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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민석, 롯데에 모처럼 등장한 '토종 파이어볼러 선발' 자원 [IS 피플]

롯데 자이언츠는 현재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다. 리그 탈삼진 부문 1위를 지키고 있었던 찰리 반즈가 내전근 손상으로 향후 3주 이상 이탈한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은 지난 28일 천적 한화 이글스 등판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10)을 기록하며 부진한 뒤 다음 등판이었던 2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실점했다. 4선발이었던 나균안은 8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2군행 지시를 받았고, 개막 로테이션에서 5선발을 맡은 이인복도 부진하며 올 시즌만 2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된 우완 투수 이민석(21)이 선발진 진입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1일 NC전에서 5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손아섭·박민우·박건우, 국가대표 트리오와의 승부에서 피안타 없이 선방했다. 이민석은 올 시즌 1군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3과 3분의 1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손가락에 멍이 생기는 부상으로 공 65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1군 엔트리에서도 제외됐지만 열흘 만에 복귀해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지명 순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팀 내 상위 유망주로 평가받은 이민석이다. 데뷔 시즌(2022)엔 주로 불펜 투수로 나섰고, 2023시즌 첫 등판 뒤 팔꿈치 부상을 당해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 기간을 가졌다. 150㎞/h대 중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주목받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구속이 회복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1군 복귀전(5월 19일 두산전)에서는 최고 154㎞/h를 찍었다. 현재 롯데는 선발진 공석을 젋은 투수들로 메우고 있다. 2021년 1라운더 좌완 김진욱도 대체 선발로 나선 최근 2경기에서 호투했다. 이민석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롯데는 '파이어볼러'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는 토종 선발 투수를 한동안 보유하지 못했다. 150㎞/h대 중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대부분 불펜 투수였다. 굳이 계보를 찾는다면, 현재 마무리 투수인 김원중이 선발 보직을 맡았던 2019년이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1일 NC전 이민석의 투구에 대해 "잘 던졌다"라고 호평했다. 원래 젊은 선수의 도약은 팀 위기에서 등장한다. 10개 구단 중 승률 3위로 5월을 마치며 재도약 가능성을 보여준 롯데도 이민석의 등장이 반갑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04 10:57
메이저리그

