아요"대표팀 '5인의 마무리' 일원…첫 성인 대표팀 데뷔 눈앞 한국 야구 국가대표 투수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은 서글서글한 미소가 인상적인 선수다. 그렇지만 마운드에서 던지는 공은 절대 타자에게 친절하지 않다.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신인임에도 60경기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거두고 '제2의 오승환'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무서운 공을 던진다.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발탁으로 첫 성인 야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그는 대표팀 막내다.김택연은 "대표팀 형들 보니까 확실히 보고 배울 점도 많고, 배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같이 운동하니까 좋다"고 말했다.이번 대회 그의 첫 번째 목표는 부족한 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KBO리그에서는 첫해부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채찍질하고자 한다.김택연은 "지금은 부족한 게 당연한 거다. 경험도 적고, 완성도도 높지 않다. 그래도 가진 걸 보여주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많이 얻어가는 대회였으면 한다"고 했다. 대회가 본격적인 막을 올리면, 신인다운 패기를 무장하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다음 목표다.김택연은 "아직 잃을 게 없는 나이잖아요"라고 말한 뒤 "하던 대로 할 거다. 직구를 많이 던지겠다"고 선언했다.대만 언론은 우리 대표팀에서 김택연을 주목한다. 김택연을 따로 지목해 인터뷰를 요청할 정도다.김택연은 지난해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WBSC 18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투를 펼친 바 있다.그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택연은 "대만에서 관심 보이는 게 예상 밖"이라며 "조금이라도 저를 알고 있다면, 거기에 맞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이번 대표팀은 강력한 불펜이 특징이다. 특히 김택연과 정해영(KIA 타이거즈), 박영현(kt wiz), 유영찬(LG 트윈스), 조병현(SSG 랜더스) 등 각 팀 마무리 투수 5명은 핵심 전력이다.김택연은 "확실히 물어볼 것도 많다. 각자 팀에서 어려운 역할을 하던 형들이라 얼마나 집중력이 높을까 보게 된다.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는지도 본다. 얘기를 많이 나눠서 친해졌다"며 웃었다.야구대표팀은 선수끼리 기량을 절차탁마할 좋은 기회다. 정작 김택연이 물어볼 게 많은 선배는 자신과 유형이 완전히 다른 고영표(kt)다.고영표는 제구력과 변화무쌍한 공을 던지는 대표팀 에이스 잠수함 투수다. 김택연은 "고영표 선배님께는 궁금한 게 많아서 많이 물어보게 된다"고 했다. 김택연은 대표팀 마무리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박영현(kt)이 유력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승리를 지키기 위해 나설 수 있다.김택연은 "영현이 형이 당연히 마무리 투수를 맡아야 한다. 국제대회 경험도 많고, (타자를) 압도하는 공을 던진다. 가장 좋은 투수가 마지막에 가야 한다"고 손사래 쳤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24.11.1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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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FA 계약에서 찬밥이 되지 않으려면

