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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UN과 함께 하는 '소리없이 하나되는 야구축제', OK전국농아인야구대회 올해도 열린다

OK금융그룹이 6월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제15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 본선 일정을 진행한다. 이날 준결승 두 경기에 이어 축하공연 및 개회식 진행 후 이벤트 경기와 결승전이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25일 총 일곱 팀이 예선전에 참가한 가운데 충주성심학교와 청주드래곤이어즈, 전북데프다이노스와 대구호크아이즈가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 오른 4개 팀은 6월 1일 오전 8시와 10시, 결승전 티켓을 두고 치열한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는 별도 티켓 구매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준결승 이후 열릴 개회식은 축하공연과 함께 막을 올린다. 2022년부터 본 대회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방송인 사오리가 올해도 수어 퍼포먼스 축하공연을 진행한다. 개막식 이후 진행될 특별 친선경기에서는 한국 농아인야구 국가대표팀과 미 보병 2사단 야구팀이 만난다. 올해는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 본선이 열리는 6월이 ‘호국보훈의 달’임을 기념해 특별히 주한미군인 미 보병 2사단 야구팀이 참가한다. 특별 친선경기 후 결승전은 15시부터 진행된다.OK금융그룹은 지난 2010년부터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통해 국내 농아인을 위한 스포츠 지원을 전개해왔고 2019년에는 전국농아인야구대회 개최 10주년을 기념해 선 전 감독 이름을 내걸어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2010년 제1회 대회에서 시구자로 인연을 쌓은 이후 지속적으로 이 대회에 관심을 갖고 후원하고 있다. 2022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3년 만에 대회가 재개됐고 본선 무대를 수원KT위즈파크로 옮기면서 더 좋은 환경에서 농아인 선수들이 뜻 깊은 기억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는 선 전 감독이 대회장을 맡고 신동진 경기도 농아인협회장, 이종학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회장, 미 제2보병사단 부대장 토마스 대령 등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선 전 감독은 “OK저축은행의 오랜 후원 덕분에 농아인야구대회를 꾸준히 개최할 수 있어 기쁘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농아인 야구를 향한 야구인과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농아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매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OK저축은행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올해도 농아인 선수들이 각자 기량을 마음껏 뽐내길 바란다”고 밝혔다.윤승재 기자 2024.05.30 09:53
산업

SK 최태원, 차녀 민정 씨 오는 10월 미국인 사업가와 결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민정 씨가 올해 가을에 결혼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 씨는 오는 10월 서울 워커힐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A 씨와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의 청첩장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돌고 있다. 청첩장에는 반려견과 함께 찍은 웨딩 사진과 행복한 예비부부의 모습들이 담겼다. A 씨는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을 나왔으며 현재는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주한미군으로 1년 정도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SK하이닉스에서 퇴사한 민정 씨는 미국에서 예일대 의학박사 출신 정신의학 전문가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테그랄 헬스'를 공동 설립한 바 있다. 인테그랄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건강보험 회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심리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민정씨는 2014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화제가 됐다. 전역 이후 중국 상위 10위권 투자회사인 '홍이투자'에 입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업무 경력을 쌓았고, 2019년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했다가 2022년 초 휴직했다.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던'에서 무보수 자문역을 맡고, 지역 비정부기구(NGO) '스마트'(SMART)에서 교육 봉사를 하기도 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16 14:39
산업