'오타니·야마모토 영입' 다저스...그래서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가섰나

올겨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토모 영입에만 10억 달러 넘게 쓴 LA 다저스. 여전히 메이저리그(MLB)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MLB닷컴은 3일(한국시간) 2024년 첫 파워랭킹을 전했다. 전문에서 다저스를 언급하며 "오타니·야마모토·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영입했다고 이 순위에서 1위가 되는 건 아니"라고 했다. MLB닷컴은 다저스에 대해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오타니)를 영입하고 정상급 선발 투수 2명을 영입하며 '불패의 팀'이 됐다는 인식이 생겼다. 다저스는 (코로나로 단축해 진행된) 2020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162경기 체제에서 우승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오타니도 다저스만큼 우승을 바란다. 하지만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권리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저스는 올겨울 '투타니(투수 오타니)'를 포함해 선발 투수 3명을 영입했고, 15승 이상 올릴 수 있는 워커 뷸러도 부상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다. 바비 밀러 같은 신예 선발 투수도 있다. 변수는 부상. 글래스노우는 풀타임 시즌이 거의 없을 만큼 자주 부상을 당했다. 뷸러도 부상 후유증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당장 2024시즌은 오타니도 팔꿈치 수술 여파로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한 매체는 다저스가 가성비(투자 대비 효율) 선발 투수를 영입해 포지션 뎁스(선수층) 강화를 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2시즌 영입해 15승을 올려준 타일러 앤더슨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다저스의 2번째 변수는 타선의 무게감이다.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44개)인 오타니가 가세하며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윌 스미스 등 기존 주축 타자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 받고 있다. 하지만 선수 한 명의 가세 효과로 팀 전력이 극격하게 올라가긴 어렵다. 당장 에인절스도 마이크 트라웃, 앤서니 론돈 등 리그 대표 타자들이 있었다. 결국 타순 전반에 걸쳐 짜임새가 있어야 한다. 수비력과 기동력도 갖춰야 한다. 다저스는 유격수 계보를 이어줄 것으로 보였던 가빈 럭스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게 뼈아프다. 올 시즌 복귀하지만, 1년 이상 통째로 날렸다. 그만큼 경험을 쌓을 기회를 놓쳤다. 외야진 전력도 정상급으로 보기 어렵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팀 간판타자 베츠를 외야수가 아닌 2루수로 고정해 쓰려는 계획을 지난달 윈터미팅에서 밝힌 바 있다. 베츠가 외야에서 빠지면, 2023 정규시즌 23홈런을 친 신성 제임스 아웃맨과 올겨울 재계약한 제이슨 헤이워드,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매뉴얼 마르고로 주전 외야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아웃맨은 이제 풀타임으로 한 시즌(2023)을 치른 선수다. 헤이워드는 과거 유망주였지만, 꾸준히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마르고에게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MLB닷컴은 파워랭킹 1위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발표했다. 2023시즌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NL 홈런왕(54개) 맷 올슨, 리그 정상급 3루수 오스틴 라일리와 2루수 아지 알비스가 버티고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좌완 강속구 투수 크리스 세일을 영입했고, 마치 루틴처럼 외부 영입으로 채웠던 외야 한 자리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제러드 켈닉을 영입했다. 2023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레인저스는 원투 펀치 한 축인 맥스 슈어저가 부상으로 시즌 중반 이후 복귀하는 악재가 있지만, 투·타 전력 밸런스가 다저스보다 낫다. 에들리 러치맨, 거너 핸더슨, 라이언 마운트캐슬 등 신성들이 전성기에 접어들고, 리그 넘버원 내야 유망주 잭슨 홀리데이까지 빅리그 입성을 앞둔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다저스에 밀리지 않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03 10:18
메이저리그

[IS 이슈] SF 레전드까지 소환한 이정후 계약...버스터 포지가 1억6700만 달러

버스터 포지(은퇴)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역사를 대표하는 포수다. 21세기, 구단이 해낸 월드시리즈 우승 3번(2010·2012·2014) 모두 그가 안방을 지켰다. 2012시즌에는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포지는 2013년 3월, 샌프란시스코와 기간 9년·총액 1억67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이는 당시 기준으로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역대 최고 계약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2번이나 MLB 정상을 이끈 주전 포수. 9년 동행은 당연해 보였다. 샌프란시스코는 6개월 뒤 팀 대표 타자였던 헌터 펜스와 기간 5년·총액 90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선수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기 전에 합의했다. 반면 이듬해 3월에는 역시 '짝수 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던 내야수 파블로 산도발과 결별했다. 당시 스포츠 전문 매체 CBS 스포츠는 "산도발이 최고 9000만 달러 계약을 원했고, 샌프란시스코는 응하지 않았다. 여전히 구단 최고 계약 기록은 포지가 갖고 있다. 13일(한국시간) KBO리그의 25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1억 달러 계약 계보를 이었다. 미국 스포츠 소식통과 매체들을 통해 알려진 이정후의 계약은 1억1300만 달러(1438억원)이다. 샌프란시스코가 투자에 인색한 구단이었던 건 아니다. 2006년, 좌완 선발 투수 배리 지토와 계약하며 당시 기준으로 역대 투수 최고 몸값인 1억 2600만 달러를 안긴 전력이 있다. 메디컬 테스트 결과로 최종 결렬됐지만, 당장 지난해 12월에는 내야 FA 최대어였던 카를로스 코레아와 3억 5000만 달러(13년 기준)에 1차 합의한 바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해도 1억 달러가 넘는 계약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 흔하지 않았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놀라운 대우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선수단에서 총액 기준으로 최고 계약을 한 선수는 9000만 달러(5년 기준)에 사인한 에이스 로건 웹이다. 이정후는 총액 기준으로는 단번에 샌프란시스코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이정후는 MLB 경력이 없는 선수다. 2019년 2월 기준으로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최고 계약은 3억 달러(10년 기준)였다. 정상급 3루수 매니 마차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사이 계약이다. 이후 다년 계약 성사가 잦아졌고, 현역 최고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이 4억 2650만 달러(12년 기준)에 원소속팀 LA 에인절스와 연장 계약하며 다시 기록을 깼다. 그리고 불과 사흘 전, 투·타 겸업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가 무려 7억 달러(10년 기준)에 사인하며 북미 스포츠를 넘어 세계 프로 스포츠 단일 계약 최고를 찍었다. 이런 계약을 기준으로 삼으면, 이정후의 계약이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장기 계약 목로를 돌아보면, 이정후가 얼마나 큰 기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4 06:50
프로야구

