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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안세영 목소리 닿았다...체육계가 변한다 [IS 이슈]

문화체육관광부가 1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의 운영 실태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이후 안세영(21·삼성생명)이 전달한 메시지에 문체부가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지난달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은 대표팀과 협회의 미진한 선수 관리에 대해 폭로한 바 있다. 정치권 인사들도 사태를 두고 목소리를 냈고, 협회 내 구시대적 규정과 협회장의 횡령 의혹까지 불거지며 문체부가 공식적으로 조사에 착수한 것. 안세영은 폭로 당시 "스폰서나 계약 등의 규정을 많이 풀어줬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한 바 있다. 대표팀 선수 전원이 후원사 용품만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세영이 "대표팀과 더는 함께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는 속내를 밝히면서, 비(非)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자격 제한을 제한하는 협회 규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체부는 "올림픽·아시안게임(AG) 종목 중 후원사 용품 사용을 강제하는 종목은 배드민턴과 복싱뿐이다. 선수의 결정권 존중이 필요하며, 제도 개선을 위해 협회 후원사(요넥스)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비국가대표 선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은 폐지를 추진한다. 현재 협회는 국가대표가 아닌 배드민턴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자격으로 국가대표 활동 기간(5년 이상)과 연령(남자 28세·여자 27세) 제한을 두고 있다. 문체부는 "국제대회 출전 제한은 직업 행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라고 밝혔다.안세영은 부상 중에도 선배들의 빨래와 방 청소 등 잡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촌내·외 생활과 훈련 중 지도자의 명령에 복종'이라는 지침을 강요했다. 문체부는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후 체육계에서 폐지된 규정이다. 협회에 즉각 폐지를 권고했다"라고 전했다. 분명한 건 안세영의 발언을 시작으로 체육계 전반에 걸쳐 구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구체화됐다.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했고, 지난 9일 중간 발표를 통해 "70여 건의 제보를 접수했다"라고 밝혔다. 대한사격연맹이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할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협회 직원들에게 수천만 원의 성과급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문체부 조사를 통해 이미 알려진 김택규 협회장의 후원 물품 배임 및 유용 의혹뿐 아니라, 다른 비위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일부 임원이 정관과 행동 강령에 위반되는 '성공 보수'를 수령했다. 협회는 또 감사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계법인에 장부 작성·세무조정료 명목으로 약 16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협회 규정상 임직원이 운영하는 업체와 거래할 수 없다. 과거엔 전체 후원금의 20%를 '경기력 성과비' 명목으로 국가대표 선수단의 배분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협회가 2021년 6월,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선수단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던 사실도 밝혀졌다.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김택규 회장의 횡령·배임은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김 회장에 대한 고발 사건이 수사기관에 접수된 만큼 추가 조사를 마친 뒤 수사 참고 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의 국고보조금법 위반 행위에서도 교부 결정을 취소하는 등 후속 조처를 할 예정이다. 이어 이 국장은 "다른 협회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진종오 의원을 통해 밝혀진 사격연맹 이슈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금이 체육계 정책을 개혁할 적기다. 대대적으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문체부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선수와 지도자를 위한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약속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11 06:00
스포츠일반

정치 묻은 안세영 사태...변하기 시작한 여론 [IS 이슈]