중국발 한국 단체관광, 6년 만에 완전 허용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3년여 만에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사실상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2017년 3월께부터 본격화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도 완전히 풀리게 됐다.10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이번 발표로 중국인의 단체여행이 가능해진 국가에는 한국·일본·미얀마·튀르키예·인도 등 아시아 12개국, 미국·멕시코 등 북중미 8개국, 콜롬비아·페루 등 남미 6개국이 포함됐다.또 독일·폴란드·스웨덴 등 유럽 27개국과 호주·파푸아뉴기니 등 오세아니아 7개국, 알제리·튀니지·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18개국도 중국인 단체관광이 허용됐다.중국은 앞서 올해 1월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라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20개국에 대한 단체여행 빗장을 풀었고, 3월에는 네팔, 베트남, 이란, 요르단,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등 40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여행을 추가로 허용했다.그러나 한국과 미국·일본 등은 1·2차 단체여행 허용 국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었다.이날 중국 정부의 발표로 한국행 단체관광은 6년여 만에 자유화됐다.앞서 중국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진행에 따른 보복의 일환으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했다.이 조치가 '명시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사들의 단체 상품 판매가 일제히 중단되면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객은 뚝 끊어졌다.그해 12월부터 중국 일부 지역에서 단체관광이 다시 시작돼 2018년엔 상하이시와 장쑤성, 베이징시, 산둥성 등 중국 내 6개 지역에서 출발하는 한국 단체관광이 풀렸고, 같은 해 11월엔 온라인여행사를 통한 단체관광 상품 판매가 허용되는 등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는 전국적으로 단체관광이 다시 일부 가능해졌다.상황이 재차 바뀐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께다. 중국은 이 시점부터 접경 지역 육로 봉쇄와 외국인 여행비자 발급 중단, 자국민 해외여행 전면 금지 등 조치를 유지해왔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향한 자국민 단체관광이 '명시적'으로 금지된 것이다.중국 외교당국은 단체관광 재개 발표에 앞서 전날 한국 외교부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한국인이 중국 여행비자를 발급받는 절차도 다소 간소화될 전망이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전날 오후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한국에서 중국행 비자를 발급할 때 지문을 채취하던 절차를 상무(M)·여행(L)·친척방문(Q)·경유(G)·승무(C) 비자에 한해 올해 12월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주한 중국대사관은 2021년 1월부터 모든 중국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지문을 채취해왔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10 16:32
뮤직

방탄소년단 슈가, 한한령 언급 “韓 가수, 中서 일 할 방법 없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중국의 한한령에 대해 언급했다. 슈가는 최근 팬 플랫폼 위버스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중국 투어도 해달라’는 팬의 질문에 답변했다. 슈가는 “중국에서 공연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중국 투어를 하지?”라며 “지금 한국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 없을 텐데”라고 반문했다.이어 슈가는 “난 이런 경우도 봤다. K팝 그룹 안에 요즘 한국인도 있고, 중국 친구들도 있고 다른 나라 친구들도 있는데 다른 국적의 친구들은 중국에서 일을 할 수 있지만 그 팀은 중국에서 일을 못하더라”고 K팝 시장의 실태를 설명했다. 슈가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미(BTS 팬덤을 의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공연하고 싶다. 나도 마음이 안 좋다. 중국 안 간 지 오래되어서 정말 가고 싶지만, 한국 가수가 일을 할 방법이 없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이후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란 이후 한국 영화, 듣라마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한한령을 선포했다. 또 한국 제작 콘텐츠, 한국 연예인 관련한 모든 콘텐츠는 송출 금지 처분됐다. 최근 가수 정용화도 중국 예능 방송 출연이 돌연 취소되는 상황을 겪었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6.15 19:26
스포츠일반