[IS 피플] 구대성·봉중근·김광현...'일본 킬러' 계보 이은 이의리, 2023년 해피 엔딩

이의리(21·KIA 타이거즈)가 희망을 안고 2023년을 마무리했다. 이의리는 지난 17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예선 2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호투했다. 두 차례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시속 150㎞/h 강속구를 앞세워 일본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한국이 1-2로 패하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그는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선발 투수 임무를 완수했다. 그동안 한국은 좌완 투수 호투에 힘입어 승리로 장식한 일본전이 많았다. '일본 킬러' 구대성(은퇴)은 2000 시드니 올림픽 야구 3·4위전에서 공 155개를 던지며 9이닝 1실점을 기록, 한국의 3-1 승리와 동메달 획득을 이끌었다.김광현(SSG 랜더스)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예선전(5와 3분의 1이닝 1실점)과 준결승전(8이닝 2실점) 모두 호투했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전만 3번 등판해 2승·평균자책점 0.61을 기록한 '봉열사' 봉중근(은퇴)도 빼놓을 수 없다. 이의리는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 김광현 이후 15년 만에 일본전에서 QS를 해낸 한국 대표팀 선발 투수가 됐다. 그는 소속팀 KIA에서 팀 에이스이자 좌완 투수 양현종의 후계자로 기대받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선 일본전 '좌완 일본 킬러' 계보를 이어줄 재목으로 떠올랐다. 이의리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호투였다. 1년 내내 굴곡이 많았던 2023년을 좋은 기억으로 끝낼 수 있게 됐다. 2021년 KBO리그 신인왕 이의리는 지난 시즌(2022) 데뷔 첫 10승(10패)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올 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8월 프로 데뷔 처음으로 어깨 부상을 당했고, 복귀 뒤에는 왼손 중지에 물집이 잡힌 탓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미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서 부상 탓에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리그 일정 소화에 매진하며 개인 단일시즌 최다승(11)을 거뒀지만, 소속팀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의리는 이번 APBC를 앞두고 "항저우 AG에 출전하지 못한 건 잊었다. 대표팀에서 뛰는 건 항상 의미가 있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일본전 호투 뒤 "일본 타자들이 내 공을 잘 쳤지만, 위기를 잘 벗어난 것 같다. 재밌게 잘 던진 것 같다. 앞으로도 국제대회에 계속 출전해 발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APBC는 한국·일본·대만·호주 4개 리그 유망주(만 24세 이하·입단 3년 차 이내)들이 참가한다. 일본은 2017년 열린 초대 대회 멤버들이 2023 WBC 주축으로 올라서 우승을 이끌었다. 이의리는 이번 호투로 언젠가 더 큰 무대에서 만나게 될 일본 타자들과의 전초전에서 자신감을 얻었다.한국은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지난 3월 출전한 2023 WBC에선 1라운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APBC까지 세 대회를 모두 출전, 값진 경험을 쌓은 이의리의 성장은 대표팀의 적잖은 소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19 14:06
프로야구