서운함이 사무쳤던 것 같습니다. 5년 전 일을 꺼낸 걸 보면 말입니다. 우승의 주역이 된 그는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의 통합 챔피언 KIA 타이거즈 우승 포수 김태군 선수 이야기입니다. 지난달 29일 우승의 현장에서 그는 이런 코멘트를 했습니다. “군대에 갔다 오니까 찬밥 신세였다. 코로나 시즌이기도 했지만, 야구가 재미가 없었다. 팀에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올해는 큰 계약도 했기에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왔다. 우승이란 타이틀을 얻었으니 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지지 않을까.”그의 말에서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 둔 한이 느껴졌습니다. 저도 몇 번이나 김 선수의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NC 다이노스 팬들이 일부 대목에서 불편했다는 반응도 봤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해가 됐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준 그가 고맙습니다. 그가 누구를 비난한 것도 아닙니다. 팀에서 그런 대접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가 느낀 감정은 그의 몫입니다. 이번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버금가는 뛰어난 플레이로 찬사를 받는 자리에서 억눌렸던 옛 감정의 상처를 드러내는 건 반대로 이제는 흘려보내겠다는 치유의 의지로도 보입니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며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 아닐까요. 우승 포수라는 타이틀을 붙이기까지 세 차례 팀을 옮기며 곱씹은 상실감이 그를 더욱 분발시킨 자극제였던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더 키워 발전한 모습은 동료나 후배 선수에게 귀감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김태군 님,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프로야구는 찬바람이 불자 곧바로 FA 계약이 불붙으며 스토브리그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 30명 중 시장에서 평가를 받겠다고 신청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승인을 받은 선수는 20명입니다. 협상 시작과 함께 내야수 심우준, 투수 엄상백 선수와 계약을 일찌감치 끝낸 한화 이글스의 공격적인 영입이 놀랍습니다. 여러 팀의 경쟁으로 주요 선수의 몸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협상과 계약은 여러 변수가 많습니다. 김태군 선수가 겪은 5년 전 2019년 겨울도 그랬습니다. FA 계약에서 ‘찬밥’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감정은 주관적이지만, 상황은 객관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여러 선수의 협상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점이 있어 이번 기회에 몇 가지 정리해 봅니다.전략 수립, 정보 수집, 협상 태도라는 삼박자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구단이라는 상대를 잘 알아야 합니다. 관련 포지션에 따른 선수단 구성, 단장과 감독의 의중을 비롯한 팀 내부 상황, 다음 시즌 목표와 장기 계획까지 살펴야 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계약이라면 다각적인 접근과 분석이 필요해 에이전트(대리인)와 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그런데 5년 전 김태군 선수에겐 에이전트 관련, 치명적인 이슈가 있었습니다. 그의 협상 대리인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는 다른 선수를 챙기느라 김 선수 협상에 거의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성공적인 계약을 위한 세 요소 모든 부분에서 패착을 둡니다. KBO 공시 직후인 2019년 11월 5일이 첫 협상이었는데 연말까지 진척 없이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시 양의지 포수가 있어 협상 시간표는 구단 편이었는데 말이죠.에이전트가 제시한 자료도 많이 부족했습니다. 수비의 강점을 부각했지만, 그런 점이 반대로 약점을 두드러지게 만들었습니다. 그 정도만으로 기대치를 요구하기엔 설득력이 매우 약했습니다. 공격 지표가 약점이면 항목별 단계별 옵션을 만들어 계약 규모를 키우는 식의 창의적인 시도도 없었습니다. 이적 가능성이 있었던 어느 팀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도 오판하는 등 실수가 잦았습니다. 결국 에이전트가 중간에 바뀝니다. 급히 맡은 새 대리인은 팀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해 달라며 읍소 전략에 매달렸습니다. 구단 입장에선 향후 트레이드 가능성을 감안해 매몰 비용인 계약금을 크게 줄이고 옵션을 늘려 겉으로 보이는 규모를 키우는 식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선수가 에이전트로부터 협상 중간 과정을 어떻게 ‘보고’받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에이전트를 고용한 선수가 ‘을’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선수는 협상의 지휘자가 돼야 하고 우선 에이전트로부터 ‘따뜻한 밥’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11 07:00
프로야구

2014년 해외 진출 루머와 최정이 쌓아 올린 302억원 국내파 뚝심 [IS 포커스]

지난 2014년 오른손 거포 최정(37·SSG 랜더스)의 거취는 야구계의 관심사였다. 시즌 뒤 개인 첫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할 예정이어서 잔류와 이적이 모두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인 그가 미국이나 일본으로 눈을 돌릴지가 화젯거리였다.해외 진출 불씨를 댕긴 건 그해 1월 구단 신년회에 참석한 최창원 당시 SK 와이번스 신임 구단주였다. 최 구단주는 "지난해 류현진(당시 LA 다저스·현 한화 이글스)의 경기도 보러 갔었다. SK에서도 미국 메이저리그(MLB)나 일본에 진출하는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당시 최정은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선 아직 목표가 없다. 하지만 하다 보면 목표가 생기지 않겠는가"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해 4월에는 최정의 MLB 진출 루머가 불거지기도 했다. MLB 저명 칼럼니스트인 존 헤이먼이 'FA로 풀리는 최정이 MLB를 노린다'면서 구체적으로 에이전트 멜빈 로만의 이름까지 언급한 것이었다. 로만은 "최정이 MLB에서 뛰길 원하고 있다"라며 그의 이름을 자신이 운영하는 매니지먼트 홈페이지 고객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최정은 "(에이전트 선임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거취를 고심한 최정의 선택은 SK였다. 시즌 뒤 4년 최대 86억원에 FA 잔류 계약을 하며 당시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현 삼성 라이온즈)가 보유한 역대 최고액인 75억원(현 류현진 170억원)을 경신했다. 최정은 2018년 12월,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할 때도 팀에 남았다. 2004년 외야수 정수근(당시 롯데·6년 40억6000만원)에 이어 FA 역대 두 번째 '6년 장기 계약'으로 최대 106억원을 받아냈다. 최정은 두 번의 FA 계약 기간, KBO리그 통산 홈런 1위(495개)에 오르는 등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쳤다. 통산 2269안타(이하 역대 6위) 4197루타(1위) 1561타점(2위) 1461득점(1위) 1037볼넷(5위) 등 각종 누적 기록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SK 야구단은 2021년 3월, 신세계그룹에 인수돼 SSG 랜더스로 재창단했다. 최정의 잔류 의지는 여전했다. 지난 6일 개인 세 번째 FA 권리를 행사한 그는 4년 총액 110억원에 계약, 리그 사상 첫 FA 계약 총액 300억원(302억원)을 돌파했다. 해외 리그의 관심을 뒤로 하고 매번 팀에 남아 쌓아 올린 '뚝심의 결과물'인 셈이다.한 구단 관계자는 "최정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서만 뛰는 건 흔치 않다. (변화를 크게 원하지 않는) 선수의 성격도 한몫한 거 아닌가 싶다"며 "FA 누적 300억원은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100억원대 계약을 무려 3번 해야 하는데 최정이니까 가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8 05:30
프로야구

