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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롯데 신동빈과 신세계 정용진의 상반된 대외 행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총수가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활발한 국내외 현장 경영 행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대외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빈, 국내외 현장 경영 ‘원롯데’ 메시지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동빈 회장의 대외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신 회장은 추석 이전에 폴란드와 벨기에에서 글로벌 현장 경영 소식을 알리더니 추석 연휴에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선영을 참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올해 식품 부문의 글로벌 현장을 방문해 ‘원롯데 통합 전략회의’를 열어 메가브랜드 육성 등의 메시지를 알렸고, 추석 때 참배 모습은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경기 침체 장기화 속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해외 시장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달라”며 “성장 기회가 있는 국가라면 사업 진출 및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조 하에 신 회장은 이달 초 유럽의 식품 생산 거점인 폴란드와 벨기에를 찾아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했고, 지난 7월에는 우즈베키스탄을 찾아 압둘라 아리포프 총리를 만나 친환경 에너지, 가스화학, 관광, 호텔 등의 공동 프로젝트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4월에는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에 위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마트팩토리를 찾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점검했다. 이차전지는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분야다. 말레이시아 스마트팩토리는 연간 6만t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핵심 기지다. 롯데는 지난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전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며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 회장은 “말레이시아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세계 최고 품질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신성장 사업 영역 확대를 독려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롯데그룹 신성장 동력의 한 축인 헬스앤웰니스 분야를 담당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착공식에 참석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2030년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도약’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 현안도 직접 챙겼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이브이시스의 청주 신공장을 방문해 스마트팩토리를 면밀히 살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주인 신 회장은 지난 5월과 8월 잠실, 사직구장을 방문하며 선수단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국내외 행보가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노출되면서 신사업과 관련한 메시지도 함께 전달되고 있다”며 “현장 경영 행보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이 동반되지 않아 아쉬움 면이 없진 않지만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 회장 승진 후 대외 노출 잠잠 재계의 대표적 ‘인싸’로 활발한 행보를 보였던 정용진 회장은 최근 대외 행보가 뜸하다. 지난 3월 회장으로 승진한 뒤 좀처럼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소통의 창으로 활용했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도 뚝 끊었다. 그는 84만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지닌 ‘인플루언서’다. 그는 지난 16일 회장 취임 이후 6개월 만에 SNS 게시물을 올려 시선을 끌었다.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영문 글귀가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 게시물이었는데 정 회장 본인이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게시물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었고, 댓글도 달 수 없게 제한했다. SNS 활동이 끊기면서 정 회장의 대외 행보도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마트를 비롯한 주요 사업 전반이 실적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대외 활동을 자제한 채 거의 매일 12시간씩 사무실을 지키며 경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회장은 하반기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로 인해 ‘원포인트’ 인사 등 인적·조직 쇄신과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6월에는 CJ그룹과 ‘사촌동맹’을 통해 전방위적인 협력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실적 반등을 위해 정 회장은 평소 즐기던 야구 관람과 골프 등도 끊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뜸한 대외 행보와 관련해 “스타필드 수원 개장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계열사 이벤트가 없었다. 야구장은 올해 3월 개막전에 한 차례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3분기 실적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사업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20 07:00
산업

[IS시선]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슬기로운 SNS 생활' 기대

“소셜미디어(SNS)는 인생의 낭비다.” 독설로 선수들의 머리카락까지 곤두서게 했던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던졌던 유명한 직언이다.하지만 적어도 SNS에 올리는 게시물 하나하나의 파급력이 대단한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라면 이 말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이들은 SNS 활동을 통해 돈을 벌고 삶을 영위해나가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대표적인 재계 ‘인싸’로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84만명을 넘어서는 등 웬만한 인플루언서보다 영향력이 크다. 실제로 정용진 부회장이 올리는 게시물은 콘텐츠 자체로 인정받으며 탁월한 마케팅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는 “담당 직원들이 수개월 노력한 홍보·마케팅 성과 등이 정용진 부회장의 게시물 효과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정 부회장의 SNS는 홍보·마케팅 측면에서 더없이 좋은 매체가 되고 있다. 정 부회장의 SNS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는 기자들이 이 같은 파급력에 힘을 보태줬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정 부회장의 일상을 담은 다양한 기사들이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도 ‘기자칭구들’이라고 칭하며 친근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정 부회장이 기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매체에서 ‘정용진 부회장, 한가한 SNS 즐길 때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는데, 정 부회장이 이 기사를 캡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문제는 이 기사에 대한 정 부회장의 촌평이었다. 그는 “#너나잘하세요 니가 더 한가해 보인다. 별 XX넘 다보겠네”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기자의 이름과 이메일을 가리키며 팔로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자는 저격성 글을 덧붙였다. 해당 기자가 다시 “‘SNS글 한 번 더 생각하고 쓰라’던 정용진 ‘XXX 다 보겠네’”라는 제목으로 추가 기사를 올리는 등 날을 세웠다. 이어 다른 매체도 이 같은 정 부회장의 언행을 비판하는 기사를 쓰며 ‘참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자신을 비판한 다른 매체의 기사도 캡처해 SNS에 올리며 격앙된 반응을 드러냈다. 정 부회장에 관한 기사들의 요점은 신세계의 경영이 녹록하지 않은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이마트가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첫 적자를 낸 상황이라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점을 상기시켰다. 언론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비판의 강도였다. 결국 신세계그룹 홍보팀의 중재로 기사의 톤이 일부 수정됐고, 정 부회장도 ‘기자저격’ 게시물 2개를 내리면서 사태는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정 부회장은 SNS가 사적인 영역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결국 그룹이 나서 사태를 수습하는 꼴이 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SNS는 영향력만큼이나 리스크도 큰 매체이다. 자칫 잘못 사용해 구설에 오르면 기업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오너는 수만명을 대표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그리고 기업에 투자하는 주주들의 입장도 고려하는 등 자리에 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소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명 인플루언서들도 한 번의 실수로 그들의 생태계에서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할 정도로 ‘SNS 리스크’는 결코 적지 않다. 정 부회장 본인도 과거 한 경연에서 “SNS 사용에 신중하려 한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는 일이 생길까 조심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의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올려 ‘여과 장치’가 없는 사적인 SNS인 만큼 정 부회장의 슬기로운 SNS 생활을 기대한다. 김두용 기자 2024.02.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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