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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S리뷰] 아버지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글래디에이터 Ⅱ’

24년 산고 끝에 탄생한 뒷이야기답게 보는 재미는 풍성해졌고,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시선도 거침없다. 할리우드 속편이 부진한 올해지만 ‘글래디에이터 Ⅱ’는 극장에서 볼만한 외화다.작품 밖에서 강산이 두 번 변했듯, 영화 속 이야기도 20여 년이 흐른 시점이다. 지난 2000년 개봉한 전작에선 로마 장군 출신 검투사 막시무스가 폭군 코모두스 황제에게 반기를 든 후 숭고한 죽음을 맞았다. 그 후 태평성대가 오긴 커녕 쌍둥이 황제 카라칼라(프레드 헤킨저)와 게타(조셉 퀸) 치하 로마는 아카시우스 장군(페드로 파스칼)을 필두로 정복 전쟁이 한창이다. 로마 제국의 이름은 드높아졌으나 나라 안팎으로 민생은 황폐해졌다.극중 ‘하노’(폴 메스칼)라고 불리는 주인공 청년은 로마 제국의 아프리카 식민지 누마디아의 장군이다. 아카시우스 군대에 패배한 그는 아내를 잃은 복수심을 불태우며 노예가 된 채 로마에 끌려온다. 가로막는 모든 존재를 쓰러뜨리고 아카시우스 장군의 목을 베겠다며 투지를 빛내는 하노는 검투사들의 주인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의 눈에 들게 되고, 복수의 칼날을 벼리며 콜로세움에 선다. 한낱 유희로 목숨을 건 살육전을 하나씩 해쳐나가는 ‘글래디에이터’ 주인공다운 여정에서 썩을 대로 썩은 제국의 단면과 동시에 하노의 진짜 정체가 드러난다. 바로 전작에서도 등장한 현군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딸, 루실라 공주의 아들 루시우스였던 것. 혼란한 정세로 인해 어머니 품에서 떨어졌다가 미천한 신분으로 돌아오게 된 루시우스가 ‘진정한’ 민중의 로마를 바로 세울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편을 몰라도 즐길 수 있는 볼거리는 상당하다. 살인 원숭이나 코뿔소를 탄 전사를 쓰러뜨리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물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콜로세움 해상전이 펼쳐진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거금 4000억 원을 들여 3세기 로마를 상세히 구현했다. 특히 실물 크기의 60%로 지은 콜로세움 세트장은 큰 스크린으로 볼수록 더욱 웅장하다. 전편을 안다면 곱씹을 거리도 많아진다. 영화의 스펙터클이 곧 극중 군중들이 생각 없이 열광하는 지점이자, 정권이 여러 번 바뀌어도 끊지 못한 불행의 연쇄임을 전작에서 이어받는다. 나라 밖 정복 전쟁을 콜로세움 안 전투로 재현하며 폭력을 오락으로 삼는 것이 결국 뇌가 마비된 듯한 통치자를 등장시켰다고 시사한다. 그런 상황에서 루시우스가 자유의지를 불태운 막시무스를 참된 아버지로 삼아 계승하려는 것은 전편을 아는 관객이라면 벅차오를 지점이다.리들리 스콧 감독은 지나온 역사를 재해석해 현재에 경각심을 주려는 듯 싶다. 이번 영화는 전작 개봉 4년 뒤에 진즉 집필됐던 시나리오지만, 원하는 퀄리티에 도달하지 못해 수년을 고치며 묵힌 뒤 할리우드 파업 등 여러 이슈를 지나 마침내 2024년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그럼에도 주제가 유효하니 시기적절한 때를 잘 만난 셈이다. 광기 넘치는 쌍둥이 황제들처럼 전작보다 캐릭터들이 직관적인 부분은 평이 갈릴 지점이기도 하다. 두 시간 넘는 러닝타임에도 빠른 진행과 분명한 메시지를 위해 인물들의 전사가 덜어내져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묵직한 재미로 제73회 미국 아카데미 5관왕을 달성했던 전작보다 가벼울 수는 있지만 속도는 확실히 빠르다.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먼저 떠난 아버지를 향해 정답을 구하는 루시우스에게 대신 답해줄 수 없어도 함께 끓어오를 경험은 충분해보인다. 오는 13일 개봉. 148분. 청소년 관람불가.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11 23:00
드라마

‘정년이’ 친구 주란이가 누구?...우다비, 눈도장 찍었다 [후IS]