[IS 이슈] 파격에 가까운 무옵션 110억원 보장 계약, 김재현 단장 "가장 강한 메시지"

'원클럽맨' 오른손 타자 최정(37·SSG 랜더스)이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역사를 새롭게 썼다. 사상 첫 FA 계약 총액 300억원을 넘어선 그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큰 부상 없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SSG 구단은 "팀의 상징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과 4년 총액 110억원(계약금 30억원, 총연봉 80억원)에 계약했다"라고 6일 발표했다. 성적에 따른 옵션 없이 전액을 보장하는 조건이다. 이로써 개인 세 번째 FA 권리를 행사한 최정은 계약 누적 총액 300억원 돌파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앞서 그는 2014년 11월과 2018년 12월, 각각 4년 최대 86억원과 6년 최대 106억원에 FA 계약한 바 있다. 두 번의 계약 총액은 192억원.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FA 계약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번 선수는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 누적 277억원)였다. 최정이 세 번째 FA 계약으로 이를 넘어섰다. 최정의 SSG 잔류는 기정사실이었다. 올 시즌 중 비(非)FA 다년계약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팀에 남는 게 그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SSG는 일찌감치 100억원대 계약 조건을 제시한 뒤 선수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양측은 FA 시장이 열리기 전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세부 조항을 조율한 뒤 손을 맞잡았다. SSG 구단은 "최정은 통산 5번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선수 경력 내내 남다른 노력과 꾸준함으로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보여줬다. 향후에도 공격을 이끌어줄 것"이라며 기대했다. 30대 중반의 선수가 100억원대 계약을 따내는 건 리그 FA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다. 더욱이 SSG는 금액을 전액 보장하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덧붙였다.김재현 SSG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처음부터 전액을 보장하는 조건을 제시한 건 아니었다. 협상 과정에서 '선수에게 어떤 믿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이게 가장 강한 메시지일 거라 생각했다"며 "FA라는 게 (그동안 기록을 쌓아 올린) 과정도 중요하지만 미래 가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 않나. (최정이)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몸을 만드는 과정이나 신체적인 능력을 봤을 때 충분히 (계약기간 4년 동안)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이번 FA 계약으로 최소 2028년까지 SSG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27년 완공,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는 신축 청라 야구돔 시대를 여는 중심 타자라는 걸 다시 한번 각인했다. 2005년 데뷔한 최정의 20년 통산 성적은 타율 0.288(2269안타) 495홈런 1561타점이다. 지난 4월 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터트려 '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을 밀어내고 KBO리그 최다 홈런 1위에 올랐다. 이후 기록을 계속 경신한 그는 사상 첫 500홈런 달성을 눈앞에 뒀다. 그뿐만 아니라 리그 첫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역대 3루수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공동 1위(8회)를 기록하는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평가받는다.최정은 계약 후 "(SSG는) 신인 때부터 계속 커왔던 팀이고, 가장 정이 많이 가는 팀이다. 협상하는 데 조금 오래 걸렸지만, 남고 싶은 생각이 컸다"며 "머리 아픈 일은 끝난 거 같다.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5개 차이로 근접한) 500홈런보다는 600홈런을 목표로 설정해서 열심히 뛰겠다. 경쟁력 있게 한 시즌을 잘 보내서 골든글러브를 한 번 더 받고 싶다. 청라에 가기 전에 (현재 홈구장이 있는) 문학에서 한 번 더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6 17:23
프로야구

'박동원은 확정이다' 안방 남은 한 자리 누구? '김형준·한준수' 장단점이 너무 뚜렷하다 [프리미어12]

