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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유영상 AI 뚝심 결실 '에이닷', 글로벌 강자 '챗GPT' 대항마 부상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취임 때부터 주창한 '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 비전이 눈부신 속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외산 서비스들의 격전지로만 여겨졌던 생성형 AI 시장에서 고객 니즈를 관통하며 국가대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이제 SK텔레콤의 칼끝은 경쟁 이통사가 아닌 글로벌 빅테크를 향하고 있다.에이닷, 국가대표 AI 서비스 거듭날까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AI 개인 비서 '에이닷'이 국내에서 글로벌 강자 '챗GPT'의 대항마로 부상했다.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 7월 국내 안드로이드, iOS 이용자들의 생성형 AI 서비스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에이닷은 올해 1월 대비 41만명 늘어난 206만명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선두인 오픈AI의 챗GPT는 396만명으로 집계됐다.특히 에이닷은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4위, 29만명)을 크게 따돌린 것이 인상적이다.에이닷은 유영상 대표가 지난해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AI 인프라·AIX·AI 서비스) 가운데 AI 서비스를 이끄는 선봉장이다. 첫 공개 후 2년여 만에 현재의 입지를 확보했다. 고객의 한정된 시간이 더 소중한 일에 쓰이도록 하는 것이 AI의 진정한 역할이라는 유 대표의 판단이 적중했다.유 대표는 지난달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 "지난 3년간 AI 피라미드 전략을 구체화했고, 이제는 AI로 수익을 얻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때"라며 "AI 신성장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통신사 비즈니스 모델의 AI 전환을 완성하겠다"고 자신했다. 이번에 에이닷은 챗GPT와 큰 격차를 보였지만 최근 진행한 대대적 개편 작업의 효과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지난 26일 에이닷은 주력인 통화 요약과 대화형 검색을 넘어 일상에 편의를 뒷받침하는 AI 개인 비서로 진화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이 과정에서 캘린더와 할 일, 루틴, 수면 등 기능을 통합해 개인의 일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일리' 기능을 선보였다. 단순히 일정을 저장하고 확인하는 것을 넘어 알림을 주고 약속 장소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경로를 안내한다.성격이 다른 7종의 LLM(거대언어모델)을 용도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멀티 LLM 에이전트'도 매력이다. SK텔레콤이 이번 개편에서 가장 많은 수요를 예측한 기능이다.자체 LLM '에이닷엑스'를 비롯해 '퍼플렉시티', '클로드', 챗GPT 등을 중복 결제 없이 하나의 앱에서 입맛에 맞게 써볼 수 있다.여기에 보다 전문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미디어, 증권 전용 에이전트를 추가해 차별화한 AI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최태원도 쓰는 '통화 녹음'이 흥행 비결에이닷이 이통사 앱이라는 편견을 깨고 국내 이용자 저변을 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아이폰 통화 녹음·요약 기능이다. 그간 아이폰 마니아들의 숙원으로 꼽혔던 기능을 에이닷이 작년 10월 내놓으면서 빠르게 이용자를 끌어모았다.에이닷은 SK텔레콤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도 제대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핵심 서비스다. SK그룹 수장인 최태원 회장의 에이닷 사랑이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최 회장은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서 에이닷의 통화 녹음 기능을 상시로 쓴다고 밝히면서 "이메일이 오면 그래도 기록이 남는데, 전화 통화를 한 뒤에는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잊어버린다"며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난 다음에도 그 기능을 쓰면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리마인드(상기)를 잘하게 된다"고 말했다.증권가에서도 SK텔레콤의 AI 드라이브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B2B(기업 간 거래)에서는 AICC(AI 고객센터)가 가장 먼저 자리 잡았고, B2C(기업-고객 거래)에서는 에이닷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SK텔레콤은 아직 에이닷의 수익 창출 방안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유료 서비스인 퍼플렉시티를 1년간 무료로 보장하는 등 당분간은 고객 락인 효과 극대화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에이닷 개편으로 고객들은 실제 사람인 개인 비서와 소통하는 것처럼 더욱 편리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객들의 시간을 절약하고, 새롭게 선보인 증권 에이전트와 같은 전문 에이전트의 역량과 커버리지를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8.30 07:00
산업