배우 우다비가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로 주목 받고 있다. 이 작품의 주연 배우인 김태리의 친구이자, 김태리와 신예은 사이를 오가는 홍주란 역을 맡아 이들에게 뒤지지 않는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소녀 정년(김태리)의 여성국극단 입성과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지난달 12일 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해 6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 13.4%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우다비가 연기하는 홍주란은 매란국극단 연구생으로 모두가 소리 천재 정년이를 시기하고 질투할 때 유일하게 정년이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인물이다. 모두가 정년이를 무시할 때도 “너 대단해. 나 같으면 그렇게 단번에 거절하진 못했을 거야”라며 용기를 북돋는 등 묵묵히 굳건한 우정을 보여주면서 훈훈함을 자아내는 동시에, 김태리와 극중 나이인 10대의 풋풋함과 귀여움을 발산하기도 했다. ‘정년이’에서 우다비의 강점으로 무엇보다 상대 배우들과의 케미가 꼽힌다. 김태리와 순수한 우정을 나누며 훈훈함을 발산하면서도, 그 나이 대에 겪을 수 있는 미묘한 우정의 감정을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최근 회차에서 호동왕자 역으로 자신과 합을 맞추는 정년이에게 설렘을 느끼며 혼란스러워 하는 장면 등을 통해 주요 캐릭터들 간 관계가 변화되는 지점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태리뿐 아니라 극중 허영서를 연기하는 신예은과의 케미 또한 눈길을 모았다. 홍주란은 허영서와 국극 무대 ‘자명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엘리트인 허영서가 정년이에 대해 더 큰 열등감을 느끼게 하고, 배우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며 임팩트 있는 연기를 그려나갔다. 여기에 ‘자명고’의 구슬아기 역으로 깜짝 놀랄 만한 소리 실력을 보여주며 김태리, 신예은과 다른 스타일의 국극 연기를 펼쳐 드라마의 재미를 높였다. 신인에 가까운 우다비는 데뷔 후 5년 간 두각을 낸 작품이 전무했다. 지난 2019년 웹드라마 ‘트리플 썸2’로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디딘 후 ‘인간수업’, ‘라이브 온’,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 등 적지 않은 작품에 조연급으로 출연했으나 이렇다 할 대표적인 캐릭터 및 작품이 없었다. 반면 ‘정년이’에서는 섬세한 연출력을 기반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빚어내며 드라마의 작품성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 초반에는 정년이의 친구로만 역할이 한정된 것처럼 비춰졌으나 구슬아기를 연기하는 시점 이후 캐릭터의 다채로운 면이 표현되면서 우다비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특히 시청자들은 성장하는 캐릭터를 통해 몰입감을 느끼고 응원하기 마련인데 홍주란은 이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우다비가 신인으로서 신선함을 자아내는 동시에 이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08 06:07
영화

하윤경, 이번엔 ‘강남’서 검사다…전문직 ‘사’자 전공 살리기 [줌人]

‘봄날의 햇살’ 변호사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하윤경이 ‘차가운 불’ 검사가 되어 돌아왔다. ‘강남 비-사이드’로 다시 한번 전문직 캐릭터 전문 입지를 다질지 주목된다.하윤경이 출연하는 디즈니플러스 새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김형서)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추격 범죄 드라마이다. 극중 하윤경이 맡은 역할은 검사 민서진이다. 민서진은 검사장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성실하지만 연줄이 없어 승진을 못하다가 기회가 주어지자 야망을 불태우는 인물이다. “나는 승진에 눈먼 미친X이에요”라고 말하면서도 검사로서 신념이 있기에 사건에 얽힌 범죄 커넥션에 분노하는 양면성도 갖췄다.제작발표회에서 하윤경은 민서진을 ‘차가운 불’이라고 표현하며 “내면에는 뜨거운 야망을 지니고 있지만 차가운 외면으로 숨기고 있는 인물이다. 속내가 의문스러운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민서진의 이중적인 면모는 하윤경에게도 도전과제였다. 그는 “내면적으론 혼란스럽고 복합적이지만, 그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라 표현을 절제하고 누르면서 연기했다”고 주안점을 설명했다. 하윤경은 전작에서 의사, 변호사 그리고 형사로 성장할 순경까지 전문직에 최적화된 특장점을 보여준 바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전문직 캐릭터는 주로 강단과 결기를 갖추고 있다. 하윤경 배우가 가진 내면의 에너지나 꿈을 향한 의지와 내공이 느껴지는 이미지가 맞아떨어지기에 그런 배역에 선택받아 온 것”이라며 “그동안은 신인이기에 경쾌하고 발랄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얼굴을 알렸으나 어느 정도 필모그래피가 쌓인 지금, 심도 있는 연기를 보여줄 차례”라고 짚었다.앞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하윤경은 신경외과 3년차 레지던트 허선빈 역으로 의사 부모님의 뜻을 따라 당연히 의대에 진학했으나 롤모델과 동료를 만나며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는 성장형 서사를 잘 그려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최수연 역으로는 정의감 넘치는 성격으로 로스쿨 동기 우영우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줘 극중 대사처럼 ‘봄날의 햇살’이라는 수식어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전작들이 전문직 종사자여도 밝고 사랑스러운 속성이었다면 지난 8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형사 보민의 젊은 시절 역으로 다른 결을 표현했다. 자신도 모르게 범인의 흔적에 끌리는 모습을 특유의 맑은 눈빛에 담아내 2인 1역인 이정은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번 ‘강남 비-사이드’에서는 그보다도 능란하면서 예리하게 벼린 검사를 볼 수 있다는 귀띔이다.박누리 감독은 “원래 시나리오상 민서진은 연배가 있는 역할이었다. 하윤경과 함께 작업하고 싶어 캐릭터의 설정까지 바꿨다”고 밝혔다. 그 기대에 하윤경이 부응했다며 “그 많은 대사를 완벽하게 외워 왔을 뿐만 아니라 연기로 다 소화를 해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검사 고증도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하윤경은 실제 검사로 재직했던 변호사들을 만나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 그는 검사는 주로 무채색 수트를 입는 편이라고 조언받아 스타일링에 반영하면서 민서진의 감정을 소품 착용에도 조금씩 녹이는 식으로 리얼리티를 높였다.6일 공개된 1, 2화에서는 민서진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윤경은 “초반에서는 평범해 보였으면 했다. 앞으로 민서진이 어떻게 야망을 갖게 되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를 눈여겨 봐달라”고 관람 포인트를 예고했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우영우’에서 주역인 박은빈 옆에서도 존재감을 확보하며 작품을 살리는 데 기여했다. 에너지를 쏟아내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눈길이 가는 배우”라며 “그간 보여준 캐릭터에서 전문 용어나 정돈된 말투를 소화해 냈기에 이번 활약도 기대해 봄 직하다”고 내다봤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07 06:05
드라마

