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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구] 지금 필요한 건 ‘병수볼’ 대신 ‘이기는 축구’…김병수 대구 감독 “진심을 다하자”

“진심을 다해야 합니다.”김병수(55) 대구FC 신임 감독이 처음으로 선수단과 마주한 뒤 이같이 말했다. 김 감독은 29일 대구 수성구의 대구FC 스카이포레스트에서 선수단 상견례 및 훈련 일정을 진행했다. 지난 27일 대구의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후 첫 공식 일정이다.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간신히 잔류한 대구는 29일 기준 리그 최하위(승점 11)로 부진하다. 한 달이 넘는 후임 모색 끝에 ‘경력자’인 김병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김병수 감독은 K리그에 익숙한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영남대 시절 팀의 대한축구협회(FA) 컵(현 코리아컵) 토너먼트 진출을 두 차례나 이끌었고, 서울이랜드, 강원FC, 수원 삼성을 지휘했다. K리그 1,2 통산 성적은 49승 49무 75패. 지난 2023년에는 K리그1서 강등권 싸움을 벌인 수원의 소방수로 부임했으나, 4개월 만에 경질됐다. 이후 FC충주FC, 연천FC 총감독을 맡다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김병수 감독은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나 “절대로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게 잘 다독이겠다”라며 “많이 힘든 상황이지만, 반드시 반전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병수 감독은 이전까지 K리그의 정평 난 ‘전술가’로 꼽혔다. 하지만 대구에선 ‘이기기 위한 축구’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불안할 것이라 본다. 나는 너무 먼 미래를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당장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수비적인 축구를 하더라도, 어떻게 인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화려한 공격보다는, (승리를 위해) 해야 할 축구를 해야 한다”라고 예고했다.든든한 지원군도 합류한다. 수원 시절 함께했던 주승진 코치가 이날 대구 선수단에 합류했다. 현재 세징야(브라질)를 비롯해 1군 8명의 선수가 부상 중이지만, 모두 상견례에 참석해 김병수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김병수 감독의 대구 데뷔전은 오는 6월 1일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리는 광주FC와의 17라운드 홈 경기다. 광주에는 현재 K리그1 최고 전술가로 꼽히는 이정효 감독이 있다. 김병수 감독은 광주전에 대해 “광주는 이미 조직력도 상당히 좋고, 개인 능력도 인정을 해줘야 하는 팀”이라며 “우리가 잘 버텨서, 승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라고 말했다.끝으로 김병수 감독은 “부임 전 조광래 대표와 축구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지금 당장은 대구의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에 손을 대선 안 된다고 본다”이라며 “대구는 나에겐 고향 같은 곳이다. 감회가 남다르지만, 내 기분대로 우리 팀도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대구=김우중 기자 2025.05.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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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인사도 못 했다" 우승 이끌고도 사실상 경질, 허망한 강철 감독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강철(52) 감독의 목소리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올 시즌 화성FC를 K3리그 정상으로 이끌고도, 정작 다음 시즌엔 동행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계속 팀을 이끌고 싶은 의지가 누구보다 컸지만, 그는 구단 결정에 의해 결국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실상 경질이다.화성 구단은 지난 14일 다음 시즌을 이끌 제6대 사령탑으로 주승진 전 수원 삼성코치를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1월까지다. 화성 구단은 지난달 감독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주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선수들과 동행을 이어가고 싶었던 강철 감독 역시 지원서를 냈는데, 화성 구단의 선택은 우승을 이끈 강철 감독이 아닌, 주승진 신임 감독이었다.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기도 했다. 화성 구단은 강철 감독이 부임하기 전인 지난 2021시즌만 하더라도 K3리그 12위까지 추락한 팀이었다. 그러나 강철 감독 부임 이후 달라졌다. 12위였던 팀은 강철 감독 부임 1년 차 6위로, 2년 차인 올해는 우승으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그런데도 화성 구단은 강철 감독을 내치고 새로운 변화를 택했다. 석연찮은 이유가 그 배경이 깔린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기도 했다.강철 감독의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건, 감독 교체 일주일 전인 지난 7일 K3·K4리그 시상식에서도 어느 정도 가늠이 됐다. 당시 강철 감독은 화성을 K3리그 우승으로 이끈 공로로 최우수 지도자상을 받았다. 그는 시상대에 올라 “올 한해 감독으로서 행복했다.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좋은 선물을 줬고 지도자상까지 받게 됐다. 내년에도 더 발전된 화성FC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에 대한 포부 대신 한걸음 물러나 화성을 응원하겠다는 뉘앙스였다.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2년 동안 정말로 힘들게 우리 선수들과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게 퇴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거취는) 다음 주에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제가 봤을 때 그다지 좋은 상황인 아닌 것 같다. 윗분들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구단 특성상 매년 새로운 감독을 공개 모집하는 화성의 절차는 그렇다 치더라도, 우승을 이끈 감독이 다음 시즌 거취를 확신하지 못하는 건 그 자체로도 이해하기 어려웠다.우승이라는 팀 성적만이 아니었다. 이날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은 하나같이 강철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골키퍼 김진영은 “축구 선수로서 정체기가 있었는데, 강철 감독님을 만나 축구를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행복했다. 다시 축구의 불씨를 살려주신 강철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미드필더 양준모도 “강철 감독님께서 신구조화를 잘 이뤄주신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감독님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고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행복하게 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감독님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성적은 물론 선수단 내부의 두터운 신임까지. 