[AI 특집] 세계는 지금 'AI 패권 경쟁' 총력전

인공지능(AI)이 미래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수장들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IT·전자 부문을 선도하고 있는 SK와 LG그룹뿐 아니라 조선·정유를 축으로 확장성을 넓히고 있는 HD현대도 AI 리더십 강화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네이버는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등 관련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선두주자인 엔씨소프트는 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활용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AI 패권 경쟁’, 강대국 천문학적인 투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예전의 반도체와 전기차 경쟁처럼 AI를 두고 치열한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영국 등 강대국들도 AI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도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AI 도입을 촉진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AI 주권’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UN(국제연합·유엔)이 글로벌 AI 거버넌스 매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중국도 상하이 선언을 통해 유엔이 주요 채널 역할을 수행할 것을 지지하며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등 AI 주도권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지난 5월 ‘AI 서울 정상회의’가 열릴 정도로 AI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구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AI 생태계를 이끄는 빅테크와 AI 전문가들이 모두 모였다. SK텔레콤, LG AI연구원,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기업 14곳이 합의를 통해 AI의 안전한 활용법 마련에 뜻을 모아 ‘서울 기업 서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이종호 과학기술통신부 장관은 “내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AI 행동 정상회의로 이어나가 국제사회 역량을 결집해 AI의 안전, 혁신, 포용을 달성하는 ‘서울 효과’를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AI가 국가적인 행사의 ‘주제’로 자리매김한 데서 세계적인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들도 이미 AI와 관련해 총력 태세를 갖추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SK AI 포럼 2024’를 열고 AI·반도체·에너지 분야의 현지 인재들과 함께 AI 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그룹의 AI 성장 전략과 비전을 공유한 SK는 관련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는 AI 열풍으로 대세로 자리잡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도권을 잡은 SK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LG는 구광모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AI를 점찍고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그룹 AI 연구의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설립한 후 4년간 AI 전환 가속화를 추진하며 사업 현장에 AI 기술 적용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4년간 AI연구원에만 4500억원을 투입했고, 앞으로도 매년 5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수장들의 AI’ 최태원 에이닷, 최수연 네이버웍스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의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일상에서도 많은 이들이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2일 '서울 AI 정책 콘퍼런스 2024'에서 “한국에서 인구 5000만명 정도 가운데 적극적으로 챗GPT를 쓰는 사람은 약 100만명이다. 사람들이 이 기능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수장들은 실제로 어떤 AI 기능들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태원 회장 SK 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이런 궁금증을 풀어줬다.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의 ‘에이닷’,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의 업무 협업 툴 ‘네이버웍스’를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AI 서비스로 꼽았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회사다 보니 많은 AI 기술과 새로 나온 서비스를 접하는데, CEO로서 가장 잘 쓰는 서비스는 웍스라는 협업 툴”이라며 “메일이 한국어로만 오면 좋겠지만 영어로도 오고 일본어로도 오는데, 요약이나 번역 기능이 잘 되는 AI 서비스가 붙은 협업 툴 기능을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를 탑재한 네이버웍스는 건배사나 삼행시 만들기도 곧잘 해 쏠쏠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에서 선보이고 있는 에이닷 서비스 통화 기능을 설명하며 “이메일이 오면 그래도 기록이 남는데, 전화 통화를 한 뒤에는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잊어버린다”며 “지금은 통화를 하면 에이닷이 통화를 기록으로 담고 이를 다시 문자로 정리해 준다”고 미소를 보였다. 둘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을 만났다는 공통점도 있다. 특히 최 회장은 AI 열풍을 ‘골드러시’에 비유하기도 했다.이들은 “AI가 시도 잘 쓰고 소설도 잘 쓰는데, 과연 이것을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빅테크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2 07:00
산업