정은채, 날개 폈다…‘정년이’→‘파친코’ 까지 무한 변신

‘정년이’, ‘파친코’, ‘유어 아너’, ‘설계자’. 배우 정은채가 올 한 해 출연한 작품들이다. 최고의 국극 스타부터 복잡한 감정의 멜로 연기까지. 정은채는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대표작을 경신하고 있다.정은채는 tvN 토일 드라마 ‘정년이’에서 문옥경 역으로 출연 중이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를 그린 시대극이다.정은채가 연기한 문옥경은 매란국극단의 남역 전문 스타 배우로 주인공인 목포 소녀 윤정년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국극에 발을 들이게 하는 인물이다. 혈혈단신으로 서울에 상경한 정년이에게 늘 힘이 되어주며 정년이가 연기로 고민할 땐 정답을 찾을 수 있게 길을 제시해 주는 선배다. ‘정년이’에서 정은채는 존재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숏컷으로 머리를 짧게 자른 그는 새하얀 피부와 훤칠한 키, 가늘고 긴 팔다리에 딱 떨어지는 슈트핏으로 문옥경의 비주얼을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걸음걸이와 말투 등 제스처도 중성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캐릭터에 완전히 일체된 모습을 보여줬다.정은채의 왕자님 같은 비주얼은 문옥경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선배미도 발산하는데 정년이의 키다리 아저씨이기도 한 문옥경이 다정하고도 따뜻한 눈빛으로 정년이를 바라볼 땐 시청자의 마음도 녹게 만든다. 반면 국극 무대에 올랐을 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여배우가 남자 역할로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는 건 여러 가지로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남성스러움이 몸에 배어있어야 하는데, 정은채는 그걸 자기 안에서 발견해 실제로 문옥경을 남성의 느낌이 나게 잘 표현했다”며 “‘정년이’에 나오는 많은 대사들 중 인상적인 대사가 ‘나만의 배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정은채만의 문옥경을 굉장히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고 평했다. 정은채는 애플TV+ ‘파친코’ 시리즈에서는 ‘정년이’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파친코’ 시리즈는 해방 전후 한반도를 떠나 일본과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족의 4대에 걸친 이야기로 정은채는 주인공 선자(김민하)의 동서인 경희를 연기했다.경희는 궂은 일은 전혀 안 해본 부잣집 딸로, 심성이 순하고 유약한 인물이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 선자와 함께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살림을 책임지는 인물이다. 정은채는 ‘파친코2’에서는 여성스럽고 순종적인 경희 캐릭터를 표현하며 ‘정년이’의 문옥경과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경희는 원자폭탄 피폭 피해자인 남편 요셉(한준우)의 병수발을 들면서 오랜 시간 자신을 좋아해 온 김창호(김성규)에게 흔들리지만 끝까지 남편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은채는 이런 캐릭터의 혼란스러운 감정도 섬세하고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 냈다.정은채는 올해 영화 ‘설계자’와 ‘유어 아너’에도 출연, 다작 행보를 보여줬다. ‘설계자’에선 살인을 의뢰하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캐릭터를, ‘유어 아너’에선 재벌그룹이 연루된 사건을 파헤치는 검사 역을 맡아, 꾸준히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김 평론가는 “특히 ‘파친코’ 시즌2에서 경희는 남편이 아닌 새롭게 마음을 주는 사람이 생겨나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입체적인 연기가 필요한데 정은채는 이런 연기도 매우 잘 소화해 냈다. ‘정년이’에서의 모습은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폭넓은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1.05 06:04
영화