강철 감독이 화성FC를 떠나야 하는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강철 감독은, 자신과 축구계의 우려대로 ‘좋은 상황이 아닌’ 결과와 마주했다. 지난 2년 간 팀을 잘 이끌었고, 선수들과 더 큰 목표도 품고 있었기에 강철 감독은 허망한 심경이다. 그는 본지와 통화에서 “선수들과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 나눴다. 시즌 끝나고 휴가 중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며 “결정이 나기 전에도 선수들이 어떻게 되시는 거냐고 전화로 많이 걱정했다. 베테랑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의 전화들도 많이 받았다.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했다.강 감독은 우승 이후에도 지원서를 제출할 만큼 계속 팀을 이끌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그는 “선수들과 2년 동안 같이 고생을 했다. 밑에(하위권) 있던 팀을 선수들과 같이 잘 만들었다. 한 단계씩 밟고 올라가고 싶은 게 목표였다.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서 고생한 선수들과 같이 K리그2로 올라가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나아가 K리그1에도 올라가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2개 구단 정도 오퍼를 받았는데도 그걸 거절했다. 2년 동안 선수들과 같이 했던 것, 지난 2년이 나한테는 너무 중요하고 소중했기 때문이었다”며 “그래서 선수들과 목표를 가지고 준비를 하고 계획을 세웠다. 계속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팀을 이끌고 싶은 의지가 많았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됐다”며 씁쓸해했다.강철 감독은 특히 자신뿐만 아니라 남은 선수들의 거취마저 불투명하다는 소식에 가장 가슴 아파했다. 올 시즌 화성의 우승을 위해 고생한 강철 감독과 선수들의 노력은 모두 지우고, 새 시즌 연속성 없이 완전히 새 판을 짜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이기도 하다.그는 “더 걱정스러운 건 구단에서 베테랑 선수들을 자꾸 배제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점이다. 이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베테랑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외적인 부분도 정말 중요하다. 노장 선수들을 제외하고 다른 팀에서 스카우트하는 것 자체가 아쉽다. 2년 동안 같이 고생해 우승까지 했다. 안고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구단에선 베테랑 선수들을 많이 배제시키려고 하는 것 같더라. 2년 동안 고생한 선수들도 상처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2년 동안 팀을 정상으로 올려놓은 선수들한테 너무 미안하다. 어쨌든 내가 못 지켜준 것이지 않나.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강철 감독은 이미 시즌 중반부터 다음 시즌엔 더 동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7월 이기원 대표이사 선임이 기점이 됐다. 그는 다음 시즌 구상에서 일찌감치 자신이 배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의감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선수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나 동행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크고 마음도 아프지만, 구단과 동행을 마치는 것에 대해서만큼은 “하루 지나고 다 털어버렸다”고 잘라 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강 감독은 “7월부터 모든 회의에서 배제를 당했다. 회의 한 번 들어간 적이 없다. 그나마 FC목포에 0-4로 지고 나서 다음 날 대표이사님이 선수들 ‘정신 교육’한다고 했을 때 한 번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당시엔 이런 상황을 누구한테 얘기하지 못했다. 결국 누워서 침뱉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땐 혼자 안고 갔다.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연임이) 돼도 문제였을 거다. 지난주 목요일에 새로운 감독 발표가 났는데, 구단으로부터 따로 통보를 받진 못했다. 그냥 하루 지나고 다 털어버렸다. 섭섭하고 그런 건 많이 없어졌다”고 했다.대신 자신을 배제한 채 다음 시즌에 대비한 구단의 행보에 대해선 쓴소리를 이어갔다. 강 감독은 “팀이 올바르게 가기를 바라고, 화성FC를 사랑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 테스트 선수들을 테스트하거나 서류 면접할 때 감독을 배제하면 안 됐다. 다른 팀에서 스카우트할 때도 마찬가지”라며 “축구의 기본은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뽑아서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게 기본이다. 감독 선임도 안 된 상태에서 고생한 기존 선수들은 배제하고, 구단 자체적으로 입맛에 맞는 선수를 뽑아서 계약을 하는 건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철 감독은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직접 지원서를 내고 감독직까지 수락한 주승진 감독의 결정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강철 감독과 주승진 신임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 시절 각각 수석코치와 선수로서 사제의 연을 맺은 관계이기도 하다. 강 감독은 “그래도 2년 간 몸 담았던 구단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할 건 없다. 그저 조금 더 발전된,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라면서도 “다만 축구인으로서 아쉬운 건, 물론 주승진 감독이 팀을 맡고 싶은 건 이해를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고 존중을 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상황은 (주)승진이도, 구단도 욕먹는 상황이다. 그걸 잘 판단해서 결정했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진 않았나 생각한다. 아쉬운 게 많다”고 말했다.이처럼 여러 모로 안타깝고, 또 이해가 안 되는 상황들이 수두룩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을 바꿀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크지만, 적어도 화성FC에 대한 미련은 버리고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강철 감독은 “2년 동안 쉼 없이 고생했으니 일단은 좀 쉬면서 팀도 좀 알아보고, 영국 등 유럽에서 경기도 좀 볼 생각”이라며 “현재 구체적으로 오퍼를 받은 건 없다. 다른 팀에서 오퍼가 오면 K3리그든 K리그2든, K리그1이든 도전할 것이다. 이기거나 우승하면 느끼는 희열을 또 한 번 현장에서 느끼고 싶다”고 했다.이어 강철 감독은 “선수들한테 항상 얘기했던 첫 번째는 ‘운동장에선 너희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이었다. 그라운드 위에선 주인공이 실수해도 숨을 데가 없다. 그래서 이왕 하는 거, 자신 있게 하라고 한다”며 “전술적으로는 다들 수비 축구라고 하지만, 수비를 일단 단단히 하는 게 기본이라고 본다. 조금씩 틀만 잡아주고 선수들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맡기는 편이다. 운동장에서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선수들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김명석 기자 2023.12.1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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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감독이 그릴 수원의 '병수볼'은? "선수 파악이 우선"