자리는 2명, 경쟁자는 3명. 오는 11월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할 포수는 누구일까. 김형준(25·NC 다이노스)과 한준수(25·KIA 타이거즈) 동갑내기 포수들이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젊은 선수단에 경험을 더해줄 한 자리는 확정이다. 공·수에서 안방에 힘을 실어줄 박동원(34·LG 트윈스)의 대표팀 승선이 확정적이다. 박동원은 이전까지 국가대표 경험은 없지만, 2010년부터 1군에서 1286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올해 정규시즌에선 130경기 동안 LG의 안방을 지키며 타율 0.272(434타수 118안타) 20홈런 80타점, 장타율 0.461와 25%(116시도 중 87회 도루 허용)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탄탄한 활약을 펼쳤다.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인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제격이다.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두 유망주 포수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두 선수의 장점이 달라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김형준은 도루 저지와 장타에 큰 장점을 두고 있다. 김형준의 올 시즌 116경기에 출전해 기록한 도루 저지율은 37.8%로, 51개의 도루를 허용하는 동안 31개를 막아냈다. 이는 100경기 이상 소화한 포수들 중 가장 높은 저지율이다. 또 김형준은 올 시즌 17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일발장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김형준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도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며 경험을 쌓았다. 반면, 한준수는 타격에서 빛을 발한다. 우투좌타 포수 한준수는 올 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287타수 88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주전 포수 김태군보다 적은 출전 기회를 받았으나 준수한 타격 능력에 0.456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장타 면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준수는 지난 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클러치 능력도 과시했다. 공교롭게도 서로의 약점이 상대에게는 장점이다. 김형준은 콘택트(정규시즌 타율 0.195)와 선구안(볼넷/삼진 45/144)에서 아쉬움이 있고, 한준수는 홈런(7개)과 도루 저지율(19%)에서 김형준에게 다소 밀린다. 확고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현재 훈련에 참여 중인 선수들 가운데 투수 4명과 야수 1명, 그리고 포수 1명이 빠져야 한다. 6일 상무 야구단과의 연습경기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김형준과 한준수 두 선수 중 한 명만 엔트리에 승선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안방 백업 자리를 차지할 선수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2024.11.05 06:04
메이저리그

몰상식 양키스팬 돌아본 베츠...뒤늦게 전한 속내 "싸우고 싶었던 순간"

로스앤젠레스(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 우승 여운이 조금씩 가실 무렵, 슈퍼스타 무키 베츠(32)가 그라운드에서 겪은 황당한 경험을 재조명했다. 다저스 관련 소식을 전하는 웹사이트 다저블루닷컴은 지난 3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WS 4차전에서 관중에게 포구한 파울공을 빼앗길 뻔한 베츠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밝힌 '진짜' 속내를 전했다. 베츠는 당시 글레이버 토레스의 우측 파울 타구를 쫓아 포구했는데, 관중석에 있던 양키스팬인 글러브 안으로 손을 넣고 강제로 공을 빼앗으려 했다. 옆에 있던 다른 양키스팬도 베츠의 손을 잡아당겼다. 베츠는 분통을 감추지 않았고, 관중들은 퇴장을 당했다. 이들은 이후에도 자신들은 잘못한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4차전에서 패했지만, 5차전을 잡고 WS를 5경기 만에 끝내버렸다. 다저스는 2일 우승 트로피를 갖고 LA로 복귀, 성대한 카 퍼레이드와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3일부터 자유계약선수(FA) 공시, 팀·선수 옵션 행사 등 오프시즌 활동들이 본격화됐지만, 여전히 다저스의 WS 우승 스토리는 야구팬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츠가 당시엔 밝히지 않았던 속내를 전한 것. 다저블루닷컴은 오스틴 카포비안코, 존 피터로 확인된 '몰상식' 양키스팬이 베츠가 공을 던지는 손까지 잡았다며 "방해가 아닌 폭행이었다"라고 상황을 설명한 뒤 베츠가 WS 우승 확정 뒤 FOX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정말 거칠었다. 아내에게 '내 인생에 누군가와 싸우고 싶었던 건 이 상황이 두 번째'라고 말할 정도였다.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게 자신이 해야 할 일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WS 4차전 직후 베츠는 "상관 없다"라고 말을 아꼈지만, 사실 큰 불쾌감을 느꼈던 것. 실제로 현지 매체들은 두 양키스팬 충동적이거나 실수를 한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다저스 선수를 방해한 것으로 봤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야구와 미식축구 모두 필리건이라고 불릴 만큼 광적인 팬덤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구단 가치를 떨어뜨리는 사건들이 일어난다. 다저스와 양키스가 43년 만에 만나며 전 세계 야구팬 이목이 집중된 경기. 가장 구단 가치가 높은 야구단 팬이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렸다. 당사자이자 다저스 선수, 과거 지역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었던 베츠는 여러 감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의 삶 '두 번째'로 물리적 갈등을 일으키고 싶었다며 짧고 강렬한 심경을 남겼다. 카포비안코와 피터를 이해한다는 말도 남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04 17:15
메이저리그

[김종문의 진심합심] 감독님과 표정만으로 통하는 사이라고?