15명 중 10명, 그러나 마운드 세대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마운드 세대교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선발 논란 속에서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젊은 투수를 대거 뽑았다. 성적을 고려하면서도 세대교체를 위해서다. 마운드 세대교체는 야수진에 비해 더딘 편이었다. 이번 대표팀에 선발된 20대 신예 투수는 총 10명이다. 전체 투수(15명)의 66.7%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처럼 연령 제한을 둔 국제 대회를 제외하고,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는 무려 7명이다. 나머지 고우석(25·LG 트윈스) 박세웅(28·롯데 자이언츠)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도 대표팀 경력 1~2회가 전부였다. 하지만 세대 교체는 실패했다. 10일 일본전과 12일 체코전 두 경기서 총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박세웅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20대 투수는 없었다. 지난해 세이브왕 고우석은 평가전 도중 어깨 주변 단순 근육통 속에 본선에서 자취를 감췄다. 홀드왕 정우영(24·LG)은 공인구 적응에 실패, 자신의 강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소형준(22·KT 위즈)은 일본전 4-2로 앞선 7회 볼넷과 안타를 내줘 역전 3점 홈런의 빌미를 제공했다. 좌완 김윤식(23·LG)과 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일본전에서 4사구 3개씩 허용하며 제구력 난조를 드러냈다.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의 좌완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 모은 구창모는 컨디션 난조 탓에 구원 투수로만 두 차례 나와 1과 3분의 1이닝 2실점 했다. 곽빈(24)과 정철원(23·이상 두산 베어스)도 빠른 공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채 각각 평균자책점 13.50, 6.75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표팀 투수 선발 과정부터 일본전 선발(김광현)까지 '또 김광현, 양현종이냐'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정작 이들 베테랑을 대체할 만한 새 얼굴이 별로 없다. 단지 이번 대회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KBO리그 내에서도 젊은 투수의 성장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운드 질적 저하가 심각하다. 시속 160㎞ 강속구에 제구력까지 갖춘 일본 투수진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외에도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 요시노부 야마모토(25·오릭스 버팔로스)가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마나가 쇼타(30·요코하마 DeNA)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20대 투수(13명)로 채운 일본은 1라운드 팀 평균자책점 1.50의 짠물 피칭을 했다. 한국의 팀 평균자책점은 7.55였다. 2006 WBC 4강, 2009 WBC 준우승, 2015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을 이끈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투수들의 훈련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연습) 투구 수가 적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면 뭣하나. 제구가 안 되는데"라며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려면 컨트롤을 향상 해야한다. 더 집중해서, 많은 공을 던져야 한다. 또한 러닝 훈련도 많이 부족하다. 하체가 받쳐줘야 보다 위력 있는 투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도 14일 귀국 뒤 "소형준이나 이의리 등 젊은 선수들이 자기 공을 제대로 던졌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왔을 거다.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다 발휘하지 못하면 그것도 실력이다. 그래도 발휘하려면 경험을 쌓아야 한다. 팬분들께서 기다려주신다면 2023.03.15 08:41
프로야구

구속? 제구? 세대 교체? 이제 대표팀 선발 기준 1순위는 단연 '멘털'