단풍놀이처럼 '단체관광' 붐 일었던 부산경마장 깊은 여운

부산경마장은 이웃주민들이 기차 타고 단체관광을 올 정도로 경마 도입 초기에 호황을 이뤘다. 1925년 조직된 사단법인 부산경마구락부는 1927년 설립인가를 받았고, 1930년 11월 18일 당시 부산 교외였던 동래군 서면 범전리에 면적 약 4만8000평, 1000m 규모의 주로를 갖춘 경마장을 준공했다. 준공에 이어 11월 22~26일, 12월 2~3일에는 추계경마를 개최하며 ‘서면경마장’ 시대를 열었다. 이 기간 마권발매 규모는 18만6280장, 마권매상이 37만2560엔으로 9개 공인경마장 중 서울(경성)에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부산경마장은 전국 9개 공인 경마장 중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큰 관람 인파를 끌어 모은 경마 도시였다. 출전 마필의 수도 1927년 99두, 1928년과 1929년 각 176두, 1930년 299두로 점차 증가했다. 서면경마장이 들어서기 전에도 부산의 경마는 여러 장소에서 열렸다. 초량역(구 부산역) 근처 해안 매축지(매립지), 연산리, 동래온천장 입구, 조선방직 광장에서도 경마가 개최됐다. 대부분 근처에 하천이나 연못이 있고 철도역과도 비교적 가까운 곳이다.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린 부산 경마는 인근 지역민의 장거리 여행까지 유발했다. 1924년 경북 밀양의 독자 대상으로 부산의 추계경마 관광객을 모집하는 신문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10월 19일 당일 오전 8시에 밀양역을 출발, 오후 9시에 돌아오는 일정이며 차비 1원50전을 내면 당일 중식비는 지국에서 부담해 준다는 내용이다. 1930년부터 부산경마는 공인 ‘서면경마장’의 시대로 접어든다. 주목할 점은 흔히 ‘서면경마장’이라고 일컫는 장소가 실상 3개의 경마장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현재 부산시민공원 내에 뚜렷한 주로 형태가 남아 있는 부산진구 범전동 64-3에 해당하는 제1 서면경마장이다. 이곳은 이후 1937년 중일전쟁 발발로 일본군 기마부대, 1941년에 태평양전쟁으로 병참경비대, 1942년에는 연합군 포로를 관리하기 위한 임시군속훈련소, 다시 일본군 군수품 야적장으로 활용되는 수난의 역사가 혼재된 장소다. 1945년 9월 29일 미군이 부산에 주둔하면서 제1, 2 서면경마장은 ‘하야리아캠프’라 불리는 주한미군 기지로 탈바꿈한다. 1946년 제1 서면경마장 동쪽의 약간 아래쪽에 위치한 연지동 130번지 일대에서 국군이 사용하던 국유지를 임대해 임시시설을 갖추고 경마를 재개했다. 이곳이 바로 제2 서면경마장이다. 끝으로 부산경마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제3 서면경마장의 등장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몇 해 뒤인 1956년 봄, 하야리아부대 동쪽 부산진구 범전동 산 2번지 일대 골짜기를 깎아 길이 360m 미니 트랙을 설치하고 경마를 열었다. 1957년 여름까지 부산에서 마지막 경마를 시행한 장소였기 때문인지 제3 서면경마장터에는 목욕탕, 방앗간, 식당 등 상점과 도로에 경마장이라는 이름이 여전히 남아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17 06:39
스포츠일반

김소니아·스카일러 박…도쿄 누비는 ‘한국계’ 선수들

2020 도쿄올림픽에는 한국 대표 선수단 외에도 '한국계'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3대3 농구에는 국내 팬들과 친숙한 얼굴이 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3대3 농구에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에서 뛰는 김소니아(28)가 루마니아 국가대표로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소니아는 이번 대회에 어머니 성을 따라 ‘소니아우르수’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 24일 치른 두 경기에서 김소니아는 중국전 2점, 일본전 3점을 넣었으나 루마니아는 2패를 당했다. 김소니아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농구 국가대표 출신의 이승준(43)과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본 소프트볼 대표팀 포수를 맡은 기요하라나유(30)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국적을 변경한 선수다. 이달 초 일본 TV 아사히의 스포츠 프로그램 보도에 따르면 기요하라는 한국 국적의 부모 사이에서 1991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자란 그는 고등학생 때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 소프트볼 대표팀 에이스 우에노 유키코의 활약에 감동을 받았고, 이후 '세계 최고의 팀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일본 국적 취득을 결심했다고 한다. TV 아사히는 “대학생 때 국적 변경을 반대하던 부모를 설득해 일본인이 됐다”고 전했다. 태권도에서는 여자 57㎏급 캐나다 국가대표로 나온 스카일러 박(22)이 있다. 스카일러 박은 한국인 아버지와 칠레·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다. 6월 팬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2016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오른 실력파다. 그의 아버지 박재홍 씨가 이번 대회 코치로 함께 도쿄에 왔다. 할아버지 박득화 씨가 주한미군에게 합기도를 가르쳤고, 아버지 박재홍 씨도 태권도장을 운영했다. 미국 체조 대표팀의 율 몰다워(25)는 서울에서 태어나 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선수다. 미국 오클라호마대를 나온 그는 2019년 오클라호마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한국 이름을 ‘경태’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입양됐을 때 머리카락이 별로 없는 것에 착안한 미국인 부모가 영화배우 율 브리너의 이름을 따서 ‘율’이라는 새 이름을 지어줬다. 테니스 여자 단식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제시카 페굴라(27)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선수다. 그의 부모 테리 페굴라, 킴 페굴라는 미국프로풋볼(NFL)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프로팀 구단주인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기업가다. 호주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세범(20)도 400m 개인혼영에 나왔으나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8월 시작하는 여자 골프에도 교포 선수들이 많다. 대니엘 강(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 등 모두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교포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 금메달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2021.07.26 08:34
경제