과거 K리그에 '병수볼'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김병수(53) 수원 삼성 감독의 취임사는 신중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은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김병수 감독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지난 4일 수원 제8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병수 감독의 첫 공식 기자회견이었다.김병수 감독은 지난 2008년 영남대를 이끌며 대학 무대를 평정하고, 2018년 강원FC 부임 후 '병수볼' 열풍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의 '전술'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수원이 리그 최하위(12위)인 만큼, 김병수 감독의 구상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은 "선수 파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원은 저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 억지로 강요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특히 선수단 분위기 개선에 대한 결연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병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상식에서 빠르게 변화되는 건 없다. 결과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독려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전날 상견례 중 선수들에게 전한 메시지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자고 얘기했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당장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김병수 감독은 "우리가 정말 어려운 상황인데, 축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다음 얘기다. 중요한 건 이기든 지든 함께 뭉쳐서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게 우리의 성장"이라고 강조했다.김병수 감독에게도 수원 지휘봉을 잡는 건 커다란 도전이다. 지난 2021년 강원FC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후 복귀했기 때문이다. 그는 "(감독직 수락이)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면서도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김병수 감독이 가장 애먹었다고 밝힌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선 "여러 후보와 접촉했지만, 당장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코치가 적합하다고 봤다. 주승진 스카우트를 수석 코치로 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은 "오장은 코치, 주닝요 피지컬 코치 역시 훈련 연속성을 위해 유임한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 후 10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고, 최하위에 머물렀다.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러 여전히 서포터스석 걸개는 뒤집혀 걸려있다. 구단을 비난하는 걸개만이 정 위치로 걸려 있다. 수원 선수들 역시 팬들의 분노를 알고 있다.위기의 수원은 반전 카드로 김병수 감독을 선택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오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위기의 명가' 전북을 상대한다. 전북도 성적 부진으로 김상식 감독이 사퇴한 상태다.화성=김우중 기자 2023.05.0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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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제8대 수원 감독의 각오 "도전 피할 생각 없다. 조금씩 변화해 나갈 것" [IS 화성]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제 8대 사령탑으로 임명된 김병수(53) 감독이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김병수 감독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다"며 "상황을 인지하고,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 나가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수원은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김병수 감독 공식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앞서 4일 수원 제8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병수 감독은 다음날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참관했다. 당시엔 최성용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어 취임 관련 인터뷰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이 김병수 '수원' 감독의 공식적인 첫 행사인 셈이다.8일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김병수 감독은 먼저 "수원은 저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라며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데 억지로 강요하지 않겠다. 대신 선수들이 볼을 갖고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선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면서도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부임 후 전술적인 구상에 대해선 "축구는 결국 그 팀의 선수 구성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은 부상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정상 전력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한편 김병수 감독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힌 코칭스태프 부분에 대해선 "여러 후보와 접촉했지만, 당장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코치가 적합하다고 봤다"며 "주승진 스카우터를 수석 코치로 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은 "오장은 코치, 주닝요 피지컬 코치 역시 훈련 연속성을 위해 유임한다"고 덧붙였다. 신규 선임도 있다. 앞서 4년 간 구단 유스 피지컬 코치를 역임한 김주표 코치를 2군 및 피지컬 코치로 선임했다. 현재 15세 이하(U15) 골키퍼 코치를 수행 중인 신화용 코치 역시 1군 골키퍼 코치로 합류했다. 추가적으로 김태륭 분석관을 보강했다. 끝으로 기존 양상민 2군 코치는 스카우터로 보직을 변경했다. 최성용, 김대환 코치는 팀을 떠난다.한편 올 시즌 수원은 험난한 해를 보내고 있다. 