야구대표팀 선발 기준에 반드시 추가해야 할 항목이 생겼다. 바로 멘털이다. 한국야구가 치욕을 당했다.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에서 '숙적' 일본에 4-13으로 완패했다. 먼저 3점을 냈지만, 바로 4실점 하며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4회와 8회를 제외하고 모두 실점하며 무너졌다. 4실점 이상 빅이닝만 2번이나 허용했다. 사실 초반 경기 흐름은 박빙이었다. 한국은 아시안 출신 선수 메이저리그(MLB) 최다승을 노리는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3회 3득점 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강백호가 좌전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양의지가 홈런을 쳤다. 김하성이 상대 송구 실책을 틈타 만든 기회에선 간판선수 이정후가 깔끔한 적시타를 쳤다. 하지만 2회까지 잘 던지던 선발 투수 김광현이 일본 8·9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라스 눗바와 곤도 겐스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추격을 허용했다. 바뀐 투수 원태인은 '괴물' 오타니 쇼헤이를 고의4구로 내보낸 뒤 일본 야구 2022시즌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내야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일본 리그를 평정하고 올겨울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함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사실 6회 초까지 흐름은 정상적이었다. 원태인은 펀치력이 있는 곤도 겐스케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지만 씩씩하게 투구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장면이다. 3번째 투수 곽빈이 오타니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았고, 무라카미와 요시다에게 각각 진루타와 희생플라이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소강상태에서 내준 추가 실점은 아쉬웠다. 한국은 박건우가 6회 초 솔로 홈런을 치며 4-6, 2점 차로 추격했다. '약속의 8회'가 남아 있었기에 승리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KBO리그 젊은 투수들이 주저앉았다. 6회 말 선두 타자 나카노 타쿠무를 상대한 2022시즌 신인왕 정철원은 '수비형 야수'인 그에게 3루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올라온 LG 트윈스 좌완 영건 김윤식은 3연속 사사구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다. 호주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맞았던 롯데 자이언츠 클로저 김원중은 오타니에게 초구 체인지업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무라카미와 요시다에게 각각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를 내줬다. 정우영의 투구엔 투지가 전해지지 않았고, 간신이 6회를 마친 뒤 나선 7회는 '좌완 에이스' 계보를 잇는 구창모가 안타 2개를 맞고 위기를 자초했다. 2021시즌 신인왕 이의리도 볼넷과 사구,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라서야 간신히 불이 꺼져다. 김윤식은 눗바에게 사구를 범했다가 '레이저 눈빛'을 받았다. 이의리의 공은 스트라이크와 볼 차이가 너무 커서 '선구안'이라는 게 불필요했다. 상황과 흐름을 생각해보자. 일본 타선이 강해서, 자신의 공으로 제압할 수 없어서 그렇게 흔들린 게 아니다. 일본전에서 부진하면 받을 쏟아지는 질타가 두려운 것이다. 야구는 한국 스포츠 넘버원 콘텐츠다. 비난조차 이겨내라고 구단은 몸값을, 팬들은 응원을 보낸다. 누릴 건 누리고, 정작 멘털을 잡아야 할 경기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구위가 아니다. 제구도 아니다. 성적은 더욱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갖춘 선수. 한국이 일본을 잡으려면, 그런 선수가 필요하다. 베테랑과 신성을 가리지 않고 적용될 수 있는 얘기다. 안희수 기자 2023.03.11 01:00
프로야구

"왼손 지옥·천적 등장" 일본이 경계하는 '좌완 4인방'은 누구?