장병들 눈 휘둥그레…역주행 신화 '브걸' 군통령 된 순간

경기도 가평과 평택은 140㎞나 서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1일 오후 7시 만큼은 두 곳이 서로 붙은 듯했다. 열기가 오가면서다. 이날 국방홍보원 국방TV의 ‘위문열차’ 랜선 공연이 있었다. 경기도 가평의 스튜디오에서 유튜브로 생중계하면 평택의 해군 2함대 장병이 TV나 스마트폰으로 보는 형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군부대 출입이 제한되면서 나온 방식이다. 하지만, 실제 공연을 벌이고 지켜보는 것처럼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군통령’ 브레이브 걸스가 히트곡 ‘롤린(Rollin’)‘을 부르면서다. ━ 코로나19 시대 위문열차 랜선으로 달려 군통령. ’군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연예인을 뜻하는 신조어. 군대(軍隊) + 대통령(大統領)의 합성어‘라는 뜻을 가졌다. 브레이브걸스의 지금 멤버인 민영, 유정, 은지, 유나는 2016년 2월 2기 활동을 같이 시작했다. 5년의 무명생활을 견뎠다. 올해 가요 순위를 석권한 ’롤린‘은 2017년 나왔다. 이들이 공연으로 팬을 만날 기회는 군 위문공연이 거의 전부였다. 왕복 12시간 걸려 백령도에 주둔한 해병대 6여단도 다녀왔다. 출연료가 높지 않아 남는 게 거의 없지만, 그래도 4년간 군 위문공연 62회를 다녀왔다. 유일한 군 위문공연 TV 프로그램인 ’위문열차‘의 단골손님이었다. ’위문열차‘ PD를 맡았던 국방TV의 이지선 TV제작팀장은 “브레이브걸스는 가장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고,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장병과 소통하는데 적극적인 친구들로 기억한다”며 “언젠가는 이들이 빛을 낼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떠서 나도 기쁘다”고 말했다. ━ 브레이브걸스 “언젠가 빛을 낼 것” 예언 적중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 출발점은 2월 24일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은 브레이브걸스가 여러 군 부대에서 롤린을 부르는 공연을 편집했다. 군 장병의 열띤 호흥과 기존 동영상에 올라온 댓글을 소개했다. 10일 현재 조회수는 1600만 건이 넘었고, 댓글은 4만 5000개 이상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브레이브걸스는 각종 차트 1위를 잇따라 차지했다. 2019년 8월 6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의 ’위문열차’ 무대(방송은 그해 8월 30일)는 브레이브걸스가 왜 군 장병에게 인기인지 보여준다. 해병 장병이 브레이브걸스의 춤을 커버하고(따라 추고) 있는데, 막바지에 브레이브걸스가 깜짝 등장했다. 해병 장병이 놀라 눈이 커지며 모습이 생생했다. 브레이브걸스와 해병 장병이 함께 공연을 펼쳤다. 당시 브레이브걸스와 뜻하지 않게 콜라보했던 해병 장병은 인터뷰에서 ‘많이 창피하고 어머니, 아버지와 친척들이 볼까 봐 겁이 난다”고 했지만 “2017년 여름 롤린을 처음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그런데 입대를 하고 보니 부대에 롤린을 거의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원 차트나 성적이 저조해서 조금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역주행에 성공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군복무를 마친 청년은 인터넷 언론에 “롤린은 복무신조처럼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곡”이라면서 “의자춤과 가오리 춤은 반드시 외워야 할 동작”이라고 회상했다. 또 “막사(생활관) 곳곳에 설치된 TV에서 국방TV 채널로 ‘위문열차’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다. 인지도와 마니아 팬들, 육해공 가리지 않고 어디든 달려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던 브레이브걸스 삼박자에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썼다. 가요순위 1위에 처음 오른 순간 브레이브걸스는 “팬 여러분, 국군 장병 여러분, 예비역, 민방위까지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현역부터 민방위까지 팬을 살뜰히 챙긴 것이다.