“특별출연 맞아?” 문근영, ‘국민 여동생’ 벗고 ‘지옥2’ 필살기 펼쳤다

“벌써 필살기가 나오네요!”(‘지옥’ 시즌2 중)문근영의 연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짧은 분량의 특별출연임에도 그는 ‘지옥’ 시즌2에서 시청자의 초반 집중력을 사로잡으며 깊은 인상을 새겼다.지난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정진수(김성철) 새진리회 의장과 박정자(김신록)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 변호사(김현주)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문근영은 광신도 집단 화살촉의 핵심 선동가 ‘햇살반 선생’ 오지원으로 분했다. 무당 옷차림과 꽃 달린 가채를 쓰고 등장한 햇살반 선생은 얼굴을 뒤덮은 붉은 화장으로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둘렀다. 여기에 지옥 사자의 불에 불타 죽는 시연에 동참하면 생전에 속죄할 수 있다고 믿는 그릇된 믿음에 도취해, 기꺼이 불길에 몸을 던지자고 주장한다.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연기 변신이면서도 문근영의 이미지와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며 “문근영은 그간 신념과 열정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소화해 왔는데 이번 햇살반 선생 역은 그 순수함을 종교적 열의에 녹여 표현했다”고 평했다. 신념을 넘어 광기에 가까운 캐릭터에 설득력과 에너지를 더하는 건 문근영의 날카롭고 정확한 딕션이다. “당신은 왜 지옥에 가나요”라며 은근한 듯 확신에 찬 목소리로 시연자에게 묻더니, 낱낱이 밝혀진 죄를 두고 “진짜 나쁜 사람이야!”라며 찢어질 듯한 고함을 치며 매도한다.이는 극중 햇살반 선생의 ‘필살기’로 칭해진 지옥불에 탄 오른팔 꺼내 들기만큼이나 시청자의 순간적 몰입을 끌어냈다. ‘국민 여동생’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은 귀여운 얼굴을 분장으로 감췄지만, 과거 문근영의 전설급 연기로 남은 ‘신데렐라 언니’(2010) 일침 장면처럼 귀에 하나하나 박히며 감탄을 자아낸 것이다. 문근영의 필살기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남편 천세형(임성재)의 회상 장면에 등장한 그는 화살촉에 심취하기 전 평범하고 선량한 어린이집 선생님 ‘오지원’의 감정 변화를 섬세히 그렸다. 남편의 애원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옥 사자를 향한 의심과 호기심이 환희의 깨달음으로 물드는 순간을 문근영은 눈빛에 담아냈다. “소시민들에게 불어닥친 비극을 설명하기 좋은 캐릭터”​라는 연상호 감독의 설명처럼 그는 ‘문근영표 광신도’를 빚어내며 건재한 연기력을 증명했다.지난 1999년 영화 ‘길 위에서’로 데뷔한 뒤 영화 ‘어린 신부’(2004)로 ‘국민 여동생’에 등극한 문근영은 2009년 SBS 연기대상에서 ‘바람의 화원’으로 최연소 대상을 받는 등 탁월한 실력으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지난 2017년 오른팔에 통증과 마비가 생겨 병원 검진을 한 결과 급성구획증후군을 진단받게 된 것이다. 치료에 전념하며 2년여 간의 휴식기를 갖고, 2019년 tvN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로 복귀했으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을 마주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다 출연한 KBS2 단막극 ‘드라마스페셜-기억의 해각’(2021)은 ‘지옥’으로의 길을 열었다. 연 감독은 “햇살반 선생 역을 고민하던 중 단막극에 출연한 문근영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극중 문근영이 연기한 오은수는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을 간호하다 스스로가 중독된 깊은 상처를 가진 인물로, 자신만의 구원을 얻어가는 모습은 햇살반 선생과도 닮았다.최근 열린 ‘지옥’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6년 만에 공개 석상에 선 문근영은 “늘 새로운 역할에 대한 흥미나 열의가 있었으나 제 마음대로 주어지지 않다 보니 늘 고파 있었다. 그런데 연상호 감독님이 떡하니 매력적인 캐릭터를 주셔서 물 만났다 싶었다. 신나게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김 평론가는 “문근영이 전작에서 보여준 한 개인으로서의 예민한 감수성을 담은 연기가 아닌, 선동이라는 사회적 발화에서 감정을 녹여 진일보한 연기폭을 선보였다. 공백기가 있어도 무르익은 연기를 펼쳤다”며 “‘지옥’은 글로벌 인기 시리즈이기에, 이번 기회에 세계적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OTT로도 활동 무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29 05:40
예능