정치권 인사들과 안세영(22·삼성생명) 사이 '직접 소통'이 늘어났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기류엔 변화가 감지된다. 안세영은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과 통화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관련 사실을 전하며 "안 선수가 '대표팀에 정확한 업무 프로토콜이 없어서 어수선했다. (여러 규정이) 조금 더 조율되고 완화된다면 또다시 대표팀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밖에 시스템과 규정 변화를 위해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가 더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안세영의 메시지도 대신 전했다. 안세영은 지난 2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이 마련한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됐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협회의 부실한 선수 지원·부상 관리 시스템에 대해 꼬집었다. 이후 대표팀 내 부당한 관행까지 비판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안세영 사태'를 두고 조사위원회(조사위)를 꾸린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안세영을 향한 여론도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전까지는 협회의 부실한 운영과 대표팀 내 악습을 이겨내려는 안세영의 용기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이후 그가 개인 후원 정책 완화를 요구하며 '돈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또한 당사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하는 쟁점들이 거듭 국회의원들을 통해 전해진 탓에 '소통 방식'을 두고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안세영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많았던 커뮤니티 글과 기사 댓글도 조금씩 비판 조로 바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젊은 선수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마음껏 훈련하며 기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낸 방식은 더 발전시키고, 낡은 관행을 과감하게 혁신해 청년 세대의 가치관과 문화 의식에 맞는 자유롭고 공정한 훈련 환경을 만들겠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안세영이 부상 투혼을 보여주며 국민에 감동을 선사했다고 치하하기도 했다. 여야 인사 모두 '구태 타파'와 '혁신 추구'를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안세영의 행보를 지지하고, 입장에 공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이로 인해 스포츠 이슈가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세영이 '권력'의 지원을 받고 있는 듯한 모양새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이다. 안세영 이슈가 정치권으로 넘어간 이상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졌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5 12:15
프로야구

'셀피 요청 세례' 흔쾌히 응한 안세영...모처럼 웃었다 [IS 현장]

보름 만에 공식 석상에 나선 안세영(22·삼성생명)이 모처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운 환대를 받았다. 안세영은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주최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 파리 올림픽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한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인터뷰 이후 15일 만에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세영은 그동안 소속팀 트레이닝 센터(STC)에서 재활 치료에 매진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의 육성·관리 방침을 비판하며 커진 논란을 의식한 면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안긴 국가대표 선수들과 가족, 지도자 그리고 지원 인력의 노고를 두루 치하했다. '팀 코리아' 전원에 '국민 감사 메달'을 선물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젊은 선수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마음껏 훈련하며 기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좋을 결과를 낸 방식은 더 발전시키고, 낡은 관행을 과감하게 혁신해 청년 세대의 가치관과 문화 의식에 맞는 자유롭고 공정한 훈련 환경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안세영이 외친 '구태 타파'와 '혁신 추구' 메시지에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지난 5일 협회를 향해 소신 발언을 했다. 그는 "대표팀과 더 함께 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변화를 촉구했다. 이후 체육계뿐 아니라 정치권 인사들이 호응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조사위원회(조사위)를 구성해 안세영이 지적한 협회의 시스템과 행정을 살피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행사장에 입장하며 안세영과 인사하고 짧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인사말에서도 "안세영 선수가 정말 멋지고 감동적인 경기를 보여줬다. 경기를 위해 얼마나 피나게 노력했을까. 짐작하건대 무릎 부상을 비롯해 많은 부상을 이겨냈기 때문에 (승리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안세영의 투혼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귀국 현장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발언이 일파만파 번지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협회와 싸울 생각이 없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랄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질문이 이어지자, 소속팀 인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쫓기 듯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단식 종목에서 한국 선수단에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온전히 축하받지 못했다. 이날 대통령 주최 만찬에선 비로소 미소를 보였다. 지난 19일 만나 대화를 나눈 '체육계 선배'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 대화를 나눴고,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과 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누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신라호텔 1층 로비에는 투숙객 포함 많은 인원이 올림픽 선수단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안세영이 2층 다이너스티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자, "안세영 선수"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그를 반겼다. 안세영도 수줍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이후 안세영은 통제선 안쪽에서 잠시 대기했다. 함께 행사에 참석한 어머니 이현희씨, 아버지 안정현씨와 대화를 나누다가도, 체육계 관계자나 다른 종목 선수들의 악수와 셀피 촬영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고생했다"라고 말하는 한 인원의 말을 들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했다. 다른 종목 선수단과 함께 배정된 전세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도 몇몇 팬들의 인사와 셀피 요청에 응하기도 했다. 자신의 발언이 큰 논란으로 번지며 마음고생을 했던 스물두 살 스포츠 스타 안세영. 올림픽이 폐막한 지 열흘 만에 비로소 좋은 기운을 얻었다. 중구=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2 22:13
국가대표