글로벌 현장 챙긴 재계 총수들, 휴가 반납하고 '쉼 없는 행진'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을 직접 살피고 돌아온 4대 그룹 총수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하반기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만큼 총수들은 휴식을 최소화하고 국내외 사업 현장을 두루 살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계열사 사업장 주력 7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을 점검하고 돌아온 4대 그룹 총수들이 7, 8월 여름휴가 기간에도 계속해서 바쁜 여정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별도의 휴가 없이 초격차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2주간 미국 출장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 빅테크 리더들과 교류하며 미래 전략에 대해 고민했다. 국내에 돌아온 뒤로도 삼성전기 등 국내 사업장을 둘러보며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기 신사업 개발팀과 간담회도 가졌던 이재용 회장은 “사람 눈은 몇 화소냐”는 등의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글로벌 미래 기술의 동향을 점검하고 온 이재용 회장은 국내에서도 신사업 개발 현황에 관심을 드러내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께서 국내 사업장을 수시로 찾아가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계열사 일정들이 많다”며 “예전부터 현장 경영을 중시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의 반등으로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도 7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1% 증가했다. 깜짝 실적에 삼성전자는 임원들의 주 6일 근무가 보편화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재용 회장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2022년 이후 “앞으로 매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짧은 휴식을 취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CEO와 연쇄 회동한 뒤 현지 법인을 방문하는 행보를 보였다. 반도체 소재,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의 사업 현장 점검에 나선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 등을 방문했다. 앱솔릭스는 세계 최초로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설립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출장 이후 최 회장은 경제계 최대 규모의 하계 포럼인 대한상의 제주포럼(17~20일)을 주재한다. 이외 최 회장은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 작업을 점검해 ‘AI 리더십’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소송이 대법원 심리에 들어간 데다 천문학적인 재산분할 규모로 인해 그룹에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 여름휴가를 건너뛸 가능성이 크다. 미국 대선, 하반기 리스크 대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생산공장의 휴가철인 8월 초에 맞춰 자택에 머물면서 하반기 경영 구상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글로벌 판매 확대 방안과 신차 출시 등 현안 등이 많다.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상반기에 해외 판매에서 호실적을 거뒀지만 대내외 리스크를 계속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향방에 따른 대응책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은 미국을 포함한 해외 수출 전략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정 회장은 오는 4분기에 준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가동을 직접 챙기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갈 계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여름휴가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 이후 구성원에게 바쁘더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을 강조해왔다. LG그룹은 지난 6월 전략회의를 통해 하반기 구상을 이미 마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최근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찾아 AI 생태계 전반을 살피고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앞으로 국내에 머물면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7.08 07:00
산업

SK 회장 취임 25주년 최태원, '숫자로 보는 성적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성공적인 그룹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재계 서열 5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등 혁신 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최 회장이 내달 1일로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외환위기로 암울했던 시기에 총수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25년간 자산과 매출 규모에서 크게 성장했다. 기존 SK의 주력 분야였던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 약 32조8000억원이었던 SK 자산총액이 올 5월 약 327조3000억원을 기록해 10배 규모로 커졌다. 이에 따라 5위였던 SK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5월부터 삼성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매출은 3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24조2000억원으로 6배,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8조8000억원으로 9배가 됐다. 수출액도 8조3000억원에서 83조4000억원으로 약 10배 규모로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은 약 887조원이다. 이중 SK그룹이 약 10%를 책임지고 있다. 이 같은 양적 성장은 과거 정유·석유화학, 정보통신 등 내수 중심 기업으로 인식되던 SK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사업 영토를 넓힌 결과다. SK가 사업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BBC와 그린·첨단산업으로 본격 전환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 때부터다.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만으로는 그룹의 지속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고 보고 사내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 인수를 관철했고, 터닝포인트가 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업계가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를 비롯한 투자를 늘렸고, 키옥시아,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부, OCI머티리얼즈, LG실트론 등을 연이어 인수해 글로벌 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전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관련 사업 분야 육성에도 그룹 역량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SK온은 북미·유럽·중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1.7GWh였던 SK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88GWh로 5년 만에 50배 수준으로 커졌다. 수소 등 청정에너지 분야도 성장 중이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와 SK E&S는 2021년 수소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인수했다. 작년 8월에는 SK㈜와 SK이노베이션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3200억원을 투자했다.최 회장은 사회적가치(SV)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사업에 내재화해야 기업 가치를 높여야 지속가능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경영 지론을 실천하며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8.29 06:58
산업