역사적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은 한일전에서 ‘좌완 선발 카드’를 꺼내 들어 성공을 맛봤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구대성과 2008 베이징 올림픽 김광현, 2009년 WBC 봉중근 등이 차례로 ‘일본 킬러’의 계보를 이어가며 대표팀 좌완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일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일본 매체 ‘코코카라’는 2일 “사무라이 재팬을 기다리는 ‘왼손 지옥’, 한국전에 ‘천적’이 또 등장하나”는 칼럼을 게재하며 한국의 좌완 투수들을 경계했다. 하지만 매체가 한일전 좌완 투수에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는 단순히 ‘일본 킬러’ 역사 때문만이 아니었다. 좌타자 일색의 일본 대표팀 타선을 우려한 데서 비롯된 경계였다. 왼손타자는 상대적으로 좌완투수에게 약하다. 매체는 일본의 좌타자 타선이 좌완투수 일색의 한국에 불리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매체는 “일본 대표팀은 오른손 타자 스즈키 세이야의 부상 이탈로 좌타자 마키하라 다이세이를 대체 발탁했다”라면서 “스즈키의 이탈로 선발 라인업에 6명의 왼손 타자가 들어갈 전망이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좌우타자가 번갈아 투입되는) 지그재그 타선을 이상적으로 삼았지만, 마키하라도 좌타자라 균형이 맞지 않는다”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일본 대표팀 사정에 매체는 “한국이 비장의 카드로 왼손 선발 투수를 기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내다봤다. 매체가 언급한 선수는 김광현과 양현종, 구창모, 이의리 등이었다. 먼저 소개한 선수는 구창모와 이의리였다. 매체는 “183cm의 큰 키에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를 던지는 구창모가 있고, 같은 장신에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두 차례 선발로 나온 이의리도 있다. 이의리는 140km대 후반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질 줄 알고, 제구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두 영건 좌완투수를 경계했다. 김광현과 양현종에 대해선 “일본팬들에게도 익숙하다”고 설명하며 이번 대회에서 중간계투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모두 34세가 되어 이번 대회가 대표팀 마지막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두 ‘레전드’ 왼손 투수에 관해 한국 대표팀 감독이 ”중요한 곳에 쓰겠다“라고 밝혀 어느 장면에 투입될지 주목된다”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일본 대표팀에 뽑힌 타자라면 (상대가) 왼손 투수든 오른손 투수든 상관없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좌타자 일색인) 일본의 사정을 미리 알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외의 팀도 왼손 투수 중심으로 일본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세 번째 대회만의 우승 탈환을 향해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라며 좌타자 일색의 일본 대표팀 타선을 다시 한번 걱정했다. 한편, 한일전은 오는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일본의 한일전 선발에도 주목되는 가운데, 현재로선 다르빗슈 유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02 17:29
야구

이승엽 기록 넘보는 최형우, 최정은 17년 연속 기록 도전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출범 40주년을 맞이하는 KBO리그는 각종 풍성한 기록이 쏟아질 전망이다. 개막을 사흘 앞두고 의미 있는 기록을 재조명한다. '홈런 공장장' 최정, 'KIA 타선의 기둥' 최형우, '한국야구 대표 좌완 에이스' 김광현, 양현종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새 역사를 향해 뛴다. ◆ 최정, 역대 최초로 17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도전 SSG 랜더스 최정은 지난해 자신이 기록한 16시즌 연속 10홈런 이상 대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최정이 이번 시즌 10개 이상의 홈런을 쳐내면 17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신기록이 달성된다. 최정은 KBO 리그에 데뷔한 시즌인 2005 시즌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단 한 시즌도 빠짐없이 1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해왔다. 또한 지난 2021 시즌 홈런왕을 차지했던 최정은 2시즌 연속 홈런왕 타이틀도 함께 노리고 있다. ◆ 최형우, 이승엽의 기록을 넘을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역대 최다 타점과 2루타 달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역대 최다 타점은 1498타점, 2루타는 436개로 모두 이승엽(전 삼성)의 기록이다. 최형우가 올 시즌 109타점과 2루타 29개 이상을 쳐낸다면 해당 부문에서 이승엽을 넘어서게 된다. 최형우의 장타력을 고려한다면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 걷는 길이 곧 KBO 리그의 역사다...오승환·정우람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수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을 계속해서 도전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339세이브를 기록 중인 오승환이 올 시즌 얼마나 많은 세이브를 쌓을지 눈여겨 볼만하다. 한화 이글스 정우람은 현재까지 929경기에 출장했다.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투수 1000경기 출장 기록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작년에 이미 투수 최다 출장 기록을 경신한 정우람은 올해도 그 기록을 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조웅천에 이어 역대 2번째 13시즌 연속 50경기 출장도 함께 노린다. ◆ 뉴페이스 - 외국인 선수와 신인선수들의 활약 KT 위즈 헨리 라모스는 시범경기부터 좌우타석 가리지 않고 홈런을 때려냈다. 라모스가 한 경기 좌우타석 홈런(4번)과 KT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47개)을 기록한 로하스에 이어 KT의 스위치 타자 계보를 연결해 나갈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범경기에서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LG 트윈스 아담 플럿코, 역대 KBO 리그에서 가장 파격적인 영입으로 손꼽히는 키움 히어로즈 야시엘 푸이그 등 외국인 선수의 활약을 기대해 볼만하다. KIA 1차 지명 신인 김도영은 정규시즌 개막 전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별명처럼 시범경기에서 4할이 넘는 타율(0.432)과 함께 유의미한 타격 지표를 기록 중이다. LG 송찬의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6개를 때려냈다.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시범경기 이후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이번 시즌 KBO 리그에 데뷔하는 김도영과 송찬의를 비롯해 신인선수의 활약이 정규시즌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 KBO 리그 복귀 첫 시즌, 양현종과 김광현 미국 무대에서 돌아온 KIA 양현종은 150승 고지에 도전한다. 올해 3승을 더하면 역대 4번째로 통산 150승을 달성한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또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100탈삼진, 9시즌 연속 100이닝 투구에 함께 도전한다. SSG로 돌아온 김광현도 14승을 더하면 150승 고지에 도달하게 된다.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두 선수가 동시에 복귀하는 첫 시즌인만큼 KBO 리그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마운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두산 김태형 감독, 600승까지 15승 현역 감독 가운데 승리 1위를 기록 중인 두산 김태형 감독은 600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5승을 더하면 역대 11번째로 600승 고지에 오른 감독이 된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015년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두산을 7시즌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명장 반열에 오른 김태형 감독이 2022시즌에도 한국시리즈에 올라 8시즌 연속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리=안희수 기자 2022.03.30 13:49
야구