개막 후 10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고, 리그 최하위에 계속 머물렀다.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러 여전히 서포터스석 걸개는 뒤집혀 걸려있다. 구단을 비난하는 걸개만이 정 위치로 걸려 있는 모습을 경기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수들 역시 팬들의 분노를 알고 있다. 위기의 수원은 반전 카드로 김병수 감독을 선택했다. 김병수 감독은 지난 2008년 영남대 부임 뒤 춘계대학연맹전·추계대학연맹전·전국체육대회 등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주목받았다. 특히 FA컵에서도 8강·16강 진출하며 프로팀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후 2017년 서울이랜드FC에서 본격적인 프로 무대를 밟은 김병수 감독은 이듬해 시즌 중 강원FC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김병수 감독은 공간에서의 수적 우위를 통한 볼 소유와 패스를 바탕으로 템포 빠른 축구를 구사하며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김병수 감독의 전술을 보고 '병수볼'이라는 칭호까지 따라 붙었다. 이후 2021년까지 강원을 이끌었으나, 파이널A 진출은 단 1회에 그쳤다. 마지막 해인 2021년에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당한 뒤 약 2년 간 휴식기를 가졌다. 과연 위기의 명가 수원을, '병수볼'이 구원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마침 김병수 감독의 수원의 첫 상대는 위기의 명가 전북 현대다. 전북 역시 성적 부진으로 김상식 감독이 사퇴한 뒤 사령탑이 없는 상태다. 두 팀은 오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12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 취임 소감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운 상태일 것. 우리는 우선 그런 상황을 인지하고, 거기서부터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단기간에 변화한다는 건 쉽지 않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수원 부임 전에 경기 봤을때 어떤 점이 문제라고 느꼈는지제가 본 K리그는 어려운 리그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타이트한 구조다. 승패에 따른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된다고 봤다. 11경기에서 9골을 넣고, 18실점을 했다는 건 균형이 깨진 것이다. 변화를 모색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급진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 크게 변화를 준 들,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 기존의 상황을 잘 이해해서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강원FC에서의 모습처럼 당시 전술을 대입할 수 있는 선수단 구성이 돼 있는지, 아니면 다른 색깔로 도전할 것인지수원은 저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많은 팬도 있고, 제가 하고싶은대로 한다는건 미련한 생각이다. 물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하면 기회를 엿볼수 있으나, 지금은 선수들한테 어울리지 않는데 억지로 강요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전술적으로 크게 변화는 없겠지만, 스타일을 만드는데는 가능할 수 있다. 특히 선수들이 볼을 갖고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는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걸 배울수있다는 생각도 했다. 칭찬보다는 욕을 많이 먹을 것이다.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욕을 먹어도 성장할 수 있다면 가치 있지 않을까.- 구체적인 전술 구상이 있는지축구는 결국 그 팀에 선수 구성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다. 공격을 하겠다 수비를 하겠다는 개념보다는, 우리팀의 선수 구성을 맞춰서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부상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경기 하기에 버겁다. 지금은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관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 중이다.- 1군 뿐만 아니라 팀에 전체적인 비전을 봐야할 거 같은데, 어떤 비전을 이루고 싶은지미안한 말이지만 거기까지 생각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스 시스템 발굴은 워낙 잘 진행되고 있다. 지금 해야할 일은 1군의 힘든 부분을 하루빨리 정상화 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코치진 구성도 어려웠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어려웠다. 가장 큰 걸림돌은 중도 부임이기 때문에 과거 함께한 인물들을 섭외하기가 어려웠다. 이외에도 다양한 코치와 접촉을 했는데, 저도 선수를 파악 못하고 있고, 코치들도 파악 못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수원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그리고 수비쪽에 힘을 보태줄 친구가 필요했다. 수원을 생각한다면 내부적으로 잘 아는 사람이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 주승진 코치는 계속 조사를 했다. 힘든 부분은 맞지만, 다시 한번 부탁을 해서 같이 하자고 했다. 오장은 코치도 마찬가지다. 다 나간다고 능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시간을 절약하기엔 그만한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는 공통된 생각을 갖고 있다. - 상견례 동안 어떤 얘기 나왔는지, 특별히 당부한 부분이 있는지잔소리하는걸 안 좋아한다. 한 두가지 얘기는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자" 이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분이 발생했을때 반대하는 세력-중간에 있는 세력-적극적으로 나아가려는 세력이 있는데, 본인이 선택하는 쪽이 결국 본인의 수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의 선택은 어떨지 궁금하다" 이런 식의 메시지를 건냈다. 이유는 우리가 정말 지금 어려운 상황인데, 축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다음얘기다. 중요한건 우리 팀원이 이기든 지든 함께 뭉쳐서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그런 집단으로 우리가 성장해야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함께 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첫 훈련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회복 훈련 10분 정도만 진행했는데, 나쁘진 않았다. 큰 의미는 없었다고 본다. 선수들과 알아가는 정도의 훈련이었다. 오후에 훈련 진행하고 바로 시합을 치뤄야하는 상황이다.- 여름 이적시장에 대한 구상이 있는지, 구단과 얘기 나눴는가우선 선수 보강을 하려며는 내부 선수 파악이 우선이다. 취약한 포지션이 어딘지 판단이 되면, 그쪽에 집중적으로 보강에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단과 깊게 대화는 안했지만, (보강은) 당연히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임기가 내년 말까지다. 단기간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장기간의 목표는 있는지내년 이후의 내용은 크게 의미 없다고 본다. 