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을 아미(A.R.M.Y.)라고 부른다. 브레이브걸스의 팬덤은 글자 그대로 아미(Armyㆍ군)다. 브레이브걸스 팬을 BTS의 아미와 구분 짓기 위해 'K-아미''리얼 아미'라고 한다. ━ “롤린은 복무신조처럼 반드시 알아야” 지난 1일 ’위문열차‘ 랜선 공연은 브레이브걸스에겐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사회자인 권재관씨는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며 “시집간 딸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브레이브걸스는 “최근 관심에 감사하다”며 “‘위문열차‘는 기회가 된다면 꼭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또 ‘위문열차’와 ‘엠카운트다운’ 중 어떤 걸 고르겠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위문열차’라고 답했다. 얼마 전까지 “위문열차 외엔 스케줄이 없었다”고 고백한 브레이브걸스는 “오늘도 두 군데 일정을 마치고 ‘위문열차’에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너무 피곤해서 이날 행사장 안에서 이동하는 엘레베이터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 지난 1일 브레이브걸스의 랜선 공연을 본 해군 2함대의 박지웅 병장은 “나는 운전병인데, 브레이브걸스 ‘운전만해’ 노래가 나올땐 나를 위한 노래인 듯 신이 난다”며 “브레이브걸스의 노래를 듣고 더 열심히 복무해야겠다고 각오한다”고 말했다. 이규탁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브레이브걸스는 장병의 팬심으로 군통령에 오른 뒤 이를 발판으로 가요계 정상에 오르는 성공 방정식을 오랜만에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 장병 팬심으로 군통령·가요계 ‘성공 방정식’ 군통령의 역사는 꽤 길다. 1950년대 이후 주한미군과 미군 군무원을 상대로 노래를 부르는 ‘미8군 쇼’에서 패티킴, 윤복희 등이 인기를 끌었다. 1989년부터 1997년 전국의 군부대를 돌아다니며 제작한 MBC의 ‘우정의 무대’에 초대 가수로 나온 이재영, 이예린, 엄정화 등이 군 장병의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이후 군통령이 하나둘씩 나왔다. 채연 등 여성 솔로 가수도 군통령의 계보에 있지만, 무엇보다 걸그룹은 군통령의 큰 줄기다. 핑클, SES, 소녀시대 등은 대표적 군통령이었다. 이규탁 교수는 “군 장병은 대부분 20대 남성이며, 이들이 걸그룹의 주요 팬층”이라며 “그래서 기획사들이 걸그룹을 군통령으로 띄우려고 바빴다”고 말했다. 군통령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노래와 춤을 따라 부르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군부대 공연에서 군통령의 노래를 ‘떼창’할 수 있고, 군통령의 댄스로 장기자랑에서 휴가증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군통령의 군부대 위문 공연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려졌다. 수백, 수천 명의 장병이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군무(群舞)를 추는 모습은 화제가 됐다. 이런 동영상을 ‘대첩’이라고도 불렀다. 씨스타, Apink, 걸스데이, 라붐, 크레용팝, EXID, AOA, 나인뮤지스, 달샤벳 등이 군통령으로 불리던 때가 군통령이 전성기였다. 나인뮤지스는 2012년 1월 컴백 무대를 군부대에서 열어 화제가 됐다. EXID는 역주행의 신화를 썼다. 2014년 파주 한마음 위문공연에서 한 팬이 찍은 동영상을 계기로 스타가 됐다. 이 공연은 군 장병과 지역 주민을 위해 기획됐다. 육군의 한 위관급 장교는 “그때(2010년대 중반) 병사들은 생활관의 IPTV로 뮤직비디오를 봈다. KT 올레TV 뮤직비디오 차트위에서 군 장병의 입김이 셌다”고 말했다. 