'찾았다' 포스트 김광현, '없었다' 국대 4번 타자

이승엽의 후계자는 찾지 못했다. 그러나 포스트 좌완 트리오 시대는 열렸다. 도쿄올림픽에서 확인한 한국 야구의 숙제와 위안이다. 한국 야구가 무너졌다.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2차(패자) 준결승전에서 2-7로 완패했다. 5회까지 1득점에 그치며 1-2로 끌려갔고, 6회 수비에서 투수 4명을 투입하고도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름값 있는 타자들은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벤치의 투수 교체 의도도 의구심만 남았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 야구 부흥기를 열었다. KBO리그는 800만 관중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선수 몸값 거품 현상과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위기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까지 닥쳤다. 도약 발판으로 기대됐던 도쿄올림픽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렀다. 일본에 이기지 못했고, 미국에 패하며 결승전에서 설욕 기회마저 잃었다. 야구 내적으로도 풀지 못한 숙제가 많다. 우선 붙박이 4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그동안 대표팀 4번 타자는 일본 격파를 주도했다. 베이징올림픽 이승엽이 그랬고, 프리미어12 이대호가 그랬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대회 개막에 앞서 2021 KBO리그 전반기 타율 1위(0.395) 강백호를 새 4번 타자로 낙점했다. 강백호는 첫 경기 이스라엘전과 두 번째 경기 미국전에서 침묵했다. 결국 4번에서 2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강백호는 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고, 2일 이스라엘전에서는 4안타를 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결승 진출이 무산된 미국전에서는 두 차례나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침묵했다. 강백호에 이어 4번 타자로 나선 양의지도 침묵했다. 그는 KBO리그 전반기 홈런 공동 1위. 현역 최고의 포수이자 우승 청부사다. 그러나 도미니카전에서는 희생플라이 타점 1개에 그쳤고, 한국이 11-1 콜드게임 승리한 2일 이스라엘전은 5타수 1안타, 4일 일본전은 삼진만 4개를 당하며 침묵했다. 미국전에서는 김현수가 나섰다. 김현수는 전날 일본전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이 대회 타율 0.455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그런 김현수조차 5일 미국전에서 4번 타자로 나섰지만, 무안타에 그쳤다.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 8회 초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6-2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다. 후배들에게 미안했다며. 그만큼 중압감이 높은 자리가 4번 타자다. 계보를 이어온 한국 야구 대표 타자들은 이겨내며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새 4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반면 마운드는 희망을 봤다. 신인 투수 이의리가 에이스 자리를 예약했다. 이의리는 5일 미국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하며 분투했다. 6회 1이닝 동안 한국 대표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 5점을 낸 미국 타선을 그 전 5이닝 동알 비교적 잘 막아냈다. 주목되는 기록은 삼진. 미국 타자들은 이의리의 낮은 코스 체인지업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포심 패스트볼도 낮은 코스로 잘 던졌기 때문에 미국 타자들은 무작정 낮은 공을 버릴 수 없었다. 이의리는 5이닝 동안 무려 9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의리는 대회 개막 전부터 대표팀 에이스 계보를 이어줄 투수로 기대받았다. 특히 김광현과 비견됐다. 프로 데뷔 2년 차에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김광현은 일본전만 두 차례 등판해 승리 발판을 놓았다. 같은 유형(좌완), 비슷한 연차 탓에 이의리가 주목받았다. 이의리는 도쿄올림픽에서 비록 일본전에 등판하진 않았지만, 화력만큼은 뒤지지 않는 미국을 상대로 호투했다. 지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경기에서 자신의 투구를 보여준 멘털도 칭찬을 받을만했다. 한국 야구는 좌완 트로이카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 산하 트리플A)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투수가 필요하다. 도쿄올림픽에서 이의리를 얻었다. 참담한 레이스에서 얻은 유일한 위안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6 07:59
야구