당장 지금 위기를 이겨내지 않는다면 계약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 선수단에서 희망적인 부분이 있었는지아직은 그런 말씀 드리기 쉽지 않다. 이틀 안에 다 파악하기엔 시기상조다. 그래도 선수들이 반드시 해낼거라는 희망은 갖고 있다.- 이틀 뒤 전북 현대전은 어떻게 할 것인지아직 준비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말로 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축구는 균형을 잘 잡아야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된다. 어느쪽에 중점을 둘지 고민하고 있다.- 일각에선 경질된 감독을 다시 선임했다는 비판있는데사실은 사실이다. 비판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사람 일은 모르는것이 아닌가. 한 번 실패했다고 그게 인생에서 낙오가 되는 것 아니다. 반대로 잘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이라고 부를 수 없다. 중요한 건 제가 열심히해서 그런 비판들을 불식시키고, 제가 잘하면 되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다. - 전북전 이후 강원FC전 인데 심정이 어떤지저는 아직 강원전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강원은 좋고 나쁜 추억 있지만, 그래도 반가울거 같다. 사실 가게되면 다양한 얘기가 나오겠지만 평상심 잃지 않으려하고 있고, 단지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하겠다.- 수원이 작년부터 패배가 많다보니, 축구적인 부분보다 패배 의식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풀어나갈 예정인지기본적으로 일단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부분이 잘 이뤄진다면 선수들이 경기에 대해서 몰입할 거라 생각한다. 단번에 바뀌진 않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줄수 있다면 선수들이 경기에서 서로 지탱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수원이 당장 기다릴 시간은 아니다. 대책이 있는가사실 제가 아는 상식 선에서 빠르게 변화되는 건 없다. 성과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 일단 분위기를 잘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결과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안된다. 제가 할 수 있는건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선수들이 부담감 없이 뛸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보고 있다.화성=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05.0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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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안정환 좋아하는 2002년생 정상빈

한·일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 태어난 K리그 역대급 신인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수원 삼성의 열 아홉 살 공격수 정상빈이다. 수원은 지난 9일 전주에서 열린 K리그1 원정에서 1위 전북을 3-1로 무너뜨렸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2017년 11월 이후 11경기 만에 전북을 이겼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정상빈이었다. 그는 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골키퍼 맞고 나오자 고승범이 재차 오른발로 슈팅하며선제골을 기록했다. 사실상 정상빈의 어시스트였다. 그리고 후반 20분 정상빈은 결승 골을 터뜨렸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든 그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골 장면뿐 아니라 정상빈은 양 팀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저돌적인 돌파로 전북을 흔들었다.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전북의 이용 앞에서도 정상빈은 두려움이 없었다. 거침없이 뚫어냈다. 전북이 19세 공격수에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상빈은 지난달 18일 우승 후보 울산 현대와 10라운드에서도 경기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치며 수원의 3-0 승리를 책임졌다. 그는 울산전 후반 24분 수원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울산에 이어 전북까지 무너뜨린 정상빈은 '강팀 킬러'로 거듭났다. 4골로 득점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예 공격수의 거센 돌풍이다. 정상빈은 수원이 자랑하는 유스팀 매탄중-매탄고 출신이다. 최근 K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수원의 유스 출신들 별명인 '매탄소년단'의 일원이다. 수원은 정상빈 영입을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대전중앙초 시절 정상빈은 특급 에이스로 평가를 받았다. 그에 대한 소문은 전국적으로 퍼졌고, K리그 유수의 클럽 유스 팀들이 스카우트 전쟁을 펼쳤다. 당시 주승진 매탄중 감독은 정상빈과 부모를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고민하던 정상빈은 수원의 진심에 끌려 매탄중에 입학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매탄고로 진학하면서 수원의 미래로 평가를 받았다. 이런 기대감은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으로 이어졌다. 정상빈은 K리그 최초로 18세 고등학생 신분으로 ACL 무대를 밟았다. 상대는 중국 최강이라 불리는 광저우 헝다. 그는 광저우와 조별리그 2경기에 교체 출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런 상승세는 2021시즌 K리그1 데뷔로 이어졌다. 정상빈은 포항 스틸러스와 5라운드에서 K리그1 데뷔전을 치렀고, 데뷔골을 터뜨렸다. 수원의 3-0 완승. 이후 박건하 수원 감독은 정상빈을 꾸준히 출전시켰고, 수원의 막내는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으로 거듭났다. 정상빈이 성장하는 과정에는 수원의 특별조치가 있었다. 수원은 염기훈을 정상빈의 멘토로 붙였다. 중, 고교 당시 기술력과 스피드는 빼어났지만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던 정상빈은 ACL 경험과 염기훈의 역할이 더해져 올 시즌 달라졌다. 박건하 감독은 정상빈에 대해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득점도 잘 해주고 있고, 움직임이 좋다. 싸워주는 모습이 상대 수비에 부담감을 준다. 동료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아직 어린 선수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강팀을 상대로 더 잘해내면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전북을 꺾은 후 정상빈은 "울산과 전북과 같은 강팀은 많이 공격적으로 올라온다. 그래서 뒷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을 잘 활용했던 것 같다"며 자신이 강팀에 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 ACL에서 2경기를 뛰었는데 긴장을 많이 했다. 그때의 경험이 도움됐다. 