그래서 KT 올레TV 뮤직비디오 차트는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라는 별칭도 생겼다. ‘말보드’의 인기곡을 ‘군민가요’라고 한다. ━ ‘미8군쇼’에서 군통령 시작, 씨스타·AOA 등 거쳐가 ‘우정의 무대’가 폐지된 뒤 국방TV의 ‘위문열차’가 유일한 군부대 위문공연 TV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군인 대상 음악 방송 프로그램인 ‘위문열차’는 1961년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첫 전파를 탔다. 2015년부터 TV 프로그램으로 바뀌었고,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2010년대 중반 군통령이 시들해졌다. 이규탁 교수는 “대형 기획사가 나오면서 군부대 이외도 공연을 열 수가 있었고, K팝 열풍이 분 해외로 나가는 데 관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최정상급 걸그룹이 위문열차 무대에 오르는 일은 매우 드물어졌다. 출연료도 높지 않고, 산간ㆍ오지ㆍ낙도의 군부대를 찾는 게 쉽지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지선 팀장은 “그래도 장병의 뜨거운 반응에 걸그룹들은 군부대 공연을 매우 좋아한다”며 “물론 소속사는 눈쌀을 지푸리지만”하고 웃었다. 하지만, 중소 기획사 소속이거나 막 데뷔한 신인, 아직 뜨지 못한 걸그룹은 군통령을 꿈꾸며 ‘위문열차’의 무대를 찾고 있다. 브레이브걸스의 군통령 성공 신화 때문에 앞으로 ‘위문열차’의 레퍼토리는 더 알차질 것으로 보인다. ‘위문열차’가 군통령계의 메이저리그라면 마이너리그도 있다. 대대급, 더 아래 중대급 부대에서 여는 부대 자체 행사들이다. 소형 기획사인 디데이엔터테인먼트의 한정민 대표는 “부대 창설 기념일에 한두 팀의 가수를 초청하거나, 주요 훈련이 끝나고 사기 진작 차원에서 초청 공연을 여는 경우가 꽤 만하다”며 “우리 같은 소형 기획사는 이런 무대부터 시작해 ‘위문열차’에 오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걸그룹 걸크러쉬는 2019년 4월 싱글 앨범으로 데뷔하기 전까지 군부대 공연으로 유명한 댄스팀이었다. ━ 위문열차 출연, 소형 기획사 간절한 기회 군통령에 대한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상품화로 가득 찬 군대 위문공연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랐다. 청원 게시자는 “여성을 사람으로 보는 건지 그저 진열대의 상품으로 보는 건지 기괴할 따름”이라며 “군인을 위한 여성의 헐벗은 위문공연이 왜 필요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시각을 의식해서 ‘위문열차’의 공연은 걸그룹 절반에 나머지 절반을 힙합ㆍ록 밴드ㆍ발라드로 짜인다. 버즈의 리드싱어였던 민경훈, 힙합가수 닐로, 남성 듀오 노라조는 대표적 남성 군통령이다. 특히 이지선 팀장은 “최근 힙합을 좋아하는 장병이 많아졌다”며 “남성 출연 가수를 섭외하려고 연락하면 ‘나를 왜 부르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군 장병이 여성 군통령의 공연에 함성을 지르는 것은 그들이 성적 매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병영에서 휴대폰을 쓰도록 허용했지만, 가족과 친구를 떠나 홀로 입대한 병사의 소외감을 채우긴 힘들다. 군통령이 그들을 보듬어준다고 할 수 있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은 힘든 시절 위로해 준 이들에게 보답하려는 현역과 예비역의 마음 씀씀이 때문이다. 인터넷 언론을 글을 쓴 청년은 이렇게 떠올렸다. “돌아보니 전역 날을 바라보던 군 시절 우리들은 좀처럼 뜨지 못하는 브레이브걸스에게 일종의 동지애를 느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미래. 그 시간을 준비하는 방법은 그저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고, 롤린같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넘치는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이었다.” 앞으론 군 장병이 ‘브레이브보이스’에게도 ‘동지애’를 느낄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철재, 가평=박용한 기자, 영상=이세영 PD seajay@joongang.co.kr 관련기사 K-방산으로 대박? 중동판 '자주국방' 상징 카라칼의 이변 K21 장갑차에 '레드백' 젊은 피로 수혈…연말 한국에 온다 [영상] 공군도 아닌 육군·해군은 왜? 치열한 우주 쟁탈전 시작됐다 송영무 평양작전 3년만에 살아나나···'홍길동 부대'가 뜬다 [이철재의 밀담]얼룩무늬라 '메이드인 코리아'? 북한군 신형 전투복의 진실 2021.04.11 09:09
경제