궁지 몰린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 [IS 시선]

정몽규 회장과 대한축구협회(KFA)가 궁지에 몰렸다.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과 KFA를 직격하는 선수 출신 인사들은 점점 더 늘고 있다. 심지어 시민단체의 고발에 문화체육관광부, 정치권까지 나서 비판하고 나섰다. 사면초가다.선수 출신들의 쓴소리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내부 폭로로 시작돼 이천수와 이영표·박지성 등 국가대표 출신들이 KFA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조원희·이동국·김영광 등도 가세했다. 수위는 저마다 다르지만 결국 감독 선임 절차 등 정 회장과 KFA 행정에 대한 비판이 핵심이다.심지어 한국축구지도자협회조차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축구협회는 본 적이 없다"며 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출범 당시부터 '국내파 감독의 선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목소리를 낸 단체인데도, 홍 감독의 이번 선임 과정만큼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 회장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사회 서면결의로 홍 감독을 선임한 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연봉을 상의하지 않고 결정한 건 업무상 배임, 박주호 위원을 향해 법적 대응을 시사한 건 박 위원뿐만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이라는 내용이 고발장에 담겼다. 뿐만 아니다. 문체부는 KFA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직접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치권의 간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힘 위원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한 납득할 만한 해명과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정감사 시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사실관계를 철저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윤리센터에서도 신고를 받아 조만간 관련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정 회장과 KFA가 자초한 일이다. 홍명보 감독의 선임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조차도 의혹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홍 감독은 다른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달리 제대로 된 면접조차 없이 선임됐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늦은 밤 찾아가 부탁하고, 이를 홍 감독이 수락하면서 선임 절차가 마무리 됐다는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태를 겪고도 감독 선임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으니, 일각에서는 '채용 비리'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다.더 큰 문제는 정 회장과 KFA 모두 사태를 수습하려는 의지 대신 침묵으로 일관하며 화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늘 그랬듯 자취를 감췄고, KFA는 박주호 위원을 향해 법적 대응을 운운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홍 감독은 이례적으로 취임 기자회견도 미룬 채 선임 이틀 만에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구계는 물론 문체부·정치권까지 가세해 정몽규 회장과 KFA를 향해 칼을 겨누기 시작했다. 팬들의 분노에는 침묵하던 정 회장과 KFA 입장에선, 이제 와 수습 의지를 드러내는 것 또한 우스운 꼴이 됐다. 흐름을 돌아보면 비판과 압박은 점점 더 거세질 전망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이를 자초한 이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스포츠2팀 기자 2024.07.17 06:03
연예일반