올 시즌 K리그에서는 긴장보다 설렘이 더 크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올 시즌 공격 포인트 10개가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2년생이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2002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 태어났다. 정상빈은 "2002년생이다 보니 2002 월드컵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때 당시 기억나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웃었다. 그래도 좋아하는 선수는 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다. 안정환은 2002 월드컵을 대표하는 스타이자 16강 이탈리아전 결승 골 주인공이다. 정상빈은 "안정환 선수를 굉장히 좋아한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한다. 생각하지도 못한 플레이로 골을 넣는다. 골 결정력도 좋다"며 동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정상빈은 수원의 미래로만 국한될 수 없는 존재로 컸다. 연령대 대표팀에서는 이미 인정을 받았다. U-17 대표팀에서 13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8강 주역이기도 하다. 앞으로 U-20, U-23 그리고 A대표팀까지 희망이 커졌다. 훗날 안정환처럼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다. 전주=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5.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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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이후 단 2패, ACL 무패…박건하가 이끄는 ‘언더독의 반란’

그동안 수원 삼성은 '언더독'이라는 이름과 거리가 먼 팀이었다. K리그 정상을 호령하고, 아시아에서도 위상을 떨치던 '전통의 명가'로 언제나 우승 후보로 군림하며 선두권을 지키던 팀이 바로 수원이었다. 그러나 수원은 2008년 리그 우승 이후 '영광의 시절'을 되찾지 못했다. 2014년과 2015년, 리그에서 연달아 준우승을 차지하고 이후로도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강팀'의 이미지는 흐려진 지 오래였다. 더구나 2019년과 올해 연달아 하위 스플릿인 파이널 B로 밀리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이제는 우리가 약팀이란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전성기에 비하면 한층 연약해진 수원의 이미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서 그들을 '언더독'으로 불리게 만들었다. ACL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되기 전, 수원은 비셀 고베(일본)와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에 연달아 져 2패를 떠안고 있었다. 시즌이 끝난 뒤 재개된 ACL에 조호르가 불참하면서 구사일생의 기회가 생겼지만 이번엔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인 아담 타가트와 수비의 핵 도닐 헨리, 그리고 팀의 주장 염기훈이 각각 부상과 지도자 강습으로 인해 원정길에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축 전력들이 빠진 수원은 언제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팀으로 보였다. 그러나 바로 여기서 수원의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수원은 ACL 재개 후 강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0-0, 1-1로 연달아 비기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래도 16강 진출을 위해선 2골 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지만, 수원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비셀 고베를 상대로 2-0으로 이기며 희망을 현실로 바꿨다. 수원의 반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은 7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 치른 16강전에서 3-2 승리를 거두며 2018년 대회 이후 2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결코 쉽지 않은 승리였다. 외국인 선수 두 명과 염기훈의 공백 속에 스리백의 한 축인 민상기마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해 전력에서 열세가 예상됐다. 설상가상 전반 20분 만에 선제골마저 내주며 끌려가기 쉬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수원은 악착 같이 버티고 끈질기게 공격하면서 김태환, 김민우, 한석종의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민우는 "외국인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약체라는 평가를 받은 게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며 '독기'를 보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수원의 ACL 8강행 뒤에는 박건하 감독이 있다. 수원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건하 감독은 이임생 감독이 떠나고,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친정팀을 구해내기 위해 9월 8일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수원은 K리그1 12개 팀 중 11위로 강등 위기에 처한 상태였다. 그러나 박건하 감독 부임 후 팀을 재정비하며 4승2무2패로 승점 쌓기에 성공, 8위로 순위를 끌어올려 잔류에 성공했다. 달라진 수원의 모습은 ACL에서 한층 더 잘 드러났다. 카타르 땅을 밟은 뒤 치른 4경기에서 2승2무로 패배 없이 8강에 올랐고 이 과정에서 정상빈, 강현묵 등 유스 선수들을 기용해 '리얼 블루'의 정체성을 살렸다. 더구나 낯설기만 한 '언더독의 반란'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박건하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 출발했지만 첫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경기를 할수록 발전하고 강해지는 걸 느끼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원은 오는 10일 열리는 8강전에서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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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울 간신히 K리그 1부 잔류는 확정했지만…