‘나는 솔로’ 22기 첫 돌싱 커플 탄생 → 정희♥상철, 옥순♥경수 최커

‘나는 솔로’ 22기가 처음으로 ‘돌싱 결혼 커플’을 탄생시켰다.23일 방송한 ENA와 SBS Plus의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는 ‘22기 결혼 커플’인 광수-영자를 비롯해 상철-정희, 경수-옥순 총 세 쌍이 최종 커플에 등극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반면 3MC 데프콘-이이경-송해나가 강력 응원하던 영호는 자녀 및 장거리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순자를 포기했고, 영숙 역시 영수-영철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두 사람 모두 선택하지 않는 ‘열린 결말’을 택해 돌싱들의 현실 연애의 어려움을 느끼게 했다.‘솔로나라 22번지’에서의 5일 차 아침, 돌싱남녀는 통영 동피랑 마을에서 최후의 데이트 선택에 들어갔다. 경수, 상철, 광수는 망설임 없이 옥순, 정희, 영자를 선택했고, 영식은 현숙에게 직진했다. 영호도 “이미 저는 마음을 굳혔다”며 순자와의 데이트를, 영수와 영철 또한 영숙과의 데이트를 선택했다. 데이트 매칭이 끝나자, 경수는 식사를 하고 싶지 않다는 옥순을 배려해 카페로 향했다. 옥순은 “미안하기보다는 그냥 제 감정이 좋고 행복하다”며 경수에게 호감을 표현했다. 또한 옥순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경수에게 “아기 아빠 사진을 혹시나 해서 남겨놨는데, 아직 아이에게 아빠의 존재를 알려야 할지 결정을 못했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경수는 진심에서 우러난 조언을 건네 옥순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데이트 후 경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옥순님이 자신의 고민을 얘기해준 게 고맙기도 했고, 대단해보이기도 했다”며 행복해했다.영자-광수는 식사 데이트를 하며 각자의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광수는 엄마에게 “나 너무 좋다고 첫인상부터 계속 선택해주신다. 대화도 잘 되고 잘 웃고 긍정적”이라고 영자를 소개했고, 엄마는 “잘됐다”며 기뻐했다. 같은 시각, 영식은 이혼한 후 연애를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이유를 궁금해 하는 현숙에게 “이혼하고 경제적으로 같이 무너져서 통장에 돈 10만 원이 없었다. 낮에 일하고 밤에 대리운전하고 그렇게 버티고 올라왔다”고 솔직 고백했다. 뒤이어 영식은 “내가 내일 최종 선택을 할 수도 있어”라고 직진을 선포했다. 데이트 후, 현숙은 제작진 앞에서 “생각보다 영식님이 훨씬 더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영호는 마지막 데이트에서 새우장 껍질을 까주고 게장 살만 발라주는 ‘스윗 가이’ 면모로 순자를 또 한 번 반하게 했다. 또한, 영호는 “난 이제 순자만 보고 있으니까”라며 “지금이 마음이 제일 편하고 좋다”고 어필했다. ‘연하 펫’ 상철은 “오빠라는 호칭을 많이 했던 것 같아”라고 주로 연상을 만났던 정희의 연애사에 “우리는 애칭을 만들 수밖에 없겠네”라고 심쿵 발언을 던졌다. 이에 두 사람은 최종 선택이 ‘오늘부터 1일’이라는 점에 동의하며 핑크빛 신호를 주고받았다.영숙은 전혀 다른 성향의 영수-영철과 ‘극과 극’ 2:1 데이트를 즐겼다. 두 사람은 식당에 들어가기 전 우연히 마주친 통영 주민들과의 대화부터 식당 테이블에서 수저와 앞접시 놓기, 같은 의사라는 직업을 주제로 한 대화에 이르기까지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아찔한 ‘2:1 데이트’를 마친 뒤, 영철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영수님의 의기소침한 표정을 보고 ‘이건 내가 판정승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의기양양해했다. 반면, 영수는 “전 제 마음을 올곧이 전하는 것이 목적이라, 딱히 경쟁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영숙은 “미묘한 신경전에 기가 빨려서 힘들었다”며 “영수님과 저는 되게 다르고, 영철님과 저는 되게 같은데 아직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서 복잡하다”고 토로했다.숙소로 돌아간 영숙은 “진짜 모르겠어”라고 다른 돌싱녀들에게 괴로운 속내를 내비쳤다. 영수는 곧장 경수에게 얻은 커피와 물을 가지고 여자 숙소로 직행해 영숙에게 선물했다. “좀 쉬고 있어요”라는 영숙의 말에 “순종할게”라고 고분고분 답했다. 