“올타임 레전드” 김희애, 열연 빛난 ‘돌풍’ 비하인드 컷 공개

배우 김희애가 출연한 넷플릭스 ‘돌풍’ 비하인드 현장을 8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공개했다. 김희애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돌풍’에서 3선 국회의원을 거쳐 경제부총리까지 오른 정치인 정수진 역을 맡아 압도적 존재감과 몰입감 넘치는 완벽 열연을 펼쳐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 사이의 대결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와 충격 반전으로 공개 이후 줄곧 한국 톱10 시리즈 부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극중 정수진은 한때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정의감에 불타 정치권으로 뛰어들었지만, 권력의 유혹 앞에 무너지고, 뒤틀린 신념으로 정경유착, 부정부패의 늪에 빠져버린 인물이다. 이런 드라마틱한 서사를 지닌 정수진의 입체적인 면모를 김희애는 급이 다른 디테일로 기가 막히게 살려냈다. 특유의 이지적이고 우아한 카리스마로 외면은 물론, 다층적인 내면까지 밀도 있게 그려내며 김희애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정수진을 탄생시켰다.‘돌풍’의 긴박감 넘치는 전개 속 적재적소에서 쏟아지는 ‘박경수 작가표’ 명대사들도 김희애를 만나 극강의 시너지를 발휘했다.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기죠. 정치가 그래요”, “정치는 산수가 아니야. 수학이지. 변수도 있고 상대가 모르는 미지수도 있어”, “용기는 두려움에서 나오죠. 저 자가 힘을 가지면 나는 끝이라는 두려움” 등 정수진이 말 한마디로 각계각층의 거물급 인사를 움직이고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카리스마 있게 내뱉는 대사들은 김희애로 인해 생동감을 더했다. 오랜 세월 다져진 연기 내공에서 우러나오는 김희애의 능수능란한 대사 소화력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극 중 실제를 방불케하는 정치 토론과 연설 장면 또한 화제를 모았다. 김희애는 ‘딕션 장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어려운 정치 용어들을 시청자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하는 탁월한 발성과 발음으로 전달력을 높였고, 부드러우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실감 나는 명연기를 펼쳐 몰입도를 배가시켰다.김희애는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감정선을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섬세하게 변주, 노련미가 뿜어져 나오는 유려한 완급 조절과 빈틈없는 디테일로 탄탄하게 쌓아 올리며 정수진이라는 인물의 서사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이날 공개된 비하인드 사진 속 김희애는 극 중 카리스마 넘치는 정수진과는 사뭇 다른 온화한 미소로 눈길을 끈다. 편안한 운동화 차림에 귀여운 표정으로 대기 중이던 김희애가 촬영이 시작되자 눈빛부터 표정까지 정수진으로 돌변하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사로잡는다.영화, 드라마, OTT까지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대체불가한 존재감과 연기력으로 ‘올타임 레전드’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김희애는 올해 하반기 영화 ‘보통의 가족’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08 10:30
연예일반

김호중, 결국 구속…팬덤 “정치권 이슈 은폐 용도 아니었길” 성명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팬덤이 “정치권의 이슈를 은폐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김호중의 구속 영장이 발부된 후 온라인 커뮤니티 디사인사드 ‘김호중 갤러’에는 팬들의 성명문이 올라왔다. 이 성명문에는 “법원에서 김호중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해 팬들은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그동안 김호중과 소속사 측의 잘못된 행동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며 김호중이 향후 성실하게 조사 받고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적혔다. 이어 “다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 김호중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자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 팬들의 진심을 너무 곡해하지 말아 주기 바란다”며 “훗날 김호중이 다시금 피어오를 그날을 학수고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라톤 생중계’를 연상케 하듯 수사 과정이 일거수일투족 언론에 노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호중을 향한 수사기관의 날카로운 칼날이 '정치권의 이슈를 은폐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 등을 받는다. 법원은 24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5.25 13:36
IT