대한항공, 미 전투기 F-16 수명연장·창정비사업 수주

대한항공이 미국 국방부로부터 2030년 9월까지 약 10년간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에 배치된 F-16 전투기의 수명(비행 가능시간)연장 및 창정비 사업을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총 사업 규모는 2900억원 규모다. 대한항공이 수행하는 수명연장 사업은 F-16 전투기의 기체와 날개 주요 부위에 대한 신뢰성 검증, 항공기 수명연장을 위한 분해·검사·방청처리 및 주구조물의 교체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고난이도 작업으로 항공기 정비의 최상위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항공기는 약 4천 시간의 추가 비행이 가능하게 된다. '파이티 팰콘'으로 불리우는 F-16 전투기는 우수한 근접 공중전 능력을 가지고 있어 1972년 개발된 이래 현재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미공군의 주력 기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이번 F-16 전투기 수명연장사업 수주는 그동안 쌓아 놓은 대한항공의 창정비 능력 및 전문화된 군수지원 능력으로 인해 가능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1978년부터 미군 창정비 사업을 수행했으며, 미 공군 F-4기를 시작으로 F-15, F-16, C-130, A-10등의 전투기 및 수송기, UH-60, CH-46, CH-53 등 헬기의 창정비 및 성능개량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1984년 이후 현재까지 860여대의 F-16기에 대한 창정비를 수행한 바 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1.26 10:26
야구

롯데 최현 코치 "선수로 못 뛴 KBO, 코치 기회 얻어 행복"…부산서 신혼 생활

최현(32·미국명 행크 콩거) 롯데 1군 배터리 코치의 국적은 미국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한 뒤 "한국에서 뛰고 싶었다"는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신 한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있다. "롯데에서 코치로라도 좋은 기회를 줘 정말 기쁘다"라는 그는 부산에서 행복한 제2의 야구 인생과 신혼 생활을 즐긴다. 그의 원래 이름은 '행크 콩거'다. 지금은 '최현'으로 불렸으면 한다. 매일 공개되는 KBO 엔트리에도 '최현'으로 적혀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최현 코치의 요청으로 KBO에 이를 알렸다"고 한다. 최현 코치는 6세 때 주한미군인 이모부의 양자로 들어간 아버지 최윤근 씨와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한 어머니 유은주 씨 사이에 태어났다. 2006년 MLB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2010년 처음 MLB 무대를 밟았다. 휴스턴과 탬파베이를 거치며 7년간 373경기에서 타율 0.221 31홈런 114타점을 올렸다. 2018년 손목 인대 수술 후 멕시칸리그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30세의 나이로 일찍 은퇴했다. KBO 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제안은 없었다. 그는 "MLB에서 7시즌을 뛰었다. 부상 탓에 은퇴를 일찍 했지만, 후회는 없다. 메이저리그는 새로운 신인들이 올라와 언제든 (트레이드나 방출로) 교체될 수 있는 곳이다. 나도 경험했고 항상 예상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현 코치는 지난해 11월 자신과 마찬가지인 재미교포 2세 아내와 결혼했다. 12월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며칠 뒤에 롯데 구단으로부터 코치직 제의를 받았다. 당초 1년여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했던 그는 "고민 없이 수락했다"라고 웃었다. 최 코치는 "나와 아내 모두 부모님이 이민자 출신이다. 아내 역시 결혼 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시점에 나의 롯데행 결정을 기뻐하며 전적으로 지지해줬다"라며 "아내 역시 한 번씩 한국에 들어와 친척을 만나 뵙곤 했다. 한국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있고, 한국 문화도 잘 이해해 기쁜 마음으로 왔다"라고 덧붙였다. 롯데가 최현 코치를 데려오자 팬들은 환호했다. MLB 출신으로 프레이밍(이른바 미트질, 투구의 효과적 포구를 통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얻어내는 솜씨)과 캐칭 기술이 좋아서다. 롯데는 지난해 폭투(103개)와 패스트볼(11개)을 경기당 0.79개 기록, 10개 팀 중 가장 많았다. 포수의 기본기 부족이 심각했다. 안방 불안은 롯데가 꼴찌로 떨어진 처진 이유 중 한 가지다. 마운드 구성이 바뀐 영향도 있겠지만, 올해는 폭투(39개)와 패스트볼(4개)이 많이 감소했다. 김준태와 정보근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의 안방 상황을 자세히 몰랐던 최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그저 바라봤다. 장단점을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언할지 고민했다. 그는 "처음에 너무 많은 변화를 주면 선수들이 어려워할 수 있어 차근차근 발전을 꾀했다"며 "경기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두 포수의 장점은 '자세'다. 포수의 기본자세는 블로킹과 프레이밍, 송구까지 모두 연결된다. 정말 중요하다"며 "지금껏 배운 점을 어떻게 적응하고 활용하는지, 경기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현 코치가 한국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롯데의 홈 '구도' 부산에서 점점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는 "내 외모가 한국인이지만 다소 독특하게 생기지 않았나"라고 웃어넘겼지만 이제 사진 촬영 요청과 선물까지 받고 있다. 그는 "최근 아내와 대형마트에 쇼핑하러 갔는데, 사진 촬영을 요청하며 카스테라를 잔뜩 공짜로 챙겨주더라"라며 "팬들의 관심에 감사하며. 롯데 팬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응원하는지 알고 있다"고 책임감을 느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0.07.23 06:30
야구

