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재원 “‘남이 될 수 있을까’, 시청률 아쉽지만 상심하진 않을래요” [IS인터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대중분들이 ‘이재원이라는 배우가 로맨틱코미디를 할 때 이런 모습이 있구나’라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로맨틱코미디 장르의 새 지평을 연 배우 이재원이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의 종영 소회를 전하며 한 말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재원은 는 지난 6개월의 촬영 기간을 돌아보며 자신이 연기한 ‘권시욱’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남이 될 수 있을까’는 이혼은 쉽고 이별은 어려운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사랑과 인생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로, 이재원은 극중 법률사무소 두황 소속 변호사 권시욱 역을 맡았다. 권시욱은 시골 마을의 종갓집에서 5대 독자로 나고 자라 뼛속까지 보수적인 인물이다.“시욱이라는 캐릭터에 도전해볼 만한 부분이 있었어요. 시욱이는 직업적 성취보다 남녀 관계에서 성숙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친근한 캐릭터여서 그런지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초반부터 편향적이고 답답하게만 보였던 권시욱은 후반으로 갈수록 ‘직진 캐릭터’로 변신하며 강비취(조은지)와 급속도로 연인으로 발전한다. 이재원은 “권시욱은 알고 보면 정말 남자답고, 진중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9회 말미에서 비취의 임신 사실을 알고 시욱이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이 나와요. 이 친구가 갖고 있는 진심이 드디어 나오는 장면이죠. 저는 진심을 표현하기까지 변화를 겪은 시욱이가 진짜 진국이라고 생각해요.”이재원 외에도 ‘남이 될 수 있을까’에는 배우 강소라, 조은지, 장승조가 출연해 4인 4색 매력을 펼쳤다. 강소라는 스타 변호사 오하라로, 장승조는 오하라의 전 남편 구은범으로 분해 법률사무소에서 동료로 재회하며 일명 ‘이혼 로맨스’를 선보였다.이재원과 조은지는 보수의 끝판왕 권시욱과 유학파 상여자인 강비취의 상극 조합으로 티격태격 멜로를 그려냈다. 특히 배우들 간의 합이 좋았다고 밝힌 이재원은 “저희끼리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고, 작품을 준비하면서 고민되는 부분을 나누곤 했다”며 각 배우들의 장점을 뽑기도 했다.“승조 형은 얼굴 보면서 ‘참 잘생겼다’ 이런 생각을 해요. 또 형은 엄청난 노력파인데, 준비도 정말 많이 해오고 실제로 엄청 똑똑해요. 은지 누나한테는 의지도 하고, 많이 배우면서 촬영한 것 같아요. 연기로는 선배지만 순수한 매력이 있어요. 소라랑은 ‘닥터 이방인’ 이후 다시 만났는데 성숙해져서 돌아왔더라구요. 전작보다 연기도 깊어졌고, 소라의 연기에 울컥할 때가 많았어요.”
‘남이 될 수 있을까’의 두 커플은 각각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메인 커플인 구은범과 오하라는 재회를 통해 다시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끝내 서로의 신념을 지키며 성숙한 이별을 받아들인다.반면 서브 커플은 강비취를 향한 권시욱의 진지한 마음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구은범과 오하라로 인해 시청자들 사이에선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재원은 “저희는 하나의 사건이 시작되고 해결되는 드라마라기보다 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보는 드라마”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랬다.“흔히 이혼은 관계의 끝이라고 하지만, 이혼했다고 해서 둘만의 추억이 전부 다 소각되듯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관계에 대해 완전히 끝나는 건 오히려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인연을 조금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의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2030 세대의 ‘현실주의 로맨스’라는 호평을 얻으며 입소문을 탔지만, 최종회 기준 2.2%라는 다소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기대보다 큰 화제성을 모으지는 못했음에도 이재원은 “아쉽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드라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물론 많은 분들이 더 봐주시고 반응도 많았으면 좋았겠죠. 하지만 배우들이 원하는 정도의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요. 또 요즘에는 OTT 플랫폼도 많으니까 지금의 반응이 크지 않아도 재조명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크게 상심하지는 않을래요.”끝으로 이재원은 ‘남이 될 수 있을까’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라는지 묻는 질문에 “공감과 위로가 많이 됐으면 좋겠다”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노력을 기울이고, 좋은 관계는 더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2.28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