'2년 차' KT 김영섭, 통신비 절감 선봉…실적 개선 여부 주목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김영섭 KT 대표가 차분하지만 무게감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동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 맏형답게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업계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재무통의 능력을 발휘해 그간 정체됐던 실적 흐름의 반전을 이끌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데이터 이월·OTT 할인 해법 제시1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통신비·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비용 부담 완화 등 정부의 통신 정책 방향성에 누구보다 빠르게 보폭을 맞추고 있다.대표적인 사례는 '데이터 이월'이다. 매달 쓰고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기거나 선물할 수 있는 개념을 도입했다.이는 김영섭 대표가 취임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해가 바뀌자마자 단행한 대대적 요금 혁신의 성과다.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이월 가능한 5종의 5G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4GB 월 3만7000원부터 21GB 월 5만8000원 상품까지 전화와 문자는 기본으로 제공한다. 업계 최초로 선택 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월 2만원대로 요금이 뚝 떨어지는 5G 요금제도 내놨다.이는 지난해 하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데이터 이월 제도를 추진했던 것을 유심히 지켜본 결과라는 분석이다. 덩달아 이번 총선에서 압승한 야당이 내건 공약을 일찌감치 이행한 셈이 됐다.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 데이터 이월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이통 업계 관계자는 "이월 요금제 출시에도 QoS(데이터 소진 후 속도 제한) 상품에 더 많은 가입자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금처럼 통신비가 정액제인 환경에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이통 3사는 OTT 연계 할인의 압박을 받기도 했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월 OTT, 이통사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결합 요금제 확대를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이번에도 KT는 곧바로 화답했다. 최근 티빙과 스타벅스 혜택을 묶은 구독팩 3종을 선보였다. 티빙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각각 이용했을 때보다 상시 2000원 할인을 보장한다.KT는 자사 OTT였던 시즌이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한 티빙과의 시너지를 적극 활용했다.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미 별도 구독 플랫폼인 'T우주'와 '유독'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OTT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업계 관계자는 "OTT 등 혜택은 통신사가 계약을 맺고 비용을 지불해서 가져오는 것"이라며 "기업이 선택하는 영역이라 가격을 낮추거나 결합 상품을 내놓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정치권 인사' 우려 실용주의로 맞서지난해 8월 취임 당시 김영섭 대표는 '경쟁사 출신' '정치권 인사' 등 비판적인 딱지가 붙기도 했다.사실상 정부를 대변하는 대주주 국민연금과 여당의 공세로 연임에 실패한 구현모 전 대표와 달리 김 대표가 최종 후보에 오르자 반대 목소리가 싹 사라져서다.김 대표는 아랑곳 않고 특유의 실용주의를 앞세워 정부 기조에 맞춘 해답을 즉각 제시했다. 쇼맨십보다는 조직 효율화 등 경영 판단을 적기에 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KT 관계자는 "김 대표는 본인이 직접 나서기보다 성과가 난 것이 있으면 실무진이 발표를 하게끔 하는 등 실질적인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이라고 했다.이제 관심은 KT의 1분기 실적에 쏠린다.LG CNS 대표와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경쟁사 요직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가 점차 빛을 발할 전망이다. CEO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5개월의 경영 공백을 더해 임기 1년이 지난 김 대표의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재작년 부동산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기는 했지만 KT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하며 성장세가 주춤했다.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 방침에 따라 일부 사업 경비 감소가 예상된다"며 "IPTV·인터넷 등 레거시 사업의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내실화를 진행 중이며, 핵심 자회사가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점은 통신 산업 내 차별 포인트"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19 07:00
프로축구

클린스만 위약금만 70억원, '책임론' 정몽규 회장 "재정적 기여 고민하겠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되면서 이제는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돈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짐을 싸 떠나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6년 6∼7월 예정된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였다. 이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9억원 안팎이다. 이를 고려하면 축구협회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70억원에 육박한다.여기에 코치진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까지 포함하면 80~100억원에 달할 거라는 추산이 나온다. 축구협회는 현재 재정 상태가 썩 좋지 않다. 현재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하면서 약 3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당초 계획보다 건립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따른 거액의 위약금은 큰 부담이다. 이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책임론도 불거졌다. 정 회장은 위약금과 관련한 질문에 "감독 해지 관련 사항은 변호사와 상의해야 한다"면서 "제가 회장으로서 재정적 기여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위약금 문제와 별도로 최근 대표팀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은 예견됐다. 한국은 역대 최강 멤버로 나선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결과 못지않게 경기력마저 좋지 않아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와 잦은 해외 출국, 리더십 논란이 지적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쪽으로 여론이 크게 형성됐고,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아시안컵 이후 갖은 논란에도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던 정 회장이 이날 임원회의 결과를 직접 발표함에 따라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됐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경질 사유를 설명했다.다만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선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벤투 감독과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됐다"며 자신은 감독 선임에 개입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정 회장의 3선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4선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 회장은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향후 대표팀 운영과 관련해 중대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과 시사할 부분이 크다고 본다"면서 "코치진 구성이나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유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구하겠다"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4.02.16 18:01
프로축구