"감독님 표정만 보면 지금 어떤 기분이고 어떤 상태라는 걸 파악할 수 있을 정도면 좋겠습니다."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이호준 신임 감독님의 취임식 날, 주장 박민우 선수가 방송 인터뷰(KBS)에서 한 말입니다. 감독의 마음과 선수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사이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선수 대표로서 새 감독과 긴밀하게 호흡을 맞추겠다는 마음이 읽힙니다. 좋은 생각입니다.여러분이 새 감독님으로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멋진 환영사로 손색없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주장으로서 이 말을 했다면 어떤 생각에서였을까요.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상대의 기분까지 이해하고 맞춰 가겠다는 뜻 아닐까요.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는 것이겠죠. 서로 공감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런 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을 겁니다. 신뢰가 쌓여가게 될 것입니다. 캡틴의 인터뷰는 소통에 대해 생각하게 해줍니다. 다만 세상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바꿔 볼까요.표정을 읽는다→눈치를 본다.어떻게 들리나요. 확실히 다른, 부정적인 뉘앙스입니다. '표정을 읽는다'라는 비언어적인 소통은 언어적 소통이 다루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선다는 점에선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모호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감정이나 몸 상태, 여러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의 표정이나 눈빛만으로 소통하다가는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일방적인 관계가 될 수도 있죠. 어느 순간 눈치를 보게 됩니다. 소통과 관계의 위험 신호입니다.오래전 어느 베테랑 코치님이 전전긍긍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무척 더운 여름이었는데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훈련하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냅니다. 담당 코치님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감독님 눈치를 봤습니다. '헐렁한 분위기를 감독님이 싫어하실 거다'라고 그는 짐작했습니다. 며칠 뒤 다른 코치님이 건의 사항을 보고하자 "선수들 편하게 해주라"라고 바로 정해졌습니다. 그는 눈치만 보고 예단했던 것이었습니다. 그와 리더의 관계가 건강했던 것일까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됐던 것일까요. 작은 불만이 쌓여 리더에 대한 오해의 싹이 틀 뻔했습니다. 그것이 리스크이고 비용입니다. 생각과 마음을 말로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다고 말없이 모든 걸 알 수도 없습니다. 상호 보완적이어야 합니다. 팀과 조직 같은 공식적인 관계에서 특히 그러해야 합니다. '그것도 모르나. 서운하다. 외롭다'라고만 할 게 아니라 정확하게 표현하고 설득하는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야구팀에 있을 때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리더십 스킬 차원에서 풀어 보고자 했고 그것이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 상대방은 우리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못 알아먹습니다. 다르게, 엉뚱하게 이해하기 다반사입니다. '두드리는 자와 듣는 자(tapper and listener)'라는 심리학 실험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엘리자베스 뉴턴이란 심리학자는 한 사람에게 이어폰을 끼고 '생일 축하합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같이 쉬운 곡을 들으며 테이블을 두드리게 했습니다. 상대는 그걸로 노래 제목을 맞혀야 합니다. 많이 알려진 120곡을 들려줬을 때 정답률은 2.5%였습니다. 실험에 앞서 두드린 사람에게 물었더니 "절반은 맞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습니다. 50% 대 2.5%. 내가 아는 것과 상대가 아는 것의 큰 격차를 보여 줍니다. '지식의 저주'라고도 합니다. 내가 표정과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도 상대가 모두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여름날 베테랑 코치는 헛심을 썼습니다. 리더에게도 손해입니다. 구체적인 말로 서로 묻고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도 자주, 따로 설명해야 조직이 정확하게 돌아갑니다. 저는 한발 더 나아가 중요하게 논의한 부분은 함께 정리해 메모로 남길 것을 의사결정 과정에 사용하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표정이나 분위기에 의존한 소통의 기억은 서로 편차가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새 감독님과 주장님, 눈빛만 교환해도 아는 사이는 아주 좋습니다. 오랜 인연이 있잖아요. 그래도 자주 만나 구체적으로 생각을 나눠 보세요. 더 나은 소통을 위해, 더 좋은 팀을 위해.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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