행크 콩거 아니고 최현, 롯데 안방 조련사

지난겨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선수가 아닌 코치 영입 소식에 환호했다. 한국계 미국인 행크 콩거(32) 배터리 코치가 주인공이다. 콩거 코치는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MLB)에서 포수로 7시즌 간 활약했다.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콩거 코치를 만났다. 콩거 코치의 원래 이름은 ‘현 최 콩거’다. 서울 출신인 그의 아버지 최윤근 씨는 6세 때 주한미군인 이모부(에이드리언 콩거)의 양자로 들어갔다. 그의 어머니 유은주 씨는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콩거 코치는 “한국어는 아주 조금 할 줄 안다. 어머니가 한국말을 하셔서 알아듣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남아 있는 아내를 걱정하며 “한국은 좋아, 미국은 코로나로 난리 났어”라는 한국어 표현을 쓰기도 했다. 콩거 코치는 2006년 MLB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A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2010년 MLB로 승격됐고, 휴스턴과 탬파베이를 거치며 7년간 활약했다. 부상에 발목 잡혔다. 2018년 손목 인대 수술을 받은 뒤 멕시칸리그에서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30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그는 “오래 뛰고 싶었다. 하지만 7년간 프로로 뛰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모교(헌팅턴비치 고교)에서 후배를 가르치던 콩거 코치는 롯데로부터 “코치로 일하지 않겠냐”고 제안받았다. 콩거 코치는 “은퇴 전, 한국에서 선수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지도자가 돼 기뻤다”고 말했다. 콩거 코치는 “에인절에서 함께 뛰었던 장필준, 정영일(SK)과 마이너리그 시절 얘기를 나눈다. 한미 야구 문화 차이. 한국 생활 팁 등도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 포수들은 공을 ‘잘 못 받았다’. 9이닝당 블로킹과 패스트볼을 더한 숫자가 0.808개로, 10개 구단 중 꼴찌였다. 1위 키움(0.359개)의 2배가 넘었다. 프레이밍(투구를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만드는 기술)과 캐칭이 좋은 콩거 코치를 영입한 이유다. 콩거 코치는 “롯데 포수를 잘 몰랐다”고 고백했다. 콩거 코치는 롯데 경기 영상을 찾아보지 않았다. 직접 보고 파악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콩거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포수들(지성준, 정보근, 김준태, 나종덕) 성향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말은 잘 못해도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다. 롯데는 라이언 롱(타격), 콩거 등 외국인 코치에게 1인당 한 명씩 통역을 붙였다. 포수 지성준은 “영어를 완벽하게 알아듣지 못해도, 몸동작과 통역 설명을 통해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콩거 코치는 “한국 야구용어가 미국과 달라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이제 문제없다”고 말했다. 그는 “포구는 집중력이 중요하다. 폼을 간결하게 하고 집중해서 잡으라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콩거 코치의 KBO 등록명은 MLB 시절 썼던 ‘행크 콩거’다. 할아버지(에이드리언 콩거)가 ‘현’과 비슷하고 홈런왕 행크 애런을 연상시키는 ‘행크’를 이름으로 붙여줬다. 콩거 코치는 “MLB에서 ‘현 콩거’로 쓰려 한 적이 있다. 가능하다면 한국에선 한국 이름(최현)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친하게 지냈던 행크 코치는 "아무래도 한국인이라서 더 친했던 것 같다"면서도 "마이너리그 생활을 겪었기 때문에 내게 더 잘 대해준 것 같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빅리그에 올라오는 똑같은 경험을 나눴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이어 "최근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기부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추신수는 바로 그런 사람"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콩거 코치의 현역 시절 그에 관한 기사에는 ‘왜 미국인에게 관심을 쏟냐’는 댓글이 달리곤 했다. 콩거 코치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사실 나도 ‘내가 누구인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이다. 부모님, 아내(재미교포 2세) 등 가족 모두 한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콩거 코치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 또 한국인이란 게 자랑스럽다.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행복하다. 한국 야구를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4.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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