얼마 후, 영숙은 공용 거실로 왔지만, 영수와 딱히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결국 2시간 동안 영숙만 기다리던 영수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고, 경수에게 “내일 영숙이가 최종 선택을 안 할 것 같아”라고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같은 시각, 영철은 영숙에게 적극적으로 대화 요청을 했다. 그러면서, “좋아해요. 나는 애가 있고 거리도 멀지만, 좋아해요”라고 프러포즈급 멘트를 날렸다. 영철의 ‘상남자 어필’에 영숙은 “멋있다. 5일 차에 영철님의 진짜 모습 알게 됐고, 호감이 생겼다”고 화답했다.이날 밤, 영철은 “솔로나라의 모든 지형지물을 이용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라”는 제작진의 마지막 미션에 밤새도록 이벤트 준비를 했다. 그는 자신의 티셔츠에 ‘간장 하트’로 마음을 표현한 ‘족자’를 만들었고, 나무까지 올라 타 ‘족자 세팅’을 마친 뒤 다음 날 아침, 영숙을 불러냈다. 영숙은 영철의 ‘족자 이벤트’에 “진짜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숙은 다른 돌싱녀들에게 “영철님은 이렇게 훅 들어왔는데, (감감무소식인) 영수님한테 내가 얘기하자고 하는 게 맞을지?”라고 혼란스러워했고, 정희의 조언을 들은 영숙은 용기를 내서 곧장 영수를 찾아갔다.방에서 홀로 눈을 감고 명상 중이던 영수는 영숙의 부름에 깜짝 놀라 양복으로 풀세팅한 후 영숙과 마주했다. 영숙은 “어젯밤 일찍 자러 들어간 게 영수님의 대답 아닌 대답일 수 있겠구나”라며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할 것 같아서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왔다”고 말했다. 영수는 “선택 같은 건 오로지 이기적으로 생각하라”고 마지막까지 배려심을 보였다. 순자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며 고민에 빠진 영호에게 마지막 편지를 전했고, 영식은 현숙을 향한 세레나데로 현숙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광수는 진심을 담은 편지를 마지막으로 영자에게 건넸으며, 경수는 옥순만을 위한 아침식사 선물로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마침내 시작된 최종 선택에서 광수는 “한 여자의 사랑을 마음껏 받았던 럭키가이였다”며 영자를 선택했다. 영자 역시 “사람을 만나는 데 이혼이 큰 약점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이혼하기 전 상태의 저로 돌아가게 해줘서 감사하다”면서 광수를 최종 선택했다. 경수는 ‘슈퍼 데이트권 미션’이었던 바다 백일장의 답을 뒤늦게 들려주면서 옥순을 택했고, 옥순은 “오랜만에 엄마 아닌 여자로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고맙다”면서 경수를 선택했다. 영식은 전날 예고한 대로 현숙을 선택했지만, 현숙은 최종 선택을 하지 않았다. 상철은 “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정희에게 직진했고, 정희 역시 상철에게 화답하며 ‘최종 커플’이 됐다. 기대를 모았던 영호는 끝내 순자를 선택하지 않았고, 직후 인터뷰를 통해 “시작하기에 엄두가 나지 않는 느낌”이라고 순자를 포기한 이유를 털어놨다. 영호의 거절에 눈물이 터진 순자는 “전 마지막까지 진심을 다하겠다”며 영호를 최종 선택했다.영수는 이적의 ‘다행이다’를 부른 뒤, “잊었던 설렘을 가져다줘서 정말 고마워”라고 영숙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영철도 “그 분과 이후에 더 좋은 인연이 되고 싶다”며 영숙을 선택했다. 영숙은 “이렇게 멋진 두 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면서도, “오늘이 끝이 아니라 열린 결말로 남겨두고 싶다. 더 많은 얘기는 나중에 했으면 좋겠다”고 한 뒤 최종 선택을 포기했다. 영수-영철은 영숙의 선택 포기에도 괜찮다는 눈인사와 ‘엄지 척’을 보냈고, 영숙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최종 커플이 된 옥순-경수는 스스로를 ‘순수 커플’로 부르며 애정을 ‘뿜뿜’ 표현했고, 상철-정희도 “자기야 잘할게”라는 소감을 전했다. 영자-광수는 “다이어트 시작! 만세!”를 외치며 ‘결혼 커플’의 유쾌함을 마지막까지 뽐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0.24 07:26
OTT