강백호, 호평은 받을 수 없었던 '국대 4번' 신고식

성인 대표팀 첫 4번 타자 출격. 마침 생일도 맞이했다. 아쉬움은 남았다. 4번 타자 계보를 이어준 강백호(22) 얘기다. 강백호는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4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 안타 없이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2사 2루에서 나선 1회 말 첫 타석에서는 이스라엘 좌완 투수 제이크 피시먼을 상대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포심 패스트볼 2개를 지켜본 뒤 슬라이더에 빗맞은 타구를 쳤다. 한국이 0-2로 뒤진 4회 말도 선두 타자로 나섰지만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7회 세 번째 타석은 2-4로 지고 있던 한국이 이정후와 김현수가 백투백 홈런을 치며 동점을 만들어 기세가 오른 상황에서 나섰다. 호쾌한 스윙을 돌려봤지만, 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커브에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5-4로 앞선 한국은 9회 말 나선 오승환이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우중간 솔로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강백호는 5-5 동점에서 나선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신중한 승부로 볼넷을 얻어내며 끝내기 주자로 나섰다. 잘했다. 그러나 누상 주자로는 과욕을 부렸다. 이스라엘 투수 조쉬 자이드와 한국 타자 오재일이 치열하게 승부하던 상황에서 원 바운드 공이 나왔는데, 공이 멀리 흐르지 않았는데도 2루 진루를 시도하다가 횡사했다. 더그아웃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한국은 이겼다. 승부치기에 돌입한 연장 10회 초, 오승환이 무실점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넘기며 앞선 피홈런을 만회했다. 타선은 10회 말 2사 2·3루에서 허경민과 양의지가 연속 사구를 얻어냈다.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볼넷을 얻어내며 팀 공격에 기여했다. 주루는 다소 아쉬웠다. 강백호는 소속팀 KT에서도 한동안 4번 타자 무게감에 시달렸다. 이번에는 이승엽, 이대호, 박병호 등 한국 야구에 족적을 남긴 선수들의 뒤를 잇고 있다. 어깨가 무겁다. 이스라엘전은 웃지 못했다. 미국전은 다를까. 국가대표팀 '4번 타자' 강백호의 레이스가 이제 막 시작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7.2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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