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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종이꽃' 유진 "11년만에 새 영화, 안성기 이름에 넙죽 출연 제의 수락"
'원조 요정' 유진(39)이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걸그룹 SES에서 배우로, 그리고 엄마로 변신해온 유진이 생과 사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소외된 이들을 외면하는 배금주의를 꼬집는 영화 '종이꽃(고훈 감독)'을 선보였다. 극 중 불행한 과거를 묻고 캔디처럼 사는 여자 은숙을 연기했다. 장의사 역의 안성기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2009년 선보인 '요가학원'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서 얼굴을 비친다. 2015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 이후 육아에 매진하다 오랜만에 엄마가 아닌 배우 유진으로 대중 앞에 나선다. 그간 "단역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연기에, 영화에 목말랐었다. '종이꽃'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며 그간의 갈증을 해소했다. -11년 만에 새 영화를 선보인다. "실감이 안 난다. 시간이 항상 빨리 지나는 것 같다. '벌써 11년이나 됐구나' 그 정도 느낌이다. 영화 출연 제의가 굉장히 오랜만이어서 좋았다. 시나리오를 읽었더니 더 좋았다. 무거운 주제인데도 무거운 주제 같지 않게, 너무 쳐지지 않게 아름답게 그렸다고 해야 하나. 우리 모두가 직면해야 하는 주제를 담았는데, 피하고 싶은 주제이지만 피하지 않고 아름답게 직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았다. 은숙 캐릭터도 연기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성기 선생님이 같이 해주신다고 하니 넙죽 받았다.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돌아간 영화 촬영 현장은 이전과 다른가. "영화에 따라서 현장 분위기는 다른 것 같다. 우리 영화는 분위기가 최고였다. 진짜 좋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았다. 촬영장에서 큰 소리 한 번이 안 났다. 대선배인 안성기도 정말 좋으시더라. 그 현장에서 최고 선배인데 권위나 위화감이 없었다. 정말 친한 동료 배우의 느낌이었다. 같이 작품 하면서 굉장히 존경하게 됐다. 적은 예산의 영화였지만 풍족했다. 간식차도 끊이지 않고 오더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걸 느꼈다." -캔디 같은 은숙과 실제 성격이 비슷하다던데. "원래 밝은 성격이긴 하지만, 극 중 은숙은 훨씬 더 밝게 표현했다. 밝은 캐릭터라는 걸 알고 가서 감독님과 미팅을 하는데, '은숙이 더 밝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 상황에서 나올 수 없는 밝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은숙의 과거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평범을 넘어서는 밝음을 원했다. '밝음'을 장착하고 캐릭터를 만들어가면, 나중에 은숙의 아픔이 더 보일 것 같았다. 과장된 캐릭터처럼 보이는데, 그 과장됨이 은숙의 아픔을 표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색하게 욕을 하는 등장신부터 인상적이었다. "촬영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코믹하게 다가갔다. 많이들 첫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말해주시더라. 평소에 욕을 안 하긴 한다. 은숙도 평소에 욕을 하는 여자는 아니다. 불행했다고 해서 욕을 막 하는 걸걸한 여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세 보이려고 어색한 욕을 하는 설정이었다." -실제로 엄마이기에 엄마 역할이 더욱 와 닿았겠다. "아이를 낳기 전에도 엄마 역할을 많이 했다. 물론 그때는 최선을 다했지만, 감정을 알고 한 건 아니다. 이제는 엄마의 감정을 알았으니 연기하기 편하고 좋다. 진짜 그 감정을 느끼면서 연기할 수 있다. 감정 전달도 더 잘 되지 않을까 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로드픽쳐스
2020.10.2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