4대 그룹 총수들, 여름 휴가 어떻게 보낼까

길었던 장마철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었다. 4대 그룹 총수들도 저마다 짧은 휴가를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전망이다. ‘방콕’ 하며 재활 치료, ‘K드라마’도 시청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도 작년처럼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지난 24일부터 내달 4일까지 법원 휴정 기간이고, 이 회장의 다음 재판이 오는 8월 25일로 잡혔기 때문에 시간이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어머니와 5박 6일간 단둘이 여름휴가를 보낸 바 있다. 이 회장은 작년 휴가에 대해 "하루는 '방콕'했고, 어머니의 추천으로 드라마 시청도 했다"며 앞으로 매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삼성증권과 간담회에서는 “열정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가족, 지인들과 편안하게 쉬자”고 말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발목 부상 여파로 휴가 시기에 별도 활동 없이 집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무릎까지 통깁스를 한 채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수장과 2030 부산엑스포 민간부문 유치위원장으로 국내외 무대를 누비고 있다. 엑스포 유치로 지금까지 가진 미팅 횟수만 680회에 달한다. 최소 6주 정도 깁스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던 최 회장의 ‘목발 투혼’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충분히 쉬어야 하는 상태지만 대외 활동이 많다 보니 부상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깁스를 하며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최 회장은 휴식기에는 모처럼 재활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휴식과 재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깁스 기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아 엠블럼을 목발에 새겨넣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이재용 회장과 함께 목발을 함께 들고 간절한 염원을 표현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막을 내린 경제계 최대 규모 행사인 제주 포럼에서도 목발을 한 상태로 등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 해외에 다니면서 제가 ‘브레이크 어 레그(break a leg)’를 외치니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며 동정표를 얻은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브레이크 어 레그’는 ‘행운을 빈다’는 의미가 있다. 가족과 휴식 및 하반기 경영 구상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통상 생산공장 휴가 시즌인 8월 초에 맞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하반기 경영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대내외 리스크를 점검하며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 신차 출시 등 여러 현안과 관련한 전략 구상으로 시간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차가 올해 분기별 최대 실적 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는 자세다. 현대차는 26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매출 42조2497억원, 영업이익 4조23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분기 실적이다. 또 영업이익률 10%로 2013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는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 등 주요 신차 출시가 예정된 터라 이들 차종 출시와 판매 전략 등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총수들처럼 엑스포 유치 지원활동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여름휴가 기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하반기 사업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가족들과 짧은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매번 구성원들에게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비워내는 휴식을 가져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며 바쁘더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유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달에도 폴란드 경제사절단으로 다녀오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폴란드는 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이노텍 등 LG그룹의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28 07:00
산업