한때 ‘명가’로 불렸던 프로축구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K리그1(1부)에 가까스로 남았다. 수원은 18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20시즌 K리그1 25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0-0으로 비겼다. 승점 1을 보탠 수원(승점 28)은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21)와 차이를 7로 벌렸다. 따라서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강등을 면했다. 이번 시즌에는 12위 한 팀만 2부로 강등된다. 서울은 전날인 17일 성남FC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35분 조영욱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승점 28의 서울도 강등권을 벗어났다. 다득점에 앞선 수원(24골)이 8위, 서울(22골)이 9위다. 수원과 서울은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었다. 수원은 K리그에서 4회,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5회 등 모두 24차례나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다. 서울은 K리그 6회, FA컵 2회 등 11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리그 라이벌로도 자리매김한 두 팀의 맞대결은 ‘수퍼 매치’로 불리는 K리그 최고 흥행경기였다. 매번 구름 관중이 몰렸다. 몇 해 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두 구단은 재정의 허리띠를 졸라맸다. 성적보다 적자를 줄이는데 더 신경 썼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은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쳤다. 과거처럼 스타군단을 꾸리지 못하자 순위는 곤두박질쳤다. 수원은 지난해 엷은 선수층으로 FA컵에서 우승하며 힘겹게 자존심을 지켰다. ‘약자의 반란’이 가능한 FA컵과 달리, 탄탄한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정규리그에서는 어림없었다. 올 시즌 한때 11위까지 추락했다. 서울은 2018년부터 망신살이 뻗쳤다. 정규리그에서 11위에 그쳤다.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어렵게 살아남았다. 지난 시즌 3위로 자존심을 세웠지만, 근본적인 회복이 아니었다. 올 시즌 다시 강등권 탈출을 고민하는 신세가 됐다. 우승 경쟁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몫이 됐다. 수원-서울전의 새로운 별명은 ‘슬퍼 매치’였다. 성적 부진과 이에 따른 사령탑 교체라는 악순환이 진행됐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7월 성적 부진으로 사임했다. 당시 순위가 8위였다. 주승진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상황은 더 나빠졌다. 11위까지 추락했다. 9월 박건하 감독을 선임했고 어렵게 반등했다. 서울의 경우 감독 대행의 대행까지 등장했다. 7월 최용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감독 대행을 맡은 김호영 수석코치마저 9월 갑작스레 그만뒀다. 대안이 없었던 서울은 박혁순 코치에게 감독 대행의 대행직을 맡겼다. 서울은 여전히 차기 사령탑을 정하지 못했다. 무너진 명가는 또 있다. K리그1 7회 우승(일화 시절 포함)에 빛나는 성남FC(승점 22)다. 11위. 여전히 강등권을 헤맨다. 10위 부산(승점 25), 12위 인천(승점 21)와 처절한 탈꼴찌 경쟁을 펼쳐야 한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10.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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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못 이긴 서울전 앞두고 돌아온 레전드

"잃었던 수원의 정신을 일깨우자." 박건하(49) 수원 삼성 감독의 취임일성은 짧고도 강력했다. 하나뿐인 친정팀으로 돌아온 박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K리그 통산 91번째 '슈퍼매치'에 나선다. 올 시즌 강등 위기에 처한 '전통의 명가' 수원이 8일 박 감독을 제6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 12월 말까지다. 수원은 지난 7월 이임생(49) 전 감독이 사퇴한 뒤 주승진(45)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러왔으나, 주 대행이 P급 지도자 강습회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감독 후보 1순위였던 박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주 대행의 P급 강습회 수강 여부를 기다리느라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도 있으나, 새로 부임한 박 감독은 수원의 '위기 탈출'에 적임자로 손꼽힌다. 박 감독이 말한 '수원의 정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수원 레전드'가 바로 박 감독 본인이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1996년 수원의 창단 멤버로 입단해 2006년까지 '원클럽맨'으로 뛰었고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2007년 수원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 2009년 수원 18세 이하(U-18) 유스팀 매탄고 감독을 지내고 2010년에는 수원 2군 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이후 올림픽 축구 대표팀과 A대표팀 코치를 지냈고 2016년 6월에는 K리그2(2부리그) 서울 이랜드 감독에 부임해 이듬해 1월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그 뒤로도 중국 슈퍼리그의 다롄 이팡과 상하이 선화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아 왔다. 하지만 K리그1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정팀 수원에서 K리그1 사령탑으로 데뷔하게 된 박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돼 책임이 막중하다. 팀이 위기를 벗어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는 말로 올 시즌 수원을 위기에서 구해내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수원은 4승5무10패(승점17)로 11위에 처져있는데, 강등권인 1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14)에 불과 승점 3점 차로 쫓기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당장 남은 8경기에서 조금이라도 주춤한다면 창단 이후 첫 강등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쓸 수도 있다. '레전드' 박 감독 입장에선 이보다 더 큰 부담이 없다. 한 팀의 전설로 팬들에게 사랑받은 선수가 지도자로서 친정팀에 돌아오는 건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때 부임해도 부담이 큰데, 지금 수원처럼 최악의 위기 속에서 팀을 맡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더구나 박 감독의 수원 데뷔전 첫 상대는 '슈퍼매치 라이벌' FC 서울. 수원 레전드인 박 감독이 '슈퍼매치'가 갖는 중요성을 모를 리 없다. 공교롭게도 서울 역시 올 시즌 9위(승점21)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상황은 수원 쪽이 더 안좋다. 심지어 수원은 2015년 4월 18일 5-1 승리 이후 5년 동안 슈퍼매치에서 17경기(8무9패) 무승을 기록 중이다. 승리한다면 단번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지만, 대신 패배할 경우 잃게 될 것도 많다. 어깨에 짊어진 짐이 한없이 무거울 법도 한데, 박 감독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9일 선수단과 상견례 후 곧바로 첫 훈련을 가진 박 감독은 "지금이 힘든 상황이란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선수들이 해줘야 할 때고, 하나가 되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원의 정신을 살려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팀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돌아온 '레전드' 박건하가 '박 감독'으로 다시 치르게 된 슈퍼매치, 그 결과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9.11 06:00
축구

아직 못 올라온 '성서수인'… 누가 수도권 자존심을 지킬까