‘대세’ 고한민 ‘우씨왕후→전,란’까지... “두 작품 모두 애정”

배우 고한민이 ‘우씨왕후’, ‘전,란’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열일 행보를 보였다.고한민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김상만 감독의 영화 ‘전,란’에서 왜군의 수장인 겐신(정성일)의 통역관으로 소이치로 역을 맡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며 겐신과(정성일) 천영(강동원)의 액션대결 장면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혼란스러운 시대 속 신분과 운명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이치로 역시 자신만의 존재감을 또렷이 발휘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고한민은 앞서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과 권력을 잡으려는 다섯 부족의 표적이 된 우씨왕후가 24시간 안에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추격 액션 사극 ‘우씨왕후’를 통해서도 대중과 만났다. 이 작품에서 고한민은 흰호랑이족의 몰이꾼 뇌음(원현준)의 말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복종하는 2인자 파야 역을 맡아 작품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슬기로운 의사생활2’, ‘어사와 조이’, ‘지금 우리 학교는’, ‘기생수: 더 그레이’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에서 쌓은 내공이 2024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 두 작품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고한민은 “두 작품 모두 애정하는 작품이고 두 인물이 캐릭터가 극명하게 다르다보니 색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재미있게 보시고 배우 고한민 많이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이어 “두 작품 모두 사극이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에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 되겠다. 많은 애정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0.16 13:57
영화

신분차 뛰어넘은 강동원·박정민…‘전,란’, 넷플릭스 글로벌 3위 등극 [공식]

강동원, 박정민 주연 영화 ‘전,란’이 공개 첫 주 넷플릭스 글로벌 3위를 차지했다. 16일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사이트에 따르면 ‘전,란’은 지난 11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75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에 등극했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1위를 차지했을뿐만 아니라 프랑스, 포르투갈, 스웨덴, 브라질, 일본을 포함한 총 58개 국가에서 10위권에 오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최초 상영 이후 국내외 평단의 호평 세례를 이끌어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바 있다.이날 공개된 비하인드 스틸과 미공개 스틸은 열정이 가득했던 촬영 현장의 분위기와 밀도 높은 서사를 만들어낸 강렬한 순간들을 포착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먼저, 와이어를 활용한 고난도 액션 신을 소화하고, 비장한 눈빛으로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한 강동원의 모습에서는 부당하게 규정된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하는 천영으로 분한 그의 새로운 얼굴이 돋보인다. 종려 역을 맡은 박정민의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은 서로를 의지하는 둘도 없는 친구였던 시절의 천영과 종려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적이 되어 다시 만난 천영을 향한 그의 짙은 애증이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존재만으로도 촬영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장악하는 차승원의 강렬한 눈빛은 그만의 카리스마로 그려낸 선조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실감하게 한다. 한편, 궤짝에 든 잘린 코를 보고 놀란 그의 모습은 잔혹했던 당시 시대상을 한눈에 보여준다. 공중에서 파워풀한 발차기​를 날리는 김신록의 모습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액션을 완성하기 위한 그의 치열한 노력과 또 한 번의 새로운 얼굴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겐신 역의 정성일은 일본군 선봉장의 갑주를 입고 위협적인 포스를 뿜어내는 것은 물론, 조선인의 복식을 한 채 속을 알 수 없는 서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등 다채로운 모습을 뽐낸다.‘전,란’은 넷플릭스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6 13:36
영화

김신록, 한계는 없다…‘지옥’ 딛고 ‘전,란’ 얻은 수확의 가을 [RE스타]