최태원, 불가능에 가까운 일본·북한과 '경제 블록' 제시한 이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과 지정학적 위기의 해결책으로 일본, 북한과의 ‘블록 경제’를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이기도 한 최태원 회장은 전날 막을 내린 경제계 최대 규모의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제4의 경제 블록'의 개념을 언급했다. 제주포럼 3일째인 지난 14일 열린 '경영 토크쇼'에 패널로 참여한 최 회장은 "미래 세대까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속한 시장을 다른 시장과 합쳐서 경제 블록을 크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현재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이라는 거대 시장이 글로벌 경제와 산업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가운데 이대로 계속 가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제안으로 풀이된다. ‘제4의 경제 블록’이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서 생존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 수출의 주력인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금융위기 수준의 부진을 겪고 있는 와중에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 끼여 양측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애매한 상황이다.최 회장은는 "나는 저 밑에서 지고 시작한다. 왜 내가 불리한 곳에서 싸워야 하냐"며 "나를 유리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경제 블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기존의 개별 국가 단위를 벗어난 경제 공동체를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을 제기한 셈이다. 최 회장은 일본과 과거사 문제 등 풀어야할 과제가 많지만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힌 유럽 국가들이 한데 모인 EU의 사례를 봤을 때 일본과의 경제 블록 조성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내다 봤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화폐 통합 가능성도 언급했다. 북한과의 물류 연결도 제안했다. 북한과의 경제 통일은 부담되지만 기존과 다른 틀에서의 해법으로 '트랜스 패싱'의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말 그대로 단순히 북한의 영토를 가로질러 통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북한을 통과해 대륙과의 연결성을 높이며 일종의 영토 확장 효과를 얻고, 북한은 통행료를 받듯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솔직히 로지스틱스(물류)만 하더라도 성장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며 "중국과 접하는 육상으로 철도를 움직이고 유럽까지 간다면 우리 땅값도 오르고 북한도 땅값이 오르고 발전하고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이 생기게 된다"고 예측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17 06:30
산업

3고 여파 '전략적 후퇴' 택하는 대기업들, 선제적 투자 제동

3고(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여파로 대기업들의 투자 계획도 조정되고 있다. 전략상 후퇴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면서 미래 대비 선제적인 투자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최근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고환율·고물가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세운 투자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약 4조3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향후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에 대비해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을 미리 확보해놓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나 결정된 바 없다"고 종전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공장 증설이 보류된 데는 최근 세계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계획도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내년 자본지출을 25%가량 줄여 16조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마트폰부터 서버까지 모든 분야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서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업체들도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실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 증가와 재고 상황을 고려해 시설투자(CAPEX) 계획은 기존 400억∼44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말 실적발표에서 "향후 수개 분기에 걸쳐 공급 증가를 조절하기 위해 조처하고 있다. 신규 공장·설비투자를 줄여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투자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이미 미국에 1조7천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9일 투자계획 재검토에 대한 조회공시에서 "내용이 확정되면 1개월 이내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19 10:21
산업

재계 대규모 투자 약속에 윤석열, 이재용 사면으로 화답할까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사면권 행사가 될 ‘8·15 특사’에 경제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 총수들이 윤 대통령 취임에 맞춰 약속한 듯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이에 화답하는 제스처가 나올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광복절 사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총리부터 시작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까지 나서며 이 부회장 사면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권뿐 아니라 경제단체들도 이 부회장 사면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불을 지피고 있다. 한덕수 총리는 지난 13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 참석해 주요 기업인의 사면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인 사면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면 어떤 의견을 전달하겠느냐’는 질문에 “처벌이 이뤄졌고 괴로움도 충분히 겪었다고 판단되면 사면하는 것이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국민적 눈높이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본다"며 찬성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경제인을 좀 더 풀어줘야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면이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민간경제 활성화를 기치로 내세우며 기업들의 규제 완화에 힘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사면권을 통해 ‘경제’에 방점을 찍겠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민생·경제 문제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인에게 좀 더 활발히 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인 중 광복절 특사 대상자로 이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거론된다. 둘 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2021년 1월 2년 6개월을 실형을 받고 수감됐고, 지난해 8월 집행유예를 조건으로 가석방됐다. 신동빈 회장은 2019년 10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이라 해외출장 때마다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회사 경영 활동에 직간접적인 법적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신속한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이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역시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한 5년간 37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18 07:03
산업