클린스만 경질, 정몽규 회장 "실망 끼쳐 죄송,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결정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최근 대표팀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모처럼 취재진 앞에 서서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은 예견됐다. 한국은 역대 최강 멤버로 나선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결과 못지않게 경기력마저 좋지 않아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와 잦은 해외 출국, 리더십 논란이 지적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쪽으로 여론이 크게 형성됐고,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 이후 논란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특별히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은 이날 임원회의 결과를 직접 발표하는 방안이 알려지면서 아시안컵 이후 공개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됐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경질 사유를 설명했다.다만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선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벤투 감독과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됐다"며 자신은 감독 선임에 개입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정 회장의 3선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4선 도전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축구 대표팀은 현재 사령탑이 공석이고,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몸싸움 등 갈등으로 최악의 분위기를 맞고 있다. 정 회장은 "향후 대표팀 운영과 관련해 중대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과 시사할 부분이 크다고 본다"면서 "코치진 구성이나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유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구하겠다"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4.02.16 15:47
국가대표

[IS 시선] 비겁하게 숨어버린 정몽규 회장, 책임감마저 없으면 '수장 자격' 없다

한국축구가 흔들리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경질하자는 여론이 이젠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한 분노로 번지고 있다. 그간 클린스만 감독과 KFA를 향했던 분노가 쌓이고 쌓인 상황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졸전이 기폭제가 됐다.그런데 상황을 수습하고 책임져야 할 정몽규 KFA 회장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대표팀의 씁쓸한 조기 귀국 현장에도 마찬가지였다. 정 회장은 대표팀의 탈락에도 현지에 남아 결승까지 관전한 뒤 홀로 귀국했다. 들끓는 여론 속 클린스만 감독 거취의 윤곽이 드러났어야 할 KFA 임원 회의마저 불참했다.사실 과거 정 회장의 모습을 돌아보면 예상 가능한 행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이 호주와 8강전에서 극적인 연장 승리로 4강에 오르자 슬그머니 훈련장을 찾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앞서 벤투호의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김은중호의 FIFA U-20 월드컵 4강 등 대표팀이 박수를 받을 만한 현장에도 꼭 빠지지 않고 중심에 섰던 정 회장이다.반대로 이번처럼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선 늘 자취를 감췄다. 논란이 되거나 비판을 받는 사안에 대해 정 회장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을 하거나,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던 사례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심지어 1년 전 승부조작 사범 등에 대한 사면을 번복했을 때도 그랬다. 스스로 한국축구를 뒤흔들고도 사과문만 읽은 뒤 취재진 질문은 받지 않고 자리를 떠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공교롭게도 당시 이사진이 대거 물갈이되는 과정이었다. 정 회장은 꿋꿋하게 회장 자리를 지킨 뒤 1년도 채 안 돼 논란의 중심에 다시 섰다.숨어버린 정 회장의 모습이 더욱 씁쓸한 건, 그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책임질 '유일한' 존재라는 걸 모두가 안다는 점이다. 4월 총선을 의식한 정치권 인사의 뜬금없는 참견이 이어질 만큼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부는 이제 국민적인 이슈가 됐다. 정 회장이 침묵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결국 최종 결정권을 가진 그가 직접 나서서 책임지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지난 1년의 여정을 돌아보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이 번지고, 정 회장의 책임을 탓하는 건 결코 과한 게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늘 재택·외유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이러한 근무 태만 논란에 정 회장과 KFA는 아무 대응도 하지 못했다. 아시안컵 우승만이 여론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 최고의 전력을 이끌고도 4강에서 탈락했다. 감독을 경질할 명분은 차고 넘친다.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게 정 회장이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설이 돌 때부터 그의 역량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컸다. 그러나 전력강화위원들조차 감독 선임 발표 30분 전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을 만큼 절차마저 무시됐다. 애초에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주도한 게 정 회장이었으니, 그 책임 역시 져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능력은 물론 책임감마저 없다면, 정 회장은 더 이상 한국축구를 이끌 리더의 자격이 없다.스포츠2팀 기자 2024.02.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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