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뷔·지드래곤, 심지어 푸틴도 신는 하이힐...이젠, 남자의 하이힐도 패션이니까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고 나와 전세계 조롱을 받고 있다. 그러나 패션업계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이 신었다는 점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하이힐은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패피'들의 핫 아이템이 된지 오래라는 것이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최근 "키가 170cm인 푸틴이 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동안 하이힐을 신는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러시아 ‘학생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주립대학을 방문했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이 양발을 바깥쪽으로 벌어지도록 자세를 잡으면서 약 5cm 가량의 굽이 노출됐다.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과 각료들은 푸틴의 대중적 이미지를 관리해왔지만 사람들은 그가 신발을 올리고 높이 1인치를 추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비꼬았다. 메트로 역시 "크렘린의 수장은 젊은이들과 포즈를 취하기 위해 '슈퍼 밑창'을 착용했다"며 "수년간 푸틴이 이런 힐을 신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지만, 이번 것이 지금까지 중 가장 굽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본의 아니게 비난의 중심에 섰지만, 사실 하이힐은 패셔니스타의 잇템으로 통한다. BTS 멤버 뷔는 지난해 공항에 등장하면서 6월 굽 높이가 5cm에 달하는 앞코가 뾰족한 부츠를 신어 화제가 됐다. 굽을 안쪽에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낸 이 부츠는 최근 수년 사이 패션계의 화두인 젠더리스 룩을 온전히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드래곤도 과거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높은 굽의 신발을 신은 왼발 사진을 올렸다. 남성의 하이힐 착용이 늘어난 이유는 젠더리스룩(Genderless look)의 유행과 궤를 같이한다. 젠더리스 룩이란 성별의 구분이 없는 패션 스타일을 뜻한다. 남성이 치마를 입고 하이힐을 신거나, 여자가 콤비 정장을 갖춰 입는 등 성의 고정관념을 허문다. 젠더리스 룩은 개성과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 큰 인기이지만 일부에서는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젠더리스 룩이 선입견의 경계를 옅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면서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푸틴이 하이힐을 신으면서 죄 없는 신발이 조롱을 받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하이힐은 젠더리스룩이 유행하는 가운데 요즘 옷 잘입는 남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30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