8-9-11-12. 어느덧 정규리그 3경기, 파이널 라운드 5경기까지 총 8경기만 남겨둔 K리그1(1부리그)에서 수도권 4개 팀이 자리한 순위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1위 싸움, 상주 상무와 포항 스틸러스, 대구 FC의 3위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상위권에선 수도권 팀을 찾아볼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20라운드를 앞둔 지금, 수도권 4개 팀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있는 건 8위 성남 FC(5승6무8패·승점21)다. 성남 뒤로는 FC 서울(6승3무10패·승점21)이 9위에 올라있고 수원 삼성(4승5무10패·승점17)이 11위, 인천 유나이티드(3승5무11패·승점14)가 12위로 뒤를 따르고 있다. 지난 시즌 성적 9위, 올 시즌 목표 상위 스플릿(파이널 A) 진출이었던 성남이나 매 시즌 치열한 잔류 전쟁을 치른 인천은 둘째치고, 한때 수도권 '양강'으로 리그 흥행을 책임졌던 서울과 수원의 동반 부진이 어우러지면서 벌어진 결과다.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로 상위 스플릿에 수도권 팀이 단 한 팀도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첫 해였던 2013년에는 서울(3위), 수원(4위), 인천(7위) 세 팀이 파이널 A에서 시즌을 마쳤고 2014년에는 수원(2위)과 서울(3위)이, 2015년에는 수원(2위), 서울(4위), 성남(5위)이 올라갔다. 2016년에는 파이널 A에 서울뿐이었지만, 대신 그해 정규리그 우승을 서울이 차지했다. 2017년에는 수원(3위)과 서울(5위)이 다시 파이널 A에 속했다. 서울이 부진해 파이널 B로 내려갔던 2018년에는 수원(6위)이 자존심을 지켰고, 수원이 내려간 2019년에는 서울(3위)이 버텨냈다. 그러나 올해는 수도권 팀들이 자존심을 지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기 수가 줄어 파이널 라운드까지 단 3경기만 남았다. 현재 파이널 A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6위 싸움 중인 성남과 서울이다. 5위 대구(승점26)와 승점 차이는 5점이라 따라잡기 쉽지 않지만, 6위는 얘기가 다르다. 지금 6위를 지키고 있는 강원 FC부터 7위 광주 FC, 8위 성남, 9위 서울까지 네 팀이 똑같이 승점 21로 다득점에 골득실까지 겨루고 있어 남은 3경기에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 성남은 지난 19라운드에서 대어 전북을 잡아내며 홈 첫 승에 성공,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서울도 김호영 감독 대행 체제에서 3승2무1패를 기록하며 반등을 노리는 중이다. 남은 일정은 서울이 조금 더 유리해 보인다. 성남은 3위 상주(원정)-5위 대구(원정)-7위 광주(홈)를 상대하고, 서울은 11위 수원과 슈퍼매치(홈)를 시작으로 12위 인천(원정)-5위 대구(홈)와 경기를 치른다. 그러나 슈퍼매치 후 강등을 피하려는 '잔류왕' 본능이 살아난 인천까지 연달아 상대하는 만큼 오히려 더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사실상 파이널 B가 확정적인 수원과 인천은 남은 경기에서 잔류에 방점을 찍고 생존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임생 감독 사임 이후 주승진 수석 코치의 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러온 수원은 8일 박건하 감독을 새로 선임하고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인천 역시 조성환 감독 부임 이후 첫 2연승을 포함해 3승1패로 분위기가 좋다. 특히 지난 19라운드 강원전 3-2 극적인 승리로 연패를 막고, 잔류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라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이널 A는 이미 멀어진 만큼, 수원과 인천은 '생존'을 걸고 마지막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9.11 06:00
축구

울산과 전북의 격차, 수원과 인천의 격차

K리그1(1부리그)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두 팀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다. 지난해 같은 우승 레이스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했다. 시즌 중반까지 이런 양상이 뚜렷했다. 리그 1위와 2위에는 울산과 전북을 제외한 그 어떤 팀도 오를 수 없었다. 시즌 종반으로 향하자 팽팽한 긴장감이 줄어들었다. 전북은 18라운드 강원 FC전(1-2), 19라운드 성남 FC전(0-2)에서 시즌 첫 2연패를 당했다. 전북이 2연패를 당한 건 3년 반 만이다. 전북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떠난 김진수(28)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공격력도 예전같지 않다. 올 시즌 최대 위기다. 울산은 19라운드 FC 서울전(3-0), 19라운드 광주 FC전(1-1)에서 패배하지 않았다. 올 시즌 최고의 무기인 득점 1위 주니오(34)의 감각이 여전히 살아있었다. 울산의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두 경기 결과에 두 팀의 희비는 갈렸다. 1위 울산은 승점 46점을 쌓았고, 2위 전북은 승점 41점에서 멈췄다. 두 팀의 격차는 5점. 올 시즌 최대 격차다. 전북이 뒤집기 위해서는 최소 두 경기가 필요하다. 사실상 양강구도가 허물어졌다고 할 수 있다. 광주전 무승부 후 김도훈(50) 울산 감독은 "다른 경기를 신경 쓰기보다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결과도 가져와야 한다. 지금 전북에 앞선다고 해서 앞서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연패를 당한 호세 모라이스(55) 전북 감독은 "좋은 경기를 했지만 쉽게 골이 나오지 않았다. 강원전과 마찬가지로 수비 실수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보완해야 할 점이다. 울산과 차이가 나지만 전북은 우승을 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승권의 판도처럼 강등권의 판도도 바뀌었다. 올 시즌은 상주 상무와 함께 꼴찌 12위 한 팀이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된다. 시즌 초반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독주였다. 유일하게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바닥으로 떨어졌다. 모두가 인천의 강등이 유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잔류왕' 인천의 저력이 최근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성환 감독 부임 이후 반전 동력을 찾은 인천은 19라운드에서 강원 FC에 3-2로 승리했다. 간판 공격수 스테판 무고사(28)가 부활을 알렸다. 그는 해트트릭을 작렬하며 인천의 승리를 책임졌다. 시즌 3승(5무11패)을 챙긴 인천의 승점은 14점까지 올랐다. 인천이 비상할 때 11위 수원 삼성은 추락했다. 수원은 19라운드에서 상주에 0-1로 패배하며 승점 17점에 머물렀다. 두 팀의 격차는 3점.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피 말리는 강등 전쟁의 시작을 예고하는 것 같다. 조성환(50) 인천 감독은 강원전 승리 후 "코치진이 전략적으로 잘 준비해야 하고, 선수들은 실수를 줄여야 한다. 실수가 잦으면 잔류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매 경기 집중력을 발휘할 생각"이라며 결연함을 드러냈다. 주승진(45) 수원 감독대행은 "그동안 너무 많은 실망감을 안겨드렸다. 팬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팬들의 비판도) 우리를 깨우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잘 받아들이겠다.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해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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