최태원, '한국 기업 위기에 강하다' 자신한 이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기업들이 위기에 강한 체질이라고 자신했다. 최태원 회장은 13일 제주도에서 2박3일 일정으로 개막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한 번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고 이자율을 계속 내리고, 돈을 풀어왔다"며 "계속 돈을 푸는 것으로 버텨왔던 것이 쌓인 데다 문제(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곡물가 상승)가 한꺼번에 겹쳐 터진 것"이라며 언젠가 올 위기였다고 진단했다.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가중으로 내년까지 경기 침체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 쪽에서 훨씬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최 회장은 한국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에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숱한 사건들이 많아서 한국 기업들은 이런 쇼크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많은 기업 가운데 대한민국의 체질이 위기에 매우 강한 형태로 짜여 있다”며 “기업인은 위기가 항상 올 걸로 예측하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년 동안에도 한국 기업들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2021년 코로나19 격변 속에서도 국내 1000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탄탄한 내실을 보였다. 한국CXO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별 기준으로 2021년 1000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2020년 대비 55%나 증가한 145조52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6.3%에서 2021년 8.4%로 상승했다. 이 중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업도 18곳에서 28곳으로 늘었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과 금리, 재료비 상승 등으로 어쩔 수 없는 전략상 후퇴라고 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투자계획에 대해 “이자가 계속 올라가는 만큼 전략·전술적인 형태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재료 부문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 부문을 원래 투자대로 그대로 밀기에는 계획에 잘 안 맞아 어쩔 수 없이 조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핵심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15 07:03
연예

정우성이 또… 묵묵히 아프리카 난민 캠프行

배우 정우성이 뚝심 있는 행보를 이어 간다. 한쪽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난민 구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정우성은 최근 UN 난민기구 친선 대사 자격으로 아프리카 지부티에 체류하고 있다. 언론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올랐다.소말리아 옆에 위치한 작은 나라 지부티에 3만 7000여 명의 난민이 체류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난민 사태를 초래한 예멘인들이 피난을 떠나온 주요 국가 중 하나다. 외교부에서 2014년부터 여행경보 2단계, 여행 자제를 발령한 위험한 나라기도 하다.앞서 정우성은 2014년 네팔, 2015년 남수단, 2016년 레바논, 2017년 이라크와 방글라데시의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했다. 이번 지부티행은 UN 난민기구 친선 대사가 된 뒤 하는 6번째 난민 캠프 활동이다.다소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정우성은 묵묵히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 난민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대중의 호불호가 갈렸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번 지부티행 또한 정우성의 굳건한 신념이 바탕이 됐다.난민 구호와 관련된 일이라면 눈치를 보지 않는다. 자신을 향한 원색적 비난에도 솔직한 답변으로 대응한다. 지난달 방송인 김어준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난민이 불쌍하면 본인의 집에 들이라'는 댓글에 대해 "반평생을 아주 좋지 않은 동네에 살다가 이제 좀 좋은 동네에서 살면 안 되나. 그리고 난 자수성가한 사람이다"라며 진담이 섞인 농담을 던졌다.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지만, '다스뵈이다'뿐 아니라 난민과 관련된 행사와 인터뷰에 거리낌 없이 응하고 있다. 방송과 포럼 등에 참여하며 일관된 의견을 낸다. 그럴 때마다 비난 댓글이 수없이 달리지만 흔들리지 않는다.비난 여론이 극에 달했던 지난여름에도 중앙일보가 주최한 제13회 제주포럼 '길 위의 사람들: 세계 난민 문제의 오늘과 내일' 세션에 참석했다. 그는 "자국민 보호도 필요하지만 난민 문제, 인권 문제는 세계 안에서 대한민국의 위상, 국격과도 맞물려 있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문제다. 타 인종·타민족·타 종교를 배타적으로 대하면서 어떻게 우리 아이에게 '너는 세상을 사랑하라' '너는 세상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나. 이해나 관점의 폭을 조금 더 확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정선 기자 2018.1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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