배우 김신록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제에 그가 들고 온 작품은 개막작 ‘전,란’과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화제 시리즈 ‘지옥’의 시즌2, 넷플릭스에 심은 인생 캐릭터가 풍작이다.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김신록은 작품마다 다채로운 캐릭터를 메소드 급으로 풀어내며 연기파 배우 반열에 올랐다. 연극배우 출신이지만 영상매체에 걸맞는 매끄러운 전환이 눈에 띈다”라고 짚었다.먼저 영화 ‘전,란’에서 김신록은 성별조차 뛰어넘어 눈길을 끌었다. 왜란의 전과 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김신록은 천민 출신 의병 범동 역을 맡았다. 범동은 전쟁에서 공을 세우면 면천을 해주겠다는 왕의 약속을 믿고 주인공 천영(강동원)과 의병의 길을 걷게 된 인물로, 도리깨를 들고 거침없이 돌진하는 성격을 지녔다. 보기 드문 여성 의병을 연기한 김신록은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병법을 전혀 알지 못하지만 자기만의 기술로 싸워내는 사람으로 표현하기 위해 액션 연습을 많이 했다. 또한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표정과 움직임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 김상만 감독은 김신록을 캐스팅 하고 싶어 범동 성별까지 바꿨다며 “신록 씨의 해석으로 개그 캐릭터에 그치지 않는 깊이가 완성됐다. 의도한 것보다 풍부해졌다”고 설명했다. 오는 25일 공개되는 ‘지옥2’에서는 그야말로 화려한 부활이다. 시즌1에서 전 국민의 앞에서 지옥으로 떠나는 모습이 생중계된 미혼모 박정자를 열연했던 김신록은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김신록은 충격적인 상황에 극심한 불안에 떨면서도 남을 자녀를 위해 결단하는 박정자를 마치 실제 인물처럼 표현하며 지난 2022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조연상과 청룡시리즈어워즈 드라마부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전작 말미에 부활을 예고하며 기대를 높였던 박정자 캐릭터는 이번 시즌2에선 4년 만에 되살아나 세상에 혼란을 더할 예정이다. 김신록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오픈 토크에서 “천운으로 부활해 ‘럭키비키잖아’라고 생각했다”면서 “(극 중) ‘지옥’이 어떤 곳인지 물음에 답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초반 장면이면서 중요하고 어려웠기에 연기할 때 긴장했다”라고 공을 들인 장면을 꼽았다.이처럼 장르물에서 빛나는 김신록은 상반기에도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지난 7월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3’의 생존자 스타디움 관리자 지반장 역으로 극에 긴장감을 부여했으며, 범죄 스릴러 영화 ‘설계자’에서는 사고로 조작된 사건을 수사하는 양 경위를 맡아 반전 카드로 활약했다. 개성 있는 마스크로 시선을 끌면서 어떤 장르와 캐릭터든 실감나게 녹아들어 호평받고 있다. 멀티 엔터테이너로서 자질도 뛰어나다. 최근 ‘SNL 코리아6’의 5화 호스트로 등장한 김신록은 닮은꼴인 코미디언 안영미와 뻔뻔하게 가슴춤을 소화해내는가 하면, 그의 캐릭터 ‘재벌집 막내아들’의 순양그룹 진화영으로 등장해 초보 유튜버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어렵다고 여겨질 극 예술을 흥미롭게 푸는 작업에도 매진 중이다.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에서는 ‘0.5초’를 주제로, 찰나에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과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렉처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4’ 프로젝트로 시각예술 작가 손현선과 함께 연극 ‘없는 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연극 ‘서바이벌 캘린더’(2004)로 데뷔한 그는 지난 2020년 tvN 드라마 ‘방법’ 출연 전까지는 주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던 연극 배우였다. 연극 방법론은 물론, 인문학적 고찰과 실행을 거듭한 배우로서의 20여 년의 세월, 김신록은 여느때보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을 맞았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폭넓은 경험이 김신록의 연기 내공을 쌓았다. 좁은 공간인 무대에서 영상 매체 속으로 공간을 넓혔음에도 자유자재로 연기 세계를 확장시켜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된다”라고 평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6 06:05
영화

‘나이스한 개XX’ 의 변신…정성일, ‘전,란’으로 묵직한 한 방

배우 정성일이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통해 연기 변신을 꾀하며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냈다.정성일의 신작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과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극 중 정성일은 조선 땅을 침략한 일본군의 선봉장이자 무(武)와 살육을 즐기는 겐신를 열연, 지금껏 본 적 없는 서슬 퍼런 눈빛과 분위기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도깨비 탈을 쓰고 첫 등장하는 정성일은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는 물론 절도 있는 검법과 자연스러운 일본어 연기를 능숙하게 표현했다. 또한 온 얼굴을 가리는 도깨비 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과 빈틈없는 연기력, 강도 높은 액션으로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은근한 웃음 요소까지 곁들이며 극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정성일은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젠틀하고 차분한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난, 교활하고 잔인한 비귀(鼻鬼)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극을 휘젓고 다니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정성일은 ‘전,란’을 준비하며 수개월의 시간 동안 시대에 맞는 일본 고어 문체를 배우고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과는 차별화된 쌍칼 전투 액션과 승마를 몸에 익히고 배우기 위해 준비했다는 후문이다.한편 ‘전,란’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으로 지난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정식 공개됐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전,란’은 현재(14일 오전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3위, 국내 1위에 랭크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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